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기 시작했군

어서 마을로 돌아가지 않으면
장작이 젖어 버리겠어

 

다, 당신
괜찮아?

모, 모두 당했어…

영주 님께 알려야 해…

다, 당했다고?

누구한테 당했다는 거지?

고블린이다

고블린이…
나왔어…!

고, 고블린!?

 

예를 들면, 꽃의 향기에

이끌린 꿀벌은 기뻐할까?

정말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게 되면

너무 좋아해도 조금은 괴롭겠지

갑작스런 비에 젖은 꽃잎

쏟아진 물방울이

다음에 찾아오는 아침 해를 비추며 빛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 봤어

울퉁불퉁, 구멍에 휘어진 길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고 싶어

"분명, 분명"을 되새겨 가며

진흙 냄새가 진동하는 내 여행길은

마법이라는 말로는 부족하겠지만

단 1초의 번뜩임은 분명 식지 않는 마법이야

 

식지 않는 마법이야

 

매직 메이커
 

매직 메이커
- 이세계 마법을 만드는 법 -

 

제3화 『고블린 습격』
 

집마!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굉장해, 시온!
신기록이잖아!

누나가 도와준 덕분이야

 

그렇게 기뻐 보이지 않네

그렇지 않아

전보다 잔뜩 마력을
방출할 수 있게 됐으니까

하지만 여기에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니까

빛나는 것만으로는 안 돼?

안 된다는 건 아니지만…

 

전보다 따뜻해진거 같아

마력 조작에 익숙해져서 그런 걸지도 몰라

빛나면서 따뜻하기만 한 마법

 

나는 좋아해
시온의 마법!

고마워, 누나

그치만 딱 보더라도 마법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용해 보고 싶단 말이지

「파이어 볼」이나 「선더볼트」 같은 걸!

아마도 감정, 의지, 욕구의 비율에 따라
마력이 방출되는 거니까

시온…

그걸 어떻게 자연현상과
엮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시온

 

그밖에도 궁금한 점이 있어

요정과 마물이다

 

요정은 생물이나 현상에
가까운 존재라고 여겨지는지

조달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그게 요정상이다

 

사람과 흡사한 형태의 존재를
사고 판다

부모님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야

마물에게 관해서는…

시온도 정말!

 

미, 미안
누나

 

창고에 있는 무기를
모두에게 나눠주게

- 네

 

- 아버지?
- 마리, 시온

저기, 무슨 일 있었어?

 

음, 고블린이 나타났다

고블린이라니…

혹시 마물!?

그렇다

이 근방에서 수 마리를
발견했다는 증언이 있어서

위험하지만 토벌해야 하게 되었다

 

나이스 타이밍!

고블린을 연구하면 마력에 대해
무언가 알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런데…

이 분위기는 뭐지?

고블린은 흔히 말하는 잡몹 아니야?

마을에 있는 여성, 노인과 아이들은
전원 여기에 집결시킨다

절대 외부에는 나가지 않도록

네, 알겠어요

괜찮아

고블린은 아버지와
다른 사람들이 해치워 줄 거야

으, 응

그리고 시온은 내가 지킬 거니까!

 

그럼 우리들은 소굴로 향하겠다

 

뭘!

고블린은 두 마리 정도밖에
없는거 같으니 괜찮다!

 

아, 아빠!

시온, 미안하지만 시간이 없다

얘기는 나중에 하려무나

금방 끝나

고블린은 바깥에서 2층으로
들어올 만한 지혜나 신체능력을 갖고 있어?

아니, 그건 없지

녀석들은 머리가 나쁜 데다가

집의 외벽은 보통 균일해서
올라오지 못할 거다

그럼 우리들은 2층에 숨어 있을게

1층 입구는 가구로 막아서
들어오지 못하게 해 둘게

그러면 고블린이 와도
안심할 수 있겠지?

확실히

 

그럼 그렇게 해 줘

우리들이 돌아오면 2층까지
들리도록 신호를 보내겠다

응, 알겠어

 

부탁하마
시온

 

 

마을 사람들과
2층 방에 숨어서

어느 정도 지났을까

 

1시간?

아니, 2시간?

 

더 지났을지도 몰라

 

아버지일까?

신호가 없었어
아빠가 아니야

그, 그럼…

 

창문이 부서졌어?

 

시온, 이 소리는 뭐야?

