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Lands


 

카라얀이 도망쳤어

 

네가 주민등록 신고하고
보조금 받게 해 줬잖아

 

응, 매번 서류 쓰는 것도
힘들대서 말이야

 

신청서를 내야 돈을 받지

 

말끝마다 ‘이왕에’라길래
처음엔 ‘이왕이’라고 불렀었지

 

이왕에, 그 말뿐이었어

 

근데 왜 카라얀이라고 불러?
독일 지휘자 이름이잖아

 

덥수룩한 잿빛 머리카락 때문에

 

만다라 머리도 덥수룩하잖아

 

만다라 머리는
마구 자란 쪽파 같지

 

시와사라, 수다 그만 떨고
커피나 갖다줘

 

다 됐어

 

고마워

 

이왕에, 이왕에…

 

난 다시 자러 갈게

 

남동생 말이야
친동생은 아니지?

 

이쪽이 들리는 귀였나?

 

맞아요, 오른쪽 귀

 

그럼 대답이나 할 것이지

 

피는 안 섞였어요

 

그럼 엄마 애인의 아들이
야부키 죠인 거네

 

야시로 죠예요
‘내일의 죠’ 주인공 아니에요

 

농담도 못 해?
야시로 죠인 거 알아

 

죄송해요

 

그만 저어도 되지 않나?

 

마지막 한 알이 녹을 때까지요

 

설탕은 한꺼번에 녹아

 

저한테는 마지막 한 알까지
느껴지거든요

 

몇 살에 몇 살이었지?

 

저는 열 살
동생은 여덟 살이었어요

 

이번 일, 걱정되지 않으세요?

 

내가 왜?

 

우리가 C-로 보고했거든요

 

그건 너희 생각이고
전화 담당들은 A라고 판단했어

 

저는 그 사람들
만나본 적 없어요

 

여기선 선발 투수가
9회 말까지 던질 필요 없어

 

명부, 조사, 전화, 도구
수거에 뒤처리까지 나눠져 있지

 

나는 조직을 관리하면서
번 돈을 지사장한테 상납하고

 

지사장은 보호받는 조건으로
야쿠자한테 돈을 주는 거야

 

수거책들 입장에선 네가
보통 3루 코치는 아니지

 

그래서 상부에서 너한테
명부 조사도 맡기라더군

 

역시 생각했던 대로
피라미드 같은 구조네요

 

난 결정권자가 아냐
명령을 따를 뿐이지

 

지사장 위에는 임원들이 있고
그 사람들은 정치인이야

 

일본 어디든 우리 힘이
안 미치는 곳이 없어

 

일본의 정신을
담고 있는 조직이지

 

슬슬 일어날 때가 됐군

 

네, 가시죠

 

“월요일
오사카 니시나리 동부”

 

이봐!

 

누구예요?

 

월요일의 무녀

 

월요일마다 하루 종일 뛰어다녀
넌 처음 보는 거냐?

 

왜 하필 월요일이에요?

 

그건 나도 모르지

 

아무튼 저 친구가 보이면
다들 월요일인 걸 알아

 

몇 살에 몇 살이었냐고
물었을 뿐인데 잘 대답하더군

 

모호하게 말해도
바로 알아듣는다니까

 

좋았어, 잘 맞아

 

문 닫고 타!

 

야시로는 출소하자마자
여기저기서 깽판을 쳤다던데

 

명부를 맡겨 주시면 안 돼요?
걔한텐 아무도 없어요

 

이노우에 미키코예요
돈을 인출하는지 보고 올게요

 

직접 가지 말고
하류 노인네들 시켜

 

수거책이 한 명뿐이라서요

 

왜 사람을 안 써?

 

한 명만 쓸 수 있는
형편이에요

 

두 사람 몫으로
나누면 될 거 아냐

 

하류에게도
하류만의 생활이란 게 있어요

 

일한 만큼은 받아야 한다고요

 

뭐, 네가 노조 대표라도 돼?

 

여기 있습니다

 

그만들 먹고 전화나 돌려!

 

어디서부터 해요?

 

A부터 해야지!

 

히라오카

 

서둘러

 

아오키입니다

 

시작해

 

알겠습니다

 

연락할게요

 

여보세요? 이노우에입니다

 

오카바야시인데요
돈은 준비되셨어요?

 

인출했습니다

 

520만 엔이요

 

맞아요

 

지금 어디 계시죠?

 

은행 안이에요

 

오카바야시 씨는요?

 

지금은 좀 곤란하겠어요

 

일이 생겨서
고객 사무실에 나와 있거든요

 

죄송하지만 지하철 타고
난바로 좀 오시겠어요?

 

난바 어디로 갈까요?

 

로열 클래식 호텔
앞에서 뵐까요?

 

11시 30분 어떠세요?

 

11시 30분, 알겠습니다

 

저는 검은 양복, 흰 셔츠에
파란 넥타이 차림이에요

 

알겠어요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해요
곧 뵙죠

 

어디야?

 

난바역 지하상가예요

 

그 여자는?

 

출구 쪽으로 가고 있어요

 

경찰 붙었나?

 

안 보여요
타카기 씨는 어디세요?

 

호텔 건너편이야
여기서 지켜보지

 

전 수거책이랑
다음 장소로 넘어갈게요

 

아오키입니다

 

여자가 호텔에 왔어

 

상황은 어때요?

 

남자 두 명이 있어
하나는 작업복에 마른 체격

 

다른 하나는 파란 재킷에
185cm, 85kg쯤 돼

 

경찰이에요?

 

난들 아나?
3루 코치한테도 말해줘

 

그럼 시작할게요

 

그래

 

“첫 번째 장소
작업복 차림의 마른 남성과”

 

“185-85의 파란 재킷
두 번째 장소로 이동”

 

계산서 부탁합니다

 

교수, 넥타이는 풀었다가
목표물이 보이면 다시 해

 

알겠습니다

 

나중에 봐

 

이름 기억하지?

 

오카바야시 히로무요

 

이노우에 미키코에게
돈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그 여자의 아들이 회삿돈으로
선물 거래를 했다가

 

1,040만 엔을
날려 먹었어요

 

저 오카바야시는 그의 상사로서
부하가 체포되면 해고될 테니

 

둘이서 조용히
돈을 반씩 갚자고 했고

 

아들 몫을 받으러 가는 겁니다

 

- 520만 엔이죠
- 납기는?

 

내일이요

 

빨간 가방을 든
아주머니를 찾아

 

따라잡고 나면?

 

뒤에서 불러 세운 후
제 이름을 말해요

 

엄지손가락은
넥타이를 매라는 신호다

 

세 번째, 네 번째는
중단하라는 뜻이죠

 

순서는?

 

파란 넥타이를 맨 다음
말을 걸어야 해요

 

가방에서 돈을 꺼내
여기에 옮겨

 

저 여자야

 

긴장되나?

 

벌써 다섯 번째라서 익숙해요

 

좋아, 가자고

 

택시!

 

비켜요!

 

뒤에 조심하세요

 

조심해요!

 

죄송합니다

 

잘 보고 다녀야지

 

타도코로!

 

오셨습니까

 

아직 조짐이 안 보입니다

 

저기 왔다, 가자

 

다들 모여!

 

그래, 돈은 받았나?

 

못 받았어요
경찰이 있더라고요

 

은행에서부터 지켜보다가

 

돈을 받는 순간
우릴 잡으려던 것 같아요

 

어쩔 수 없군

 

점심은 수거책이랑 먹을게요

 

난 집으로 갈게

 

오늘 밤에 본사로 갈 테니까

 

- 출장비 정산 좀 해 주세요
- 그래

 

이제 그만 기다리셔도 돼요

 

그쪽에서 눈치챈 거예요?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오늘 일당 못 줘서 미안해
이거라도 받아

 

교수는 모르는 게 없던데

 

악순환에 빠져 허우적대는 거죠

 

늙은 사람들 속여서
돈이나 뺏고

 

죄책감은 안 드나?

 

없는 자는 있는 자의
일용할 양식을 훔치는 법이죠

 

정당한 권리 같은 거예요

 

문학적이셔라

 

이 휴대폰도 없애

 

자, 다들 끊어

 

신조, 휴대폰들 처분했나?

 

- 여기 담가 뒀어요
- 나중에 바다에 버리려고요

 

반성들을 좀 해야겠는데

 

조사 담당들은 이노우에를
C-로 보고했거든

 

미츠루 잘못이에요

 

웃기지 마!

 

너희들…

 

내가 말하고 있잖아!

 

돈을 뺏으라고 했더니
되레 당하고 있어

 

검사들이 머리를 짜내듯
새로운 얘길 개발하란 말이야

 

코치님은 본부로 돌아가시나요?

 

펠로십 빌라로 같이 가야지
한참 못 갔어

 

이거 받아, 필요하면 전화하고

 

곧 만다라가
난리를 칠 시기니까

 

잘 보고 있을게요

 

젊고 예쁜 분이 왜
우리와 이런 곳에 살아요?

 

오사카에 돌아와서 처음으로
일한 곳이 펠로십 빌라야

 

돌아왔다고요?

 

10년 정도
도쿄에 가 있었거든

 

그렇군요

 

개랑 살다가 고독사한 노인네를
본사 지시로 처리했는데

 

귀찮아서 그 집에
그냥 살기로 한 거지

 

도스토옙스키의
‘학대받은 사람들’ 같네요

 

순경 총각, 안녕

 

듣기 보니 그렇네

 

기묘한 행동을 하는 네리가
후반부를 장식했지

 

‘우리가 살아가는
이상한 세상을 좀 보라고’

 

이봐, 뭐 하는 짓이야?

 

누가 찍으라고 했어!

 

꺼져!

 

학생 기자들이 늘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감히
카메라 들이밀 엄두도 못 냈지

 

좋았어!

 

됐네

 

무슨 숫자예요?

 

솔리테르 내기한 걸 적어놨어요

 

만다라 방에 가면
벽에 온통 붙어 있죠

 

솔리테르는 혼자 하는 건데
내기할 게 뭐 있어요

 

다 하는 방법이 있어
내가 만들었지

 

재밌어

 

1점에 5엔씩

 

10엔이라고 했잖아

 

말을 바꾸면 안 되지

 

이봐, 네리

 

왜요, 만다라?

 

환각 증세일지도 모르니
내 얘기는 반만 믿어

 

또 뭐가 보이세요?
무서운데요

 

무서운 게 아냐

 

넌 내가 목숨 걸고
지킬 거라고

 

감사합니다

 

내가 뭐라고 했더라?

 

환각 증세 같다고
반만 믿으라고 했어

 

만다라도 알고 있으니 그만해

 

얼른 말해줘

 

눈썹이 가느다란 친구가
네 방을 살피던데

 

몇 살쯤이었어요?

 

내가 처음 야쿠자가 됐을 땐
아무도 눈썹을 안 밀었지

 

불법 택시와
한통속인 것 같았어

 

걱정 마시고 다시 게임 하세요

 

만다라, 이거 다 받을 거지?

