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Quiet.on.the.Western.Front.2022.1080p.NF.WEB-DL.DUAL.DDP5.1.Atmos.HDR.H.265-SMURF Metrics {time:ms;} Spec {MSFT:1.0;} <-- Open play menu, choose Captions and Subtiles, On if available --> <-- Open tools menu, Security, Show local captions when present -->

‎"넷플릭스 제공"

 

‎공격!

 

‎공격!

 

‎- 어서 가! 밖으로 이동!
‎- 사다리로!

 

‎밖으로!

 

‎하인리히, 빨리 와!
‎돌격! 어서 가!

 

‎사다리로!

 

‎내가 명령하면 간다!

 

‎- 돌격!
‎- 한스

 

‎공격! 밖으로 나가!

 

‎가! 돌격!

 

‎한스?

 

‎- 한스?
‎- 가, 하인리히! 저기로 나가!

 

‎공격!

 

‎돌격!

 

‎돌격!

 

‎더 빨리! 돌격!

 

‎엄폐!

 

‎하인리히!

 

‎하인리히!

 

‎하인리히!

 

‎"서부 전선 이상 없다"

 

‎"하인리히 게르버"

 

‎"1917년 봄
‎북독일"

 

‎"1차 대전 3년 차"

 

‎- 파울!
‎- 파울!

 

‎파울, 왔냐?

 

‎- 뭐라셔?
‎- 안 된대

 

‎- 어쩌려고?
‎- 몰라

 

‎- 우리 다 가는 거 아시지?
‎- 당연하지

 

‎넌 집에 있겠다고?

 

‎맙소사, 엄마 치마폭에
‎감싸여서 지내려고?

 

‎줘 봐, 내가 서명해 줄게

 

‎- 부모님이 하셔야 해
‎- 안 하셨으니까 나 달라고

 

‎- 안 될 거야, 들통날걸?
‎- 어떻게?

 

‎어떻게?

 

‎얘 아버지가 거기랑 펜팔 하냐?

 

‎- 펜 줘봐
‎- 없는데

 

‎루트비히

 

‎이러다 큰일 나
‎체벌받을 수도 있어

 

‎더 좋은 생각 있어?
‎나만 남을 순 없잖아

 

‎그렇지!

 

‎축하하네, 보이머 이등병
‎전선으로 배치될 걸세

 

‎난 죽었다

 

‎제군들은 존재의 기로에 서 있네

 

‎이 순간을 기억하게!

 

‎중요한 순간이지

 

‎앞으로 몇 년 후엔
‎제군들은 오늘의 용감한 결정으로

 

‎평가를 받을 걸세

 

‎독일의 철인 청년

 

‎친구들이여

 

‎제군들은 운 좋게도
‎위대한 시기에 살고 있지

 

‎제군들의 행동은 물처럼 작용하여

 

‎튼튼하고 고귀한 뿌리에
‎영양을 공급할 걸세

 

‎꼼지락대지 말고 들어, 라이네만!

 

‎황제께 필요한 건
‎애가 아니라 병사다

 

‎제군들 대다수는
‎조만간 다시 고향 땅을 밟겠지

 

‎명예로운 검을 옆에 차고

 

‎자랑스러운 가슴엔
‎철십자 훈장을 달 것이네

 

‎하지만 오해는 말게

 

‎가장 암울할 때
‎공격을 기다리다 보면

 

‎의문의 싹이
‎스멀스멀 올라올 것일세

 

‎하지만 지금은 나약한 마음을
‎가질 때가 아니야!

 

‎우유부단하거나 망설이는 건
‎조국에 대한 배신이야!

 

‎현대전은 체스 게임과 같네

 

‎개인이 아니라 전체가 중요하지

 

‎군복을 입을 자격이 있단 걸
‎증명해 보이며

 

‎플랑드르에 있는
‎적의 전선을 돌파해 내게

 

‎그러면 고작 몇 주 후엔

 

‎드디어 파리로 진격할 걸세!

 

‎옳소!

 

‎우리의 미래

 

‎독일 제국의 미래는

 

‎가장 위대한 세대 손에 달렸네

 

‎나의 친구들이여
‎그게 바로 제군들일세!

 

‎옳소!

 

‎그러므로 전장에 나가자!

 

‎황제와 신과 조국을 위하여!

 

‎옳소!

 

‎- 브라보!
‎- 그래!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파울 보이머, 비젠그룬트 53

 

‎1899년 11월 18일생

 

‎- 맞나?
‎- 맞습니다

 

‎파울

 

‎자, 부친이 자랑스러워하시겠군

 

‎네

 

‎문제 있나?

 

‎- 아닙니다, 얼른 가고 싶어요
‎- 다음

 

‎가봐

 

‎다음

 

‎잠시만요

 

‎이거 다른 사람 건데요

 

‎다음

 

‎이 친구한텐 너무 작았나 보군
‎늘 있는 일이지

 

‎자, 건승하게

 

‎감사합니다

 

‎"하인리히 게르버"

 

‎이야, 꼭 맞춘 거 같잖아

 

‎루트비히, 이제 여자한테
‎인기 좀 생기겠냐?

 

‎당연하지

 

‎우리한테 총질만 하지 마

 

‎아가씨, 그대를 사랑하오

 

‎하지만 아직은 결혼할 수 없소

 

‎1년만 더 기다리면 모든 게…

 

‎안 기다려줄걸, 프란츠?

 

‎안 기다려줄 거야

 

‎이 바람둥이 자식

 

‎차 한잔해요, 설탕과 커피

 

‎와인 한잔도

 

‎아가씨, 그대를 사랑하오

 

‎하지만 아직은 결혼할 수 없소

 

‎1년만 더 기다리면
‎모든 게 이뤄질 거요

 

‎"북프랑스 라말메종
‎서부 전선까지 25㎞"

 

‎- 이름이 뭔가?
‎- 크로프, 알베르트 크로프입니다

 

‎더러운 여자가 좋은가, 크로프?

 

‎더러운 여자가 좋냐고?

 

‎아닙니다

 

‎그러면 왜 끼고 자지?