설마 고블린이 집에 들어온 건…

말하지 마

 

이런 걸 연구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니

 

나는 바보야?

 

아, 아이들만큼은 죽이지 말아줘!

 

- 엄마!
- 어머님!

 

이 녀석, 알고 있는 거야

자신이 압도적인 강자라는 걸

 

내, 내가 상대해 줄게!

- 그만두렴!
- 누나, 돌아와!

시, 싫어!

내가 시온을 지키겠다고 했잖―

 

- 도망쳐!
- 마리!

 

누나!

 

어, 어머님?

 

어머님, 어머님!

마리…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둘 다 죽겠어!

 

가족이…

소중한 사람들이…!

그런 건 절대로!

싫어!

 

시온!
너, 대체 뭘!

 

로즈 말대로야

팔을 붙잡아 봤자 아무것도…!

 

이 빛, 마력의!

 

그렇구나!

 

집마!

 

좀 더다

좀 더, 좀 더 마력을 모으는 거야!

 

집마!

 

내가… 죽인 건가

 

시온

 

시, 싫어!

 

하, 하하…
뭐야

이래선 마치 내가 괴물이 된거 같잖아

 

시온

시온 덕분에 살았어요

 

 

어머님…
어머님!

엄마!

 

어머님…

어머님, 어머님!

누나, 진정해!

 

놔 줘!
어서 놔 줘!

여기는 제가!

시온은 에마 님을!

부, 부탁할게

 

혈색이 안 좋아

어떻게 봐도 출혈이 너무 많아

 

어서 지혈해야 해

하지만 바닥에서 치료할 수도 없는데

최소한 베드로
이동시켜야 해

 

대체 무슨 일이?

고블린?
주, 죽은 거야?

 

도와 주세요!
엄마가!

 

누군가 의학이나 약학을
잘 아는 사람은 없나요?

 

작은 마을이라서
당연하다면 당연한 건가

 

이런 때에는 어떻게 해야 했더라?

전생하기 전에 봤던
드라마에서는 확실히…

 

재봉이 특기인 분은 있나요?

저, 저기…
뭘 하는 건가요?

여러분께 부탁이 있어요

엄마의 침실에 재봉 도구가 있으니까
가지고 와 주세요

그리고 농도가 높은 술,

청결한 천을 가급적 많이!

남은 분들은 내키지 않겠지만
고블린의 시체를 복도로 내보내 주세요

 

시간이 없어요!
서둘러 부탁드립니다!

 

 

고, 고마워

 

이름을 물어봐도 될까?

리아입니다

존댓말을 사용할 필요는 없어
평범하게 얘기해 줘

나는 시온이라고 해

어, 응…

아, 알겠어
시온 군

 

지독해…

 

하지만 생각보다 상처가
깊진 않은 모양이야

 

만약 고블린의 손톱에
독이 있었다면…

그만하자!

할 수밖에 없어!

 

그럼 시작할게

에 또, 뭘?

봉합이야
상처를 꿰매는 거야

네!?
왜 그런 걸?

 

난감하네

봉합술은 아직
퍼지지 않은 건가

 

봉합하지 않으면 상처가
벌어진 상태여서 위험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꿰매서 상처가 없는 상태와
유사하게 만드는 거야

 

아, 아무튼 내 지시대로 따라줘!

중요한 건 엄마를 구하는 거야!

잘 모르겠지만 마님의 몸에
상처를 만들 수는…

 

상처를 입혀고 구한다,
상처를 입히지 않고 버린다

어느 쪽이 좋아?

그, 그런 말을 해도…!

부탁할게요!
엄마를 구하고 싶어!

 

아, 알겠습니다
할게요

 

고마워, 리아
덕분에 살았어!

아니야

그런데 이걸로 마님은 사는 거야?

시온

한동안은 상태를 봐야겠지만

괜찮아
나을 거야

 

괜찮아

이제 괜찮아, 누나

괜찮으니까…

 

에마! 마리! 시온!

무사한가?
대답해라!

 

아빠들은 근처 숲에 있던
소굴을 발견하고서

고블린 두 마리를
쓰러뜨렸다고 한다

하지만 두 마리치고는 소굴에 남겨진
흔적이 많다는 걸 깨달은 아빠들은

서둘러 마을로 왔다고 한다

 

토벌하면서 부상자는 나왔지만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이렇게 마을에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음, 문제없군

그럭저럭 깊은 상처인거 같지만
다행히도 뼈나 내장까진 닿지 않있군

환부도 깔끔하게 꿰매져 있고

누군가 의학에 정통한 인간이 있었나?

