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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ml2smi by cliche

 

"보이후드"

 

아들, 준비 됐니?

 

- 네, 참, 근데 엄마
- 왜?

 

- 말벌이 나오는 델 알아냈어요
- 어딘데?

 

물을 공중에 대고

 

잘 겨냥해서 쏘면
그게 말벌로 변해요

 

멋지네

 

- 학교는 재밌었니?
- 네

 

면담은 잘 끝났어
그 선생님 괜찮더라

 

뭐랬는데요?

 

네가 숙제를 잘 안 낸대

 

꼬박꼬박
숙제를 하긴 한댔더니

 

네가 숙제 해 온 걸
가방에 다 처박아 놨더래

 

- 내란 말을 안 했어요
- 말을 안 해도

 

네가 알아서 내야지

 

그리고 종일
창 밖만 본다며?

 

종일은 아니에요

 

선생님 연필깎이도
망가뜨렸다던데?

 

그건 실수였어요

 

돌멩이를 쑤셔 넣었다며?

 

돌멩이도 깎을 수 있나
궁금했어요

 

돌멩이를 깎아서 뭐 하려고?

 

돌 화살촉 만들어서
모으려고요

 

- 토미, 뭘 그리는 거야?
- 나도 몰라

 

메이슨!

 

사만다!

- 토미, 메이슨 거기 있어?
- 응

 

집에 와서 밥 먹으라고 해

 

알았어

 

자기야
왜 아직 이러고 있어?

 

- 안녕, 메이슨
- 안녕, 테드

 

- 빨리 준비해
- 몇 시야?

- 9시야. 가자
- 전화하려고 했는데

 

베이비시터가 못 온대

 

딴 사람 부르지?

 

밤 9시에 누굴 불러?

 

집에서 같이 놀든가...

 

안돼
내 친구들이 기다려

 

- 그럼 혼자 가
- 알았어

 

두어 시간 뒤에 다시 올게
괜찮아?

 

그래
괜찮아

 

'돌아와, 돌아와
난 모우닝 머틀과 말하기 싫어'

 

'누구?'
해리가 다시 오며 묻자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1층 여자 화장실에 사는 애'

 

'화장실에?'
'응, 변기가 계속 고장이래'

 

'걔가 만날 울며
물난리를 일으켜서...'

 

'걔 우는 소리 듣기 싫어서
난 웬만하면 그 화장실 안 가'

 

- 왜 말을 못 해?
- 미안하다고

 

미안? 웃기지 마!

 

그냥 애들과 집에 있을래

 

애들 핑계 좀 그만 대!

 

애들과 함께 있는 걸
마치...

 

당신은 꼭 애 같아
책임감이 없어!

 

내가 애 같다고?
애 같아?

 

- 부모 마음을 모르잖아
- 그래, 몰라!

 

네 인생의 실수를
내가 책임져야 돼?

 

- 내 아이들이 실수라고?
- 그게 아니라...

 

애들을 가리키며
실수랬잖아

 

- 또 애들을 이용하네
- 이건 현실이야. 난 부모야!

 

- 책임이 있다고!
- 부모인 거 알아

 

나도 때론 홀가분하게

 

영화도 보고 싶고
클럽도 가고 싶어

 

그래 본 게 언젠지
기억조차 안 나

 

나도 한땐 누군가의 딸이었지만
이젠 엄마야!

 

다 포기하고 산다고!

 

하지 마!
하지 말라니까!

 

엄마!

 

뭐 하는 거야?
지금 몇 신 줄 알아?

 

나한테 뭘 막 던지잖아

 

메이슨
누나한테 뭐 던지지 마!

 

- 뻥이야, 누나가 먼저 때렸어!
- 둘 다 잘 들어

 

엄마 잘 거니까
1시간 동안 찍 소리도 내지 마

 

어서들 자

 

거짓말쟁이!

 

끝내준다

 

와!

 

그래, 죽이지?
이것 좀 봐

 

이것 봐

 

너희들한테 할 말이 있어

 

반갑지 않겠지만
우리 휴스턴으로 이사 갈 거야

 

언제요?

 

 

1일까지 안 나가면
두 달치 월세 내야 돼

 

싫어요, 난 이사 안 갈래

 

미안해요, 엄마
싫어, 싫어

 

엄마가 대학에 편입해야
우리가 더 잘 살 수 있어

 

지금 가진 직업으로는
이렇게밖에 살 수 없어

 

할머니도 도와주신대
가까이 살면 좋잖아

 

좋아요, 엄마 맘대로 해요
하지만 우린 안 가요

 

친구들은 어쩌고요?

 

이메일이나 편지로 연락해

 

놀러 와도 되고...

 

할머니가 구해주신 집엔

 

너희 방이 따로 있어

 

수영장도 있고...

 

엄마
지금도 아빠를 사랑해요?

 

그래, 지금도 사랑해

 

그렇다고 같이 사는 게
모두에게 좋은 건 아냐

 

이사 간 집을 아빠가
못 찾으면 어떡해요?

 

그건 걱정 안 해도 돼

 

할머니나
전화번호 안내에 물어보면

- 금방 찾을 거야
- 아직 알래스카에 계세요?

 

삼촌 말로는 그렇대

 

거기서 북극곰 훈련시키나?

 

아빠나 훈련 좀
받고 오면 좋겠다

 

이삿짐 센터

 

- 자, 좀 도와줄래?
- 네

 

페인트를 조심스럽게 들고

 

거기 문 뒤랑
문간 쪽의 걸레받이에

 

얼룩진 데 있으면
다 칠해

 

걱정 마
엄마가 자주 올 거랬어

 

편지도 쓰고
전화도 할게

 

잠깐만 기다려
다른 전화 또 온다

 

여보세요?

 

미안해, 메이슨은 못 가
우리 오늘 이사 가

 

나 지금 통화 중이야
끊어

 

알시아?

 

스카우트 지침서 보낼게

 

이메일로...
답장에 단원들 소식 좀 알려줘

 

이젠 네가 단장이잖아

 

가자
어둡기 전에 도착해야 돼

 

안녕 마당아, 안녕 배롱나무야
안녕 우편함아

 

안녕, 엄마가 못 가져가게 한
잡동사니 보물 상자야

 

안녕, 집아. 이사를 가게 만든
엄마를 미워할 거야!

 

사만다! 그 빈정대는
말투와도 안녕해

 

그 말투는 차에 못 태워줘

 

안녕, 록음악을 들으며
바이크를 타는 할머니!

 

왜 그래? 그만해!
가운데를 막아

 

베개로 가운데를 막아
벽을 만들어, 그만해

 

이제부터 게임하자
침묵 게임

 

가장 오래 입 다무는 사람이
이기는 거야

 

어때, 할 수 있겠어?

 

자, 시작한다

 

10분 뒤에 버스 와

 

책가방에 숙제 넣어

 

와서 아침 먹어!

 

- 아침 먹으라니까
- 지금 가요

 

- 난 갤스캐웃의 맹에를 위해...
- 영어로 해!

 

그만해
엄마, 누나가 또 말장난해요!

 

- 사만다!
- 난 완벽한 영어로 말했어요

 

얜 1학년 때 낙제한
띨띨이잖아요

 

- 어서 앉아
- 옛썰, 어머니!

 

학교 끝나면
할머니가 데리러 가실 거야

 

아빠가 와 있으니까
오후엔 아빠와 지내

 

돌아오셨대요?

 

나도 몰라

 

못 본 지
80년은 된 거 같네

 

1년 반쯤 됐어

 

- 그만해
- 빨리들 좀 먹어

 

곧 버스 와
시럽 뿌려줘?

 

좋아요, 잘 썼네

 

메이슨, 휴대폰에
숙제를 저장했니?

 

- 아뇨
- 왜?

 

- 아직 못 끝냈어요
- 진작 끝냈어야지

 

잠깐만요

 

안돼, 끈다
전원 차단

 

'진작 끝냈어야지
전원 차단'

 

역사 시험지에요

 

A플러스, 잘했네

 

- 이것도 역사예요
- 이것도 A네

 

네, 플러스는 없지만요

 

이건 도마뱀에 관한
숙제예요

 

- 그림 좀 보자
- 네, 이거예요

 

- 이건 뭐니?
- 늘어진 턱살이요

 

- 턱살
- 이건 수학 시험지예요

 

A플러스
메이슨, 초콜릿 그만 먹어

 

 

이건 벽에 붙이자

 

아빠 왔네

 

우리 딸 엄청 컸네!

 

메이슨 주니어, 잘 있었냐?

 

신 나게 놀아볼까?

 

장모님, 반가워요
잘 지내셨죠?

 

요것들
몇 시까지 데려올까요?

 

7시반쯤?
8시까진 집에 데려다 줘야 돼

 

제가 직접 데려다 줄게요

 

- 아냐, 내가 데려다 준댔어
- 괜찮아요

 

길 알지?
아빠가 데려다 줄게

 

- 아무래도 그건 좀...
- 걱정 마세요

 

- 준비 됐지? 가자
- 벌써? 잠깐만

 

짐들 챙겨야지
책가방, 지갑

 

숙제...
화장실도 들르고...

 

엄청 컸네요

 

그래, 세월 빠르지

 

애들이 와서 좋으시죠?

좋지, 나
쟤들 학교에서 봉사해

 

- 무슨 일 하시는데요?
- 도서관에서

- 책 읽어주는 일
- 멋지네요

 

알래스카에 있었다고?

 

 

- 아주 온 거야?
- 그건 두고 봐야죠

 

- 올리비아는 어때요?
- 걘 늘 바빠

 

다시 학교 다녀

 

일도 하고 애들 키우느라
진땀 빼지

 

다 챙겼어?
할머니한테 인사해야지

 

자, 가자
아니, 잠깐만

 

너희들, 선물 안 좋아하지?

 

- 좋아해요!
- 싫어하잖아

 

진짜?
좋아, 가자!

 

- 난 조수석!
- 아냐, 나야

 

갈 땐 메이슨이 조수석
올 땐 사만다가 조수석

 

- 어서 타
- 벨트 매!

 

그래, 벨트
벨트 매야지

 

근데 이 차엔
안전벨트가 없어

 

좋았어, 좋았어, 좋았어!

 

그래, 이리 와, 이리 와
진짜 잘했어!

 

이리 와, 메이슨!
네 차례야, 옳지!

 

그래

 

네 실력을 보여줘
본때를 보여줘

 

그래, 그래, 좋았어!

 

괜찮아, 잘했어

 

- 범퍼가 있으면 좋을 텐데...
- 네가 어린애야?

 

다 큰 어린이는
범퍼 따위 필요 없어

 

인생엔 범퍼가 없어

 

옳지, 그렇지
됐어, 좋았어!

 

바로 그거야, 좋아!

 

저번엔 범퍼가 있어서
훨씬 재밌었는데

 

범퍼 올리고
스트라이크를 치면

 

그건 아무 의미가 없는 거야
아빠 말을 믿어

 

레인에서 자세 잡고

 

하나, 둘, 셋

 

아빠에게 박수!

 

다 쓰러뜨려버려!
우리 딸 파이팅!

 

스트라이크

 

팔루자에 있던
네 명의 블랙워터 공작원이

 

차 안에서 잔혹하게
공격당했습니다

 

폭동이 일어난 후
시신과 차에 불을 지르고...

 

봐! 저건 재앙이야

 

이라크전 알지?

 

생각 있는 사람은 모두

 

전쟁이 날 걸 알았는데

 

부시와
그의 또라이 참모 놈들은

 

사태를 방관했지

 

- 벌금 25센트
- 뭐가?

 

- 방금 욕했잖아요
- 아, 미안, 실수

 

우리 선생님은
안보가 가장 중요하댔어요

 

학교에선 그렇게 가르쳐?

 

아빠 말을 믿어
그건 순 거짓말이야

 

이라크가 무역센터 테러와
상관 없는 거 알지?

 

- 글쎄요
- 가을 선거 때 누구 찍을 거야?

 

- 몰라요
- 얘 아직 18살 안 됐어요

 

- 누굴 찍고 싶은데?
- 존 케리?

 

부시만 아니면 돼
알았어?

 

다시 돌아올 거예요?

 

그럴까 해
일자리도 구하고...

 

엄마랑도 합칠 거예요?

 

몰라, 그건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나 6살 때 엄마 아빠가
엄청 싸운 거 기억나요

 

아빤 막 소릴 질렀고
엄만 울었죠

 

- 그런 것만 기억나?
- 네

 

여행 가고 캠핑하며
재밌게 논 건 기억 안 나?

 

안 나요

 

엄마한테 화날 때 있니?

 

- 동생한테도?
- 네

 

- 소리도 질러?
- 네

 

그래도 동생을 사랑하지?

 

어른이 돼도 마찬가지야

 

화날 때가 있는 거야
별거 아냐

 

알래스카에선 뭐 했어요?

 

한동안 배에서 일했어

 

작곡도 좀 하면서...

 

- 북극곰 봤어요?
- 아니. 불곰은 봤지

 

- 염병하게 커
- 아빠, 그 욕은 50센트예요!

 

미안

 

1달러 줄게
잔돈은 가져

 

앞으론 더 자주 볼 거야

 

거기 있는 동안
너희가 너무 보고 싶었어

 

엄마와 시간을 좀
갖고 싶어

 

그냥 둘이서만
얘기할 시간을...

 

엄만 까다로운 사람이야

 

너희도 컸으니까 알지?

 

이렇게 너희랑 있으니까
정말 좋다

 

범퍼 건은 미안해
앞으론 더 신경 쓸게

 

이건 드리핑 스프링스에서 주웠고
이건 친구가 준 거예요

 

- 이건 산 거고...
- 샀다고?

 

이건 드리핑 스프링스에서 주웠어?
또 뭐 모았니?

