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8,680 --> 00:00:11,200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소통입니다 2 00:00:15,360 --> 00:00:17,120 서로가 서로를 긍정하고 3 00:00:18,480 --> 00:00:21,080 각자의 걱정이나 두려움을 공유하고 4 00:00:22,000 --> 00:00:24,600 슬픔과 기쁨 또한 함께 나누는 거죠 5 00:00:26,320 --> 00:00:31,000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던 불꽃이 사라지는 가장 흔한 이유는 6 00:00:32,040 --> 00:00:34,440 어느 순간부터 서로를 당연하게 여기고 7 00:00:35,400 --> 00:00:37,720 서로의 존재를 신경 쓰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8 00:00:37,800 --> 00:00:39,320 여긴 5분까지만 계실 수 있어요 9 00:00:39,400 --> 00:00:41,200 아이 데리러 온 건데도요? 10 00:00:41,280 --> 00:00:43,160 - 그럼 빨리 데리고 가세요 - 네 11 00:00:43,240 --> 00:00:44,320 그러면서 서로에게 귀를 닫죠 12 00:00:45,800 --> 00:00:48,880 하지만 한번 돌이켜 생각해 보세요 13 00:00:50,640 --> 00:00:53,600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날 14 00:00:55,040 --> 00:00:59,520 다른 누구도 아닌 서로를 선택한 이유가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15 00:00:59,600 --> 00:01:01,640 참가하려면 오늘까지 등록해야 돼 16 00:01:02,240 --> 00:01:04,560 그런데 그 선택이야말로 17 00:01:04,640 --> 00:01:06,000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죠 18 00:01:06,080 --> 00:01:06,920 아주 좋아! 19 00:01:07,000 --> 00:01:10,480 우리의 인생이란 단 한 번뿐이고 때로는 너무나 빨리 지나가니까요 20 00:01:10,560 --> 00:01:11,400 좋았어! 21 00:01:11,480 --> 00:01:13,760 하지만 우리가 인생을 온전히 누리면서… 22 00:01:13,840 --> 00:01:15,960 안나, 엄마 서명 꼭 받아 와야 한다 23 00:01:16,040 --> 00:01:17,440 억지로 쥐고 있던 것을… 24 00:01:17,520 --> 00:01:18,360 그럴게요 25 00:01:18,440 --> 00:01:21,040 그냥 내려놓기로 마음먹는 순간… 26 00:01:21,560 --> 00:01:23,560 - 놔줘! - 안 돼! 27 00:01:23,640 --> 00:01:26,960 우리 앞에는 환상적인 삶이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28 00:01:31,920 --> 00:01:34,920 물론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죠 29 00:01:35,000 --> 00:01:36,920 인생이란 그런 거니까요 30 00:01:37,000 --> 00:01:38,360 안녕, 우리 아들 31 00:01:38,440 --> 00:01:41,200 하지만 그걸 너무 겁낼 필요는 없을 겁니다 32 00:01:41,280 --> 00:01:42,440 엄마 좀 봐 33 00:01:43,760 --> 00:01:45,440 - 우리 아가 화난 거야? - 아니 34 00:01:45,520 --> 00:01:48,120 그럼 그냥 이유 없이 벽을 걷어차고 싶었어? 35 00:01:50,440 --> 00:01:51,640 가끔은 그런 기분이 들어도 괜찮아 36 00:01:55,840 --> 00:01:56,960 그럼 이제 집에 갈까? 37 00:01:58,800 --> 00:01:59,640 그러자 38 00:02:00,240 --> 00:02:02,320 엄마가 안아줄게, 하나, 둘… 39 00:02:03,480 --> 00:02:04,320 저녁밥 다 됐어! 40 00:02:04,400 --> 00:02:06,480 "참가자 연령이 18세 미만인 경우" 41 00:02:06,560 --> 00:02:08,880 - 저녁밥 다 됐다니까 - 알아! 다 들었다고! 42 00:02:09,639 --> 00:02:10,520 그렇구나 43 00:02:11,320 --> 00:02:12,480 개짜증 나 44 00:02:13,080 --> 00:02:15,880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공유할 때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45 00:02:15,960 --> 00:02:17,600 "자녀가 혼자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허락합니다" 46 00:02:17,680 --> 00:02:20,560 걱정, 두려움, 슬픔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기쁨의 순간을요 47 00:02:20,640 --> 00:02:21,840 "보호자 서명" 48 00:02:21,920 --> 00:02:23,520 저녁밥 다 됐다고 하지 않았어? 49 00:02:23,600 --> 00:02:24,680 다 된 거 맞아 50 00:02:24,760 --> 00:02:28,040 언제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아빠 기다리는 거야 51 00:02:29,680 --> 00:02:32,960 만약에 그런 감정을 나눌 사람이 곁에 없다면 52 00:02:34,280 --> 00:02:36,800 그런 순간들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 같겠죠 53 00:02:40,880 --> 00:02:42,040 그런 면에서 볼 때 54 00:02:43,200 --> 00:02:46,640 두 분은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셨다고 생각합니다 55 00:02:50,480 --> 00:02:54,200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제가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56 00:02:54,840 --> 00:02:57,880 서로가 서로의 곁을 지키는 한 57 00:02:58,840 --> 00:03:00,440 상황은 좋아지게 마련이죠 58 00:03:00,520 --> 00:03:05,400 "렛 고" 59 00:03:05,480 --> 00:03:07,040 엄마, 나 배고파! 60 00:03:07,120 --> 00:03:08,800 금방 밥 먹을 거야, 아들 61 00:03:08,880 --> 00:03:11,800 그게 무슨 상관인데? 엄마가 서명한 거랑 뭐가 달라? 62 00:03:12,320 --> 00:03:15,200 안나, 남의 서명을 위조하면 안 된다는 건 기본이야 63 00:03:15,280 --> 00:03:17,040 - 나 왔어 - 남의 가방 뒤지는 건 괜찮고? 64 00:03:17,120 --> 00:03:20,200 안 뒤졌어, 가방이 바닥에 있길래 걸어주려다 그런 거지 65 00:03:20,280 --> 00:03:21,800 걸어주다 가방 속 뒤진 거네 66 00:03:21,880 --> 00:03:22,840 제발 좀… 67 00:03:22,920 --> 00:03:26,040 어쨌든 그럼 안 되는 거야 남의 사인을 대신 하면 못써 68 00:03:26,120 --> 00:03:28,960 보호자 서명을 받는 거면 네가 아니라 내가 해야지 69 00:03:29,040 --> 00:03:30,840 - 안녕 - 그건 범죄나 다름없어 70 00:03:30,920 --> 00:03:33,640 - 범죄? 제발 오버 좀 하지 마 - 상 좀 차려줄래? 71 00:03:34,160 --> 00:03:37,360 내가 얼마나 죽어라 연습했는지 엄마가 알기나 해? 72 00:03:37,440 --> 00:03:39,400 - 알지, 내가 왜 몰라 - 하루도 안 빠졌다고 73 00:03:39,480 --> 00:03:40,360 - 안녕 - 시끄러워 74 00:03:40,440 --> 00:03:43,560 - 아주 잘 알아 - 경연에 못 나가면 뭔 소용이야! 75 00:03:43,640 --> 00:03:45,360 나가지 말라는 말은 안 했어 76 00:03:45,440 --> 00:03:46,680 그럼 뭐 때문에 그러는데? 77 00:03:46,760 --> 00:03:49,760 나한테 말도 없이 대회에 참가하려고 했다는 게 문제지 78 00:03:49,840 --> 00:03:52,160 - 내 인생인데 내 마음이지 - 그러셔? 79 00:03:52,680 --> 00:03:54,120 나도 똑같은 파스타 먹고 싶어 80 00:03:54,200 --> 00:03:57,240 - 다른 거 아니야, 맛도 똑같아 - 저기요? 81 00:03:57,320 --> 00:03:59,800 저기요? 아직 얘기 안 끝났거든요? 82 00:03:59,880 --> 00:04:02,160 다른 파스타 먹으면 배 아프니까 그런 거야 83 00:04:02,240 --> 00:04:06,240 우리 수업에서 나만 뽑혔는데 아까운 기회를 차버리라는 거야? 84 00:04:06,320 --> 00:04:09,160 - 룰루 쌤이 나 실력 있다고 했어 - 그분이 네 엄마는 아니잖아 85 00:04:09,240 --> 00:04:10,720 차라리 쌤이 엄마면 좋겠네 86 00:04:13,480 --> 00:04:14,800 룰루 쌤이 네 엄마여도 87 00:04:14,880 --> 00:04:18,600 자기 딸이 엄마한테 말도 없이 어디 가는 건 원치 않으실걸? 88 00:04:18,680 --> 00:04:20,399 왜 뭐든지 엄마 마음대로만 해? 89 00:04:20,480 --> 00:04:23,080 왜 맨날 우리를 쥐고 흔들려고 하냐고? 90 00:04:23,160 --> 00:04:24,960 내가 언제 그랬니? 기가 막혀서… 91 00:04:25,040 --> 00:04:27,440 다들 신발 좀 가지런히 벗어 놓고 92 00:04:27,520 --> 00:04:29,880 외투랑 가방은 제자리에 걸어둘 수 없는 거야? 93 00:04:30,400 --> 00:04:32,400 엄마가 뭐라고 하든 난 갈 거야 94 00:04:32,480 --> 00:04:33,400 속 터져 95 00:04:33,480 --> 00:04:35,840 - 엄마, 아빠 따라오는 것도 싫어 - 누나 어디 가는 거야? 96 00:04:35,920 --> 00:04:39,640 만났다 하면 계속 싸우거나 아니면 아예 말을 안 하잖아 97 00:04:39,720 --> 00:04:42,440 괜히 분위기만 칙칙해져서 싫단 말이야 98 00:04:42,520 --> 00:04:44,880 - 그만 좀 해라 - 그러는 엄마나 그만 좀 해 99 00:04:46,720 --> 00:04:47,760 나 배고파 100 00:04:47,840 --> 00:04:49,800 저녁 먹고 나서 아빠랑 의논해 볼게 101 00:04:49,880 --> 00:04:50,960 오이 좀 먹어 102 00:04:51,040 --> 00:04:55,000 왜 지금 얘기하면 안 되는데? 마주 앉은 김에 해치워 버리지 103 00:04:55,960 --> 00:04:57,640 뭐가 문젠데 그래? 똑바로 말을 해 104 00:04:58,160 --> 00:04:59,520 지금은 때가 아니야 105 00:04:59,600 --> 00:05:01,080 때는 무슨 때야? 106 00:05:01,680 --> 00:05:03,840 혹시 폴댄스라는 게 못마땅해서 그러는 거야? 107 00:05:03,920 --> 00:05:08,520 그런 거라면 스포츠를 그런 음란한 눈으로 보는 사람이 변태 페도지 108 00:05:08,600 --> 00:05:10,800 - '페도'가 뭐야? - 엄마! 109 00:05:10,880 --> 00:05:13,840 안나, 아빠랑 의논한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110 00:05:13,920 --> 00:05:14,760 다 집어치워! 111 00:05:16,880 --> 00:05:18,360 이 파스타는 우웩이야! 112 00:05:18,440 --> 00:05:19,720 다 집어치워! 113 00:05:42,440 --> 00:05:43,840 - 당신한테 할 말이… - 이혼하자 114 00:05:49,560 --> 00:05:50,640 이혼하고 싶어 115 00:05:51,640 --> 00:05:53,240 이거 왜 안 켜지지? 116 00:06:01,320 --> 00:06:02,280 엄마! 117 00:06:02,360 --> 00:06:03,720 - 아니, 나는… - 그렇게 하자 118 00:06:07,400 --> 00:06:08,360 이렇게는 살 수가 없어 119 00:06:21,800 --> 00:06:23,240 엄마, 이거 안 켜진다고! 120 00:06:23,760 --> 00:06:24,840 이혼은 못 해주겠어 121 00:06:27,200 --> 00:06:28,040 지금은 안 돼 122 00:06:36,880 --> 00:06:37,840 어떤 게 안 켜지는데? 123 00:06:39,360 --> 00:06:40,880 - 엄마가 볼게 - 이게 안 돼, 이거 124 00:06:40,960 --> 00:06:42,720 그렇구나, 여길 한번 눌러볼까? 125 00:06:45,560 --> 00:06:46,760 봐라, 이제 되잖아 126 00:07:24,720 --> 00:07:27,360 "만네, 안나, 엄마, 아빠" 127 00:07:40,400 --> 00:07:41,240 엄마! 128 00:07:42,760 --> 00:07:45,760 '슈퍼-만네는 태어난 지 몇 달밖에 안 된 아기였지만' 129 00:07:45,840 --> 00:07:49,000 '다른 어떤 슈퍼 아기들보다 훨씬 많은 모험을 했어요' 130 00:07:53,840 --> 00:07:57,080 '그렇게 해서 마침내 슈퍼 가족이 완성됐답니다' 131 00:07:57,920 --> 00:08:01,400 '이제 세상에 있는 그 무엇도 그들을 막을 수 없어요' 132 00:08:11,560 --> 00:08:13,560 "졸업장" 133 00:08:19,640 --> 00:08:22,240 그렇기는 하지만 이미 결정된 거야 다 같이 가야 돼 134 00:08:22,320 --> 00:08:24,520 나를 벌주기로 아주 작정한 거지? 그럴 만도 해 135 00:08:24,600 --> 00:08:27,840 가족들이랑 자기 딸 응원하러 가는 게 당신한테는 벌인가 보네? 136 00:08:27,920 --> 00:08:31,120 아니, 10분 전까지만 해도 가기 싫다고 했던 건 당신이잖아 137 00:08:31,200 --> 00:08:32,120 지금은 가고 싶어 138 00:08:32,640 --> 00:08:34,159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하자고 하다가 139 00:08:34,679 --> 00:08:36,640 이혼하자는 사람도 있는데 나도 마음 바뀔 수도 있지 140 00:08:39,799 --> 00:08:43,720 내가 이혼하자고 하니까 갑자기 가고 싶어지기라도 한 건가? 141 00:08:43,799 --> 00:08:46,920 아니야, 이혼을 할 때 하더라도 함께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줘 142 00:08:47,000 --> 00:08:48,840 나는 지금도 충분히 함께하는 아빠니까… 143 00:08:48,920 --> 00:08:51,200 다행이네, 그럼 2주 후에 같이 가는 거야 144 00:09:03,400 --> 00:09:04,320 우리가 괜찮은 것 같아? 145 00:09:06,480 --> 00:09:08,760 당신 생각에는 우리 관계가 좋은 상태 같냐고? 146 00:09:11,280 --> 00:09:13,840 우리 차분하게 생각할 시간을 좀 가져보자 147 00:09:14,560 --> 00:09:18,000 그럼 당신도 우리가 갈라서는 게 맞다는 걸 깨닫게 될 테니까 148 00:09:19,160 --> 00:09:20,280 필요한 일이라는 걸 말이야 149 00:09:21,280 --> 00:09:22,600 아니, 아니야 150 00:09:27,840 --> 00:09:29,040 그럼 일단… 151 00:09:30,240 --> 00:09:32,920 같이 앉아서 찬찬히 의논부터 하는 게… 152 00:09:33,000 --> 00:09:35,640 아니, 이 상황에 의논 같은 게 왜 필요한데? 153 00:09:35,720 --> 00:09:39,160 당신한테는 의미 없는 경연일지 몰라도 안나한테는 중요하다고 154 00:09:39,240 --> 00:09:42,560 그래서 다 같이 가자는 건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한지 모르겠어 155 00:09:42,640 --> 00:09:43,480 아니, 그럼… 156 00:09:46,280 --> 00:09:48,680 그럼 나 빼고 애들이랑만 다녀와도 되잖아 157 00:09:48,760 --> 00:09:50,960 당신도 같이 가는 걸로 이미 결정했다니까 158 00:09:51,920 --> 00:09:55,320 이혼 얘기는 다녀온 다음에 마저 하는 걸로 하고 159 00:09:55,400 --> 00:09:59,520 지금은 그냥 아무 일도 없었던 척 행동해 줬으면 좋겠어 160 00:09:59,600 --> 00:10:01,320 평소랑 달라진 게 없는 것처럼 161 00:10:03,160 --> 00:10:05,840 제발 이러지 마, 이러지 말라고 162 00:10:05,920 --> 00:10:06,840 하나만 알려줄게 163 00:10:07,600 --> 00:10:11,200 우리가 이 사진에서처럼 온전한 가족으로 돌아간다면 164 00:10:12,480 --> 00:10:13,680 그때는 나를 떠나도 돼 165 00:10:14,840 --> 00:10:18,320 하지만 그때까지는 같이 있는 거야 당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166 00:10:24,080 --> 00:10:25,760 그 사람은 항상 그런 식이야 167 00:10:25,840 --> 00:10:29,200 주변 상황이든 사람이든 항상 자기 마음대로 통제하려고 해 168 00:10:29,760 --> 00:10:32,120 통제 욕구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니까 169 00:10:32,200 --> 00:10:35,080 도대체 무슨 의도로 그러는지 꿍꿍이를 모르겠어 170 00:10:35,600 --> 00:10:39,920 서로의 상처가 치유되고 나면 자유를 주기라도 하겠다는 얘긴가? 171 00:10:40,000 --> 00:10:42,520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온다고 172 00:10:42,600 --> 00:10:45,760 나한테 억지로 행복한 가정의 아빠인 척 연기하고 173 00:10:45,840 --> 00:10:48,320 자기를 사랑하는 남편인 척하라는 거야 174 00:10:48,400 --> 00:10:50,080 그러다가 자기 마음이 동하면 175 00:10:50,160 --> 00:10:53,040 어쩌면 언젠가 나를 놓아줄 수도 있다나 뭐라나? 176 00:10:53,120 --> 00:10:56,080 미안하지만 누구 마음대로 그래? 