 

“오사카 경찰 본부”

 

이노우에 미키코 씨의
착신 기록을 조회해 보니

 

도쿄 신주쿠 편의점 전 점장과
중국인 무역 회사 사장이

 

외국인 등록증을 위조해서
개통한 선불폰 3천 대 중

 

하나에서
걸려 온 전화가 있었습니다

 

다만 이 정보로는
범인을 추측하기 어렵습니다

 

전화로는 못 찾겠네
감시 카메라 영상은?

 

감식반이 은행, 호텔과
산책로에서 영상을 찍었습니다

 

세 장소의 감시 카메라 영상도

 

분석하는 중입니다

 

사기 조직의 가게에 대한
익명 제보가 들어왔는데

 

니시요도가와구에
위치한 수리 센터입니다

 

그래서 24시간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고

 

오늘 아침 11시 35분에
승합차가 들어오는 걸 봤어요

 

로열 클래식 호텔 근처에서
제가 봤던 것과

 

같은 차였습니다

 

10번 사진을 봐 주시죠

 

은행 앞에 보시면

 

두 사람, 보이세요?

 

각각 남성과 여성입니다

 

여성 용의자는 은행과 산책로의
감시 카메라에도 찍혔어요

 

너무 작아서 안 보이는데

 

확대해

 

은행 사진을 확대했습니다

 

이건 산책로예요

 

다른 것 같은데

 

같은 사람이에요

 

근거는?

 

은행에서 할머니가
넘어지는 장면 좀 보여줘

 

형사 둘과 여성 용의자만
할머니를 쳐다보지 않았어요

 

제가 이노우에 미키코에게만
집중했네요

 

- 탓하는 거 아니야
- 산책로도 보여줘

 

뒤에서 휠체어를 탄 남성이
화내는데도 알아채질 못해요

 

두 사례의 공통점은
왼쪽에서 오는 소리예요

 

여성 용의자는 늘 오른쪽 귀를
이노우에 미키코 쪽으로 뒀어요

 

동일한 인물로 보이며
왼쪽 귀가 먹은 것 같습니다

 

잠깐, 수거책은 양복에
파란 넥타이라고 했지 않나

 

여성 용의자는 3루 코치입니다

 

코치는 뭘 하는 사람인데?

 

수거책이 임무를 완수하도록
신호를 주죠

 

3루 코치의 왼쪽 귀가
먹었다는 것만 알아낸 건가?

 

그게 다가 아닙니다
남성 용의자도 있죠

 

그 용의자가 잡아탄 택시의
위치를 조사 중입니다

 

맥시멈 시큐리티의
야마모토입니다

 

응, 나 오사카 경찰 본부
요네무라야

 

웬일이야?

 

전에 자네가 보냈던
수배 전단 말이야

 

어떤 거?

 

왼쪽 귀가 먹은 여자가
범죄 현장에 나타나면 말하라며

 

나타났어

 

정말?

 

“고야, 도쿄 본사”

 

안녕하세요, 고야 비서실입니다

 

오사카에서 왼쪽 귀가 먹은
여성을 찾았는데

 

통신 사기에 연루된 것 같아요

 

월요일 자료예요

 

고마워

 

- 월요일 자료입니다
- 고마워요

 

월요일 자료예요

 

자료 드릴게요

 

월요일 자료예요? 고마워요

 

월요일 자료입니다

 

고마워

 

일은 할 만해?

 

익숙해졌어요

 

쿠루마다, 뒷일 봐주는 비서는
여기까지 올 필요 없어

 

내가 괜찮아, 마음에 들어
귀엽기도 하고

 

찾던 사람 발견했다고
전화해 줘

 

고마워 죽겠네

 

이토이, 회장님 어디 계셔?

 

고야 회장님은 상하이에서
오늘 막 돌아오셨어요

 

벤처 협업이 진행 중인가요?

 

아뇨, 청년 매크로 투자자들을
좀 만나고 왔어요

 

다음 주 월요일에
발표가 나갈 겁니다

 

흥미롭네요

 

궁금하군요

 

저쪽인가요?

 

네, 안에 계십니다

 

저는 신입인데
들어가도 될까요?

 

똥구멍에 힘 꽉 줘

 

과격한 인터넷 방송인들을
출연시키는 건 어때요?

 

어쨌든 리얼리티 쇼잖아요

 

흥미로운 아이디어이긴 한데…

 

서양에서는 출연진들의
자살률이 높다지요?

 

네, 대략 30명 정도…

 

그럼

 

그걸 넘겨 보죠

 

무슨 일이 있어도
스폰서는 유지할 겁니다

 

치하루?

 

찾으시던 걸 찾았습니다

 

10분만 나가 있어

 

이토이, 이리 와

 

오사카 경찰 본부
특수 사기반의 영상입니다

 

언제 찍힌 거지?

 

오늘 오후쯤이에요

 

네리가 통신 사기에
가담했다고?

 

수거책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3루 코치라고 합니다

 

수거책들은 누군데?

 

보통은 채무자나 노숙자
기초 생활 수급자들입니다

 

최하층 사람들이에요

 

쓰레기들이군

 

- 이토이
- 네?

 

쓰레기가 되고 싶은가?

 

죽어도 싫습니다

 

이리 와 봐

 

이 여자도 한때
네 자리에 있었다

 

다른 점이라면

 

내 마음을 훔쳐서
도망쳤다는 거지

 

언제 구하실 겁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먼저 알아봐

 

오사카 사기 조직들은
배후 세력이 크기도 하니까

 

알겠습니다, 다른 건요?

 

시간이 남았군

 

손 쓰지 말고

 

줄이 엄청 기네

 

늘 사람이 많은가?

 

- 우와
- 맛있겠다

 

맛있을 거야

 

멋진 곳이네

 

1990년에 오사카에서
원예 박람회가 주최됐는데

 

시에서는 그 기회를 이용해
도시를 청소했지

 

파벨라 같은 거네요

 

파 뭐라고?

 

리우 올림픽 전에 군대가
빈민가를 밀었거든요

 

수습은 좀 조용히 해

 

계속 말씀하시죠

 

정책 하나면 거리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

 

그때부터 오사카 유흥 업소에서
성관계를 못 하게 됐죠

 

카마가사키의 일용직들이
신세카이에 오는 일도 줄었지

 

재미가 다 사라졌어

 

이봐

 

목욕탕 가나, 교수?

 

내 요금도 좀 내줘

 

돈을 또 잃었나?

 

또 졌지

 

다음에 꼭 갚을게

 

알았어

 

움직이면 불알을 찌를 거야

 

진정해

 

지갑 내놔

 

‘잔마 히토시, 19세’
왜 날 미행하지?

 

야시로 때문에 왔어

 

오사카에 도착하면
자기 누나를 찾으라고 했거든

 

그럼 정정당당히 찾아올 것이지

 

그러려고 했어

 

다음에 또 나타나면
널 찢어 주겠어

 

그 사람들도 일 끝나고
여기서 먹었을지 궁금하네요

 

- 누구?
- 3루 코치와 수거책이요

 

왔겠지

 

일을 공쳐서
수당도 못 줄 텐데

 

좋은 코치라면
여기에 수거책을 데려와서

 

밥이랑 술이라도 사 줬겠지

 

나라면 그랬을 거야

 

잔잔요코초 골목에
음식점은 몇 개쯤 돼요?

 

술집까지 하면 서른 군데쯤?

 

3분에 한 군데씩 들르면
90분 안에 끝나겠네요

 

잘 들어, 수습

 

이 동네에 자기 손님을
꼰지르는 가게는 없어

 

알아도 모른다고 말하지

 

그게 신세카이의
변하지 않는 근간이라고

 

선배님은 언제부터
여길 알고 계셨어요?

 

아버지께서 어릴 때
종종 데려오곤 하셨어

 

장기를 두러 오셨거든

 

나는 츠텐가쿠에 올라가거나
이렇게 도테야키를 먹곤 했지

 

- 도테야키 두 개 주세요
- 알겠습니다

 

뭘 그렇게 많이 뿌려?

 

학교는 땡땡이치고요?

 

많이도 뿌렸네

 

대체 얼마나 뿌린 거야

 

똑같이 뿌렸어요

 

난 조금만 뿌렸다고
맛을 못 느끼는 거야?

 

선배님도 뿌리실래요?

 

- 월요일의 무녀를 위하여!
- 위하여!

 

“오사카 펠로십 사업 협의회”

 

저 왔어요

 

출장 경비 영수증이에요
전부 현금으로 냈어요

 

다 해서 얼마야?

 

30만 3,650엔이요

 

1만 엔 이하는 안 쳐줘
여권 반납해

 

반납했어요

 

하나 더 만들었어, 여기

 

‘고토 히나코, 40세’

 

마땅한 게 그것뿐이었어
사무실 전화 받을 때 써

 

- 비서라고 해요?
- 그래, 사진은?

 

여자들은 언제 입국하지?

 

다음 달이요

 

결혼해서 국적을 얻고
다시 이혼이라

 

위장 결혼은 오래 걸려서
아주 골칫거리야

 

일 년에 두 번
해외 나가는 거 나쁘지 않아요

 

다음 작업은 언제예요?

 

결혼 출장은 당분간 없을 거야

 

원래 하던 일 말이에요

 

그 일?

 

내일 아니면 다음 주일 거야

 

오늘 일당은 없고요?

 

늘 돈타령이지

 

심야 항공편으로 들어와서
바로 투입됐다고요

 

짐도 아직 못 풀었어요

 

수거책 일당도 줘야 해요

 

감사합니다, 가 볼게요

 

어디로 가?

 

오늘은 펠로십 빌라로 가요

 

지내는 데가 또 있어?

 

그럼요, 쫓기는 신세잖아요

 

걱정 마, 내가 있는 한
넌 안전해

 

네리, 스피리터스 좀 줘

 

스피리터스를 앞에 두고
불을 붙이시면 어떡해요

 

지난 한 해 동안 잠잠했잖아

 

뭐, 그렇죠

 

그전에는 도망 다니면서
요양원이니 온천이니

 

일본을 떠돌아다녔고 말이야

 

여기로 바로 오지 그랬니

 

- 해외 출장 다녀왔어?
- 응

 

2주 동안

 

필리핀, 태국이랑
말레이시아에 갔었어

 

일벌레가 따로 없네

 

- 맞다
- 응?

 

잔마 히토시가 누구야?

 

대형 쓰레기

 

너 대형 쓰레기랑 어울리면
타카기 씨한테 소개 못 해

 

어울리는 거 아냐

 

그런 애들이 꼭 일찍 죽지
같이 다니지 마

 

누나, 엄마랑 점점 닮아가네

 

그래?

 

나 좀 귀여워?

 

저건 누구야?

 

누구?

 

저 사진 속 여고생

 

나야, 밑에는 남동생
지금은 의절했어

 

그래서 네리 심정이 이해돼
너도 꽤 말썽이잖니

 

뭐?