 

- 이건 뱀 등골이에요
- 뱀 등골? 징그럽네

 

뱀 등골은 이제
모으지 마

 

- 내가 보내 준 깃털이네?
- 네

 

참, 아빠!
이 농구 사진 아직 못 봤죠?

 

너 농구팀에 들어갔어?
와, 끝내주네!

 

- 이건 비버 발톱이에요
- 비버? 비버도 잡았어?

 

내 친구
매키니, 멕, 젬이에요

 

- 포지션이 뭐야?
- 가드요

 

- 이건 말린 풀이에요
- 득점해봤어?

- 경기당 8~10점씩요
- 8~10점? 굉장하네

 

득점하지 못한 날은 울었어요

 

쬐끔이오

 

- 얘들아!
- 메이슨, 엄마 왔다!

 

- 엄마 왔어요
- 그래

 

엄마
아빠가 준 올빼미예요

 

멋지죠?
머리가 돌아가요

 

이건 알래스카 인디언이 만든
팔찌예요

 

이 그리즐리 곰과 인형은
아빠가 만든 거래요

 

- 토템이네
- 우리 볼링도 했어요

 

나 스트라이크 네 번 쳤어요!

 

아빠 차로
드라이브도 했어요

 

안녕, 당신이 너무
번거로울 거 같아서

 

내가 직접 데려왔어

 

이러면 내 일정이 엉망 되잖아

 

아빠한테 우리 방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 뭐 좀 먹었니?
- 볼링장에서 감자튀김 먹었어요

 

- 숙제는 했어?
- 아뇨, 아직이오

 

밖에서 얘기 좀 할까?

 

그래, 알았어

 

딴 것도 좀 먹었어

 

아빠 여기서 자고 갈까?

 

그러긴 틀린 거 같다

 

네, 그게 바로
무조건 반사를 일으키는

 

무조건적, 비자발적인
자극이죠

 

파블로프 실험에선
어떤 자극이 사용됐죠?

 

왜 이래요?
주말에 힘들었나?

 

고기예요, 고기 파우더

 

그게 개한테 통했던 거죠

 

개한테 고기 파우더를 줬더니
반응을 보였어요

즉, 개가
침을 흘렸다는 거죠

 

자, 일상 생활 속에서

 

여러분이 늘 겪는
무조건 반사엔 뭐가 있죠?

 

지금
겪고 있을 수도 있죠

 

예컨대 성적인 흥분!
멋진 이성을 보면

 

몸이 바로 반응하잖아요

 

믹 재거의 노래도 있죠

 

'네 이름을 들으면 난
파블로프의 개처럼 침을 흘려'

 

감사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웰블로크 교수님
제 아들 메이슨이에요

 

- 웰블로크 교수님이야
- 아들?

 

내 강의 듣는
영재 학생인 줄 알았는데...

 

몸이 좀 안 좋대서
데려왔어요

 

열 없네, 꾀병 아냐?
내 아들도 9살인데

 

걔도 엄청 꾀병쟁이야

 

- 너, 축구하니?
- 아뇨

내 아들도 컴퓨터만 좋아해요

 

11살짜리 딸은
축구광이죠

 

다같이 한번 만납시다

 

좋죠

 

- 그만 갈까?
- 네

 

- 반가웠다, 메이슨
- 저도요

 

내 수업에 와줘서 고마워

 

- 올리비아, 애가 착하네요
- 감사합니다

 

할머니한테 애들 맡기고
나올 수 있어요?

 

아마도요

 

진짜요?
다행이네

 

죽은 자여, 죽은 자여
일어나라!

 

하나, 둘, 셋, 넷, 다섯
살아났다!

 

- 내 차례야
- 엄마, 아빠 왔다!

 

왔다, 왔다!

 

빨리 와봐

 

환영합니다, 엄마 아빠

 

- 올리비아, 잘 다녀왔니?
- 사만다, 메이슨

고맙다, 멋지네
어머니, 별일 없으셨죠?

 

우리가 만든 플래카드예요

 

- 귀찮게 안 했어요?
- 사만다랑 제가 만들었어요

 

- 남자애들도 도와줬겠지
- 안 도와줬어요!

 

- 선물 열어 봐
- 이건 여자애들 거

 

장모님 선물은
압생트 술이에요

 

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종이 비행기를 날렸지

 

- 그랬더니요?
- 날아갔지

 

몇 마일을 날아가서
개선문에 떨어졌어

 

탄식의 다리 밑에서
키스했어요?

 

- 응
- 응, 했어

 

- 결혼 반지 좀 봐도 돼요?
- 그럼

 

화려한 계단식 커팅에 주변엔
멜리 다이아를 박았네요

 

우리도 유럽에 가고 싶은데...

 

다음엔 같이 가자
재미는 없었어

 

계속 호텔방에서 게임만 했어

 

- 진짜요?
- 방도 되게 좁고

 

엄청 낡았어

 

또 필요하신 건...?
디저트 메뉴 보여드릴까요?

그거 치우랬지
가방에 넣어

 

식탁에선 게임 하면 안돼
와인 한 병 더 갖다 줘요

 

- 콜라도요
- 메이슨, 넌 그냥 물 마셔

 

콜라는 됐어요

 

- 넌 과학 과제물 다 했니?
- 아직이오

 

시작은 했니?
계획이라도 세워놨어?

 

- 조금요
- 얘, 시작은 했어?

 

아뇨

 

메이슨과 주구장창
게임만 했어?

 

아빠 올 때까지 끝내기로 했잖아
기억나?

 

- 그리버스가 짱이지
- 요다가 최고야!

 

- 맞아
- 걘 팔이 없잖아

 

요다가 최고야!

 

번즈비 선생은 밥맛이야
다들 레즈비언이래

 

레즈비언 맞아
스테이시한테 찝쩍댔대

 

- 웩, 징그러워!
- 진짜일까?

 

늘 라커룸에서 서성대

 

난 솔직히 아직...

 

폴, 개그 해 봐

 

젠장, 염병, 지옥에나 가라
똥꼬 새끼

 

- 졌지?
- 아냐, 이건 반칙이야

 

아냐, 정당한 승부였어

 

어디 있어?

 

이번에도 내가 이겼어

 

- 삼총사?
- 첫 단어가 뭐예요?

 

- 닭
- 새

 

두 번째 단어

 

후드, 긴 머리
로빈 후드!

 

녀석 똑똑하네!

 

두 번째 단어

 

- 담요?
- 소품을 쓰면 안돼

 

그만, 그만
심판이 소품 쓰지 말래

 

소품 쓰면 안 돼
생각을 해, 생각을!

 

- 뭉텅이! 뭔가가...
- 모여있다? 접혔다...

 

담요를 갖고 논다
구긴다

 

'시간의 주름살'!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맨 앞줄, 준비 됐나요?

 

다 같이 카운트 다운해요!
10!

 

9, 8, 7

 

6, 5, 4

 

3, 2, 1!

 

입장!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냐, 한발 물러서서
연습 스윙부터 해

 

천천히...
바닥을 훑듯이...

 

좋아

 

너무 세게 치지 마
쟨 늘 너무 세게 쳐

 

그래, 좋아, 아주 좋아!

 

발을 좀 뒤로... 옳지

 

그럼 더
똑바로 칠 수 있어

 

이제 쳐봐
넌 스윙을 천천히 해야 돼

 

좋았어!

 

넌 뭐랄까, 뭔가 좀...

 

발이 너무 벌어졌잖아

 

자연스럽게...

 

그래, 좋아, 그거야!

 

하이파이브!
퍼팅 좋아, 퍼팅 좋아

 

봤니, 랜디?
이렇게 하는 거야

 

버디 잡는다

 

이런 젠장, 빌어먹을!

 

내 클럽이랑 공 좀 챙겨

 

킹 주류 판매점

 

주말에
손님이 올지도 모르거든

 

말만 저러지
손님 온 적 없어

 

- 사만다, 네 아빠 온다더라
- 네

 

- 집안 일은 다 했어?
- 아직이요

 

다 돼 가요

 

- 먼지는 털었니?
- 아뇨, 아직이요

 

아까 미술 숙제 하던데...

 

숙제 할 시간은 있고
집안 일 할 시간은 없냐?

 

- 이게 몇 번째야?
- 제가 마저 할게요

 

넌 네 할 일이 있고
쟨 쟤 할 일이 따로 있어

 

간단해

 

집안 일부터 해야지
서둘러

 

메이슨!
네 아빠 왔다

 

누가 더 느린지 시합하냐?

 

얼만큼 했어?
반은 끝냈냐?

 

- 다 끝냈어?
- 아뇨

 

일 다 했냐고?

 

내일은 뭐 할 거야?
일을 끝내야지?

 

- 네
- 좋아, 가 봐

 

- 갔다 올게요
- 그래, 사랑해

 

- 안녕, 엄마
- 안녕, 아빠랑 재밌게 놀아

 

잠깐만, 메이슨

 

남자애들은 낙엽 안 쓸었고
사만다는 청소 안 했어

 

그러니까 내일 집에 오면

 

수영하고 노는 대신

 

집안 일을 해야 돼

 

얘들아, 들었지?
내일은 일 마저 끝내

 

내 편 좀 들어줘
나만 악역 맡을 순 없잖아

 

알았어
너희들 들었지?

 

내일은 집안 일 하는 거야

 

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먼지 터는 건
쓸데없는 짓이에요

 

- 하기 싫으니까 핑계를 대는군
- 요즘 누가 먼지를 털어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그리고...

 

딴 애들 앞에서
말대꾸 못하게 해

 

사만다, 제발...

알았어요!

 

안녕!
즐거운 주말 보내라

 

잘 갔다 와, 사랑해

 

미안해
합의된 얘기잖아

 

선을 확실히 그어야 돼

 

당신은 선이 너무 많아
모든 게 선이잖아

 

- 안녕, 랜디
- 갔다올게

 

안녕, 잘들 지냈니?

 

난 조수석!

 

가방 여기 놓을게
잘 지냈어?

 

 

- 넌, 카우보이?
- 잘 지냈어요

 

좋았어
자, 출발!

 

빅게임 볼 준비 됐어?

 

사만다, 상대팀이 누구랬지?

 

몰라요

 

밀워키 브루어스
순 3류 팀이야

 

메이슨, 지난 주에 어땠어?

- 좋았어요
- 뭐 했는데?

 

- 그냥 뭐...
- 아직도 조하고 놀아?

 

- 네
- 걔가 네 절친이야?

 

그렇죠, 뭐

 

- 사만다는 어땠어?
- 좋았어요

 

- 특별한 일 있었어?
- 아뇨, 별로

 

아직도 조각 과제 중이야?

- 네, 거의 다 돼 가요
- 주제가 뭔데?

 

없어요

 

잠깐만, 아냐, 아냐, 아냐

 

부모 자식의 대화가
이래서는 안돼

 

난 싫어
날 그런 아빠로 만들지 마

 

2주마다
애들 차에 태우고

 

입에 발린 얘기나 하며
이것저것 사주는 친아빠

 

난 싫어
대화를 하자고!

 

사만다, 이번 주는 어땠니?
'왕짜증 났어요'

 

'빌리와 엘렌이 쫑났는데
엘렌이 나 때문이라잖아요'

 

'내가 만들던 조각은 유니콘이었는데
뿔이 떨어져서 얼룩말이 됐어요'

 

'하지만 A학점 받을 수 있어요'

 

메이슨, 넌 어땠니?
'힘들었어요, 아빠'

 

'조는 또라이예요'

 

'엄마 담배를 훔쳐와서
피우라길래'

 

'거절했어요
아빠도 담배 못 끊어 고생했잖아요'

 

이게 그렇게 어려워?

그런 질문들은
대답하기 어려워요

뭘 만드냐는 게
뭐가 어려워?

 

- 추상 작품이거든요
- 그래?

 

난 몰랐어. 네가
추상 미술에 관심 있는 줄...

 

그냥 시켜서 하는 거예요

 

왜 우리한테만 물어봐요?
아빤요?

 

뭐했어요?
누구 만났어요?

 

애인 있어요?
요즘 뭐해요?

 

그래, 알아들었다

 

좀 더 자연스럽게 하자
이거지?

 

그런 얘기지?
좋아, 그러자고

 

지금부터...

 

누나, 이거 봐

 

이건 큰 부엉이 나비일 거야
칼리고 아트레우스

 

이건 뭐지?
이건 종류가 뭐야?

 

- 이건 얼룩말 나비 같아요
- 그래?

 

멋지네요

 

이거 예쁘다
부엉이 나비 맞지?

 

네, 큰 부엉이 나비요

 

네 어깨에 오줌 쌌나 봐

 

하나, 둘, 셋, 넷, 다섯

 

저리 가, 저리 가라니까!

 

날 잘 봐
손으로 다이아몬드를 만들어

 

엄지와 손가락으로...
손에 힘 빼고...

 

사만다

 

아주 좋아

 

이렇게 잡는 거야

 

뛸 때도
다이아몬드를 생각해

 

다이아몬드 모양
손에 힘 빼고...

 

파이팅, 로저!

 

좋았어, 로저!

 

멋지지?
저 선수 공은 아무도 못 쳐

 

우린 역사의 현장을
보고 있는 거야

 

43살이나 먹은 선수가
아들뻘을 3진 아웃 시켰다고!

 

방어율이 1.47이야
믿어지냐?

 

안타 몇 개 더 치면
우리가 이길 수 있어

 

아빠, 직업 있어요?

 

- 그건 왜 물어?
- 엄마가 궁금해 해요

 

엄마가 궁금해 해?
엄마한테 말해

 

아빠가 보험 계리사 시험
2차까지 합격했다고...

 

그래
엄만 어떻게 지내니?

 

- 공부 마쳤어?
- 네, 올 A로...

 

올 A?
그 엄마에 그 딸이네

 

- 지미
- 안녕, 사만다

 

- 안녕하세요, 지미
- 오랜만이다, 메이슨

 

- 아스트로스가 이겼어요
- 야구장 갔었어?