절대 안 되지 177 00:10:56,760 --> 00:10:59,000 - 구스타브, 이리 와봐 - 그래 178 00:10:59,080 --> 00:11:00,800 - 이리 와서 앉아봐 - 알았어 179 00:11:01,840 --> 00:11:02,680 여기 앉아 180 00:11:04,440 --> 00:11:06,400 - 아이고야 - 그래 181 00:11:07,200 --> 00:11:08,120 젠장 182 00:11:09,360 --> 00:11:10,320 화부터 가라앉혀 183 00:11:13,160 --> 00:11:16,680 - 애들을 위해서 그러는 걸 거야 - 그런 게 아니라니까 184 00:11:16,760 --> 00:11:19,200 우리 애들이 다른 집 애들보다 딱히 힘들 건 없어 185 00:11:19,800 --> 00:11:20,640 그럴까? 186 00:11:21,600 --> 00:11:24,360 - 당신은 걔들이 어떤지 모르잖아 - 나야 물론 모르지 187 00:11:25,680 --> 00:11:26,520 그럼 당신은 어떤데? 188 00:11:27,880 --> 00:11:30,320 - 뭐라고? - 다른 뜻이 아니라, 내 말은… 189 00:11:31,640 --> 00:11:33,560 뭔가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야 190 00:11:34,440 --> 00:11:36,680 어쩌면 최근에 당신이 애들한테 조금 소홀해서 191 00:11:36,760 --> 00:11:39,760 애들이 아빠를 찾는다거나 그런 걸 수도 있잖아 192 00:11:41,760 --> 00:11:43,680 그래도 지금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야 193 00:11:44,280 --> 00:11:45,320 맞는 것 같은데 194 00:11:48,920 --> 00:11:50,600 당신을 돕고 싶어서 하는 말이야 195 00:11:50,680 --> 00:11:52,280 - 나도 알아 - 그래 196 00:11:52,920 --> 00:11:55,000 당신은 정말 현명하고 친절해 고마워 197 00:12:00,080 --> 00:12:04,040 그런데 내가 이 와중에 제일 견디기 힘든 게 뭔지 알아? 198 00:12:04,120 --> 00:12:07,640 당신한테 이따위로 한심한 내 모습을 보여줬다는 사실이야 199 00:12:07,720 --> 00:12:08,800 그 부분은 동의해 200 00:12:09,320 --> 00:12:11,880 당신 진짜 한심하긴 한데 그게 또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 201 00:12:12,720 --> 00:12:14,800 - 귀여워 죽겠다니까 - 그건 좀… 202 00:12:14,880 --> 00:12:16,840 귀여우면서도 짠하다 이거야? 203 00:12:16,920 --> 00:12:18,400 스타일 구겨지네! 204 00:12:18,480 --> 00:12:20,920 이런 상황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거라고 205 00:12:21,000 --> 00:12:22,680 이렇게까지 할 일이 전혀 아닌데 206 00:12:22,760 --> 00:12:27,840 왜 쓸데없이 트라우마만 남기는 과정으로 끌고 가야 하느냔 말이야 207 00:12:28,560 --> 00:12:29,760 그런데 내 생각에는… 208 00:12:33,640 --> 00:12:35,000 그건 자기의 과민반응 같아 209 00:12:36,000 --> 00:12:36,840 알겠지? 210 00:12:36,920 --> 00:12:39,600 기껏해야 2주 정도 가족 여행 다녀오는 거잖아 211 00:12:40,800 --> 00:12:44,040 당신 아내 쪽에서 바라는 건 마무리를 좋게 하자는 것뿐이야 212 00:12:44,120 --> 00:12:45,640 그럼 바라는 대로 해줘 213 00:12:45,720 --> 00:12:46,560 알았어 214 00:12:47,440 --> 00:12:49,800 그러고 나면 우리는 평생을 함께할 수 있어 215 00:12:51,000 --> 00:12:51,840 알았지? 216 00:13:06,920 --> 00:13:09,000 - 엄마가 좀 도와줄까? - 아니, 괜찮아 217 00:13:09,080 --> 00:13:11,840 - 드라이버는 기내 수하물 아니다 - 그 정도는 알아 218 00:13:11,920 --> 00:13:14,040 - 이건 어디에 넣을까? - 이 가방에 넣어 219 00:13:16,520 --> 00:13:18,160 좋아, 됐다 220 00:13:18,240 --> 00:13:19,440 내 핫팬츠는 어디 있어? 221 00:13:19,960 --> 00:13:21,280 내가 가서 가져올게 222 00:13:24,840 --> 00:13:26,120 이 칼은 집에 두고 가는 거다 223 00:13:28,840 --> 00:13:30,280 핫팬츠라… 224 00:13:38,160 --> 00:13:39,200 "많이 보고 싶을 거야" 225 00:13:39,280 --> 00:13:40,840 "나도 보고 싶을 거야 조심해서 다녀와" 226 00:13:40,920 --> 00:13:41,920 뛰어다니면 안 돼 227 00:13:42,000 --> 00:13:43,880 - 그거 주머니에서 꺼내 - 나도 알아 228 00:13:43,960 --> 00:13:44,800 만네! 229 00:13:44,880 --> 00:13:47,240 - 그건 박스에 담고… - 나도 안다니까! 그만 좀 해 230 00:13:47,320 --> 00:13:49,200 아들, 이리 와야지 231 00:13:49,280 --> 00:13:52,080 이쪽으로 가자, 우리 아들 이제 엄마랑… 232 00:13:52,160 --> 00:13:53,160 싫어! 233 00:13:53,240 --> 00:13:55,640 우리 때문에 다른 분들이 기다리시면 안 되잖아 234 00:13:56,160 --> 00:13:58,280 빨리 안 가면 비행기 놓칠지도 몰라 235 00:13:58,360 --> 00:14:00,520 스코네에는 가기 싫단 말이야! 236 00:14:00,600 --> 00:14:02,520 어떡하지, 엄마는 가고 싶은데 237 00:14:04,880 --> 00:14:05,720 또 뭔데? 238 00:14:09,280 --> 00:14:10,760 주머니에 뭐가 들어 있죠? 239 00:14:12,840 --> 00:14:14,560 잠깐만요 저도 그거 하나만 주세요 240 00:14:17,080 --> 00:14:18,040 옆으로 가실까요? 241 00:14:20,000 --> 00:14:22,720 당신이 안나 가방 좀 벨트에서 내려줄래? 242 00:14:24,240 --> 00:14:25,560 그래, 그거 맞아, 고마워 243 00:14:26,240 --> 00:14:28,000 한눈팔지 말고 잘 지켜야 돼 244 00:14:28,080 --> 00:14:29,320 한눈 같은 거 안 팔아 245 00:14:30,240 --> 00:14:31,480 - 이리 와, 아들 - 싫어 246 00:14:31,560 --> 00:14:33,040 엄마랑 같이 가야지 247 00:14:34,600 --> 00:14:35,520 좋았어 248 00:14:35,600 --> 00:14:36,600 됐다 249 00:14:37,120 --> 00:14:37,960 승객님 건가요? 250 00:14:38,480 --> 00:14:40,600 그건 다섯 살짜리 제 아들 가방이에요 251 00:14:41,160 --> 00:14:43,080 아이가 금지 물품이라도 갖고 있나요? 252 00:14:43,880 --> 00:14:45,360 - 아… - 내 총이에요! 253 00:14:46,640 --> 00:14:47,560 그건 물총이잖아요 254 00:14:47,640 --> 00:14:50,280 아이가 물이나 뿌리며 노는 장난감인걸요 255 00:14:50,360 --> 00:14:51,920 그럼 이건 무슨 장난감이죠? 256 00:14:54,000 --> 00:14:56,400 글쎄요, 그게 왜 거기 있을까요? 257 00:14:56,480 --> 00:14:59,560 - 아빠 칼이에요, 엄청 비싸요 - 어린애가 뭘 알겠어요? 258 00:15:00,400 --> 00:15:01,640 이건 가져가실 수 없습니다 259 00:15:01,720 --> 00:15:04,560 엄마, 폴댄스 할 때 쓰는 장비라고 설명 좀 해줘 260 00:15:07,880 --> 00:15:11,840 그러면 안 돼, 얌전히 있어야지 우리 아들, 가만히 앉아 있자 261 00:15:11,920 --> 00:15:13,040 안녕하세요 262 00:15:13,120 --> 00:15:17,440 어디 보자… 이거 하나랑 레드와인 한 잔 부탁해요 263 00:15:18,960 --> 00:15:19,920 너는 뭐 먹을래? 264 00:15:21,560 --> 00:15:22,400 안 먹어 265 00:15:23,000 --> 00:15:23,840 안 돼, 제발… 266 00:15:24,680 --> 00:15:25,520 얼른 앉아 267 00:15:25,600 --> 00:15:28,040 계속 이러면 다른 분들이 불편해하실 거야 268 00:15:29,040 --> 00:15:31,120 아들, 가만히 앉아 있자 269 00:15:35,040 --> 00:15:36,600 이거라도 좀 먹어봐 270 00:15:36,680 --> 00:15:38,000 안 먹는다고 말했잖아 271 00:15:38,960 --> 00:15:42,400 그래, 그건 알지만 꽤 맛있을지도 모르니까 272 00:15:42,480 --> 00:15:44,160 만네, 만네, 만네, 만네… 273 00:15:45,760 --> 00:15:48,800 아들, 엄마 말 들어야지 이제 자리에 좀 앉아 274 00:15:48,880 --> 00:15:52,120 그 버튼 누르는 거 아니야 그거 누르면 승무원님 오시는데 275 00:15:52,200 --> 00:15:53,720 우린 지금 부탁할 게 없잖아 276 00:15:54,240 --> 00:15:57,600 빵, 빵, 빵, 빵 빵, 빵… 277 00:15:58,400 --> 00:15:59,240 내 총알을 받아라! 278 00:15:59,320 --> 00:16:00,880 혼자 애 키우기 너무 힘드시죠? 279 00:16:01,640 --> 00:16:02,880 빵, 빵, 빵 280 00:16:02,960 --> 00:16:05,720 - 이제 총 그만 쏘고 앉아 - 빵, 빵, 빵 281 00:16:06,320 --> 00:16:07,440 빵, 빵! 282 00:16:09,400 --> 00:16:10,440 빵, 빵! 283 00:16:15,000 --> 00:16:16,960 이 쥐방울만한 게! 그만 좀 까불어! 284 00:16:17,600 --> 00:16:18,760 엄마한테 와 285 00:16:19,400 --> 00:16:23,720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의 편안하고 안전한 여행을… 286 00:16:23,800 --> 00:16:24,640 가만있어 287 00:16:33,760 --> 00:16:34,600 안 돼! 288 00:16:42,600 --> 00:16:43,440 고맙다, 딸 289 00:16:44,400 --> 00:16:45,240 그래 290 00:16:46,080 --> 00:16:47,000 어디 보자… 291 00:16:47,760 --> 00:16:48,960 이것도 우리 짐이네 292 00:16:49,840 --> 00:16:50,880 얘들아! 293 00:16:51,800 --> 00:16:53,240 - 안녕하세요! - 안녕! 294 00:16:53,320 --> 00:16:54,400 할머니 오셨어! 295 00:16:57,080 --> 00:16:59,040 멋진 우리 가족! 296 00:16:59,120 --> 00:17:01,600 전화해 줘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스텔라 297 00:17:01,680 --> 00:17:03,560 - 잘 지내시죠? - 물론이지 298 00:17:03,640 --> 00:17:05,960 - 네, 저기… - 귀여운 내 새끼! 299 00:17:08,160 --> 00:17:10,040 이렇게 온 가족이 다 와주다니! 300 00:17:10,960 --> 00:17:13,960 이 가면 뒤에 숨은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301 00:17:14,040 --> 00:17:16,119 다른 사람이 함부로 벗기면 애가 싫어해요 302 00:17:16,200 --> 00:17:19,440 그래, 그럴 만도 하지 이렇게 멋진 가면이니까 303 00:17:21,200 --> 00:17:23,440 - 다 함께 할머니 집으로 갈까? - 그래요 304 00:17:23,520 --> 00:17:25,359 - 가서 편안히 쉬어야지 - 네 305 00:17:25,440 --> 00:17:27,280 내가 사슴 고기 스튜도 만들어 놨다 306 00:17:27,359 --> 00:17:28,240 저는 고기 안 먹어요 307 00:17:29,320 --> 00:17:30,440 잘게 썬 거라서 괜찮아 308 00:17:31,080 --> 00:17:34,600 당신 어머니야, 여기까지 와서 들르지도 않는 건 예의가 아니지 309 00:17:34,680 --> 00:17:36,480 그냥 말을 안 했으면 간단했을 텐데? 310 00:17:37,600 --> 00:17:38,800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311 00:17:39,320 --> 00:17:40,760 이번에는 그렇게 안 됐잖아 312 00:17:41,320 --> 00:17:42,400 얼른 와! 313 00:17:42,480 --> 00:17:44,720 아릴드가 너희 보고 싶다고 얼마나 성화였는데 314 00:17:49,400 --> 00:17:50,240 이리 와 315 00:17:50,840 --> 00:17:51,680 살아 있는 거야? 316 00:17:52,240 --> 00:17:54,440 당연히 살아 계시지, 그만 가자 317 00:17:56,360 --> 00:17:57,200 그래 318 00:17:58,240 --> 00:18:00,880 손님용 오두막에다 너희 잠자리를 마련해 뒀어 319 00:18:01,600 --> 00:18:02,520 조금 썰렁하니까 320 00:18:02,600 --> 00:18:06,080 잠자기 1시간 전쯤에 미리 불을 피워 두는 게 좋을 거야 321 00:18:06,720 --> 00:18:09,000 오두막이 훈훈해지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니까 322 00:18:10,600 --> 00:18:11,840 그래, 불은 내가 피울게 323 00:18:12,680 --> 00:18:15,480 - 말로는 백번도 피우겠지 - 네 눈으로 직접 보게 될 거야 324 00:18:15,560 --> 00:18:16,760 과연 그럴까? 325 00:18:16,840 --> 00:18:19,880 -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 - 내가 하겠다고 얘기했잖아 326 00:18:20,960 --> 00:18:23,480 왜 안나가 경연에 나간다고 진작 말 안 했니? 327 00:18:23,560 --> 00:18:25,880 나도 얘가 스트립쇼 하는 거 보고 싶었는데 328 00:18:25,960 --> 00:18:27,440 그거 스트립쇼 아니거든요? 