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처음 뵙겠습니다.

로제라고 합니다.

 

아무리 봐도 귀족 집안 아가씨지?

 

버틸 수 있을까?

 

여긴 외상 환자나 긴급한 환자가
수시로 밀어닥치는 곳이다.

긴장감을 가지고 임하도록.

네.

 

난 회의에 다녀오지.

한스,

로제에게 이곳의 안내를 해줘.

네, 그레이엄 선생님!

 

잘 부탁드립니다!

 

네.

 

괜찮으려나.

피를 보면 기절할 것 같은데.

 

불가능이라고들 말한 것들마저도
분명 넘어서 갈 수 있을 거야

Believer

 

외과의사 엘리제

돌아가고 싶은 그 나날들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너는 어떤 길을 선택할 거야?

사람은 누구나가 그런 후회와
마주해나가면서 오늘도 살아가고 있어

기적이 일어난다고 한다면
그것을 두 번 다시 놓지 말아줘

(Believer)

양보할 수 없는 것 지금 끌어안고
몇 번이고 계속 도전하자

이루고 싶은 마음의 개수만큼
사람은 강해질 수 있어

운명(숙명)에 저항하는 힘을
몇 번이고 계속 믿어나가자

불가능이라고들 말한 것들마저도
분명 넘어서 갈 수 있을 거야

Believer

 

환자가 오면

우리 견습들이
먼저 간단히 진찰한 뒤

선생님께 보고드린다,

 

그리고 각 담당 선생님들께서
치료해주신다,

그런 시스템으로 되어있어.

 

그렇구나.

응급실과 비슷한 운영 태세란 거구나.

 

여기엔 갑작스런 외상 환자가
왔을 때를 위해

수술 도구가 준비되어 있어.

 

전부 다 내가 쓰던 기구들과 비슷해.

 

저기, 레이디 로제?

 

편하게 로제라고 불러주세요.

그, 그래?

 

응급환자입니다!

 

바로 여기로 데려와줘!

네!

 

진찰하는 법을 가르쳐줄게!

네.

 

가, 가슴이... 숨막혀...

 

심장 전류 측정기를 가져와주세요!

그리고 그레이엄 선생님을 불러와!

네!

 

아니야.

 

조금만 더 참으세요.

바로 검사해서 처치해드릴 테니.

 

심장 검사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이대로면 선생님께서 오시기 전에...

 

청진기를 빌려주세요.

 

서둘러야 해요.

1분 1초를 다투고 있어요!

 

이, 이걸!

감사합니다.

 

역시.

왼쪽의 호흡음이 감소하고 있어.

 

경정맥이 확장되었고.

이건 긴장성 기흉.

 

새어 나오는 공기가 너무 많아서

심장까지 압박 당해서
쇼크 상태를 일으키고 있는 거야.

 

즉시 처치를 시행해야 해.

 

소독액과 주사 바늘을 준비해주세요!

 

얼른 주사 바늘을 주세요!

가장 바늘이 굵은 걸.

네!

 

여깄습니다.

 

감사합니다.

 

로제, 뭘 하려고?

 

환자분의 몸을 붙잡고 있어주세요.

 

응.

 

놓지 마세요!

 

조금만 더...

 

멋대로 행동한 걸 부디 용서해주세요!

너무나도 긴급한 상황이었는지라...

 

환자의 상태는?

 

이건...

 

누가 했지?

 

로제, 네가 한 건가?

네,

제가 했습니다.

 

어째서 이러한 처치를?

 

흉강으로 공기가 새어나가

폐와 심장을 압박하고 있는
상태라고 판단해서

공기를 바깥으로 빼내기 위해
이렇게 처치했습니다.

 

기흉인가.

그것도 긴장성 기흉.

 

잘 했다.

긴장성 기흉은 바로 처치하지 않으면
죽음에 이르는 긴급 질환이다.

로제 덕분에
이 환자는 죽지 않았어.

 

사람을 칭찬하지 않기로 유명한
그레이엄 선생님께서?

 

하지만 긴장성 기흉이란 걸
어떻게 알았지?