 

너흰 팔이 없냐?
좀 들어주면 안 돼?

 

- 아빠 팔 빠지겠다
- 뭐 봐요?

 

청소 좀 하지
애들 올 거 알면서

 

좀 도와주면 안되냐?

 

미안해, 자기

 

'자기'라고 부르지 마
토 나와

 

난 토니 랜달이 아냐

 

- 여긴 늘 지저분하잖아요
- 아침엔 깨끗했어

 

- 잔디는 깎았어
- 엄청 장하네

 

TV 좀 꺼
리모컨 이리 내

 

- 야구 봤어?
- 아니

 

레인이 3루 홈런으로 이겼어
진짜 멋졌지?

 

사만다가 엄청 좋아했지
얘 아스트로스 왕팬이야

 

네, 네

 

토요일 밤을 애들과 보냈네

 

난 이런 노랠 불러줬지

 

잘 자거라, 지친 내 아이들아

 

주변의 소음은
다 흘려버리고...

 

오늘 밤 이 곳 휴스턴은
안전하단다

 

아빠의 자장가가
너흴 지켜줄 거야

 

너희 엄만
새 남편을 얻었지

 

좋은 사람 같더구나

 

밤엔 동화책을 읽어주고

 

굿나잇 키스도 해주니?

 

너희가 날
그리워한다는 말이

 

사실이길 바라선 안되겠지

 

선생님이 그러더구나
내 아들의 가족 그림엔

 

우울한 파란 색뿐이라고...

 

또, 창문에 대고
혼자 중얼거렸다지?

 

아빠가 혹시 집에 올까?

 

전화를 걸고 싶지만

 

애들 엄마가 받으면 어쩌지?

 

- 양치질 했니?
- 네?

 

- 양치질 했냐고?
- 네, 했어요

 

- 그거 낀 채 잠들겠다
- 아마도요

 

빼고 자
불 꺼줄까?

 

 

- 잘 자라, 딸
- 안녕, 아빠

 

- 잘 자
- 안녕히 주무세요

 

오늘 재미 있었지?

 

네, 재밌었어요
죄송해요

 

- 뭐가?
- 메이슨이 방해된 거요

 

잘 자

 

아빠?

 

이 세상에
진짜 마법 같은 건 없죠?

 

무슨 소리야?

 

요정 같은 거 말이에요

 

다 지어낸 얘기죠?

 

모르겠다

 

난 고래 같은 동물도
요정 못지않게

 

마법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생각해 봐
신기하잖아

 

저 깊은 바다 속에

 

거대한 포유동물이 살고 있어

 

음파로 노래를 부르고

 

심장은
자동차만큼이나 크고

 

혈관은 파이프만큼 굵지

 

어때, 정말 신비스럽지?

 

 

하지만 어쨌든 이 세상에

 

요정 같은 게
없는 건 사실이잖아요

 

뭐, 엄밀히 말하면 그렇지

 

- 사랑한다, 잘들 지내
- 안녕, 아빠

 

한 주 잘 보내라
다음 주말에 보자

 

참, 수지 생일 파티가
토요일이에요

 

자고 올 거야?
내가 엄마한테 말해줄게

 

- 한 주 잘 보내
- 재미 있었어요

 

어떻게 이런 것도 못하냐?

 

여기다 폴더를 만들어서
파일을...

 

이 여자 예쁘네

 

랜디, 메이슨
아빠가 내려오래

 

- 왜?
- 이발소 가쟤

 

훨씬 깔끔해질 거야

 

덥수룩하니까 계집애 같잖아

 

다음 번엔 눈썹도 밀어줘요

 

메이슨, 우리 간다

 

꾀병인 거 다 알아

 

- 다녀와
- 안녕, 엄마

 

- 메이슨은 어딨어?
- 아프대요

- 학교 안 갈 건가 봐요
- 순 꾀병이에요

 

메이슨, 왜 그래?

 

- 좀 아파요
- 열은 없는데?

 

일어나
학교까지 태워다 줄게

 

5분 안에 준비 안 하면
엄마 지각해

 

나한텐 묻지도 않고 잘랐어요
이건 내 머리라고요

 

화날 만하네
나라도 화났겠다

 

꼭 화성인 같잖아요

 

나중에 아빠한테
한마디 할게

 

엄마한테 전화했는데
안 받았어요

 

정말 미안해
요즘 학교 일로 바빠서...

 

위로가 될진 몰라도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

 

머리가 짧으니까
눈과 얼굴이 돋보이네

 

왜 그와 결혼했어요?
순 밥맛인데!

 

빌도 좋은 점이 있어

 

완벽한 사람은 없어
이제 우린 가족이야

 

우린 이미
가족이 있었어요

 

나는 미 합중국 국기와

 

그 국기가 대표하는,

 

신의 가호 아래
자유와 정의로 하나 된

 

이 민주공화국에
충성을 맹세합니다

 

자, 이젠
텍사스 주의 맹세

 

나는 텍사스 기와,
하나 된 텍사스 주에

 

충성을 맹세합니다

 

고마워요, 이제 앉아요

 

자, 주목

 

지금 신화에 관해
배우고 있으니까

 

신들에 대해
에세이를 써봅시다

 

칠판에 신들의
이름을 써놨어요

 

신화 속 괴물들에 대해
써도 좋아요

 

자, 이제부터 써볼 텐데

 

여기 있는 거 빠짐 없이
다 작성해야 돼요. 우선,

 

신들의 이름을 쓰고

 

육하원칙대로 적어요
누가, 언제, 어디서...

 

메이슨, 네 머리 멋져!

무엇을...
에세이 형식을 갖추도록!

 

- 나중에 보자
- 그래

 

- 엄마, 괜찮아요?
- 왜 그래요?

 

아냐, 집안으로 들어가
집안으로 들어가, 들어가!

 

엄마가 사고를 좀 당했다

 

괜히 오버하는 거야

 

일어나, 올리비아
쇼 하지 말고!

 

저녁 먹으면서 한잔한다

 

왜, 누구 불만 있어?

 

- 사만다?
- 아뇨

 

민디?

 

없어요

 

그렇겠지

 

넌 내가 싫지, 메이슨?

 

괜찮아, 나도 내가 싫어

 

내 말이 웃겨?

 

내 말이 웃기냐고?

 

왜?
너만 빼먹어서 섭섭해?

 

치워, 염병, 빨리!

 

어서 치우라고!
난 호박 요리 질색이야!

 

그걸 몇 번째 보는 거야?

 

재미있어

 

집에서 친구랑
이력서 보는 중이야

 

널 두들겨 패줄 거야

 

알았으니까 진정해

 

내 돈 내놔!

 

전에도 그런 적 있어?

 

아니, 소리는 많이 질렀지

 

뭘 던지거나
부순 적은 없어

 

다들 휴대폰 내놔

 

진짜 엄마랑 통화 안 했어?

 

메이슨?

 

안 했어요

 

- 민디도?
- 네

 

넌 믿는다

 

사만다?

 

안 했어요

 

통화는 안 했고
문자만 왔어요

 

뭐라든?

 

별말 없었어요

 

뭐라고 왔었냐고?

 

'곧 들어갈게'라고요

 

'곧 들어갈게'가 다야?

 

'방에만 있어. 곧 들어갈게'

 

'방에만 있어. 곧 들어갈게'
그게 다야?

 

- 네
- 지금 어디 있니?

 

- 몰라요
- 어디 있어?

 

말 안 했어요

 

차에 타
다들 차에 타

 

빨리 차에 타!

 

영수증을 받으세요

 

잔액 부족

 

- 계속 안돼요
- 빌어먹을

 

다 인출해갔군

 

랜디, 이거 현금으로 바꿔와

 

아빠가 아프다든지,
적당히 핑계를 대

 

메이슨도 같이 가

 

자, 내 신분증

 

어서들 와라
뭘 도와줄까?

 

이게 뭐야?

 

읽을 수가 없네

 

사진이 다르잖아
이거 누구야?

 

우리 아빠예요

 

좀 아프세요

 

아, 네 아빠 알지
좋아, 환전해 주마

 

500달러
하나, 둘, 셋, 넷

500달러... 됐지?

 

신분증 가져가야지

 

잘 돌봐드려
아빤 한 분뿐이야

 

저리 비켜, 빌어먹을

 

염병...

 

진정해!

 

사만다, 메이슨!

 

사만다!

 

- 어디 갔었어?
- 난 떠날 거야, 우리 나갈 거야

 

- 웃기고 있네
- 사만다, 메이슨, 내려와!

 

누구 맘대로?
이건 누구야?

 

- 댁과는 볼일 없어요
- 그러셔?

 

내 아내를
보호하려고 오셨군

 

- 정말 고맙네
- 저리 가, 물러서!

 

일단 들어와, 들어와

 

어딜 가게?
올라가! 너흰 아무 데도 못 가

 

이러지 마!
가자!

 

어딜 가려고?
올라가!

 

아무 데도 못 가, 염병!

 

- 안된대도!
- 내 아이들 건들지 마!

 

- 그래, 데리고 가!
- 건들지 마!

 

- 괜찮아, 괜찮아
- 그래, 데려가, 데려가, 꺼져!

 

어서 올라가!

 

올리비아!

 

벨트 매!
안전벨트 매!

 

어디로 가게요?

 

캐롤네 집에서
당분간 지낼 거야

 

돌아보지 마

 

다 잘 될 거야

 

리, 메이슨 좀 쉬어
간식도 먹고...

 

애비, 이리 와서
엄마 좀 도와줄래?

 

랜디와 민디는
왜 안 데려왔어요?

 

난 걔들의 보호자가 아냐

 

내가 데려오면 유괴가 돼

 

법적 보호자가 위험하고
폭력적인 사람이면요?

 

모르겠다. 걔들 엄마랑
아동 보호소에 연락은 했어

 

난 너와 네 동생을
지켜야 돼

 

- 너흰 내 책임이니까
- 걔들 다시 볼 수 있을까요?

 

모르겠다
그러면 좋겠지만...

 

여긴
언제까지 있을 거예요?

 

오래는 못 있지

 

나도 몰라
나도 모르겠어

 

같이 있는 거 우린 좋아
얼마든지 있어

 

필요한 만큼

 

같이 있으니까 너도 좋지?

 

덕분에 언니랑
오빠도 생겼잖아

 

집안 일도 돕고
조용히 지낼게

 

아는 애 하나 없는
학교 주차장에 떨궈놓고

 

날더러 어쩌라고요?

 

친구들과 작별 인사도
못하고 왔어요!

 

- 교무실 위치도 몰라요
- 저 문으로 들어가

 

선생님이 수업 일정을 알려주실 거야

 

자, 점심 사먹을 돈

 

3시 반쯤 데리러 올게

 

짐도 못 갖고 오게 해서
입은 옷도 너무 더러워요!

 

당장 살 집도 없고
대체 이 꼴이 뭐예요?

 

사만다,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

 

그래, 다 엉망진창이지

 

하지만 멍청한 주정뱅이한테
맞고 사는 것보단 백배 나아!

 

그러니까 그만 대들어
넌 어서 벨트나 매!

 

엄만 112호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여기가 다비 선생님 방이야

 

다 잘 될 거야

 

엄마

 

네가 메이슨이니?
난 다비 선생님이야, 반갑다

 

여기 좀 앉을래?

 

- 케니, 내려와
- 네, 선생님

 

케니, 얜 메이슨이야
네가 학교 안내 좀 해줘

 

 

야, 구린 학교에 온 걸
환영한다

 

여러분, 모두 주목!

 

오늘 메이슨 친구가 전학 왔어요
뒷줄에 앉았어요

 

케니가 짝이지만
여러분들도

 

새 친구와 인사 나누고

 

환영해주도록 해요
알겠죠?

 

자, 수업 시작합시다

 

오바마, 바이든

 

뭐야?

 

오바마 팻말 좀
꽂아도 될까요?

 

내가 그 꼴통 좌파의
지지자로 보이냐?

 

아냐

 

여긴 개인 사유지야
꺼져, 총 맞기 전에!

 

- 왕재수
- 전엔 연방기도 꽂았었어

 

어린 오바마 지지자들을
만나니 반갑네!

 

- 학교에서 하는 거니?
- 아뇨, 아빠가 지지자예요

 

멋지다, 승리를 위해
모두 힘을 합쳐야지

 

난 오바마가 너무 좋아

 

그 사람과
키스해보는 게 꿈이야

 

너무 귀엽지 않니?

 

우리 애들 티셔츠에도
'엄만 오바마 팬'이라고 새겼어

 

멋지지? 근사하지?

 

팻말 고맙다

 

좋아, 수고했어

 

2개 남았니?
됐어, 그만 가자

 

사만다
매케인 플래카드 걷어와

 

가서 걷어와, 빨리!

 

빨리 걷어와, 빨리, 빨리!

 

좋았어
네가 자랑스럽다, 아들

 

- 우리 잡혀가겠어요
- 난 애국자야

 

살다 보면 투쟁도 필요해

 

그래
그 파티에서 뭐 하는데?

 

얘기하고 춤추고
음악 듣고 그러죠, 뭐

 

그게 사랑하는 가족과

 

캠핑하는 것보다 재밌어?

 


죄송해요

 

술 같은 것도 있니?

 

없을걸요?
상급생 몇은 마실지 모르지만...

 

뻔하지
부모들이 여행 간 틈에

 

맥주 잔뜩 사 놓고

 

집을 난장판 만들며 놀겠지
안 그래?

 

아니에요
에이미는 착실한 애예요

 

- 누구누구 오는데?
- 마리, 크리스틴, 에이미... 다요

 

네 페북 사진 속의
남자애도 와?

누구요?

 

너한테 팔 두른
머리로 눈 다 가린 애

 

- 개럿?
- 이름이 개럿이야?

 

- 개럿도 파티에 와?
- 아마도요

 

아마도...
봤지?