329 00:18:27,520 --> 00:18:29,280 할머니는 편견 같은 거 없어 330 00:18:29,360 --> 00:18:32,920 폴댄스를 스트립쇼라고 하시는 게 이미 편견이라는 뜻일 거예요 331 00:18:33,000 --> 00:18:34,000 자, 이거 먹어봐라 332 00:18:34,080 --> 00:18:36,320 만네는 글루텐을 소화 못 시켜요 어쨌든 감사해요 333 00:18:36,960 --> 00:18:39,520 나 참, 다들 뭐 이리 예민한지 모르겠네 334 00:18:39,600 --> 00:18:42,840 만네는 셀리악병 진단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335 00:18:42,920 --> 00:18:45,080 한마디로 빵을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뜻이에요 336 00:18:45,160 --> 00:18:49,120 빵을 아예 못 먹는다는 뜻이지 그게 글루텐 불내증이니까 337 00:18:49,200 --> 00:18:50,360 당신 말이 맞아 338 00:18:50,440 --> 00:18:52,920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고 다 웃기는 소리 아니니? 339 00:18:53,000 --> 00:18:54,720 엄마, 가만히 좀 계세요 340 00:18:55,600 --> 00:18:57,960 내 집에서 내 입 가지고 말도 못 한다니? 341 00:18:59,240 --> 00:19:00,960 옛날에 너 어릴 적에만 해도 342 00:19:01,040 --> 00:19:04,680 애들한테 빵 한 쪽 먹이는 거 가지고 호들갑 떨지 않았어 343 00:19:05,480 --> 00:19:06,800 그러지 말고 조금만 먹어봐 344 00:19:06,880 --> 00:19:09,560 안 돼요, 조금만 먹어도 배앓이랑 설사를 심하게 해요 345 00:19:09,640 --> 00:19:11,720 다른 음식은 하나도 안 만들었는데 346 00:19:11,800 --> 00:19:13,280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347 00:19:13,360 --> 00:19:16,520 아이한테 먹일 음식은 제가 항상 따로 싸 갖고 다니거든요 348 00:19:16,600 --> 00:19:18,960 '우리'가요, 우리가 항상 따로 싸 갖고 다니죠 349 00:19:19,040 --> 00:19:22,120 요즘은 부모가 애들 버릇을 이상하게 들여놓는다니까 350 00:19:22,200 --> 00:19:23,280 그냥 식사나 하세요 351 00:19:23,360 --> 00:19:26,800 아니, 말 나온 김에 얘기나 해보자 나는 참 안타까워, 구스타브 352 00:19:26,880 --> 00:19:30,520 너는 하나밖에 없는 엄마랑 관계를 개선할 생각이 전혀 없니? 353 00:19:30,600 --> 00:19:32,040 - 왜 쳐다보는데? - 아니다 354 00:19:32,800 --> 00:19:34,440 - 그러는 엄마는 어떤데요? - 어? 355 00:19:34,520 --> 00:19:36,960 나랑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기나 해요? 356 00:19:37,880 --> 00:19:40,320 - 나 좀 나갈게 - 내가 진짜 궁금해서 그래요 357 00:19:40,400 --> 00:19:43,360 나랑 잘 지내보려고 본인이 노력했다고 생각해요? 358 00:19:43,440 --> 00:19:44,880 나하고 거리를 둔 건 너였어 359 00:19:44,960 --> 00:19:46,720 아빠, 불 피우러 간다고 안 했어? 360 00:19:46,800 --> 00:19:47,960 이 자리에서 할 말 다 하죠 361 00:19:48,040 --> 00:19:51,000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게 그렇게 소원이면 362 00:19:51,080 --> 00:19:53,120 그렇게 하세요, 안 말리니까 363 00:19:53,200 --> 00:19:55,400 애들한테 최고의 할머니가 돼주시라고요 364 00:19:56,000 --> 00:19:57,760 근데 본인이 원해서 하셔야 돼요 365 00:19:57,840 --> 00:19:59,360 아빠, 내가 말하잖아, 안 들려? 366 00:19:59,880 --> 00:20:02,960 내가 엄마한테 연락 잘 안 한다고 그런 걸 빌미로 367 00:20:03,040 --> 00:20:05,880 잔소리 늘어놓을 생각은 하지 말란 얘기예요 368 00:20:06,800 --> 00:20:10,240 그렇다고 해서 엄마가 가족의 일원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니까요 369 00:20:10,320 --> 00:20:12,600 - 그냥 연락만 뜸하게 하겠단 거죠 - 아빠? 370 00:20:12,680 --> 00:20:14,400 "카롤린스카 대학병원" 371 00:20:14,920 --> 00:20:16,920 이제 장작이나 패러 가야겠어요 372 00:20:17,000 --> 00:20:20,480 내 딸이 오두막에서 오들오들 떨다 얼어 죽으면 곤란하니까요 373 00:20:27,040 --> 00:20:28,040 이런 제기랄 374 00:20:38,520 --> 00:20:39,360 염병할! 375 00:20:40,320 --> 00:20:41,160 젠장! 376 00:21:10,400 --> 00:21:11,240 이리 와 377 00:21:15,680 --> 00:21:16,800 괜찮아질 거야 378 00:21:42,320 --> 00:21:43,360 겁나 추워 379 00:21:44,360 --> 00:21:45,920 조금 지나면 따뜻해질 거야 380 00:21:50,760 --> 00:21:52,400 내일은 호텔로 옮길 거야 381 00:22:13,520 --> 00:22:14,880 그 안에 있는 거 알아요 382 00:22:15,720 --> 00:22:17,760 내 말이 들리면 눈을 깜빡이세요 383 00:22:19,960 --> 00:22:20,920 잘 있다가 갑니다 384 00:22:22,240 --> 00:22:23,120 감사했어요 385 00:22:28,560 --> 00:22:30,000 같이 지내기 까다로운 녀석인 거 알아 386 00:22:30,800 --> 00:22:33,160 - 그래도 네가 있어서 다행이다 - 네… 387 00:22:34,640 --> 00:22:36,280 너희 둘은 괜찮은 거지? 388 00:22:39,120 --> 00:22:40,120 그렇다면 다행이고 389 00:22:41,040 --> 00:22:42,880 저 녀석한테는 네가 꼭 필요해 390 00:22:44,320 --> 00:22:45,680 - 어머님도 필요해요 - 그래 391 00:22:46,560 --> 00:22:47,960 그걸 본인만 모르죠 392 00:22:52,400 --> 00:22:53,240 조심해서 가고 393 00:22:55,240 --> 00:22:56,080 갈게요 394 00:22:56,160 --> 00:22:59,560 하지 마, 그렇게 막 누르면 못써 이제 그만 가야지 395 00:23:00,080 --> 00:23:03,240 엄마, 아릴드 할아버지한테 마법이 있는 것 같아 396 00:23:04,080 --> 00:23:06,280 엄마도 그렇게 생각해 그럼 이제 진짜 갈까? 397 00:23:06,360 --> 00:23:08,040 그냥 여기 있으면 안 되는 거야? 398 00:23:08,640 --> 00:23:10,480 다음에 또 놀러 오려무나, 아가 399 00:23:11,600 --> 00:23:14,320 오늘은 할머니가 할 일이 좀 많아서 말이야 400 00:23:15,240 --> 00:23:16,600 난 그냥 여기 있고 싶어! 401 00:23:16,680 --> 00:23:18,400 알아, 엄마도 그건 잘 아는데 402 00:23:18,480 --> 00:23:22,400 누나 경연 장소랑 엄청 가까운 호텔이라서 거기 있는 게 편해 403 00:23:22,480 --> 00:23:24,040 얼른 차에 타자 404 00:23:24,560 --> 00:23:25,400 그래 405 00:23:27,800 --> 00:23:29,240 안전벨트부터 매야지 406 00:23:56,400 --> 00:23:59,840 듣기로는 호텔이 경연 장소랑 가깝다고 하던데요 407 00:24:01,320 --> 00:24:04,920 워낙 작은 동네다 보니까 어디를 가든 그렇게 멀지 않답니다 408 00:24:05,800 --> 00:24:09,400 올해는 이렇게 중년 참가자들도 계셔서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409 00:24:09,480 --> 00:24:11,160 제가 참가하는 거면 좋겠지만… 410 00:24:11,240 --> 00:24:13,040 - 열쇠 드릴게요 - 그래요 411 00:24:13,120 --> 00:24:15,320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다고 하셨죠? 412 00:24:15,400 --> 00:24:17,320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랄까요? 413 00:24:17,960 --> 00:24:19,480 조금 멀리 엎어져야겠지만요 414 00:24:21,360 --> 00:24:22,720 차에 기름 좀 넣고 싶은데요 415 00:24:22,800 --> 00:24:24,560 아빠, 나 이거 사줘! 416 00:24:24,640 --> 00:24:25,840 원래 그런 거 안 가지고 놀잖아 417 00:24:25,920 --> 00:24:29,040 나 맨날 인형 가지고 놀아 얜 '고르고르'라고 부를 거야 418 00:24:29,120 --> 00:24:31,840 - 안 사줄 거니까 도로 갖다 놔라 - 싫어 419 00:24:31,920 --> 00:24:33,520 그렇게 떼써봐야 소용없어 420 00:24:33,600 --> 00:24:36,280 - 이제 나가서 주유하셔도 돼요 - 네, 고마워요 421 00:24:36,360 --> 00:24:38,520 마침 전화가 오네, 그래 422 00:24:39,400 --> 00:24:40,240 아빠! 423 00:24:40,320 --> 00:24:42,160 어쩌자는 거야? 여기서 기다리라고? 424 00:24:42,240 --> 00:24:43,480 그래, 여기서 기다려 425 00:24:43,560 --> 00:24:46,400 여기서 각자 잡지 하나씩 골라봐 금방 돌아올게 426 00:24:46,480 --> 00:24:49,320 잡지는 필요 없어, 고르고르 사줘 427 00:24:49,400 --> 00:24:52,560 맙소사, 그거 사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428 00:24:52,640 --> 00:24:54,040 너는 동생 잘 지켜보고 429 00:25:12,160 --> 00:25:14,000 그거 우리 엄마가 그린 거야 430 00:25:15,200 --> 00:25:16,200 그 엽서들 말이야 431 00:25:17,040 --> 00:25:20,280 엄마가 심심할 때마다 종이에 끄적이던 낙서들이거든 432 00:25:21,240 --> 00:25:23,600 그걸 아빠가 팔아도 되겠다면서 인쇄를 해버린 거지 433 00:25:24,440 --> 00:25:25,560 아빠 눈에는 예뻤나 봐 434 00:25:26,680 --> 00:25:27,920 나는 잘 모르겠지만 435 00:25:28,000 --> 00:25:30,240 누나, 이거 봐 엄마가 잡지에 나왔어 436 00:25:30,320 --> 00:25:32,680 무슨 소리야… 그런 거 아니야 437 00:25:32,760 --> 00:25:33,600 도로 갖다 놔 438 00:25:35,120 --> 00:25:37,440 왜 저러나 몰라, 애가 조금 이상해 439 00:25:41,720 --> 00:25:42,560 엄마가 섹시한가 보네 440 00:25:46,400 --> 00:25:49,680 생각했던 것보다 만만치 않은 상대였지만 나도 굽히지 않았어 441 00:25:49,760 --> 00:25:51,360 - 그랬구나 - 당신이 말한 대로더라고 442 00:25:52,520 --> 00:25:54,640 그래서 결국 내가 원하는 걸 얻어냈지 443 00:25:54,720 --> 00:25:55,560 대단하네 444 00:25:57,400 --> 00:25:59,360 - 벌써 보고 싶어 - 나도 보고 싶어 445 00:26:00,440 --> 00:26:02,160 - 그럼 또 통화해, 안녕 - 안녕 446 00:26:05,600 --> 00:26:06,960 "최근 통화" 447 00:26:18,520 --> 00:26:20,000 여기서 10분밖에 안 걸린대 448 00:26:20,080 --> 00:26:20,920 알았어 449 00:26:21,920 --> 00:26:23,360 그 정도 거리면 나쁘지 않네 450 00:26:24,560 --> 00:26:26,360 그럼 들어가서 계산 좀 할게 451 00:26:29,040 --> 00:26:29,880 그 여자는 누구야? 452 00:26:41,240 --> 00:26:42,240 그냥 직장 동료 453 00:26:48,480 --> 00:26:50,160 이번 여행에는 동료까지 데려가진 말자 454 00:26:53,480 --> 00:26:54,320 그래 455 00:27:21,520 --> 00:27:22,360 여기요 456 00:27:29,400 --> 00:27:30,440 만네! 457 00:27:31,400 --> 00:27:32,440 만네! 458 00:27:32,520 --> 00:27:34,160 - 네 동생 어디 갔냐? - 아들? 459 00:27:35,760 --> 00:27:37,760 겨우 1분 정도 자리 비운 거야 460 00:27:37,840 --> 00:27:40,840 다 큰 애들인데 그 정도도 못 하는 건 말이 안 되지 461 00:27:40,920 --> 00:27:42,520 - 맞는 얘기야 - 그래 462 00:27:42,600 --> 00:27:43,440 이제 갈까? 463 00:27:44,560 --> 00:27:45,840 아니, 이리 와봐 464 00:27:47,680 --> 00:27:48,960 이렇게 사람 미치게 할 거야? 465 00:27:49,560 --> 00:27:51,840 당신 지금 나한테 엄청 빡쳐 있잖아 466 00:27:52,640 --> 00:27:55,880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차라리 화를 내라고 467 00:27:56,840 --> 00:27:58,040 소리라도 빽빽 지를까? 468 00:27:58,120 --> 00:28:00,840 그냥 정상적인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하란 얘기야 469 00:28:00,920 --> 00:28:03,800 지금 이런 반응 보이는 거나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은 470 00:28:03,880 --> 00:28:04,880 정상적인 게 아니라고 471 00:28:05,400 --> 00:28:07,160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무서워 472 00:28:07,240 --> 00:28:11,200 내가 조금 아까 여기서 몰래 다른 여자랑 통화하는 거 473 00:28:11,720 --> 00:28:13,840 당신도 분명히 봤을 거 아니야 474 00:28:13,920 --> 00:28:16,560 그런데 어떻게 얼굴색 하나 안 변하냐고! 475 00:28:16,640 --> 00:28:19,240 솔직하게 말해봐 지금 어떤 심정이야? 476 00:28:19,320 --> 00:28:20,480 그게 정말 궁금해? 477 00:28:20,560 --> 00:28:22,080 그래, 진짜 궁금해 죽겠어 478 00:28:22,720 --> 00:28:23,880 - 알았어 - 진작 그럴 것이지 479 00:28:26,000 --> 00:28:28,200 나는 당신이란 사람이 지긋지긋해 480 00:28:29,520 --> 00:28:32,160 모든 일 처리를 나 혼자 하는 것도 진절머리 나 481 00:28:33,040 --> 00:28:35,160 당신은 도와주는 법이 없으니까 482 00:28:35,240 --> 00:28:38,320 이것저것 예약하고 짐 가방 나르고 애들 재우는 것까지 483 00:28:38,400 --> 00:28:39,920 당신은 아예 할 줄도 모르지 484 00:28:40,000 --> 00:28:45,200 아빠와 남편으로서의 책임 따위는 포기한 사람처럼 보일 정도야 485 00:28:46,040 --> 00:28:48,400 1950년대에서 온 남자랑 사는 느낌이라는 건가? 486 00:28:48,480 --> 00:28:51,360 - 잘 아네, 그런 느낌이야 - 그렇구나, 이해가 확 됐어 487 00:28:51,440 --> 00:28:53,200 그런데 미안한 말이지만 488 00:28:53,280 --> 00:28:56,120 나는 아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야 489 00:28:56,200 --> 00:28:57,600 당신이 무슨 책임감이 강해! 490 00:28:57,680 --> 00:29:00,520 몇 분만 애들 좀 봐달라고 부탁했는데, 어떻게 됐는지 보라고 491 00:29:00,600 --> 00:29:03,400 차에 기름 넣고 있었을 뿐이야 곧 스트립쇼 보러 가야 하니까 492 00:29:03,480 --> 00:29:05,960 다섯 살짜리 아들이 혼자 도랑에 앉아서 493 00:29:06,040 --> 00:29:07,400 포르노 잡지를 보고 있었어 494 00:29:08,920 --> 00:29:11,440 당신은 몇 분 동안 자기 애들 돌보는 것도 못 해서 495 00:29:11,520 --> 00:29:13,000 그새 애인이랑 통화하기 바빴지 496 00:29:13,080 --> 00:29:15,280 나는 그게 너무 무서워, 구스타브 497 00:29:16,200 --> 00:29:19,240 그런 사람이 어떻게 애들을 혼자 돌볼 수 있을까 싶어서 498 00:29:19,320 --> 00:29:20,680 그런다고 세상 끝나지 않아 499 00:29:20,760 --> 00:29:24,480 겨우 1분 동안 포르노에 노출된 거야, 겨우 1분이라고! 500 00:29:24,560 --> 00:29:26,760 당신은 1분만 자리를 비웠던 게 아니잖아 501 00:29:27,840 --> 00:29:29,200 당신은 항상 옆에 없어 502 00:29:29,720 --> 00:29:31,800 그게 제일 큰 문제라고 진짜로 같이 있는 게 아니야 503 00:29:31,880 --> 00:29:34,680 나 지금 여기 서 있잖아 나는 항상 같이 있어 504 00:29:34,760 --> 00:29:37,080 - 날 투명 인간처럼 취급하지나 마 - 그만해 505 00:29:37,160 --> 00:29:40,680 내 키가 2m인데도 당신은 항상 내 머리 꼭대기에서만 놀고 506 00:29:40,760 --> 00:29:42,480 애들은 내 말에는 대꾸조차 안 해 507 00:29:42,560 --> 00:29:44,680 그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어? 508 00:29:44,760 --> 00:29:46,280 - 그 이유야 당신이 잘 알겠지 - 맞아 509 00:29:46,360 --> 00:29:49,800 당신은 같이 있어도 몸만 와 있고 정신은 완전히 딴 데 가 있어 510 00:29:49,880 --> 00:29:53,400 건성으로 와 있으니까 애들도 알지 걔들 당신 자식이거든 511 00:29:54,440 --> 00:29:56,840 아빠가 자기들을 안 보는 거 애들도 눈치챈다고 512 00:29:57,480 --> 00:29:59,320 당신이 내 말 안 듣는 것도 마찬가지고 513 00:30:02,160 --> 00:30:04,440 - 당신 내 말 안 듣잖아! - 안 듣긴 누가… 514 00:30:04,520 --> 00:30:05,960 - 당신… - 뭐? 515 00:30:06,040 --> 00:30:08,000 - 내가 언제… - 당신은 누구 말도 안 들어! 516 00:30:08,080 --> 00:30:10,920 이거 왜 이래, 남의 말 듣는 걸로 먹고사는 사람한테! 517 00:30:11,000 --> 00:30:14,120 난 밤낮으로 사람들 말을 듣는다고 집에서라도 좀 쉬면 안 돼? 518 00:30:14,720 --> 00:30:17,200 - 나랑 이혼하고 싶다고 했지? - 그래, 맞아 519 00:30:17,280 --> 00:30:20,080 그건 상관없는데 애들하고까지 헤어질 건 아니잖아 520 00:30:21,520 --> 00:30:24,440 여기까지 온 것도 애들 때문이니까 제발 부탁 좀 할게 521 00:30:24,520 --> 00:30:26,000 우리가 여기까지 온 건 522 00:30:26,080 --> 00:30:29,200 열여섯 살짜리 딸의 스트립쇼를 보기 위해서지 523 00:30:29,280 --> 00:30:30,800 그거 폴댄스라니까! 