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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막 번 역 : PIC

 

수입 CJ엔터테인먼트

 

배급 CGV아트하우스

 

실화에서 영감을 받음

 

1962년, 뉴욕

 

안녕하세요, 여러분!
바비 라이델입니다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코파에서의 토요일 밤

 

즐거운 시간 되시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포델 사장님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시작해 볼까요?

 

안녕, 자기
여기 코트

 

그리고 이 모자는
목숨 걸고 지켜

 

- 어머니 선물이거든
- 네, 로스쿠도 씨

 

이거 받고

 

감사합니다

 

- 지오!
- 카마인!

 

어찌 지냈나, 친구?

 

이러실 필요 없는데

 

가자고! 빨리

 

라이델은 2년 반 전
필라델피아에서 처음 봤지

 

- 완전 무명이었는데
- 지금은 완전 떴죠

 

로스쿠도 모자 줘

 

- 하지만 나더러...
- 알아, 나도 들었어

 

빨리 줘, 응?

 

빨리

 

이봐, 예의를 지키시지!

 

닥쳐, 여자가 좋다잖아
해보자는 거야 지금?

 

떠버리 토니!

 

감히 내 얼굴에 손을 대?

 

좋은 말 할 때 가시지

 

내가 누군지 알아?

 

다시 들어갈 거야

 

사장한테 말해

 

모자 못 찾으면 여길
불태워 버린다고, 알겠어?

 

곧 찾을 거예요
걱정 마세요

 

포델 사장한테 꼭 전해

 

모자 못 찾으면
여기도 끝이야!

 

코바, 내부 수리로 휴업

 

다시 청소차나 몰아야겠네

 

로스쿠도 영감 완전 미쳤어

 

돈 줄 때는 잘 받더니

 

아까 그놈 죽이는 줄 알았어

 

- 그러게
- 오늘 운 좋았지

 

가게 문 닫는 동안
뭐 할 거야?

 

삼촌네 피자집에서 일해야지

 

- 넌?
- 2달 내내 술 마실 거야

 

- 떠버리, 운전 좀 해줘
- 갈게

 

- 잘 지내, 카마인
- 자네도

 

- 그건 안 돼요...
- 난 싫어...

 

내 모자잖아!

 

여기저기 좀 찾아봤죠

 

그년 죽일 뻔했어

 

그 여자 잘못이 아니에요

 

누가 감히
지오 모자에 손을 댔지?

 

걱정 마세요, 혼내줬으니까

 

제대로 패줬겠지

 

자, 받아
살림에 보태

 

아뇨, 제가 좋아서 한걸요
로스쿠도 씨

 

개소리! 받아

 

앞으론 로스쿠도 씨가 아니라

 

지오라고 불러, 친구니까

 

뉴욕, 브롱크스

 

- 좋은 아침
- 잘 자

 

원 아웃, 타석에는
로저 마리스입니다

 

로저, 한 방 날려!

 

- 입 닥쳐, 조니! 부정 타!
- 로저, 날려!

 

조니, 목청 자랑해?

 

- 마리스가 나왔어
- 덕분에 잠 깼잖아

 

여기서 뭣들 하는 거야?

 

돌로레스 말동무하러 왔지

 

- 이봐
- 토니!

 

내 딸 혼자
깜둥이를 상대할 때

 

쳐 자지 말라고

 

내 말 알아들어?

 

누가 올지 몰랐어요

 

깜둥이를 보낼 줄 몰랐다고요

 

원래 이탈리아 사람들 일인데!

 

감사합니다

 

로저, 제발

 

- 배웅해 드릴게요
- 네

 

야구에만 집중하자 이제

 

- 수고하셨어요
- 문제 있으면 연락 주세요

 

쳤습니다, 우중간
쭉쭉 뻗어갑니다!

 

좋았어!

 

한 방 더 날려!

 

밥 먹게 옷 입고 나와

 

7차전까지 가진 말자, 제발!

 

일용할 양식을 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아멘

 

아멘

 

이이가 할 만할 일
아는 사람은 얘기해주고

 

- 돌로레스
- 왜?

 

제발

 

- 무슨 일이야, 잘렸어?
- 아냐

 

가게가 수리로 휴업이라

 

잠깐 할 일이 필요해

 

사장이 돈만 써재끼는군!

 

그만하세요, 바닥도 오래돼서
수리 좀 해야 해요

 

이이가 아는 사람들 많으니까
금방 찾아줄 거야

 

위생과 일 괜찮았는데

 

현장 감독을 때렸으니

 

자는데 깨우잖아

 

토니답네

 

내 말 믿어
누워서 떡 먹기라니까

 

- 50달러 쉽게 버는 거야
- 한번 보자고

 

저기 오네
조니, 안녕하신가

 

- 토니
- 폴리, 잘 지내?

 

잘 지내지

 

한 자리에서 햄버거
48개를 먹었다며?

 

- 치즈버거로요
- 얘 말이 맞아

 

- 못 믿겠어
- 누가 물어봤어?

 

여기 핫도그 먹기
최고 기록이 뭐야?

 

- 18개야, 뚱보 폴리가 세운 거지
- 떠버리는 왜 대회에 안 불렀어?

 

무슨 대회?
그냥 배고파서 먹은 건데

 

조건은 간단해, 50달러 걸고

 

- 1시간 동안 누가 더 많이 먹나
- 토핑도 얹어서

 

- 몸무게 어떻게 되지?
- 117킬로

 

왼쪽 엉덩이만도
117킬로가 넘겠는데?

 

장모님 걸고
맹세해, 진짜야

 

- 좋았어, 해보자
- 좋아

 

빨리 먹어!
저쪽은 벌써 19개째야!

 

힘을 내! 힘을 내라고!
돈 벌어 집에 가야지!

 

이거밖에 안 돼?
아들 보기 창피하지도 않냐?

 

망신살 뻗쳤네!

 

아들, 숙제하니?

 

- 넵
- 착하다

 

어디 갔었어?

 

- 고먼네 핫도그
- 저녁 차리는 중인데!

 

뚱보 폴리가 50달러 걸고
내기를 하자더라고

 

24개를 먹더라
인간이 아냐

 

미쳤어?
50달러 잃은 거야?

 

왜 이래...

 

난 26개 먹었지

 

운 좋은 줄 알아

 

집세 벌어와서 봐주는 거야

 

전화 안 받아?

 

- 여보쇼?
- 떠버리

 

무슨 박사가 전화했는데
운전사를 찾는대

 

- 관심 있나?
-

 

면접이 내일 오후야

 

주소가...
7번가 881번지

 

2시 15분

 

카네기 홀

 

- 좀 물읍시다
- 아직 오픈 전이에요

 

공연 티켓은
밖에서 사시면 돼요

 

그게 아니라...

 

주소를 잘못 받은 것 같은데
여기 박사 사무실이 있어요?

 

- 박사 사무실?
- 셜리 박사?

 

여기 맞아요, 위층으로 가세요

 

안녕들 하쇼?

 

운전사 면접 왔는데

 

떠버리 토니요

 

그런 사람 없는데

 

있을 텐데

 

없어요

 

- 토니 발 뭐시기는 있네
- '발레롱가', 그게 나요

 

- 이거 작성하고 기다려요
- 뭐라고요?

 

- 쓰면서 기다리라고요
- 그러죠

 

앉아요

 

발레롱가 씨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도널드 셜리 박사예요

 

- 토니입니다
- 네, 앉으세요

 

집이 대단하네요

 

- 저 뿔 진짠가요?
- 상아죠, 진짜예요

 

그건요? 어금니예요?

 

- 뭐라고요?
- 어금니요, 상어 이빨 같은 거

 

- 호랑이 이빨인가
- 선물 받은 겁니다

 

사무실 같은 데인 줄
알았어요

 

박사가 기사가
필요하다기에

 

- 그렇게만 말하던가요?
- 네

 

그보다는 좀 더
복잡한 일입니다

 

운전 일을 전문적으로
해본 적 있나요?

 

네, 위생과 일요
청소차를 몰았고

 

사장님 기사도 해봤고
못 모는 차가 없어요

 

리무진, 견인 트럭
제설차, 뭐든

 

그렇군요
다른 경험은?

 

클럽에서 주로 일했죠
웨건 휠, 페퍼민트 라운지, 코파

 

- 무슨 자격으로?
- 무슨 소리요?

 

거기서 뭘 하셨냐고요

 

고객 관리요

 

일단 난 의사가 아니라
음악가예요

 

- 노래 같은 거 하는?
- 그래요

 

곧 콘서트 투어를
시작할 참인데...

 

장소가 대부분 남부예요

 

애틀랜틱시티요?

 

아뇨

 

더 남쪽

 

중서부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꺾어

 

켄터키, 노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델타까지...

 

혹시 흑인 밑에서
일하는 데 문제 있나요?