 

긴 하루였네

 

“4일 후, 금요일”

 

- 시마부쿠로
- 네

 

- 테리오
- 감사합니다

 

여기, 소니

 

감사합니다

 

비밀번호는 카드 뒤에 있어

 

시마부쿠로

 

가불은 없고

 

5만 엔은 월세로 내면
받을 돈은 6만 엔이네

 

콤보는 가불이 2만 엔
월세를 빼면 7만 엔이야

 

세계 챔피언 될 때까지
응원할게

 

맡겨만 줘

 

다음 그룹, 준비됐나?

 

만다라가 안 왔어

 

어젯밤에 앓는 것 같던데

 

만다라!

 

정신 차려요

 

만다라

 

내 스카프

 

뭐라고 했어요?

 

제 말 들리세요?
여기 병원이에요

 

정신이 드세요?

 

아저씨!

 

죽여 버릴 거야!

 

아저씨

 

휠체어 좀 주세요!

 

아저씨, 꼬마 네리예요
저 여기 있어요

 

꼬마 네리?

 

나이가 몇인데
전부 히라가나로 써?

 

한자 변환 기능이 고장 나서요

 

기능이 있기는 하냐?

 

최신 버전입니다요

 

네리, 돈 받아 왔어?

 

 

13명, 96만 5천 엔이에요

 

13명?
하나가 없잖아, 누구지?

 

만다라가 빠졌어요
병원에 입원시켰거든요

 

복지 사기나 치는 병원에
데려간 거야?

 

괜찮은 병원이에요
알코올성 간염이래요

 

알 게 뭐야, 하류 노인네야
누구든 대신할 수 있지

 

만다라잖아요
한때 파트너셨으면서

 

그래서 내가 돌봐주잖아
빈털터리인데도

 

동료도 아니고 경호원이었으니
나보다 아랫사람이었어

 

저한테 잘해 주셨어요

 

그만하면 됐어

 

이건 조사 대금이고
명부는 저기 있어, 총 세 개

 

야시로한테도 일 좀 주세요

 

경력에 소년범 기록을 적어놨어
제정신이 아니야

 

‘선라이즈 힐’

 

1960년대에 분양된 곳이라
2천 가구의 대부분이 노인이야

 

명부 세 개에서 추리면
최소 100명은 나올 거다

 

다 보려면 일주일쯤 걸릴 거고

 

옷 갈아입어

 

알겠어요

 

죠, 가자

 

변환 기능 고쳐놨어요
감사합니다

 

아직도 엉망이잖아!

 

일주일에 고작 10만 엔?
완전 착취잖아

 

언제 한번 패 줄까 보다

 

그 아저씨, 분명
사방이 적일 거야

 

밤길에 벽돌로 때리고
지갑을 뺏는 거지

 

적당히 해라

 

내 얼굴에 또 먹칠하면
의절할 테니까

 

우리 사이가 그렇게 쉽게
끊어질 리가 있나

 

그래서 타카기랑은 뭔데?
둘이 자는 사이야?

 

징그럽게 뭐라는 거야
친구 아버지라고 했잖아

 

어릴 때부터 알던 분이야

 

2-3억은 숨겨 뒀을걸

 

분명히 더 있어

 

넌 늘 멍청한 짓만 해

 

말썽만 일으키는 애를
내가 왜 소개했는지 모르겠다

 

- 우린 끈질긴 인연이니까
- 악연이지

 

영어로는 뭐라고 해?

 

‘로튼 에지’

 

알았냐?

 

똑똑하네

 

나도 감옥에서 영어 배웠어

 

근데 그건 안 가르쳐 주던데

 

4-5년은 살아야 배웠으려나

 

시동이나 걸어

 

누가 온 모양인데

 

누구?

 

여기도 아니면
택시는 포기해야 해요

 

애초에 기대도 안 했어

 

오사카 경찰 유카와입니다

 

저는 사타케입니다
잠깐 괜찮으세요?

 

저희는 특수 사기를
조사 중입니다

 

노인들을 상대로 하는
보이스피싱 같은 거예요

 

4일 전, 월요일 오전
11시 45분쯤 니시요도가와의

 

자동차 수리 센터 근처에서

 

한 남성을 태운
운전 기사분 계실까요?

 

아마 츠지 씨였을 거야

 

그래?

 

니시요도가와에서
불쾌한 손님을 태웠댔어

 

불쾌한 손님이요?

 

잘은 모르겠어요

 

그게 뭐야

 

- 츠지는 오늘 쉬어요
- 연락해 주시겠어요?

 

경정장 3번 관중석에
있을 거예요

 

- 혹시 사진 있으세요?
- 있어요

 

3번 관중석에는 몇 명 없어서
사진 없이도 찾으실 거예요

 

히가시 1-3, 여기다

 

100평쯤 되는 부지에
벤츠가 두 대라

 

1998년에 선물 거래했대
쿠로사와 히로시, 72세

 

“쿠로사와”

 

누구세요?

 

다이도 증권에서 나온
하가와라고 합니다

 

저는 야마구치입니다

 

다이도에는 지분이 없는데요

 

그게 아니고 증권사를 대표해서

 

니사의 후속 제도에 대해
안내해 드리러 나왔습니다

 

제이고츠라고 들어 보셨나요?

 

니사는 뭔지 알아요

 

니사 제도가
내년 3월에 폐지되거든요

 

한도가 더 높은 제이고츠가
니사를 대신하게 됩니다

 

새 제도에 대해
설명을 좀 들어 보시겠어요?

 

애들은 지금 다 독립했고
손주도 셋이나 돼요

 

자녀분들은 어디 계세요?

 

아들 녀석은 나라에 있어요

 

말씀드렸다시피
비과세 기간이 5년인데

 

아드님께서 본인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시면

 

5년 추가로 연장이 가능하세요

 

계약서는 우편으로 보낼 테니
꼼꼼히 읽어 보시고요

 

서명해서 보내 주시면 됩니다

 

도장은 필요 없어요

 

- 제 이름을 쓰면 되나요?
- 맞아요, 타에코 씨

 

심사에 시간이 걸려서 계약까지
30-40일이 소요될 거예요

 

좀 더 빨리는 안 될까요?

 

수발이 힘드신 건 알지만
신청자가 천 명이 넘어서요

 

신청자가 시설에 들어가셔야
저희에게 이익이 발생하거든요

 

그렇군요

 

요즘 통신 사기다 뭐다 해서
무서운 일이 많잖아요

 

자기들이 경찰이라고 하면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이 집은?

 

A에서 E까지 중에 B

 

그다음 집 할머니는?

 

D등급

 

요양원 대기 중이라잖아
상황이 절박해 보였어

 

정부가 아무 대책도
안 세워서 그래

 

예금 통장 셋을 합치면
7백만 엔이야

 

정기 예금 1천5백만에
투자 신탁이 9백만

 

왜 이렇게까지 털어놓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거지

 

사기당하기 딱 좋네

 

맞아, 어떻게 당할지
빤히 보여

 

이런 노인네들한테
뜯은 돈으로 먹고산다니…

 

누구, 정치인들?

 

타카기 말이야

 

‘속일 수 있는 사람을
속일 뿐이다’

 

내가 오사카로 도망쳐 왔을 때
타카기가 했던 말이야

 

왼쪽 귀는 언제부터
안 들린 거야

 

3년 전

 

도쿄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말하기 싫어

 

와카야마에선 가난했지

 

따뜻한 코코아가
마시고 싶다고 울었더니

 

누나가 뜨거운 물에
설탕을 잔뜩 넣어 줬잖아

 

마지막 한 알이 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시면

 

아주 맛있다고 했어

 

설탕만 잔뜩 먹었지

 

하고 싶은 말이 뭐야?

 

타카기를 반쯤 죽이고
통장을 뺏는 건 어때?

 

됐어, 멍청아!

 

목소리 낮춰

 

뒤를 봐주는
야쿠자들이 바로 쫓아올걸

 

도망치면 되지

 

타카기는 보통 사기꾼이 아냐

 

나도 사이코패스거든

 

정말이야, 나 진지해

 

진짜라니까!

 

정말이라고!

 

- 그러시겠지
- 안 믿는 거야?

 

장난 아니야

 

자, 두 집 더 남았어

 

말을 돌리네

 

저기 있어요

 

츠지 씨, 실례합니다
오사카 경찰 유카와입니다

 

니시요도가와에서 태운
불쾌한 손님이 이 사람인가요?

 

네, 맞아요

 

왜 불쾌하죠?

 

10년쯤 전이었나

 

노숙자들 악용했던 병원
기억하세요?

 

- 떠들썩했잖아요
- 복지 사기 병원 말이죠?

 

당시 총리의 부인이
병원 이사장과 친구였잖아요

 

총리의 부인이
병원 임원이기도 했죠

 

맞아요, 같이 사진도 찍고

 

총리의 단풍 구경 행사에도
초대받았던 사람이에요

 

이름은 기억 안 나지만
그 뻔뻔한 얼굴은 못 잊죠

 

어디에 내려 주셨어요?

 

타이쇼가의 주차장이었어요

 

화장실에 다녀오다가
그놈이 벤츠에 타는 걸 봤어요

 

무슨 색이었나요?

 

검은색 새 차였어요

 

번호판도 보셨어요?

 

그건 못 봤어요

 

월정액 주차장이었나요?

 

네, 맞아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요

 

너희들이 나갈 때 문 잠가
난 자러 간다

 

어디 아파?

 

밤에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경기가 있거든

 

그게 뭔데?

 

NBA잖아

 

나 미네소타 광팬이거든

 

미네소타 패츠, 트윈스
‘미네소타의 딸’까지…

 

- 저게 다 뭐야?
- 미네소타 패츠라고?

 

미네소타는 내 꿈이야

 

잘 자

 

네리 누나

 

수거책으로 활동하면 위험해?

 

아주 위험하지
저번에도 경찰이 쫙 깔렸어

 

금액이 얼마였는데?

 

520만 엔

 

성공하면 거기서 얼마 받아?

 

약속한 금액은 5퍼센트야

 

26만 엔이네

 

수거책 몫 4만 엔까지
타카기한테 30만을 받는 거지

 

한 시간 만에 26만 엔이라
쏠쏠하네

 

수거책이 잡히면
전부 다 걸리는 거야

 

위험도가 높지

 

명부 조사 담당은
사기죄로 입건될 일도 없어

 

성공 보수도 받고, 이게 편해

 

조사, 전화, 수거까지
한 명이 하면 안 돼?

 

전문 사기꾼이 되긴 싫어

 

일 년 정도 일하면서
돈을 모아서

 

남쪽 어딘가 바다에서
헤엄이나 치고 싶어

 

남쪽 바다라면 오키나와?

 

폴리네시아

 

‘폴리네시아’

 

118개의 섬을 다니면서
첨벙첨벙 헤엄치는 거야

 

첨벙첨벙 헤엄치면
뭐가 좋은데?