 

‎오전 3시에 보초 근무에 선다

 

‎자네들은
‎똥구덩이에서 싸울 것이다

 

‎그러려면 G98 소총이
‎청결해야 한다

 

‎애지중지 다루며

 

‎사랑해 줘라

 

‎성모 마리아의 허벅지처럼
‎티끌 한 점 없이 관리해라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제78 보병 예비 연대에 온 걸
‎환영한다

 

‎서부 전선에 도착했다

 

‎파리 입성을 환영한다!

 

‎그렇지

 

‎참 나, 뭔 일입니까?

 

‎오후 6시까지 전선으로
‎중대를 이송하란 명령입니다

 

‎그래, 걸어서 가게

 

‎트럭이 필요해

 

‎- 외람된 말씀이지만, 명령이…
‎- 명령이고 나발이고

 

‎40명이 여기 진창에서
‎생사를 오가고 있어

 

‎당장 내리게

 

‎전원 하차!

 

‎빨리빨리

 

‎군의관 소령님의 명령이다

 

‎더 빨리 움직인다
‎여기서 잠들지 마라!

 

‎어서!

 

‎- 프란츠 뮐러 맞지?
‎- 네

 

‎최고 사령관님께선 자네가
‎최소한 6주는 생존하길 바라신다

 

‎- 6주 후에도 살고 싶나?
‎- 그렇습니다

 

‎그러면 다리 좀 그만 끌고
‎행군한다!

 

‎- 알았나?
‎- 알겠습니다

 

‎빨리!

 

‎소풍 나왔나?

 

‎가스!

 

‎- 가스!
‎- 가스!

 

‎가스!

 

‎가스!

 

‎방독면 착용!

 

‎방금 건 박격포탄이었다

 

‎프랑스군이 조준할 줄 알았다면

 

‎우린 이미 길에서 튕겨 나가
‎반합에 조각조각 실렸을 거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박격포탄엔 가스가 실리지 않는다

 

‎전방 주시!

 

‎- 귀먹었나?
‎- 아닙니다

 

‎방독면을 쓰려던 것뿐이었습니다

 

‎파울 보이머
‎자네는 해 뜰 때쯤엔 죽겠군

 

‎뭐라도 먹어라, 제길

 

‎주목! 방독면 벗어!

 

‎방독면 벗어!

 

‎자네는 말고

 

‎오늘 밤 보초 설 때까지 착용한다

 

‎저 돌대가리랑 같이

 

‎정열! 행군!

 

‎대열 유지하며 이동!

 

‎빨리 이동한다!

 

‎파울! 네 군장 나한테 줘

 

‎다음엔 내 것 들어주면 되잖아

 

‎축하한다, 병사들

 

‎여기가 자네들의 새집이다

 

‎철모 벗어!

 

‎병사들이 내가 없는 동안
‎신났나 보군, 슈타인베르거

 

‎밤새 포격을 당했습니다

 

‎다들 신경이 곤두섰습니다

 

‎군화가 축축하니 더 그렇겠지

 

‎전 대원을 익사시킬 셈인가?

 

‎전원 달려들어서
‎참호의 물을 퍼낸다!

 

‎뭘 꾸물대나, 보이머?

 

‎왜 멀뚱히 서 있기만 해?
‎어서 움직여

 

‎개에게 뼈다귀를 던져주면

 

‎뼈다귀를 물어뜯지

 

‎인간에게 권력을 주면…

 

‎그 인간은 짐승이 돼

 

‎한 모금 마셔

 

‎카트친스키, 이리 와서 도와

 

‎오늘 밤 포격이 심하겠군

 

‎미안해

 

‎잊어버려

 

‎내가 상상했던 건 이런 게 아니야

 

‎닥쳐, 루트비히

 

‎내 손, 손에 감각이 없어

 

‎속옷에 손을 찔러 넣어

 

‎난 그렇게 해

 

‎그러면 사격이 더 잘될 거 같아?

 

‎- 소리 들었어?
‎- 뭐?

 

‎저 소리, 들어봐

 

‎저기에 아무것도 없어

 

‎우리의 첫 프랑스 병사다

 

‎녀석, 흥분하긴

 

‎나도 들었어

 

‎누구냐?

 

‎어이

 

‎모습을 보여라!

 

‎안 돼!

 

‎나 맞았어!

 

‎- 아니야, 파울
‎- 무슨 일이야?

 

‎이런

 

‎뭔데 그래?

 

‎저쪽에서 절 쐈습니다

 

‎네 총구가 번쩍이는 걸 봤나 보지

 

‎안 그래?

 

‎앞으론 머리 숙여

 

‎다음에도 피격되기 싫으면
‎좌로 10m 이동해

 

‎쏘고 움직이고, 쏘고 움직이고
‎알았나?

 

‎네

 

‎어서 와

 

‎엄폐!

 

‎여기로 들어와!

 

‎보이머, 크로프, 여기로! 빨리!

 

‎벙커로!

 

‎들어가!

 

‎'먹는 거 조심해라'

 

‎엄마가 그랬어

 

‎- 우린 꼭 붙어 있을 거지?
‎- 응

 

‎- 꼭 붙어 있자
‎- 그래

 

‎난 못 하겠어, 파울
‎못 하겠어, 집에 갈래

 

‎- 쉿
‎- 집에 가고 싶어

 

‎이동 탄막 사격

 

‎네?

 

‎몇 분 간격으로
‎탄막 사격이 전진해 와

 

‎바로 뒤엔

 

‎보병대가 따라오지

 

‎무슨 뜻입니까?

 

‎적이 오고 있어

 

‎- 어디 가게?
‎- 바로 다녀오겠습니다

 

‎포격이 거의 끝나가

 

‎- 보내주십시오!
‎- 진정해

 

‎- 보내주십시오, 나가고 싶습니다
‎- 진정하라고!

 

‎진정해

 

‎안 돼!

 

‎나가!

 

‎밖으로!

 

‎이동! 밖으로!

 

‎나가!

 

‎전원, 나가!

 

‎파울, 파울이다

 

‎알베르트!

