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he.Heart.of.the.Sea.2015.1080p.BluRay.x264-SPARKS

미지의 존재를

 

인간은 어떻게
알게 되는 걸까요?

 

고래 기름으로
도시를

 

밝힐 수 있다는 게
알려진 후로

 

전 세계적인
수요가 일었고

 

인간은
고래를 포획하기 위해

 

점점 더 먼
미지의 바다로 나갔지요

 

우린
그곳의 깊이도

 

그곳에 어떤 괴물들이
사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정말 괴물들이
존재할까요?

 

아님 미지의 세계를
지키려고 꾸민 얘기일까요?

 

“하트 오브 더 씨”

 

“매사추세츠, 낸터킷 섬
1850년 2월”

 

그 질문에
답해줄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또 편지를 씁니다

 

선생님과의 대화가
제가 쓰려는

 

소설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생각해둔 제목은
‘모비딕’이지요

 

다시 한번
고려해주십시오

 

미지의 생명체

 

그에 대한 제 상상력은
날로 커지고

 

이 질문이 끊임없이
절 괴롭힙니다

 

‘인간은 미지의 생명체를
어떻게 알게 되는가’

 

허먼 멜빌 드림

 

영업 끝났어요

 

8시 이후엔
손님 안 받아요

 

“친애하는 멜빌 씨”

 

정말로 오셨군요

 

여보, 손님이 왔어

 

니커슨 씨?

 

허먼 멜빌입니다

 

편지는 받았네

 

낸터킷까지 오다니
절박하거나 멍청한 거군

 

제 제안은
아직 유효합니다

 

하룻밤 대화로
석 달치 숙박료를 내죠

 

제 전 재산인데

 

투자로
생각하겠어요

 

에식스 호가
어떻게 됐는지

 

말씀해주세요

 

어떻게 됐다고
생각하나?

 

소문은 무성하죠

 

- 에식스 호가...
- 원하는 게 뭔가?

 

무슨 얘길 듣고 싶어?

 

고래 이야기요

 

에식스는 좌초했고
청문회도 열렸었네

 

청문회는 진실을
숨겼죠

 

나가게

 

에식스 생존자들 중
유일하게 살아 계신데

 

선생님이 아니면
누가 말하겠어요?

 

못 들었나?

 

나가, 당장

 

- 가지 마세요
- 말하기 싫으시대요

 

이 멀리까지 왔는데
시간 낭비였어요

 

부탁해요, 멜빌 씨

 

에식스에 대해선
나나 누구에게도

 

얘기한 적이
없어요

 

아픈 기억이니까

 

남편의 영혼이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그때 일을
털어놔야만 해요

 

부탁해요
내가 설득해볼게요

 

여보

 

저 사람과 얘기해보면
당신한테 좋을 것 같아

 

아니

 

내 말 잘 들어

 

당신은 술만 마시는데
누가 여길 꾸려나가?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대화 나누고 돈을 받아

 

우리 형편 알잖아
여보

 

필요한 만큼만
얘기하겠어

 

위스키 가져올게요

 

편지엔
언급 안 했지만

 

저도 포경선을
탔었어요

 

딱 한 번

 

잡부였죠

 

그럼 고래에 대해
훤하겠군

 

아내가
자네 책을 읽었는데

 

재밌다더군

 

반가운 소리군요

 

많이 팔렸는데

 

이번 소설은

 

나름 성공적이었던
제 첫 소설보다

 

더 잘 팔릴 겁니다

 

그것도 바다에 대한
내용인가?

 

N. 호손의 작품
읽어봤나?

 

훌륭한 작가지

 

위대한 작가야

 

맞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여기 없어요

 

제가 있죠

 

왜 왔는지는
잘 아실 겁니다

 

에식스 호에 대해
말해주지

 

듣고 실망하겠지만

 

내가 말하는 건
전부 다 진실일세

 

에식스 호의
이야기는

 

두 남자의 이야기지

 

조지 폴라드
선장과

 

일등 항해사인

 

오웬 체이스

 

오웬

 

그러다 늦겠어

 

갈 거야

 

우리 딸을 위해서
비 새는 지붕 고쳐놔야지

 

왜 딸이라고
생각해?

 

딸이어야만 돼

 

당신을 닮아
사랑스러울 거야

 

성격은
당신을 닮아서

 

세상 정복한다고
설쳐대겠지

 

이제 멋진 선장복
입게 되겠지?

 

그럼

 

당신한테 어울리는
좋은 집으로 이사 가고

 

따분한 이웃들과
시내에서 살기 싫어

 

세 식구 살기엔
여기가 넓고 좋아

 

세상에 당신만큼
착한 여자도

 

또 없을 거야

 

선장이 돼서 돌아와

 

- 입찰하세요
- 1.9달러

 

- 2달러씩 천 갤런!
- 40주 사겠소

 

“향유고래”

 

입찰하겠소, 여기요!

 

크라이테리언 호가
1,600통을 싣고 돌아왔어

 

최고가야

 

런던 시장에서
고래 기름이 50파운드래

 

떼돈 벌겠군

 

- 어서 오게, 체이스
- 메이슨 씨

 

들어와

 

내 동업자인
벤자민 풀러일세

 

안녕하십니까

 

앉게

 

체이스

 

지난 몇 년간
잘해줘서

 

우린 아주
만족스럽네

 

감사합니다

 

에식스 호 말인데

 

거금을 들여 수리했고
출항 준비가 끝났네

 

큰 돈을
투자했으니

 

가장 믿을만한 사람의
손에 맡겨야지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자넬 승선시키기로 했네

 

일등 항해사로

 

일등 항해사요?

 

지난 번에 1,500통을
싣고 돌아왔을 때

 

선장 자릴
약속하셨잖습니까

 

기억나세요?
약속하셨잖아요

 

그 약속은
철회해야겠네

 

다른 회사도 그렇지만
수익이 떨어져서

 

제 배는
안 그랬어요

 

낸터킷이 세계 시장을
장악했는데

 

그걸 유지하려면

 

시행착오에 허비할
시간이 없네

 

에식스 호의 선장은
조지 폴라드가 맡을 걸세

 

포경업으로 이름 높은
가문의 자제이고

 

아버님이 우리의
주요 투자자이지

 

자네가

 

바다에서 잔뼈가
굵었다고 해도

 

신분의 벽을 넘진 못해

 

신분이 배를 기름으로
채우진 못하죠

 

믿고 따를만한 사람이
선장이 돼야죠

 

선원들이 안 따르면?