 

첨벙첨벙 헤엄치면
삶이 리셋될 거야

 

이게 누구야

 

정정당당히 찾아왔어

 

또 나타나면
얼굴을 찢어 주겠다고 했는데

 

정정당당히 찾아오라며

 

네가 누나한테 말했어야지!

 

잠깐, 진정해!

 

잔마 형제는 도쿄에 살거든
내가 도박장을 안내하기로 했어

 

좀 봐줘

 

다들 누가 데리러 오나?

 

보통은 그렇게 해

 

픽업은 여기서만 해?

 

근처 파친코에서도 해

 

이번 도박장은
어느 조직 거야?

 

‘하얀 양’이라고
시라테 조직 애들 거야

 

몇 명이나 돼?

 

몇 명이냐고

 

10명 정도

 

10명이면
요즘 도박 수입으로는 부족해

 

돈은 이걸로 벌겠지

 

화장실에서 놓는 놈도 있잖아

 

오줌 누러 가?

 

똥 싸러

 

누나한테 말 안 한 거야?

 

장난하냐? 절대 안 되지

 

오늘 처리해야 하면
어쩌려고 그래

 

오늘은 얼굴만 보는 거야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차가 두 대인데
나가서 왼쪽 차에 타세요

 

- 왜?
- 누나, 가야 해

 

어디까지 가는 거야?

 

글쎄, 꽤 멀리 갈걸

 

료칸이나 별장 같은 곳인가?

 

료칸은 아냐
전에는 골프장 근처 별장이었어

 

수수료는?

 

우리가 딴 돈의 1퍼센트야

 

수수료를 떼고 줄 거야

 

누나랑 도박이라니, 신나는데

 

감시하러 가는 거니까 명심해

 

돈 얼마나 가져왔어?

 

너한텐 안 줄 거야

 

됐어, 어차피 따면 되니까

 

뭐야, 사극 세트장인가?

 

야외 촬영장이었는데
지금은 안 쓰는 곳이에요

 

몇 년 전에 여기서
사무라이 영화를 찍었어요

 

도박장은 안쪽이에요

 

자, 들어갔습니다

 

앉으세요

 

이쪽입니다

 

전화는 뒤뜰이나
이 방에서만 해 주세요

 

와, 왠지 정감 있네

 

어딜 봐서?

 

입장하십니다

 

사람이 많네

 

자, 들어갔습니다

 

내기 걸어 주세요

 

베팅하세요

 

빨리빨리

 

서두르세요

 

앞에 놔 주세요

 

서두르세요

 

걸어 주세요

 

내기금은 앞에 놔 주세요

 

아,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이쪽은 다 됐어요

 

여기도 됐습니다

 

자, 시작합니다!

 

- 4에 1, 합은 5
- 5네요

 

5 나오신 분 있나요?

 

데이터 도착했습니다

 

칠리 새우 드세요?
의외로 매운 걸 좋아하신다니까

 

택시 운전사가 제대로 봤더군

 

벤츠 차주가 타카기 세이지야

 

병원 이사장으로 있던 사람이지

 

자료는 그쪽에 있어

 

감사합니다

 

자, 시작합니다!

 

4에 2, 합은 6

 

- 6이라고?
- 네

 

내가 뭐랬어

 

누나, 잠깐 빠져
계속 지는데 흐름을 끊어야지

 

- 처음 오셨어요?
- 뭐라고?

 

난 왼쪽 귀가 안 들려

 

처음이세요?

 

응, 처음이야

 

저 여자가 여길 운영하나?

 

하야시타 씨는
장부 관리책이에요

 

노름판에서 독서라니

 

헤겔의 ‘정신현상학’이죠

 

헤겔은 범죄의 근본이
선일 수도 있다고 했대요

 

길에서 쓰러진 노숙자가
입원을 하면

 

정부에서 생활 보호 차원으로
의료비를 전액 지원하지

 

이걸 악용해 노숙자에게
필요도 없는 수술을 받게 해서

 

입원 날짜만 늘려댄
최악의 사기꾼이지

 

많이들 죽었네요

 

병원은 문을 닫았는데
타카기는 체포되지 않았어

 

의료 부장이 죄를 뒤집어쓰고
자살했거든

 

살해당했을지도 몰라

 

타카기는 거물 야쿠자나
정치인 쪽에도 연이 있거든

 

악질 중의 악질이네요

 

2008년 3월에
비영리법인을 설립했어요

 

교활한 놈이네요
타카기를 파 봐야겠어요

 

불가능해

 

전 총리 부인이
오사카 펠로십의 임원이거든

 

- 하지만…
- 손 떼

 

본부장님 눈치 보시는 겁니까?

 

수거책과 전화 담당을 잡다가
거기까지 닿았다고 하는 건요?

 

그건 괜찮을까요?

 

수습, 제법인데!

 

타카기가 목표가 아니라면
위에서도 허락할 거예요

 

자네 이적이야
타이거스로 옮기도록 해

 

수습인 저도 같이 가나요?

 

데리고 갈 건가?

 

곤란하게 만드시네요
앞은 보이세요?

 

아주 잘 보여

 

신입이 손이 많이 가긴 하죠

 

셋이서 잘해 봐

 

그리고 이건 쿵파오 오징어야

 

1입니다

 

좋았어!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오늘 이 기세라면
뭐든지 손에 넣을 수 있겠어

 

- 뭐냐
- 적당히 해

 

- 여보세요, 들리십니까?
- 교수, 무슨 일이지?

 

만다라가 병원을 나와서
난리를 치고 있어요

 

어떤 여자를 막 찾아요

 

나오미 어디 있어!
어디다 숨겼어?

 

이봐, 당장 돌아가야겠어

 

차 좀 태워줄 수 있어?

 

급하게 가셔야 한다는데요

 

토로를 보증하면 가도 돼

 

죠의 토로 보증인이 되시면
모셔다드릴 수 있습니다

 

토로가 뭔데?

 

차입금입니다

 

장난해?

 

엄청나군!

 

말도 안 돼

 

그러지

 

저기 왔다

 

교수, 콤보!

 

복서가 몇 명을 데리고
신치에 찾아보러 갔어요

 

신치는 왜?

 

나오미가 10년 전에
거기 팔려 간 여자래요

 

지금도 거기 있대?

 

아뇨

 

만다라 좀 도와주세요

 

젠장, 졌잖아!
세 번 연속 같은 숫자라니!

 

4에 2, 합은 6

 

6입니다

 

6, 있으십니까?

 

죠, 그만 가자
운이 다 된 거야

 

계속 지기만 하잖아

 

시끄러워, 기세가 돌아올 거야

 

다시 이길 거라고

 

- 하지만 이미…
- 한 번만 더 빌려줘

 

이미 많이 빌리셨어요

 

- 부탁할게
- 안 됩니다

 

그냥 좀 빌려달라고

 

- 더 이상은 안 됩니다
- 갚는다니까, 좀!

 

야시로 씨?

 

따라오시죠

 

- 타쿠야 오면 올려보내
- 알겠습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하나 모르겠네

 

의뢰인한테 돈을 빌리는
살인 청부업자라니

 

빌린 돈이 250만인데

 

성공 보수는
너희 셋 합쳐 300만이야

 

잔마 씨, 알고 있었어?

 

야시로한테 들었습니다

 

그럼 난 50만 엔만
주면 되겠네

 

아니죠

 

한 사람당
100만을 준다고 했잖아요

 

합쳐서 300만이 아니고요

 

좋아, 성공하면
너희들한테는 100만씩 주지

 

그럼 내 몫은?

 

네 몫은 토로에서 뺄 거야

 

성공하면 150만
실패하면 250만의 빚이 남지

 

이자는 열흘에 10퍼센트고
납기는 열흘 줄게

 

그리고 말이야, 공교롭게도
오늘 처리해 줘야겠는데

 

나니와 치에코, 몰라?

 

그게 누군데?
손동작은 또 뭐야?

 

얘기 끝나면 모셔다드려

 

알겠습니다

 

도구는요?

 

도착하면 타쿠야가 줄 거야

 

미리 써 봐야 하는데
그건 좀…

 

그런 얘긴 못 들었는데

 

야시로한테 분명…

 

난 못 들었다니까!

 

그럼 없던 일로 할까?

 

그것 좀 그만해

 

재밌지 않아?

 

간사이에서의 첫 작업인데
잘 끝내야 계속 일하지

 

야시로 씨는 토박이니까
걱정 안 해

 

누나가 보증도 서 줬고

 

아니지
네리 누나는 관련 없어

 

뭐라는 거야
빚은 두 사람 명의로 돼 있어

 

“토요일, 오전 12시 1분”

 

현장 도면입니다
뒷문이 열려 있어요

 

한자 읽을 줄 몰라

 

목표물입니다
지금 마작을 하고 있어요

 

넷이 있다는 거네

 

나머지 셋은 동네 건달이에요
총 한 발이면 도망칠 겁니다

 

걸리적거리면 쏴버리세요

 

누구길래 죽이라는 거야?

 

우린 암살과 외주의
중간쯤에 있는 존재라

 

일을 받아서
하청을 줄 뿐입니다

 

이 자가 무슨 짓을 했길래?
그 정도는 알아야지

 

동기부여가 될지도 모르잖아

 

표적은 판사예요

 

살인범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는데

 

판사가 2심에서
무기징역을 줬죠

 

판결하면서 19세 여자아이를
한 명 죽였을 뿐이고

 

잔혹하게 죽인 이유는
쉽게 죽지 않아서라고 했대요

 

- 정말 그랬다고?
- 네

 

그런 식으로 사형 선고를
여러 번 무산시켰어요

 

그래서 판사를
죽여 달라는 의뢰가 온 거죠

 

만나기로 한 곳 기억하지?

 

아까 지나온 다리

 

그래, 다리에서 만나

 

뭐야?

 

여탕이잖아

 

잠깐, 잠깐만

 

왜, 패도 좋으면서

 

여기야

 

너 말이야

 

패 좋네

 

얼른 내세요

 

뭐야?

 

웃지도 못해요?

 

- 리치!
- 퐁!

 

뭐야, 이러기야?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게 되는지 보자고

 

아니지

 

론이야, 천삼백!

 

이런, 멍청이!
다 망쳐버렸잖아!

 

다 이긴 판이었는데!
엿이나 먹으라지!

 

망할 놈들

 

뭐야?

 

거기 서

 

멈춰!

 

총 쏘게 만들지 마

 

왜 도망 안 쳐?

 

난 거하게 이기려던 참이었거든

 

그거 유감이네

 

그러게 말이야, 억울하지

 

유감이야, 맞아

 

유감? 그래, 그거

 

네가 말했잖냐

 

내가 그랬다고?

 

떨고 있군

 

난 쏘고 싶지 않아

 

나도 총 맞기 싫은데

 

그냥 가면 안 되나?
그럼 갈게

 

서로 오래 살자고

 

그래

 

판사 양반

 

당신이 저놈을 찌른 걸로 해

 

알아들어?