 

‎알베르트! 파울을 찾았어!

 

‎이 빔을 치우자

 

‎파울

 

‎파울

 

‎괜찮아?

 

‎괜찮아, 파울?

 

‎일어나, 파울, 어서

 

‎내가 도와줄게

 

‎자, 여기로 일어나서 앉아

 

‎- 다쳤어?
‎- 계속 가

 

‎- 파울, 다쳤어?
‎- 아니

 

‎- 크로프, 여기!
‎- 잘 들려?

 

‎- 이따 봐, 파울
‎- 이따 보자, 파울

 

‎카트친스키, 얼른 움직여

 

‎- 자넨? 다쳤나?
‎- 아닙니다

 

‎그럼 인식표 수거해

 

‎참 나!

 

‎노동엔 보상이 따르지

 

‎어서, 움직여!

 

‎시간이 남아도는 줄 아나?

 

‎"18개월 후"

 

‎카를 알브레히트, 디폴츠

 

‎1898년 9월 14일

 

‎자무엘 블루멘탈

 

‎드레스덴, 1900년 11월 6일

 

‎어제가 생일이었군

 

‎구스타프 폰갈비츠

 

‎오스나브뤼크, 1899년 6월 20일

 

‎괴츠 뤼트비츠…

 

‎그거면 됐소

 

‎"1918년 11월 7일
‎독일군 사령부"

 

‎에르츠베르거 씨

 

‎신께서 우리와 함께하시길

 

‎지난 몇 주에만 사상자가
‎또 4만이 넘었습니다

 

‎이 정도면
‎작전 참모진도 납득하겠죠

 

‎이젠 끝났다는 걸 알 겁니다

 

‎우리 모두가 알죠

 

‎원수님께서 기다리십니다

 

‎"프랑스 샹파뉴
‎독일군 점령지"

 

‎- 고맙습니다
‎- 네

 

‎파울, 이런 식으로 가다간
‎180년 뒤에야 프랑스를 정복하겠어

 

‎계산해 봤거든

 

‎잡히지나 마요, 카트

 

‎안 잡혀

 

‎들어봐

 

‎어때, 파울?
‎목숨 걸 가치가 있을까?

 

‎배고픈데 뭘 못 해요

 

‎카트?

 

‎카트?

 

‎도망쳐!

 

‎야! 더러운 독일 새끼!

 

‎뛰어!

 

‎두 사람은 영웅이야

 

‎문 닫아, 냄새 새어 나가겠어

 

‎암호

 

‎모르겠어, 다 까먹었어

 

‎머리 좀 굴려요

 

‎- 옜다, 큰 눈, 긴 손가락
‎- 그거죠

 

‎입 벌려라, 거위 들어간다!

 

‎거위에서 나온 거위 한 조각
‎프란츠 입으로

 

‎난 날개요

 

‎나눠야 해요?
‎그럼 나머진 제 차지죠

 

‎다 달려들어

 

‎어디 보자
‎이 한심하고 시끄럽기만 한…

 

‎우리 모두 포화 속에서 안식하길

 

‎아이고

 

‎세상에나

 

‎이 은혜 잊지 않을게

 

‎맛있어?

 

‎- 네
‎- 네

 

‎- 어떠세요?
‎- 너무 맛있네

 

‎- 괜찮니, 파울?
‎- 네

 

‎인생은 짧아

 

‎에밀은 어디 있지?

 

‎에밀, 커피랑 캐비아 부탁해!

 

‎족욕 물도 받아줘요
‎족욕 좀 해야겠어요

 

‎- 카트?
‎- 왜?

 

‎여우야, 거위를 훔쳐 갔구나
‎돌려다오

 

‎돌려다오

 

‎그러다 사냥꾼이…

 

‎- 농부!
‎- 맞네요, 농부!

 

‎그러다 농부한테 잡힌다, 총 맞고…

 

‎탸덴은 조용히 앉아서 말했지

 

‎'십자가
‎맨날 십자가 얘기뿐이에요'

 

‎'우리 아버지는
‎나사렛의 선장이었어요'

 

‎선생님이 물었어
‎'나사렛의 선장?'

 

‎'그런 말은 처음 듣는데
‎탸덴, 집에 가서 여쭤볼래?'

 

‎다음 날 아침에 탸덴은
‎교실로 뛰어 와선 말했어

 

‎'죄송해요, 아버지가 한 말은
‎나사렛 선장이 아니라'

 

‎'나 사레들려 송장 될 뻔했다고
‎하신 거래요'

 

‎저길 봐요

 

‎저기요! 안녕!

 

‎이리로 와!

 

‎맛있는 바게트!

 

‎줄게!

 

‎예쁜이, 간 소시지도!

 

‎많이 많이 사랑!

 

‎프란츠, 어디 가냐?

 

‎나도 같이 가!

 

‎빨리 와!

 

‎저길 봐요!

 

‎주접을 떠네요

 

‎어머, 아주 예뻐, 아가씨

 

‎프란츠!

 

‎말라깽이 검은 머리는 내 거야!

 

‎어디 가는 거지?

 

‎프란츠?

 

‎잘 있어라!

 

‎잘 있어라, 친구들!

 

‎빌어먹을

 

‎전쟁이 끝나면 난 뭘 할지 알아요?

 

‎평화는 없어, 전쟁은 안 끝났어

 

‎그냥 가정하는 거예요

 

‎- 다시 여자들에게 둘러싸여야죠
‎- 어련하겠어

 

‎일주일 내내
‎아랫도리는 벗고 다녀야지

 

‎여기서 그런 말 하면 기합받는다

 

‎파울, 너는?

 

‎몰라, 아무 생각 없어

 

‎난 프로이센 사람들과 지내야지

 

‎탸덴은 별나요

 

‎토탄 캐봤어?

