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쿠마베어 펀치 11

이런 때에…

어째서 나는!

무리는 하지 말거라, 보츠

유나가 대신할 요리사를
데리고 올 거다

너는 몸을 쉬어둔다는 것에만 전념해라

 

그란 님께선

지독한 상사에게 미운털이 박혀

왕도에 있는 가게에서 쫓겨난
저를 거두어주신 대은인!

그분의 파티를…!

어디에서 굴러온지도 모르는
말뼈다귀에게 맡길 수 없지 않습니까!

 

이런 말뼈다귀입니다

함께 수행했던 때로부터
벌써 몇 년이나 지난 건지

 

정말 힘들었겠군요, 보츠

제레프?

- 유나 언니!

클리프, 설마 저분은?

응… 유나 녀석
엄청난 요리사를 데리고 왔군

왕궁 요리장인 네가 어째서!?

- 왕궁 요리장!?

벗이여

같은 요리사로서 그 분노와
분한 마음은 잘 알겠습니다

그걸 함께 짊어지는 것은

이 말뼈다귀로서는
부족하겠습니까?

아니, 너라면 맡길 수 있다

시간이 없다

지금 당장 파티 메뉴를
다시 만들자!

 

오랜만에 보츠와 어깨를 나란히
할 거라 생각하니 두근거리는군요

그래!

먼저 준비한 식재료를
한 차례 둘러봐 줘!

음! 이 토지의 특산물이라고 하면…

 

왕궁 요리장에게 부탁을
하시다니 굉장해요!

역시 대단하세요, 유나 씨!

어서 와, 유나 언니

응, 다녀왔어

 

기대되네

생일 파티

네, 유나 언니!

 

만난 것으로부터 시작됐어

세상이 물들어가

자, 지금

 

곰 곰 곰 베어
펀치!
sub by 별명따위

 

외톨이였던 그날을

외롭지 않다면서 거짓말을 쳤었어

무언가를 얻는다는 기쁨보다도

잃는 게 더 무서워

계속, 계속

홀로 틀어박혀 있기만 했지만

살며시, 살며시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어

너와 만나 모든 것이 시작돼

세상이 반짝여 보이고 있어

좀 더 미래를 보고 싶어

언젠가 떠올리게 될 날까지

함께 그려보자

지금이라는 기억을

 

sub by 별명따위

 

이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업 길드를 매수해서
그란 영감을 경제적으로 몰아넣었다

녀석의 편을 드는 녀석들의
약점도 잡았다

네놈도 좋은 수완이더구나
블러드

용케도 증거를 남기지 않고
요리사에게 부상을 안겨주고

클리프 그 애송이가 보낸
기사들을 방해했더군

일이니까요

 

모험자 길드에서도 주체하지 못하던
네놈을 거두어들인 보람이 있군

멀쩡한 요리도 내놓지
못하는 파티에서

녀석의 체면은
완전히 무너진다

이걸로 실린은
이 가젤드·살버드의 것이다

그런데 아버지도 너무 봐주네

요리사도, 기사도 죽여버렸다면
더 효율적으로 협박이 됐을 거 아냐

 

그렇지!

지하에 있는 그 녀석들도 차라리 확!

 

왜냐면 우리에게는 아무도
거스르지 못하니까~

멍청한 놈!

아무리 그래도 사망자가 나오면
파티가 중지되고 만다!

그리고 약점이라는 건
살아 있기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너무 오냐오냐하면서 키운 건가

아무래도 조금은 교육을
해둘 필요가 있겠군

 

그럼

나의 영광을 축하하는 파티에
나올지 기대되는군

 

이번에 내 생일 파티에
참가해 주어 고맙네

요리, 술, 음악

마음뿐이지만 최대한 준비했으니
충분히 즐겨주었으면 하네

 

이거야, 이거야
그란 공!

50세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잘 와 주었네, 가젤드 공

동쪽 지구는 요즘 들어
활기가 없다고 들었습니다만

그건 괜한 걱정이었습니까?

뭘, 이래 봬도 영주를 해온 세월은
자네보다도 길다네

그대도 오늘 밤만큼은
일을 잊고 즐겨주시게나

 

분명 데리고 계신 요리사는

왕도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의
전 부요리장이라고 들었습니다만

네~ 충분히 즐겨주고말고요

 

저 자식

지금은 녀석이 어떻게
나오는지는 기다려야겠지?

그런 거다

 

노아 님하고 미사 님은
괜찮으실까?

뭐, 그 바보 아들도 여기에서는
얌전히 있겠지

 

맛있어!
이거 맛있어!

