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의매생활 11


sub by 별명따위
지금 눈을 뜨고서, 이것 봐


sub by 별명따위
다시 만났어


sub by 별명따위
도시의 호흡이 오늘도

다시 움직이고 있어

그때 꿨던 꿈의 다음이라면

아직 남아 있어

확인하러 가 보자

 

너는 미소를 띄우며 문을 열어주었어

 
교차할 일이 없었던 두 세계

(보여?)
교차할 일이 없었던 두 세계

(보여?)
겹쳐진다면

 
겹쳐진다면

 

멈추지 않는 나날의 노래를

서로 나누며, 함께 기뻐하며

눈물은 닦으면 되니까

말이 좀 부족해도 괜찮아

지키고 싶어

망가뜨리고 싶지 않은 것

천사들의 노래

전해질 거야

미래까지

 

sub by 별명따위

 

제11화 「오빠와 여동생」

오늘 삼자면담이 있었지?

 

밥은?

부탁할게

잘 시간을 확보해야겠다 싶어서
먹고 오지 않았어

지금부터 자고서
일어날 수 있겠어?

그렇다고 생각해

어디 보자
한 번 더 확인해 두고 싶은데

유타 군이 16시 20분부터

사키는… 40분부터
하는 게 맞지?

맞아

 

그러면 별로
자지 못하겠네

14시에 일어나면 괜찮아

문제는 일어나야 하는 시간에

집에 나 말고 아무도
없다는 거란 말이지~

괜찮다면 내가 전화를 해 줄까?

고마워, 타이치 씨!

엄마, 아빠도 일이 있으신데
그럼 민폐잖아

 

괜찮아!
어려운 일도 아닌걸!

 

그럼 노도의 모닝콜을 부탁할게!

 

어라?
무슨 일이야?

 

그게, 시간 좀 때우려고

오늘 면담이 있어서

아~ 아사무라 군도 있구나
몇 시?

16시 20분

아, 가깝다
나는 16시

 

그런데 아사무라 군이라면
잠깐 돌아갈 시간이 있었지 않아?

사키는 돌아갔어

 

에?

 

[까먹은 물건이 있어서 집에 돌아갈 테니까]

 

[엄마는]

[제가 깨울 테니까]

[제가 깨울 테니까 괜찮아요]

 

[고마워!]
 

[고마워! 잘 부탁할게!]
얘가, 듣고 있어?

아, 아니…
뭔데?

그러니까 아사무라 군은
사키를 좋아하는 거 아니야?

아니야

정말로?

 

알고 있잖아?

나하고 아야세 씨는 남매야

 

아직도 "아야세 씨"구나

 

남매라고 해도 의붓이잖아?

그것도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구

거의 타인 같은 거지?

그러니까 그런 게 아니야

 

그렇구나~

 

그럼 다른 애를
응원해도 될까?

 

그러니까…

사키를 좋아하는 남자애가 있다면
그쪽을 응원해 줘도 되겠냐는 얘기인데

 

그건 내가 허락을
해야 하는 일도 아닌데

 

그렇구나~

 

두 사람은 전에
학교에서 마주친 적 없었니?

아마도 마주친 적은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기억에 없어요

어머, 신사네

귀여운 애한테 시선을
빼앗기진 않는 타입인가 보구나

그런 건 시대적으로 좀…

흑심이 없다면
신경 쓰지 않아

흑심의 유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건가요?

물론이지~

단언하시네요

괜찮아

틀렸다면 "죄송해요"라고
하면 되는 거니까

정말 굳세시네요

 

- 여기예요
- 고마워

 

유타 군

 

나, 열심히 할게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이대로 노력을 계속한다면
도내 유명 대학도 충분히 노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런가요

 

분명 지금까지의 어머님의 교육이
골고루 좋은 영향을 준 거겠죠

 

- 그…
- 네

어머니께는 정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음, 음

 

나머지는 지망 학교를
좁히는 것뿐인데

당신이라면 어느 대학이든
확실히 갈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아야세 씨의 교실은 이쪽이에요

서둘러야겠네~

그리고 아까는 고마워
유타 군!

인정해 줘서 정말 기뻐!

팔!
잡아당기진 마세요

정말 눈시울이 다 뜨거워지더라

저기, 그게…

유타 군, 오늘 저녁은
뭘 해주면 좋겠니?

아, 그러니까…

일단은 놔 주세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1학기 동안에는 사키 양에 대해
다소 걱정이 됐습니다

 

평소 행실에 대한
소문이 끊이질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생각을 고쳐잡았습니다

 

소문으로 들리는 학생이 아니라는 건

사키 양을 보고 있었더니
알게 됐어요

복장에 관해서 이래저래
말씀하시는 선생님도 계시지만

꾸미고 싶다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한 가지

고등학생으로서의 절도는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진로 얘기로 옮겨볼까요?

 

과제였던 국어 성적도
2학기에 접어들어 올랐네요

지망 학교에 대해
당신의 생각은?

 

저는 학비가 싸고,

취직 때 유리한 위치에
있는 대학을 희망하고 싶어요

 

츠키노미야 여대는 어떤가요?

