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제국 사상 첫

 

여성의 황실 장미 훈장 수상자, 라.

 

뭐야?

무슨 일 생겼어?

 

엘리제?

 

괜찮아요?

네.

조금 놀란 것뿐이라.

죄, 죄송합니다.

비 때문에...

 

앞이, 잘 안 보여서...

 

큰일이야!

 

불가능이라고들 말한 것들마저도
분명 넘어서 갈 수 있을 거야

Believer

 

외과의사 엘리제

돌아가고 싶은 그 나날들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너는 어떤 길을 선택할 거야?

사람은 누구나가 그런 후회와
마주해나가면서 오늘도 살아가고 있어

기적이 일어난다고 한다면
그것을 두 번 다시 놓지 말아줘

(Believer)

양보할 수 없는 것 지금 끌어안고
몇 번이고 계속 도전하자

이루고 싶은 마음의 개수만큼
사람은 강해질 수 있어

운명(숙명)에 저항하는 힘을
몇 번이고 계속 믿어나가자

불가능이라고들 말한 것들마저도
분명 넘어서 갈 수 있을 거야

Believer

 

골절이군요.

잠시 기다려주세요.

 

곤란한데.

부목이 없어.

 

이걸 쓸 수 없을까?

 

쓸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혹시 내가 비에 젖는 걸
걱정하고 있나요?

이런 것쯤 아무것도 아니야.

 

진흙투성이인 것도 상관않고
진찰을 하고 있는

당신에 비하면 말이죠.

감사합니다.

그럼 잘 쓰도록 할게요.

도와줄게요.

 

다리를 움직이지 않게 해야 하는 거지?

네, 맞아요.

그대로 꽉 잡고 있어주세요.

 

조금 참아주세요.

고정하면 통증은 줄어들 거예요.

 

이 분의 이름은?

다니엘이에요.

 

걱정 마세요, 다니엘 씨.

 

아, 네.

 

다행히도 복합골절은 아닌 모양이에요.

고마워요.

내일 우리 담당 의사가 오도록
준비시킬게요.

부탁드립니다.

 

신경 쓰지 못해 미안해요.

많이 젖었구나.

바로 욕실로 안내할게요.

아, 아뇨,
마음 써주시는 건 감사합니다만,

이만 돌아가야 하는지라.

돌아간다니...

 

이 빗속을?

 

오늘은 이대로
묵고 가는 게 어떠려나?

 

마차도 출발시킬 수 없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는걸.

 

하지만...

 

폐가 되지 않을는지...

 

괜찮아요.

폭풍우가 심해진 탓에

오빠는 일터에 머무를 모양이고,

아버지도 오늘은 안 돌아오셔요.

 

설마 차일드 가에 숙박하게 되다니.

 

집안끼리 사이가 좋지 않았어서
생각해본 적도 없었네.

 

네.

 

물 온도는 어땠나요?

아, 네, 몸이 많이 따뜻해졌어요.

다행이야.

 

마셔요.

감사합니다.

 

내 옷은 조금 큰 모양이네.

 

그러게요.

 

맛있어!

진저가 들어있군요.

응.

 

전에 있지,
감기에 걸린 적이 있었잖아요?

네.

 

그 뒤에 자주 마시게 됐어요.

 

몸을 데워서 혈류가 좋아지면

면역력도 오르는 모양이니까.

 

면역력에 대해 아시는군요.

 

혹시 의학 공부를 하고 계신가요?

조금 전에 도와주셨을 때도

솜씨가 매우 좋으셨고요.

 

나도 공부를 해봤어요.

당신이 부러워서.

 

제가, 말인가요?

 

지금 누구나 다
엘리제 드 클로랜스를 주목하고 있어요.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해서

특집을 구성하고 있는 잡지도 있어요.

 

황실 장미 훈장이라니 대단하네요.

 

그렇지는...

겸손해할 일이 아니에요.

무척 명예로운 일이잖아요.

명예기사의 작위도 수여받잖아요?

네.

 

당신은 지금 아무도 걷지 않았던
험난한 길을 걷고 있어.

 

그리고 당신이 걸은 길 뒤엔

수많은 희망이 싹 트고 있어요.

그런 일이 가능한 당신이 부러워서...

 

그래서 흉내내봤어요.

나도 의학을 공부하면

당신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린아이 같은 생각으로.

물론 그렇게 내 뜻대로
풀리지 않을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뭔가를 하지 않고
그냥 있을 순 없었어.