524 00:30:30,880 --> 00:30:32,720 그런데 걔는 우리가 따라온 걸 싫어해 525 00:30:32,800 --> 00:30:36,440 하지만 나는 왔지 왜냐하면 당신 말을 들었기 때문에 526 00:30:36,520 --> 00:30:39,280 애초에 우리가 여기 온 거 자체가 막장이었다고 봐 527 00:30:39,360 --> 00:30:41,240 처음부터 끝까지 그래 528 00:30:41,320 --> 00:30:43,040 그러니까 나한테 이 이상은 요구하지 마 529 00:30:43,120 --> 00:30:44,400 아니, 요구해야겠는데 530 00:30:44,480 --> 00:30:46,720 제발 온전히 우리랑 같이 있어줘 531 00:30:46,800 --> 00:30:49,160 몸만 와 있지 말고 정신까지 온전히! 532 00:30:50,600 --> 00:30:51,800 내가 바라는 건 하나야 533 00:30:53,240 --> 00:30:56,920 며칠만이라도 가족을 우선해 줘 무리한 요구는 아닌 것 같은데 534 00:30:58,480 --> 00:31:00,440 당신은 정말 악랄하고 지독해 535 00:31:00,520 --> 00:31:02,880 아니, 내가 지금 어떤 심정인지 말해달라며 536 00:31:02,960 --> 00:31:04,080 어떤 심정인지 알아? 537 00:31:04,680 --> 00:31:06,360 당신 엄마가 그러는 이유를 알겠어 538 00:31:06,440 --> 00:31:07,320 이렇게 나오신다? 539 00:31:08,160 --> 00:31:11,360 사람들이랑 잘 지내려고 노력해 봐 외톨이로 늙기 싫으면 540 00:31:11,440 --> 00:31:13,680 지금 내 인간관계까지 걱정해 주는 거야? 541 00:31:15,720 --> 00:31:18,080 - 나 참, 황당해서 - 휴대폰이나 좀 꺼줄래? 542 00:31:18,160 --> 00:31:20,680 - 그건 안 되겠는데? - 줘봐, 내가 도와줄게 543 00:31:20,760 --> 00:31:23,400 -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야? - 왜 남의 폰을 달래? 544 00:31:23,480 --> 00:31:24,720 왜 이렇게 고집부려? 545 00:31:24,800 --> 00:31:26,360 엄마 화났다 546 00:31:27,640 --> 00:31:28,680 이거 놔! 547 00:31:30,840 --> 00:31:32,720 폰 내놔, 폰 내놓으라고! 548 00:31:32,800 --> 00:31:34,400 이거 달라고? 여기 있어 549 00:31:37,720 --> 00:31:38,560 무슨 짓이야! 550 00:31:39,200 --> 00:31:40,120 이제 가져가 551 00:31:40,200 --> 00:31:42,600 이제 아빠가 화났다 552 00:31:44,480 --> 00:31:46,440 당신 이러는 거 정상 아니야 553 00:31:47,600 --> 00:31:48,960 이거 병적인 거라고 554 00:31:53,680 --> 00:31:56,840 그러는 당신은 뭔지 알아? 천하의 이기적인 새끼야 555 00:31:58,240 --> 00:32:00,520 당신 인생에서 내가 사라지더라도 556 00:32:00,600 --> 00:32:02,800 여전히 애들 아빠라는 건 잊어선 안 된다고 557 00:32:03,800 --> 00:32:06,160 그때 되면 내가 당신 실수 수습도 못 해줘 558 00:32:07,640 --> 00:32:08,960 애들이 행복해하는 일이라면 559 00:32:09,040 --> 00:32:12,400 멀리 스코네까지 와서 스트립쇼보다 더한 걸 봐야 한대도 560 00:32:12,480 --> 00:32:13,520 해줘야 하는 거야! 561 00:32:14,560 --> 00:32:15,440 웃는 얼굴로 562 00:32:33,640 --> 00:32:34,840 알았어, 그렇게 하지, 뭐 563 00:32:35,920 --> 00:32:37,000 당신 말 잘 들을게 564 00:32:40,480 --> 00:32:41,480 아주 좋은 생각이야 565 00:32:42,960 --> 00:32:44,960 벌써부터 행복해진 것 같네 566 00:32:47,880 --> 00:32:49,560 안녕! 아늑한 호텔에 가고 싶은 사람? 567 00:32:56,240 --> 00:32:57,080 아이고야 568 00:32:58,040 --> 00:33:00,640 자, 모두들 안전벨트부터 매야겠지? 569 00:33:02,000 --> 00:33:02,840 됐다 570 00:33:05,600 --> 00:33:06,600 그럼 가볼까? 571 00:33:16,600 --> 00:33:18,040 행복해! 572 00:33:18,560 --> 00:33:20,640 "지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573 00:33:20,720 --> 00:33:21,840 행복해! 574 00:33:24,040 --> 00:33:26,520 나는 세상에서 제일가는 행운아일 거야 575 00:33:26,600 --> 00:33:30,280 이건 뭐, 가사가 완전히 내 얘기네 내 인생이잖아 576 00:33:32,320 --> 00:33:34,680 우리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기쁨이 샘솟는 게 느껴져? 577 00:33:34,760 --> 00:33:37,400 이렇게 좋을 수가! 충만한 기분이야 578 00:33:38,040 --> 00:33:39,680 행복해! 579 00:33:41,240 --> 00:33:43,200 너무 행복해! 580 00:33:45,280 --> 00:33:47,000 행복해! 581 00:33:55,200 --> 00:33:56,040 그래 582 00:33:56,640 --> 00:33:59,520 아니야, 거기 그대로 둬 내가 옮길게 583 00:34:00,040 --> 00:34:04,080 나도 몸 쓰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보람을 느껴보고 싶단 말이야 584 00:34:06,440 --> 00:34:08,120 아주 좋은 시간이 될 거야 585 00:34:09,679 --> 00:34:10,960 여기도 참 멋진 곳이네 586 00:34:11,719 --> 00:34:14,080 이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할까 587 00:34:14,840 --> 00:34:17,520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야 짐 가방도 하나도 안 무겁고 588 00:34:24,440 --> 00:34:25,800 이 침대는 내가 찜! 589 00:34:25,880 --> 00:34:27,800 부족한 거 없이 완벽하지? 590 00:34:27,880 --> 00:34:32,239 같이 왔고, 아늑하고 따뜻하니까 따뜻한 거 너한테는 중요하잖아 591 00:34:32,320 --> 00:34:33,719 동그란 폴댄스 가방은 어딨어? 592 00:34:39,920 --> 00:34:42,639 도대체가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593 00:34:42,719 --> 00:34:45,080 이 먼 곳까지 온 유일한 목적이 내 경연이고 594 00:34:45,600 --> 00:34:48,120 그 가방 안에는 내 경연복이 몽땅 들어 있어! 595 00:34:48,199 --> 00:34:49,600 근데 그걸 어떻게 까먹어? 596 00:34:49,679 --> 00:34:52,239 핫팬츠며 뭐며 그 가방에 다 있단 말이야! 597 00:34:52,320 --> 00:34:55,400 대체 생각이라는 게 있긴 해? 진짜 아무짝에 쓸모없어! 598 00:34:55,480 --> 00:34:56,960 다 짜증 나, 이거 놔! 599 00:34:57,480 --> 00:34:58,640 꼴도 보기 싫어! 꺼져! 600 00:35:00,280 --> 00:35:01,160 엄마… 601 00:35:01,240 --> 00:35:03,040 이리 와, 너무 걱정하지 마 602 00:35:05,960 --> 00:35:09,000 누나가 조금 화가 나서 그래 그럴 수도 있는 거야 603 00:35:28,160 --> 00:35:29,200 꺼져버리라니까! 604 00:35:34,800 --> 00:35:36,720 뭐야! 들어올 생각 하지도 마! 605 00:35:36,800 --> 00:35:40,960 아빠가 진짜 큰 실수 했다,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606 00:35:41,640 --> 00:35:42,480 그리고… 607 00:35:45,080 --> 00:35:48,080 지금 네가 그렇게 느끼는 거 다 괜찮으니까… 608 00:35:48,160 --> 00:35:50,000 어디서 뻔뻔하게 상담질을 하려고 해? 609 00:35:50,600 --> 00:35:52,760 언제나 그랬듯이 아빠가 다 망친 거라고! 610 00:35:54,560 --> 00:35:55,400 그래 611 00:35:58,760 --> 00:36:03,280 일단 급한 대로 차 타고 나가서 경연복부터 새로 사는 게 어떨까? 612 00:36:03,360 --> 00:36:05,440 어떻게 공항에서 가방을 잃어버릴 수가 있어? 613 00:36:05,520 --> 00:36:07,760 내가 한눈팔지 말고 잘 지키라고 말했잖아! 614 00:36:08,960 --> 00:36:09,960 그래, 네가 그랬지 615 00:36:31,760 --> 00:36:33,080 이러지 말고… 616 00:36:39,880 --> 00:36:44,480 좀 있으면 가게들 문 닫을 텐데 그래도 서두르면 갈 수 있을 거야 617 00:36:45,080 --> 00:36:47,400 경연복으로 쓸 만한 게 있는지 가서 한번 찾아보자 618 00:36:47,480 --> 00:36:49,560 나는 죽어도 안 갈 거야 619 00:36:52,640 --> 00:36:54,200 아빠 진짜 아무짝에 쓸모없는 거 알지? 620 00:36:55,320 --> 00:36:56,160 그래 621 00:36:57,120 --> 00:36:57,960 잘 알아 622 00:36:59,200 --> 00:37:00,080 다들 말을 해줘서 623 00:37:00,760 --> 00:37:04,080 스몰이 말했어요 '나는 우울하고 심술궂고 작아서' 624 00:37:04,680 --> 00:37:07,040 '아무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아요' 625 00:37:08,600 --> 00:37:10,000 '오, 스몰' 라지가 말했어요 626 00:37:10,640 --> 00:37:12,320 '네가 심술궂든 그렇지 않든' 627 00:37:12,840 --> 00:37:16,160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는 언제나 너를 사랑할 거야' 628 00:37:30,120 --> 00:37:31,440 엄마, 지금 슬퍼? 629 00:37:32,880 --> 00:37:34,680 아니야, 엄마 슬프지 않아 630 00:37:58,080 --> 00:37:59,720 이런 건 어떨까? 631 00:38:01,120 --> 00:38:02,080 장난하는 거지? 632 00:38:07,680 --> 00:38:08,520 어디 보자 633 00:38:09,800 --> 00:38:10,720 그럼 이런 건? 634 00:38:12,800 --> 00:38:13,640 뭐? 635 00:38:16,440 --> 00:38:19,320 여기서는 네가 원하는 거 뭐든지 다 골라도 돼 636 00:38:19,400 --> 00:38:22,240 내가 왜 형광색 내복 바지 입고 춤추고 싶을 거라 생각해? 637 00:38:22,320 --> 00:38:23,720 거기다 무릎 보호대까지 달고? 638 00:38:23,800 --> 00:38:25,560 그 점이 좋은 거잖아 639 00:38:25,640 --> 00:38:28,680 무릎 보호대가 달려 있어서 특별한 거지 640 00:38:29,280 --> 00:38:30,920 이렇게 신축성도 엄청 좋아서 641 00:38:31,600 --> 00:38:32,800 움직임이 자유로울 거야 642 00:38:33,400 --> 00:38:34,440 아빠 좀 도와주라 643 00:38:34,960 --> 00:38:38,120 도와주고 인도해 줬으면 좋겠어 나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644 00:38:38,640 --> 00:38:42,560 그 가방 안에는 경연에 필요한 모든 게 들어 있었다고, 모든 게! 645 00:38:43,160 --> 00:38:44,600 그래, 이해해 646 00:38:45,120 --> 00:38:47,440 일이 이렇게 돼서 얼마나 미안한지 모를 거야 647 00:38:47,520 --> 00:38:51,360 네가 화나고 속상한 건 너무나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고 648 00:38:51,440 --> 00:38:54,680 그런 실수를 저질러서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미안해 649 00:38:55,280 --> 00:38:56,120 이건 진심이야 650 00:38:57,880 --> 00:39:00,760 하지만 이미 벌어진 상황이니까 해결책을 찾는 게 먼저겠지 651 00:39:00,840 --> 00:39:04,440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말만 해 그게 뭐가 됐든 다 사줄게 652 00:39:06,520 --> 00:39:07,600 한 번만이라도… 653 00:39:07,680 --> 00:39:11,080 내가 연습하는 걸 보러 왔으면 이렇게 모르지는 않았을 거야 654 00:39:11,880 --> 00:39:14,400 아빠 본인 말고 다른 사람 생각을 조금이라도 해봤다면 655 00:39:14,480 --> 00:39:16,360 내 가방을 잃어버리는 일도 없었을 거고 656 00:39:17,080 --> 00:39:19,240 그런데 아빠는 아무것도 신경 안 쓰잖아 657 00:39:19,320 --> 00:39:20,680 내가 신경을 안 쓰다니 658 00:39:20,760 --> 00:39:24,760 지금 여기서 이렇게 내 온 신경을 다 기울이고 있는데 659 00:39:24,840 --> 00:39:26,000 너무 늦었어 660 00:39:28,600 --> 00:39:30,640 경연 같은 건 안 나가는 게 낫겠어 661 00:39:30,720 --> 00:39:33,320 뭐라고? 그건 안 되지, 아니야 662 00:39:33,960 --> 00:39:34,880 딸 663 00:39:36,400 --> 00:39:37,240 좋아 664 00:39:39,840 --> 00:39:41,560 당연히 네 맘에 쏙 들진 않겠지 665 00:39:42,160 --> 00:39:45,800 여기가 폴댄스 의상을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는 아니니까 666 00:39:46,960 --> 00:39:48,200 하지만 지금 우린 여기 있고 667 00:39:48,280 --> 00:39:51,160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한다 668 00:39:52,040 --> 00:39:54,080 너는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경연에 나가서 669 00:39:54,680 --> 00:39:56,880 자신 있게 네 실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해 670 00:39:58,160 --> 00:40:01,880 그러니까 네가 뭘 원하는지 나한테 최대한 구체적으로 말해줘 671 00:40:03,400 --> 00:40:04,480 그럼 어떻게든 찾아볼게 672 00:40:07,280 --> 00:40:08,560 금색 핫팬츠를 구해다 줘 673 00:40:08,640 --> 00:40:09,920 금색 뭐라고? 674 00:40:11,280 --> 00:40:12,120 이거 봐 675 00:40:12,800 --> 00:40:14,320 다 필요 없어, 그냥 갈래 676 00:40:14,400 --> 00:40:16,640 알았어, 그럼 방법을 좀 바꿔볼까? 677 00:40:16,720 --> 00:40:19,120 이런 식으로 해보는 거야 쉽게 말해서… 678 00:40:20,440 --> 00:40:22,440 시간을 버는 방식이라고나 할까 679 00:40:22,520 --> 00:40:24,200 내 선에서 몇 가지 추려보는 거지 680 00:40:24,280 --> 00:40:27,600 부디 네가 질색팔색하지 않을 만한 것들로 골라볼게 681 00:40:27,680 --> 00:40:30,160 그중에 네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682 00:40:30,240 --> 00:40:34,120 집에 가지고 가서 입어보고 한 번 더 심사숙고하는 거야 683 00:40:35,160 --> 00:40:39,280 섣불리 극단적인 결정을 하기 전에 천천히 생각해 보라는 의미지 684 00:40:46,560 --> 00:40:47,400 좋아 685 00:40:49,160 --> 00:40:52,000 이것도 일단은 킵해둘게 혹시 모르는 거니까 686 00:40:54,040 --> 00:40:54,880 그래 687 00:40:55,640 --> 00:40:56,480 어디 보자 688 00:41:00,160 --> 00:41:01,400 내가 열게 689 00:41:03,720 --> 00:41:04,600 응 690 00:41:06,160 --> 00:41:09,320 그럼 나는 가서 짐이나 풀어야겠다 691 00:41:10,640 --> 00:41:12,520 알았어, 그러든가 692 00:41:12,600 --> 00:41:13,840 이건 영 별로야? 693 00:41:19,400 --> 00:41:20,240 어떻게 됐어? 694 00:41:20,760 --> 00:41:21,760 처참했지 695 00:41:33,920 --> 00:41:35,080 애가 사람 진을 빼네 696 00:41:35,880 --> 00:41:38,840 안나는 원래 누구한테나 그래 스스로를 제일 몰아붙이지 697 00:41:40,320 --> 00:41:42,640 무슨 말을 하길 기대해? 