 

자네가 따르게
만들어야지

 

전 가보겠습니다

 

자네가 실망한 것은
이해하네

 

총 수익의
1/15을 주겠어

 

일등 항해사에겐
최고의 대우지

 

그리고 기름 2천 통을
싣고 돌아오면

 

다음 출항엔
선장 자릴 약속하지

 

약속은 전에도
하셨죠

 

이번엔
문서화 해주십시오

 

폴라드 선장

 

체이스와는
얘기가 아주 잘됐네

 

자넬 잘 모실 걸세

 

다행이군요

 

풋내기 뒤치다꺼리
하게 생겼어

 

금수저 물고 태어난
갑부 집 아들놈이야

 

제안을
거절했어야 했어

 

왜?
문서로 약속해줬잖아

 

약속을 밥 먹듯
어기는 자들이잖아

 

못 믿겠어

 

난 자기가 상선 선장이라도
똑같이 사랑할 거야

 

그럼 2년씩
헤어질 일도 없고

 

2년씩 안 걸려

 

베드퍼드 포경선은 지난주에
3년 만에 돌아왔는데

 

선원 2명이 죽고
기름을 반밖에 못 채웠대

 

내가 그 배에
타질 않았으니까

 

빌어먹을!

 

난 선장이 될 거야

 

포경선의 선장

 

그놈들 말만
믿었다간

 

이 생활
못 벗어나, 페기

 

당신 아버님도
그렇게 말했었어

 

그게 뭐 잘못이야?

 

아버진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사셨어

 

꿈만 거창하셨지

 

그래

 

그런 작자들 땜에
항해의 꿈을 못 이루셨지

 

하지만 아들이
태어날 때 옆에 계셨잖아?

 

바다는
내 삶이야

 

미안해

 

이럴 줄 알면서
결혼했는데

 

최대한 빨리 돌아올게
맹세해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해

 

맹세로 모자라선
약속까지 하라고?

 

약속할게

 

아들아,
얘기 좀 하자

 

선원들을 친구처럼
대해선 안돼

 

넌 그들 윗사람이야

 

선원들이 그 사실을
잊지 않게 만들어라

 

알겠습니다
아버지

 

네 증조부님이
이 산업을 일으키셨다

 

우리 가문이 없었다면
세상은 아직도 깜깜하겠지

 

가문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겠습니다

 

전능하신 주님께서
이 거대하고

 

신비스러운 고래를
창조하셨습니다

 

불가사의한 힘을 가진
미지의 존재

 

그것도
영원하신 주님의

 

뜻이십니다

 

나약한 저희를
불쌍히 여기사

 

저희 처자식을
돌봐주시고

 

포악한 괴물을
물리치사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온누리에
비추소서

 

그들이
항해를 마치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굽어살피소서

 

그리하여
낸터킷의 고래 기름이

 

저희 집과 거리를
환히 밝히고

 

사악한 어둠을
몰아내고

 

산업기계를 작동시켜

 

이 위대한 나라가

 

더 발전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그게

 

몇 월이었죠?

 

연말이었네

 

다른 배들은
벌써 출항했으니까

 

그래서 나 같은
풋내기도 고용됐지

 

그때

 

난 14살이었어

 

14살

 

니커슨

 

걸리적대지 말고
비켜

 

처음 바다에
나가는 거라

 

무서웠지만
티를 낼 수가 없었네

 

친구 바즈는
17살이었는데

 

둘 다 고아로
부둣가에서 자랐지

 

우린 어른이
되고 싶었어

 

그럽스, 옷에 찬
핀들은 뭐야?

 

고래 핀이야

 

어떡하면 얻어?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에

 

작살을
꽂아야 되지

 

니커슨, 본드에게
야채들을 갖다 줘

 

빨리 움직여

 

난 언젠간
핀 12개를 달 거야

 

닻 올릴
준비 끝났습니다

 

주문한 것의
절반뿐이잖아요

 

아래에 갖다 놔

 

자네가 이 배에 탄 건
하나만을 뜻하지

 

자네 본 모습을 아는 게
한 사람뿐이라는 것

 

아니, 다른 배들엔
자리가 없다는 거야

 

무슨 소리

 

나 개과천선했어
체이스

 

자넨?

 

설마 술 끊은 건
아니겠지?

 

한참 됐어

 

오웬 체이스는
성질을 죽였나?

 

양처럼 순해졌어

 

두고 보면 알겠지

 

선장 문제도
그렇고

 

자네의 순한 모습도

 

한 48시간
가려나?

 

잘해봐

 

조지 폴라드네

 

오웬 체이스입니다

 

체이스

 

섬 토박이가
아니군?

 

 

곧 섬을 뜨면 제 집처럼
편한 바다입니다

 

솔직히 좀 놀랐네

 

보통 일등 항해사는
선장이 고르는데

 

경험 많은 선장은
그렇지만

 

선주들 입장에선

 

자기들 투자금이
안전하길 바라니까요

 

그렇지

 

그저 노파심에
그랬을 겁니다

 

내가 잘못하는 게 있으면
바로 알려주게

 

물론이죠, 선장님

 

체이스, 닻 올리게

 

이제 출항한다

 

- 로렌스, 키 잡아
- 네!

 

조이, 돛 내려

 

콜, 채플
대기하고 있어

 

선수 삼각돛과
중간 돛 내려

 

빨리들 움직여

 

니커슨, 서둘러

 

돛 고정한
밧줄 풀어

 

중간과 위쪽 돛
펼쳐

 

밧줄 감아

 

삭구 밧줄 감아

 

위쪽 돛 펼쳐

 

돛을 묶어둔
밧줄을 풀어

 

밧줄이 엉켰어요

 

채플, 키 잡아

 

못 풀겠어요

 

왜 미리
안 풀어놨어?

 

레이, 삼각돛!

 

네!

 

빨리 닻 올려

 

알겠습니다

 

니커슨, 당겨!

 

돛을 펴!

 

섬 전체가
보고 있어

 

닻 올렸습니다!

 

선장님
조심하세요!

 

머리 조심해요

 

“낸터킷 에식스 호”

 

뭔가?

 

줄이 엉켰어요

 

풀리질 않아요

 

안 펼쳐져요

 

돛이 안 펼쳐집니다!

 

조심해

 

밧줄이 엉켰어

 

비켜

 

끝내주네!

 

아래쪽 돛 펼쳐

 

당겨!