 

아뇨

 

전혀 없어요
며칠 전만 해도

 

아내와 함께
유색인들을 초대해서

 

음료도 대접했죠

 

아, 결혼하셨군요

 

애도 둘이오

 

기혼자에게
적합한 일인지 모르겠네요

 

왜요? 아가씨들이라도
데리고 가나요?

 

크리스마스까지 8주 내내

 

집을 떠나 있어야 하니까요

 

가족이랑 그렇게 오래
떨어져 있어도 괜찮아요?

 

- 보수에 따라 다르겠죠
- 주급 100달러에 숙식 제공

 

한 가지 확실히 해두자면
난 단순 기사가 아니라

 

일정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해요

 

개인 비서면서
시중도 들 사람요

 

옷도 세탁하고
신발도 광내고

 

난 안 되겠네

 

토니

 

음반회사에 사람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더니

 

당신 이름이
여러 번 나왔어요

 

다들 당신의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 사더군요

 

그래서 연락을 했던 거고요

 

내 조건은 이거요

 

차 모는 건 괜찮지만
집사 일은 안 해요

 

셔츠 다림질이나
구두닦이도 안 하고

 

공연장에서 공연장까지

 

아무 문제 없이
모실 사람이 필요하다?

 

장담하는데 남쪽으로 갈수록
문제가 많을 거요

 

그러니 나를 원하면
주급은 125불이오

 

아니면 그 짱깨 고용해서
모험해 보시든가

 

발레롱가 씨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비, 맥주 한 잔
완전 차갑게

 

토니 씨

 

오기가 물어보던데요

 

- 목말라 죽겠다고!
- 닥쳐! 얘기 중이잖아!

 

- 언제?
- 지금요, 저 안에 있어요

 

떠버리 토니

 

코파에선 무슨 일이었어?
얼굴을 작살냈다던데

 

자네가 패준 마이키는...

 

찰리네 패거리야

 

처신을 잘했어야죠

 

찰리가 알아봐 달래서
포델이랑 얘기했어

 

여자 때문이었던 거지?

 

 

클럽 안에서 그런 짓은
하면 안 되는데

 

선을 넘은 놈들은
혼을 내줘야지

 

용돈 좀 벌어볼래?

 

코파 닫은 동안
일 줄 수 있는데

 

무슨 일인데요?

 

이런저런 거

 

감사하지만...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요

 

멍청한 소리 하지 마

 

용돈도 벌고

 

부인 선물도 사주면 좋잖아

 

괜찮아요, 돈은 있어요

 

전당포

 

여기 50달러, 연말까지
60달러 내고 찾아가

 

이봐, 떠버리

 

괜찮은 거지?

 

고민도 맡아주게요?

 

신경 끄쇼

 

박사 인터뷰 어떻게 됐어?
궁금해 죽겠어

 

진짜 박사가 아냐
피아노 연주자였어

 

무슨 말이야?
근데 왜 박사라고 그랬대?

 

나도 몰라, 피아노 연주로도
박사가 되나 보지

 

- 그게 가능해?
- 그런가 봐

 

카네기 홀 꼭대기에 살더라고

 

그 집을 봤어야 하는데

 

온갖 요상한 물건들이
가득한데

 

밀림의 왕 같은
옷을 입고

 

왕좌에 앉아 있었어

 

유색인이야?

 

- 당신 일주일도 못 버틸걸
- 돈만 제대로 준다면 할 수도 있지

 

네?

 

아!

 

정말요?

 

- 그래요, 잠깐만요
- 무슨 일이야?

 

셜리 박사야
피아노 치는 남자

 

- 당신 바꿔달래
- 나?

 

- 응
- 왜? 싫어

 

- 좀 받아봐
- 싫어, 여보

 

그냥 대화 좀 해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박사님
반가워요

 

그게... 긴 시간이네요

 

맞아요

 

그렇죠

 

전화 감사합니다
들어가세요

 

뭐래?

 

당신을 데려가 두 달 넘게
가족과 떼어놔도

 

괜찮겠냐고 물어보네

 

돈은 당신이 말한 대로 준대

 

여보

 

괜찮은 벌이야
돈 필요하잖아

 

핫도그를 매일
26개씩 먹을 수도 없고

 

알아

 

괜찮다고 했어

 

일단 50%는 선금이고 나머지는
투어가 끝나면 받게 될 거요

 

매주 받는 게 좋은데

 

음반회사는 이런 식으로 해요

 

일을 잘 끝내게 하려는
장치라고 생각해요

 

끝내지도 않을 거면
이 일을 왜 한대?

 

그럼 걱정할 필요 없겠고

 

잘 들어요, 발레롱가 씨

 

당신 임무는 셜리를 일정대로
공연장에 데려가는 거요

 

공연을 하나라도 못 하면
잔금은 없어요

 

- 그런 일 없을 거요!
- 좋아요

 

이게 필요할 겁니다
얘기했던 그 책이오

 

같은 호텔에 묵을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을 거요

 

흑인 운전자를 위한 그린 북

- 아, 이게...
- 맞아요

 

그럼 실망시키지 말아요
갑시다

 

대단한데, 새 차야?

 

응, 음반회사에서 빌려줬어
근사하지?

 

죽여주네

 

3주나 집을 비운다니까
내 동생은 뭐래?

 

8주거든

 

한 달 안에
그 깜둥이 패고 돌아올걸

 

미친놈

 

- 자, 아들들, 이리 와
- 아빠한테 인사해

 

프랭키, 니키
이리 와

 

엄마 말 잘 듣고
착하게 지낼 거지?

 

그래? 좋았어
아빠한테 뽀뽀

 

너희만 믿는다

 

- 멀리 가지 마
- 응!

 

- 지도 받아온 거야?
- 응... 아니

 

음반회사에서 지도랑
일정표랑 이걸 줬어

 

'흑인 운전자를 위한 그린 북'

 

남부에서 유색인들이
묵을 수 있는 곳들

 

흑인이면서 여행을 할 때

 

흑인이면서 여행을 할 때라고?

 

응, 흑인인데도
여행을 해야 한다면 말야

 

- 그런 책이 있다고?
- 그런가 봐

 

- 다리미 쌌어?
- 그런 거 안 가져가, 여보

 

- 바지는 어떻게 다리려고?
- 매트리스 아래 깔아두지

 

시간 있을 때마다
편지 써

 

- 난 편지 못 써
- 왜 못 써

 

- 못 써
- 5분이면 돼, 약속해

 

창피하고
내용도 별로일 거야

 

장거리 전화보다
훨씬 싸, 여보

 

- 편지한다고 약속해
- 약속

 

오늘 은행에 갖다 넣어
봉급 반이야

 

참, 샌드위치 좀 쌌어
박사님도 드려

 

- 고마워
- 몸조심해

 

- 응
- 사랑해

 

나도 사랑해, 여보

 

크리스마스까진 돌아와
안 그러면 끝장이야

 

늦게 오는 놈은 집도 없어

 

알았어요, 아버지

 

안녕하쇼
난 운전사 토니요

 

담배 하나만 빌릴까요?

 

고맙소

 

댁들은 밴드?

 

올렉, 첼로요

 

베이스의 조지
밴드가 아니고 트리오요

 

아, 트리오

 

- 좋은 아침입니다
- 좋은 아침

 

아미트, 고마워요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박사님

 

도착하면 제일 먼저
공연장에 가서

 

피아노를 확인해요

 

계약대로 '스타인웨이'인지

 

내 호텔 방에
위스키 한 병이 있는지도

 

- 매일 밤
- 매일 밤요?

 

같이 마셔줄 사람이 필요하면...

 

필요 없어요

 

핸들 양손으로 잡아요

 

박사

 

일정 봤는데 마지막 공연이
12월 23일이더군요

 

- 맞죠?
- 버밍햄, 크리스마스 공연이죠

 

크리스마스이브에
집에 돌아올 수 있게

 

다음 날 아침 일찍
출발해도 괜찮겠소?

 

- 상황을 보죠
- 고맙수

 

담배 좀 꺼줄래요?

 

왜요?

 

숨을 쉴 수가 없어요

 

무슨 소리? 연기는
내가 다 마시는데

 

- 고생하는 건 내 몸이라고요
- 고마워요

 

셜리 박사

 

문제 없어요?

 

문제 없어요

 

다행이네
피츠버그 호텔에서 봅시다

 

저녁 예약해줘요

 

밥 먹고 바로 리허설하죠

 

뭘 봐?

 

- 독일어도 하시나 봐?
- 러시아어였어요

 

군대 시절에
독일에 주둔했었죠

 

그래서 조금은 알아들어요

 

독일놈들 조심해요
뱀 같은 놈들이야

 

그때 케네디가
폭탄을 날렸어야 했는데...

 

쿠바 잡놈들도 날려버리고

 

우리 뒤를 따라와야
하는 거 아닌가?