 

난 대화보다 페북으로

 

누나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돼

 

- 걔가 네 남친이니?
- 그런 셈이죠

 

너도 봤어?
집에도 오니?

 

- 가끔이오
- 가끔씩이나?

 

진짜 남친 맞네!

 

- 너 새러 팔린 알아?
- 네

 

새러 팔린의
17살짜리 딸 얘기 들었어?

 

- 임신한 거요?
- 그래

네가 17살 됐을 때
절대

 

해선 안 될 게 뭐지?

 

- 임신?
- 맞아!

 

그러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은 뭘까?

 

첫째...?

 

섹스를 안 하는 거야
일단 그걸 꼭 피해야 돼

 

엄마와 난
그걸 못 지켰어

 

두 번째 방법은?

 

- 어디 가?
- 화장실요

 

오줌 안 마렵잖아
앉아, 메이슨

 

두 번째는 뭐지?

 

엄마랑 이런 얘기 해봤어?

 

- 아뇨
- 엄마가 말 안 해주든?

 

피임에 대해?

 

콘돔에 대해선
말해준 적 있어? 왜?

 

- 그만해요
- 개럿은 콘돔 갖고 다니니?

 

왜? 이런 얘길
터놓고 나눠야 돼

 

괜찮아, 민망할 거 없어
편하게 들어

 

아빠도 이런 얘기 힘들어

 

며칠 전에 신문 보니까

미국 10대들은
섹스 하는 빈도에 비해서

 

임신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대

 

- 태미, 웬일이야?
- 여기서 만나네

 

내 딸 사만다와
아들 메이슨 주니어야

 

- 메이슨 주니어
- 인사해

반갑다
얘기 많이 들었어

- 여긴 웬일이야?
- 친구들과 왔어

 

- 이따 뭐해?
- 캠핑 갈 거야

 

얜 안 따라간대

 

- 파티에 갈 거래
- 재밌겠네

 

- 우리 두 남잔 캠핑 갈 거야
- 남자만의 캠핑

멋지다
그럼 우리 내일 약속은...?

 

7시에 얘 내려주고
전화할게

 

알았어
만나서 반가웠다. 안녕

 

- 전화해
- 내일 봐

 

그런 눈으로 보지 마

 

하던 얘기나 마저 하자

 

널 가졌을 때
엄마랑 난 23살이었어

 

부모 노릇하기엔
여건이 별로 안 좋았지

 

후회가 돼

 

더 좋은 부모가
못 됐던 게...

 

너흰 아빠 같은 실수
안 하면 좋겠다

 

피임을 해
아니면 개럿이

 

콘돔을 쓰게 하든가...

 

이 노래 좀 들어봐

 

난 늘 바쁘게 살려고 하지

 

직설적인 가사의
컨츄리 송이야

 

접시 닦고 잔디 깎고

 

프로듀싱을 들어봐

 

비틀즈의 '애비 로드' 앨범과 비슷해

 

당신이 못 돌아올 걸 알면서도

 

여자가 떠난 거야
아주 현실적인 가사지

 

집안 청소도 열심히 하고

 

침대 정리하고
시트도 갈고

 

세탁기 쓰는 법까지
배웠다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변하는 건 없네

 

곧 석사 딸 건가 봐요

 

- 강사 되려고?
- 이미 지원했을 걸요?

 

- 그래? 어디?
- 모든 곳에요

 

텍사스의 모든 곳에?

 

이사를 가야 되면
가야지

 

그래도 주말 마다
아빠가 갈게

 

아주 멀리 이사 가면 몰라도...

 

운전만 좀 더 하면 돼

 

- 이사는 지겨워요
- 그렇겠지

 

아빠도 이사 갈지 몰라

 

아빠가 일하는 보험 회사 쪽은
인수 합병이 잦거든

 

상황 따라 살아야지

 

- 아빤 뮤지션 아니에요?
- 그렇긴 한데

 

돈 없인 살 수 없잖아

 

인생엔 책임이 따르는 거야

 

혼날래?
감히 아빨 떠밀어?

 

- 볼링장의 빨간 머리 아줌마요
- 응, 왜?

 

- 친해요?
- 뭐, 종종 만나는 사이야

 

아빠 애인이에요?

 

무슨 뜻이야?

 

키스 같은 거도 했어요?

 

응, 키스했어

 

넌?
여친 있니?

 

네, 뭐...

 

정말?
키스도 해봤어?

 

아뇨

 

- 그럼 둘이 뭐해?
- 통화해요

 

- 재미있어?
- 끔찍해요

 

- 왜?
- 학교에 있을 땐

 

얘기할 게 많은데
전화로는

 

- 나눌 얘기가 없어요
- 전혀?

 

걘 음악도 게임도
관심 없어요

 

올 여름 흥행작
'트로픽 썬더' '다크 나이트'가...

 

- 어떻대?
- 다 구리대요

 

- 취미가 뭐래?
- 몰라요

 

쇼핑 정도겠죠

 

귀엽니?
발 조심해

 

- 귀여워요
- 그래?

 

아빠가 조언을 해줄게

 

일단 질문을 많이 던져

 

그리고 관심 있게
대답을 듣는 거야

 

그것만 잘하면
딴 녀석들 다 제낄 수 있어

 

내 인생 최고의
마시멜로우다

 

완전 예술이네, 봐

 

연한 갈색에 탄 데도 없고...

 

팔면 불티나겠다

 

- 광고해도 되겠어요
- 그렇지?

 

 

스타워즈 후속편이
또 나올까?

 

모르겠어요
속편을 만들려면

 

시대 배경도
그 뒤로 설정돼야 하는데

 

그 뒤가 없잖아요

 

그래, 제다이의 귀환이
끝났으니...

 

더 할 게 없죠

 

한 솔로를 시스의 군주로
만들 순 있지

 

- 좋은 아침
- 좋은 아침

 

- 오줌 눌래?
- 네

 

모닥불에다 눠
고대 인디언의 풍습이야

 

땅에서 얻은 걸 땅으로 돌려주고
산불도 예방하는 거지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엄만 늦게 끝나서
누나가 데리러 갈 거야

 

- 알았어요
- 안녕

 

저녁에 봐요

 

- 내 말이 그 말이야
- 그래, 행운을 빈다

 

이따 봐

 

- 밀치지 마, 짜샤!
- 안 밀쳤어

 

- 내가 거짓말했다는 거야?
- 아니

 

쎈 척 하지 마
이 멍충아

 

이 새끼 머리
맘에 안 들어

 

건들지 마, 변태새끼야!

 

넌 순 개자식이야

 

- 안녕, 메이슨
- 안녕, 질

 

- 지금 어디 가?
- 대학교에...

 

- 거긴 왜?
- 엄마가 강사야

 

멋지다
뭐 가르치셔?

 

심리학일걸?
넌 어디 가는데?

 

엄마 공예품 가게가
이 근처라

 

여기 잘 와
좀 있다가 병원 갈 거야

 

- 왜?
- 너 코트니 알지?

 

머리 염색하고 피어싱하고
핫토픽 옷만 입는 애...

 

알 거 같아

 

어릴 땐 친했는데
사춘기가 되면서 걔가 날

 

범생이 취급하지만
난 아직 걜 친구로 생각해

 

어쨌든 걔가 손목을 그었대
그래서 가보려고...

 

뭐 읽니?

 

커트 보네거트의
'챔피언의 아침식사'

 

우리 오빠도 그 작가 팬이야

 

난 '앵무새 죽이기'를
세 번째 읽고 있어

 

애들이 놀려
'트와일라잇'을 안 읽은 여자앤

 

나뿐인가 봐
그 책 읽었니?

 

- 당연히 안 읽었지
- 조금 봤는데 완전 오글거리더라

 

이 곳 산마르코,
어때?

 

괜찮아, 휴스턴보단
작지만 마음에 들어

 

- 쭉 여기서 살았니?
- 응

 

대도시를 보고 싶으면
산 안토니오나 오스틴에 가면 돼

 

- 가봤니?
- 산 안토니오엔 가봤지만

 

오스틴은 못 가봤어

 

고딩들은 주말마다
영화 보러 거기 가

 

그렇다더라

 

다음 주말에
쇼나네 파티에 올 거야?

 

얘긴 들었는데 모르겠어

 

- 너 꼭 와야 돼
- 왜?

 

리앤이 너 되게 좋아해
꼭 왔으면 하더라

 

- 너 여친 없지?
- 지금은 없어

 

그럼 와
내가 체이스한테 전화해 둘게

 

내가 말한 거
리앤한텐 비밀이야

 

알았어

 

그만 갈게
나중에 보자

 

그의 인지 이론과
고아들과의 인터뷰,

 

비교 행동학자들의 논문

 

그리고 해리 할로우의
원숭이 실험을 근거로 들 수 있죠

 

당시는 1950년대였어요

 

그건 혁명이었죠
B.F.스키너의 고전적 가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론이었으니까...

 

보울비는 인간이 사랑 없인
생존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난 어머닐 사랑하고
어머닌 날

 

사랑해야 살 수 있다는 거죠

 

그런 사랑이 없으면

 

끝장이라는 거예요
생각해보세요

 

호랑이가 굴에서
뛰어나오면

 

이상적인 어머니는 이러겠죠

'사랑하는 내 아가
내가 지켜주마!'

 

미친 엄만 이러겠죠
'너 때문에 죽긴 싫어'

 

'호랑이 밥이나 되렴'

 

다음 주엔 보울비의
애착의 4단계를 배워보죠

 

추수 감사절에 우리 집에서

 

엘레나 교수와
작은 파티를 열 거예요

 

시간 되는 사람은 오세요

 

난 요리는 잘 못해요

 

사만다!

 

동생 데리러 간대 놓고
왜 안 갔어?

 

친구가 약속에 늦어서
차를 돌릴 수가 없었어요

 

변명하지 마. 문젠 네가
약속을 안 지킨 거야

 

동생을 버려두고!

 

그럼 차를 돌리라고 해요?

 

다 큰 중딩 녀석
태우려고?

 

중딩 녀석?
걘 네 동생이야

 

우리도 제이니를 도와준 적 있잖아
게다가 걘 코앞에 살잖니

 

- 죄송해요
- 잘 생각해봐

 

네가 되고 싶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남을 도와주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니,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자가 되고 싶니?

 

내가 못된 애인 건
맞지만

 

걔도 이젠 다 컸어요

 

애 취급 마세요
이젠 얼마든지

 

자기 혼자 올 수 있어요

 

이따 개비 간 뒤에
엄마랑 얘기 좀 하자

 

완전 민망하네

 

나도 뻘쭘하다

 

- 체이스, 웬일이야?
- 캠핑 갈 건데 같이 갈래?

 

- 누가 가는데?
- 우리 형과 형 친구들, 토니...

 

엄마한테 물어볼게

 

체이스랑 밤에
캠핑 가도 돼요?

 

캠핑? 어디서 해?

 

체이스네가 짓고 있는
집에서요

 

- 어른들도 같이 가니?
- 걔 형이 졸업반이에요

 

- 휴대폰 가져가지?
- 네

 

충전 했어? 걔 부모님
폰 번호랑 주소 써놓고 가

 

앗싸!
이 정도는 돼야지!

 

놀고 있네

 

내가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좋아, 한번 해봐

 

이게 네 얼굴이야
완전 박살내주겠어

 

내 실력이나 잘 봐
비켜

 

엄청 아프겠다

 

- 완전 쎈데?
- 진짜 아프겠네

 

맥주 마셔
잘했어

 

- 맥주 타임이다, 아가들아
- 좋지

 

- 난 됐어
- 그냥 마셔

 

- 왜, 겁나냐?
- 그냥 마시기 싫어

 

맥주도 못 마실 정도면

 

여자랑 그것도
아직 못해봤겠네?

 

- 형들은 해봤어?
- 당근이지

 

- 언제?
- 지난 여름에

 

- 누구랑?
- 끝내줬대

 

낸시라는
거리의 창녀랑 했대

 

- 뻥일 수도 있지
- 아냐, 뻥을 왜 쳐?

 

- 웃기네. 어디서 했는데?
- 토버네 집

 

딴 애들도 같이 했어

 

첫 여자가 싸구려 창녀라니

 

메이슨은 어때,
너도 해봤냐?

 

여잘 뿅가게 해 줘봤어?

 

- 두어 번
- 그러셔?

 

여자 이름이 뭔데?
멍멍이?

 

아니, 제니퍼야
여기 안 살아. 휴스턴에 있어

뻥 치지 마

 

믿기 싫으면 관둬

 

고향에선 좀 놀았을지 몰라도
여기선 딸딸이나 치겠지

 

어쩌라고?
여기 여자애들이 싫다는데

 

중요한 건
네가 뭘 원하느냐야

 

- 맞아
- 방법을 알려줄까?

 

밴드에만 들어가면
다 끝나

 

- 그래?
- 그렇다니까

 

연주는 못해도 돼

 

악기만 연주하면
여자들이 줄을 서

 

넌 예외야. 합주단의
피리 연주자는 인기 없거든

 

- 나 합주단 멤버 아냐
- 확실해?

 

너 가죽 피리 잘 분다며?

 

웃기네
형들이 그렇게 잘났으면

 

주말에 왜
중딩들하고 노는데?

 

닥쳐, 널 끼워준 걸
영광으로 여겨

찰리 엄마가 동생도 데려가래서
체이스도 같이 오게 된 건데

 

줄줄이 사탕으로 너희까지
따라와서 초치고 있잖아

 

냅둬, 요 꼬마들도
곧 남자가 될 거야

 

이따 날라리들 몇이 온댔거든

 

그래, 내 동생
소원 푸는 날이지

 

얘 요즘 여자 보면
환장하거든

 

어때, 꼬맹이들
너희도 낄래?