내가 내 딸을 모른다? 698 00:41:43,440 --> 00:41:46,080 - 그럼 기분이 좀 나아지나? - 내가 그런 거나 바랄 것 같아? 699 00:41:47,360 --> 00:41:48,200 나야 모르지 700 00:41:50,640 --> 00:41:53,360 애한테 이렇게 중요한 일이라는 거 왜 말 안 해준 거야? 701 00:41:54,680 --> 00:41:55,880 왜 직접 안 물어봤는데? 702 00:41:58,800 --> 00:42:00,880 당신 자리를 찾아야 돼, 구스타브 703 00:42:01,920 --> 00:42:03,240 억지로라도 비집고 들어가 704 00:42:04,480 --> 00:42:06,960 그게 부모로서 우리가 제일 우선해야 할 일이야 705 00:42:08,040 --> 00:42:11,680 비싼 물건이나 사주면서 응석받이로 키우는 게 아니라 706 00:42:11,760 --> 00:42:13,720 중요한 순간에 함께 있어주는 게 먼저지 707 00:42:14,600 --> 00:42:15,960 아니, 중요하지 않은 순간에라도 708 00:42:16,040 --> 00:42:18,680 내가 그런 걸 몰라서 못 하는 거 같아? 709 00:42:19,440 --> 00:42:22,240 당신이 내 자리까지 차지하고 있으니까 안 되는 거야 710 00:42:22,320 --> 00:42:24,600 기가 막혀서, 그렇다고 치자 711 00:42:24,680 --> 00:42:27,960 어쩌면 그건 당신 탓이 아니라 시스템적인 문제일지도 몰라 712 00:42:28,040 --> 00:42:30,840 나는 생활비를 벌고 자동차나 잔디를 관리하는 쪽이고 713 00:42:30,920 --> 00:42:33,600 당신은 학부모 회의에 가고 아이들을 책임지는 쪽이지 714 00:42:33,680 --> 00:42:35,640 남녀의 역할 차이라고 할까 715 00:42:35,720 --> 00:42:39,440 그런 식으로 각자에게 주어진 책임을 분담하게 된 거야 716 00:42:39,520 --> 00:42:43,560 즉, 이 역할을 당신이 맡은 이상 이제 여기에 내 자리는 없는 거지 717 00:42:43,640 --> 00:42:47,640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그 역할을 그렇게 원했다면 말을 하지 그랬어 718 00:42:47,720 --> 00:42:50,200 - 다른 노력을 해볼 수도 있었고 - 내가 노력을 안 했겠어? 719 00:42:50,280 --> 00:42:52,560 난 당신 편하라고 모든 걸 떠맡았던 거야 720 00:42:53,080 --> 00:42:55,120 그렇겠지, 왜 아니겠어 721 00:42:55,200 --> 00:42:59,640 어쩌다 내가 애들 가방이라도 싸면 당신이 바로 달려와서 다시 싸잖아 722 00:42:59,720 --> 00:43:04,000 뭐가 어디 있는지 잘 아는 사람이 싸는 것뿐이야, 당신은 못 찾잖아 723 00:43:04,080 --> 00:43:06,480 당신이 맨날 옮겨 놓으니까 못 찾는 거야 724 00:43:06,560 --> 00:43:09,280 내가 놨던 자리에 그대로 있으면 못 찾을 리가 없지 725 00:43:09,360 --> 00:43:11,960 누가 애들 가방을 싸느냐가 문제라는 얘기를 하는 거야? 726 00:43:12,040 --> 00:43:13,560 - 아니, 그건 아니지 - 아니라고? 727 00:43:13,640 --> 00:43:17,280 내가 내 자식들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는 게 문제인데 728 00:43:17,800 --> 00:43:18,800 그 원인이 바로 729 00:43:19,520 --> 00:43:22,760 당신이 나한테 애들을 책임지지 못하게 가로막아서라는 얘기야 730 00:43:23,600 --> 00:43:24,800 그게 근본적인 문제지 731 00:43:30,280 --> 00:43:32,360 당신은 통제욕이 너무 과해 732 00:43:33,840 --> 00:43:35,000 정도가 지나치지 733 00:43:36,160 --> 00:43:37,920 뭐든 당신 손을 거치지 않으면 734 00:43:39,280 --> 00:43:40,680 죄다 엉망이 되는 줄 알잖아 735 00:43:41,680 --> 00:43:42,880 그럴까 봐 두렵긴 해 736 00:43:42,960 --> 00:43:46,720 그래서 나를 애들 삶 속에 포함시키지 않으려고 하는 거야 737 00:43:46,800 --> 00:43:50,320 - 절대로 당신 배제한 적 없어 - 그렇다고 포함시킨 적도 없잖아? 738 00:43:50,840 --> 00:43:52,440 내가 실수라도 할까 봐 벌벌 떠니까 739 00:43:52,520 --> 00:43:55,440 당신은 모든 걸 자기 방식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지? 740 00:43:55,520 --> 00:43:57,360 나는 실수할까 봐 숨이 막힌다고 741 00:44:00,600 --> 00:44:01,880 우리는 목표가 다른가 보네 742 00:44:04,800 --> 00:44:06,520 아니, 목표가 달라서가 아니야 743 00:44:07,280 --> 00:44:09,160 당신과 내 목표는 똑같아 744 00:44:11,280 --> 00:44:12,880 도달하는 방법만 다를 뿐이지 745 00:44:18,400 --> 00:44:20,400 그냥 받아들여야 돼 746 00:44:21,320 --> 00:44:25,440 인생이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걸 말이야 747 00:44:26,320 --> 00:44:29,160 원래 그런 거니까 그거 때문에 멘붕에 빠질 거 없어 748 00:44:30,200 --> 00:44:32,200 - 내가 언제 멘붕에 빠졌는데? - 그거야… 749 00:44:32,280 --> 00:44:34,240 아니, 내가 언제 그랬는지나 말해봐 750 00:44:34,320 --> 00:44:38,000 구체적인 예까진 생각 안 나지만 당신 가끔 멘붕에 빠질 때 있어 751 00:44:38,080 --> 00:44:39,720 보는 사람이 없을 때도 그래 752 00:44:43,760 --> 00:44:46,520 모든 걸 통제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한계가 있는 거잖아 753 00:44:47,320 --> 00:44:48,160 잘됐네 754 00:44:49,680 --> 00:44:52,360 그럼 나도 이제 마음 편히 책임을 내려놔도 되겠어 755 00:44:58,800 --> 00:44:59,840 책임을 내려놓을게 756 00:45:01,040 --> 00:45:02,200 이제 당신이 맡아줘 757 00:45:08,240 --> 00:45:09,560 잠이나 자러 가야겠네 758 00:45:23,640 --> 00:45:24,680 칫솔 어디다 뒀어? 759 00:46:53,160 --> 00:46:55,480 아빠는 왜 소파에서 자는 거야? 760 00:46:56,480 --> 00:46:59,080 그래야 만네랑 엄마랑 자니까 이리 와 761 00:47:14,680 --> 00:47:15,560 사랑해 762 00:47:18,400 --> 00:47:20,440 엄마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마다 763 00:47:21,760 --> 00:47:22,840 내 사랑은 두 배로 커져 764 00:47:34,520 --> 00:47:37,200 - 테마는 정한 거예요? - 네 765 00:47:37,280 --> 00:47:39,440 잘됐네요, 고마워요 이건 내가 챙길게요 766 00:47:41,200 --> 00:47:42,640 - 자, 받아요 - 고맙습니다 767 00:47:42,720 --> 00:47:47,920 10분 후에 주차장 건너편에 있는 체육관에서 리허설을 할 거예요 768 00:47:48,000 --> 00:47:50,120 - 누구랑 같이 갈 거예요? - 아니요 769 00:47:50,200 --> 00:47:51,880 네, 그래요, 고마워요 770 00:47:54,880 --> 00:47:56,440 - 다 끝났어? - 응, 이제 연습 갈 거야 771 00:47:56,520 --> 00:47:58,320 - 우리가 같이 가줄까? - 됐네요 772 00:47:59,320 --> 00:48:00,760 - 알았어 - 봐, 싫어한다니까 773 00:48:00,840 --> 00:48:03,440 끝나면 문자 보내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774 00:48:03,520 --> 00:48:04,880 여기서 안 기다릴 건데 775 00:48:06,680 --> 00:48:08,040 그럼 안나는 뭐 타고 오라고? 776 00:48:08,120 --> 00:48:09,560 끝나면 데리러 오라고 전화하겠지 777 00:48:10,160 --> 00:48:11,440 뭐 하러 여기서 기다려 778 00:48:12,760 --> 00:48:14,320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779 00:48:14,400 --> 00:48:17,080 - 안녕하세요 - 그럼 가볼게요 780 00:48:17,160 --> 00:48:19,920 잠깐만요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기뻐요 781 00:48:20,920 --> 00:48:23,080 혹시 저희를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782 00:48:23,160 --> 00:48:25,080 특별히 바쁘신 게 아니라면요 783 00:48:28,440 --> 00:48:32,640 아니요, 그렇게 하시면 안 되죠 너무 바짝 당겨졌잖아요 784 00:48:32,720 --> 00:48:35,760 조금만 더 느슨하게 풀어주세요 그렇게요 785 00:48:36,280 --> 00:48:37,120 그래요 786 00:48:37,200 --> 00:48:41,040 아니요, 지금은 또 너무 느슨하네 너무 많이 내려왔어요 787 00:48:41,120 --> 00:48:44,240 아주 조금만 위로 올려볼게요 3cm 정도만요 788 00:48:44,320 --> 00:48:48,120 2012년에 볼로냐의 만프레디 광장에서 열렸던 789 00:48:48,200 --> 00:48:51,240 한 경연에 참가하면서 제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790 00:48:51,320 --> 00:48:53,680 모두가 알면서 언급하지 않는 게 있죠 791 00:48:54,360 --> 00:48:56,400 솔직히 남자로서 정말 불편하거든요 792 00:48:56,480 --> 00:49:00,040 10대 여자애들이 봉 위에서 몸부림치는 걸 봐야 한다는 게요 793 00:49:02,680 --> 00:49:03,760 그래도 보긴 보잖아요 794 00:49:04,320 --> 00:49:07,440 그 말은 맞지만 아니기도 해요 거의 눈을 감거든요 795 00:49:09,880 --> 00:49:11,880 - 눈을 감아요? - 네, 눈을 감죠 796 00:49:12,480 --> 00:49:13,480 눈을 감고 있어요 797 00:49:14,160 --> 00:49:16,920 그 자리에 있지만 사실은 없는 셈이랄까요 798 00:49:19,480 --> 00:49:21,440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노력하는 거죠 799 00:49:32,200 --> 00:49:34,360 잘 못하겠으면 좀 도와줄까요? 800 00:49:35,200 --> 00:49:37,400 그럴 거 없어요 각자 자기 방식대로 해야죠 801 00:49:38,600 --> 00:49:40,560 아내는 내가 열심히 돕는 줄 알지만 802 00:49:40,640 --> 00:49:43,840 나는 사실 아내가 일하는 동안 이렇게 매듭만 만지작거려요 803 00:49:44,360 --> 00:49:46,240 '프랑크, 배경 설치하게 도와줄 거지?' 하면 804 00:49:46,320 --> 00:49:48,760 '그럼!' 하면서 대답부터 하고 봐요 805 00:49:49,400 --> 00:49:52,160 나도 행복하고 아내도 행복하고 머리 쓸 일도 없어지죠 806 00:49:55,320 --> 00:49:58,120 하지만 문제는 사람들이 그 정도에 만족하지 않고 807 00:49:58,200 --> 00:49:59,920 끊임없이 기준을 올린다는 거예요 808 00:50:01,080 --> 00:50:03,160 벤츠를 보면서 이런 생각들을 하죠 809 00:50:03,800 --> 00:50:07,880 '저런 차 타고 출퇴근할 수 있으면 인생에서 더 바랄 게 없을 텐데' 810 00:50:07,960 --> 00:50:10,840 '저 차만 있으면 인생이 완전히 달라질 것 같은데' 811 00:50:11,360 --> 00:50:14,720 문제는 아무리 좋은 차도 말썽을 일으키기 시작한단 거예요 812 00:50:15,240 --> 00:50:17,640 그래도 내 사브는 내 손으로 고칠 수나 있죠 813 00:50:18,480 --> 00:50:19,320 네 814 00:50:19,400 --> 00:50:22,520 프랑크! 거기 앉아서 매듭만 만지작거리고 있을 거야? 815 00:50:23,960 --> 00:50:26,760 내 사브는 툭하면 말썽을 일으키기 일쑤예요 816 00:50:27,720 --> 00:50:29,520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하죠 817 00:50:29,600 --> 00:50:32,960 저 사람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아무 쓸모가 없다니까요 818 00:50:33,040 --> 00:50:34,840 우리는 그냥 이거나 풀죠 819 00:50:36,440 --> 00:50:37,840 프랑크, 여기 좀 도와줘 820 00:50:37,920 --> 00:50:39,360 - 프랑크! - 그래, 갈게 821 00:50:51,640 --> 00:50:52,680 이봐 822 00:50:53,400 --> 00:50:54,320 당신 괜찮아? 823 00:50:56,280 --> 00:50:58,040 - 당신은? - 난 좋아 824 00:51:03,560 --> 00:51:07,920 방금 아주 기이한 사람이랑 대화를 나눴어 825 00:51:09,520 --> 00:51:11,560 저 여자만큼 기이하진 않을 것 같은데 826 00:51:14,240 --> 00:51:15,720 드디어 당신 적수를 만난 거야? 827 00:51:19,400 --> 00:51:22,560 그건 농담이고 저 여자분 정말 특별한 사람 같아 828 00:51:23,280 --> 00:51:25,040 보여줄게, 잠깐만 829 00:51:26,800 --> 00:51:31,080 이런 것도 자기가 직접 제작한다는 거야 830 00:51:32,720 --> 00:51:33,560 '폴 트롤'이라나? 831 00:51:36,680 --> 00:51:38,760 진짜로 굉장하지 않아? 832 00:51:51,200 --> 00:51:52,680 컨디션이 안 좋은 거야? 833 00:51:54,200 --> 00:51:56,320 아니, 좀 허기가 져서 그런 것 같아 834 00:51:57,600 --> 00:51:59,320 그럼 내가 요기할 거 사 올게 835 00:52:00,240 --> 00:52:01,240 먹으면 괜찮아질 거야 836 00:52:06,240 --> 00:52:09,520 이건 행운의 트롤이에요 멋지지 않나요? 837 00:52:10,080 --> 00:52:13,000 선물로 드릴게요 오늘 도와줘서 고마웠어요 838 00:52:13,640 --> 00:52:15,680 따님한테 주셔도 괜찮겠네요 839 00:52:15,760 --> 00:52:18,840 올해는 경쟁이 치열해서 행운이 필요할지도 모르거든요 840 00:52:21,000 --> 00:52:22,640 오늘 밤에 하는 킥오프 파티에 오실 거죠? 841 00:52:22,720 --> 00:52:24,280 - 당연히 가야죠! - 잘됐네요 842 00:52:24,360 --> 00:52:25,520 잠깐만 화장실 좀… 843 00:53:13,240 --> 00:53:14,720 "모르핀" 844 00:53:42,760 --> 00:53:45,680 "아이들한테 뭐라고 말할까? 스웨덴 암 재단" 845 00:53:49,160 --> 00:53:51,240 킥오프 파티 같은 게 재미있을 리가 있어? 846 00:53:51,320 --> 00:53:53,160 - 그럼 안 간다고 했어야 했다고? - 그래 847 00:53:53,240 --> 00:53:56,840 근데 간다고 했는데 어쩌냐 그러니까 온 가족이 가야 돼 848 00:53:56,920 --> 00:54:00,200 지금 내가 제일 바라는 게 킥오프 파티에 참석하는 거라고 849 00:54:00,920 --> 00:54:02,120 제발 좀 가자 850 00:54:02,920 --> 00:54:06,440 이 집에는 매운 겨자가 없다고 하더라고 851 00:54:07,360 --> 00:54:08,800 조금 안타깝게 됐지 852 00:54:09,440 --> 00:54:10,280 엄마? 853 00:54:14,680 --> 00:54:15,720 엄마? 854 00:54:20,720 --> 00:54:22,560 엄마, 왜 내 얘기 안 들어? 855 00:54:22,640 --> 00:54:23,720 만네, 이리 와 856 00:54:23,800 --> 00:54:24,720 엄마 뭐야? 857 00:54:29,040 --> 00:54:31,000 이제 됐다, 어서 타자 858 00:54:32,800 --> 00:54:34,920 - 왜 엄마 이상해진 거야? - 안전벨트 좀 매줄래? 859 00:54:41,000 --> 00:54:41,840 됐다 860 00:54:48,040 --> 00:54:48,960 당신 괜찮아? 861 00:54:57,800 --> 00:54:58,880 그럼 이제… 862 00:54:59,520 --> 00:55:01,560 편하게 그 정크푸드나 먹고 있어 863 00:55:01,640 --> 00:55:03,760 분명히 기운이 팍팍 솟을 테니까 864 00:55:03,840 --> 00:55:04,760 내가 보장할게 865 00:55:05,840 --> 00:55:06,680 얼른 타 866 00:57:06,440 --> 00:57:07,760 몸은 좀 괜찮아졌어? 