 

일정표는 저들도 있으니
공연 시간에만 맞춰 오면

 

당신이나 나나
걱정할 바가 아니죠

 

난 아무것도
걱정 안 해요

 

내가 진짜 걱정하면
바로 티가 나지

 

- 토니, 조용히 좀 있죠?
- 바로 나고말고

 

그럽시다

 

"조용히 좀 있죠?"
듣고 깜짝 놀랐수

 

집사람이 그 말을
입에 달고 살거든

 

달고 사는 거까진 아니고

 

애들 보느라 녹초가 된 날은
퇴근 후에 집에 가면

 

"토니, 조용히 좀 있자"
라고 하거든

 

말투까지 똑같아서 놀랐네

 

맛이 어때요?

 

짜네요

 

음식 평론가 될 생각 없어요?

 

별로
왜, 돈이 좀 되나?

 

음식을 너무 근사하게
묘사하길래 물어봤어요

 

짜네요

 

너무 생생한 묘사요

 

짜니까 짜다고 하지
그리고 소금은 속임수예요

 

짠 건 아무나 만들어요
소금 없이 재료의 풍미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게
바로 기술이죠

 

- 기본 재료를 이용해...
- 서둘러야 해요

 

저녁 전에 피츠버그에
도착하려면

 

군에 있을 때
피츠버그 출신 동료가 있었는데

 

고향을 '찌찌버그'라고
불렀어요

 

거기 여자들은
젖통이 크다면서

 

말도 안 돼요

 

왜 피츠버그 여자들이
다른 도시 여자들보다

 

- 가슴이 더 크겠어요?
- 보면 알겠죠, 안 그래요?

 

나 고용한다고
전화한 날 있죠?

 

아내가 박사 레코드를
한 장 사 왔어요

 

고아들에 대한 앨범

 

- 고아?
- 그래요

 

고아들이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은 사진이던데

 

오르페우스 말이군

 

그건가

 

'지옥의 오르페우스'
프랑스 오페라가 원작이지

 

그 사진은 애들이 아니라

 

지옥 깊숙한 곳의
악마들이에요

 

정말요?
진짜 못됐나 보네

 

- 뭐 하는 거죠?
- 물 좀 빼려고요, 박사

 

- 여기서, 지금?
- 그럼 바지에 싸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 안녕하세요, 박사
- 좋은 오후네요

 

혹시 필요한 것들은
이걸로 사세요

 

필요한 건 물어보지 말고 사요
영수증만 챙기고

 

- 다 쓰면 알려줘요
- 고맙수다

 

하나 더

 

공연 전후로 이런저런
행사에 가게 될 거요

 

이 나라 최고 부자나
지식인들과 교류하는 자리인데

 

내 생각에 당신 발음은

 

대도시에선 상당히
매력적일 수 있지만

 

여기선 교정이 좀 필요해요

 

대체 뭐 어떻게 하라고?

 

흘리지 말고
정확히 발음해요

 

정확히라...

 

억양, 어조, 단어 선택도 좀...

 

안 그래도 힘든데

 

내 말투까지
남 눈치를 보라고?

 

쉽지만 효과 있는
기술을 알려드리죠

 

- 도와줄게요
- 됐수다

 

내 말투가 싫으면
가서 똥이나 싸든가

 

비속어도 문제고

 

염병! 대체 왜 나를
괴롭히는 거죠?

 

더 나아질 수 있으니까요
발레롱가 씨

 

그리고 하나 더

 

그런 모임에 내가
내빈으로 소개될 때

 

당신도 소개될 거요

 

내 생각에

 

발레롱가는 발음이 어려우니

 

'발레'로 줄이면 어떨까 해요

 

'토니 발레'
짧고 듣기도 좋고

 

싫소이다

 

발레통가가 어려우면
떠버리 토니라고 부르면 돼요

 

점잖은 사람들에게
떠버리는 좀...

 

- 곤란할 거 같은데요
- 그럼 발레롱가라고 하면 되지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지체도 높고 말 잘하는 분들이

 

내 이름도 발음 못 한다고?

 

굳이 다 싫다면
난 밖에서 기다리지 뭐

 

좋은 해결책이네요

 

신사 숙녀 여러분
미국의 위대한 예술가를

 

소개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3살 때 대중 앞에서
첫 연주를 했고

 

18세에
아서 피들러의 초청으로

 

보스턴 팝스 관현악단과의
협연으로 데뷔했습니다

 

심리학과 음악,
전례 예술학 박사이면서

 

지난 14개월 동안 2번이나
백악관에서 공연했습니다

 

진정한 '비르투오소'인...

 

비르투오소, 이탈리아 말이지

 

아주 잘한다는 뜻이오

 

여러분, 돈 셜리 트리오를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신발값 좀 벌어보자!

 

아이고, 10이 나왔네!

 

오늘 운이 좀 좋네

 

- 속임수 썼지!
- 토니

 

- 보스가 부르잖아
- 보스 아냐

 

- 난 음반회사랑 계약했어
- 퍽도 그러시겠네

 

이봐, 잃은 돈
다시 딸 기회는 줘야지?

 

- 미안해, 일이 먼저잖아
- 일이 먼저라고?

 

내 일은
내 돈을 찾는 거야!

 

한참 찾았잖아요

 

미안해요
게임 좀 하느라

 

돈이 더 필요하면
말을 해요

 

- 따는 게 더 재밌잖아요
- 만일 잃으면?

 

난 도박과 허풍에선
절대 안 져요, 박사

 

길바닥에 무릎 꿇고
주사위 던져서

 

푼돈 벌면
승자가 된 것 같아요?

 

왜 그래요?
나만 한 것도 아닌데!

 

저들은 공연장에 들어올지 말지
선택할 수 없었지만

 

당신은 할 수 있었어요

 

무릎 좀 털어요
흙이 잔뜩 묻었네

 

오하이오주

 

사랑하는 돌로레스
잘 지내? 나는 잘 지내

 

'난 아주 잘 먹어
주로 햄버거를 먹지'

 

'그러니 배곯을까 걱정 마'

 

'오늘 셜리 박사가
피아노 치는 걸 봤어'

 

'흑인처럼 연주를 안 하고'

 

'리버라치처럼 치더라고
아니, 더 잘 쳐'

 

'천재인 거 같아'

 

'백미러로 가끔 보면'

 

'항상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해 보여'

 

'천재들은 그런가 봐'

 

'하지만 즐거워 보이진 않아'

 

'정말 정말 보고 싶어'

 

- 누구죠?
- 뭐가요?

 

라디오에 나오는 음악

 

- 리틀 리처드요
- 정말?

 

- 이게 리틀 리처드예요?
- 네

 

이런 것도 칠 수 있어요, 박사?

 

글쎄요
꽤 복잡하게 들리네요

 

맞아요

 

'토니 떠버리'라는 별명은
어떻게 생긴 거예요?

 

떠버리가 먼저 오고
한 단어로 말해야 돼요

 

어릴 때 친구들이 지어줬어요

 

동네 최고
허풍 전문가라면서

 

- 왜 웃어요?
- 무슨 말이죠?

 

친구들이 당신을
거짓말쟁이라고 하는데

 

- 기분 나쁘지 않아요?
- 누가 거짓말쟁이래?

 

허풍 전문가라니까

 

- 둘이 다른가요?
- 난 거짓말은 절대 안 해요

 

말로 사람들을
혹하게 해서

 

싫은 일도 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거지

 

- 그게 자랑이에요?
- 이 일도 그렇게 따냈는데

 

잠깐만, 말도 안 돼
처비 체커를 처음 듣는다고?

 

이름은 들어봤죠
음악은 처음 들어요

 

마음에 드네, 근사해요
목소리도 부드럽고

 

당연히 근사하지!
요즘 최고 유행 댄스곡인데

 

정면을 봐요, 토니

 

이 노래는 알죠?

 

- 아뇨
- 어떻게 이걸 몰라?

 

아레사 프랭클린이잖소!

 

처비 체커, 리틀 리처드
샘 쿡

 

당신네 사람들이잖아요!

 

필요한 거 있어요?
담배 한 갑 사려고요

 

없어요

 

선물용품점

 

- 돌을 주머니에 슬쩍 했어요
- 고마워요, 올렉

 

옷 근사하네요

 

사과 드세요, 박사

 

출발하기 전에
얘기 좀 하죠

 

- 뭔데요?
- 올렉한테 들었어요

 

- 뭘요?
- 당신이 가게에서 옥석을 훔쳤다고

 

- 안 훔쳤는데
- 올렉이 봤다던데

 

돌 같은 거 안 훔쳤다고!

 

주워서 주머니에 넣었다면서요

 

땅에서 주운 거지
상자에서 훔친 게 아니라고요

 

땅에서는 왜 주웠어요?