 

같이 살려고 했었지

 

그랬겠죠, 사랑에 빠졌잖아요

 

병원에 입원해서
내내 그 생각뿐이었어

 

외로웠던 거지

 

병원에서 난 완전히
‘솔리테르’의 외로운 남자였어

 

‘카펜터스’ 노래 말이에요?

 

자네들
솔리테르 한 판 할 텐가?

 

좋아, 한 판 하자

 

- 네
- 만다라가 또 난리였다고?

 

진정됐어요, 지금은 괜찮아요

 

괜찮긴 개뿔
무슨 일인지 똑바로 설명해

 

계속 이러면
너희 팀은 해산시킬 거야

 

무사히 나왔네

 

토오루 형이 그렇게
쉽게 당할 줄은 몰랐네

 

말조심해

 

실수하면 죽고
죽으면 비난받는 거야

 

그렇긴 하지

 

총은 가지고 있어

 

왜?

 

생각해 봤는데
다른 일을 하면 어떨까 해서

 

어떤 일?

 

강도

 

지금 당장?

 

각자 4-5천만씩 챙기는 거야

 

허튼수작이면 가만 안 둬

 

몇 발이나 남았지?

 

7년 전까지만 해도
만다라가 내 은행 일을 봐줬어

 

만다라가요?

 

그래, 정직한 사람이거든

 

돈은 한 푼도 손대지 않았지

 

상태만 괜찮았다면
계속 여기서 일했을 거야

 

정신이 좀 오락가락해서 그렇지

 

다른 때는 괜찮아요

 

네가 그렇다면야

 

문제는 네 전 애인이지

 

네?

 

고야가 왜요?

 

여길 찾아낸 모양이야

 

도망치지 않아도 돼
그냥 지켜보는 중이니까

 

윗사람들이 있으니까
뭘 어쩌진 못할 거야

 

도도새는 자라서
둥지로 돌아오는 법이지

 

네 뒤는 내가 봐줄 거야

 

그리고 이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널 내 후계자로 키울까 해

 

스피리터스 한 병만
더 가져다줘

 

알겠어요

 

빨리 왔네

 

상의할 게 있는데요

 

앞뒤가 안 맞는군

 

총을 겨누고 상의라니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나?

 

협박하는데

 

입 닥쳐!

 

네 누나가 이걸 보면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금고나 열어

 

내 뒤에 누가 있는지나 알아?

 

한 마디면 다 끝장낼 수 있어
갈기갈기 찢어 죽인다고

 

그만 쩔쩔매고 쏴 봐!

 

쏴 보라고!

 

시끄러워!

 

빨리 움직여

 

아, 이게 아니군

 

이봐, 죠
이러면 누나가 속상해할 거야

 

닥치고 열기나 해

 

아니, 네리가 화낼 거야

 

열기나 하라고!

 

뭐 하는 짓거리야?

 

쏘지 마, 누나잖아!

 

- 대답해!
- 시끄러워!

 

쏘지 말라니까!

 

잠깐, 그만!

 

이 새끼가!

 

- 하지 마!
- 네리, 네가 칼로 찔러!

 

누나, 날 죽이려고 해!

 

살려줘!

 

야시로!

 

죽여 버릴 거야!

 

떨어져, 이 새끼야!

 

누나, 도와줘! 저리 가라고!

 

누나! 날 죽이려고 해!

 

용서하세요

 

친아버지한테 무슨 짓이야!

 

내 몫도 다 줄 테니까
빨리 구급차 좀 불러줘

 

야시로, 도와줘

 

좀 닥쳐라

 

저 사람이 아버지였구나

 

가혹하네

 

전혀!

 

이걸로 공평해졌어

 

똑바로 알아들어

 

그래

 

총은 어디서 났어?

 

도박장의 살벌한 여자가 줬어

 

살인 청부를 맡았다가
망쳐버렸고

 

잔마네 형이 죽었어

 

정신없는 밤이었지

 

돈 나중에 세고 시체부터 치워

 

계좌에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지 않아?

 

시체만 없으면
타카기는 죽은 게 아니야

 

당분간은 아무도 못 알아챌걸

 

야쿠자들이 오지 않을까?

 

어떻게든 되겠지

 

히토시가 여기 온 걸
아는 사람은?

 

없어

 

돈을 인출해서 여길 떠날 거야

 

있지

 

뭐?

 

나 토로를 갚아야 돼

 

이기고 있었잖아

 

누나가 가고 나서
판이 기울었어

 

내 탓이라는 거야?

 

누나가 보증인이라던데

 

얼만데?

 

250만 엔

 

살인 청부 의뢰인한테
250만 엔을 빌려?

 

그쪽에서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랬어

 

미안

 

- 그건 생각도 마
- 덩치가 너무 큰데

 

제발, 그건 아냐

 

정말이야, 난 못해

 

너무 커서 못 옮겨

 

내가 옮길게, 제발 그냥 둬

 

토막 내봤자
어차피 무거울 거라고

 

내가 책임지고 옮길게

 

애초에 내가 널 왜 도와줬을까

 

사랑하는 동생이잖아

 

둘 다 뭘로 좀 싸

 

파란 비닐로?

 

그래, 창고에서 가져오고

 

알았어

 

뭐가 웃긴데?

 

내가 우리 아빠 죽였을 때도
누나는 똑같이 말했어

 

옛날 생각 나네

 

우린 환상적인 팀이라니까

 

엄마가 당신을
끔찍이도 싫어했어요

 

더럽게 무겁네

 

담배 끊었어?

 

응, 두 번째로 감옥 갔을 때

 

누나는?

 

도쿄에서 끊었지

 

우리 아빠를 처리할 땐
어떻게 하는지도 잘 몰랐잖아

 

시간도 두 배는 걸렸지

 

차도 없었고 말이야

 

나는 13살
누나는 15살이었어

 

뒷산도 진짜 가팔랐는데
어떻게 올라갔던 거지?

 

그 새끼도 쓰레기였지
술 마시고 날 패곤 했어

 

처음 강간당했을 때
누나가 14살이었던가?

 

일 년 동안 당하고만 있었잖아

 

내가 구해준 거야

 

잊지 말라고

 

세상이 참 웃겨

 

그놈을 죽인 날
공장이 불에 타서

 

우린 보험금을 챙겼지

 

설탕 타는 냄새가
정말 달콤했는데

 

국도로 나가면 모텔이 있어

 

모텔?

 

가서 씻고 옷 갈아입자

 

네리 누나와 모텔이라니

 

이런 차림으로
벤츠를 몰면 의심스럽잖아

 

와, 장난 아닌데

 

뭐 하는 데야?

 

뭐야?

 

봐, 침대가 돌아가!

 

회전침대라니, 짱이다!

 

너무 느리네

 

누나, 이거 봐!

 

뭔데?

 

야!

 

왜 이렇게 오래 걸려?

 

그냥 들어오라니까!

 

- 금방 가!
- 꾸물댈 시간 없어!

 

알았다니까

 

네 물건 아무도 관심 없어

 

설탕 공장에 불 지른 거
나였어

 

왜 말 안 했어?

 

넌 입이 가볍잖아

 

아빠 얘기 아무한테도 안 했어
이번에도 그럴 거고

 

우린 운이라곤 지지리도 없어서
경초처럼 살아야 해

 

경초가 뭔데?

 

밟혀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풀

 

방심하면 안 돼

 

타카기한테서 나오는 돈은
반씩 나누고

 

각자 알아서 살기로 해

 

그건 아니지

 

우린 팀이잖아
운명 공동체라고

 

같이 회사라도 차리자

 

넌 정신 연령 13살짜리
사이코패스잖아

 

사람 죽이고 신나서
떠들어 대기나 하고 말이야

 

그런 적 없어

 

돈만 나누고 우린 끝이야

 

쫓아오면 자수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

 

알아들었으면 대답해!

 

알았어

 

두 시간만 눈 붙이고 출발해

 

생각해 보니
우린 피가 섞인 것도 아니잖아

 

친남매끼리도 하던데

 

그래서 뭐?

 

그놈의 물건은
주인 상관 없이 문제구나

 

딱딱한 게 훨씬 자르기 쉬워

 

오 마이 부처님

 

야!

 

왜?

 

깨끗이 핥아

 

그 사람은
내가 어딜 가든 찾아내요

 

이대로면 난 죽을 거예요

 

그래서 16년 만에 돌아왔군

 

뭐든지 할게요

 

여기서 지내게 해 주세요

 

전 재산은
비닐봉지에 들어 있나?

 

대답해

 

죄송해요
왼쪽 귀가 안 들려요

 

병인가?

 

아뇨

 

그놈한테 맞아서
고막이 파열됐어요

 

돈은 얼마나 있지?

 

550엔 있어요

 

오늘은 네 생일이잖아

 

잊고 있었네요

 

8월 20일의 타로 카드는
심판이지

 

천사가 트럼펫을 불고 있어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균형을 잃지 말 것’

 

이게 천사의 경고지

 

좋은 날에 태어난 거야
누구 덕인지 알아?

 

내 덕이란 말이야

 

네가 떠나고 나서
한 번도 생일을 잊은 적 없다

 

생일 케이크라고 생각하고
내 신발을 깨끗이 핥아

 

방금 울린 경보음, 뭐야?

 

어떻게 됐어?

 

벤츠 말이야

 

감정 맡겨서
내일이나 돼야 알 수 있어

 

남은 할부금은?

 

없어, 현금으로 샀었나 봐

 

누나, 시계들도 팔 거야?

 

이름이 박혀 있어서
암시장에서만 팔 수 있어

 

그렇군

 

자, 은행 네 군데에
통장이 있어

 

산쿄, 다이도, 쿄와후지에
이즈미 신용 은행까지

 

다 해서 8천2백만

 

현금 카드도 있는데
비밀번호를 몰라

 

분명 어디다 적어놨을걸

 

그게 어딘지를 모르잖냐

 

네 자리라 그냥 외웠으려나

 

그럼 의미 있는 숫자겠네

 

통장이랑 도장이 있으면
돈은 뽑을 수 있어

 

하지만 뭔가 의심스러우면
비밀번호를 묻겠지

 

도장이 여섯 갠데
뭐가 은행 도장이려나?

 

상아 도장 두 개에는
성까지 쓰여 있으니 인감이겠군

 

갈색은?

 

쇠뿔로 된 거?

 

그래, 그게 은행 도장일 거야

 

타카기가 은행 도장을
인감이랑 같이 두겠냐?

 

어디 숨겼을 거야

 

또 뭐가 있지?

 

신용 카드도 세 개

 

봉투에 증권사 네 군데의
거래 보고서도 있었어

 

증권사 카드는 없고

 

증권사 네 군데가
더 있다는 거지

 

주식은 얼마나 돼?