867 00:57:11,880 --> 00:57:12,960 내가 좀 도와줄까? 868 00:57:14,760 --> 00:57:15,720 응, 그래 869 00:57:58,920 --> 00:57:59,760 됐어 870 00:58:02,000 --> 00:58:02,840 고마워 871 00:58:24,960 --> 00:58:26,120 나 안아줘, 엄마! 872 00:58:26,200 --> 00:58:27,560 지금은 안 돼, 아들 873 00:58:27,640 --> 00:58:28,480 아빠한테 와 874 00:58:36,400 --> 00:58:38,400 누가 물어보면 나랑 같이 왔다고 하지 마 875 00:58:39,200 --> 00:58:40,200 그래, 알았다 876 00:58:45,160 --> 00:58:49,120 여기는 피자밖에 없는 것 같아 만네 도시락 가방은 챙겨 왔지? 877 00:58:50,120 --> 00:58:50,960 그 가방은… 878 00:58:52,320 --> 00:58:53,800 안 가져왔구나, 알았어 879 00:58:54,320 --> 00:58:55,480 이렇게 하자, 아들 880 00:58:55,560 --> 00:58:58,760 아빠랑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엄마가 도시락 가방 가져올게 881 00:58:58,840 --> 00:59:00,400 나는 엄마랑 가고 싶은데 882 00:59:00,480 --> 00:59:02,160 - 그건… - 잠깐만 기다려 봐 883 00:59:02,240 --> 00:59:05,720 여기도 글루텐 프리 메뉴가 있는지 먼저 물어보자고 884 00:59:05,800 --> 00:59:08,240 없을 것 같으니까 이러는 거잖아 차 키나 줘 885 00:59:08,320 --> 00:59:10,680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일단 물어보고 나서… 886 00:59:10,760 --> 00:59:13,240 차 키 좀 달라는 말이 어려워? 887 00:59:15,720 --> 00:59:16,560 이거 봐 888 00:59:17,080 --> 00:59:20,320 지금 이게 우리가 어제 얘기했던 바로 그런 상황이라고 889 00:59:21,560 --> 00:59:23,120 애가 배고프다는 말만 해도 890 00:59:23,200 --> 00:59:26,480 당신은 세상 전체가 무너져 내릴 것처럼 굴잖아 891 00:59:28,080 --> 00:59:30,160 그렇게 멘붕에 빠질 일 아니야 892 00:59:31,200 --> 00:59:33,600 그러니까 이번 한 번만이라도 893 00:59:34,400 --> 00:59:36,080 손에서 놔버리는 연습을 해봐 894 00:59:37,600 --> 00:59:39,440 신경 쓰지 말고 내려놓는 거야 895 00:59:44,000 --> 00:59:44,840 알았어 896 00:59:47,680 --> 00:59:49,640 - 정말? - 그래, 한번 내려놔 볼게 897 00:59:51,120 --> 00:59:51,960 좋아 898 00:59:52,840 --> 00:59:55,640 - 당신이 처리할 거야? 그것도? - 당연하지! 899 00:59:55,720 --> 00:59:56,560 그럼… 900 01:00:01,480 --> 01:00:04,160 나는 바에 가서 술이나 한잔 마시고 있을게 901 01:00:06,000 --> 01:00:06,960 술을 마시러 간다고? 902 01:00:10,920 --> 01:00:11,760 지금 간다 903 01:00:13,520 --> 01:00:15,760 - 돌아갈 때 당신이 운전해야 돼 - 내려놓으라니까 904 01:00:16,360 --> 01:00:17,200 알았어 905 01:00:19,600 --> 01:00:20,800 너도 경연 나가는 거야? 906 01:00:21,480 --> 01:00:22,920 왜 그런 식으로 물어보는데? 907 01:00:23,960 --> 01:00:24,920 진짜로 나가? 908 01:00:25,000 --> 01:00:27,240 그래, 진짜로 나가 이렇게 하면 믿겠어? 909 01:00:29,520 --> 01:00:30,360 알았어 910 01:00:31,840 --> 01:00:34,080 - 그래, 뭐… - 테마는 정했어? 911 01:00:36,440 --> 01:00:38,960 - 그렇기는 한데… - 리스, 맥주 떨어졌어 912 01:00:39,040 --> 01:00:40,920 - 뭔데? - 그만 마시면 되겠네! 913 01:00:41,800 --> 01:00:43,000 말해주기 싫은가 보네? 914 01:00:45,920 --> 01:00:46,760 잠깐만, 미안해 915 01:00:47,800 --> 01:00:48,960 저 아줌마 보이지? 916 01:00:49,920 --> 01:00:51,080 옷 너무 웃기지 않아? 917 01:00:52,040 --> 01:00:54,280 내가 볼 때는 이런 경연을 여는 것도 918 01:00:54,840 --> 01:00:56,520 다 과시욕 때문일 것 같아 919 01:00:58,600 --> 01:01:01,040 딱 봐도 관심받는 거 좋아할 타입이잖아 920 01:01:01,120 --> 01:01:03,560 - 가베는 어디 있지? 나한테 맡겨 - 알았어 921 01:01:04,440 --> 01:01:05,920 이쪽으로 오고 있어 922 01:01:08,280 --> 01:01:10,000 아빠가 맥주 좀 더 가져오래 923 01:01:10,520 --> 01:01:11,960 - 왔어요? - 안녕하세요 924 01:01:12,640 --> 01:01:16,160 어서 와요, 자기! 여기까지 와주다니 너무 고마워요 925 01:01:37,280 --> 01:01:38,120 건배! 926 01:01:44,840 --> 01:01:47,960 올라와 앉아, 바닥 엄청 더러워 그렇게 누우면 안 돼 927 01:01:48,040 --> 01:01:49,280 나 배고파! 928 01:01:49,360 --> 01:01:51,640 - 얼른 앉아, 먹을 거 주문할 거야 - 놔! 929 01:01:51,720 --> 01:01:54,560 자, 음식 주문해야지 주문받으러 오시네 930 01:01:56,440 --> 01:01:57,280 안녕하세요 931 01:01:57,800 --> 01:02:02,400 혹시 여기서 글루텐 프리 메뉴도 주문할 수 있나요? 932 01:02:03,640 --> 01:02:04,560 피자는 있는데요 933 01:02:05,080 --> 01:02:06,360 네, 물론 그러시겠죠 934 01:02:07,560 --> 01:02:08,840 그런데… 935 01:02:09,360 --> 01:02:10,680 그게 문제라서 말이죠 936 01:02:12,040 --> 01:02:13,560 - 피자는 빵이잖아요 - 네 937 01:02:14,240 --> 01:02:15,400 빵이 없는 메뉴를 찾으시나요? 938 01:02:16,160 --> 01:02:17,880 - 빵이 없는 피자 같은 거? - 맞아요 939 01:02:18,400 --> 01:02:20,120 치즈 같은 거면 될까요? 940 01:02:21,400 --> 01:02:22,760 치즈면 아주 좋겠네요 941 01:02:23,880 --> 01:02:26,880 꼭 치즈가 아니더라도 글루텐이 없는 거면 다 괜찮아요 942 01:02:27,400 --> 01:02:28,240 고마워요 943 01:02:29,600 --> 01:02:31,280 오랜만에 한잔해서 그런지 944 01:02:31,960 --> 01:02:32,800 핑핑 도네요 945 01:02:42,840 --> 01:02:45,520 - 그분이 너네 엄마인 줄 몰랐어 - 신경 쓰지 마 946 01:02:46,520 --> 01:02:48,360 - 이거 하나 줄까? - 아니, 괜찮아 947 01:03:05,040 --> 01:03:07,120 폴댄스는 언제부터 시작한 거야? 948 01:03:08,320 --> 01:03:09,360 그렇게 오래 안 됐어 949 01:03:09,880 --> 01:03:10,720 너는? 950 01:03:11,760 --> 01:03:12,640 난 아기 때부터 951 01:03:13,360 --> 01:03:15,000 진짜 아기 때라는 뜻은 아니고 952 01:03:17,800 --> 01:03:18,960 엄마가 좋아해서 하는 거야 953 01:03:21,040 --> 01:03:22,720 오글거리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954 01:03:24,680 --> 01:03:26,120 엄마가 조금 힘든 시기를 겪었거든 955 01:03:28,560 --> 01:03:31,360 이 경연뿐만 아니라 엄마가 하는 모든 일들이 956 01:03:31,880 --> 01:03:32,920 엄마한테는 의미가 커 957 01:03:35,280 --> 01:03:36,200 그리고 나한테는… 958 01:03:38,240 --> 01:03:39,240 엄마의 행복이 내 행복이야 959 01:03:41,680 --> 01:03:42,880 전혀 오글거리지 않아 960 01:03:45,400 --> 01:03:47,480 내 공연은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자는 내용인데 961 01:03:48,960 --> 01:03:51,920 솔직히 말해서 너무 가짜같이 느껴져서 좀 그래 962 01:03:52,800 --> 01:03:53,640 어째서? 963 01:03:53,720 --> 01:03:57,200 지금 우리 가족은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고 있지 않거든 964 01:03:58,480 --> 01:04:02,360 요즘 엄마랑 아빠는 모든 면에서 힘들어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 965 01:04:03,520 --> 01:04:06,920 그 와중에 내가 이런 걸 한다니까 더 불편해하는 것 같아 966 01:04:07,440 --> 01:04:08,920 그럴 수도 있다고 봐 967 01:04:09,920 --> 01:04:10,800 왜 그렇게 생각해? 968 01:04:11,440 --> 01:04:12,320 오해는 하지 마 969 01:04:13,200 --> 01:04:15,760 그래도 여자애들이 폴댄스를 하면 970 01:04:16,520 --> 01:04:17,800 스트립쇼가 연상되는 건 맞잖아 971 01:04:18,520 --> 01:04:19,360 어째서? 972 01:04:20,320 --> 01:04:23,160 아무래도 봉 위에서 춤을 추는 거니까 973 01:04:25,720 --> 01:04:27,120 그래, 하지만 974 01:04:27,720 --> 01:04:29,320 그건 하지 축제 때도 하는 거야 975 01:04:30,000 --> 01:04:31,760 그때는 아무도 스트립쇼라고 하지 않아 976 01:04:31,840 --> 01:04:33,000 내 말이 틀려? 977 01:04:33,080 --> 01:04:34,200 그건 또 그러네 978 01:04:45,720 --> 01:04:47,000 - 치즈 나왔습니다 - 네 979 01:04:48,160 --> 01:04:50,200 고맙습니다, 진짜 그냥 치즈네요 980 01:04:54,200 --> 01:04:55,040 이제 그럼… 981 01:04:59,240 --> 01:05:00,080 만네? 982 01:05:46,720 --> 01:05:49,440 실례합니다, 꼬마가 아빠를 찾고 있는 것 같던데요 983 01:05:49,520 --> 01:05:50,800 아, 네, 감사합니다 984 01:05:51,560 --> 01:05:52,440 같이 춤추자 985 01:05:53,920 --> 01:05:55,760 - 이리 와 - 지금은 좀 곤란해 986 01:06:03,120 --> 01:06:05,720 세상에, 아들, 왜 이러는 거야? 987 01:06:06,400 --> 01:06:08,400 그냥 맛만 보려고 그랬던 건데 988 01:06:08,920 --> 01:06:09,760 괜찮아 989 01:06:10,360 --> 01:06:13,560 괜찮아, 걱정하지 마 아빠랑 같이 해결하면 돼 990 01:06:14,080 --> 01:06:16,360 엄마한테 말해줘 엄마는 어떻게 할지 알아 991 01:06:17,200 --> 01:06:19,760 그렇기는 한데 아빠도 할 줄 알아, 가자 992 01:06:19,840 --> 01:06:20,680 아파 993 01:06:28,160 --> 01:06:29,080 어떻게 된 거야? 994 01:06:29,160 --> 01:06:31,360 이 녀석이 피자를 먹어서 데려가는 거야 995 01:06:31,440 --> 01:06:33,280 - 어디로 데려가는데? - 병원으로 996 01:06:33,960 --> 01:06:36,160 - 엄마는 어딨는데 아빠가 가? - 뭐라고? 997 01:06:36,240 --> 01:06:39,160 - 엄마는 어디 있냐고 - 엄마는 지금 저 안에서… 998 01:06:41,000 --> 01:06:42,120 뭐라고 할까… 999 01:06:42,800 --> 01:06:45,040 내려놓는 중이야 병원으로 데려갔다고 전해줘 1000 01:06:48,640 --> 01:06:49,800 이게 뭔 상황이야? 1001 01:07:02,680 --> 01:07:05,040 이게 무슨 짓이야? 나 쪽팔리게 하지 말랬잖아! 1002 01:07:05,120 --> 01:07:06,680 - 안나… - 건드리지 마, 엄마 싫어 1003 01:07:07,400 --> 01:07:10,720 고맙다, 나도 알고 있어 네가 매일같이 얘기해 주니까 1004 01:07:11,920 --> 01:07:15,960 이 정도로 아픈 게 정상인가요? 어딘가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요 1005 01:07:16,480 --> 01:07:18,840 - 글루텐 불내증이라고 하셨죠? - 맞아요 1006 01:07:19,360 --> 01:07:21,600 그렇다면 그게 원인이었을 것 같네요 1007 01:07:23,800 --> 01:07:25,280 금방 괜찮아질 거야 1008 01:07:25,360 --> 01:07:28,160 만네, 선생님이 배 좀 만져봐도 될까? 1009 01:07:28,840 --> 01:07:29,680 안 돼요! 1010 01:07:30,320 --> 01:07:33,200 선생님이 아주아주 살살 만지실 거라서 1011 01:07:33,280 --> 01:07:34,880 하나도 아프지 않을 거야 1012 01:07:35,400 --> 01:07:37,160 - 옳지, 착하다 - 괜찮아 1013 01:07:37,680 --> 01:07:41,200 - 엄마! - 걱정 마, 아빠 여기 있어, 그래 1014 01:07:42,520 --> 01:07:43,360 어디 보자 1015 01:07:45,320 --> 01:07:47,760 그래, 괜찮아, 아주 잘하고 있어 1016 01:07:48,360 --> 01:07:49,440 진짜 잘하네! 1017 01:07:50,280 --> 01:07:51,880 이제 안 아플 거야 1018 01:07:51,960 --> 01:07:54,840 됐다, 이제 다 끝났어 1019 01:07:54,920 --> 01:07:57,120 - 선생님이 다 끝나셨대 - 엄마! 1020 01:07:57,200 --> 01:08:00,160 원래 글루텐 불내증이 있으면 이 정도 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1021 01:08:00,240 --> 01:08:01,760 - 다른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 네 1022 01:08:01,840 --> 01:08:04,680 집에 가져가서 투약하실 수분 보충제를 가져올게요 1023 01:08:04,760 --> 01:08:06,240 1분만 기다리시면 됩니다 1024 01:08:06,320 --> 01:08:07,720 - 1분이요? - 네 1025 01:08:09,200 --> 01:08:11,600 선생님 말씀 들었지? 1분이면 60초거든 1026 01:08:11,680 --> 01:08:13,960 카운트다운하면서 기다리자 괜찮지? 1027 01:08:14,040 --> 01:08:17,560 좋아, 60, 59 1028 01:08:18,240 --> 01:08:23,960 58, 57, 56 1029 01:08:24,479 --> 01:08:26,439 55… 잘하고 있어 1030 01:08:26,960 --> 01:08:29,479 거꾸로 숫자 세는 건 못 하겠어! 1031 01:08:29,560 --> 01:08:31,760 그럼 아빠가 해줄게, 54… 1032 01:08:31,840 --> 01:08:33,479 나 방금 바지에 똥 쌌어 1033 01:08:34,000 --> 01:08:36,359 전화는 왜 안 받는 거야, 젠장! 1034 01:08:36,439 --> 01:08:39,439 왜긴, 엄마가 미친 사람처럼 아빠 폰을 던지고 짓밟았잖아 1035 01:08:40,080 --> 01:08:42,040 도대체 언제까지 나한테 화만 낼래? 1036 01:08:42,120 --> 01:08:43,319 그럼 짜증 나게 하지를 말든가 1037 01:08:43,399 --> 01:08:45,080 내가 뭘 그렇게 짜증 나게 했는데? 1038 01:08:45,680 --> 01:08:47,600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하고 있는지 설명해 봐 1039 01:08:47,680 --> 01:08:50,560 엄마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잘못하고 있어 1040 01:08:51,080 --> 01:08:55,000 우리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부터 문제야 1041 01:08:55,080 --> 01:08:57,200 우리한테도 의지가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 같다고 1042 01:08:57,279 --> 01:08:59,600 못 믿을지 몰라도 그건 나도 느끼고 있어 1043 01:09:00,319 --> 01:09:04,200 온 가족이 여기 오는 것도 싫었어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었단 말이야! 1044 01:09:04,720 --> 01:09:06,760 왜 모든 순간 딱 붙어 있으려고만 해? 1045 01:09:06,840 --> 01:09:09,800 단 1초도 나를 놔주질 않잖아 어떤 기분이냐면… 1046 01:09:10,479 --> 01:09:14,160 내 인생을 통제당하는 기분이야 숨 막혀서 죽을 것 같아! 1047 01:09:14,240 --> 01:09:17,720 내가 없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전전긍긍하는 거 너무 짜증 난다고 1048 01:09:19,000 --> 01:09:22,000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제발 인정하고 받아들여 줘! 1049 01:09:22,080 --> 01:09:25,520 네가 성장하고 있다는 거 엄마도 잘 알고 있어 1050 01:09:26,240 --> 01:09:27,080 알겠지? 1051 01:09:28,960 --> 01:09:29,800 사과할게 1052 01:09:30,600 --> 01:09:32,640 엄마 때문에 창피했다면 정말 미안해 1053 01:09:33,200 --> 01:09:34,840 절대로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 1054 01:09:37,479 --> 01:09:39,399 그냥 좀 즐겨보려고 했던 거야 1055 01:09:40,399 --> 01:09:42,319 그런데 다 엉망이 돼버렸네 사과할게 1056 01:09:44,160 --> 01:09:47,640 그래도 그거 아니? 