 

- 그러든가
- 좋아

 

- 넌, 피리쟁이?
- 글쎄? 그러지 뭐

 

게이는 부끄러운 게 아냐
괜찮아, 넌 그냥 저기서 자

 

- 나 게이 아냐
- 곧 스스로 알게 될 거야

 

- 다들 잘났다
- 봐, 발끈하잖아

 

실은 여자애들 안 와

 

너희가 뭐랄지 떠본 거야

 

- 넌 게이로 인증됐어
- 인증 배지 줄게

 

게이는 이거나 들고 있어
게이답게 얌전히...

 

이건 일명
죽음의 펀치라는 거야

 

시간 맞춰 왔네
잘 왔어

 

자, 여기

 

자요, 오늘의 호스티스

 

고마워
자기도 뭐 좀 줄까?

 

멋지다
네가 그린 거야?

 

 

- 언제부터 시작했어?
- 얼마 안돼요

 

여름 캠프 갔을 때...

 

거리 낙서 캠프도 있어?

 

요즘은 '도시 아트'라고 해요
불법적인 느낌이 덜 나게...

 

실은 스프레이 페인트를
공짜로 얻기 위해서지만...

 

멋지네. 저게 네 태그야?
'태그'라고 하는 거 맞지?

 

네, 그냥
잘 쓰는 철자예요

 

멋지다, K...

 

E. Z. J. O

 

케즈 조... 멋지네

 

아무 의미도 없어요

 

- 네 아빠야?
- 네

 

- 어디 사셔?
- 휴스턴에요

 

- 자주 만나니?
- 네, 주말과 여름 휴가 때요

 

우리 엄마 학생이시죠?

 

응, 강의 하나 들어
멋진 교수님이지

 

어때요?
잘 가르쳐요?

 

응, 최고지
엄청 똑똑하고 자상하셔

 

재밌게 가르치고...
제일 좋아하는 교수님이야

 

그래서 아이팟을
음향 증폭기의

 

스피커에 연결했죠

 

그래서 시내에 갈 땐
요란하게

 

하우스 오브 페인의 곡을
틀어댔어요, 쿵짝 쿵짝

 

그럼 집집마다
온 가족이 뛰어나와

 

춤을 췄고
우린 애들에게 과자와

 

축구공, 장난감 따윌
던져줬죠

 

어른에겐 담배도 던져주고...
게토레이도 인기 최고였는데

 

레몬맛은 다들
싫어하더라고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얼마나 있었어요?

 

이라크엔 두 번
보스니아에 한 번 나갔었죠

 

지원한 거예요?

 

응, 육군 주방위군으로...

 

고교 졸업 후
학비 벌려고 입대했지

 

돈도 벌고
여행도 할 겸...

 

세상을 바꿀 일이 터지면
돌아온다고 했는데

 

석 달 뒤 911이 터졌고
난 그 다음날 귀국했지

 

주둔 기간 동안
우리 4- 56 부대는

 

부상자가 한 명도 없었어

 

- 그런 일은 드문 편인가요?
- 네

 

거의 불가능하죠

우리 후속 부대는

 

우리 충고를 안 듣고
모든 걸 거꾸로 했다가

 

첫 달에
7명이 전사했어요

 

당신 부대는
뭐가 달랐는데요?

주민들과 우린
서로를 존중했어요

 

헌데
우리가 쌓은 신뢰를

 

후임들이
사흘 만에 무너뜨렸죠

 

미군 주둔 이유를
주민들은 뭐라고 생각해요?

 

석유요
오로지 석유

 

야, 메이슨
마지막 남은 거야

 

야, 미키 마우스 클럽
내 차에서 내려

 

뒷 창문으로 기어 나가든가

 

- 보고 싶을 거야
- 일요일 밤에 봐

 

알았어, 문자해

 

혹시 껌 있니?

 

- 응, 있어. 여기
- 고마워, 갈게

 

반대해야 할 노선을
지지하고

 

애꿎은 연금을
삭감시키려고 해

 

내 생각엔
보수층이 속고 있어

그래, 우린 위스콘신의
선례를 따라야 돼

 

맞아

 

메이슨, 지금 몇 시니?

 

12시 15분 쯤이오

 

생일 축하한다

 

생일 축하해!

 

메이슨, 네 생일이야?

그런가 봐요

 

- 몇 살 된 거야?
- 15살이오

 

15살
포옹 한번 하자

 

생일 축하해
이런, 세상에!

 

너 술 마셨니?

 

엄만요?

 

- 조금 마셨어. 넌?
- 조금 마셨어요

 

- '그것'도 하고?
- 네, 조금

 

가서 잘게요

 

아침에 얘기하자

 

- 아빠
- 우리 딸, 잘 있었어?

 

- 누구 차예요?
- 우리 차지. 어서 타

 

안녕, 사만다

 

쿠퍼, 안녕!
잘 있었니?

 

안녕, 동생
너무 귀여워요

 

- 그 부분만 교체할 수 있어요?
- 아뇨, 다 낡았어요

 

다요, 전부 다?

 

네, 다요

 

- 이게 더 좋죠
- 튼튼한가요?

 

더 좋아요, 네

 

자네가 카메라를 사준 덕에...

 

- 네, 메이슨이 취미를 붙였나 봐요
- 엄청 좋아해

 

옷장을 암실로
바꾸고 싶대요

 

적색 전구랑
현상액도 사고...

 

- 허락할 건가?
- 며칠 못 보겠지만

 

- 애가 좋아하잖아요
- 몰두할 게 생겼지

 

- 좋은 일이야
- 네, 맞아요

 

- 좋아요, 큰 걸로 하죠
- 네, 큰 게 훨씬 좋아요

 

똑똑한데, 공부 더 해요

 

공부를 하곤 싶지만
일하느라 시간이 안돼요

 

야간 공립대에 가면 되죠
학비도 싸요

 

리모델링하니까
근사해졌네

 

몇 군데 손 보고 있어요

 

덕분에 압류도 연기됐어요

 

그렇군
어이, 메이슨!

 

- 생일 축하해!
- 저게 뭐예요?

 

뭐긴, 우리 새 차지

 

즐거운 주말 보내라

 

- 잘 지냈어? 반가워
- 나도

 

- 안녕, 애니
- 안녕하세요

 

좋아 보이네요

 

세상에, 예뻐라!
코가 메이슨 닮았네

 

- 너무 귀엽죠?
- 그러게

 

- 가자, 갈 길이 멀어
- 사랑해요

 

- 잘 다녀와
- 운전 조심해요

 

갈게
내일 밤에 돌아올게

 

다녀와
태어나줘서 고맙다!

 

이건 애니 차고...
아빤 계속 G- T- O 몰아요?

 

하긴 그 차엔
베이비 시트 못 싣죠

 

그래...
실은 그 차 팔았어

 

- 뭐라고요?
- 팔 수밖에 없었어

 

- 지금 없다고요?
- 캘리포니아의 한 멍청한 콜렉터가

 

2만 2천 달러나 준다잖니
이 차 살 돈이 필요했거든

 

그 차 8500달러에 산 거야

 

원래 차는
팔 땐 똥값 되잖아

 

처음 모는 순간 중고차 되고
가치가 확 떨어져

 

하지만 관리를 잘한 클래식급 차는
가치가 상승해

 

고물 셸비 코브라도
수십만 달러에 팔리지

 

- 왜?
- 기억 안 나요?

 

- 뭘 말이야?
- 진짜로?

 

16살 되면
그 차 나 준댔잖아요

 

뭐?
난 그런 적 없어

 

나 10살 때 아빠가
안소니네 집에 데려다 줬는데

 

너무 일찍 가서
걜 태우고 드라이브했죠?

 

걔가 차 멋지다니까 아빠가 그랬어요
'메이슨이 16살 되면 이 차 줄 거야'

 

일단, 기억이 안 나고

 

내가 그런 말을
할 리도 없어

 

- 했어요
- 몇 살 때라고?

 

메이슨

 

네 누나와의 기억도
잊어버릴게

 

그럼 공평하겠냐?

 

안소니 누구라고?

 

너 진짜...
얼굴 좀 펴!

 

난 정말...

 

얼굴 펴
부모라도 죽었냐?

 

그건 내 차야
내 돈 주고 산 내 차

 

팔든 말든 내 마음이야

 

실망 준 건 미안하다만
더 크면

 

돈 모아서 네가 사
이 아빠처럼 쿨하게!

 

아니면 미니밴도 좋고...

 

- 엄마가 이런 걸 보게 해?
- 네, 엄마도 좋아해요

 

맙소사

 

그래,
이 가수 콘서트에도 가봤니?

 

- 아뇨, 4월에 휴스턴에 온대요
- 휴스턴에 온대?

 

티켓 사줄게
우리 집에 와서 묵어

 

- 그럼 좋죠
- 그래

 

애니, 메이슨 생일 선물로
준비한 거 줘봐

 

이건 약간의
설명이 필요해

 

열어봐

 

일명 '비틀즈 블랙 앨범'

 

존, 폴, 조지, 링고의
베스트 곡들이야

 

해체 후
각자 솔로로 부른...

 

- 고마워요
- 널 위해 재결합시켰지

 

한 가수의 곡만
계속 들으면 지겹지만

 

네 명을 번갈아 듣다 보면

 

상승 작용이랄까,
필이 딱 와

 

- '아, 비틀즈다'
- 글쎄, 뭐...

 

난 폴이 제일 좋던데...

 

얘가 뭘 모르네
제일 좋은 멤버가 어딨어?

 

중요한 건 균형이야

 

그게 비틀즈를
최고의 락밴드로 만든 거라고!

 

십여 년간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곡들을

 

사랑하는 아빠가
널 위해 일일이 찾아서

 

편집한 거야

 

수없이 편집하고
엄청 공들여서 만들었어

 

그래, 진짜야
이거 봐, 이것 봐

 

볼륨 2의 첫 네 곡은
'밴드 언더 런'에서 '마이 스윗 로드'

 

'젤러스 가이' '포토그래프'로 이어져

 

연결이 완벽하잖아
폴을 따라 파티에 가서

 

조지와 신에 대해 대화를 하면
존이 사랑과 고통을 얘기하고

 

링고가 말하지
'그냥 현재를 즐기면 안돼?'

 

최고의 음반이야
내 말을 믿어

 

멋지네요

 

- 장인 어른
- 어서 오게

 

- 잘 지내셨죠?
- 생일 축하해! 어서 와

 

잘 왔다
드디어 왔구나

 

- 네, 왔어요
- 잘 지냈니, 사만다?

 

- 자, 이걸...
- 준비 됐지?

 

잠깐, 잠깐

 

- 사만다
- 잠깐, 잠깐

 

아직도 여기서 자고 있어?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메이슨의

 

생일 축하합니다

 

소원 빌어, 소원

 

잘했어, 선물! 잠깐, 잠깐
자, 여기

 

케이크 자르게
칼 좀 가져올래?

 

맘에 들면 좋겠다
성경책 없다며?

 

성경책이야
네 첫 성경책

 

네 이름도 금으로 새겼어

 

메이슨이라고...
잠깐, 이거 봐

 

예수님 말씀은 전부
빨간 글씨로 돼 있단다

 

- 감사합니다
- 마음에 드니?

 

- 사랑한다, 생일 축하해
- 이건 우리 선물

 

그래. 네가 꿈꾸던
선물은 아닐 거야

 

너무 기대는 마
아냐, 필요한 거야

 

이젠 이런 게
한 벌 있어야 돼

 

- 필요해
- 셔츠는 파란 색이야

 

파티나 면접 볼 때 필요해
받아, 구겨질라

 

메이슨? 이리 와 봐

 

벗겨 봐

 

20구경 짜리 엽총이야

 

내 할아버지로부터 물려 내려온 건데
이제 네가 15살이 됐으니

 

너한테 물려주마

 

자, 들어봐

 

- 고마워요
- 축하한다

 

닦는 법, 쏘는 법을
가르쳐 줄게

 

안전하게 관리하는 법도...

 

그걸 제껴
옳지

 

이제 앞뒤 조준을
맞춰야 돼

 

이 V 보이지?
뭘 쏠 거야?

 

- 가운데 캔이요
- 가운데 캔?

 

이제 맘껏 쏴 봐

 

자, 조심, 조심
조심해

 

준비 됐니?

 

당겨!

 

좀 낮게 쐈네

 

표적이 높이 뜰 때 쏘면
내려올 때 맞아

 

명심해, 두 번째 방아쇠야

 

준비

 

당겨!

 

와, 대단하네
명중시켰어!

 

- 기분이 어때?
- 좋아요

 

그래, 기분 좋지?

 

영원히 함께 하고 싶지만

 

난 자유롭게 떠도는 영혼

 

- 쿨하게 보내주면 좋으련만
- 그댄 자꾸 날 붙잡네

 

날 보여주고 싶지만
신비로움은 남기고 싶어

 

매사에 사려 깊되
용기는 잃지 않으리

 

정상에 올라
절벽 밑을 보네

 

맨발로 칼끝에서 춤추며

 

별을 향해 손을 뻗고
호랑이 꼬릴 잡네

 

시도가 없으면
실패도 없지

 

집에 가면
뭐가 기다릴지 몰라

 

흘러간 강물은
돌아오지 않네

 

사랑이 깊으면
미움이 되지

 

집 밖에 안 나가면
늦게 들어올 일도 없지

 

너무 많이 먹으면
뚱뚱해지지

 

개를 사면
고양이가 열 받지

 

그러니 심호흡 하고
여행을 즐기세

 

인생은 늘
도착과 출발의 연속이니...