 

재산 대부분이 주식이야

 

2억 5천만 엔쯤 돼

 

그럼 전 재산이 3억이 넘잖아

 

근데 주식을 어떻게 팔지?

 

전화로 팔면 돼

 

계좌 번호랑 이름, 주소만
얘기하면 되거든

 

본인 확인만 끝나면
연결된 계좌로 송금돼

 

창구에서는 못 받나?

 

못 받아

 

계좌 송금만 돼

 

어떻게 아는데?

 

도쿄에서 그런 일 했었어
나 비서였잖아

 

연결된 계좌가 뭔지는
어떻게 찾지?

 

그거야

 

증권사의
입금 내역을 찾으면 돼

 

거기 있네

 

산쿄 은행만 사용했어

 

네 군데에서
전부 여기로 받았네

 

체크

 

체크

 

체크

 

회계 관리 한번 철저하네

 

이걸 왜 잠가놨지?

 

- 나눠서 정복하자
- 지금 뭘 찾는 건데?

 

- 뭐냐니?
- 뭔데?

 

내 말 안 듣고 있었지?

 

비밀번호랑
은행 도장도 찾아야 하고

 

이것저것 다

 

체크

 

잠시 시간 괜찮으실까요?

 

- 약속 잡고 오셨나요?
- 오사카 경찰입니다

 

사키타 유리라는 사람
있습니까?

 

손님 머리 감겨드리고 있어요

 

얼마나 걸리죠?

 

10분은 기다리셔야 할 거예요

 

코누마 에이지를 찾고 있어요

 

그 사람이 사기라도 쳤나요?

 

어제 함정 수사에서 수거책과
망보던 사람을 체포했는데

 

코누마가 배후라고 하더군요
폭주족 동료였다고 했어요

 

아파트에도 찾아갔는데

 

거기 주민들도
최근에는 못 봤다고 하더라고요

 

언제쯤 떠났나요?

 

6개월 정도 됐어요

 

법무사 친척의 도움을 받아서

 

나가달라고 했거든요

 

그 후에 연락이 왔나요?

 

최근에 전화가 좀 왔어요

 

휴대폰 번호를 알고 계십니까?

 

매번 삭제해요

 

코누마의 친구 중에
아는 사람은요?

 

코누마가 자주 가는 클럽에서
선배를 소개해 줬는데

 

귀와 코에 피어싱이 있고
문신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이름은 기억이 안 나네요

 

코누마도 문신이 있나요?

 

왼쪽 어깨에 있어요

 

날개 달린 빨간 용이에요

 

“일요일”

 

다시 일해!

 

체크, 체크

 

여기 있다, 흑단 도장이야

 

은행 도장이야, 확실해

 

이제 비밀번호만 알면 되겠네

 

못 찾으면?

 

내일 가짜 타카기를 보내서
분실 신고해야지

 

그럼 오래 걸리잖아

 

어디지?

 

받을 거야?

 

히라오카입니다

 

여보세요

 

어라, 누구세요?

 

고토라고 합니다

 

성함은 전해 들었어요

 

사무실 전화를 안 받으셔서
여기로 걸었어요

 

타카기 오너 좀
바꿔주시겠어요?

 

“전화 담당?”

 

지금 안 계셔서요
어떻게 아는 분이세요?

 

같이 일하는 동료입니다

 

명부 관련해서요?

 

이것저것 많죠

 

사실은 말이죠

 

타카기 씨가 위험하다면서
휴대폰을 없앴어요

 

무슨 일 있었나요?
문제라도 생겼어요?

 

2-3일 전에 도쿄에서
사람들이 찾아왔는데

 

다툼이 좀 있었거든요

 

그래서 어제

 

타카기 씨가 잠시
몸을 숨겨야겠다고 말씀하셨어요

 

몸을 숨겨요? 어디서요?

 

온천 호텔일 거예요
전화로 예약을 하시더라고요

 

차는 타고 갔어요?

 

네, 벤츠요

 

뭐람, 일도 안 끝났는데

 

수거책이라면
제가 배정해 드릴 수 있어요

 

이쪽 사람들이랑 얘기해 볼게요

 

알겠습니다
타카기 씨한테 연락이 오면

 

전화 왔었다고 할게요
히라오카 씨

 

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고토 씨

 

잘 둘러댔네

 

사기꾼들은 괴물이야

 

그렇게 쉽게 속지 않는다고

 

돈이 먼저냐, 괴물이 먼저냐

 

시간이 별로 없어

 

이별의 아침도 다가오는 건가

 

보고 싶을 거야

 

바이바이

 

‘로튼 에지’

 

펠로십 빌라 등기필증이야

 

그건 내가 가져갈게

 

뭐 하러?

 

펠로십 빌라 사람들한테
선물로 줘야지

 

그냥 돈이나 두둑이 줘

 

안 돼, 하류층 사람들은
다 써버린다고

 

교수한테 등기필증을 주는 게
현명한 방법이야

 

- 만다라가 있었지!
- 만다라가 왜?

 

7년 전까지 타카기의
은행 업무를 전부 대신했댔어

 

- 가야겠어
- 뭐?

 

전화라도 오면 어떡해?

 

받지 마

 

체크

 

만다라는?

 

솔리테르의 진리를 탐구 중

 

방해하면 안 돼

 

그래서 어디 있는데?

 

아래층 가장 안쪽에서
오른쪽 방

 

가장 안쪽, 오른쪽 방
고마워

 

솔리테르 재밌어요?

 

이 동네에서 하는
유일한 게임이지

 

술은 끊었어요?

 

술에 안 취했을 때
머리가 맑더라고

 

옛날 일 여쭤봐도 돼요?

 

얼마나 옛날?

 

7년 전이요

 

내가 야쿠자였던 시절이군

 

한때 아저씨가 타카기 씨의
은행 대리인이었죠?

 

‘타카기 씨’라니?

 

아버지한테

 

그렇게 부르라고 하셨어요

 

이해할 수가 없군

 

아저씨는 제가 어릴 때
원하는 건 뭐든 해 주셨어요

 

꼬마 네리는 참 귀여웠어

 

꼬마 네리는
아빠를 죽이고 싶었어요

 

엄마랑 날 와카야마의
설탕 공장장한테 팔아버렸죠

 

그 남자가 죽고 드디어
보험금으로 편하게 사나 했더니

 

엄마가…

 

어음 사기당했었지?

 

‘무슨 수를 써서든
최대한을 착취할 것’

 

이게 아버지의 방식이었어요

 

난 말렸어

 

엄마는 타카기 때문에
목숨을 끊으신 거예요

 

그런데 왜 돌아왔지?

 

도쿄에는 악마가 있었거든요

 

날 죽도록 때렸어요

 

다행히 난
귀 한쪽만 잃고 끝났어요

 

망할 놈

 

제가 어딜 가든 쫓아왔어요
경찰도 소용없고요

 

그래서 싫어도 참고
타카기를 방패로 삼은 거예요

 

여기 너무 춥네요

 

우리 집으로 갈까요?

 

갑시다

 

나도 끔찍한 짓을 많이 해서
죽어도 싼 놈이지

 

하지만 죽더라도
누군가를 위해 죽고 싶네

 

네가 원한다면
도쿄 악마를 죽여 주마

 

타카기도 죽일 수 있어

 

아직 그 정도는 거뜬해

 

그럼 아저씨한테 걸어 볼게요

 

손해는 안 볼 거다

 

타카기를 죽이고 묻었어요

 

정말이냐?

 

타카기의 돈을 챙겨서
해외로 뜰 생각이에요

 

근데 문제가 하나 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비밀번호를 모르겠어요

 

아저씨는 대리인이었잖아요?

 

그게 목적이었구나

 

맞아요

 

작년까지만 해도
전부 기억했는데

 

지금은 떠오르질 않아!

 

그만 하세요

 

7년 전이랑 같은 비밀번호를
썼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같은 걸 썼어

 

확실해, 의미 있는 숫자였거든

 

왜 그 번호를 쓰는지
내가 물어본 적도 있어

 

그랬더니요?

 

기념일이라고 했지

 

8은 왜 들고 있어요?

 

8월이었어

 

차라리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8월 15일로 정했으면

 

외우기 쉬웠을 거라고도 했었지

 

0820?

 

그거야, 어떻게 알았어?

 

제 생일이거든요

 

왜?

 

벤츠 값으로 550만 쳐준대

 

현금으로만 받는다고 해

 

양도 위임장이 필요해

 

인감이랑 인감 증명서도

 

오늘 처리해야겠는데

 

일요일이잖아
인감 증명은 오늘 안 돼

 

550만을 준비하려면
시간도 걸릴 거고

 

인감 증명 받을 수 있어

 

오사카에 문 연 곳이 있거든
난바역에 하나 있어

 

서류는 내가 가서 준비할게

 

일요일에도 대리점이면
5-600만은 준비할 수 있어

 

비밀번호는?

 

알아냈어

 

타카기 휴대폰에 전화가 왔었어

 

아까 그 휴대폰으로?

 

빨간 휴대폰으로도 왔어

 

밖에 야쿠자들도 왔고

 

하얀 양 애들인가?

 

아니, 처음 보는 얼굴이야

 

그럼 뒷문으로 들어갈게

 

타카기를 죽인 게
몇 시간 전이야?

 

32시간 됐어요

 

그럼 야쿠자들이
나타날 때가 됐지

 

이렇게 금방이요?

 

옛날엔 24시간 이상
연락이 안 되면 비상이었어

 

타카기 정도면 거물이지

 

저한텐 그냥 관리자랬어요

 

똑바로 처신해야 해

 

저는 일단 사무실로 갈게요

 

아저씨는
배드 랜드에 가 계세요

 

가기 전에 다락방에서
뭐 좀 갖다주겠니?

 

요즘은 발판을 딛는 게 무서워

 

요즘엔 환각 증세 없어요?

 

무슨 일 생길까 봐 걱정돼?

 

아무래도 그렇죠

 

난 괜찮아

 

4-5일은 거뜬할 거다
장담은 못 한다만

 

만다라한테
타카기를 죽였다고 말했어

 

뭐?

 

오락가락하신다며

 

그건 너도 마찬가지지

 

만다라가 산쿄 은행 업무를
대신했었어

 

의심을 사지 않고
큰돈을 인출할 수 있지

 

만다라 몫은 어쩌고?
삼등분은 싫어

 

내 몫에서 줄게

 

그러고 나면?

 

그 이후는 네가 알 바 아니지

 

뭐야, 동생을 버리고
그 사람이랑 간다고?

 

그놈은 나보다 더한
사이코패스라고

 

듣고 있어?
내가 A면 그는 SSS급이라고

 

보통 위험한 게 아냐

 

만다라가 가끔 정신은 놔도
말을 떠벌리진 않아

 

타카기가 내 아버지인 것도
비밀로 했어

 

한때 본인이 타카기의
파트너였던 것도 말이야

 

 

난 만다라에게 걸었어

 

못 가진 자들의
연대라고 할 수 있지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 편해

 

나한테는 안 걸어?