 

돛 고정해

 

끝내줬어요
일등 항해사님

 

카보베르데까지
2주 내에 가면

 

태평양에 예정대로
도착할 수 있어

 

옥수수 들겠나?

 

괜찮습니다

 

별로 안 좋아해요

 

별일이군

 

아버지가 옥수수
농사를 지었다던데

 

그렇습니다

 

옥수수만 먹고 자라서
완전히 질렸죠

 

옥수수, 오크라

 

콩도 길렀지?

 

감옥에
가기 전까지

 

알고 있었나, 조이?

 

네?

 

아버지가
감옥에 가서

 

체이스가 고아 신세된 걸
알고 있었어?

 

바다로 온 데는

 

모두 나름의
사연이 있죠

 

캐묻지 않는 게
이 바닥 생리입니다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낸터킷의 어부 가정에
입양됐지

 

육지에서 왔다고
이방인 취급한

 

섬 토박이가
선장님이 처음은 아니죠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할 일이 많아서요

 

전 됐습니다

 

- 전혀?
- 네

 

말씀 드렸다시피

 

사적인 질문은
적을수록 좋지요

 

첫날부터
이딴 걸 주냐?

 

치사한 놈들!
고기는 어딨어?

 

여자가 끝내주네요

 

고래 뼈에 새긴
미인이지

 

- 한번 만져볼게요
- 손대지 마

 

결혼하신 줄
알았는데

 

그래, 이 여자가
내 마누라야

 

적어도

 

코는 똑같이
생겼지

 

수고들 했어

 

오늘 출항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본
최악의 선원들이지만

 

채플

 

 

선장님 보트에서
작살 잡아

 

로렌스는
내 보트를 타고

 

 

그리고 피터슨은

 

이등 항해사 보트의
작살잡이

 

 

보트마다
6명이 타고

 

내일 아침 7시 정각에
연습한다

 

핼리팩스 동쪽도
아직 멀었잖아요

 

이름이?

 

헨리 코핀이에요

 

선장님 사촌이에요

 

좋아, 코핀

 

고래가 핼리팩스인지
아닌지 알까?

 

자네들이 왜
이 배를 탔는진 모른다

 

죄를 짓고 도망치는
건지도 모르지

 

그런 건 상관없어

 

하지만 자네들의
존재 목적은

 

단 하나다

 

바로
고래 기름이지

 

2천 통을 채워서
최대한 빨리 돌아갈 거다

 

날씨가 좋고
고래가 없어도, 코핀

 

보트 내려서
고래 사냥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연습할 거야

 

그게 싫은 사람은
집까지 헤엄쳐서 가, 알았나?

 

 

풋내기

 

갑판으로 올라와

 

어서 가

 

알았어요, 육지인

 

- 토마스 니커슨이지?
- 네

 

누구나 처음엔
뱃멀미를 해

 

올려주세요!

 

이게
뱃멀미엔 직방이야

 

제발 올려주세요!

 

좀 낫나?

 

젠장

 

죄송합니다

 

어머니한테
편지 쓸 거리가 생겼군

 

어머닌 스미스 힐에
묻히셨어요

 

아버지 묘비도
거기 있고요

 

제가 태어나기 전에
바다에서 돌아가셨죠

 

이리 줘

 

이젠 우리가
네 가족이야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대부분은
나쁠 때지만

 

갑판 닦아

 

고래 잡는 게 뭔지를
오늘 배우게 될 거다

 

네!

 

- 밧줄 위치가 틀렸어
- 네

 

- 해질 때까지 한다
- 네!

 

주 돛대 밧줄!

 

작살잡이들은
보트 탈 준비해

 

- 네
- 알겠습니다

 

주 돛대 밧줄
풀어

 

느려터졌잖아

 

양동이

 

배 구석구석에 대해
다 배워놔

 

밧줄 힘껏 당겨

 

- 더 빨리, 바즈
- 네

 

이젠 풋내기가
아녜요

 

뱃사람 다 됐구먼

 

괜찮았어
잘했다

 

전장 돛!

 

익숙해져
소처럼 일하게 될 테니까

 

체이스?

 

 

보조 돛을 펴

 

날씨가 어떨지
모르니까

 

시속 5노트를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이틀이나 늦었어

 

편동풍 타려면
속도 더 올려야 돼

 

보조 돛을 펴

 

- 보조 돛 펴, 서둘러
- 네!

 

밧줄 묶고 보조 돛 펴

 

올라가, 코핀
속도 올려야 돼

 

최고 속도를 위해
돛 위치 바꿔

 

앞쪽 중간과 위쪽 돛 펴
서둘러

 

단단히
고정시키고 묶어

 

묶었습니다

 

보조 돛
준비됐습니다

 

중간 돛 펼칩니다

 

- 선장님이 옳았어
- 이제야 달리는 것 같네

 

배가 좀 낡긴 했지만
아직은 쌩쌩해

 

우현 전방에 돌풍입니다
속도 줄여야 돼요

 

아직은 안돼
체이스

 

지금 속도로
돌풍 만나면 위험해요

 

긴장 풀려있는
선원들이

 

정신도 바짝 차리고
잘된 거지

 

항로를 안 바꾸면
잘못될 수 있어요

 

체이스

 

이대로 간다

 

로렌스?

 

항로 유지해

 

네, 선장님

 

항로 바꾸면
반나절을 손해 봐

 

돌풍을 따라
항해하자구

 

그깟 돌풍도 못 이기면
어떻게 고래를 잡나?

 

악천후에 대비해

 

날씨가 나빠진다
갑판 물건 고정해

 

보트 더 꽉 묶어

 

대비하세요, 본드

 

돌풍을 향해
항해할 거예요

 

해치 잘 닫아

 

돌풍이 빨라졌어!

 

항로를
바꿔야 합니다

 

계속 간다, 체이스

 

로렌스!

 

항로 유지해

 

알겠습니다

 

물이 들이친다!

 

꽉 잡아!

 

돛 접어, 체이스!

 

올라가서
밧줄 잡아!

 

바람 방향으로!

 

돛을 접어야 해

 

바람을 피해!

 

니커슨, 꽉 잡아

 

줄 꽉 잡아

 

꽉 잡아!

 

배를 돌려라!

 

바람을 피해!

 

안돼!
늦었습니다!

 

- 돛 시트를 풀어
- 배 돌려!

 

항로 바꿔, 로렌스

 

너무 늦었습니다

 

- 잘못하면 침몰해요
- 배 돌려!

 

- 꽉 잡아
- 돌려!

 

위쪽 돛 잘라!