 

약혼 발표는...

 

클로랜스 공녀가
성인을 맞이하는 날까지

연기하고자 한다.

 

그 날 뒤로 내 마음은 계속...

 

이 폭풍우 같아.

 

역시...

 

유리엔은 그 약혼 발표 일로

가슴 아파 하고 있는 거야.

 

귀족파인 차일드 일족과
황태자 전하 사이는

적대 관계.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유리엔 공녀와 황태자 전하는...

 

유리엔...

 

엘리제, 당신은 정말로 훌륭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내게는 아무것도 없는데...

 

잡담이 너무 지나쳤던 것 같네요.

바로 침실을 준비시킬 테니.

 

따뜻하게 하고 자도록 해요, 엘리제.

네.

그럼 호의를 받아들여서.

 

그런 말을 할 생각은 없었는데,

어째서...

 

엘리제, 신기한 사람인걸.

 

39도.

 

고열이군요.

 

정말로 죄송합니다.

 

사과할 일이 아니에요.

오늘은 카일 선생님께서 오시니,

함께 봐달라고 하죠.

네.

 

실례하겠습니다.

아가씨,

 

알버트 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바로 방으로 오라고 하십니다.

 

알았어.

 

저기, 유리엔...

 

이 뒤에 스프를 가져오게 할게요.

당신은 얼른
기운 차리는 것만 생각해요.

 

어째서 엘리제 드 클로랜스가
우리 저택에 있는 거지?

제가 타고 있던 마차가

엘리제를 칠 뻔했습니다.

뭐라고?

그래서?

그녀에게 다친 데는 없었습니다.

 

그런가.

차일드 가가 클로랜스 가의 딸을
다치게라도 하는 날엔

큰 문제가 생기니 말이다.

하지만 마부가 골절을 당해서

엘리제가 응급처치를 해주셨습니다.

그때, 비에 젖은 탓에 감기를.

그렇군.

사정은 알았다.

하지만

가능한 한 빨리 돌아가달라고 해줘.

그건,

엘리제의 몸 상태도 생각해야 합니다.

혹시 상태가 안 좋은 채로 돌려보냈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큰일이니까요.

혹여

친구가 되었다는 얘길
하는 건 아니겠지?

 

안 맞을 거라고 본다,

 

경쟁심이 강한 너와

그 믿음직스럽지 못한 아가씨는.

 

믿음직스럽지 못해?

 

오라버니께는 그렇게 보이고 있구나.

 

감기가 막 걸리려는 참이군요.

약을 처방해드리겠습니다.

아마도 열은 금방 내릴 겁니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몸조리 잘해주십시오.

저기,

다니엘 씨는...

 

괜찮습니다.

전치 4주 정도라고 봐야겠지요.

아니, 이르면 3주일지도 모릅니다.

처치를 잘해놓아주셔서
큰 도움 됐습니다.

다행이야.

클로랜스 아가씨 덕분입니다.

 

아뇨, 유리엔도 같이 처치를 했는지라.

유리엔 님도?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야.

부목을 잡고 있어준 것뿐이야.

그렇군요.

 

유리엔 님께서 이런 식으로

클로랜스 일족과
웃으며 마주 볼 줄이야.

 

이분이 바꾸시는 건
의학계만이 아닐지도 모르겠군.

 

죄송합니다, 그런 일까지.

땀을 흘린 채로는 기분 나쁘잖아요.

머리도 묶어줘도 될까?

 

아, 네.

감사합니다.

 

굉장해.

유리엔은 손재주가 좋네요.

 

그래?

이 정도는 아무나 할 수 있지 않나요?

 

혹시 못해요?

 

네.

 

그렇게 어려워 보이는 수술을
성공시키는 당신이?

의외인걸.

 

다됐어요.

 

유리엔은 무척 다정한 분이군요.

 

함께 있으면 마음부터가 편해져요.

 

유리엔?

얼굴이 붉어요.

혹시 제 감기가 옮아서?

아, 아니에요!

다정하다니,
그런 말 들은 적 없었으니까...

그런가요?

 

어릴 적부터
오빠 뒤를 쫓아서 뛰어돌아다녔고,

잘못된 일이나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 생기면

누가 상대든 간에
말대답해버리는 성격인지라...

 

조금 전에도 오빠에게
너는 경쟁심이 강하단 말을 들었는걸요.

저도예요.