 

‎한번 캐봐

 

‎참호를 파는 것보다는 안 힘들겠죠

 

‎샹파뉴에서 참호 파는 것보다
‎훨씬 오래 걸리고 꾀도 못 부려

 

‎평시에는 군대에 있어도
‎걱정할 게 없어

 

‎조식도 또박또박 나와
‎안 그러면 난리가 나지

 

‎침상도 좋고

 

‎매주 시트를 갈아줘

 

‎그러고 나면…

 

‎부사관이 돼

 

‎내가 산림 경비대원이 된다고
‎생각해 봐

 

‎여기서 코냑 한잔
‎저기선 맥주 한잔…

 

‎산림 경비대원은
‎어딜 가나 인기가 좋아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어, 탸덴

 

‎뭔데?

 

‎넌 절대로 부사관이 못 돼

 

‎너희는 맨날 괴상한 것만 묻더라

 

‎그런다고 뭐가 바뀌어?

 

‎- 카트! 카트!
‎- 여기!

 

‎- 카트!
‎- 여기!

 

‎'내 귀여운 호빵'

 

‎'먹을 걸 보내달라고 해서'

 

‎'소시지 4인분이랑 라드를 보낼게'

 

‎'케이크 두 덩이'

 

‎'사워크라우트랑 작은 소시지'

 

‎'그리고…'

 

‎'힝… 힝퐁 시럽, 각설탕도 넣었어'

 

‎'달걀 몇 개랑 자두 잼 한 통'

 

‎'한 번에 다 먹진 마
‎바로 또 보내긴 싫으니까'

 

‎'전우들이랑 나눠 먹으면 혼나'

 

‎'내 귀여운 호빵'

 

‎'물어볼 게 있어'

 

‎'여태 돈은 얼마나 모았어?'

 

‎'집에 좀 보내줄 수 있어?'

 

‎'전쟁이 곧 끝날 거라고들 하니까'

 

‎'여윳돈이 있으면 좋을 거 같아'

 

‎'지금 이런 생각 하지?'

 

‎'이 마누라 좀 보게
‎뻔뻔하기도 해라'

 

‎'기분 나빠하진 않을게'

 

‎'알잖아, 나 욕심 많은 거'

 

‎'이만큼 있으면
‎저만큼 더 갖고 싶거든'

 

‎'거의 끝나 가니까
‎주저앉으면 안 돼'

 

‎'동부에 있는 카를 레머는
‎진작에 입원했어'

 

‎'배가 안 좋은가 봐
‎3주째 전장엔 거의 안 나가'

 

‎'당신도 류머티즘이 있는데
‎일찍 제대 못 해?'

 

‎'당신이 할 일은 다 하지 않았어?'

 

‎시가 들고 이렇게 앉아있는 걸
‎부인이 봐야 하는데

 

‎'이번 주 일요일에 우리 아들 무…'

 

‎'일요일에
‎우리 아들 무덤에 가보려고'

 

‎'책을 읽어줄 거야
‎참 좋아했잖아'

 

‎'내년엔 같이 가서
‎10살 생일을 축하해 주자'

 

‎'여기까지만 쓸게'

 

‎'키스를 담아, 당신 아내가'

 

‎'안녕'

 

‎몰랐어요

 

‎파울

 

‎앞으로 어떻게 될까?

 

‎언젠가는 집에 가고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겠지

 

‎사람들은 우리가
‎근접전을 벌였는지만 관심 있겠지

 

‎우린 과거에서 온 방랑객처럼
‎풍경 속에서 헤맬 테고

 

‎이런 생각을 해

 

‎차라리 모닥불에 너랑

 

‎탸덴이랑 크로프랑

 

‎뮐러랑 둘러앉아…

 

‎감자튀김 먹는 게 낫겠다고

 

‎껍질도 안 깐 채로

 

‎네

 

‎지루해

 

‎언제쯤 돼야 제발 좀 이동할까?

 

‎언제쯤 돼야 제발 좀 이동하냐고!

 

‎프란츠

 

‎응?

 

‎내일 6시에 출동이야

 

‎애들을 찾으러 가나 봐

 

‎무슨 일인데?

 

‎원래 오늘 도착하기로 했대

 

‎중대 전체가

 

‎어땠어?

 

‎- 좋았어
‎- 그래?

 

‎응

 

‎이것 봐

 

‎맡아봐

 

‎여자 이름이 뭐야?

 

‎엘루아즈

 

‎엘루아즈

 

‎살결이 우유처럼 하얘

 

‎가슴은…

 

‎야

 

‎나도 냄새 맡을래

 

‎알베르트

 

‎- 크로프! 이리 내놔
‎- 여기요

 

‎- 이야
‎- 탸덴

 

‎이런 여자는 손톱에 때도 안 껴

 

‎- 맞아요
‎- 기껏해야 해변의 모래 정도지

 

‎탸덴

 

‎- 돌려줘요
‎- 하루에 목욕도 두 번은 할걸?

 

‎탸덴

 

‎돌려줘요, 제 거예요

 

‎- 탸덴!
‎- 싫어, 이제 내 거야

 

‎폭발 한번 엄청났네요

 

‎박격포

 

‎군복만 남겨두고
‎훌러덩 튕겨 나갔어

 

‎우리가 찾는 애들 중 하나일까요?

 

‎아니, 걔들이 실종된 건 어제였어

 

‎쟤는 꽤 오래된 거 같은데

 

‎장난 아니네

 

‎이제 와서 맘 약해지지 마

 

‎찾는 인원이 몇이에요?

 

‎어린 신병 60명

 

‎아침에도 순무 빵

 

‎점심에도 순무 빵

 

‎허구한 날 순무 빵
‎아주 신물 난다

 

‎찾으면 말해
‎난 한 발짝도 안 움직일 거야

 

‎가스

 

‎여기에 가스가 살포됐어

 

‎그렇지

 

‎안녕, 부인

 

‎난 크로프

 

‎당신은?

 

‎혹시…

 

‎나랑 같이 갈래?

 

‎얼마든지

 

‎카트

 

‎카트

 

‎카트!

 

‎젠장

 

‎- 빌어먹을 애들이잖아
‎- 네

 

‎방독면을 너무 성급하게 벗었군

 

‎조만간 독일은 텅 비겠어

 

‎"1918년 11월 8일
‎프랑스 콩피에뉴"

 

‎장군님

 

‎브릭스도르프, 최근 소식은?