 

처음 공개하는 거예요

 

- 정말 멋지네, 근사하다
- 고마워, 고마워

 

아직 미완성이에요

 

처음에 도마는
거기 없었습니다

 

1주일 뒤에
다시 돌아온 도마는

 

'주님이 살아나셨다'는
얘길 듣고 말했죠

 

'그 분의 옆구리에
손가락을 넣어보고'

 

'손의 못자국을 봐야 믿겠네'

 

그때 주님이
그의 옆에 나타나셨습니다

 

그러자 도마는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죠
'내 옆구리에 손가락을 넣어보아라'

 

'못자국을 보아라
나다'

 

도마는 말했죠
'주님, 나의 하나님, 제가 믿나이다'

 

예수님은
'그것도 좋다만'

 

'보지 않고 믿는 자가
복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을 땐 믿기가 쉽죠

 

우리도 주님을
눈으로 보거나

 

만져보지 못했지만

 

저처럼
영적으로 체험할 순 있죠

 

여러분도 체험하시길 바랍니다

 

저 연못이야

 

- 물이 많이 빠졌네
- 그러게

 

다음엔 할아버지랑
낚시하러 와

 

고마워요

 

안녕, 우리 아기
뭐해?

 

- 우린 여기 좀 있을게
- 같이 있어줘?

 

- 아니, 괜찮아
- 정말?

응, 고마워

 

넌 왜 그렇게
사회성이 없냐?

 

내가 어쨌길래?

 

20일 쿠퍼 세례식 때 올래?

 

- 네, 좋아요
- 사만다는?

 

고맙다
애니네 집안에선 중요한 행사야

 

우리도 세례 받았어요?

 

너흰 안 받아도
잘 클 거 같았어

 

- 지금이라도 받을래?
- 아뇨

 

쿠퍼랑 같이?
머리를 맞대고...

 

아빠도 주님의 자녀가
되는 건 아니죠?

 

- 그게 무슨 소리야?
- 다 들려!

 

엽총은 우리 집에 놔둬
네 엄마가 싫어할 거야

 

잘 봐, 사만다
이렇게 하는 거야

 

멋지네요

 

실력 녹슬지 않았지?

 

- 너 언제부터 여기 있었니?
- 모르겠어요

 

난 알아
수업 시간 내내 있었지

 

- 영상 일기는 끝냈어?
- 아직이요

 

디지털 인화 작업은 끝냈고?

 

아뇨
금방 끝날 거예요

 

'아뇨, 아직이요'

암실 사용은
수업 진도에 없어

 

넌 아직 여기
들어올 일이 없다고

 

과제를 끝내기 전엔
들어오지 말랬잖아

 

죄송합니다

 

- 네가 걱정된다
- 제가 왜요?

 

왜냐? 네가 제출하는 작품들은
다 훌륭해

 

넌 사물을 보는
시선이 독특해

 

- 넌 재능이 많다고
-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런 재능 갖곤
이 세상에서 별로 빛 못 봐

 

난 재능 많은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노력과 성실함과
직업 윤리 없이

그들 중 몇 명이나
프로로 성공할까?

 

그 답은
두 손가락으로 말할 수 있지

 

0이야
넌 성공 못해, 메이슨

 

경쟁은 치열해
이 세상엔 노력하는

 

천재도 많고
비록 재능은 없지만

 

열심인 사람도 많아

 

지금 저 교실에도
그런 애들 수두룩해

 

걔들은 지금 과제를 하고 있어

 

헌데 넌 과제를 않고
여기 있지

 

왜지?
네가 그렇게 특별하냐?

 

아뇨, 하지만
직업 윤리적인 면에서

 

저도 꽤 노력하는 편인데요

 

주말 내내
전 사진을 찍어요

 

- 너 풋볼 좋아하니, 메이슨?
- 별로요

 

알아. 그래서
숙제를 주겠다

 

오늘밤 풋볼 시합을 찍어와

 

시작 시간보다 일찍 가서

 

300장을 찍어
다운로드해서

 

분류한 뒤
월요일 아침 일찍 제출해

 

- 왜 그런 숙제를 주는지 아니?
- 알 거 같네요

넌 뭐가 되고 싶니?
뭘 하고 싶어?

 

사진을 찍고 싶어요
예술 사진

 

사진은 바보도 찍을 수 있어
예술은 특별한 거야

 

남과 다른
뭘 보여줄 수 있니?

 

- 그걸 알아내려고 노력 중입니다
- 더 노력해

 

20년 뒤엔 나한테
감사할 거다

 

'암실에서의 그 끔찍한 대화
고마웠습니다, 선생님'

 

교실에 가서 과제 해

 

너 걷는 게 좀 이상하다?

뒈질래?

 

단 둘이 암실에
너무 오래 있길래...

 

일 치르기 전에
밥은 먹이든?

 

메이슨, 저녁 먹게 내려와!

 

사만다! 사진하고 설명
아직 안 올렸어?

 

경매가 일요일까지야
빨리 올려야 돼

 

그런 걸 왜 해요?
온라인 고물상 같이...

 

- 엄마 직업 탄탄하잖아요
- 탄탄한데 하우스 푸어 됐어

 

모두 도와야 돼
네 동생은 사진 냈어. 너도 도와줘

 

- 그 따위 걸 누가 사요?
- 사만다, 말 조심해

 

엄마한테 버릇없이!
너 집 없이 살 수 있어?

 

전기 끊기면
너 휴대폰 충전도 못해

 

난 내년엔 집 떠나요

 

졸업반이면 한창 재밌을 땐데...

 

손톱 멋지구나

 

여자애들은
초딩 때도 발라요

 

계속 바르고 다닐 거야?

 

다 벗겨질 때까지요

 

여름엔 귀고리를 달더니
이젠 매니큐어냐?

 

- 거기다 손지갑까지 들고?
- 다들 들고 다녀요

 

멋있는 척하는 거예요

 

난 고등학교 때
알바하면서

 

내 돈으로 차 사서 몰았어
그게 멋진 거지

 

메이슨, 물이나 마셔
누나도 주고...

 

야, 똥폼 잡지 말고
시합만 찍으랬어

 

그러니까
운동장 쪽을 보고 찍어

 

그 선생과 잘 지내야 돼

 

매코믹이 파티 티켓 구했대
끝나고 갈 건데

 

- 너도 갈 거지?
- 그래

 

시합을 찍어

 

첫 득점이네! 멋진데?
끝내준다, 멋져

 

- 안녕
- 안녕, 재밌니?

 

재밌어
온 지 얼마나 됐어?

 

- 모르겠어. 좀 됐어
- 좀?

 

난 왠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많이 못 하고 사는 느낌이야

 

왜 그런 건데?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두려운 건가 봐

 

남들의 시선이...

 

그래, 다들 남의 시선에
쿨한 척하지만

 

- 속으론 신경 쓰지
- 맞아

 

주변 사람들이
내 인생에 간섭하는 게

너무 화가 나는데

 

정작 그들은
그걸 알지도 못해

 

그래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이 완벽한 세계에선

 

기분이 어때?
뭔가 좀 달라?

 

모든 게 다르지
원하는 걸 다 해보고 싶어

 

그럼
살아있는 것 같거든

 

평범함의 굴레에
갇히긴 싫어

 

말이 좀 어렵네

 

별 의미는 없어

 

넌 좀 괴상해. 알아?

 

그래?
그 말 칭찬이야?

 

모르겠어
괴상한 사람이 되고 싶어?

 

공원에서 애들을 놀래키는
변태 같은 건 말고...

 

너랑 얘기하니까 좋다

 

평소엔 내 생각이나 느낌을
잘 드러내지 않아

 

말로 표현하면
뭔가 이상해지거든

 

나한텐 왜
얘기하는데?

 

모르겠어
왠지 편한가 봐

 

고맙네

 


늦어서 죄송해요

 

몇 시까지 집에 오기로 했지?

 

좀 더 일찍이요

 

좀 더 일찍?
30분 전, 1시간 전?

 

너 나간 거
누나한테 듣고 알았다

 

걘 아까 왔어

 

- 죄송해요
- 요즘 그 말 자주 하는구나

 

그런데 늘 말뿐이잖아

 

네 멋대로
나가고 들어오고...

 

엄마야 화내든 말든

 

규칙 따윈
안중에 없다 이거야?

 

- 할 말이 없네요
- 웅얼거리지 마!

 

알아듣게 말해!
뭐라는지 통 못 알아듣겠다

 

늘 웅얼웅얼...
뭘 물어보면 넌...

 

왜 다들 맨날
나만 들볶아요?

 

내가 들볶아?

 

여긴 내 집이야
내 집에서 살려면

 

들어오라고 하는 시간에
들어와

- 당신은 내 아빠가 아니에요
- 그래, 물론 아니지

 

네 아빠와는 달리 난
직업도 있고 생활비도 내고

 

너와 네 엄마, 네 누나를
부양해, 알아?

 

내가 다 한다고!

 

- 좋은 아침
- 좋은 아침

 

어젯밤에 아래층 화장실
누가 썼니?

 

몰라요, 난 아니에요

 

- 그 키 큰 애, 이름이 뭐지?
- 필립?

 

그래, 걔 짓이네
걔 글 못 읽니?

 

변기 고장 났다고
써 붙여놨잖아

 

- 그것도 못 읽어?
- 모르겠어요, 죄송해요

 

- 이 집 내놓아야겠어
- 왜요?

 

집이 너무 커
너도 대학 갈 거고...

 

- 우리한텐 과한 집이야
- 근데 애초에 왜 샀어요?

 

난 늘 연구하거든
어떻게 하면

 

더 가난하게 살 수 있을지...

 

젊을 때 늘 뭔가
가지려고 애썼는데

 

이젠 그걸 버리며
사는 일만 남았어

 

그래요? 어떤 거요?

 

남편 두어 명 버렸고
대출도 끝낼 거고

 

집을 관리하는 스트레스나

 

주택 보험, 토지세 따위도
이젠 안녕이야

 

이제부턴 난
수도승처럼 살 거야

 

단순하게
금욕적으로...

 

민망한 표현은 삼가해줘요

 

그럼 큰 집을 가진
가난한 돌싱녀로 살까?

 

그게 더 낫니?

 

뭐...

 

메이슨, 네가 먹은 그릇
그냥 두고 가지 마

 

- 난 종일 그릇 씻어요
- 그럼 더 잘 씻겠네

 

불쌍한 엄마를 위해
두어 개만 더 씻어줘

 

고맙다

 

- 너도 줄까?
- 맙소사!

 

손도 안 댔어
내가 쭉 지켜봤어

 

그러셨겠지, 이 변태야

 

데이트하는 것 같네

 

건배

 

낭만적인 밤이군

 

그래, 키스는 기대 마

 

대신 찐하게 애무 해줄게

 

메이슨, 주문 엄청 밀렸어!

 

- 저도 서두르고 있어요
- 그럼 내가 잘못 봤나?

 

너 방금 잡담했잖아
샐러드 바도 안 채우고

 

6인석, 4인석 테이블의
빈 그릇도 안 치우고!

 

엔리케가 없잖아요
나도 애쓰고 있어요

 

네가 애쓸 동안
다 엉망 됐어

 

손님들한테 뭐라고 해?

 

'테이블을 못 치워서 죄송합니다
메이슨도 애쓰고 있대요'

 

'제가 볼 땐
에이프릴과 히히덕대며'

 

'새우나 먹었지만요'
오늘 많이 힘든 건 알지만

 

한가지 말해줄 게 있어

 

넌 곧 조리를 맡게 될 거야
책임이 큰 일이지

 

돈도 많이 받고...
그 말 들으니 어때?

 

- 좋네요
- 돈이야 알아서 잘 쓰겠지만

 

책임도 잘 질 수 있어?

 

넌 잘 할 거야. 난 널 믿거든
하지만 일단은

 

접시부터 치워
빨리!

 

뭐해?
날 실망시키지 마!

 

잘 굴러가?
발전기는 말썽 안 피워?

 

괜찮아요
여행엔 문제 없어요

 

오스틴에 가면
누나 만날 거야?

 

네, 기숙사에서 묵으래요

 

마침 룸메이트가
어딜 간대요

 

텍사스 주립대에
지원서는 냈니?

 

아뇨
시나는 결정했나 봐요

 

너도 그 대학 가고 싶으면

 

되도록 빨리 지원해

 

주관이 뚜렷하다는 걸
보여줘야 돼

 

살다 보면 결단력이
필요할 때가 많아

 

알았어요

 

일은 어때?
잘 돼가니?

 

오늘은 힘들었어요
한 명이 안 나와서...

 

대신 한가지를
확실히 깨달았죠

 

인간은 게으르다는 거

 

사람들이 네 얘길 물으면
난 이렇게 말해

 

'걘 일을 한다
깨끗이 씻고 닦는 일'

 

애니와 쿠퍼한테
인사할래?

 

형한테 인사해
안녕, 형

 

안녕, 애니
안녕, 쿠퍼

 

- '안녕' 해봐
- 안녕!

 

곧 보자

 

그래, 운전할 때 조심해

 

문자 치거나
한눈 팔지 말고...

스타워즈의 오비완처럼
집중해서 운전하라고

 

앞뒤를 잘 살피면서...

 

까딱 실수하면 사고 나

 

누나한테 전화 좀 받으라고 해
자기가 전화 하든지...

 

- 끊을게, 여행 잘 해라
- 네, 아빠

 

이거 누나 갖다 줘
트렁크에 실어놔

알았어요

 

- 시나는 어디서 묵어?
- 자기 친구네서요

 

거기 진짜 친구가 있어?

 

2학년생인데
아파트가 있대요

 

이건 비상금이야
쓰지 말고 반납해

 

네, 고마워요

- 과제는 했니?
- 내일 밤까진 끝낼 수 있어요

 

고2는
대입에 중요한 시기야

 

알아요
텍사스 대에 꼭 갈 거예요

 

나도 갈까? 시나가 좋아할 거야
기름값 낼게

 

농담이야
나도 바빠

 

- 도착하면 전화해
- 그럴게요

 

잘 놀다와!

 

그것도 네 특유의
극단적인 관점 같은데?

 

아냐!
분명한 사실이야

 

사이보그나 로봇은
제작비가 너무 엄청나게 들어서

 

만들기가 아예 불가능하니까

 

인간을 로봇으로
개조하기로 한 거야

 

- 지금 그렇게 하고 있어
- 지금?