 

글쎄
훔치는 게 아니니까?

 

- 그냥 돌멩이라고요
- 그게 왜 필요해요?

 

행운을 빌려고?

 

- 행운석이다?
- 그래요

 

한번 봅시다

 

가져가서
물건값 내요

 

염병! 내가 독일놈들은
뱀 새끼라고 했잖아!

 

하지도 않은 걸 갖고
모함이나 하고

 

돈 내면 기분이 나아질 거요

 

기분은 지금도 좋고
주운 돌에 돈을 왜 내?

 

시동 걸지 마세요
발레롱가 씨

 

도로 갖다 놔요

 

- 기분 좋죠?
- 아뇨

 

원하면 내가 하나 사드리죠

 

됐수다, 흥은 다 깨놓고

 

인디애나주, 하노버

 

잠깐만요

 

- 전 밴드 사람인데
- 준비 다 됐잖소

 

- 이 피아노 아니죠?
- 맞는데

 

스타인웨이가 아닌데

 

그래서?

 

셜리 박사는 스타인웨이로만
연주해요, 계약이 그래요

 

셜리 박사가 누군데?

 

누구냐라

 

돈 셜리 트리오의 셜리 박사요
오늘 밤 연주하는

 

- 그게 중요해요?
- 완전, 계약에 그렇게 돼 있어요

 

검둥이 주제에 아무거나
주는 대로 치면 되지

 

이건 정말 쓰레긴데
안에 쓰레기도 있고

 

- 꺼내서 버리든가
- 뭐라고?

 

뭘 다시 물어

 

시간 있으니 빨리
깨끗한 스타인웨이 준비해요

 

- 이 학교엔 없어
-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인디애나주 전체에
두 대나 있을까?

 

그럼 빨리 움직이셔야겠네

 

네가 뭔데 명령질이야?

 

스타인웨이

 

사랑하는 돌로레스

 

오늘 아침은 스테이크와
달걀 요리를 먹었어

 

밴드는
부자 동네에서만 공연해

 

아이오와주, 시더 래피즈

셜리 박사와 나는
아주 잘 지내

 

근데 종종 박사가 슬퍼 보여
그래서 술을 많이 마시나 봐

 

이 나라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미처 몰랐는데

 

직접 보니 알겠어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람들이 말하던 그대로야

 

시골엔 차도 거의 없어
나한테는 잘된 일이지

 

지금은 미트볼 스파게티를
먹고 있는데...

 

케첩에 버무린
중국 국수 맛이야

 

이제 남부로 가고 있어

 

도착하면 또 편지할게

 

사랑해
당신의 남편, 토니

 

추신, 애들에게 키스해줘

 

켄터키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가족은 있어요, 박사?
- 글쎄

 

글쎄라니?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 거지

 

- 얘기가 좀 길어요, 토니
- 남는 게 시간이에요

 

한번 들어봅시다

 

동생이 있긴 해요

 

가끔은 만나곤 했는데...

 

갈수록 연락하기 힘들어지더군요

 

음악가의 숙명이겠지

 

항상 떠돌아다니니까
서커스 단원처럼

 

범죄자도 그렇지만...

 

결혼 생활에도
큰 타격을 주더군요

 

- 결혼했어요?
- 했었죠

 

아내 이름은 준이었는데

 

좋은 사람이었죠
문법은 엉망이지만 착했어요

 

- 당신은 좋아했을 거요
- 준이라...

 

강아지 '래시'
엄마 역 배우 이름이랑 똑같네

 

유감스럽게도 결혼 생활과
투어 생활은 맞지 않더군요

 

동시에 못 하겠더라고요

 

켄터키 프라이드치킨!

 

켄터키에서!
다시 없을 기회지!

 

켄터키 프라이드치킨
1달러 - 끝내주는 맛

 

좋았어!

 

- 좀 드실래요?
- 고맙지만 사양할게요

 

먹어본 중 최고의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이네

 

현지 음식이라 그렇겠죠?

 

당신 같은 식성의
소유자는 처음이오

 

넉넉히 샀으니까
좀 잡숴봐요

 

평생 프라이드치킨을
먹어본 적 없어요

 

개소리!

 

당신네 사람들 프라이드치킨에
옥수수 이런 거 좋아하잖아요

 

군대 있을 때 흑인 요리사가
그것만 만들어 주던데

 

나에 대해 상당히 편협한
판단을 내렸네요, 토니

 

그렇죠?
내가 그런 걸 좀 잘해

 

판단을 잘못했다고요

 

흑인이라고 다 같은 음악이나

 

같은 음식을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잠깐만

 

누가 이태리놈들은 다 피자랑
스파게티 좋아한다고 그래도

 

- 난 기분 안 나쁜데?
- 요점은 그게 아니잖아요

 

당신은 지금 모든 흑인이...

 

- 먹을 거예요, 말 거예요?
- 안 먹어요

 

냄새 정말 좋지 않아요?

 

냄새는 괜찮지만
담요에 기름이 묻으면 곤란해서요

 

그깟 담요 좀
더럽히면 어때서

 

부탁이니 한 조각만 먹어봐요
안 죽어

 

- 싫어요
- 받아요, 던지기 전에

 

- 그런 짓 하지 말아요!
- 그럼 하나 먹어봐요

 

어떻게?
접시나 포크 있어요?

 

개소리! 손으로 들고 먹어요
원래 그렇게 먹는 거요

 

- 그건 안 돼요
- 빨리 받아요, 운전해야 하니까

 

핸들 양손으로 잡으라면서요
빨리 받아요, 빨리빨리!

 

자, 먹어봐요

 

- 정말 못 하겠어요, 토니
- 그냥 좀 먹어요!

 

맙소사

 

그래서, 별로요?

 

좀...

 

비위생적인 거 같네요

 

뭔 상관이람?
그냥 편하게 맛을 음미해요

 

우리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뭘 하든 완벽하게 하랬어요

 

일할 때는 일만 하고
웃을 때는 온전히 웃으라고

 

먹을 땐
최후의 만찬인 양 배터지게!

 

하나 더?
가슴살, 맛있는 부위죠

 

받아요

 

뼈는 어떻게 해요?

 

이렇게 하죠

 

이게 우리 방식이오

 

잘하시네

 

왜 그래요, 박사
다람쥐들이 다 먹을 거라고

 

- 주워요, 토니
-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고!

 

- 주우라고 했어요
- 젠장

 

켄터키주, 루이빌

 

유색인 전용

 

뭔가 잘못된 거 같은데

 

'집처럼 편안하다'라고
나와 있는데

 

- 완전 똥통이잖아
- 여기 맞아요

 

네모난 가방 줘요

 

- 이것만?
- 고마워요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내 숙소는 이 길 위쪽
'이스턴 인'이에요

 

토니, 고마워요

 

플로이드, 빨리 나와

 

나 못 한다니까
어깨가 아프다고

 

맨날 어깨 핑계는...

 

어이, 멋쟁이!

 

- 같이 하실라우?
- 뭐라고요?

 

머릿수가 모자라서 그래

 

안 하는 게 좋겠어요

 

뭐 이런 거 하기엔
너무 고귀하시다?

 

됐어, 그냥 냅둬

 

집사 유니폼 더러워질까 봐
걱정돼서 저래

 

지금...

 

친구 만나러 가던 참이라서요

 

그러시든가
아주 고맙수다

 

플로이드, 그냥 하자!

 

그만 좀 괴롭혀!

 

이스턴 인

 

'평화로운 휴가를 위해'

 

유색인 전용 호화 호텔

 

'미식가를 위한 훌륭한 식사'

 

- 누구요?
- 조지예요, 당장 일어나요!

 

토니, 빨리!

 

셜리 박사한테
문제가 생겼어요!

 

한잔 마시러
바에 들어갔는데

 

셜리 박사가 거기서
얻어맞고 있었어요

 

두고 오긴 싫었는데
어찌할 바를 몰라서

 

누가 감옥에서 풀어주고
넥타이까지 매줬대?

 

- 뭐 하는 놈인데 빼입었어?
- 그러게

 

그 손 당장 치워!

 

저놈은 또 뭐야?

 

그 사람만 넘겨주면
조용히 나가겠소

 

술 한잔하려던 것뿐이에요

 

조용히 간다니까
소란 피우지 맙시다, 응?

 

이놈은 아무 데도 못 가
검정 수세미가 필요하거든

 

조용히 보내주는 게
네놈들 신상에 좋을 거야

 

당장!

 

공손하게 부탁해야지

 

했잖아

 

이놈은 혼쭐이 날 거야

 

너도 마찬가지고

 

그럴지도, 헌데 그렇게 되면

 

네 대가리에도
총알을 박아주지

 

저놈 총 없어, 레이
구라치는 거야!

 

뻥 아니면?

