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자의 아틀리에 11

필요한 도구는 다 담았어

드디어 용이 사는 성으로
쳐들어가는 것만 남았네

좋아

 

다시 설명할게

 

보스, 토벌대는 가도를
따라 크게 돌아서

바이스버크 화산 쪽으로
진입하게 될 거야

하루 들여서 산을 올라가고,

해가 저물 즈음에는
성에 도착하는 거였지?

그리고 우리는 이 숲을
가로질러서 이렇게 간다

길 자체는 꽤 짧지만

성 주변에는
이 낭떠러지가 있어

용이 사는 고성은
산 위에 있는 건가

거기에서 라이자가
나설 차례인 거지?

내 연금술을
딱 믿고 맡겨줘!

부탁한다

 

좋아

출발하자!

 

어제 깨달았어

걸아나가려다가

평소에 신던 구두가 작게 느껴졌어

비웃을지도 모르겠어

바다를 보는 네가

어쩐지 어른스러워 보였어

 

어떤 게 보물이고
어떤 게 좋아하는 것인지

잃고 난 후에 깨닫게 되겠지

당연한 듯 펼쳐진 하늘 아래에

아마도 숨겨져 있을 거야

 

또 아침이 찾아오고

리본을 나비 모양으로 묶고서

아직도 온기가 느껴지는
소녀가 꾼 꿈

 

멈추지 말고 가자

빛나는 곳을 향해 가자

우리는 더는 돌아가지 못하니까

손을 맞잡고서 Golden ray

아직 곁에 있어

멈추지 말고 가자

원하는 곳을 향해 가자

우리가 선택한 희미한 Golden ray

아직 곁에 있어

아직 곁에 있으니까

 

라이자의 아틀리에
~어둠의 여왕과 비밀의 은신처~
sub by 별명따위

 

#11 『고성에서의 결전』

이건 어때?

 

- 클라우디아!
- 응!

 

타오 군!

 

괜찮은 유도였어, 타오

뭐, 이 정도는 어떻게든…

「레헤른」이라고 했었지?

라이자의 새로운 도구도
괜찮은 것 같아

아끼고 있을 때가 아니니까

그건 그렇고 처음에 길을
잃었을 때에는

이 숲은 출구가 없는
미궁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평범하게 지나다니는
길로밖에 보이지 않을 줄이야

우리도 그 무렵하고는
조금씩 달라진 거지

타오, 어때?

응, 릴라 씨한테 들은
그 마물의 흔적 같은 건 안 보여

 

엠펠 씨네도 쫓고 있지만
만일을 위해 경계할 필요는 있겠지

클라우디아는 괜찮아?
지치지 않았어?

전혀! 괜찮아!

역시 행상인으로 여행을 하면서
그럭저럭 체력은 붙었나 보구나

그야 타오보다야 많이 붙었겠지~

그건 너무…

그건 너무하지만도 않으려나…

 

나도 잘 모르겠어

그래도 정말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런 거라면 거침없이 가보자고

응, 서두르자

 

오래된 지도대로라면
이 앞이 고성으로 이어져 있어

그런가

이, 이 앞에 그 용이…

무리할 필요는 없다

여기라면 아직은 너희끼리
마을로 돌아갈 수 있다

- 그, 그럼~
- 거절한다

 

지금 와서 무슨 생각으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지?

아버지한테 당부받았나?

아니, 내 독단이다

그럼 들을 필요는 없군

용 퇴치도, 토벌대 인선도
브루넨 가문의 의향이다

수호자인 이상 따라줘야겠다

 

너까지 그런 식으로
말할 줄 알게 됐구나, 보스

 

상대가 용이든, 악마든 나는…

해치워야만 해!

 

드디어 도착했구나

 

아직 이 절벽을 올라야 한다는
일이 남았지만

그건 그렇고 이 바위
진짜 머리 아프네

절벽을 올라야 하는데

그 아래로 가는 것만으로도
어려워 보여

괜찮아!

코어 크리스털에 이전과
다른 도구를 넣어 왔으니까

 

헤에, 어떤 도구인데?

모두 알고 있지?
루프트야

루프트…

아, 그건 분명
바람을 일으키는 거였던가?

맞아!

즉, 바람의 힘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거지!