 

그래, 별 볼 일 없이 빈둥대는
우리 같은 인간 쌨잖아

 

돈도 안 들고

 

자기 관리 잘하고
끊임 없이 번식을 하고

 

게다가 생리적으로

 

사이보그가 되도록
프로그래밍 돼 있고...

 

- 어떻게?
- 사실이야

 

기사에도 나왔더라
사람들은

 

이메일 도착음이 울리면

 

뇌에서 도파민이 나온대

 

세뇌당한 대가로
화학적 보상을 받는 거지

 

너무 끔찍해
인류는 끝장난 거야

 

페북을 삭제하면
그게 해결돼?

 

작년에 트레버가
페북 삭제했다가

 

왕따 된 거 기억나?

 

- 네가 제일 놀렸지
- 지금도 놀려먹고 있어

 

걔, 엄청
관심 받고 싶었나 봐

 

튀고 싶었든가...

 

교지에도 그 문제에 관한
기사가 실렸잖아

 

걘 한달 뒤 돌아와
폭탄 선언을 했지

 

난 관심을 받으려는 게 아냐

 

사이버 가상 세계에서
살기 싫을 뿐이야

 

진짜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은 거야

 

페북의 프로필이 아닌
진짜 사람 말이야

 

미안, 방금 뭐랬어?

 

장난인 건 알지만
이게 현실이야

 

넌 계속
폰만 보고 있잖아

 

이 토요일 오후에

 

친구들이 뭐 하는지도
관심 없고

 

그렇다고 내 신세 한탄에
딱히 관심 있는 것도 아니고...

 

다들 그렇게 양쪽에
발 걸치고 살고 있어

 

양쪽 다 건성으로...

 

이건 그냥 정보를 얻는 거야

 

예를 들어, 사만다와 만나기로 한
클럽 주소를 검색하면

오늘 밤에 길에서
안 헤매도 되잖아

 

페북 덕에!

 

난 방금 엄마한테 문자도 보냈어

 

굉장한 사건이네

 

너 엄마 못 본 지
55분쯤 됐냐?

 

중요한 소식이 떴어

 

멕네 가족이
미니피그 분양 받았대

 

그래, 예쁘다
진짜 작고 귀여운 돼지네

 

어쨌든 인생은 계속 되지

 

하나 키우고 싶다

 

나이스 샷

 

현관 직원한테 신분증 보여주면
들여보내 줄 거야

 

206호 맞지?

 

- 정말 우리 가도 돼?
- 그럼, 재밌게 지내

 

고마워
둘이 사귄 진 얼마나 됐어?

 

한 석달 됐어

 

파티에서 만났는데
서로 필이 딱 꽂혔지

 

- 괜찮은 사람 같아
- 응, 멋져

 

같은 텍사스 대야?
전공은 뭔데?

 

역사학
그리고 아마 이태리어가

 

부전공일 거야

 

- 이태리어 교사할 거래?
- 아직 결정 못 했대

 

어쨌든 똑똑해
굉장히...

 

여기 오면
어디서 지낼 거야?

 

아직 모르겠어
내일 아파트 알아보려고

 

부모님은 기숙사에서
지내길 원하지만

 

내가 벌어서 대학 가니까
강요는 못하시지

 

18살 넘으면
부모가 간섭 못하지

 

경제적으로
못 도와줄 땐 특히...

 

- 그래, 맞아
- 하지만 기숙사도 지낼 만해

 

남녀공용일 땐 특히...

 

귀여운 남자애들이
수두룩 빵빵하거든

 

대학은 신 나는 데야

 

- 맞아
- 멋진 곳이지

 

후버 댐 공사장에서
마지막으로 죽은 건

 

그의 아들
패트릭 티어니였죠

 

걘 1935년 12월 20일에
죽었어요

 

그 날로부터
정확히 13년 뒤에...

 

저쪽
여학생 클럽 애들 보여?

 

방금 결심했어. 네가 페북 삭제하면
나 저기 가입할래

 

그래, 곧 넌
쟤들처럼 되고

 

난 저렇게 되겠지

 

...마루바닥엔 별자리표 즉,

 

천체 성도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북극성이 앞으로 14000년간

 

어떻게 움직일지를
미래 세대에게 보여주는...

 

왜 저러지?
밥 사먹을 돈은 있나 본데...

 

방금 자기가 텍사스 대 교수래
그것도 종신 교수

 

이 사람들 좀 봐
새벽 3시에 여기서 뭐 하는 걸까?

 

우린 새벽 3시에
뭐 하는 건데?

 

우리야 다르지
우린 목적이 있잖아

 

- 당연히 있지
- 그래

 

내년 여름엔
이게 우리 모습이 될 거야

 

밤새 놀고 공연도 보고
뭐든지 다 할 수 있어

 

- 강의를 듣긴 할까?
- 가끔 듣겠지...

 

왠지 공부하고 싶은
느낌이 팍 올 때?

 

그렇지

 

- 더 필요하신 거 없어요?
- 치즈 더 시킬까?

 

 

- 맙소사
- 왜?

 

뭔가 두렵지 않니?
대학생이 된다는 거...

 

내 말은,
집 떠나 혼자 살고

 

사진에 대해선
좀 더 배우겠지만...

 

대학생 된다고
뭔가 확 변할 거 같진 않아

 

나도 변화는 기대 안 해
그냥 삶의 단계지

 

그냥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의 길일 뿐

 

이게 미래의 열쇠는 아냐

 

우선 우리 엄마를 봐
학위도 땄고 좋은 직업도 있고

 

- 돈도 벌지만...
- 난 네 엄마 좋던데?

 

나도 좋아해, 다만...

 

우리 엄마도 나만큼
헤매면서 산다는 거지

- 감사합니다
- 고마워요

 

누구세요?

 

우리가 온다는 말
사만다가 안 했어요?

 

안 했어요

 

죄송해요

 

주말에 어디 가신다길래...

 

네, 갔다가 돌아왔어요

 

사만다 동생이에요?

 

네, 메이슨이에요
여긴 시나고...

 

안녕

 

그럼...

 

짐은 여기 놔두고
뭐 좀 먹고 올게요

 

조금 있다가 올게요

 

네, 그러세요
저희 금방 갈 거예요

 

그래요, 반가웠어요

- 저희도요
- 죄송해요!

 

진짜 민망하네

 

메이슨, 은상 수상자

 

- 축하한다
- 감사합니다

 

- 장학금 탔다며?
- 네, 꽤 도움이 됐어요

 

- 언제 출발해?
- 여름 끝무렵에요

 

그때까지 알바해서
돈을 좀 더 모으려고요

 

- 그래, 이제 홀로 서야지
- 그래야죠

 

- 그래, 기분이 어때?
- 흥분돼요

 

- 반쯤은 두렵기도 하고...
- 그래, 패닉이 좀 오지

 

- 네, 맞아요
- 하지만 대학 가보면 좋을 거야

 

난 고등학교보단
대학 때가 좋았어

 

평생 친구는
대학에서 만나

- 그렇대요
- 잘 될 거야

 

네 마음을 믿고 따라가

감사합니다

 

행운을 빈다
치실 꼭 쓰고!

 

내일 꼭 할 말이 있어

 

- 무슨 일이야?
- 나무 밑에서 봐

 

너 왜 그렇게 유치해?

 

네가 사방에 떠들어서
일을 크게 만들었잖아

 

- 난 말 한 적 없어
- 신시아가 다 알아

 

네가 헤어진 이 루저랑
파티 가기로 한 거

 

- 걘 내 절친이야
- 네 절친, 엄청 입 싼 거 몰라?

 

그럼 걔한테 따져

 

네가 전해
이왕 소문을 낼 바엔

 

네 대학생 남친이
어딜 가는 바람에

 

내가 대타가 됐다는 얘기도
소문 내라고!

 

네가 표를 사놨다며?
겨우 댄스 파티 갖고 뭘 그래?

 

- 난 너랑 친구로 잘 지내고 싶어
- 난 싫어, 쪽 팔린다구

 

남의 시선 상관 없다면서?

 

남이 뭐라든 내 생각이
더 중요해. 난 이제

 

파티의 굴욕왕이
되게 생겼어

 

- 좋아, 그럼 가지 말자
- 좋아

 

우리가 뭣 때문에...

 

이렇게 될 줄 알았잖아
계기는 내가 만들었지만...

 

- 그래, 대학생과 잤지
- 닥쳐!

 

- 난 후회 안 해
- 그러시겠지

 

솔직히 스트레스였어

 

늘 우울한
너랑 만나는 거...

 

세상은 살만 해
음모로 가득 찬 지옥이 아냐

 

넌 낙천적이라서 좋겠다

 

운동선수랑 사귀더니
쿨해졌네

 

걔 운동 선수 아냐
라크로스 팀 멤버지

 

내년엔 각자 딴 학교로 가
심각한 관계 아니라고

 

그래?
훨씬 위안이 되네

 

- 그냥 같이 노는 거야
- 걘 즐겁겠지

 

철 좀 들어라, 메이슨

 

착각 마
나도 만나는 애 있어

 

- 누구?
- 무슨 상관이야?

 

- 누군데?
- 관심이나 있어?

 

네가 먼저 얘기 꺼냈잖아

 

그래, 관두자

 

괜히 못되게 구는 거
알아

 

젠장, 그딴 걸 또 보느니

 

차라리 꼬추를
떼버리고 만다

 

걱정 마
절대 또 볼 일 없어

 

- 그래, 고맙다
- 그거나 줘

 

다 마셔
쭉 다 마셔

 

사람을 불러냈으면
뭔가 재밌는 게 있겠지?

 

오스틴에서 아빠가 오셨어
쇼 보러 갈 거야

 

아빠 친구가 연주한대

 

엄청 재미 있겠다

 

젠장, 차가 엄청 많네
진짜 들어가기 싫다

 

재미있겠네. 사랑하는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

 

웃기지 마
너도 같이 가

 

싫어, 절대 안 가

 

가야 돼
우리 엄마한테 인사해야지

 

그냥 가면 섭섭해하셔

 

자, 그럼 들어가볼까?

 

잠깐만, 잠깐만 좀 기다려

 

너한테 여긴 적의 소굴이야

 

알고 있어

 

축하해, 메이슨!

 

주인공 왔네!

 

취직이나 해!

 

아냐, 사진 찍어야지
다시 써

 

- 카메라 좀 갖다 줘
- 축하한다, 메이슨

 

누군지 모르지만 축하해!

 

자, 모두 여길 보세요

 

- 웃어
- 준비 됐지? 아주 좋아

 

멋지네, 그래, 좋아

 

이제...
사만다, 어디 있니?

 

메이슨 1세 어딨어?
인심 쓸 때 와. 빨리 와

 

좋아, 자, 찍는다
멋지네!

 

이메일로 다 보내줄게

 

이 먼 데까지 와주셔서
감사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와야지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축하해

 

리는 졸업 여행 때문에
못 왔어

 

- 안부 전해주세요
- 그럴게

 

애비, 몰라보겠다
몇 살이야?

 

13살

 

한잔 더 마셔야겠네
한잔 드릴까요?

 

그래, 나도 줘

 

선물이 있다

 

- 뭔데요?
- 저축 채권이야

 

돈보다 좋은 거야
돈은 다 써버리잖아

 

- 세상에, 네 어머니셔?
- 네

 

괜찮아
3초 안에 먹으면 탈 안 나

 

정말 훌륭한 아빠야

 

다들 모여요
메이슨을 위해 건배합시다

 

메이슨, 넌 파티를 원치 않았지만
우리가 저질렀어

 

고등학교 졸업은
평생 한 번뿐이잖니

 

졸업과 진학을
축하해주고 싶었어

 

많이 배우고
즐겁게 지내렴

 

좋은 스승들에게
예술적인 영감도 많이 얻고...

 

사랑한다
정말 자랑스럽다

 

- 메이슨을 위하여!
- 메이슨을 위하여!

 

네 차례야

 

메이슨, 네 미래를 위해
건배하고 싶구나

 

축하한다
이번 학년말엔 진로 문제로

 

마음이 뒤숭숭했지?

 

쟨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에 가고 싶어했지만

 

거주자 학비 혜택을 위해
주립대에 갔어요. 고맙다

 

신중한 애니까
잘해낼 겁니다

 

- 너의 미래를 위해!
- 너의 미래를 위해!

 

메이슨 2세
고교를 졸업한 18세의 이성애자!

 

이 인간은 무시해요
꼴통이에요

 

널 안 지는
얼마 안 되지만

 

처음 봤을 때보다
넌 정말 많이 자랐어

 

네가 자랑스럽다

 

사진 일이 안 풀리면
우리 식당으로 와

 

귀걸이는 빼고...

 

홀 서빙 일 시켜줄게

 

너한테 건배!

 

사만다도 한마디 해!

 

그래, 해!

 

한마디 해

 

행운을 빈다

 

- 그래서 여친과 깨졌다고?
- 네, 최근에요

 

- 걔 이름이 뭐라고?
- 시나예요

 

시나
걔도 같은 대학에 가니?

 

아뇨
걘 이쪽에서 다닐 거예요

 

짐 옮길 때 태워줄까?

 

잠깐 인사하고 싶었어요

본 적 있지?
애들 이모 할머니

 

- 응, 저번에...
- 사만다 졸업식 때

- 아기는 어디 있어요?
- 집에 있어요

 

- 사만다 졸업식 때 너무 보채서...
- 보고 싶었는데...

 

파티에 방해될까 봐요

 

둘이 참 잘 만났네요
좋을 때 잘 만났어요

 

- 그런 거 같아요
- 둘 다 반가워

 

- 저도 반가워요
- 아들이 자랑스럽지?

 

네, 자랑스러워요

 

완전 마귀 할멈이야

 

너 이제 곧 대학에 가지?