 

뻥 아니야

 

내 가게에서
절대 그 꼴 못 보지

 

깜둥이 보내줘, 어서!

 

빨리 보내!

 

저 양키들 다 내보내

 

- 빨리
- 조지, 모시고 나가요!

 

이제 됐어요, 박사

 

빨리 가

 

- 미쳤어요?
- 미안해요

 

곤란하게 하려던 건
아니에요

 

- 잠깐, 잠깐만
- 또 토하려고요?

 

괜찮아요

 

솔직히
이해가 안 가요

 

방에 있는 위스키
마시면 됐잖아요

 

- 바람 좀 쐬려던 거예요
- 바람? 여기가 어딘지 몰라요?

 

어딘들 다를까요?

 

뭐라고요?

 

뉴욕의
당신 동네 바였으면

 

상황이 달랐을 것 같아요?

 

앞으로 나 없이는
아무 데도 가지 마요! 절대!

 

- 알겠어요?
- 네

 

- 방 어디예요?
- 토니

 

왜요?

 

- 진짜 총 있어요?
- 당연히 없죠

 

방이 대체 어디냐니까요!

 

- 갑시다, 저기예요?
- 저기 있네

 

빨리 주무셔야지
내일 밤 큰 쇼가 있잖소

 

감사합니다

 

루이빌 여러분의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게으름 부리지 말고 해봐요
- 게으른 걸 어쩌라고!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 그냥 그린 기린 그림이고
- 내가 기린 그림 기림...

 

이런 말을 할 일이
있긴 해요?

 

처음엔 좀 어색하지만
가수는 목을 풀고

 

운동선수도 연습 전에
몸을 풀잖아요

 

운동선수는 훈련을 하지
연습 안 해요

 

젠장

 

신사 숙녀 여러분
북부에서 오신 특별한 손님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돈 셜리 씨입니다

 

돈 셜리 트리오의 단원

 

올렉 말라코비치와 조지 다이어
그리고 동료분인...

 

토니 발레, 발레롱...
발레롱지아 씨입니다

 

제 아내 마가렛입니다

 

돈은 우리가 데려가서

 

인사 좀 시킬게요

 

돈 셜리 씨입니다

 

- 이건 뭐요?
- 피망 치즈 샌드위치입니다

 

맛 좀 볼까?

 

내 취향은 아니네

 

시작이네요

 

셜리 씨가 좋아할 만한 음식을
가정부들에게 물어봤죠

 

주방에서 특별히 준비한
메뉴입니다

 

열어

 

가정식 프라이드치킨입니다!

 

어서 드리게
따뜻할 때 드셔야지

 

감사합니다

 

잠시 휴식 후에
계속하겠습니다

 

잠시만, 돈?

 

- 아름다운 연주였어
- 감사합니다

 

- 화장실 찾나?
- 네

 

내 알려주지, 저기 밖에
전나무 앞에 있어

 

저기는 싫은데요

 

무슨 소리
보기보다 괜찮아

 

경험에서 하시는 말씀인가요?

 

불평하는 사람 없던데

 

숙소 화장실에
다녀올 수도 있지만

 

적어도 30분은
걸릴 겁니다

 

기다려주지

 

차 세워줄 테니
숲에다 일 봐요

 

동물들이나 하는 짓이에요

 

모텔까지
20분은 걸린다고요!

 

불평 그만하고 서둘러요
그래야 공연도 빨리 끝내죠

 

이게 당신과 내 차이예요
난 숲에다 쌀 수도 있는데

 

그건 잘 알죠

 

왜 나한테 심통을 내요?
내가 만든 규칙도 아닌데

 

아니라고?
그럼 누가 만들었어요?

 

나도 백인이니
그게 그거라는 거요?

 

방금 말 편견적인 거 알아요?

 

아주 편견적이라고

 

저런 저택에 사는 놈들보다
노점상 하는 유대인하고

 

- 더 공통점이 많아요, 난
- 정면을 봐요

 

마음에 안 들면 그 소리지

 

정면을 보라고요!

 

이해가 안 돼

 

어떻게 저렇게 웃으면서
악수를 할 수가 있지?

 

나 같음 그런 개소리 들으면
거실에 싸버렸을 거요

 

하지 말아요

 

남아있는 공연이 많아요

 

그래서 뭐요?

 

공연을 다 마치는 게
계약 조건이잖소

 

당연하죠, 공연 안 하면
우리 다 돈 못 받잖아

 

요점이 뭐요?

 

이런 일은 또 일어날 거니까

 

화를 잘 다스리라고

 

누굴 가르쳐, 겁쟁이가?

 

북부에서만 공연하면
대접도 받고

 

돈도 훨씬 더
많이 벌겠지만

 

박사가 자청한 거요

 

왜죠?

 

대체 뭐 해요?

 

편지 써요

 

몸값 요구하는
협박 편지 같은데요?

 

봐도 될까요?

 

'치내하는 돌로레스...'

 

처음부터 틀렸군
'친애하는'이오

 

'마을의 높으신 분들은
다 만나고 있어'

 

'거창한 말만 하는
사람들 있잖아'

 

'하지만 나도 만만찮지
대단한 허풍재이잖아'

 

'허풍쟁이'겠고

 

'편지를 쓰면서
감자칩을 먹고 있어'

 

'그래서 목이 마르네'

 

'양말은 빨아서
TV 위에 말려'

 

'다림이 가져올걸'
못 봐주겠는데요?

 

- 무슨 말을 하고 싶어요?
- 글쎄...

 

- 그립다, 뭐 그런 소리
- 그럼 그렇게 써요

 

대신 아무도 한 적 없는
방식으로

 

비속어는 빼고

 

예를 들어...

 

받아써요

 

- 친애하는 돌로레스...
- 처음부터?

 

'치'에 ㄴ 받침
친-애-하-는

 

당신을 생각하면...

 

아이오와의
아름다운 평원이 떠올라

 

무슨 병원?

 

평-원
우리가 봤던 너른 들판이오

 

그거, 진짜 아름다웠지

 

평원은 이 동네

 

넓은 들판을 말해

 

- 토니, 부연설명은 빼요
- 뭘 빼라고요?

 

- 부르는 대로만 쓰라고요
- 지우고

 

우리 사이의 거리가

 

내 영혼을 무너뜨리고

 

'우리 사이의...'

 

당신 없는 시간과 경험은
아무 의미 없어

 

당신과 사랑에 빠지는 게
내 인생 가장 쉬운 일이었어

 

'당신과 사랑에 빠지는 게'

 

겁나 로맨틱하네

 

내 인생 가장 쉬운 일이었어

 

내 유일한 의미는 당신뿐

 

매 순간 절절히 느끼고 있어

 

처음 만난 날 사랑에 빠졌고
오늘도 당신을 사랑해

 

남은 생 동안도
당신을 사랑할 거야

 

'추신: 애들에게 키스해줘'
써도 될까요?

 

- 추신?
- 네, 끝에다가

 

쇼스타코비치 7번 마지막에
카우벨 울리는 격이네요

 

음... 좋다는 말이죠?

 

완벽해요, 토니

 

조지아주, 메이컨

 

다들 1954년의
윌리 메이스를 꼽지만

 

그게 폴로 그라운즈
최고의 수비는 아니에요

 

최고는 1936년 월드시리즈
2차전의 조 디마지오였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그 거리에서...

 

마음에 들어요?

 

- 근사한 양복이네요
- 죽이는데요

 

- 당신이랑 닮았어요
- 닮았다고?

 

사이즈로는

 

미디엄 사이즈 같은데

 

입어보지 그래요?

 

턱시도만 입으라는
법은 없잖아요?

 

다양하게 입으면 좋죠

 

들어가 봅시다
시간도 많은데

 

잠시만요

 

- 안녕하세요
- 뭘 도와드릴까요, 손님?

 

앞에 걸려있는 근사한
회색 양복 입어보려고요

 

- 미디엄 있수?
- 물론입니다

 

- 이거구먼
- 탈의실은 뒤에 있습니다

 

고마워요, 금방 나오지

 

천천히 해요
넥타이 보고 있을 테니

 

잠깐, 그쪽은
그거 못 입어봐

 

뭐라고요?

 

먼저 구입하면
수선은 해드리지

 

그렇군

 

여보세요?

 

- 토니 발레롱가 씨?
- 전데요

 

메이컨 경찰서인데요

 

메이컨 YMCA

 

셜리 박사 일로
전화 받고 왔는데요

 

따라와요

 

친구가 왔네

 

고맙습니다

 

수건이라도 좀 줄 것이지!

 

- 변호사요?
- 아뇨

 

그럼 변호사 불러요
이 언니 가둬야 하니까

 

- 뭐 때문에?
- 둘이 같이 있는 걸 관리인이 봤어

 

수갑 좀 풀어주세요
바지부터 입히고 얘기합시다

 

그러기 싫은데

 

좋아요

 

우린 내일 아침이면 여길 떠서
다시 올 일 없어요

 

분명 좋게 해결할
방법이 있을 겁니다

 

풀어주시면
감사의 선물을 드린다든가?