 

내가 15살 때 너한테 걸었지

 

난바 서비스 센터는
10시에 열어

 

인감 증명 떼서
벤츠 팔러 다녀와

 

위임장에도 도장 찍고

 

차 팔면 그 돈으로
도박 빚도 갚아

 

그럴 거야

 

배드 랜드에서 보자

 

- 여보세요?
- 어디 계세요?

 

똥 싸면서 조는 중

 

목소리까지 냄새나요

 

이젠 체력이 안 돼서
밤을 못 새우겠어

 

사키타 유리한테 연락 왔어요

 

그게 누구였지?

 

앉으시죠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해요

 

코누마가 뭐라고 하던가요?

 

주문부터 하시죠

 

오사카를 뜨고
새 출발 할 거라고 했어요

 

사과하고 싶으니
마지막으로 만나달라고요

 

그게 전부예요

 

뭘로 드릴까요?

 

전부 커피로 할게요

 

그럼 음료 무제한 메뉴란
말씀이시죠?

 

어디서 지내는지도 말하던가요?

 

아뇨, 알고 싶지도 않아요

 

- 주문 확인할게요
- 시끄러워

 

그렇게 주세요

 

이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협조 감사합니다

 

부탁을 드리고 싶은데요

 

코누마에게 전화해서
지내는 곳을 물어봐 주세요

 

죄송합니다, 내키지 않으시겠죠

 

하지만 코누마를 방치하면
사기 피해자들이 계속 늘어요

 

조직을 전부 소탕해야 해요

 

대뜸 주소를 물으면
의심하지 않을까요?

 

그렇긴 하겠네요

 

그럼 주소는 됐습니다

 

오사카 어느 지역의
어떤 곳인지만 묻기로 하죠

 

알아채지 못하게 부탁드립니다

 

코누마를 잡아도
사키타 씨는 언급하지 않을게요

 

- 여보세요?
- 나야

 

- 유리?
- 맞아

 

오늘 쉬는 날이거든

 

너는?

 

지금 어디야?

 

나카자키초에 있어

 

거기 아는 사람이 사는데

 

아파트야?

 

전에 은행으로 쓰던 건물이야

 

잠깐만요

 

네리 목소리도 녹음됐어요

 

난바 서비스 센터는
10시에 열어

 

인감 증명 떼서
벤츠 팔러 다녀와

 

배드 랜드에서 보자

 

타카기는 죽은 것 같습니다
배드 랜드는 근처 당구장이에요

 

오사카 경찰에
내통자가 있다고 했지?

 

직접 연락하는 사이예요

 

경찰에서는
타카기가 실종된 걸 몰라요

 

감시반 해체시켜

 

알겠습니다

 

경찰이 알아낼 때까진
네리도 도망치지 않을 거야

 

납치범을 보낼까요?

 

지난 3년 동안
두 번이나 실패했잖아

 

내가 맡겠다

 

너무 위험합니다

 

전에는 직접 처리하던 일이야

 

그건 아버님이 살아계실 때고요

 

지금은 500억 달러짜리
회사가 달려있어요

 

이토이, 이리 와

 

 

- 잘 봐
- 네, 그럴게요

 

네리는 숲을 누비는 암사슴이야

 

모나리자의 미소를 가졌지

 

내가 널 얼마나 아끼는데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그러니 내 모든 걸 받아들여

 

네리

 

오늘 오후부터 화요일 아침까지
통으로 빌리고 싶은데

 

알았어

 

100만이면 될까?

 

너무 많지
이틀에 30만이면 충분해

 

잘해주고 싶어서 그래
100만 줄게

 

그래, 내가 누굴 당해

 

만다라랑 죠가 곧 갈 텐데
점심 좀 챙겨줘

 

만다라는 벌써 왔어

 

상태는 좀 괜찮으셔?

 

그럼, 명상 중이야
충견 만다라답지

 

안 그래?

 

들은 체도 안 하네

 

- 거기 놔둬
- 알겠습니다

 

시동 걸고

 

알겠습니다

 

네리의 몸에
네 영혼이 들어갔으면 좋겠어

 

그런 모욕이
저한테는 격려가 돼요

 

내일 기자 회견이 끝나면
오사카로 갈 거야

 

경호원 붙일게요

 

너 하나면 충분해

 

네리가 거부하면 어쩌죠?

 

도망친 노예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어

 

주인에게 돌아오거나
갈가리 찢겨 죽는 거지

 

청부 건은 미안하게 됐어요

 

됐어, 어느 정도의
성과는 있었으니

 

그렇지, 타쿠야?

 

표적이 겁을 먹고 입원했어요

 

빨리 갚았군

 

누나가 도와줬어요

 

좋은 누나를 둬서 다행이네

 

영수증 같은 건 없나요?

 

그럼 이만

 

뭔가 수상한데

 

너무 수상하죠

 

타카기네 애들이잖아
여길 떠났다는 소문이 있던데

 

야시로 뒤를 밟겠습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너 누구야?

 

다시 묻는다

 

너 누구야?

 

여기서 일하는 고토라고 합니다

 

아, 3루 코치?

 

그쪽은 누구시죠?

 

아라이다

 

다들 아라이 마마라고 불러

 

이세이 조직 토쿠야마다
명함 같은 건 없어

 

듣고 있는 거냐!

 

뭐?

 

왼쪽 귀가 안 들려

 

이세이 조직
토쿠야마 에테츠라고

 

명함은 없다고 하잖냐!

 

아라이 씨는 지사장이고
나머진 뒤처리 담당인가요?

 

내가 지사장이라고?

 

도구 담당이지
아무도 말 안 했나?

 

전화 담당조차
만나본 적 없어요

 

타카기 씨는 자릴 비웠다며

 

몸을 피해 계세요

 

내가 여자라고
만만하게 보지 마

 

그쪽도요

 

배짱이 두둑하네

 

입을 열게 해 줄까?

 

잠깐, 토쿠 아냐?

 

만다라의 심부름꾼!

 

완전 울보였는데

 

이렇게 변하다니!

 

넌 누군데?
3루 코치 고토라더니

 

타카기의 딸, 꼬마 네리야

 

젠장, 복잡해지는군

 

토쿠, 아는 사람이야?

 

만다라 왔어?

 

위층에 있어

 

둘이 만난 적 없나?

 

한 번도, 소개 좀 해줘

 

오늘은 멀쩡하니까
그냥 가서 인사해

 

안녕하세요

 

야시로라고 합니다

 

보세요, 명부고 서류고
다 차에 싣고 떠났어요

 

전화는 왜 안 받는 거야?

 

몰라, 우리가 모르는
전화가 또 있나 보지

 

안전해지면 연락한댔어요

 

그게 언젠데?

 

내가 어떻게 알겠어?

 

아무튼 오늘은 연락 없었고

 

내일 연락이 올 수도 있겠지

 

나도 더는 몰라

 

말투가 그게 뭐야, 망할!

 

 

망할

 

멍청아, 회장님 딸이야

 

나중에 아시면 어쩌려고 그래?

 

내 손가락!

 

타마키, 어떻게 좀 해 봐

 

병원으로 데려가겠습니다

 

아파!

 

너무 아프다고!

 

어떻게 할까요, 마마?

 

타카기가 회장이란 말이지

 

‘메인 오너’야

 

내가 서브 오너지

 

이제야 맞아떨어지네요

 

지금 생각났는데

 

도쿄에서 둘이 찾아왔을 때
타카기가 그랬거든요

 

경찰이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몸을 숨겨야겠다고요

 

저 말이 맞아, 토쿠?

 

개소리죠

 

계집애, 깜빡 속을 뻔했네

 

타카기 씨는 경찰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어

 

도쿄에 있는 친구를 통해
얼마든지 조종할 수 있거든

 

거짓말만 늘어놓는군

 

그래, 타마키

 

병원 데려다주고
도구 좀 가져와

 

고문을 좀 해야겠어
오래 걸려도 기다릴게

 

이 정도 성깔이라니

 

타카기 씨를 죽이고도 남지

 

딸을 오냐오냐 키웠네

 

맞는 말이네요

 

무슨 수를 쓰든 괜찮으니

 

타카기의 전 재산을 회수해

 

알겠습니다

 

좋아

 

너한테 맡기겠다

 

폐경 이후로
피를 못 견디겠단 말이지

 

경험에서 조언하자면
암살에선 거리가 핵심이야

 

거리라고요?

 

거리를 미리 정해야 해

 

카메라 구도를 잡듯이

 

사회적 거리가 2미터인 경우

 

2미터까지 다가가서 쏘는 거야

 

훌륭한 비법이네요

 

바로 거기

 

1대 1이네

 

도망치려면 지금 가

 

말은 잘하네

 

- 칼질은 누구한테 배웠나?
- 타카기한테

 

10살에 우릴
팔아넘기기 전까지 가르쳤어

 

네리가 위험해

 

타카기의 사무실이에요, 가시죠

 

누나!

 

어디야?

 

위층!

 

누나!

 

물러서, 새끼야!

 

토쿠!

 

노친네는 빠져!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한 번 더 맞고 싶나?

 

뭐 하는 거야?

 

목 풀잖아요

 

총은 왜 차고 왔어?

 

사카이는 명사수야

 

정말이야?

 

올림픽 나갈 거예요

 

빨리 움직이기나 해

 

알겠습니다

 

- 누구세요?
- 코누마 씨, 꽃 배달이요

 

- 누가 보냈어요?
- 사키타 유리 씨입니다

 

사기 전담반 경찰이다
영장은 여기 있다

 

코누마 에이지?

 

맞네, 붉은 용이 있어

 

잠깐만요

 

누구한테 나온 영장인데?
꺼내 봐, 머저리야!

 

코누마 체포 영장이다
이 새끼야!

 

웃기지 마!

 

오후 2시 10분, 영장 제시

 

망할!

 

멈춰

 

- 코누마!
- 출구 막아!

 

앞으로 가

 

거기 서, 새끼야!

 

- 멈춰!
- 위로 가 봐

 

무슨 일이지?

 

빌어먹을!

 

위험하잖아!

 

내 얼굴에 스쳤잖아!

 

예상했어요

 

움직이지 마!

 

다들 중요한 건 챙겨!

 

아무것도 만지지 말고
이쪽으로 모여

 

우에마츠 선배, 제발 살려줘

 

우릴 도울 텐가?

 

그래

 

내가 뭘 했다고?

 

말투가 건방지잖아

 

협조하겠습니다

 

지금부터 네 부하…

 

이름이 뭐더라?

 

타마키예요

 

그놈한테 전화하지

 

이대로 말해

 

읽으라고

 

‘타카기 씨한테 전화가 왔어’

 

이봐

 

내가 조서에
말을 덧붙여 줄 수도 있어

 

‘반성하고 있으며 협조했다’
이렇게 써 줄 수 있다고

 

구제 불능 사기꾼이라도
감형이 된단 소리지

 

서브 오너는 아라이예요
도구 담당이죠

 

성 말고 이름은?