 

역시 맛있어~

 

그란에게 말을 거는 녀석은
기억해 둬라

녀석에게 편을 드는
멍청한 놈들에게는

누가 이 도시의 지배자인지
톡톡히 가르쳐 줄 필요가 있겠지

이런, 이런

그런 바보는 얼른
어떻게든 처리해야만 하겠군요

그 말씀대로입니다

실린은 가젤드 님께서 지배해야
비로소 번성하는 법이죠

클리프·포슈로제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저 남자가 다스리는 크리모니아는
최근 들어 힘을 기르고 있다고 하던데

저런 애송이는
어떻게든 할 수 있다

기껏 해봐야 국왕 눈에 들은
아내의 콩고물을 받아먹는 영주에 불과하다

뭐, 됐다
슬슬 시작하자

 

생긴 건 좋지만
맛은 끔찍하겠지

 

그란 녀석, 이 자리에서
창피를 주도록 하마

 

말도 안 된다!
이건 뭐지!?

무슨…

너무 맛있어

이런 요리는 처음 먹어 봐

 

맛있어, 맛있어~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거야!

 

젠장, 가난뱅이 귀족 주제에 건방지네!

 

이 바보 아들이!

훌륭하군!

왕도의 레스토랑 요리보다도
훨씬 맛있군!

어쩜 이렇게나 맛있는 건지!

 

굉장해!

 

안 되겠군

하지만 저런 녀석들은 그란의
체면을 무너뜨리면 어떻게든 된다

 

참을 수가 없구나!

이 요리는 뭐냐!

파렌그람 가문은 이렇게나
맛없는 요리를 파티에 내놓는 것인가!

이거 원!

이래서는 실린의 이름에
먹칠을 하게 된다!

요리는 입에 맞지 않으셨는가?

그래!

왕도 레스토랑의 전 부요리장이란
이름을 듣고서 콧방귀가 나올 정도더군

그게 아니면 설마 다른 요리사가
만든 것인가?

 

분명 다른 요리사가
만들도록 했네

호오~?

중요한 파티에 전속 요리사를
쓰지 않을 줄이야

혹여나 초대자들을
업신여기는 것은 아닌가?

그렇지 않다네!

그는 보츠보다 실력이 출중할지언정
뒤지진 않는 훌륭한 요리사라네

흥, 허세를 부리기는

흥, 이런 맛없는 것을
만드는 요리사가 훌륭하다고?

파렌그람 가문도
기어이 땅에 떨어졌군!

그, 그렇습니다!

이런 요리를 잘도 내놓는군!

이런 건 돼지한테 먹이로 주라지!

 

안 되겠군
너무 예상대로 흘러가서

 

오히려 웃음이 나오는군

 

안 그러냐, 유나?

 

이걸로 안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유나 씨

제레프 씨가 와 준 건 좋은데

파티에 대한 대책도
제대로 세워야겠지

 

잠깐만!?

악당이 요리사를 습격하는 걸로
만족할 거라 생각해?

분명 파티에서도
무슨 짓을 저지를 거라구?

파, 파티에서?

호오, 예를 들면 어떻게?

그야 요리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불평을 해오겠지

"이런 맛없는 요리를
먹을 수 있겠냐!"라면서

그럴 만하겠군

 

그것만으로는 약하니까

몰래 벌레나 쓰레기를
집어넣는다거나

독을 섞어서 쓸모없는 부하에게
먹이는 걸로 덤으로 처리까지 하고

우리한테 살인이라는
누명을 씌운다거나…

 

왜 나를 보고 그렇게나
식겁하는 거야?

 

진지하게 대답해 준 건데
진짜 너무들 하지?

그것보다도 어떻게 할 거야?

유나 언니가 말한 대로 됐어

 

수는 써뒀어

승리의 열쇠는 그 사람이야

 

하지만 아까 전에는 맛있다는 듯이
먹고 있는 것처럼 보였네만

그런 건 모른다

맛없다면 맛없는 거다

 

이러고도 잘도
영주라는 직함을 내걸고 다니는군

모두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흥, 내가 맛없다고 하면
맛없게 된다

그게 현실이다

실례하겠습니다

 

이번에 파티 요리를
담당하게 된 제레프라고 합니다

 

제 요리가 마음에 드시지
않으셨다니 정말이십니까?

이 남자, 어딘가에서…

 

그래, 그렇다!

이런 맛없는 요리를 잘도 내놨군!

이런 걸로 만족하다니

네놈도, 그 주인도
그릇이 얼마나 작은지 보이는구나!

 

그러십니까

그럼 어디가 맛이 없었는지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요리사 주제에 사죄를 하기는커녕
귀족에게 토를 단다고!?

정말로 제 요리가 맛이 없으셨다면
진심으로 사죄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이유 없이 사과를 드린다면

제 요리를 사랑해 주시는
주인님을 향한 모욕이 됩니다

 

이유 따윈 없다!
모든 게 안 된다!