 

이런 바위쯤 전부

순식간에 날려버릴 수 있어!

 

어, 어라?

바위가 너무 무거웠던 걸까?

 

이렇게 된 이상!

 

간다, 모두!

 

잠깐, 잠깐!

 

야호~

 

너무 막 가잖아, 라이자…

하지만 결과적으로
편하게 올라왔지?

그러게

무작정 여기를
올라오려고 했다면

시간이 엄청 들어갔을 거야

 

이 성벽도 루프트의 바람으로
뛰어넘는 거야?

그렇게까지 세세하게
제어할 수는 없어서

높은 곳까지 날리는 건
좀 위험할 것 같아

다행이다…

그럼 어떻게 하게?

어제 내가 부탁했던
도구는 준비했지?

물론~

이번에야말로 예정대로
확실하게 할 거야

이 바람정령의 신발로!

 

여기가 유성의 고성

 

이곳저곳 무너져 있는데

이건 자연적으로 무너진 게 아니지?

그러고 보니 싸운 흔적이 있어

어느 나라와 싸웠던 걸까?

그게 아니면 용이 상대였던 걸까?

 

이곳은 클린트 왕국의 변경이니까

멸망했을 당시의 전란에는
휘말리지 않았을 텐데

하늘을 나는 용과
싸운 흔적도 아닌 것 같은데

과거에는 다른 용도
있었던 건가?

어느 나라와 싸웠다느니,

용의 무리를 상대로
용감하게 싸웠다는 그런 전승은

섬에서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해선 안 된다,
가선 안 된다

그런 소리만 해댔으니까

 

아무튼 지금은
정문으로 가보자

싸우기 전에 토벌대와
합류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을 테니까

 

가장 좋은 건 토벌대가 먼저
용을 퇴치해 주는 건데…

 

이건 비석?

 

빛나는 건 평범한 문양이 아냐

클린트 왕국 시대의 문자야

 

뭐라고 쓰여 있는지 알겠어?

그리 간단히 읽을…

그리 간단히 읽을 수 있어…?

응, 읽을 수 있어!

짧은 문장만이지만
어떻게든!

굉장하잖아!

그래서 뭐라고 쓰여 있어?

기다려 봐
처음 건…

「화염의 날개」…
용을 뜻하는 걸까?

다음은 「소환」이고,
그다음은…

모르는 단어야

뭐야, 술술 읽을 수 있는 게 아닌 건가

아직 공부하는 중이니까

어디 보자
그 세 개와 나머지 하나

총 4개의 단어가
반복적으로 적혀 있어

「화염의 날개」와 「소환」

모르는 단어가 하나…

소환은 마물을 불러내는 마술이었지?

마지막 하나는?

 

「죽인다」

 

어이, 어이!

그건 어떤 문장이야?

잠깐 기다려 봐

이건 명렁어니까, 음…

"소환된 용이여
무언가를 죽여라"…일까?

소환된 용…

엠펠 씨의 추측대로였던 걸까?

그 마물에 호응해서
기동된 소환장치가 있다고 했었지?

이게 그 장치인 거야?

문자대로라면 그렇게 될 것 같아

 

이건 용을 소환해서
무언가…

그 마물과 싸우게 만든
흔적 아닐까?

용을 부려도 이렇게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전투가 여기에서…?

타오, 그 「무언가」는
어떻게 읽어?

그대로 발음하면 필후사…

―라고 해

 

필후사

 

그 녀석의 이름인가

아직은 모르겠지만

엠펠 씨가 했던 말하고도
앞뒤는 맞는 것 같아

그 필후사하고 싸워야 했던 용이
날뛰고 있는 건

지령을 내리는 마술사가
없어서 그런 거랬지?

 

지령…

그래!
여기라면!

 

왜 그래, 타오?

역시! 여기 있어!

모두, 이런 빛나는 문자가
새겨진 돌을 찾아주지 않을래?

용과의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을지도 몰라!

 

곧 토벌대가 도착할 즈음인데

 

용 퇴치에 도움이 된다면 해볼까?

빛나는 문자라면
뭐든 괜찮아?

응!

사용할 수 있을지는
내가 확인할게

오케이!
채집이라면 맡겨둬!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일!

 

저, 저건 용?

아뿔싸, 시작됐어!