 

- 뇌물을 준다고?
- 그럴 리가요!

 

선물이죠, 감사의 선물

 

- 무슨 감사?
- 뭐랄까...

 

경찰분들께 기부하는 거죠

 

뭐든 원하시는 것으로

 

양복 좋아하시나요?

 

아까 낮에 시내를 걷다가

 

고급 양복점을 봤거든요

 

감사의 뜻을 담은 기부로...

 

양복 한 벌씩 사드리죠

 

쫙 빼입고
사모님과 외식도 하시고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니
그럴 자격이 충분하죠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
상을 줘요?

 

당신을 공연장에 무사히
데려가는 게 내 일이고

 

방법은 당신이
상관할 바 아니지

 

- 돈을 주진 말았어야지
- 필요해서 줬어요

 

소문이 새나가면
당신 경력은 끝장이라고요

 

이봐요, 토니

 

나 걱정하는 척
이타주의자 연기 그만해요

 

그게 무슨 말이오?

 

솔직히 자기 걱정만
한 거잖아요

 

내가 공연을 못 하면
당신 벌이가 줄어드니까

 

그것도 물론 싫지
이 배은망덕한 놈아

 

내가 뭐 취미로
이 짓 하는 줄 알아?

 

어쨌거나 구해줬으면
감사하는 척이라도 좀 하든가

 

그리고, 나 없이는
아무 데도 가지 말랬지!

 

이런 일엔 끼고 싶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소

 

테네시주, 멤피스

 

상처 가릴 화장품이라도
사다 줘요?

 

괜찮아요

 

- 확실해요? 멍이 보이는데
- 괜찮다니까

 

좋으실 대로

 

이게 누구야, 떠버리 토니

 

도미닉, 맥스
대체 여기서 뭐 해?

 

브루클린에서 보냈어

 

- 그래?
- 처리할 게 있어서

 

저 깜둥이는 누구야?

 

나 고용한 사람

 

어떻게 된 거야?
내기라도 졌어?

 

뭐 하는 짓거리야?

 

일 필요하면 나한테 오지
얼마든지 찾아줄 텐데

 

이번 주에도 하나 있어

 

제대로 돈 벌 수 있어

 

엄청나게

 

돈은 이미 벌고 있어

 

두 배로 쳐줄게

 

지금은 길게 얘기 못 해

 

일하는 중이라고

 

8시 정각에 바에서 만나

 

알겠지?

 

그래, 이따 봐

 

저놈은 잊고

 

미안해요
뉴욕에서 온 친구들이라

 

셜리 박사님 짐 좀 내려줘

 

전화했어, 금방 내려온대

 

- 박사님
- 어디 가요?

 

밑에 가서 한잔하려고요

 

당신 친구 도미닉이랑?

 

그 제안 받아들이기 전에

 

얘기 좀 해요

 

토니, 지금까지
아주 잘하고 있어요

 

그래서 정식으로 로드매니저
자리를 제안하고 싶소

 

물론 책임도 더 커지겠지만

 

급여도 더 올라갈 거요

 

아뇨, 아뇨, 됐어요

 

주급 125달러에
경비 별도

 

그렇게 계약했잖아요, 맞죠?

 

나 아무 데도 안 가요
그거 말하러 가던 참이오

 

토니!

 

어젯밤에 미안했어요

 

괜찮아요

 

평생을 뉴욕
나이트클럽에서 일한걸

 

예술가의 세계가
복잡하단 거 나도 알아요

 

피아노는 어디서 배웠어요?

 

- 어머니한테서
- 어머니? 진짜로?

 

걸음마를 시작하자마자
조그만 피아노로

 

날 가르치셨죠

 

플로리다주 전역을 돌면서

 

교회와 작은 홀에서
소규모 공연을 했죠

 

운 좋게
내 공연을 본 관객이

 

레닌그라드 음악학교에
입학하게 도와줬어요

 

그 학교 첫 흑인 학생이었죠

 

거기서 지금 연주하는 곡들을
다 배운 거요?

 

사실은 클래식 음악
교육을 받았어요

 

브람스, 리스트, 베토벤, 쇼팽

 

그런 음악들을
연주하고 싶었소

 

하지만 음반회사가
대중적인 걸 원했지

 

클래식 연주하는 흑인을
관객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뻔한 흑인 음악가로
만들고 싶어 했죠

 

위스키 잔 올려놓고 담배 물고
피아노 치면서

 

클래식 거장 같은 대접
안 해준다고 불평하는 사람들

 

클래식 거장은 피아노에
위스키 안 올리거든요

 

글쎄 개인적으로는
당신이 클래식을 했으면

 

- 너무 아까웠을 거예요
- 아깝다고?

 

평생 훈련받은
음악을 연주하는 게?

 

훈련? 해병 특공대요?
사람들은 당신 연주를 좋아해

 

베토벤이나 죠팽 같은 건
아무나 칠 수 있지만

 

당신 음악은, 당신 연주는

 

당신만 할 수 있어요

 

고마워요, 토니

 

하지만 아무나 다 쇼팽을

 

나처럼 연주하진 못해요

 

나무들이 입었던
옷을 떨구고

 

회색과 갈색으로
변해가고 있어

 

'수많은 나무들이
마치 동화에서처럼'

 

'눈꽃을 피웠어'

 

너무 멋진 표현이야

 

떠버리 편지 나쁘지 않아

 

피는 못 속이지

 

우리 십몇 대 할아버지가

 

다빈치가 시스티나 성당 벽화
그리는 걸 도왔다니까

 

- 미켈란젤로겠지
- 아무튼

 

미켈란젤로랑 편지 쓰는 게
무슨 상관이야?

 

핏속에 예술가 기질이 있다고

 

'매시간, 매분, 매초를 세고 있어'

 

'당신을 다시 품에
안을 때까지'

 

'사랑을 담아, 토니
추신, 애들에게 키스해줘'

 

- 존!
- 왜?

 

나도 편지 써줘

 

그래, 밥 차려주면

 

아칸소주, 리틀록

 

정면을 봐요, 토니

 

루이지애나주

 

토니!

 

돈 셜리와 돈 셜리 트리오를
루이지애나식으로

 

열렬히 환영해 주세요!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

 

미시시피주, 투펠로

 

미시시피주, 잭슨

 

망할, 아무것도 안 보이네

 

저 자식 뭐 하는 거야?

 

놀고 있네

 

면허증이랑 등록증

 

만나서 다행입니다

 

큰길에서 우회로를 탔는데
길을 잃었어요

 

- 차 밖으로 나와
- 내가 뭘 했다고?

 

나와

 

왜 이 길에 있어?

 

말했잖아요
우회하다 길을 잃었다고

 

왜 저 사람 운전을 해주는데?

 

내 보스니까

 

이 시간에 나오면 안 돼
흑인 통금 있는 동네라고

 

그게 뭔데요?

 

차에서 내리게 하고
신분증 확인해

 

비가 쏟아지는데!

 

창문으로 확인해도 되는데요

 

내리라고 해!

 

나와, 어서!

 

신분증?

 

- 이 성은 어떻게 읽어야 하지?
- 발레롱가

 

무슨 이름이 이래?

 

이탈리아 성이오

 

이제 알겠네

 

그래서 저놈을 모시는군

 

네놈도 반은 깜둥이니까

 

손 머리 위로 올려! 당장!

 

죄송합니다

 

잠시만요, 경관님들

 

제 동료를 가둔 이유는 알겠는데
전 무슨 혐의인가요?

 

합리적인 분들 같으신데

 

이 문 열어주시고
대화로 풀어보면 어떨까요

 

입 다무시지

 

한동안 나올 일
없을 테니까

 

- 이유 없이 잡아둘 순 없어요
- 이유야 있지

 

해가 졌는데 깜둥이가
밖으로 기어 나왔잖아

 

변호사랑 이야기하겠습니다
전화 쓰게 해주세요

 

이건 중대한 권리 침해예요

 

저기...

 

맞는 말이긴 해요

 

망할 깜둥이 새끼한테
전화 쓰게 해줘

 

됐냐?

 

아는 변호사 있어?
전화해 보시지

 

차로 걸어가서 그랬지
"지금 얼마나 과속한 건지 아쇼?"

 

하는 말이 "죄송합니다
과속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어떻게 매일 더
멍청해질 수가 있지?

 

저 사람들 좀 봐요

 

당신이 때린 경관을
잘 보라고요!

 

자기 동료들이랑 즐겁게
수다를 떨고 있어요

 

커피까지 마시면서

 

근데 당신은 어디 있죠?