 

꽉 잡아!

 

조심해!

 

조이!

 

빨리 돛을 잘라!

 

알았어!

 

배 균형 잡아!

 

부르셨습니까?

 

내일 아침
7시 정각에

 

선원들을
집합시켜서

 

배 수리를 위해
낸터킷으로 돌아간다고 알리고

 

선장의 명령에
불복종했던 걸 사과해

 

자네 때문에
전부 죽을 뻔했으니까

 

뭐라구요?

 

돌아가는 대로
자네 사표를 처리하지

 

이상일세

 

- 선장님이 보조 돛을 펴라고...
- 그건 현명했어

 

선원들을
테스트한 거야

 

폭풍 속으로
보내는 게요?

 

그건

 

불운이었지

 

아뇨, 어이없는
결정이었죠

 

운을 탓하는 건
나약함의 상징이고요

 

건방진 놈!

 

내가 누군지 몰라?

 

난 조지 폴라드
선장이다

 

폴라드 가문!

 

자네가 고래 핀을
아무리 많이 달았다 해도

 

그저 운 좋게
일등 항해사가 된

 

농사꾼의
자식일 뿐이야

 

이제 꺼져

 

고래 기름 없이
돌아가는 건 실수입니다

 

폴라드란 이름에
먹칠하는 것이죠

 

제 이름에도요

 

현재로서 최선은
이 배를 고래 기름으로 채워

 

올해 안에
고향으로 돌아가고

 

다신 서로를
안 보는 것이죠

 

저도 선장님만큼이나
질렸거든요

 

물론 선장님이
결정할 문제죠

 

그들은 사이 안 좋은
부부 같았네

 

그런 부부는
참고 참다가

 

배를 침몰시킬 수도 있지

 

결혼했나, 멜빌?

 

 

신의 가호를 비네

 

곧 첫 아이가
태어나요

 

아내가 아나?

 

자네가 전 재산을
낯선 사람한테

 

다 줘버린 걸?

 

아뇨

 

놀라운 구석이
많은 친구로군

 

그래서

 

에식스 호가
돌아가지 않았어요?

 

그래

 

계속 항해했군요

 

그랬지

 

그리고 머잖아

 

모두가 그토록 기다리던
소릴 들었네

 

고래 물줄기다

 

고래다!

 

바람 방향이야

 

고래 물줄기가
보인다

 

무슨 고래야?

 

향유 고래다!

 

꼬리가 보여

 

체이스

 

보트를 내려

 

모두 갑판으로!

 

갑판으로!

 

보트 내려

 

내려!

 

“남대서양
항해 3개월 째”

 

똑바로

 

힘껏 저어!

 

네!

 

준비해

 

팔이 떨어져나가도록
힘껏 저어

 

솟구쳤다!

 

저쪽으로
힘껏 저어!

 

 

어서!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저어!

 

온 힘을 다해서!

 

나타났어

 

새끼야

 

저게 새끼예요?

 

저건 어미지

 

수놈이야

 

우리한텐 돈이지

 

니커슨, 저어!

 

죄송해요

 

40통 나올까요?

 

50통

 

엄청난 놈이야

 

노 꽉 잡아

 

폐가 터지도록
저어!

 

힘껏!

 

힘차게 저어!

 

노 놓치지 마

 

작살에
밧줄 묶어

 

 

로렌스, 첫 놈은
내 차지야

 

좋은 위치로 가

 

저어!

 

바짝 붙어

 

고래를 어떻게 잡는지
똑바로 봐, 꼬맹이

 

맙소사

 

놈을 봐!

 

지구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놈이지

 

놈이 잠수한다

 

내 손!

 

밧줄 적셔, 니커슨

 

준비해
다들 준비해

 

밧줄이 250미터
남았어요

 

145미터 남았어요!

 

우릴 끌고
들어가겠어요

 

조이, 밧줄 줘!

 

계속 가!

 

밧줄 줘

 

 

밧줄 줘, 피터슨

 

밧줄이
110미터 남았어요!

 

35미터

 

밧줄 연결해

 

됐어!

 

놔요!

 

- 피터슨, 맡아
- 네

 

밧줄이
얼마나 남았어?

 

130미터요

 

안돼, 기다려

 

체이스!

 

아직 안돼!

 

밧줄 건드리지 마

 

90미터 남았어요

 

체이스, 빌어먹을

 

놔두랬잖아!

 

55미터 남았어요

 

20미터!

 

뒤로!

 

저어요!

 

피다!

 

피를 뿜었어

 

피야!

 

다들 서둘러

 

젠장할

 

저리 꺼져

 

이걸 끓이면
기름이 돼

 

냄새 맡아봐

 

이게 다 돈이야

 

저리 가, 자식들아

 

더 담을 수 있어?

 

어림없어요

 

- 어때?
- 별로예요

 

이게 다야

 

일등 항해사님

 

왜?

 

저게 다입니다

 

더는 못 꺼내요

 

안에 있는 게 알짜야
계속 꺼내

 

우린 너무 커서
못 들어가요

 

그럼 딴사람
들여보내

 

니커슨, 이리 와

 

이리 오라고

 

기어들어가

 

어서

 

안에 들어있는 게

 

끓이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어

 

일등 항해사님

 

전 도저히...

 

죄송해요
못하겠어요

 

안 들어가면
안에서 자게 만들 거야

 

이걸 입에 물어

 

시궁창보다
냄새가 더 지독해

 

고맙습니다

 

미안해

 

니커슨, 내 베개
빌려줄게

 

들어가

 

그 안에선 누구나
보잘것없어지지

 

고래 머릿속에
들어가봤나?

 

아뇨

 

전 봐주더군요

 

그 안은 보물창고나
마찬가지야

 

영원히
못 잊을 거야

 

47통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지

 

고래 씨가 말랐어요?

 

그래

 

그래서

 

더 먼 바다로
나갔지

 

“남아메리카”

 

혼 곶을 도는 데
한 달이 걸렸어

 

“혼 곶”

 

사정이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고

 

남대서양을 떠났지

 

하지만 태평양에서도
다를 게 없었어

 

눈을 씻고 봐도
고래를 찾을 수 없었지

 

1년쯤 지나자

 

선장과 일등 항해사의
사이는 갈수록 나빠졌어

 

선장은 대부분의 시간을
선실에서 보냈고

 

“고래가 없다”

 

선원들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어

 

화물칸은
거의 비었고

 

고래를 찾으려는
헛된 노력이

 

계속될수록

 

집에 돌아가는 희망은
점점 요원해졌지

 

“에콰도르, 아타카메스”

 

난 너희들 말 못해

 

영어로 말해

 

더 줘요

 

여기요

 

이건 낸터킷의
고래 기름이야

 

- 돼지보다 훨씬 비싸
- 더 줘요

 

“현 상황을 편지로
고향에 전하랍니다”

 

“편지가
누구한테 도움이 돼?”