갑작스런 호흡 곤란이 온
상태를 봤을 때

기흉이 의심돼서,

청진해보니
폐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건 공기가 음파의 전달을 차단하여
일어난 현상.

경정맥도 부풀어 있는 걸 봐서,

심장까지 압박한
긴장성 기흉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군!

 

좀 더 자세히 들려주겠나?

저도 듣고 싶어요.

아직 병원에 들어온 지
반 개월도 안 된 소녀가

이런...

 

역시,

이 소녀는 드물게 보이는
진정한 천재인 거야.

 

저 애야,

주사 바늘로 흉강을 열어서
환자를 구한 게.

 

아무리 봐도 화려한 세계에서 자란
귀족 집안 따님이란 느낌인데.

 

이상하게 의심받아도 어쩔 수 없어.

눈앞의 환자를 무시하다니,
나로선 할 수 없는걸.

 

선생님,

응급환자가.

지금 갑니다.

아, 믿음직스러워.

멋진 선생님께서 와주셔서 다행이네.

 

다들 로제의 외모에만
시선을 빼앗기기 쉬운데,

정말로 대단한 건 그녀의 실력이야.

기흉 뿐만이 아니야.

다른 진찰도...

알았어, 알았어.

한스가 그 애를 좋아하는 건
잘 알겠어.

 

맞아,

그녀 보고 축제에 같이 가자고
해보는 건 어때?

 

그러게.

1년에 한 번 있는 축제라면

같이 가자고 해도 부자연스러울 건...

 

안 되겠어.

나로선 너무 안 어울려.

 

아름다운 아가씨니까.

 

확실히 처음엔 외모에 끌렸지만...

 

그 모습을 보면

반하지 않을 수가 없어.

 

조금 전의
탈구 환자의 처치 말입니다만,

탈구된 방향으로 손을 들어올린 뒤에

바깥쪽으로 회전시켜 교정했습니다.

 

코커 방법으로의 교정도 할 줄 알다니.

 

로제의 의술은 재능이라기 보다

이미 완성되어 있다고까지 느껴져.

 

마치,

의술을 몸에 새기고 태어난 것처럼.

 

선생님, 뭔가 이상하신가요?

 

아, 아니, 아무것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난?

 

아, 그렇군.

오늘은 축제였지.

 

축제인가요?

그래.

1년에 한 번 있는
몇 안 되는 즐거움이야.

 

구호소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이 날만은 야근하지 않고
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아.

 

로제도 일찍 퇴근해서
보고 가도록 해.

첫날부터 이런 저런 일로 피곤하겠지.

기분 전환과 휴식,
둘 다 중요한 일이야.

 

배려 감사드립니다,
그레이엄 선생님!

 

그레이엄 선생님, 중상 환자입니다!

 

이건...

 

어떤가?

목숨은 살릴 수 있겠나?

 

어렵지 않을까 하고.

무슨 소리야!

설명해줘!

 

총탄이 비장을 관통했습니다.

지혈하는 건 어렵습니다.

유감입니다만,
손쓸 도리가 없습니다.

 

그건...?

 

황실의 문장!

 

사례는 얼마든지 하지.

어떤 수를 써서든
이 환자를 살려주게!

 

하지만,

이 제국 전체를 찾아다녀도

비장을 관통한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사람 같은 건...

 

대단히 죄송...

잘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로제, 무슨 소릴!

 

그대는...?

 

엘리제?

 

1년에 한 번 있는 축제,

떠들썩하군요.

그런가.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시려고

시찰을 희망하신 줄로 생각했습니다.

 

아니,

테레사 병원에 잠시 볼일이 있다.

 

역시 몸 상태가 안 좋으신 겁니까?

요즘 들어 계속 피곤하신 듯하니.

 

밤에도 그다지 못 주무시는 것 아닌지?

 

뭐, 그렇지.

 

15년 전의 그날 이후로

안심하고 잠든 적 따윈
한 번도 없었다.

 

항상 반복되는 악몽 때문에.

 

한 번 테레사 병원에
봐달라고 하시면 어떨까요?