나도 인간이야 그래서 가끔 실수할 때도 있어 1057 01:09:50,160 --> 01:09:52,600 다른 뜻은 없고 그저 함께하고 싶었을 뿐이야 1058 01:09:54,480 --> 01:09:55,320 그러니까… 1059 01:09:58,000 --> 01:09:59,400 이거 하나만은 알아줘 1060 01:09:59,920 --> 01:10:03,720 네가 살면서 어떤 선택을 하든 엄마는 네 편이라는 거 1061 01:10:05,320 --> 01:10:06,960 우리 가족 모두 네 편이야 1062 01:10:09,200 --> 01:10:10,160 무슨 일이 있어도 1063 01:10:11,480 --> 01:10:13,760 언제까지나 엄마는 네가 자랑스러울 거야 1064 01:10:14,520 --> 01:10:16,000 이것만은 꼭 기억해 줘 1065 01:10:20,320 --> 01:10:22,280 엄마랑 평생 붙어 있을 수는 없는 거잖아 1066 01:10:23,200 --> 01:10:25,360 알지, 그건 엄마도 알아 1067 01:10:26,760 --> 01:10:31,320 내가 홀로 설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엄마도 제발 믿어줬으면 좋겠어 1068 01:10:31,400 --> 01:10:34,560 엄마도 네가 홀로 설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 1069 01:10:36,080 --> 01:10:38,200 그래, 널 떠나보낼 생각을 하면 너무 두려워 1070 01:10:40,640 --> 01:10:43,920 하지만 엄마는 네가 원하는 삶을 꾸려 나가면 좋겠어 1071 01:10:47,920 --> 01:10:50,080 네가 행복해야 엄마도 행복한 거니까 1072 01:10:53,040 --> 01:10:55,720 제발 부탁인데 엄마한테 화내는 거 그만둬 줄래? 1073 01:10:55,800 --> 01:10:57,520 더는 버티기가 힘들 것 같아 1074 01:11:31,600 --> 01:11:34,040 내가 거꾸로 숫자 세는 건 못 한다고 말했잖아 1075 01:11:34,120 --> 01:11:37,000 맞아, 그랬어, 그래도 이제 배 아픈 건 다 나았지? 1076 01:11:37,080 --> 01:11:40,000 하지만 바지도 없고 팬티도 없단 말이야 1077 01:11:40,080 --> 01:11:42,320 곧바로 차에 타면 아무도 모를 거야 1078 01:11:42,400 --> 01:11:45,880 팬티랑 바지도 안 입고 어떻게 돌아다니라고! 1079 01:11:58,040 --> 01:11:58,880 안녕하세요 1080 01:12:10,520 --> 01:12:11,520 너 괜찮은 거야? 1081 01:12:15,840 --> 01:12:16,680 그래 1082 01:12:19,840 --> 01:12:21,280 그 테마 밀고 나가면 좋겠어 1083 01:12:22,320 --> 01:12:23,160 멋지잖아 1084 01:12:24,000 --> 01:12:25,200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 1085 01:12:27,680 --> 01:12:29,080 글쎄다, 잘 모르겠네 1086 01:12:30,160 --> 01:12:31,640 엄마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 마 1087 01:12:32,880 --> 01:12:35,280 가끔은 어른들도 힘든 시기를 겪기도 하더라고 1088 01:12:36,520 --> 01:12:37,680 좋은 의도로 그러시는 거잖아 1089 01:12:41,720 --> 01:12:42,920 태워줘서 고마웠어 1090 01:12:44,200 --> 01:12:45,040 내일 보자 1091 01:12:53,920 --> 01:12:54,800 엄마 괜찮아? 1092 01:12:55,480 --> 01:12:57,800 - 컨디션이 좀 안 좋네 - 그래? 1093 01:12:58,640 --> 01:12:59,960 내가 침대에 눕혀줄게 1094 01:13:00,040 --> 01:13:01,000 혼자 할 수 있어 1095 01:13:01,520 --> 01:13:03,640 나도 아는데 도와주고 싶어서 그래 1096 01:13:04,160 --> 01:13:05,480 잠깐만, 속이 좀… 1097 01:13:30,400 --> 01:13:32,640 왜 그래? 이상할 것도 하나 없는데 1098 01:13:33,320 --> 01:13:36,120 그냥 평범한 레슬링 복서의 옷차림일 뿐이야 1099 01:13:37,760 --> 01:13:40,280 - 이렇게 입고 출근을 해볼까? - 그러면 안 돼 1100 01:13:40,360 --> 01:13:42,360 왜, 안 될 게 뭐 있는데? 1101 01:13:42,440 --> 01:13:45,800 화려한 반짝이랑 금색 팬티 보면 다들 멋지다고 할 거야 1102 01:13:45,880 --> 01:13:47,520 아빠 너무 웃긴 거 같아 1103 01:14:00,080 --> 01:14:01,200 이게 도대체 뭐야? 1104 01:14:01,960 --> 01:14:03,520 행운을 가져다주는 트롤이래 1105 01:14:05,080 --> 01:14:07,280 - 폴댄스를 추는 트롤? - 폴댄스를 추는 트롤 1106 01:14:08,000 --> 01:14:08,960 이해가 잘 안돼? 1107 01:14:10,040 --> 01:14:11,000 응, 좀 그렇잖아 1108 01:14:12,080 --> 01:14:13,720 내가 이걸 어디다 쓰겠어? 1109 01:14:14,600 --> 01:14:18,040 가방에 달고 다니면 되잖아 기념품이라 생각하고 1110 01:14:19,400 --> 01:14:20,960 어쨌든 나는 안 가질 거야 1111 01:14:21,480 --> 01:14:22,320 안 갖겠다고? 1112 01:14:23,120 --> 01:14:23,960 됐네요 1113 01:14:37,840 --> 01:14:39,400 엄마 숨 막히는 사람 아니야 1114 01:14:40,880 --> 01:14:43,720 -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 - 신경 쓰지 마, 우리 딸 1115 01:14:45,720 --> 01:14:47,440 다 잘못하고 있는 것도 아니야 1116 01:14:48,960 --> 01:14:50,280 엄마는 다 잘하고 있어 1117 01:14:51,840 --> 01:14:53,320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1118 01:14:57,960 --> 01:14:58,960 엄마는 널 사랑해 1119 01:15:01,880 --> 01:15:03,920 엄마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내 사랑은 두 배로 커져 1120 01:15:11,360 --> 01:15:14,520 아니야, 치워, 세상에서 제일 괴상한 트롤일 거야 1121 01:15:15,120 --> 01:15:16,040 그럴지도 모르겠다 1122 01:15:17,840 --> 01:15:20,080 이 세상에서 제일 요상하게 생긴 녀석일 거야 1123 01:15:20,160 --> 01:15:22,320 엄마랑 누나 깜짝 놀라게 해줄까? 1124 01:15:22,840 --> 01:15:24,240 - 우리 왔어 - 어떻게 된 거야? 1125 01:15:24,320 --> 01:15:27,720 우리 멋지지 않아? 둘이서 새 옷 쇼핑 좀 하고 왔는데 1126 01:15:27,800 --> 01:15:28,800 아빠가 얘기해 줘 1127 01:15:29,440 --> 01:15:32,080 얘기해 줄 것도 없어 특별한 일도 아니었으니까 1128 01:15:32,160 --> 01:15:35,200 보다시피 우리 만네가 새 바지를 입은 것뿐이야 1129 01:15:36,200 --> 01:15:38,520 원래는 내 바지였던 것 같지만 돌려받기는 힘들 거야 1130 01:15:38,600 --> 01:15:40,120 아마도 영원히… 1131 01:15:43,040 --> 01:15:44,960 - 아빠 잡아! - 이 녀석들이 꼼수를 쓰네! 1132 01:15:45,040 --> 01:15:46,600 - 우리가 이겼다! - 안 돼! 1133 01:15:49,640 --> 01:15:50,960 여기까지만 하자 1134 01:15:51,040 --> 01:15:53,520 그만 일어나야지, 어서 1135 01:15:53,600 --> 01:15:54,720 이럴 수가 1136 01:15:55,400 --> 01:15:58,160 하의 실종인 상태로 병원 복도를 걸어 나왔다니까 1137 01:16:03,360 --> 01:16:04,760 난 그만 가서 잘게 1138 01:16:05,920 --> 01:16:06,760 사랑해 1139 01:16:15,520 --> 01:16:16,800 좋아, 갈까? 1140 01:16:18,360 --> 01:16:19,880 엄마한테 인사하고 가야지 1141 01:16:19,960 --> 01:16:22,240 - 잘 자 - 잘 자, 좋은 꿈 꿔, 아들 1142 01:16:23,720 --> 01:16:25,360 - 잘 자 - 잘 자 1143 01:16:43,920 --> 01:16:45,840 '당연하지'라고 라지가 말했어요 1144 01:16:46,360 --> 01:16:47,800 '네가 벌레든 아니든' 1145 01:16:48,680 --> 01:16:52,080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는 언제나 너를 사랑할 거야' 1146 01:16:53,160 --> 01:16:56,080 '무슨 일이 있더라도요?' 스몰이 웃으면서 물어봤어요 1147 01:16:57,120 --> 01:17:00,400 '제가 악어가 된다고 해도 사랑해 줄 거예요?' 1148 01:17:02,880 --> 01:17:03,760 라지가 말했어요 1149 01:17:04,760 --> 01:17:07,560 '나는 네 비늘 하나하나까지 꼭 안아줄 거고' 1150 01:17:09,120 --> 01:17:11,840 '매일 밤마다 이불도 덮어줄 거란다' 1151 01:17:12,560 --> 01:17:13,800 "페인트칠 주의" 1152 01:18:14,360 --> 01:18:16,280 - 구스타브, 나는… - 내 아들이기도 하잖아 1153 01:18:20,160 --> 01:18:21,000 그거야 그렇지 1154 01:18:24,120 --> 01:18:25,120 참 사랑스러운 애야 1155 01:18:54,480 --> 01:18:57,600 잠깐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올게 1156 01:19:39,000 --> 01:19:40,160 나 가족을 못 떠나겠어 1157 01:19:41,360 --> 01:19:42,280 떠나기가 싫어 1158 01:19:44,040 --> 01:19:45,360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아 1159 01:19:46,640 --> 01:19:48,520 지금은 내 가족들이랑 같이 있고 싶어 1160 01:19:52,680 --> 01:19:53,560 미안해 1161 01:19:54,440 --> 01:19:55,600 미안하다고 한 거야? 1162 01:19:56,520 --> 01:19:57,600 나한테 미안하다고? 1163 01:19:57,680 --> 01:19:58,840 당신이란 사람… 1164 01:19:59,360 --> 01:20:01,040 내가 그동안 당신 곁을 어떻게 지켰는데 1165 01:20:01,560 --> 01:20:03,360 - 알아 - 정말 아는 거 맞아? 1166 01:20:03,440 --> 01:20:07,840 당신은 남이나 남의 감정 따위에는 신경도 안 쓰는 것 같아서 말이야 1167 01:20:07,920 --> 01:20:10,920 난 당신이 원하는 대로 다 해줬어 시간을 달래서 줬고 1168 01:20:11,000 --> 01:20:13,120 빌어먹을 상담사 역할까지 마다하지 않았는데… 1169 01:20:13,200 --> 01:20:14,520 뭐라 할 말이 없네 1170 01:20:16,360 --> 01:20:18,760 그래, 구스타브 당신은 항상 그런 식이지 1171 01:20:33,720 --> 01:20:35,680 어떤 초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어? 1172 01:20:37,200 --> 01:20:40,000 하늘을 나는 초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어 1173 01:20:40,640 --> 01:20:43,360 아니면 투명 인간이 되는 초능력이나 1174 01:20:44,720 --> 01:20:46,680 엄마는 어떤 초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어? 1175 01:20:47,600 --> 01:20:49,680 엄마는 시간을 멈추는 초능력을 갖고 싶어 1176 01:20:49,760 --> 01:20:50,680 안나, 괜찮아? 1177 01:20:56,960 --> 01:20:59,240 리허설에선 별문제 없었고? 1178 01:21:05,680 --> 01:21:09,080 혹시라도 우리가 여기 있는 게 불편하다면 다른 데 가 있다가 1179 01:21:09,160 --> 01:21:11,160 경연 끝나고 데리러 오든가 할게 1180 01:21:11,240 --> 01:21:12,680 네가 원하는 대로 하자 1181 01:21:12,760 --> 01:21:14,440 아니야, 여기 그냥 있어줘 1182 01:21:16,920 --> 01:21:17,760 알았어 1183 01:21:19,360 --> 01:21:20,840 이거 참, 아쉽게 됐네 1184 01:21:20,920 --> 01:21:23,560 사실 우리는 다른 거 하러 가려고 했거든 1185 01:21:30,080 --> 01:21:31,120 많이 긴장되니? 1186 01:21:34,720 --> 01:21:36,680 긴장되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거야 1187 01:21:38,320 --> 01:21:39,280 나라도 그랬을걸? 1188 01:21:40,800 --> 01:21:44,600 뭐, 나도 아빠가 폴댄스 경연에 나간다고 하면 긴장할 것 같네 1189 01:21:45,320 --> 01:21:46,240 아빠가 걱정돼서 1190 01:21:47,160 --> 01:21:48,000 고맙다 1191 01:21:54,000 --> 01:21:54,840 딸 1192 01:21:57,720 --> 01:21:59,680 너는 아주 잘 해낼 거야 1193 01:22:01,760 --> 01:22:03,160 너 진짜 멋지거든 1194 01:22:06,760 --> 01:22:07,680 너무 예쁘기도 하고 1195 01:22:25,240 --> 01:22:27,120 그 깃발 흔들면 죽을 줄 알아 1196 01:22:28,560 --> 01:22:30,200 그래, 안 흔들게 1197 01:22:34,160 --> 01:22:35,560 "안나" 1198 01:22:38,000 --> 01:22:39,360 - 안나 괜찮은 거야? - 그럼 1199 01:22:41,720 --> 01:22:45,440 - 파란 얼룩에 대해서는 알아? - 엉덩이 얼룩? 아니, 모르지 1200 01:22:47,440 --> 01:22:48,480 - 모르는구나 - 응 1201 01:22:50,560 --> 01:22:52,960 우리의 다음 참가자를 소개합니다 1202 01:22:53,840 --> 01:22:55,760 이번 무대를 장식할 주인공은 1203 01:22:56,360 --> 01:22:59,480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하는데요! 1204 01:23:01,080 --> 01:23:03,360 다 같이 큰 박수로 환영해 주세요! 1205 01:23:04,360 --> 01:23:06,680 안나 홀름! 1206 01:23:07,400 --> 01:23:08,440 그냥 해치우는 거야 1207 01:23:34,360 --> 01:23:35,400 "안나, 파이팅!" 1208 01:23:35,480 --> 01:23:36,680 우리 안나, 만세! 1209 01:24:05,720 --> 01:24:07,520 - 같이 하자! - 뭐? 안 돼 1210 01:24:07,600 --> 01:24:09,520 - 나가자! - 이건 네 무대잖아 1211 01:24:09,600 --> 01:24:12,920 함께하면 더 강해지는 거라며 그러니까 같이 하자, 제발! 1212 01:24:14,280 --> 01:24:15,440 너 나한테 신세 진 거야 1213 01:25:55,120 --> 01:25:56,280 진짜 최고였어! 1214 01:25:56,880 --> 01:25:58,880 정말 잘했어, 대단하다! 1215 01:25:59,600 --> 01:26:00,960 너희는 어떻게 축하할 거야? 1216 01:26:01,960 --> 01:26:04,200 오늘은 엄마, 아빠가 엄청 바쁠 거 같아 1217 01:26:05,000 --> 01:26:07,680 그래도 너무했다 네가 상을 다 휩쓸었는데 1218 01:26:08,720 --> 01:26:09,560 그래… 1219 01:26:10,080 --> 01:26:12,760 근데 나만 무대에 안 올렸으면 네가 우승했을지도 몰라 1220 01:26:12,840 --> 01:26:14,800 - 졸라 멋졌어! - 그런 말은 나쁜 거야! 1221 01:26:14,880 --> 01:26:17,520 진짜 너무 대단하더라! 둘 다 아주 제대로 미쳤던데! 1222 01:26:17,600 --> 01:26:20,840 - 그러니까… -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이냐면 1223 01:26:20,920 --> 01:26:23,560 우리는 네가 너무 자랑스럽다는 뜻이야 1224 01:26:23,640 --> 01:26:26,800 - 세상에나! 아주 깜짝 놀랐어 - 안녕, 우리 손녀! 1225 01:26:26,880 --> 01:26:28,040 할머니! 1226 01:26:29,840 --> 01:26:33,160 스트립쇼를 어쩌면 그렇게 잘하니! 