 

“과부들?”

 

“침몰한 배의
선주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생각이세요?”

 

“그럼 스페인에 편지 보내서
용서를 구해”

 

“그 일은
불가항력이었잖아요”

 

“누가 믿겠어?
투자자들이 안 믿을 거야”

 

“그간 그들 주머니를
금으로 채워줬잖아요”

 

선장

 

바다에서 사고를
당했다고 들었소

 

에식스 호의
폴라드 선장이오

 

산타 마리아 호
펠라에스 선장이오

 

술 한잔 사겠소?

 

아니

 

운이 나빴군요?

 

어디까지 갔었소?

 

바보만이 갈만큼
아주 멀리

 

얼마나 멀리요?

 

적도를 따라서 5천5백 km쯤

 

고래 서식지

 

그곳에
고래가 있었소?

 

상상 이상으로
많이요

 

수백 마리가

 

바다를 가득 메우고
헤엄치고 있었고

 

하루에 3천 통을
채울 수도 있었소

 

근데 왜 못했죠?

 

그 악마 때문이오

 

고래인데

 

석고처럼 하얗고

 

길이가 족히
30미터는 되는데

 

우리 선원 여섯을
저승으로 보냈고

 

나머지한텐 평생 못 잊을
선물을 안겨줬소

 

그 흰 고래가
요술이라도 부리나요?

 

고맙소

 

그 선장 말을
믿어요?

 

지금 출발해서

 

동남풍을 제대로 타면
고래 기름 채워서

 

6개월이면
집에 돌아가

 

자네 생각은,
체이스?

 

그럼 우리가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없고

 

동감입니다

 

그렇죠

 

선장과 일등 항해사는
탐욕에 굴복했고

 

우린
바다로 나갔네

 

적도를 따라 5천5백 km

 

그곳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

 

고래들이
인간을 피해

 

숨어 지내기 위해
몰려들었다는 그곳

 

하지만 우리가
찾아냈지

 

“낸터킷”

 

수백 년 전,
선원들이

 

세상의 끝이라며
먼 바다를 두려워했다면

 

우린 거기서
인간성의 끝을 보았어

 

“고래가 없다”

 

믿음은 의구심으로

 

희망은 맹목적인
미신으로 바뀌었지

 

선장님, 선원들이
말이 많아요

 

선원들이
원래 그렇지

 

더 멀리 가는 것에
불만이에요

 

그래서 말해줬나?

 

고래 기름으로
이 배를 채우기 위해

 

더 멀리도
갈 수 있다고?

 

 

제발

 

이건 미친 짓이야

 

형은 체이스 꾐에
넘어간 거야

 

배를 돌려야 돼

 

당장 선원들한테 가서
동요를 막고

 

리더가 돼라

 

다신 나와 사촌이라고
주제넘은 간섭하지 마

 

코핀

 

“고래 서식지
항해 14개월 째”

 

왜 그래?

 

들어봐

 

일등 항해사님?

 

물보라가
보입니다

 

- 어디?
- 좌현이요

 

- 고래다!
- 좌현입니다

 

- 어디 있어?
- 보여?

 

보트 내려!

 

보트 내려!

 

멕시코 연안의
고래 서식지야

 

노 들어!

 

작살 던져, 채플!

 

던져!
작살 던져!

 

정면, 피터슨!

 

놈이 노를
씹지 못하게 해

 

계속 몰아

 

그 고래였어요?

 

그래

 

사실이었군요

 

그래

 

사실이어서
문제였지

 

뒤집어요!

 

힘껏 저어

 

본드!

 

도르래 내려!

 

네!

 

놈이 온다, 피터슨
지금이야!

 

로렌스, 바람 타고
고래들 쪽으로 가

 

 

뜨거운 타르입니다

 

반드시 잡겠어

 

보트 옆에 붙었다

 

등에 올라타

 

명중이야!

 

뭐였죠, 로렌스?

 

체이스!

 

빌어먹을

 

로렌스한테...

 

이스턴!

 

로렌스한테
배에 물 빼라고 해

 

놈 어딨어?

 

좌현 이물이요!

 

가장 큰
작살을 가져와

 

붙어보자구!

 

고래가 저러는 건
처음 봤어

 

로렌스, 키 잡아

 

램스델, 밧줄 끝을
앞 돛대에 묶어

 

 

내 손으로 반드시
놈을 잡고 말겠어

 

- 줄 잘라!
- 조심해!

 

- 선장님!
- 왜?

 

에식스 호가
기울고 있어요

 

보트 돌려!

 

- 도와줘요, 조이!
- 니커슨!

 

- 손 뻗어!
- 살려줘요!

 

니커슨!

 

체이스!

 

고래가

 

배를 들이받았어요

 

뭐라고?

 

이스턴과 샌본이
죽었습니다

 

배수펌프도
쓸모없어요

 

배를 버릴 준비해

 

노를 저어선
못 돌아가요

 

돛을 잘라내서
작은 배를 만들어야 돼요

 

물과 식량을
최대한 챙겨

 

물을 최대한 챙겨

 

니커슨,
최대한 챙겨

 

바즈, 따라와

 

하나님 맙소사

 

돛이 먼저고
그 다음이 식량이야

 

최대한 많은
식량을 챙겨

 

서둘러!

 

니커슨, 창고에
통이 더 많아

 

잡았어?

 

건빵은 안 젖었어

 

빨리빨리 움직여

 

돛 내려!

 

- 밧줄 잡아
- 조심해!

 

- 돛 내려
- 콜, 활대 내려

 

계속 내려

 

잠깐만!

 

서둘러, 니커슨

 

돛 챙겨!

 

체이스의 배로

 

활대 내려

 

돛이 필요해

 

물 더 가져와

 

통 가져와!

 

삭구 풀어

 

물과 건빵, 더 가져와!

 

창고에
통이 더 많아!

 

벤자민, 어서요!

 

- 손 잡아요
- 빨리 올려

 

잡았어요

 

건빵!

 

전부 서둘러!

 

더 빨리, 니커슨!