맛있다고 하는 녀석의
혀가 이상한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해두겠습니다

 

저의 주인이신 국왕 폐하께

 

국왕…

국왕 폐하…?

그렇지, 제레프!

왕궁 요리장이신 제레프 공이야!

어쩐지 낯이 익다 생각했다만

여러분께서도 불만이
있으셨던 모양이더군요

 

분명 돼지한테나 먹이로 주라고

 

부디 자세히 가르쳐 주십시오

국왕 폐하께 그러한 요리를
내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아니… 그건…

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제레프 공

아무래도 감기 때문에
미각이 이상해진 모양입니다

 

시, 실은 저도…

 

우연이로군요
저도…

 

저기, 그란 공…

음, 몸을 푹 쉬어두시게나

감사합니다!

 

그럼

시, 실례하겠습니다

네, 네놈들!

 

어, 어째서 제레프 공께서 여기에?

폐하께선 알고 계시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이쪽에서 일하는 오랜 벗이
다쳤다는 말을 듣고서

엘레로라 님의 부탁도 있어서
잠시 휴가를 받았습니다

요리사가 습격받았다는
말을 듣고서 왔다?

말도 안 된다
시간적으로 있을 수가 없다

호오?

습격받아 다쳤다는 걸
알고 계셨습니까?

혹시 범인에 대해서도
무언가―

아니~! 도시에서 흐르는
소문을 들었을 뿐입니다!

크흠!

그것보다도 제레프 공
착각하지 말아주시게나

정말로 맛없다는 게 아니라네

요리는 정말 맛있었네

하지만 아까는 분명 맛없다고…

그, 그건 말이네…

 

아, 아무래도 내 몸이
안 좋았던 모양이네!

 

그, 그란 공
아까는 무례를 범했네

무얼, 병환이었다면
별 도리 없는 일이지

당분간은 몸을 편히 쉬어두시게

배… 배려 감사하네…!

제레프 공께서도 국왕 폐하께
부디 잘 부탁드리겠네

아버지, 왜 이런 녀석들에게 머리를―

다물거라!

어, 어이
잠깐… 아버지!

- 조용히 해라!
- 뭐야!

어이!

 

여러분, 대단히 큰 소란이 있었습니다

사과라고 하기에는 뭣하지만

입가심으로 국왕 폐하의
만찬회에서도 내놓았던

"푸딩"이라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이국의 디저트를 드셔 주십시오!

 

이걸로 가젤드도 한동안은
얌전히 있겠지

아가씨 덕분이다
감사하지

제레프 씨 덕분이지

그렇게까지 당당히
맞서 행동해줄 줄은 몰랐어

저는 요리사로서

벗에게 한 짓과, 요리를
모욕한 것을 용서하지 못한 것뿐입니다

제레프, 고맙다!

 

그렇게까지 감동할 일도 아닙니다, 보츠

 

우선은 한 건 해결된 건가

 

웃기지 마라!

 

어째서 왕궁 요리장이 나오는 거냐!

수를 쓴 건 그 암여우인
엘레로라인가!

어디까지 국왕에게
전해졌는지 모르는 이상

제레프가 왕도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섣불리 움직일 수 없겠군

왜 쫄고 있는 거야, 아버지

왕궁 요리장이라고 해도
고작 요리사일 뿐이잖아?

평범한 요리사와
똑같이 취급하지 마라

녀석이 어떻게 보고하느냐에 따라서

살버드 가문의 인상이
나빠질 수도 있다!

그럼 처리해 버리자

그러면 국왕 귀에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을 거 아냐!

이 멍청한 놈이!

아무튼 너도 한동안은
얌전히 있어라!

알겠지?

 

젠장, 아버지도 미사나도
그 곰녀도!

이 녀석이고 저 녀석이고
나를 바보 취급하고

순순히 끝날 거라
생각하지 마

 

빙글 몸을 돌리며 크릉~

- 크릉~

봄까지 동면, 쿨쿨

- 쿨쿨…

 

모두 뭘 하는 거니?

 

어머니!

그래, 노아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네

미사도, 피나도

아… 네!
건강해요!

오랜만에 뵈어요
엘레로라 이모님

그런데 왜 어머니께서
여기에 오신 거예요?

물론 사랑하는 딸을
만나러 왔지

어머?
옷이 더러워졌네

 

저기, 이건…

이, 이것에는 사정이 있어요!

맞아요

저택 바깥으로는 나가지 못하는
저희가 따분해하지 않도록

유나 언니께 부탁드려서…

딱히 화내는 건 아니란다

 

그런데 저택 바깥으로
저 아이들이 나가지 못하는 건 역시…

제레프 씨가 있는 동안에는
국왕님이 무서워서

바보 귀족도 얌전히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뭐, 만일을 위한 일이라나 봐

엘레로라 씨가 이 타이밍에
실린에 온 것도 바보 귀족 관련이야?