 

‎프랑스가 압박을 가합니다

 

‎오늘 아침 정찰병이
‎명령을 가로챘는데

 

‎라티에르로 전 사단들을
‎소집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전차 부대는 아직도
‎페르낭쿠르에서 꼼짝 못 합니다

 

‎공격에 대비해야 합니다

 

‎사회 민주주의자들 때문에
‎인류는 종말을 맞을 거야

 

‎네?

 

‎조금 전 휴전 협상을 위해
‎콩피에뉴행 기차에

 

‎독일 대표단을 태워 보냈네

 

‎그런 자들이 조국의 매국노들이야

 

‎내 명령은 전쟁이야

 

‎그 명령이 변하지 않는 한
‎난 이를 악물고 싸울 걸세

 

‎굳건히 버티면서
‎새 병력을 기다려야 해

 

‎몇 달 뒤에 신병이 들어올 거야

 

‎프랑스 놈들은 우리한테
‎거지 같은 조건을 강요하려고 해

 

‎난 항복하지 않을 거네

 

‎전력을 다해 당장 공격해

 

‎알겠습니다

 

‎저희로선

 

‎제 의견은…

 

‎우리 의견은…

 

‎돌겠네

 

‎제길

 

‎중위님

 

‎병사들, 군장을 싸고

 

‎침구를 개고 반합을 씻어라

 

‎연대 전체가 최전방으로 이동한다

 

‎두 발로 설 수 있는 병사는 다

 

‎집합하라고, 좀!

 

‎자네들이 단장할 때까지
‎프랑스군이 잘도 기다리겠다

 

‎또 시작이네

 

‎어디로 가요?

 

‎어디긴? 전쟁터지

 

‎원수 각하께서 기다리십니다

 

‎금방 올게

 

‎부럽지?

 

‎저희 독일은 장성들께서

 

‎이번 회담을 기회로
‎모든 군사 행동을 중단해 주시길

 

‎희망하는 바입니다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해 주신다면

 

‎각국의 불필요한 손실은
‎막을 수 있을 겁니다

 

‎독일 대표단의 대표
‎마티아스 에르츠베르거입니다

 

‎포시 원수가
‎우리가 찾아온 이유를 묻습니다

 

‎육해공에서

 

‎최종 휴전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제안을 각하께서 해주십사 합니다

 

‎제안 같은 건 없답니다

 

‎무슨 뜻이지?

 

‎표현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나 봅니다

 

‎그렇군

 

‎알겠습니다, 그럼…

 

‎원수 각하

 

‎괜찮으시다면
‎조건을 말씀해 주십시오…

 

‎정식으로 요청하란 얘기군요

 

‎원수 각하

 

‎휴전 협정을 요청합니다

 

‎72시간 안에 우리 조건을 수용하고
‎협상은 불가요

 

‎- 72시간?
‎- 서명 전까지 전쟁은 계속될 거요

 

‎원수 각하

 

‎신의 이름으로
‎72시간을 흘려보내지 마십시오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습니다

 

‎그럼 서명하시오

 

‎알겠습니다

 

‎병사들은 진격한다

 

‎병사들, 진격

 

‎진격해라, 병사들

 

‎병사들, 진격

 

‎가자, 밖으로

 

‎진격해라, 병사들

 

‎진격

 

‎병사들, 진격

 

‎병사들, 진격, 나가라

 

‎돌격!

 

‎- 더 빨리!
‎- 이야!

 

‎- 더 빨리!
‎- 이야!

 

‎앞으로!

 

‎가!

 

‎이야!

 

‎대열 유지!

 

‎계속 가!

 

‎돌격!

 

‎가자, 파울, 얼른! 파울!

 

‎나가!

 

‎발사!

 

‎발사!

 

‎엎드려!

 

‎숙여!

 

‎엄폐!

 

‎밖으로 나가!

 

‎위치 고수하고 간격 밀착!

 

‎수류탄!

 

‎우리 위를 지날 때 바퀴를 노려!

 

‎어서 가자! 프란츠!

 

‎프란츠!

 

‎따라가!

 

‎프란츠!

 

‎어서! 따라와!

 

‎프란츠!

 

‎파울!

 

‎돌격!

 

‎파울

 

‎파울!

 

‎발사!

 

‎후퇴!

 

‎후퇴!

 

‎안 돼, 쏘지 마요! 안 돼요!

 

‎안 돼요!

 

‎안 돼! 쏘지 마요!

 

‎알베르트

 

‎- 알베르트
‎- 가자!

 

‎빨리!

 

‎계속 가!

 

‎프란츠는요?

 

‎프란츠가 없어졌어요!

 

‎카트친스키!
‎기관총을 챙겨서 후퇴해!

 

‎에기자크에서 재집결한다
‎여기서 북동쪽 2㎞!

 

‎전우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난 엄마가 보고 싶다, 빌어먹을!

 

‎수류탄, 탄약 챙겨서 가!

 

‎파울, 가자!

 

‎이건 협상이 아니라
‎일방적인 명령입니다

 

‎스파로 돌아가서
‎참모진과 상의해야 할까요?

 

‎그런다고 뭐가 달라집니까?

 

‎종국에 우리가 패배한다고 해도

 

‎항복할 때보다 나빠질 건 없어요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더 나오겠죠

 

‎알자스로렌, 라인강 점령지
‎대포, 기관차, 열차…

 

‎이건 무조건 항복입니다!

 

‎미군 25만 명이
‎매달 유럽에 상륙합니다

 

‎마른, 캉티니, 캉브레
‎전부 잃었어요

 

‎휴전을 망설이는 이유는 단 하나
‎헛된 자존심입니다

 

‎장군과 군이 만든 이 난장판을
‎이젠 치워야 합니다

 

‎하지만 가시고 싶다면
‎가셔도 좋아요

 

‎저희는 남겠습니다

 

‎겨울이에요

 

‎열차와 식량이 없으면
‎볼셰비키들한테 괴멸당할 거예요

 

‎병사들은 명예롭게
‎전사하는 게 아니라

 

‎귀환 길에 아사할 겁니다

 

‎명예롭게요?