- 타오!
- 알고 있어!

다른 건 안 돼

이것밖에 없나

준비됐어, 라이자

좋아
모두 가자!

 

어이, 정신 차려!

 

젠장

아가테 언니!

 

라이자!

너희…
발렌츠 아가씨까지!

그런 것보다 다른…

보스나 럼버는?

 

저 화염 반대쪽에 있다

대열 가운데에 갑자기
화염을 뿜었다

 

움직이지 마

가벼운 상처라면
이걸로 치유할 수 있으니까

 

용이 돌아온다!

어, 어쩌지?

 

싸울 수밖에 없어

그러네

 

아가테 언니는 다른 사람들을 구해줘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너희끼리 해치우겠다는 건가?

 

얘기는 나중에

아, 그렇지

만약 이기면 설교는 없는 걸로!

 

자, 덤벼!

 

젠장!

검의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오질 않아!

 

그럼 이걸로!

 

라이자!

 

위험해!

흩어져!

 

안 되겠어
이길 수 없어…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거든!

 

이걸 사용할 수만 있다면…

하지만 저렇게 높은 곳에
있어선 맞힐 수도 없어

 

라이자!

용을 낮게 날게만 할 수 있다면
비밀병기를 맞힐 수 있어?

아마도…
할 수 있겠어?

할 수 있을… 거야!

렌트, 어디가 싸우기 편한지
가르쳐 줘!

 

저 넓은 곳이야!

 

좋아!

어이, 타오!

 

클라우디아, 둘을 뒤에서 엄호해 줘

알겠어!

 

아, 정말
바로 하늘로 날아가 버려!

 

좋아, 이거라면!

 

지령에 따르고 있어
성공이야!

저 돌인가!
어떻게 한 거야?

가도에 적혀 있던
「머무는 나무」와 똑같이

마술 명령…
그 잔재야!

저 돌에는 「땅을 훑으며
싸우라」라고 쓰여 있었어

제법이잖아, 타오!

다음은 내 차례네

- 라이자, 조심해!
- 응

그걸 사용할 거니까

렌트는 여기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어줘

알겠어

여기에서 나가면 용은
바로 공격해 올 거야

부탁한다

맡겨둬!

 

자, 이걸로!

 

가라!

클라우디아!

응!

 

지금이다!

 

렌트, 위!

 

저걸로도 죽지 않는 거냐

끈질긴 녀석이야!

무언가… 무언가 도구가…

 

렌트!

 

용이…

쓰러뜨린 거야…?

 

믿겨지지 않아…

해냈어!

우리가 용을 퇴치했어!

 

우리가…?

 

이거 꿈은 아니지?

모두 다친 데는… 없지?

어떻게든

모두, 왜 멍 때리는 거야!

좀 더 방방 뛰면서
기뻐하자구!

이젠 그런 기운도 없다구…

 

보스, 무사했―

다가오지 마!

 

젠장, 어째서냐…

어째서 너희에게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거냐!

 

너희에게만큼은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았는데!

 

오오, 무사했구나!

뭐야, 생각보다 팔팔하잖아

이야~ 라이자의 연금술이라는 게
아무튼 진짜 굉장하더라고

부상자를 옮길 테니까
좀 비켜줘

 

아야야…

빨리 걷지 못하겠나!

아야야!

아파!
아프다고요, 아가테 누님!

부상자니까 좀 더
상냥하게 대해달라고요!

호들갑 부리지 마라!

너는 라이자의 치료를
받을 것까지도 없다

이런, 이런
럼버로 마지막인가

어떻게든 모두
살아서 돌아왔네

뭐, 우리치고는
잘한 거 아니야?

응, 정말 잘한 것 같아!

 

그러네
용도 쓰러뜨렸으니까

 

쓰러뜨린 거 맞지?

정말로 우리가!

맞아

우리가 용을 쓰러뜨렸어

마을의 전승에 나오는
고성의 용을

그거 굉장한데

 

연금술사, 라이잘린·슈타우트와
그 동료들에게

수호자를 대표해 감사한다!

 

아가테 언니?

연금술 도구와
용감한 행동으로

용을 훌륭히
퇴치해 주었다!

 

고마워, 라이자!

살아 돌아온 건
너희 덕분이야!