 

기름에서
떨어져야 돼

 

배가 침몰해
기울고 있어

 

체이스는 어딨어?

 

니커슨,
체이스 어딨어?

 

금방 여기
계셨는데

 

어서, 서둘러

 

체이스!

 

- 일등 항해사님!
- 가야 돼!

 

전부 서둘러!

 

갑판에 기름!

 

- 선장님!
- 체이스!

 

일등 항해사님!

 

체이스!

 

일등 항해사는
어딨어?

 

폭발해요!

 

- 체이스!
- 가야 돼요!

 

안돼요, 기다려요

 

일등 항해사님!

 

체이스!

 

저기!

 

저기 있어!

 

- 이쪽입니다
- 일등 항해사님!

 

통 치워!

 

일등 항해사님

 

여기요!

 

놓치지 마

 

됐어요

 

- 일등 항해사님
- 이제 괜찮습니다

 

낚시 가나?

 

깨끗이 닦고
장전해놔, 조이

 

뒤로 가

 

아님 우리까지
빨려 들어가

 

“남아메리카 서쪽 3,700km”

 

선장님

 

식량은요?

 

일인당 하루에 건빵 60g과

 

물 반 컵이다

 

그것만 먹곤
못 살아요

 

며칠 못 버티겠네

 

그놈이야

 

그래, 그놈이야

 

난 못 속여요
체이스

 

코핀?

 

그래?

 

당신이 우릴
이렇게 만들었어

 

당신 때문인 거 알잖아

 

- 내려놔!
- 코핀, 총 내려놔

 

무섭다고 인정해!

 

- 무슨 짓이야?
- 코핀, 총 내려놔

 

물과 식량 바닥나면
어떻게 될지 알잖아?

 

선장님 말 들어!

 

- 겁에 질린 꼴을 봐야겠어
- 코핀, 총 내려놔

 

- 명령이다!
- 선장님 말 들어!

 

말해!

 

- 헨리
- 말해!

 

말하라구!

 

헨리!

 

총 내려놔

 

헨리

 

어서 내려놔

 

우린 동쪽으로 갔네

 

우리가 왔던
방향으로

 

태양과 나침반을
따라가긴 했지만

 

모든 방향이
똑같아 보였지

 

우린 편서풍을 타고
이스터 섬에 가길 바랐네

 

4천8백 km 떨어진...

 

12일간
남쪽으로 표류했다

 

위도상으로 6도

 

이스터 섬에
전혀 가까워지지 않았어

 

계속 같은 자리만
맴돈 거야

 

우린 저주 받았어

 

바람만 잘 타면 돼

 

그렇게 될 거야

 

채플

 

채플

 

채플!

 

됐습니다
선장님

 

밧줄이 엉켰어요!

 

조이!

 

괜찮아요?

 

방향키 잡아!

 

- 잡아!
- 조이!

 

돛을 접어!

 

조이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됐어?

 

체이스, 여긴 왜 왔어?

 

- 상처 봐봐
- 아니

 

가만히 누워있어

 

- 난 괜찮아
- 진정해, 어디 봐

 

- 난 괜찮아
- 알아, 상처만 좀 볼게

 

머릴 부딪혔는데

 

살짝 긁혔어

 

- 긁힌 거야
- 물을 좀 줘

 

물은 필요 없어

 

빌어먹을, 물 줘!

 

아니, 물 필요 없어
난 괜찮아

 

받아

 

내가 잡았어

 

괜찮아, 괜찮아

 

왜 그렇게 쳐다봐?
난 괜찮다구

 

폴라드 선장님,
전 멀쩡해요

 

완전히 멀쩡해요
아셨죠?

 

체이스

 

난 괜찮아

 

알았어?
난 정말 괜찮아

 

- 고집스러운 놈
- 난 괜찮아

 

이제 가봐

 

조이는 멀쩡해

 

가자

 

왜 죽을 사람한테
물을 낭비해요?

 

저 둘은
어렸을 때부터

 

함께 배를 탔어

 

너라면

 

형제가 죽어가는데
보고만 있겠어?

 

난 현실을
생각하자는 거예요

 

물과 식량이
부족하잖아요

 

왜 죽을 사람한테
물을 낭비해?

 

왜 물을...

 

왜 물을 낭비해?
왜 물을 낭비해?

 

왜 죽을 사람한테
물을 낭비해?

 

니커슨 씨?

 

왜 물을...

 

괜찮으세요?

 

난 못해

 

뭘요?

 

이제...

 

충분히 말해줬어
필요 이상으로

 

지금까지 했는데...

 

이제 그만하지

 

약속했잖아요

 

돈 가지고 가게

 

내가 악마의 꾐에
놀아난 게지

 

아뇨

 

악마는 비밀을
사랑하죠

 

비밀은 영혼을
갉아먹으니까요

 

자네 비밀은
뭔가?

 

전 훌륭한
작가가 아니에요

 

호손하고는
비교가 안 되죠

 

하지만 이 이야기에
대해 듣자마자

 

완전히 매료됐어요

 

집착하게 됐죠

 

이 이야길
책으로 못 쓰면

 

다신 글을
못 쓸 것 같아요

 

또?

 

설령
책을 쓴다 해도

 

욕심만큼 좋은 글이
안 나오겠죠

 

계속
얘기해주세요

 

우리 둘 다를
위해서요

 

“표류 34일째”

 

전달해

 

고맙습니다

 

주여,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안해

 

삶과

 

건강과

 

모든 선함을...

 

육지예요

 

육지다!

 

- 육지다!
- 육지다!

 

육지다!

 

육지다!

 

노 들어서

 

힘껏 저어

 

노 저어

 

힘껏!

 

저어!

 

- 제가 찾았어요
- 그래

 

멈춰

 

멈춰, 멈춰!

 

뭡니까?

 

체이스!

 

뭔가?
왜 멈추는 거야?

 

우릴
따라왔어요

 

무슨 소리야?

 

여긴
아무것도 없어요

 

아무것도요!

 

왜 그러세요?

 

전부 꽉 잡아!

 

꽉 잡아!

 

안돼!

 

어딨어?

 

듀시 섬일지도 몰라

 

지도나 나침반이 없어서
장담할 순 없지만

 

밤낮으로
불을 피워놓고

 

지나가는 배가 연기를
보길 바랄 수밖에

 

저걸 봐

 

이 섬에서
오랫동안 지냈겠지

 

지나가는 배를
기다리면서

 

하지만 배는
오지 않았어

 

배는 오지 않아

 

여기 남으면
죽어

 

자기들 알이
자꾸 없어지는데

 

새들이 언제까지
이 섬에 오겠어?