 

네 아빠나 날 닮았으면

 

여자들이 엄청 꼬일 거야

 

화끈한 밤의 인생이
쫙 펼쳐지는 거지

 

네 앞에 예쁜 여자애들이
줄을 설 거다

 

하지만 조심해야 돼
이번 여름엔 특히!

 

섹스 할 때 꼭
피임도구를 사용해

 

얜 무슨 말인지 알 거야

 

그래서 인생 꼬였잖니
명심해

 

스티븐

 

건배

 

- 그렇게 간단한 얘기가 아냐
- 4년 더 남았어, 4년 더 남았어

 

그냥 그렇다고

 

- 다 분리 수거해?
- 거기 넣으면 돼

 

아, 그래, 알았어

 

전 남편들 중에
나만 왔어?

 

응, 당신 마누란
여기 둘이지만...

 

둘 다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게 믿어져?

 

아니, 안 믿어져

 

혼자 둘 키우느라 고생했어

 

고마워. 당신이
그런 말 해줄 줄은 몰랐네

 

사실이잖아
고마워

 

- 당신은 이제부터 또 시작이네?
- 그러게 말이야

 

15년은 있어야
내 품을 벗어나겠지

 

나도 파티 비용 좀
부담할게

 

준비하느라 수고했어
많진 않지만...

 

- 성의로 받아줘
- 그래, 고마워

 

현금이 없네
애니한테 있어. 금방 올게

 

저런, 대학 라크로스 선수?
그래서 어쩔 거야?

 

- 걘 운동을 좋아하지도 않아요
- 맥주 마실래?

- 아뇨, 됐어요
- 한잔 해

 

위로가 될진 몰라도
우리도 다 겪어본 일이야

 

그것과는 달라요
걜 모르시면서...

 

그래, 알아
똑같진 않겠지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요

 

이봐, 지미, 지미

안녕, 메이슨

우리 여기 좀 있을게
괜찮으면...

 

- 당연히 괜찮지
- 그래

 

- 걔가 메이슨 주니어야?
- 응

 

엄청 컸네

 

네 얼굴 보려고 일찍 왔어

 

잘했어
끝나고 올라갈게

 

알았어
날 믿어, 넌 잘못한 게 없어

 

고등학교 때의 사랑은
이뤄지지 않아

 

살아가면서
다들 너무 바뀌잖아

 

젊은 애들이 계속
같은 길을 갈 확률은...

 

- 네, 그건 알지만...
- 내 말을 믿어

 

멍청한 여자애 때문에
질질 짜는 건

 

진짜 쓸데 없는 시간 낭비야

 

걘 멍청하지 않아요
진지한 애예요. 난 정말...

 

- 뭐?
- 모르겠어요

 

여자들은 만족을 몰라

 

늘 새 남자를 찾지
미안한 말이지만

 

너한테도 그런 일이
생긴 거야

 

그게 무슨 뜻이에요?

 

네 자존감을
실라한테 뺏기지 말란 얘기야

 

시나예요

 

네가 책임져야 할 건 너야
여친도 엄마도 나도 아닌 너

네가 너 자신을 아끼면

 

시나 같은 여자애들이
네 앞에 줄을 설 거다

 

멋지네요

 

딴 애들과
네 자신을 차별화 해

 

뭔가 하나 특출나면
딴 놈들을 제치고

 

최고의 여잘 얻을 수 있어

 

그러니까 라크로스를
배우라는 거예요?

 

그렇지
아니면 밴드를 결성하든가...

 

나도 그 수법이 먹혔거든
지미는 지금도 써먹잖니

 

- 아니면 계속 사진을 찍든가...
- 시나는 내 사진이 싫대요

 

난 걔 밥맛이더라
몇 번 봤는데 귀엽긴 하지만

 

솔직히 난 걔가
너무 뭐랄까...

 

고지식한 거 같더라
너랑 잘 안 어울려

 

- 진심이에요?
- 미묘하게 안 맞아

 

솔직히 걔가
라크로스 선수와

 

눈이 맞았다는 얘길 듣고
올 게 왔구나 싶더라구

 

한마디로 남녀 관계에선
타이밍이 제일 중요해

 

네 엄마와 날 봐

 

나도 이젠 드디어
고리타분한 쫌생이가 됐어

 

네 엄마가 그렇게 원하던...

 

그때 엄마가
힘들었던 건 알지만

 

좀 더 날 이해하고
참아줬다면...

 

내가 주정뱅이 의붓 아빠들을
만날 일도 없었겠죠

 

- 그래 봤자, 무슨 의미가 있어요?
- 뭐가?

 

그냥 전부 다요
모든 거 다...

 

모든 게 무슨 의미가 있냐?

 

글쎄, 나도 모르겠다

 

그 답을 아는 사람은 없어
그냥 최선을 다할 뿐

 

넌 아직 열정이 있잖니
그 열정을 잃어버리지 마

 

나이 들면 열정도 사라져
무감각해지지

 

너한텐 사진이 있잖아

 

넌 수천 명의 경쟁을 뚫고
뽑혔어

 

은상이에요
10명이 공동 수상한...

 

띄워주려고 애쓰는데
자꾸 초 칠래?

 

넌 특별해. 그걸 모르는
여자애가 한심한 거야

 

다음 곡은 여기 온
한 청년에게 바칩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봐왔는데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니
내가 팍 삭은 기분이네요

 

졸업을 축하한다, 메이슨

 

고마워요

 

집의 모든 물건을
네 가지로 분류하는 거야

 

첫째, 너희가 갖고 갈
추억이 담긴 물건

 

둘째, 버릴 물건
셋째, 기부할 물건

 

넷째, 차고 세일 때
팔 물건...

 

안 팔리는 건
기부할 거야

 

새 아파트에 다락이나
창고 같은 거 없어요?

 

없어. 있어도 좁은 아파트에
잡동사닐 다 가져갈 순 없어

 

- 우리가 또 이사를 하다니...
- 내가 이사하는 거야

 

넌 2년 전에 오스틴으로
이사 갔잖니

 

얜 가을에 갈 거고...
내 할 일은 끝났어

 

이제 하고 싶은 거
다 해볼 거야

 

안식년을 신청해서
책을 한 권 출판하든가...

 

크리스마스 땐 어떻게 해요?

 

난 얘랑 방 못 써요

 

한 명은 소파에서 자면 돼
캠핑용 매트리스도 있고...

 

내 빨래는 어떻게 해요?

 

난 널 둥지에서
내보내려는 거야

 

빨래는 네 아파트의
코인 세탁기로 해결해

네가 번
25센트짜리 동전으로...

얼굴 펴!
너희도 이젠 어른이야

 

스스로를 책임질 나이라구

 

뭐 먹을래?

난 야채버거 먹을게요

 

난 됐어요
배 안 고파요

너 왜 그래?

 

몸이 안 좋아요

 

왜, 머리 아파? 열 나니?

 

임신했어요

 

아니에요
어젯밤에 너무 과음했어요

 

운전은 안 했지?

 

네. 캐리가 돌아와서
같이 놀았어요

 

복숭아맛 보드카가
술술 넘어가서...

 

시끄러, 그건 변명이 안돼

 

어쨌든 빨리 네 짐 빼
속히 집을 빼줘야 돼

 

안녕하세요
전 어네스토예요

 

몇 년 전에 제가 댁의
배관 공사를 해드렸죠

 

- 아, 네
- 그때 제 인생을 바꿔주셨어요

 

똑똑하니까 공부를
더 해보라고 하셨죠

 

그래서 영어 학원에 다녔고
2년제 대학을 나온 뒤에

 

지금은 텍사스 주립대를
다니고 있어요

 

여기 매니저 일 하면서...

 

잘 됐네요

 

정말 반갑네요. 꼭 한번
감사 인사 드리고 싶었는데...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됐어요

 

식사 값 내지 마세요
감사의 뜻으로 제가 대접할게요

 

어머니 말씀 잘 들어요
지혜로운 분이세요

 

고마워요

 

20가지 설문으로 사람을
파악할 수 있다니 신기하지 않아요?

 

세상엔 8가지 타입의
인간밖에 없대요

 

물론 남녀도
구분해야겠지만

 

생각만큼 인간이
특별하진 않다는 거죠

걔하고 직접 얘긴 해봤어?

 

메일만 주고 받았는데
괜찮은 애 같아요

 

문학과 인류학을
배운대요

 

브라이트 아이스 팬인 것도
마음에 들어요

 

걔 말이, 방 배정 시스템이
좋아졌대요

 

전엔 룸메이트에 대한
신입생들의 만족도가

 

60%였는데
이젠 100%래요

 

컴퓨터 덕에...

 

그럼 걔랑도 잘 맞겠네

 

네, 근데 곧 설문도
필요 없어질지 몰라요

 

NSA에서 개인의
디지털 정보를 스캔,

 

룸메이트를 정해주는 거죠

 

말하고 글 쓰고 검색한
흔적을 토대로...

 

이거, 엄마가 또
여기 넣었어요?

 

- 안 가져간다니까...
- 네가 찍은 첫 사진이야

 

그러니까 더
가져가기 싫다고요

 

- 왜요?
- 아냐

 

- 왜 그래요?
- 아니라니까!

 

엄마

 

오늘은 내 인생
최악의 날이야

 

- 무슨 소리예요?
- 떠날 건 알았지만

 

이렇게 신이 나서
갈 줄은 몰랐다

 

신 나는 건 아니에요
그럼 울어야 돼요?

 

결국 내 인생은
이렇게 끝나는 거야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
결혼하고 애 낳고 이혼하면서!

 

네가 난독증일까 애 태웠던 일
처음 자전거를 가르쳤던 추억...

 

그 뒤로 또 이혼하고
석사학위 따고

 

원하던 교수가 되고
사만다를 대학에 보내고

 

너도 대학 보내고...
이젠 뭐가 남았는지 알아?

 

내 장례식만 남았어!

 

어서 가!
그 사진은 두고 가!

 

왜 미리 걱정을 해요?
40년이나 앞당겨서?

 

난 그냥...
뭔가 더 있을 줄 알았어

 

♬ 날 보내줘요 ♬

 

♬ 당신만의 영웅이 되긴
싫어요 ♬

 

♬ 당신만을 위해 살 순 없어요 ♬

 

♬ 세상과 맞서
싸워보고 싶어요 ♬

 

♬ 당신의 가면놀이 ♬

 

♬ 당신의 퍼레이드에
발 맞추긴 싫어요 ♬

 

♬ 이젠 다른 누군가와 함께
걸어보고 싶어요 ♬

 

♬ 돈을 벌어서 ♬

 

♬ 여자친구도 만나고 ♬

 

♬ 새 기타도 사고 ♬

 

♬ 그녀와 주말을 함께 보내고 ♬

 

♬ 서로의 귓가에 ♬

 

♬ 미래의 꿈을
속삭일 수도 있겠죠 ♬

 

♬ 그녀는
내가 지켜주길 원하겠죠 ♬

 

♬ 하지만 난
평범한 녀석에 불과해요 ♬

 

- 네가 메이슨이구나
- 응, 달튼 맞지?

 

- 응, 드디어 만났네
- 그래

 

- 이쪽 쓰는 거 괜찮아?
- 응

 

나도 오늘 아침에
짐을 옮겼거든

 

난 괜찮아, 상관 없어

 

좀 도와줄까?
짐 옮기는 거?

 

아냐, 짐이 별로 없어
어쨌든 고마워

 

고맙긴, 당연하지

 

이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갈 거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당연히 안 가지

 

너도 가지 마
더 멋진 계획이 있어

 

- 준비 됐어?
- 응

 

바브
내 룸메이트 메이슨이야

 

- 너도 갈래?
- 어디 가는데?

 

- 하이킹
- 지금 가면

 

저녁쯤 빅벤드에 도착해
거기 가봤어?

 

응, 아주 어릴 때 한번

그럼 더 가봐야지
이 학교 학생 됐는데...

 

메이슨
바브의 룸메이트 니콜이야

 

반갑다

 

메이슨, 니콜

 

이거 먹을래?

 

- 응
- 자, 남은 거 다 줄게

 

산에 올라가면
약발이 올라올 거야

 

좋지

 

가자

 

- 여긴 그런 전공도 있어?
- 아니, 여긴 없어서

 

학교 밖에서 연습해

 

기본 공부는 하지
춤의 역사 같은...

 

멋지다
뭘 가르치는데?

 

아, 민망한데...
탭댄스, 재즈, 힙합

 

- 그중에 뭘 제일 좋아해?
- 탭댄스

 

직접 자기 스타일을 짜야 돼
정해진 규칙이 없어

 

- 창작의 자유랄까?
- 멋지다

 

그래서 난 가르치는 일이 좋아
점점

 

사라져가는 멋진 춤들을

 

애들에게 가르치면서
보람을 많이 느껴

 

- 애들이 몇 살인데?
- 6~8살

 

아이들은 두려움이 없고
남을 의식 안 해

 

뻘쭘한 느낌을 모르지

 

그래
앞으로 알게 되겠지

 

달튼은 가끔 저렇게 미쳐

 

그래도 꽤 좋은 애 같아

 

그래, 둘 다 좋은 애들이야

 

기분이 어때?

 

좋아
솔직히 굉장히 좋아

다행이네

 

널 알게 돼서 정말 기뻐

 

그래
나도...

 

기분이 너무 짜릿해서
소름이 돋는다!

 

미래가 우리 앞에
쫙 펼쳐진 거 같아

 

모두 일어나 세상을 향해 외치자
'죽이네!'

 

흔히들 이런 말을 하지
이 순간을 붙잡으라고...

 

난 그 말을
거꾸로 해야 될 거 같아

 

이 순간이 우릴
붙잡는 거지

 

그래
무슨 말인지 알아

 

시간은 영원한 거지
순간이라는 건

 

늘 바로 지금을
말하는 거잖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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