그만 기세로 이것저것 쓸데없는 걸
말해버리거나 저지르거나.

 

그건 알고 있어요.

 

그야 이전의 당신은 굉장했으니까.

 

그럼 전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왜 그러시죠?

아무것도 없는 데서
꼴사납게 넘어지시고!

 

어머, 싫어라.

레이디가 상스럽군요!

 

어린애 같은 짓궂은 짓을 잔뜩 당해서,

나, 당신이 진심으로 싫었어.

 

하지만, 지금은 달라.

 

무척 존경하고 있어요.

 

바람이 기분 좋네.

 

저기 엘리제,

몸이 괜찮아지면

그 약속을 이행하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시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엘리제 드 클로랜스에 대해
의논하고자 합니다.

 

그녀는 현재 로레지,

아니, 온 제국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정식은 아니지만

황태자비가 될 거라고 발표됐고 말이지.

 

그 탓인지 황태자의 지지율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는 모양이더군.

 

문제는 바로 그겁니다.

지금까지 황태자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율은

우리 제3 황자님,

 

미하일 전하에 비해
상당히 낮았습니다.

그래,

시민들은 린덴 황태자가 아닌

미하일 전하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이 계속되면

귀족파의 입장이
힘들어질지도 모르겠군.

그것보다 우리가 패배하여

린덴 드 로마노프가 황위에 오르면,

그는 틀림없이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겠지요.

 

그날 일을...

 

용서할 리가 없습니다.

 

적어도 세 사람은 죽겠지.

나의 어마마마와 백부님,

그리고 나다.

 

맛있어!

 

유리엔은 과자도 만들 줄 아는군요.

입맛에 맞아서 다행이에요.

많이 있으니까
괜찮으면 선물로도 가져가요.

 

유리엔.

뭐죠?

당신은 말했죠?

저는 훌륭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신에겐 아무것도 없다고...

 

네.

그 기분, 이해해요.

 

제게도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그런... 당신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있는 건 고독과 후회뿐이었고.

 

하지만...

아니, 그래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걸
그저 한결같이 계속 한 거예요.

 

나, 당신에 대해 잘 모르고 멋대로...

미안해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더

강해질 수 있어요.

 

경험한 제가 하는 말이니까
틀림없어요.

 

뭐야, 그게?

격려해주겠답시고 한 말이겠지만,

내가 지금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긍정도 하고 있는 거나 다름 없잖아요!

 

아, 아뇨, 그럴 생각은...!

 

너무 허둥대는 거 아니야?

하, 하지만...!

 

죄송해요!

빌려입고 있는 옷인데,

더럽혀버렸네요.

 

물론 잘 세탁해서 돌려드릴게요.

 

차 마시자는 약속을 이행하자마자

또 한 가지 약속을 해버렸네요.

 

그렇네요.

 

저기, 엘리제.

 

언젠가 올 당신의 화려한 무대 날엔

내가 머리를 땋아줄게요.

 

엘리제!

심부름꾼한테서 들었다.

차일드 가에 있었다면서?

아, 네.

하룻밤 묵었다던데,

뭔가 싫은 짓은?

무서운 일은 안 당했니?

당치도 않습니다.

무척 잘 대해주셨어요.

잘?

잘이라고?

그 차일드 가가?

열이 났다고 들었는데.

 

하지만 이젠 괜찮습니다.

정말로?

정말이에요.

유리엔이 간병해줘서
말끔히 나았어요.

 

유리엔 공녀에게?

설마...

 

뭐가 설마인가요?

그, 그야, 그 차일드 가잖아?

그렇네요.

그 차일드 가예요.

하지만, 저와 유리엔은 친구예요!

 

아, 맞아!

 

이거!

 

-뭐니?
-뭐니?

 

선물이에요.

 

유리엔이 손수 만든 거예요!

대단하죠?

 

폭풍우 뒤에

 

그저 바라는 건... 당신의 행복.

 

어두운 방 희미해져가는 세계의 초점

차곡차곡 쌓인 책들 틈사이에
끼어있는 후회의 책갈피

더는 누구도 잃고 싶지 않아

얽혀서 풀리지 않아

운명 속을 자유롭게 헤엄쳐서
당신을 만나기 위해 살아가

 

봄이 지나가는 소리를
결코 놓치지 않고 듣는 영원에

난해하다 해도 몇 번이고
난해하다 해도 몇 번이고

그저 바라는 건... 당신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