 

‎제 아들은 전사했어요
‎그 애의 명예는 어디 있습니까?

 

‎폰헬도르프

 

‎연합국의 요구 사항을
‎사령부에 전보로 알리게

 

‎정부에 알려

 

‎72시간 남았습니다

 

‎우리가 흘려보내는 1분마다
‎병사가 한 명씩 죽어 나가요

 

‎제발 좀 자비를 구합시다

 

‎이 전쟁을 끝내자고요

 

‎후퇴!

 

‎놈들이 후퇴한다, 발사!

 

‎발사!

 

‎조용히 해!

 

‎닥쳐!

 

‎닥쳐!

 

‎아니야

 

‎전우

 

‎전우

 

‎전우

 

‎정말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미안해요

 

‎"제라르 뒤발
‎인쇄공"

 

‎집…

 

‎당신 부인… 약속해요

 

‎약속해요

 

‎약속…

 

‎생일이 언제인가, 브릭스도르프?

 

‎1877년 6월입니다

 

‎여름에 태어났군

 

‎맞습니다

 

‎부친은 뭐 하시나?

 

‎저희 가족은 홀슈타인에
‎작업장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작업장?

 

‎승마용 안장을 만듭니다

 

‎승마용 안장이라

 

‎그건 불경기가 없지
‎자네 미래는 탄탄하구먼

 

‎부모님을 잘 만났습니다

 

‎그래?

 

‎집에 돌아가고 싶나?

 

‎- 소집 해제 하면?
‎- 네

 

‎전쟁이 끝난 후에
‎제가 할 일이 있으니까요

 

‎사업을 물려받을 겁니다

 

‎축하하네

 

‎장군님은요?

 

‎난 군인이야

 

‎부친도 이 연대의 장교셨지

 

‎비스마르크 정권에서
‎세 번의 전쟁에 참전하셨고

 

‎세 번 다 승전하셨어

 

‎1871년에는 파리로 진격하셨고

 

‎영웅으로 귀환하셨지

 

‎난 시대를 너무 늦게 태어났어
‎브릭스도르프

 

‎전쟁이 없는 반세기라니

 

‎전쟁이 없는 군인이
‎무슨 쓸모가 있는가?

 

‎부친과 가까우셨습니까?

 

‎어릴 땐 그런 셈이었지

 

‎사람은 혼자 태어나고

 

‎혼자 살아가고

 

‎혼자 죽는 법

 

‎"독일 황제 퇴위"

 

‎들어와요

 

‎- 폰헬도르프, 뭔가?
‎- 힌덴부르크에서 왔습니다

 

‎얼른 열어봐

 

‎서명하라고 하십니다

 

‎끝났다!

 

‎수도원의 문을 두드리면

 

‎도적과 불한당만 우글거리지

 

‎끝났어, 윗선의 돼지들이
‎마침내 정신을 차렸어

 

‎드디어 협상한대
‎우리 곧 집에 간다, 병사!

 

‎의무실은 어디 있습니까?

 

‎- 안 돼!
‎- 마취 안 하고 뭐 해!

 

‎보이머

 

‎보이머

 

‎보이머

 

‎- 탸덴
‎- 보이머

 

‎어떻게 된 거예요?
‎어디를 다쳤어요?

 

‎무릎 위

 

‎아마도

 

‎아무런 감각이 없어

 

‎무릎에서 얼마나 위야?

 

‎고개를 못 들겠어

 

‎최소한 10㎝는 돼요

 

‎이제 집에 갈 거예요

 

‎- 정말?
‎- 네

 

‎이런 꼴로 산림 경비대엔
‎어떻게 들어가지?

 

‎망했다

 

‎들어갈 수 있어요

 

‎진짜예요

 

‎절대로 절단은 못 하게 할 거야

 

‎불구로 살 순 없어

 

‎그렇게 안 살 거예요

 

‎이보다 더한 부상도
‎잘만 치료하잖아요

 

‎우리 파울

 

‎줄 게 있어

 

‎죽었어요?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해

 

‎넌 살아있잖아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우리를 위해서

 

‎끝나버린 전우들을 위해서

 

‎됐어요

 

‎잘 들어요, 탸덴만큼은
‎그렇게 말하면 안 돼요

 

‎그러면 자네야 좋겠지만
‎전원 도착해야…

 

‎의무실 아니면 시체 더미에 있는
‎병사들이 어떻게 먹어?

 

‎- 배식해, 냄새 맡으니까 다 됐네
‎- 안 돼

 

‎왜 안 되는데, 이 새끼야?

 

‎150인분을 취사했는데
‎80명에게 150인분은 못 줘!

 

‎머리에 똥만 들었냐?

 

‎2중대용 식량을 받은 거잖아

 

‎- 우리가 2중대야!
‎- 맞아!

 

‎그러니까 잔말 말고 배식해!

 

‎카트!

 

‎- 카트!
‎- 파울!

 

‎카트!

 

‎파울!

 

‎- 파울!
‎- 카트, 살아있었군요

 

‎살아있었네요

 

‎파울

 

‎탸덴은 다쳤어요

 

‎지금 교회에 있어요

 

‎2인분 갖다주자

 

‎그래, 이리 와

 

‎조심해

 

‎하나 더

 

‎제길, 죽은 줄 알았잖아요

 

‎언젠가는 우리 다 죽어

 

‎끝에 다 와서 죽는 건 아니죠

 

‎나보다 먼저 죽으면 죽여버릴 거야

 

‎탸덴

 

‎탸덴

 

‎- 카트?
‎- 그래

 

‎카트

 

‎수프를 가져왔어

 

‎숟가락 같은 것도 가져왔어?

 

‎그래, 가져왔지

 

‎맛있게 먹어

 

‎안 돼, 그만해, 탸덴!

 

‎탸덴, 멈춰!

 

‎도와주세요!

 

‎왜 그랬어요?

 

‎왜?

 

‎다 끝났어, 친구들, 다 끝났어

 

‎피가 너무 많이 나요!