그 병원엔
신뢰할 만한 의사들이 많으니.

 

문제없다.

이미 처방받은 약을 먹고 있다.

조만간 좋아지겠지.

하지만...

끈질겨.

넌 걱정이 너무 많아.

주인을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전하께선 스스로를
자주 가볍게 여기시니까요.

 

난 부하 복이 많군.

저도 관대한 주인을
모실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왜 그러지?

아, 아닙니다.

몇 번을 봐도 전하의,

로마노프 황실의 변장 능력은
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라.

 

란돌, 시찰 중이다.

말투를 조심하도록.

 

죄송합니다.

 

잘 아는군, 이 주변에 대해.

 

실은 아내가 테레사 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했는지라,

병원에 다니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그랬었군.

축하한다.

 

어두운 길입니다만,

곧장 가면 테레사 병원입니다.

 

가, 가진 거, 전부 내놔!

 

다치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 물러나라!

 

란돌!

 

란돌!

 

잘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로제!

 

엘리제?

 

병원에서 이제 막
일하기 시작한 자가,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지?

혈관이 무수하게 지나는 비장을

총탄이 관통했단 말이다!

거의 모든 혈관이 끊어져버렸을 테니,

지혈하는 건 불가능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겠단 거지?

 

비장을 적출하면 됩니다.

 

꼭 비장 안에서
지혈시켜야 할 필요는 없어.

 

비장을 절제하고

거기로 향하는 혈관을 묶으면
지혈은 가능해.

 

단순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도 떠올리지 못했어.

그야말로 혁명에 가까운 발상.

하지만...

 

비장은 복강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있단 말이다.

비장 주변에 있는 위와 췌장,
장과 큰그물막은 어떡할 거지?

먼저 비장을 지탱하고 있는
인대를 절제하고,

그 후 비장의 위치를 회전시키면
되지 않을까 하고.

 

나 같은 범인으로선
전혀 이해가 안 돼.

 

그렇다면
누가 그 수술을 하겠단 거지?

내겐 그런 능력은 없단 말이다.

제가 하게 해주세요.

 

이런 대규모 수술을
견습이 집도하겠다고?

주제넘은 짓인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면
이 환자는 목숨을 잃고 맙니다.

이 방법으로 수술하면
살 가망은 있습니다.

아니, 반드시 살려내고 말겠습니다!

 

정말로 할 수 있겠나?

 

저는 이 환자를 구하고 싶습니다!

믿어주세요!

 

좋다.

반드시 구해내라.

 

수술을 하겠다면
조수 역할을 할 자가 한 명 더 필요해.

다른 사람들은 다른 환자로 바쁘고,

긴급으로 호출하려 해도...

 

그렇다면 내가 돕지.

 

하지만...

2년 전의 안젤리 전쟁에서

다양한 의료적 처치를 한 경험도 있다.

 

도움이 될 거다.

 

그럼 저기...

 

론, 이라고 불러주도록.

 

알겠습니다, 론 님.

 

상태로 봤을 때 비장의 손상은 심해.

 

수술해도 사망율은 높을 거야.

 

전생의 나로서도
간단하지 않은 중환.

한순간도 긴장을 풀 순 없어.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출혈이 심해.

 

론 님, 거즈로 압박해서
출혈 부위를 막아주세요.

거즈는 가능한 한 많이.

알겠다.

 

그레이엄 선생님,

이 기구로 위장을
제쪽으로 조금 더 붙여주세요.

 

동시에 아래의 늑골을
들어올려주세요.

응.

 

마치,

이 수술을 몇 번이고 해온 것처럼
망설임이 없어.

 

그래서, 다음은 어떡하면 되지?

 

비장을 절제하겠습니다.

 

비장과 연결되어 있는
췌장의 뒷부분을 박리하면

비장을 분리해내서
절제할 수 있습니다.

 

예상한 대로 된다면

비장을 절제하는 건 가능해.

 

하지만 어디까지나
해냈을 때의 이야기야.

로제에게 그게...

 

그레이엄 선생님.