 

츠키노미야… 말인가요?

거기는 명문 대학인데
저한테는…

지금의 사키 양이라면
열심히 하면 노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거기는 취직 때에도 유리하니까

 

국립이라서 학비도 저렴해요

당신의 희망에 맞지 않을까요?

 

생각해 본 적도 없었어요

 

보고 와 보는 건 어떤가요?

 

자, 마침 이번 주말에
오픈 캠퍼스가 있어요

 

절도를 지키라는 건가~

오히려 절도를 지키려 할수록
폭주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에, 뭐가?

아니

 

그래서? 어떻게 할래?

 

내일 가 볼래

 

오픈 캠퍼스

내 눈으로 보고 올게

 

그래?

츠키노미야인가~

우리 집 아이들은 둘 다
우수해서 기쁜걸~

유타 군도 지망 학교가 어디든
합격이라고 하더라!

그래?

그래서 있지

유타 군의 담임 선생님한테 그랬어!

 

[9월 26일(토요일)]
요미우리 씨?
 

[9월 26일(토요일)]
에? 우리 대학을 보러 와 준 거야?
기뻐라!

말해줬으면 내가 환대해 줬을 텐데

 

갑작스레 정하게 됐거든요

체험 강의를 수강하러 온 거지?

네, 일단은요

그럼 아직 시간도 있으니까
여기저기 안내해 줄게~

에, 하지만…

거절하지 말고, 거절하지 말고~

 

이런?
요미우리 군

거기 아리따운 여성은
네 지인일까?

 

쿠도 선생님

 

오늘 윤리학 체험 강의를
해 주시는 쿠도 선생님이야

아야세 사키 씨
알바처의 후배예요

 

만나서 반가워
쿠도 에이하다

 

너는 지금 고민하고 있지?

 

시간이 있다면 잠시
연구실까지 와 주지 않겠나?

 

답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 작업 걸고 있어

 

따라와

 

실은 네 얘기는
요미우리 군에게 들었는데

 

제 얘기를?

그래, 정확하게 말하자면

"너희"에 대해서―

"너희"에 대해서 말이지

어디 보자~
뭐라고 했었더라?

 

아사무라 군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아~ 아사무라 군이라고 하는구나?

 

모르고 계셨네요

잘 알아챘어
이름까지는 몰랐어

 

그렇게 보여도 요미우리 군은
개인정보에는 깐깐하단 말이지

 

[개설·윤리학]

솔직하게 묻겠다만

너는 아사무라 군을 좋아하게 됐지?

 

그리고 그는 세간 일반적인
윤리와 대조해서

「좋아하게 되어선 안 되는 상대」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렇게 묻는다는 건 역시 그런 건가

 

저,

당신은 그다지 호감이 안 가요

 

솔직한 아이는 좋아한다

 

그래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사무라 군을 좋아하는 거지?

 

좋은 오빠라고 생각해요

그런 "좋아하다"가 아니야

연애감정을 가지고 있는 쪽의 "좋아하다"다

 

오빠예요

하지만 타인이다

 

의붓이어도 오빠예요

 

세 달 전에 남매가 된 지
얼마 안 된 오빠 말이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사무라 씨

 

후지나미 씨도 점심 먹으러 가?

네, 그리고

일부러 이쪽으로 와서 앉으시길래
어떤 볼일이 있으신 줄

 

아…

아니, 특별한 볼일이
있는 건 아니라

 

그런가요

점심은 어디에서?

편의점에서 사 올 생각이야

 

저도 그래요

휴게실에서 먹을 수 있어요

 

[계란 샐러드]

 

[다시마]

 

그게 최근 세 달 동안
일어난 변화라는 거로군?

 

착각이군

 

무슨 말씀이세요?

그건 연애감정 같은 게
아니라고 한다면?

그런…

뭐, 너무 서두르지 말고

생각해 보도록 하지

요미우리 군에게서 들었다만

네가 평소 하고 다니는 차림은
전투력이 높은 옷을 입고 다닌다더군

뭐…

하지만 그 패션은 연출이지?

 

네 패션 센스를 주변에
어필하고 있어

 

네 외견은 의식해
만들어진 거야

하지만 내면은 아직 고2인데도

허들이 높은 오픈 캠퍼스에
와 있다는 시점에서

의외로 성실한 편이라는 걸 알 수 있어

 

삼자면담에서 추천받았어요

내가 외견으로
어필했던 캐릭터는

선생님한테 추천받았다고 해서
여기까지 오진 않아

 

저는 놀고 있는 여자애를
연기하고 싶은 것도,

놀고 있다는 걸
어필하고 싶은 것도 아니에요

 

제대로 제 외견에 어울리는

귀엽다거나 예쁘다는 것들을
달성할 수 있다는 걸

주변에 보여주고 싶은 것뿐이에요

 

여기에 온 것도 성실해서
온 게 아니에요

 

여기에 오는 것으로 제 인생을
보다 좋은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저는 저에게 그걸 증명하고 싶어요

 

그렇군

네 그 모순되어 보이는 외견도

그 내면도 모두 네 의지로
만들어냈다는 건가

 

하지만 이렇게 말할 수도 있지

 

너는 타인에게 어떻게 해서든
약점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타입이라고

 

알겠니?