 

‎탸덴

 

‎탸덴

 

‎왜 그래?

 

‎뭘 잃어버렸어요

 

‎카트, 프랑스어 할 줄 알아요?

 

‎'좋으시다면'

 

‎엄마는 저보고
‎프랑스어를 배우라고 하셨어요

 

‎피아노도요

 

‎전쟁에 나가는 거 반대하셨죠

 

‎저랑은 맞지 않는다며
‎가자마자 죽을 거랬어요

 

‎저도 할 수 있단 걸 보이고 싶었죠

 

‎지금 우린 여기에 있잖아

 

‎'몇 주 후면 파리에 입성한다'

 

‎수류탄으로 얼룩진 지난 2년을
‎양말짝처럼 치울 순 없어요

 

‎- 파울
‎- 이 냄새는 안 빠질 거예요

 

‎- 그만해
‎- 루트비히는 죽었고, 프란츠…

 

‎그래서 어쩌라고?

 

‎최소한 걔들은 편히 쉬잖아

 

‎우린 살아있어

 

‎여기의 모든 건 열병 같아

 

‎아무도 원하지 않지만
‎갑자기 들이닥쳤지

 

‎우리도 원하지 않았고
‎저쪽도 원하지 않았어

 

‎그런데도 이러고 있잖아
‎세계의 절반이 이러고 있어

 

‎우리가 서로를 도륙하는 동안

 

‎신은 지켜보기만 해

 

‎그래

 

‎하지만 내가 뭘 알겠냐?

 

‎쥐뿔도 모르지

 

‎그저 총을 든 보병일 뿐

 

‎눈 좀 붙여, 우린 운이 좋았어

 

‎네

 

‎카트?

 

‎응?

 

‎아들은 어쩌다 죽었어요?

 

‎천연두

 

‎다음엔 뭔 일이 있을지 무서워요

 

‎무서워하지 마

 

‎앙리

 

‎맛보게

 

‎신선한가?

 

‎죄송합니다, 아닌 거 같습니다

 

‎말씀하시오

 

‎황제가 퇴위하셨습니다

 

‎병사들은 명령에 불복하고
‎탈영병들은 시골을 배회합니다

 

‎새 정부는 당면한 모든 과제를
‎이행하려고 최선을 다하겠지만

 

‎아무 잘못도 없는 국민이

 

‎기근과 무정부의 위험에
‎노출됐습니다

 

‎그거야 패전국의 문제지
‎승전국의 문제는 아니오

 

‎난 걱정하지 않소

 

‎타협은 없소

 

‎원수 각하, 부탁입니다

 

‎상대에게 공정하게 대해 주셔야
‎이 평화에 반기를 안 들 겁니다

 

‎공정?

 

‎지금 공정을 들먹거렸소?

 

‎서명하시오

 

‎회의록에 기록하십시오

 

‎휴전 협정의 효력은 6시간 후

 

‎11월 11일 11시에 발효됩니다

 

‎좋소

 

‎전쟁은 끝났소

 

‎이제 어쩌시렵니까?

 

‎여기서 뭐가 보이나?

 

‎라티에르 평원이 보입니다

 

‎에기자크죠

 

‎나도 보인다네

 

‎쥐새끼처럼 달아나는
‎독일 병사들도 보이고

 

‎프랑스군이 라티에르의
‎우리 초소에 똥을 싸지르는데

 

‎저기 기차에선 개차반들이

 

‎우리 조국을 팔아먹고 있어

 

‎모든 초소에서 신병을 철수시키고
‎마당으로 집합시켜

 

‎이 똥 더미를 치우고야 말 것이다!

 

‎적군과의 통신은 전면 금지한다

 

‎하나, 모든 전선에서
‎군사 행동은 중지한다

 

‎효력 발휘는 오늘
‎11월 11일 오전 11시

 

‎둘, 전 부대는 오늘 이 시간부로

 

‎현재 위치한 전선을 넘지 않는다

 

‎몇 시예요?

 

‎- 왜 안 주무세요?
‎- 들어봐

 

‎너무 조용해

 

‎내가 귀먹은 줄 알았어

 

‎협정에 서명했어, 파울

 

‎전쟁이 끝났어

 

‎끝났다고

 

‎배고프냐?

 

‎난 배고파

 

‎어디 가요?

 

‎놈이 깨기 전에 서둘러야 해

 

‎- 크리스마스에 뭐 할 거야, 파울?
‎- 모르겠어요

 

‎난 거위 고기를 구울 거야

 

‎적양배추랑 감자도 곁들이고

 

‎초란 초는 다 켜야지
‎그러곤 아내한테 뽀뽀할 거야

 

‎있잖아, 파울
‎우리 아내는 정말 예뻐

 

‎- 그래요?
‎- 응

 

‎- 어떻게 생겼는데요?
‎- 글쎄…

 

‎긴 곱슬머리야, 어두운색

 

‎둥그스름하고 힘도 세지

 

‎크리스마스라…

 

‎한참 뒤네요

 

‎아니야, 금방이야

 

‎우린 애를 다시 가질 거야
‎그것도 여럿

 

‎아이가 없는 크리스마스는
‎아무 의미가 없잖아?

 

‎안 그래?

 

‎있잖아요

 

‎우리가 집에 돌아가면요

 

‎- 응?
‎- 멋진 일을 해요

 

‎우리 둘이서 같이요, 어때요?

 

‎글쎄다

 

‎왜요?

 

‎난 구두 수선공이야
‎구두 고치는 일을 해, 맞지?

 

‎넌 읽고 쓸 줄 알잖아
‎고등학교도 졸업했고

 

‎그렇다고 뭐 좋은 게 있나요?

 

‎뭘 하게?

 

‎둘이서
‎신발 밑창에 못이라도 박게?

 

‎나 놀리는 거냐?