 

반드시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저를 믿어주신다면,

이 환자는 살 수 있습니다!

 

알았다.

 

의술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이 손놀림은 진짜배기야.

 

아바마마께선
제국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존재.

그분께서 바라신 순간,
혼약은 확정된 거나 다름없어.

하지만 엘리제는 진심으로
아바마마를 거역하고

의사가 되려고 하는 건가.

 

난 누가 약혼자든 상관없다고
생각해왔다만...

 

환부의 수술은 이걸로 끝이에요.

 

완벽해.

마치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아.

 

론 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니,

조만간 회복할 겁니다.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하지.

아닙니다,

론 님께서 조력해주신 덕분입니다.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는 그저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다.

 

그나저나 약속한 포상 말이다만,

그대가 원하는 것은 뭐든 말해보도록.

그건 제가 아니라
병원의 정산부에 말씀해주세요.

저야말로 의사로서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니까요.

 

분명 청구서를 보고 놀라실 걸요?

저희 병원은 일반 시민이냐
귀족 계급이냐에 따라 금액이 다르니까요.

나중에 가서
바가지라고 화내지 말아주세요!

 

그럼 난 이만...

 

론 님?

 

괜찮다.

걱정할 것 없다.

 

안색이 좋지 않으셔요.

체온을 확인해도 괜찮을까요?

 

괘, 괜찮다!

 

이 정도 현기증은 늘 있던 일이다.

 

정기적인 현기증이라면
뭔가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시간은 뺏지 않을 테니,

진찰을 받으시지 않으시겠어요?

 

나보다도 란돌이 우선이다!

내일, 황실 십자 병원으로
옮기고 싶다만,

괜찮겠나?

네, 문제는 없으리라 봅니다.

수술 보고서를 내어드릴게요.

 

비장 적출 수술은
아직 낯선 수술일 테니,

수술 과정을 가능한 한
자세히 써야겠어.

 

잘 부탁한다.

 

론 님?

혹시 증상이 계속 되시는 것 같으면

반드시 병원에 와주세요!

 

정말로 걱정했답니다.

이제 괜찮으신가요?

응.

 

선생님,

저번의 비장 적출 수술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그래.

 

왜 그러시죠?

아, 아니...

 

글씨를 너무 못 써.

이게 천재의 글씨인가?

 

범인인 나는 시험받고 있는 건가?

 

뭔가, 이 어린애 낙서 같은
지저분한 글자는?

됐으니까 얼른 읽게!

 

어떤가, 비장 적출 수술?

그야말로 기적의 수술 아닌가?

 

아무리 봐도 거짓말이잖나.

 

발상이 좋은 건 인정하겠다만,

이런 수술이 가능할 리가 없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잘 만든 공상을 써냈군.

 

공상이 아니야!

 

우리 황실 십자 병원에
그 환자가 있어!

총탄이 비장을 관통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단 말일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그것도,

자네의 테레사 병원에서
이송되어 온 환자야!

 

대체 누구지?

이 기적같은 수술을 한 의사는?

 

황실 십자 병원으로의 이송...

혹시 환자 이름은 란돌인가?

그래, 맞네!

 

축제날의 환자였군.

 

그날은 그레이엄 교수가 집도했지.

 

실례하겠습니다.

 

그레이엄 선생님,

시급히 원장실로 와주셨으면 한다고,

원장 선생님께서 부르십니다.

무슨 일 생겼나?

일전의 수술에 대해서라나.

 

알았다.

로제, 같이 와주도록.

네!

 

삽연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모습)

 

그저 바라는 건... 당신의 행복.

 

어두운 방 희미해져가는 세계의 초점

차곡차곡 쌓인 책들 틈사이에
끼어있는 후회의 책갈피

더는 누구도 잃고 싶지 않아

얽혀서 풀리지 않아

운명 속을 자유롭게 헤엄쳐서
당신을 만나기 위해 살아가

 

봄이 지나가는 소리를
결코 놓치지 않고 듣는 영원에

난해하다 해도 몇 번이고
난해하다 해도 몇 번이고

그저 바라는 건... 당신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