네?
네, 뭐…

뭐, 괜찮겠지

아무튼 안정을 취하면서
식사를 잘 들도록 하게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기, 어머님…

 

죄송해요!
저 때문에 이런 일이…

 

마리 때문이 아니란다

용기를 내어 모두를
지켜주려고 했으니까

그러니까 가슴을 펴도 된단다

 

영민들에게 사정은 들었다

확실히 시온의 말과도 일치한다

네 엄마의 치료를 했다는 부분도 들었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걸 할 수가 있었지?

어떻게 의료 지식을
가지고 있던 거지?

 

"전생이 30세의 일본인이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리 없잖아!

나도 이유는 모르겠어

하지만 알고 있었어

 

그럼 질문을 바꾸도록 하마

어떻게 고블린을 쓰러뜨렸지?

그 탄 흔적은 뭐지?

 

「마법」인가?

어, 어떻게 알았어?

시온은 예전부터 이성적이었다

어린애답지 않다고 할 정도로

하지만 딱 한 번

위화감이 있는 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

마법은?
마법은 있어?

내 얘기를 믿어주는 거야?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자신의 아이를 믿고 싶다

시온은 굉장해!

지금껏 마법 연구를
열심히 하고 있었으니까!

여, 연구라고!?

어른스러운 아이라고는 생각했었지만
설마 그런 이상한걸 하고 있었을 줄이야!

잘 듣거라, 이 일은
절대 외부에 발설해선 안 된다

외부에 알려지면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특수한 존재는 박해받는다는 거야?

 

그렇다

이 세상에는 해선 안 되는 것,
받아들여지지 않는게 있다

 

시온, 마법 연구를 하는건
이제 그만하거라

그건 위험한 힘이다

그건!

그건 안 돼!

시온이 얼마나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시온이 있어서 나도, 어머님도 산 건데!

위험할지도 모르는걸
인정할 순 없다

위험한지 괜찮은지도 모르잖아!

알고 난 후에는 늦는다고 하는 거다!

 

고블린을

마물을 죽일 수 있는 능력이
위험하지 않을 리가 없지 않느냐!

그치만…

 

마법이라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다

 

고마워, 누나

 

나는 마법 연구를 계속할 거야

시온!
왜 알지 못하는 거냐!

알고 있어

아빠의 마음도, 하는 말도 이해가 가고
그 말대로라고 생각해

그렇다면!

하지만 만약 연구를 그만둔다면
나는 불행해질 거야

아빠한테는 그저
위험한 힘일지 몰라도

내게는 꿈의 힘이야!

너는 아직 아이다!

좁은 세계만 보고
판단하지 않느냐!

어른이 되면 생각도 바뀐다

바뀌지 않아!
절대로!

 

만약 내 존재가 방해돼서
모두에게 폐만 끼친다면

의절해도 돼

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는 진심이야

시온!

 

그렇게나 연구를 하고 싶은 거냐?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업신여길지도 모른다

그래도 계속하겠다는 거냐?

응, 계속할래

 

알겠다
연구는 계속하거라

 

하지만 향후로는 연구 성과를
내게 보고하거라

너무 위험한 일을
하려 한다면 막겠다

에, 그것뿐?
정말로 괜찮은 거야?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아이가 각오를 다졌다는데
부모가 간섭할 수 있을 리가 없지

 

가슴을 펴거라, 시온!

너는 네가 하고 싶은걸 발견하고
그 길을 나아가기로 정하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끝까지 나아가거라

 

네!

 

나는 그걸 도와주마

그게 부모의 역활 이니까

다행이야, 시온

 

 

귀를 기울여 봐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beat에

 

네모낳게 찍힌 우주

저 멀리에서 불어온 바람

고독은 항상 차갑지만

가끔씩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 줘

모포 속에서 움직일 수 없었던

밤에도 의미가 있었어

 

귀를 기울여 봐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beat에

깨지 않는 꿈을 손으로 그려가며

새벽녘을 노래하면서

안드로메다의 건너편까지

닿아라, melody

속임수도, 장치도 필요 없는 마법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