 

나랑 갇혀 있죠
난 아무 짓도 안 했는데

 

그런데 대가는 내가 치르지

 

결국 내가 버밍햄 공연을
놓치게 될 테니

 

버밍햄 공연 못 하면
나도 꽤나 손해요

 

성질 피운 보람은 있어요?

 

폭력으로는 못 이겨요, 토니

 

품위를 유지할 때만 이기지
품위가 늘 승리하는 거요

 

오늘 밤, 당신 덕에
우린 졌어요

 

나라면 거기 손 안 대요

 

메리빌 경찰서입니다

 

아닙니다

 

아뇨, 제가 아니고

 

네, 바로 옆에 있습니다

 

- 네, 알겠습니다
- 줘봐

 

프랫 서장인데, 누구쇼?

 

발로니?

 

잘 들립니다, 주지사님

 

그게... 죄송합니다
당연히 목소리는 압니다

 

주지사님

 

저놈이 누구한테
전화를 했다고요?

 

그리고 그분이
지사님께 전화하셨군요

 

아닙니다, 경관 한 명이
폭행을 당해서...

 

주 방위군이 오는 상황은
저도 원하지 않습니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주지사님

 

안녕히 주무십시오, 사모님도

 

- 꺼내줘
- 네?

 

- 망할 풀어주라고!
- 절 때린 놈인데요!

 

잘리고 싶어?

 

아니면 내가 뭘 시킬 땐

 

그대로 하란 말이야!

 

빨리 꺼내줘!

 

대체 누구한테 전화했어요?

 

로버트 케네디가 우릴 구했다니
이런 경사가 있나

 

일몰 후 백인만 통행 가능

 

경사는 무슨 경사
치욕스럽죠

 

무슨 소리예요?
완전 망했다가 해결됐는데

 

내가 미합중국 법무장관을

 

- 엄청 곤란하게 만들었으니까
- 그래서 뭐?

 

하는 일 없이
세금으로 월급 받잖아요

 

케네디 형제는 이 나라를
변화시키려고 애쓰고 있어요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고!

 

날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시골 구석 감옥에서
폭행 혐의 벗겨달라고

 

전화나 하고...
누가 그런 짓을 해?

 

쓰레기들이나 하는 짓이지!

 

- 경찰을 때리지 말았어야지
- 당신한테 막 했잖소

 

그 빗속에 서 있게 하고

 

솔직히 당신한테
한 말 때문에 때린 거지

 

난 평생 그런 대접 받았는데

 

당신은
하룻밤도 못 참아?

 

흑인이 아니면 그런 말에
화도 내면 안 되나?

 

- 당신보단 내가 더 흑인다울걸
- 뭐라고?

 

당신은 자기네 사람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뭘 먹고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사는지

 

리틀 리처드가
누군지도 모르잖아

 

그걸 알면 나보다 더
흑인다운 건가?

 

말하기 전에
생각이란 걸 해요

 

말수가 훨씬 줄어들 테니까

 

헛소리!
난 나를 잘 안다고

 

평생을 브롱크스에서 살았어요

 

내 부모님, 형제들
이젠 아내랑 아이들과 같이

 

그게 나라고

 

매일 식구들 먹여 살리려고
바둥거리는 사람은 나고

 

거물 선생님, 당신은
성 꼭대기에 살잖아!

 

부자들 상대로 공연하느라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난 거리에서 살고
당신은 왕좌에 앉아 있지

 

당연히 내 세상이
당신보다 더 흑인스럽지

 

- 세워요
- 뭐?

 

세우라고!

 

- 안 세울 거야
- 차 세워, 토니!

 

왜?

 

뭐 하는 건데?

 

박사!

 

미쳤어요?

 

빨리 다시 타요!

 

그래, 난 성에 살아!
혼자서!

 

돈 많은 백인이
피아노 치라고 돈을 주지

 

문화인 기분 좀 내보려고
하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그 사람들한텐 나도 그냥
깜둥이일 뿐이야

 

그게 그들의 진짜 문화니까

 

그런데 하소연할 곳도 없어
내 사람들도 날 거부하거든

 

자신들과 다르다면서!

 

충분히 백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흑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남자답지도 않으면...
난 대체 뭐죠?

 

좀 자야겠어요

 

그래요

 

그냥 눈에 띄는 데 들어가서
내 방에 몰래 들어가죠

 

아니, 환영받지 못하는 곳에서
머무는 건 거부하겠소

 

그럽시다

 

그렇게 계속
담배를 피워야겠어요?

 

싫어하는 줄 몰랐네

 

말을 하지 그랬어요

 

표현을 하세요, 박사

 

그 편지 도착하기 전에
집에 갈 거란 건 알죠?

 

그럼요

 

내가 들고 갈까 싶네
우푯값도 아낄 겸

 

그래요

 

줘봐요, 고쳐줄게요

 

괜찮아요, 이제 나도
감 잡은 것 같으니까

 

'사랑하는 돌로레스, 가끔
당신이 집 같다는 생각을 해'

 

'예쁘게 불이 켜져 있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집'

 

감 잡은 거 맞네요

 

그렇죠?

 

고마워요

 

박사, 편지 쓰는 거
도와줘서 고마웠어요

 

- 글을 진짜 잘 쓰시던데
- 별말씀을

 

집에 돌아가면 동생한테
편지 좀 써요

 

사는 곳 아니까 마음이 있으면
자기가 찾아오겠죠

 

나라면 안 기다릴 거예요

 

외로워도 먼저 손 내미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내일 마저 써야겠다

 

여행 내내 생각한 건데...

 

'찌찌버그'
대박 실망이었어요

 

차이를 전혀 모르겠던데
안 그래요?

 

잘 자요, 토니

 

앨라배마주, 버밍햄

 

크리스마스 콘서트
돈 셜리 트리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좋았어

 

셜리 씨, 어서 오세요
킨델입니다

 

이곳 총지배인이죠
모시게 되어 기쁩니다

 

고맙소, 킨델 씨
이쪽은 토니 발레롱가 씨

 

- 반갑습니다, 토니
- 안녕하슈

 

차는 여기 VIP 주차구역에
세우세요

 

이쪽으로 가시죠
여정은 어떠셨습니까?

 

- 근사했죠
- 다행입니다, 다행이에요

 

연중 가장 큰 행사인
크리스마스 공연에

 

모시게 되어 기쁩니다, 셜리 씨

 

필요한 게 있으시면
뭐든 말씀하세요

 

- 고맙습니다
- 여깁니다

 

공연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았는데
궁금한 거라도 있으신가요?

 

식당은 어디요?

 

복도 끝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로비 맞은편입니다

 

- 그럼 행운을 빕니다
- 감사합니다

 

한 시간 있다는데 어쩔래요?
배고플 텐데

 

먼저 가요, 그리로 갈 테니

 

앉아도 되겠소?

 

그러슈

 

- 칵테일 하시겠습니까?
- 난 됐어요

 

- 보드카 세 잔
- 정말?

 

마지막 공연이니
냉전 끝내고 화해해야지

 

셜리 박사는 대기실에 있나?

 

대기실이 아니라 옷장이던데

 

이런 대접을 어떻게
참는지 모르겠다니까

 

6년 전, 1956년에...

 

냇 킹 콜이 버밍햄 시립극장에서
초청을 받아 공연했지

 

이 도시 백인 전용 시설에
공연 초청을 받은 첫 흑인이었소

 

연주가 시작되자 한 무리가
백인음악을 연주한다며 공격했어

 

무대에서 끌어내리고

 

심하게 때렸지

 

맙소사

 

나한테 물었죠

 

셜리 박사가
이걸 왜 하냐고

 

왜냐면 천재성만으론 부족하거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용기가 필요해요

 

고마워요

 

고맙소

 

- 안녕하세요
- 무슨 일이죠?

 

저기, 내 친구들인데...

 

여긴 못 들어갑니다

 

- 나도 알지만...
- 무슨 일이에요?

 

난 여기서
식사할 수 없다네요

 

모르시나 본데, 이분이
오늘 공연의 주인공이오

 

죄송하지만 식당 정책입니다

 

- 별일 없나요?
- 별일 있소

 

박사님 식사를
못 하게 막잖아요

 

죄송하지만
오랜 전통이라서요

 

클럽 규칙이에요
양해해 주시겠죠?

 

양해 못 하겠습니다

 

45분 후에 저 무대에 올라
공연은 할 수 있지만

 

식사는 안 된다고요?

 

- 죄송합니다
- 잠깐만

 

이 사람 밴드 똘마니들이랑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은

 

다 여기서 밥을 먹는데

 

공연의 주인공은 안 된다고?