 

‎난 아내가 보낸 편지도 못 읽어

 

‎넌 대학에 가라, 파울

 

‎아니면 이 자리에서 널 쏠 거야

 

‎바지가 흘러내리네

 

‎바지가 헐렁해

 

‎뭘 좀 먹으면 될 거예요

 

‎곧 집에 가면
‎원하는 건 다 먹을 수 있어

 

‎원하는 건 다

 

‎이번엔 네가 해

 

‎내가 저 농부한테 또 걸리면

 

‎날 쏴 죽일 거야

 

‎저 빌어먹을 개도 조심하고

 

‎네

 

‎쉿

 

‎이것 봐

 

‎아주 좋아

 

‎좀 줄까?

 

‎망했다

 

‎멈춰!

 

‎카트!

 

‎도망쳐요!

 

‎거지새끼!

 

‎우라질

 

‎저 개자식들 다 죽여버리겠어

 

‎젠장, 이것 봐요

 

‎왜 그래?

 

‎- 운이 좋았어요
‎- 알에 맞은 거야?

 

‎- 꾹 눌러
‎- 네

 

‎- 여기에 다 붓자
‎- 네

 

‎전부 다 넣어

 

‎프라이 해 먹으면 되겠어요

 

‎프라이는 무슨? 지금 먹자

 

‎이렇게 먹어도 돼

 

‎기막히지 않냐?

 

‎금방 올게

 

‎카트?

 

‎카트?

 

‎카트!

 

‎어떻게 된 거예요?

 

‎가자

 

‎누가 쏜 거예요?

 

‎농장에서 온 꼬마 놈

 

‎농부의 아들

 

‎카트

 

‎엉망진창이군

 

‎얼마나 커?

 

‎새끼손가락 정도요, 총알 꺼낼게요

 

‎아니야, 담배나 줘

 

‎군의관이 알아서 하겠지

 

‎날 7살 애들 학급에 넣더라

 

‎이미 면도를 시작한 나이였는데

 

‎소똥이랑

 

‎운율이 맞는 단어를 찾아봐

 

‎소똥이랑 운율이 맞는 단어는 없어

 

‎우라질

 

‎왜 하필 지금이야?

 

‎- 어서 가요
‎- 그래

 

‎가자

 

‎괜찮아요, 카트?

 

‎- '소총'
‎- 뭐?

 

‎소총이 소똥이랑 운율이 맞죠

 

‎집에 가면 새 신발이나 만들어줘요

 

‎걸었더니 발에서 피 나요

 

‎멈춰요!

 

‎멈춰요!

 

‎정지!

 

‎정지!

 

‎정지!

 

‎군의관님!

 

‎군의관님!

 

‎괜한 수고를 했군

 

‎네?

 

‎사망했어

 

‎근데… 고작 작은 총상인데요

 

‎그래, 검은 피, 간으로 직행했어

 

‎장기에 독이 퍼졌어

 

‎기절한 거예요

 

‎아니야

 

‎죽었어

 

‎내가 더 잘 알지

 

‎말도 안 돼요, 조금…
‎조금 전까지 얘기했는걸요

 

‎기절한 것뿐이에요

 

‎기절한 건데

 

‎거봐요

 

‎운이 없었네, 거의 끝난 마당에

 

‎가자, 병사!

 

‎장군님이 우릴 집에 보내주신다!
‎우리 집에 간다!

 

‎집에 간다!

 

‎그래, 계속 가!

 

‎더 빨리!

 

‎차렷!

 

‎병사들

 

‎우리는 적으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형제로서 이 자리에 있다

 

‎그러나
‎독일의 사회 민주주의자들이

 

‎반역의 휴전 협정을 수용하면서
‎소중한 우리 국민을 무방비 상태로

 

‎몰아가는 꼴을
‎우린 지켜볼 수밖에 없다

 

‎전우들이여

 

‎조금 있으면 귀환하여

 

‎부모님, 아내, 자식을 만날 것이다

 

‎전쟁은 끝났다

 

‎수 년의 희생과 고초 끝에
‎이젠 보상을 기대해도 좋다

 

‎제군들이 여기서 이룬
‎모든 업적에 대한 추앙을 받겠지

 

‎하지만 전우들이여

 

‎군인과 영웅으로 환대받고 싶은가?

 

‎아니면

 

‎정말 중요할 때
‎꼬리 내리는 겁쟁이가 되고 싶나?

 

‎병사들이여

 

‎우린 전력을 다해 적을 칠 것이다

 

‎라티에르는 독일의 것이다!

 

‎오전 11시 전에
‎저 평원을 장악하여

 

‎이 전쟁을 승리로 끝낼 것이다!

 

‎돌격!

 

‎선조들과 함께하신 신께서
‎우리와도 함께하실 것이다

 

‎싸우러 안 가요, 전 싫어요!

 

‎닥쳐!

 

‎조준!

 

‎- 안 돼!
‎- 사격!

 

‎중대, 제자리에서!

 

‎세워총!

 

‎- 꽂아칼!
‎- 꽂아칼! 장전!

 

‎몇 시?

 

‎15분 남았어

 

‎르페브르 거야

 

‎딱한 녀석
‎마지막을 위해 아껴뒀군

 

‎- 그 친구한텐 이젠 필요 없지
‎- 고맙습니다

 

‎병장님과 르페브르를 위하여

 

‎좋네

 

‎악몽은 끝났어

 

‎적의 공격이다!

 

‎- 위치로!
‎- 위치로!

 

‎발사!

 

‎발사!

 

‎수류탄이다!

 

‎공격!

 

‎안 돼!

 

‎안 돼! 하지 마! 안 돼!

 

‎휴전!

 

‎오전 11시다!

 

‎사격 중지!

 

‎오전 11시다!

 

‎"2번 벙커"

 

‎괜찮나, 병사?

 

‎네

 

‎그렇다면

 

‎인식표 수거해

 

‎"1914년 10월에 전쟁 발발 직후"

 

‎"서부 전선의 전투 양상은
‎참호전으로 굳어졌다"

 

‎"1918년 11월 종전 무렵
‎전선의 이동은 거의 없었다"

 

‎"이곳에서 300만 명이 넘는
‎병사가 사망했으며"

 

‎"대개는 고작 몇백 미터 땅을
‎차지하려는 전투에서였다"

 

‎"1차 세계 대전에서
‎대략 1,7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자막: 김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