 

죽을 때를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다는 건

 

큰 특권이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사랑하는 가족에게
작별인사도 못 하고

 

앙금도 못 풀고
죽어서 유감이지만

 

우리 사이의 앙금은
풀고 가지요, 선장님

 

배도 없는데
무슨 선장?

 

에식스 호 침몰은
선장님 잘못이 아녜요

 

제가 잘못해서...

 

자넨 선장이 아냐

 

하지만 선장이 될
능력을 갖췄지

 

난 그저
선장으로 태어났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신이 노하신 거죠?

 

신을 노하게 한
생명체는 고래뿐이야

 

우리가 아니고요?

 

탐욕에 눈이 멀어
지금 우리가 어떻게 됐죠?

 

우린 신이 창조한
만물의 영장이야

 

지상의 왕으로서

 

신을 대신해서
이 땅을 탐사하고

 

자연을 정복하지

 

이런 일을 겪고도
우리가 왕이라 생각해요?

 

우린 아무것도
아녜요

 

한낱 티끌일 뿐이죠

 

먼지요

 

새벽에 해를 따라
항해한다

 

죽을 운명이라면

 

신의 은총으로
여기고

 

사내답게 죽는 거야

 

준비됐나, 윅스?

 

 

채플?

 

라이트?

 

전 안 갑니다

 

저와 라이트,
윅스는

 

여기 남겠어요

 

준비됐어, 조이?

 

- 부축해줄게, 일어나
- 의미가 없어

 

- 들었어?
- 같이 돌아갈 거야

 

의미가 없어

 

날 두고 가

 

빌어먹을, 조이

 

괜찮아

 

돌아가자마자
배를 보낼게

 

낸터킷에서 같이
카드 쳐야지

 

그래

 

- 약속할게
- 좋아

 

따줄까?

 

내가 딸게

 

마시고 싶어지면

 

신의 가호를 빌게

 

그래, 나도

 

피터슨?

 

우리랑 갈 거야?

 

피터슨

 

본드와 같이
우리 배에 타

 

“표류 48일째”

 

어딨지?

 

폴라드 선장님?

 

로렌스, 일어나

 

다른 보트는
어디로 갔어?

 

선장님!

 

- 선장님!
- 선장님!

 

폴라드 선장님!

 

- 선장님
- 폴라드 선장님!

 

폴라드 선장님!

 

선장님!

 

왜 그래?

 

로렌스
뭐 하는 거야?

 

죽었잖아요

 

바다에 버려야죠

 

날 봐

 

날 봐, 로렌스

 

시신을 버리지 않으면
우리가 살 수 있어

 

내 말 좀 들어봐

 

우리라도 살아야지

 

하늘의 왕이시여

 

주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니

 

간절한 마음으로

 

주님께 일용할 양식을
간청하나이다

 

내 영혼은 죽었어

 

그렇게 결정 났고

 

우린 시신을
손질했어

 

장기를 제거하고

 

팔다리를 잘라내고

 

뼈에서
살을 발라냈지

 

이후엔

 

시신을 덮고

 

최대한 깨끗하게

 

잘 꿰매서

 

바다에
떠내려 보냈어

 

심장을
제일 먼저 먹었지

 

날 경멸하는군

 

아뇨

 

그래

 

그래

 

드디어 말했어

 

다 털어놨어

 

아무한테도
말 안 했어요?

 

그래

 

아내 분한테도?

 

그 끔찍한 짓을
알았다면

 

날 사랑할 수
있었겠나?

 

그래

 

사랑했을 거야

 

그 얘길 결혼하기 전에
해줬다 해도

 

결혼반지를
꼈을 거야

 

그 꼬마의 강인함이
아직도

 

당신 속에서
꿈틀대고 있어

 

난 보여

 

당신은 못 볼지라도

 

얘기 마저 끝내
여보

 

똑바로 앉아

 

잘 들어

 

고개를 젖혀

 

물이 아직 좀 남았어

 

포기하지 마
우린 집에 갈 거야

 

고향에
가족이 있으세요?

 

일등 항해사님?

 

그래, 아내가 있어

 

아들인지 딸인지 모르지만
아이도

 

“표류 71일째 남아메리카 서쪽 2,200km 지점”

 

좋아

 

선장님

 

다시 뽑아요

 

그럴 순 없어

 

다시 해요

 

램스델

 

이 배의
선장을 맡게

 

동생아, 네가...

 

이들한테는

 

선장이
필요해

 

내가 없어도
괜찮을 거야

 

제발

 

제발...

 

- 헨리
- 다시 뽑자

 

명령이야

 

네가 못하겠으면

 

다른 사람에게
총을 줘

 

헨리, 안돼!

 

도와줘, 꼬맹이
도와줘

 

수주 동안
그렇게 표류했는데

 

태평양의 그 지역은
사막보다 더 심했지

 

종일 해가 내리쬐고...

 

난 무서웠네

 

내 머릿속엔 온통

 

다 죽고 나만 남는
무서운 생각뿐이었지

 

일등 항해사님 계산으론 육지에서 1,300km 거리였어

 

체이스

 

폴라드 선장님

 

정말 반가워요

 

살아있는 게
전혀 기쁘지가 않아

 

저희도
그렇습니다

 

바즈는?

 

세 번째 보트는?

 

사라진지...

 

며칠 됐습니다

 

다신 못 보겠죠

 

체이스, 자네 위치가
제일 좋아

 

그저
고래일 뿐이야

 

저깄어!
작살을 던져!

 

던져!

 

작살을 던져!

 

와라

 

던져!

 

어서

 

죽여!
저기 있잖아!

 

작살을 던져!

 

왜 죽이지 않았어?

 

이 멍청한 친구

 

해류 때문에
우린 서로 멀어졌고

 

그게 폴라드 선장의 보트를
마지막으로 본 거였지

 

“표류 87일째”

 

보트다!

 

좌현 이물!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표류 90일째
1821년 2월 18일”

 

일등 항해사님

 

아버지!

 

가지 마세요
아버지!

 

일등 항해사님

 

일등 항해사님

 

보세요
저길 보세요

 

일등 항해사님

 

보세요

 

일어나세요
일등 항해사님

 

일어나요!