너는 하루 종일
싸우고 있다는 거다

계속 혼자서

그런 타입일수록 실은
애정이나 승인욕구에 굶주려 있어서

조금 받쳐주면

금방 따르게 되고 말지

 

실은 거절하려고 했어요

거절한다고?

"강습 학원에는 공부를
하러 온 거라 그런 건 좀"이라고

 

그러니까 작업을 거는 줄 알았다고?

 

하지만 아니었나 보네요

점심을 먹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대화가 막혔으니까요

 

죄송해요

저는 학교에는 안 다녀서
노는 여자라고 보이기 십상이거든요

 

학교에 안 다녀?

아, 미안
거슬리는 말이었다면…

괜찮아요

정확히는, 점심에는
학교에 안 가요

 

아, 정시제 학교야?

정시제, 여자,
심야에 게임센터에 출몰

그렇게 들으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시제 학교에 다니는 여자가

심야에 게임센터에
왔구나 하고 생각하려나?

 

정말인가요?

 

왜?

 

노는 애니까 작업을 걸기
쉽겠다고 생각 안 하세요?

 

미안, 정시제에 다니는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그런 인상을 가질래야 가질 수가 없어

 

흐응

 

공정한 시선으로 보는 건 괜찮겠네요

뭐든 그렇게 공정하게 보시나요?

 

그렇게 바라볼 수 있도록
명심하고는 있는데

 

너는 네 주변에 너의 퍼스널리티를
깊게 아는 사람이 극단적으로 적지 않나?

 

그래서 우연히도 거리가 가까워진
한 존재를 좋아하게 된 거다

그건…

 

"그게 아니야"

그렇게 정말로 단언할 수 있겠나?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를
나눠보는 것이 좋을 거다

의외로 그밖에도 매력적인 존재가
있다는 걸 깨닫고서

그렇게 고민하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인가요

딱히 연인을 만들라는 건 아니야

 

좁은 시야는 이성과 지성의 적이다

 

그건 동의해요

 

 

하지만

 

다른 매력적인 누군가와
교류를 해 봤음에도

네 감정에 변화가 없다면

 

그때에는 그 진짜 감정을
소중히 하도록 해

 

 

그래, 그래

그렇게 솔직해지는 것도 중요하다
사키쨩

 

"아야세"라고 불러주실 수 있을까요?

 

내일도 자습실에 오실 건가요?

 

주말에는 오후 수업이 있어서
오전 중에는

그럼 점심을 같이 먹어요

싸서 추천할 만한
패밀리 레스토랑이 있거든요

고마워

 

저기 말이야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김밥 중에
원하는 게 없었어?

 

보고 있었나요?

뭐…

그 왜, 삼각김밥은 김이
이에 붙잖아요?

그래서 포기했어요

 

아…

 

또 내일 만나요

 

[아사무라 아야세]

에, 요미우리 선배가 있었어?

응, 접수원을 하고 있었어

선배, 명문 여대생이었구나

그리고 엄청 이상한 선생님이 있었는데

이상해?

그렇게밖에 표현할 말이 없어서

그래서 조금 의논을 하게 됐는데

끝났더니 힘이 축 빠지더라

그래도 즐거웠어?

 

아, 응
그렇긴 한데

츠키노미야, 가고 싶어졌어?

 

대학은 자기가 스스로 생각하는 걸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생각하는 곳이라고 생각해

 

열심히 해 보고 싶어졌다는 건
확실할지도 몰라

 

그렇구나

다행이다

 

그래서 오빠는?

응?

앞으로도 다닐 거야?
자습실

뭐, 그렇네

강습 학원의 친구하고
내일도 같이 점심을 먹게 돼서

 

그렇구나

 

잘됐네
오빠

 

 

그래

이건 잘된 일일 거야

 

아야세 씨가 대학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만남이 있었던 것처럼

 

나한테 강습 학원에서 대화가
통하는 상대가 생긴 것처럼

 

우리는 서로 새로운
교류를 늘려가고 있다

 

이것이 정상적인 형태야

 

우리 둘이 각자
예정이 있고

우리의 행동은 겹치지 않아

 

극히 평범한

17살의 오빠와 여동생에

우리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어딘가의 누군가였다면

추억조차도 잊혀질 정도였을 거야

지나치는 행인이었다면

약속도 나누지 않아도 됐었을 거야

 

쓰다 말았던 말들과 함께

밤 속으로 빨려들어가며

갈 곳을 잃어버리는 초승달

얇은 문 너머에서

멀리, 저 멀리에서 네가 불렀어

변함없는 목소리로

변함없는 눈동자로

 

아아,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전혀 그런 생각은 없으니까

새삼스레 쏟아진 물방울

나를 타이르며

몰래 내일을 향해 노를 저어

조금씩, 조금씩
괜찮겠지?

 

제12화 「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