그이를 데리고 와 줘서 고마워

언니들, 굉장해!

아, 그…

 

왜 모리츠 씨한테
보고하는 것 가지고 그렇게 긴장하지?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는
큰 공적을 세우지 않았나

그치만 보스는 내 치료를
싫다면서 받질 않았으니까

다친 채로 돌아갔는걸…

모리츠 씨한테 어떤 불평을
들을지 알 수가 없어…

 

아, 모리츠 씨다

으, 역시…!

 

잘했다!
정말 잘했구나, 너희들!

네…?

용케도 브루넨 가문의 후계자를

아니, 보스를 구해주었다!

정말로 잘해주었구나!

왜, 왠지 느낌 이상하네

그… 용은 모두와 힘을 합쳐
어떻게든 퇴치했어요

음~ 나중에 상을 내려주마

아무튼 잘했다
정말 잘했어!

모리츠 씨, 보스는요?

그 녀석은 지금
방에서 쉬고 있다

뭘, 큰 부상도 아니니
금세 원래대로 돌아오겠지

 

상…이라고 하기에
적당할지는 모르겠지만

저 아이들에게 하나
인정해 주었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음? 무슨 말이지?

여기 4명을 훌륭한
모험자라고 인정하고서

섬을 자유롭게 출입하는 것을
입정해 주는 겁니다

뭔가, 그런 건가

상관없고말고

용을 쓰러뜨릴 정도의 실력이라면
무언가 부탁할 일도 있을 테니까

아가테 언니!

모처럼 세운 공적이다

기분이 좋을 때에
이렇게 써먹어야지

 

모두, 들었어?

응!

아가테 누나하고 모리츠 씨가
보증해 준 거냐구!

해냈는걸!

 

역시 가져야 할 건 이해자구나

이걸로 주변에 다니는 배를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어

뭣하면 우리 배를 타고
왕래해도 괜찮을 거야

아… 섬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건가

나로서는 기쁜 것 같기도,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섬의 출입이 뭐라고?

 

자세히 얘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라이잘린·슈타우트 군

 

- 저기…
- 저희도?

당연하다마다

 

이 아이는 걱정만 끼치고

 

마을의 평판은
긍정적, 부정적이 반반이야

장로는 수호수를 죽였다면서
길길이 뛰고 있다나 봐

나는 지나가던 바질리아 씨가

"굉장했다며?"라는
한 마디뿐이었어

좀 더 치켜세워 줘도 좋을 텐데

나는 우쭐해하는 것보다
이게 좋다고 보는데

어제는 잔뜩 혼나놓고서

잘도 그런 태평한
상상이나 한다

 

떠올리게 하지 마

아버지는 실제로 용을
퇴치한 공적을 크게 봐주셨지만

두 분 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계셨으니까

그런 무리는 더 이상
하지 말라고

필사적으로 설득하느라
지친 것 같았지?

렌트 군이나 타오 군은 괜찮았어?

 

우리 집은 전하고
다를 건 없어

언젠가 그 탑에 올라가서

마을 모두가 찍소리도
못하게 해주겠어

나는 거리낌 없이 지하 서고에
들어갈 수 있게 된 정도려나

그래도 전보다는 좋아졌을 거야
그렇지?

 

좋아, 인정해주는 사람이 좀 더~

 

보스!

 

다친 데는 괜찮아?

 

보스, 우리는 변했어!

아직도 인정해 주지 않는 거야?

 

떨리는 발소리를 내며 여기까지 왔어

서로 다른 색의 용기를 보여줬지

우리의 특별하지 않은 나날의 모든 건

심장을 떨리게 해주는 신호

정적의 시가 울려퍼졌어

찬란하게 빛나는 대지

상상을 구현해 내는 거야

이 마음을 모아서

 

아직 발견하지 못한 끝을 향해 갈 거야

틀렸대도 상관없어

망설일 때마다 떠오르는 별 하나는

미래를 관철할 정도의 강한 이유야

우리의 특별하지 않은

나날이 준 빛을 확인하러 가자

 

불안도 올바르다고 생각하니까

떠올려 봤어, 꿈이 아닌 행선지를

강해졌어, 네가 웃고 있어 줘서

떠올랐어, 흔들리지 않는 시작을

 

#12 『변해가는 나날』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