그러네

일이 10%, 클리프가 10%

노아를 보러 온 것과
미사의 생일 파티가 80%네

일하고 클리프를
좀 더 늘려주자

농담은 이쯤 해두고

왕가에서도 실린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

그래서 이번 기회에 내가
직접 도시를 시찰하러 온 거야

지금 당장 체포할 수는 없는 거야?

증거가 없으니까

만에 하나라도 살버드 가문이
내 눈앞에서 죄를 범한다면

현장 판단으로 개입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그렇게까지
바보는 아니겠지

 

뭐, 그런 일들도 오늘 밤
미사의 생일 파티가 끝난 다음이겠지!

그렇지!

제레프 씨의 요리도,
피나네의 드레스 차림도 기대돼~

그거야, 그거!

나는 귀여운 딸들이 드레스 차림을
한 모습을 보기 위해서 온 거니까!

물론 유나도 입을 거지?
드레스!

설마~
나는 안 입어

말은 그렇게 하긴~

안 입어요~

또 그런다~

안 입을 거거든~

또 그런다~

 

싫어…

 

오지 마!

어, 어째서?
어째서 내…

드레스까지 준비한 거야!

자, 유나 씨
갈아입어 봐요

응, 잘 어울릴 거라 생각해

피나, 나를 배신한 거야?

그때 나를 구해주지 않은 유나 언니가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왜 그렇게나 싫어하시는 거예요?

미사도 분명 기뻐할 거예요

 

나, 유나 언니하고 같이
예쁜 드레스를 입고 싶은데

 

- 안 될까요?
- 안 돼?

 

알겠어…

알겠어, 알겠다니까!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

 

『곰 씨, 곰을 벗다』

 

근사해!

노아도, 피나도 근사하지만

평소와 이렇게나 다른 귀여움의
유나를 보게 되다니!

너, 너무 보지 말아줘…

한순간 누구인가 싶었다만
아가씨였군

이거 몰라볼 정도로 달라 보이는군요

두 분 다 너무하세요

곰 차림이었을 때에도
충분히 사랑스러웠잖아요

 

그런데 정말로 무척이나 근사해

마치 곰 나라의 공주님 같아

그렇죠?

저희도 처음에는
보고서 푹 빠졌어요

그쵸, 피나?

네, 역시 유나 언니는 예뻐요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줘…

 

유나, 너 인간이었구나

곰 펀치 날린다?

농담이다

그런데 그 손발은 뭐냐?

 

드레스를 입는
교환 조건이었어요

이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고…

 

곰 장비가 없는 나는
연약한 현대인이니까

최소한 손하고 발에 착용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못 참겠다구

 

유나 언니, 무척 예쁘세요!

고마워
미사도 정말 귀여워

 

그럼 시작하지

우리 손녀, 미사나의
10세 생일 파티를

- 미사, 생일 축하해

감사합니다!

 

그럼, 내 차례구나

 

쿠마유루하고 쿠마큐의 인형

 

뭐, 뭔가요?
이건 대체 뭔가요!?

귀여워요…!
귀여워요!

유나 씨, 저한테 주세요!

아니, 당연히 안 되지

미사의 생일선물이니까

그럴 수가…!

 

어째서 오늘은 내 생일이 아닌 거야…?

아버지도, 어머니도 왜 오늘
낳아주시지 않은 건가요?

 

억지스런 소리는 하지 마라

그런데 정말 귀엽네

이건 분명 원하는 사람이
잔뜩 있을 것 같아

 

이미 장인분께
발주를 해뒀으니까

플로라 님 것도 제대로 줄게

그 말을 듣고서 안심했어

물론 나하고 시아 것도 부탁할게

유나 씨!

조금 늦어지겠지만 노아 것도
제대로 있으니까 안심해

그, 그런 거라면~

 

잘됐네요, 미사

 

네!

 

감사합니다…!

저, 이런 근사한 생일 파티는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다행이다

이 미소를 지킬 수가 있어서

 

달리다, 달리다 넘어져도 분명

달리면, 달리면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고서 올곧이 계속 달려가고 싶어

네 곁에서 쭉

이어져 있어

그래서 할 수 있는 거야

언젠가 너와 나눴던 꿈

어릴 적에는 순수하게 믿고 있었어

맞바람을 맞아가며 점점 어른이 된다는 걸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단정 짓고서

부수고 싶어서 발버둥 치고

그런 일을 반복하고 있어

[나 자신에게 질 것 같은 때에도

짓눌려 버릴 것만 같은 때에도

너와 달려가는 미래의 페이지를 그려볼게]

 

차회
『곰 씨의 이야기』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