 

제발 일어나요
섬이에요

 

일등 항해사님,
보세요

 

그렇게 구조됐네

 

칠레 마스아푸에라 섬
근처에서

 

에식스 호가 침몰한지
90일만이었지

 

그들은 우리에게
옷을 주고

 

음식을 줬네

 

처음엔 먹기가
힘들었어

 

먹는다는 게
이상하더군

 

그들은 우릴
극진히 돌봐줬고

 

고향으로 가는 배에
태워줬네

 

고향까지 가는데
또 석 달이 걸렸지

 

“낸터킷 항
1821년 6월 11일”

 

섬 전체가 우릴 보려고
나온 것 같았지

 

하지만
환호성은 없고

 

침묵뿐이었네

 

사람들은 우릴

 

유령 보듯 했어

 

귀신 보듯이
쳐다봤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말하진 않았지만

 

어쩌면 다들 짐작하고
있었을지 모르지

 

아님 그저
궁금했든가

 

세상에, 어쩜

 

돌아온다고
약속했잖아?

 

세상에

 

안녕

 

안녕, 아가
이름이 뭐야?

 

피비 앤

 

피비 앤 체이스?

 

아빠야

 

안녕, 아가

 

아빠가 왔어

 

세상에

 

물론 선주들은 그를
가만 놔두지 않았어

 

체이스 부부가
몇 걸음 떼기가 무섭게

 

체이스는 사무실로
불려갔지

 

답해야 할 질문이
많았으니까

 

심각한 사안이고

 

많은 재산, 인명
피해가 났기 때문에

 

청문회가 열릴 걸세

 

선장과
일등 항해사로서

 

우리가 출석해
경위를 설명해야 돼

 

네, 그렇겠죠

 

선주들은 물론
우리 아버님과

 

상의해봤는데

 

사실 그대로
다 말했다간

 

큰 파문이 일 거야

 

포경 산업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겠지

 

고래가 에식스 호를
침몰시켰다고 하면

 

그게
사실이잖습니까

 

바다에 배를 침몰시키는
괴물이 있고

 

선원들 목숨이
위태롭다면

 

보험사와 투자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우린 포경 산업에
종사하네

 

우리 모두가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예상 수익이
위험 요소보단 커야 하지

 

요점이 뭡니까?

 

배가
좌초됐다고 하게

 

그건 거짓입니다

 

선원들은
익사했고

 

그것도 거짓이죠

 

- 선장을 시켜줄 거야
- 그건 이미 문서화 돼 있죠

 

고래 기름을 가져오는
조건이 붙어있었지

 

그렇게 증언하면
선장 자리가 보장돼

 

자넨
부자가 될 걸세

 

‘체이스’란 이름이
육지에서 온 이방인이 아닌

 

낸터킷의

 

유수한 가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지

 

돈 때문에
위증을 하라구요?

 

현실적으로
생각하란 뜻일세

 

에식스 호는
흰고래에 받혀 침몰했고

 

고래잡이 보트를 타고
살아남은 우린

 

살아남기 위해서
아주 끔찍한 짓을

 

저질렀어요

 

간신히 살아서
돌아왔는데

 

선주들이
주머니를 채우고

 

밤에 두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게

 

새빨간 거짓말을
하라구요?

 

전 진실을
숨기지 않겠어요

 

선장님도
그래선 안 돼요

 

마지막으로
그를 봤을 때

 

일등 항해사님!

 

내 속마음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네

 

니커슨

 

어쩌면
말로는 안 됐겠지

 

전 팰머스로
갈 거예요

 

그리고...

 

제겐

 

영광이었습니다

 

일등 항해사님을
모신 것이요

 

내가 영광이었네
니커슨

 

받아

 

행운을 비네
니커슨

 

일등 항해사님도요

 

다음 날, 폴라드 선장은
청문회에 출석했어

 

조지 폴라드
선장입니다

 

낸터킷의
주요 인사들이 다 모인

 

형식적인
자리였지

 

어서 오시오, 선장
앉게

 

기록을 위해...

 

에식스 호는
흰고래에 받혀 침몰했습니다

 

에콰도르 서쪽 6,700km 지점이었죠

 

마치 오웬 체이스가
증언하듯이

 

폴라드 선장은
진실을 말했고

 

양심에 거리낌이 없었지

 

하지만 청문회는
엉터리였어

 

폴라드 선장은
흰고래를 찾아

 

다시 바다로
나갔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두 번째 배는
하와이 근처에서 좌초됐어

 

두 번이나
저주를 받은 거지

 

그러곤 바다를
영원히 떠났네

 

오웬 체이스는요?

 

그는
약속을 지켰어

 

그 무인도에
배를 보냈지

 

조이는 죽었지만

 

나머지 셋은
기적적으로 살아있었네

 

그리곤요?

 

그리곤
가족을 데리고

 

뉴베드퍼드로 가서

 

새로운 삶을
살았어

 

상선 선장이 돼서

 

자신의 뜻대로
항해를 했지

 

이 정도 얘기해줬으면
돈값은 한 거겠지?

 

2월의 밤은
일 년 중 가장 길지

 

둘 다 좀 쉬어요

 

전 쉬지도

 

잠을 자지도
못할 것 같군요

 

왜?

 

소설 줄거리가
생겼잖아

 

내 얘길 그 노트에
다 적어놨고

 

제가 찾던 건
글 소재가 아니었나 봐요

 

그럼 뭔가?

 

선생님 얘길 들으며
깨달았죠

 

그게 뭐지?

 

원치 않는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용기요

 

멜빌

 

자네가 들은 것들
내가 얘기한 것들

 

다 그대로

 

자네 책에 쓸 건가?

 

픽션이 될 겁니다
니커슨 씨

 

실화에 기초한
픽션이요

 

하지만 모든 내용을
그대로 쓸 필요는 없죠

 

- 감사합니다
- 여기

 

도로 가져가게

 

아뇨, 선생님 돈인걸요
넣어두세요

 

가져가

 

여기서 안 취한 사람은
나밖에 없군요

 

어디로 가나?

 

매사추세츠
피츠필드요

 

행운을 비네

 

고맙습니다

 

어떤 남자가

 

펜실베이니아에서
땅에 구멍을 뚫었는데

 

기름이
나왔다더군

 

사실일 리가 없어

 

저도 들었어요

 

땅속에서
기름이 나오다니

 

그럼
얼마나 좋겠나

 

“내 이름은
이스마엘이다”

 

“허먼 멜빌은 1850년에
소설을 탈고했고”

 

“1년 뒤
‘모비딕’이 출간됐다”

 

“N. 호손은
’모비딕’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모비딕‘은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필적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