 

토모코예요

 

좋았어, 코누마!
다 털어놓으면 편해질 거야

 

명부 담당이 오너예요

 

웃기지 마!

 

명부가 오너라니
거짓말하고 있어!

 

진짜라니까요!

 

명부 담당 타카기가 오너예요

 

다시 말해 봐

 

한때 병원 사기로
일본 전체를 뒤집었던

 

그 타카기가 오너라고요

 

잡았다, 타카기!

 

불법 총기 소지로 체포된
이세이 조직의 남성은…

 

경찰이 유용할 때도 다 있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지내신다니 다행이네요

 

술 끊고 훨씬 나아졌어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이만 들어가겠습니다

 

된대요?

 

완벽해

 

친구는 작년에 은퇴했는데
지점장이랑 연이 있다더군

 

서류 절차는 간단해

 

내일이면 너희는 부자야

 

산쿄 은행에서 뺀 건
삼등분해요

 

나더러 그 돈을
어디에 쓰라고?

 

그럼 공짜로 일하시려고요?

 

이봐, 세상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어

 

덕분에 난 그걸 회수하고 있고

 

저는 모르겠네요

 

건전지가 떨어지면
수명이 다하는 법이지

 

나도 이제
기력이 다해 가고 있는 거야

 

그래서 남을 돕는 거지

 

나도 커피 좀 줘

 

거기 있잖아요

 

알고 있었어

 

건전지 교체해 줄까요?

 

코누마 말로는 타카기가
토요일부터 연락 두절이래요

 

서브 오너 아라이 토모코는
훔친 물건을 판 전과가 있어요

 

병원에 있을 때
타카기 밑에서 일했습니다

 

역에서 체포된 타마키한테
아라이가 문자를 보냈더군요

 

타마키는 뒤처리 담당 같습니다

 

타마키가 왜
총을 소지했던 거지?

 

강력반에서 알아보는 중인데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이세이 조직의 토쿠야마는?

 

찾고 있습니다

 

아라이와 이세이 조직에 대한
수색 영장이 필요합니다

 

이 일이 화제가 되고 나면
윗선에서도 뭐라 못할 거예요

 

쿵파오 오징어처럼

 

산쿄 은행 빼고
나머지 셋은 전부 네 거야

 

내일이 마지막 기회니까
최대한 인출해

 

일류 호텔에서 모이면 안 돼?
우리 돈 있잖아

 

여기가 오사카에서
제일 안전한 곳이야

 

타마키가 경찰한테 불고 나면
타카기의 거처도 수색당해

 

게다가 일류 호텔은
고야의 영향력 아래에 있고

 

고야가 누군데?

 

이놈이 도쿄의 악마인가?

 

500억 달러 상당의
글로벌 매크로 투자가예요

 

3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그놈의 성노예였고요

 

고야가 살아있는 한
누나는 숨어지내야겠네

 

그렇지, 이제 타카기도 죽었고

 

돈은 어떻게
해외로 빼돌릴 생각이야?

 

국내에 있는 암호 화폐
자산가 중 하나를 이용해야지

 

해외에서 현금으로 뽑으면 돼

 

난 잘 모르겠네
고야가 방해하면 어떡해?

 

안 위험한 일은 없어
그냥 부딪혀 보는 수밖에

 

‘그냥 부딪혀 본다’
좋은 마인드야

 

짐이나 챙겨 올게요

 

이봐, 미치광이 죠
나랑 같은 생각 하나?

 

교수, 깨어 있나?

 

무슨 일이시죠?

 

펠로십 빌라 등기필증이랑
위임장이야

 

유용하게 써 줘

 

타카기도 나도
더 이상 여기 없을 거야

 

당분간은 이 돈이면 될 거야

 

말해 봐

 

꿈?

 

무슨 꿈?

 

네가 좋아하는
마술사 꿈 말이야

 

내 꿈 얘기?

 

평면 퍼즐이
입체가 돼서 움직였어

 

극작가, 신과 마술사는
꿈속에서 서로 이웃인데

 

내가 마술사네 옆집인
신의 집 딸로 나오기도 해

 

신의 집 딸로 태어나면
극작가에게 입양되고

 

극작가의 딸로 태어나면

 

신에게 입양되는 거지

 

마술사는 늘 나를
불행에서 구해줘

 

마술사의 아들은 내 동생이고
우린 같이 마술을 배우지

 

내 꿈 얘기?

 

악몽이라도 꿨나?

 

이 세상이 악몽이에요

 

뭐야

 

죠는 어디 있어요?

 

여자랑 있겠지

 

절차는 알고 있을까 모르겠네요

 

“다시, 월요일”

 

타마키는 왜 역에
총을 가지고 간 거야?

 

토쿠야마는 또 어디 있고?
전화를 안 받아

 

이세이 조직에 무슨 일 있어?

 

뭐? 압수 수색?

 

쿄코, 나가 봐

 

경찰이다
아라이는 어디에 있지?

 

경찰이 왔어

 

아라이 토모코?

 

경찰이다, 이건 수색 영장이고

 

그러셨구나

 

저 뱀 옆에 앉아 있어

 

휴대폰 압수합니다

 

주식은 전부 팔아서
산쿄 은행으로 송금했어

 

2억 5천만이야
2억 인출할 거지?

 

죠가 왜 연락이 없을까요?

 

마이크 테스트

 

머리 너무 띄우지 마세요

 

배너 방향이 왜 저래

 

죄송합니다
객석 방향이 아니면 어디를…

 

- 됐어, 그냥 둬
- 그냥 두시랍니다

 

미안한데 그대로 두세요

 

경찰이 아라이를 찾아갔대요
타카기가 죽은 것도 곧 알겠죠

 

네리도 오늘 출국할 겁니다

 

간사이 내 모든 공항 감시하고
내가 지시할 때까지 기다려

 

- 헬기는 준비됐나?
- 바로 출발 가능합니다

 

때가 됐네요

 

때가 됐지

 

조명 꺼 주세요
리허설 곧 시작합니다

 

저도 밀레니얼 세대가 맞지만

 

‘로빈후드’ 같은 수수료가
무료인 앱은 쓰지 않습니다

 

저는 프로거든요

 

수익성, 보안과 유동성을 놓고
비트코인을 분석했고

 

이런 결론을 내린 겁니다

 

모든 면에서

 

비트코인을 뛰어넘는 화폐
‘엠브리온’을 출시합니다

 

우리 회사 순자산의
10퍼센트를 투자하고요

 

화면에 보이는 게
엠브리온의 로고입니다

 

- 내 동작에 맞춰서 띄워!
- 죄송합니다

 

타이밍 확실히 맞추라고

 

- 지나갑니다
- 조금이라도 늦으면…

 

- 저기요
- 멈추세요!

 

회장님!

 

구급차 부르세요!

 

- 회장님
- 가만히 있어!

 

회장님!

 

어디로 갔어? 찾아봐

 

거기 서!

 

찾았나?

 

거기 멈춰!

 

괜찮아?

 

총 버려요!

 

망할!

 

총 버리라고 했습니다

 

멈추세요

 

- 멈춰!
- 무기 버려!

 

퍽이나, 멍청이들

 

총 버리세요!

 

- 어서 타
- 뭐야, 왜요?

 

니시나리까지 데려다 줘

 

아저씨는요?

 

나오미가 기다리고 있어
난 여기까지야

 

무슨 말씀이세요

 

죠가 널 정말 좋아했어

 

빨리 출발 안 하고 뭐 해

 

아저씨는 그길로
수상 택시 승강장에 가셨다

 

기억으로 가득한 갑판을 걷다가
건전지가 다 닳았다고 한다

 

한참이 지나서야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죠의 소식은
그날 라디오에서 들었다

 

도쿄의 호텔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습니다

 

억만장자 투자가인
고야 켄토 씨가 사망했습니다

 

범인은 야시로 죠로
사망 당시 무직 상태였습니다

 

호텔을 경호하던 경찰과
대치하던 중 사망했습니다

 

해당 사건이 테러였는지는…

 

오늘 밤에 떠날 거야

 

조심해

 

대관료야

 

- 죠한테 받았어
- 언제?

 

어젯밤에 도쿄로 가면서
안 돌아올 거라고 하더라

 

이걸 전해주래

 

“경축”

 

‘도쿄로 간다
고야는 내가 죽일게’

 

‘주말 함께 보내서 즐거웠어’

 

뭐 좀 사다 줄 수 있어?

 

부탁할게

 

두 사람은 저쪽

 

자네는 여기

 

토쿠야마를 찾은 것 같습니다!

 

죽었나?

 

아직 숨 쉽니다!

 

얼굴 한번 대단하군

 

- 야쿠자 성형도 아니고
- 총 가지고 가서 기다려

 

뭐?

 

두 사람 다 오른쪽으로 앉지

 

전투태세인가

 

뭐?

 

전투태세냐고 하셨습니다

 

나 때문에 오늘 엄청 죽었어

 

한두 명 더 죽여도
신께서는 용서하실 거야

 

하야시타 씨도 상황을 아십니다
대화하러 온 거예요

 

잠깐, 당신…

 

암호 화폐 사업가야?

 

빙고, 보통 수수료는
5퍼센트야

 

웃돈을 좀 주면
스리랑카에서 인출 가능해

 

- 인도네시아로 해
- 문제없지

 

2억 엔이야
수수료 5퍼센트를 주지

 

경찰이 타카기 사무실에
찾아온 거 알고 있을 텐데

 

도시 전체를 감시 중이라
돈을 빼낼 방법이 없어

 

그래서 사람을 찾고 있잖아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걸

 

나라면 비트코인 2억 엔을
네 지갑으로 넣어줄 수 있지

 

지갑이 없어

 

가명으로 하나 만들게 해줄게

 

수수료 10퍼센트 어때?
방법이 없을 텐데

 

산쿄 은행 잔액 5천만

 

다른 계좌 셋을 합하면
8천만 엔이고

 

흥미가 있나, 하야시타 씨?

 

있고말고

 

인도네시아에서 현금을 뽑으면
비밀번호를 알려줄게

 

5퍼센트에 하지?

 

뭐야, 은행 계좌 개설이랑
같은 화면이잖아?

 

가짜 이름을 써

 

비밀번호 입력하고

 

공항에 내려줄 수 있는데

 

1미터에 백만 엔씩 받으려고?

 

월요일이잖아

 

혼자 갈 수 있어

 

역시 배짱 있는 누나라니까

 

사라 아줌마?

 

부탁한 거 갖다줄 수 있어?

 

한 명씩 말해!

 

이봐, 손 떼!

 

손 치우라니까!

 

월요일의 무녀잖아!

 

힘내요!

 

조심하고!

 

월요일마다 저렇게 달려요
불쌍한 여자죠

 

자정이 한 시간 지났잖아

 

- 이제 화요일인데
- 여기선 시간이 느리게 가요

 

자막: 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