 

죄송하지만 그렇습니다

 

밥을 먹어야 공연을 하지

 

그럼 이렇게 하시죠

 

대기실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 메뉴 보여드려
- 아니

 

그 창고에서는 안 먹어요

 

정 그러시다면

 

길 건너에 '오렌지 버드'라고

 

아주 인기 있는
식당이 있습니다

 

갑시다, 박사

 

잠깐 얘기 좀 해요

 

가요, 그 식당이
맛도 더 있을 거야

 

여기 음식 형편없더라고
갔다 옵시다

 

마지막 공연이잖아요
9회말이란 말이오

 

빨리 해치우고 집에 갑시다
저런 잡것들에게서 벗어나서

 

잘 생각하셨습니다
오늘은 생선이 특히 좋아요

 

여기서 식사 못 하면

 

공연도 안 합니다

 

잠깐 얘기 좀 할까요?

 

빌라 뭐시기 씨,
셜리 씨 설득 좀 해줘요

 

개인적인 유감이 있어서
이러는 게 아니라고

 

이곳 규칙이 그래요

 

- 저 사람은 여기 출신이 아닌데
- 이성적으로 생각하라 해요

 

400명이나 되는 손님들이
오늘 공연을 기다린다고요

 

셜리 씨는 저녁을 기다리고

 

오늘만 예외로 해주면 되잖소?

 

내 이야기 하나 해주죠

 

'보스턴 셀틱스' 농구팀 알아요?

 

- 그럼
- 그 팀이...

 

그 팀이 몇 년 전에
여기 투어를 왔었소

 

리그 챔피언이었고

 

우리도 기분 좋게 맞이하고
환영 차량도 보내줬죠

 

그 검둥이들이 저녁을
어디서 먹었는지 알아요?

 

글쎄

 

나도 몰라
최소한 우리 식당은 아녔지

 

농담은 이쯤 하고...
얼마면 되는지 말해보시지?

 

100달러면
당신 애가 연주하겠나?

 

돈이면 다 되는 줄 알아?

 

미안하지만...

 

돈 아니면
이런 일을 왜 하겠어?

 

그만해요, 토니

 

괜찮아요

 

연주할게요

 

당신이 원하면

 

아니, 이 망할 데서 나가죠

 

나간다니 무슨 말이야?

 

대체 어딜 가는 거야?

 

돈, 이러면 안 되죠
계약서에 서명했잖소

 

계약을 중시하는
사람인 거 알아요

 

아무 문제 없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공연을 해야지
당장 멈춰서

 

돌아와!
지금 당장!

 

이래서 너희 종족이
여기서 일을 못 하는 거야!

 

믿을 수가 없으니까, 알겠어?

 

네놈 때문에 망할 놈의
스타인웨이도 빌려왔는데!

 

토니, 배고파요?

 

말이라고 하슈...세요?

 

오렌지 버드

 

- 혹시 경찰?
- 짭새 같아 보여요?

 

뭘 드릴까, 자기?

 

- 위스키 스트레이트 두 잔요
- 바로 대령할게요

 

이 집 대표 메뉴도 주세요

 

'오렌지 버드' 둘!

 

아까 잘했어요
당당하게 맞섰잖아요

 

당신 친구인 그 대통령이
한 말 있잖아요

 

"국가를 위해 뭘 할지..."

 

"국가에게 물어보지 말고"

 

"자신을 위해 뭘 할지 물어보라"

 

그대로 한 거지

 

자기는 하는 일이 뭐예요?
그렇게 차려입고?

 

중요한 일은 아니에요

 

옷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되죠

 

이 사람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예요

 

그래요? 잘 쳐요?

 

빼지 말아요, 박사
솔직히 말해요

 

말하지 말고 보여줘요

 

어서

 

이렇게 틀을 깨는 거지

 

정말 재밌었어요
가끔 공짜로도 할 수 있겠어요

 

- 기가 막혔어요
- 토니

 

지금 떠나면 시간 내에
갈 수 있겠는데요

 

- 어디에?
- 뉴욕에, 크리스마스이브까지

 

술집에선 현금 자랑 말아요

 

총 있을 줄 알았어

 

- 날씨가 더 나빠질 거 같은데
- 그러게요

 

행운의 징표가 있어야 하는데

 

맞다

 

행운석을 대시보드에
올려놓지 그래요, 토니

 

빨리,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죠

 

고마워요
벌써 안심이 되네요

 

진짜 못됐어, 알죠?

 

염병!

 

망할 경찰놈들

 

- 여기서 뭘 하는 거요?
- 뉴욕으로 가려고요

 

- 문제라도 있나요, 경관님?
- 있죠

 

차가 왼쪽으로 기울었어요
뒷타이어가 펑크 난 것 같네요

 

멍청한 놈

 

계속 가요, 지나가세요

 

조심해서 가세요, 신사분들
메리 크리스마스

 

- 메리 크리스마스
- 고맙습니다, 경관님

 

기상청은 크리스마스이브에
강한 눈보라가 동부 해안을 강타해

 

펜실베이니아, 뉴저지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여행객들은 외출을
삼갈 것을 당부했습니다

 

다 끝났어

 

안 되겠어요, 다음에 보이는
모텔로 들어갈게요

 

- 할 수 있는 한 계속 가요
- 눈을 못 뜨겠다고요!

 

정신을 못 차리겠어요
머리가 터질 것 같다고

 

우린 최선을 다했어요, 박사

 

이제 안 되겠네

 

다들 밥 먹자!
집 안에서 뛰지 말랬지!

 

토니, 일어나요

 

- 무슨 일 있어요?
- 집에 도착했어요, 들어가요

 

잘 가요

 

잠깐, 올라가서
우리 가족들 만나고 가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요, 토니

 

메리 크리스마스

 

지금 막 먹는 참인데

 

안 도와줘도 돼?

 

- 돌로레스, 도와줄까?
- 아니, 괜찮아

 

저기 봐
문학 청년이 오셨네!

 

아빠!

 

- 잘 지냈니?
- 딱 맞춰 왔네

 

아버지

 

- 메리 크리스마스
- 신의 축복을 빈다

 

좋았어, 아주 좋아!

 

- 배고파?
- 죽을 지경이야

 

- 어서 앉아
- 남은 거 있어?

 

- 잘 오셨습니다, 셜리 박사님
- 고마워요, 아미트

 

주무실 준비 해뒀습니다
짐은 지금 풀까요?

 

아니, 가족에게 가봐요

 

감사합니다

 

-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 메리 크리스마스

 

당신은 저렇게
키스 안 해주잖아

 

알았어, 알았다고

 

토니, 괜찮아?
왜 이리 조용해?

 

그냥 피곤해서 그래

 

긴 여행이었잖아

 

그거 처리했어?

 

- 고마워
- 75달러 주면 돼

 

75?
찰리가 60이랬는데

 

내 수고는 공짜야?

 

토니, 여행 얘기 좀 해봐

 

- 두 달이나 가 있었잖아
- 그 검둥이는 어땠어?

 

- 성질 안 긁었어?
- 그렇게 부르지 마

 

알았어

 

지난주에 프랭키가 TV에

 

기어 올라간 걸
봤어야 하는데

 

너무 귀여워서
사진 찍어놨어

 

- 그 위에서 얼마나 웃기던지
- 너 미쳤어?

 

뒤에 있는 열선에
감전되면 어쩌려고?

 

- 토스터나 그렇지
- 그래서 TV 망가졌어?

 

TV 만져도 감전 안 돼

 

토스터가 아니라
TV를 생각한 거야

 

TV는
욕조에 넣어야 감전돼

 

- 찰리
- 조니가 초대해서 왔어

 

어서 오세요

 

- 내 아내 마리 알지?
- 안녕하세요

 

진짜로 왔어요?
난 농담한 건데

 

- 부인까지 데리고? 세상에
- 메리 크리스마스

 

잘 오셨어요
메리 크리스마스

 

여긴 전당포의 찰리 영감님

 

크리스마스인데
빈손으로 오다니

 

앉아요, 앉아요

 

- 박사님
- 안녕하세요

 

잘 왔어요

 

다들 주목!

 

도널드 셜리 박사님이셔

 

즐거운 성탄 되세요

 

뭐 해?

 

자리 좀 만들어
접시도 드리고

 

- 안녕하세요
- 돌로레스, 맞죠?

 

- 어서 오세요
- 행복한 성탄 되세요

 

남편분 빌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편지 도와주셔서
감사했어요

 

"그린 북"

 

도널드 셜리는 명망 있는 음악가로
왕성한 공연, 작곡, 음반 활동을 이어나갔고

 

'신의 경지에 오른 실력'이라는
스트라빈스키의 칭송을 받았다

 

프랭크 '떠버리 토니' 발레롱가는 후에
코파의 총지배인까지 지냈다

 

1960년 코파에서,
토니와 돌로레스

 

토니와 셜리는 2013년 몇 개월 차이로
사망할 때까지 우정을 유지했다

 

감독 피터 패럴리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그린 북"

 

자 막 번 역 : 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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