신통방통하기도 하지 1227 01:26:33,240 --> 01:26:34,080 고마워요 1228 01:26:34,160 --> 01:26:37,200 저희랑 같이 앉아서 보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1229 01:26:37,280 --> 01:26:40,240 - 내가 원해서 온 거니까 상관없어 - 네, 감동적이네요 1230 01:26:40,840 --> 01:26:44,040 그럼 이제 다 같이 축하하러 가야지, 출발할까? 1231 01:26:44,120 --> 01:26:46,520 나는 가브리엘이랑 따로 축하하면 안 될까? 1232 01:26:46,600 --> 01:26:49,000 - 다들 너 때문에 이렇게 온 건데 - 당연히 되지 1233 01:26:50,280 --> 01:26:51,120 안 될 리가 있나 1234 01:26:52,760 --> 01:26:54,720 그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1235 01:26:57,200 --> 01:26:59,280 우리는 현금이나 넉넉하게 쏴줄게 1236 01:27:01,680 --> 01:27:03,280 - 먹을 것 좀 사 올까? - 좋아, 그러자 1237 01:27:03,360 --> 01:27:04,880 그래, 만네는 뭐 하고 싶어? 1238 01:27:04,960 --> 01:27:07,560 - 나는 할머니 집에 가고 싶어 - 정말 그러고 싶어? 1239 01:27:07,640 --> 01:27:10,000 거기는 다른 날 가자 할머니가 바쁘시거든 1240 01:27:10,080 --> 01:27:12,440 아니야, 할머니 하나도 안 바빠 1241 01:27:13,000 --> 01:27:15,400 - 만네는 할머니 집으로 같이 가자 - 만세! 1242 01:27:15,480 --> 01:27:17,160 내일 그쪽으로 데리러 오려무나 1243 01:27:17,240 --> 01:27:19,160 그냥 우리가 데려가는 게 낫지 않을까? 1244 01:27:19,240 --> 01:27:21,120 오랜만에 둘이 오붓하게 시간 좀 가져 1245 01:27:22,160 --> 01:27:23,200 우리는 내일 보면 되지 1246 01:27:25,040 --> 01:27:26,440 - 이리 와 - 진짜 가고 싶어? 응? 1247 01:27:26,960 --> 01:27:29,600 할머니 집에 가서 아릴드 할아버지랑 카드놀이 하자 1248 01:27:31,000 --> 01:27:31,840 잘 가, 아들 1249 01:27:34,240 --> 01:27:36,400 아니지, 잠깐만 기다리세요 1250 01:27:36,480 --> 01:27:38,400 만네 전용 도시락이거든요 1251 01:27:38,480 --> 01:27:40,920 괜히 엉뚱한 거 먹일 생각 하지 마세요 1252 01:27:41,000 --> 01:27:43,240 나도 검색해 봤어, 너무 염려 마 1253 01:27:44,160 --> 01:27:45,400 그래요, 잘하셨네요 1254 01:27:48,560 --> 01:27:49,400 안녕! 1255 01:27:56,640 --> 01:27:57,560 검색해 보셨다네 1256 01:28:00,240 --> 01:28:02,720 그럼 얼마나 엉망진창이 되려나? 1257 01:28:06,440 --> 01:28:07,520 위험인물이라니까 1258 01:28:08,320 --> 01:28:11,120 꼴랑 아이패드 하나 드리고 잘되길 바라는 건 욕심이지 1259 01:28:11,200 --> 01:28:12,040 그만해 1260 01:28:13,600 --> 01:28:15,160 좋아, 그럼 우린 그냥… 1261 01:28:15,240 --> 01:28:16,360 진짜 오랜만이지? 1262 01:28:18,520 --> 01:28:19,400 둘만 있는 거 말이야 1263 01:28:19,480 --> 01:28:21,680 아무한테도 방해 안 받으니까 오히려 불안해 1264 01:28:21,760 --> 01:28:23,000 그럼 내가 좀 도와줄게 1265 01:28:23,080 --> 01:28:25,160 이런 식으로 산만하게 혼을 쏙 빼놓으면 1266 01:28:25,240 --> 01:28:27,760 평소처럼 편안하게 느껴질지도 몰라 1267 01:28:40,600 --> 01:28:42,000 우리 왜 이렇게 된 거지? 1268 01:28:44,160 --> 01:28:45,480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걸까? 1269 01:28:48,320 --> 01:28:49,640 나도 알아, 당신이… 1270 01:28:52,440 --> 01:28:54,120 더 이상 나 사랑하지 않는 거 1271 01:28:54,960 --> 01:28:56,360 그거야 벌써 오래됐지 1272 01:28:59,520 --> 01:29:00,360 하지만 나는… 1273 01:29:03,120 --> 01:29:04,680 당신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어 1274 01:29:08,520 --> 01:29:09,520 대체 왜 그렇게 1275 01:29:11,080 --> 01:29:12,200 나한테 화가 났는지 1276 01:29:14,680 --> 01:29:15,640 당신은 나를 미워해 1277 01:29:17,000 --> 01:29:18,080 당신 미워하지 않아 1278 01:29:18,160 --> 01:29:20,240 왜 이래, 당신 나 미워하잖아 1279 01:29:20,320 --> 01:29:23,600 하지만 그러면서도 나를 놔주지도 못하고 있지 1280 01:29:26,320 --> 01:29:28,160 - 이해가 안 돼 - 그래, 그럴 수 있어 1281 01:29:31,120 --> 01:29:34,880 나조차도 내가 왜 그렇게까지 화가 났는지 잘 모르겠으니까 1282 01:29:37,480 --> 01:29:39,200 당신한테 정말 화가 나긴 했어 1283 01:29:42,800 --> 01:29:43,920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해 1284 01:29:46,520 --> 01:29:47,440 아마도 1285 01:29:48,720 --> 01:29:52,600 엄마 역할에 갇혀 있는 내 상황 때문이겠지, 당신 탓도 아닌데 1286 01:29:52,680 --> 01:29:54,960 당신이 나한테 요구했던 게 아닌데도… 1287 01:29:58,920 --> 01:30:00,200 아마도 그것 때문에 1288 01:30:01,240 --> 01:30:03,880 당신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 컸던 것 같아 1289 01:30:05,560 --> 01:30:08,120 내가 가족을 위해서 한 일을 전혀 알아주지 않는 거 같아서 1290 01:30:08,200 --> 01:30:09,360 모르는 게 아니었어 1291 01:30:12,480 --> 01:30:13,320 나는… 1292 01:30:17,360 --> 01:30:19,200 내 문제는 다른 게 아니라… 1293 01:30:20,400 --> 01:30:23,800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지만 불행하게도 너무나 흔한 1294 01:30:25,480 --> 01:30:26,600 남자들의 특성 탓이었지 1295 01:30:28,800 --> 01:30:30,800 그런 걸 차마 1296 01:30:32,480 --> 01:30:33,440 감당하지 못한 거야 1297 01:30:35,640 --> 01:30:37,360 아이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1298 01:30:39,800 --> 01:30:41,480 그 정도로 단순하고 멍청했어 1299 01:30:43,760 --> 01:30:45,200 그러다 보니까 1300 01:30:47,120 --> 01:30:49,840 나는 잊히는 것만 같았고 1301 01:30:50,400 --> 01:30:52,520 당신이랑도 소원해지기 시작했어 1302 01:30:52,600 --> 01:30:55,520 나는 가족들 사이에서 방해만 되는 것 같았지 1303 01:30:57,240 --> 01:30:59,880 그러니까 결국 이런 결론에 도달했어 1304 01:31:01,360 --> 01:31:04,400 이 상황에서는 그냥 내가 조용히 빠져주는 게 1305 01:31:04,480 --> 01:31:06,880 모두를 위해서 최선이겠구나 하고 말이야 1306 01:31:09,840 --> 01:31:11,520 당신이 정확하게 지적한 대로 1307 01:31:12,280 --> 01:31:14,080 내가 했던 모든 행동은 잘못됐어 1308 01:31:14,160 --> 01:31:15,280 하지만 그런 것도… 1309 01:31:18,160 --> 01:31:19,200 바보 같은 짓이야 1310 01:31:20,160 --> 01:31:22,720 계속 핀잔 듣는다고 해서 나아지는 건 아니거든 1311 01:31:22,800 --> 01:31:25,200 - 나아질 수도 있지 -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1312 01:31:25,280 --> 01:31:28,680 나라고 당신한테 잔소리하는 게 즐거웠던 건 아니라고 1313 01:31:29,320 --> 01:31:30,360 내 말뜻 이해해? 1314 01:31:31,080 --> 01:31:32,080 그럼, 이해하지 1315 01:31:34,080 --> 01:31:36,840 하지만 이제는 우리 둘 다 알잖아 나는… 1316 01:31:39,280 --> 01:31:40,120 혼날 만했다는 걸 1317 01:31:42,920 --> 01:31:45,480 적어도 지금은 알지 나는 엉망진창이었어 1318 01:31:47,440 --> 01:31:49,080 난 완전히 쓸모없는 인간이야 1319 01:31:49,160 --> 01:31:50,520 그런 말은 하지 마 1320 01:31:54,160 --> 01:31:55,720 당신 쓸모없지 않아 1321 01:31:59,240 --> 01:32:00,080 알았어? 1322 01:32:01,280 --> 01:32:02,200 그렇게 생각하지 마 1323 01:32:06,080 --> 01:32:06,920 당신이 그리워 1324 01:32:10,640 --> 01:32:11,600 우리가 그리워 1325 01:32:13,240 --> 01:32:14,240 예전의 우리가 1326 01:32:18,240 --> 01:32:19,400 기억나기는 해? 1327 01:32:22,320 --> 01:32:24,400 그때 장난 아니게 좋았잖아 1328 01:32:26,920 --> 01:32:29,080 - 그래, 좋았지 - 정말 좋았어 1329 01:32:30,760 --> 01:32:31,600 진짜 좋았지 1330 01:32:33,960 --> 01:32:36,560 그렇게 좋았던 시절이 지금은 시궁창에 처박혔어 1331 01:32:40,440 --> 01:32:42,440 내 노력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1332 01:32:42,520 --> 01:32:44,560 버티는 것도 더 어려워지게 마련이야 1333 01:32:45,800 --> 01:32:46,880 하지만 나는 다 알아 1334 01:32:50,360 --> 01:32:51,680 정말이야, 다 안다고 1335 01:32:54,280 --> 01:32:55,160 그래 1336 01:32:55,760 --> 01:32:57,760 당신이 가족을 위해 한 일들 다 알고 있어 1337 01:33:01,760 --> 01:33:04,560 그리고 당신한테 너무너무 미안해 1338 01:33:05,480 --> 01:33:06,560 그런 일을 겪게 하다니 1339 01:33:07,680 --> 01:33:09,040 가족들한테도 마찬가지고 1340 01:33:15,440 --> 01:33:17,240 나를 반기지 않는다고 해도 이해해 1341 01:33:30,320 --> 01:33:31,160 있잖아 1342 01:33:37,000 --> 01:33:38,360 그 여자랑 행복하다면 1343 01:33:39,880 --> 01:33:40,960 난 다행이라고 생각해 1344 01:33:41,040 --> 01:33:43,560 - 그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는데 - 진심이야 1345 01:33:48,640 --> 01:33:50,480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1346 01:33:50,560 --> 01:33:52,040 뭐가 어떻게 되든 간에 1347 01:33:53,520 --> 01:33:55,160 지금은 그 얘기 하지 말자 1348 01:33:58,120 --> 01:33:59,000 제발 하지 말아줘 1349 01:34:02,320 --> 01:34:03,600 지금은 그냥… 1350 01:34:04,880 --> 01:34:05,720 그냥… 1351 01:34:06,720 --> 01:34:07,760 그 얘기는 접어두고 1352 01:34:09,320 --> 01:34:10,800 오늘 밤만 생각했으면 좋겠어 1353 01:34:13,080 --> 01:34:16,000 다른 건 다 잊고 우리가 함께 보낼 오늘 밤만 생각하자 1354 01:34:18,760 --> 01:34:19,600 지금 이 순간만 1355 01:34:21,440 --> 01:34:22,400 그래 줄 수 있지? 1356 01:34:23,560 --> 01:34:24,400 알았어 1357 01:34:29,200 --> 01:34:30,040 좋았어 1358 01:36:17,160 --> 01:36:18,000 잘 잤어? 1359 01:36:18,800 --> 01:36:20,760 이제 깨울 때가 된 것 같아서 1360 01:36:25,720 --> 01:36:26,560 몇 시야? 1361 01:36:27,280 --> 01:36:29,600 - 1시 15분 됐어 - 뭐라고? 1362 01:36:30,320 --> 01:36:31,280 애들은 차에 있어 1363 01:36:32,000 --> 01:36:34,280 엄마가 만네를 데려와서 그 문제도 신경 쓸 거 없고 1364 01:36:35,880 --> 01:36:37,040 그러니까 마음 푹 놔 1365 01:36:38,160 --> 01:36:41,240 짐도 다 싸놨으니까 준비되면 그냥 몸만 나오면 돼 1366 01:36:42,520 --> 01:36:43,360 기다리고 있을게 1367 01:37:00,400 --> 01:37:01,840 외계인은 다리가 몇 개야? 1368 01:37:02,360 --> 01:37:04,640 그럼 산은 얼마나 높을까? 1369 01:37:05,320 --> 01:37:07,840 -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 내 말이 그 말이다 1370 01:37:08,400 --> 01:37:10,040 외계인은 다리가 몇 개야, 엄마? 1371 01:37:13,440 --> 01:37:17,160 외계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진 게 없어, 왜냐하면… 1372 01:37:18,280 --> 01:37:20,240 외계인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거든 1373 01:37:20,320 --> 01:37:22,680 아빠 생각에 외계인 다리는 두 개일 거 같아 1374 01:37:23,240 --> 01:37:24,080 알았어 1375 01:38:11,880 --> 01:38:13,560 엄마, 좀 와줄 수 있어? 1376 01:38:14,080 --> 01:38:16,360 만네만 재우고 바로 갈게 1377 01:38:41,400 --> 01:38:42,320 우리 얘기 좀 할까? 1378 01:38:49,800 --> 01:38:50,640 스텔라 1379 01:39:04,000 --> 01:39:04,840 여보 1380 01:39:09,120 --> 01:39:09,960 이리 와 1381 01:39:20,080 --> 01:39:21,240 시간은 좀 걸릴 거야 1382 01:39:23,000 --> 01:39:24,520 내가 자격이 없다는 것도 알아 1383 01:39:28,920 --> 01:39:30,600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미안해 1384 01:39:36,320 --> 01:39:37,800 이제는 뭐든지 할 거야 1385 01:39:39,680 --> 01:39:40,520 알았지? 1386 01:39:41,600 --> 01:39:42,440 너무 늦었어 1387 01:39:46,560 --> 01:39:47,480 아니야 1388 01:39:47,560 --> 01:39:49,600 맞아, 구스타브, 내 말 잘 들어 1389 01:39:50,360 --> 01:39:51,360 나 많이 아파 1390 01:39:52,560 --> 01:39:53,400 뭐? 1391 01:39:56,760 --> 01:39:57,640 암이야 1392 01:39:58,280 --> 01:39:59,120 아니, 지금… 1393 01:39:59,200 --> 01:40:01,280 다 괜찮아질 거야 1394 01:40:02,880 --> 01:40:04,120 다 괜찮아질 거야 1395 01:40:11,760 --> 01:40:15,480 다 괜찮아질 거라는 말을 하는 건 엄마의 의무 같은 거예요 1396 01:40:16,680 --> 01:40:18,880 괜찮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도 그렇게 말하죠 1397 01:40:30,520 --> 01:40:32,120 가족한테 고백하고 나서야 1398 01:40:32,200 --> 01:40:34,800 비로소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1399 01:40:40,120 --> 01:40:40,960 그리고… 1400 01:40:43,720 --> 01:40:45,320 저는 바로 말했어야 했어요 1401 01:40:48,840 --> 01:40:49,800 저도 알아요 1402 01:40:51,160 --> 01:40:53,000 제가 비겁했고 이러면 안 됐다는 걸 1403 01:40:56,440 --> 01:40:57,640 그런데 못 하겠더라고요 1404 01:41:00,720 --> 01:41:02,040 말할 수가 없었어요 1405 01:41:05,400 --> 01:41:06,520 무엇보다 두려운 건 1406 01:41:06,600 --> 01:41:10,440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버려지는 것일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1407 01:41:13,320 --> 01:41:16,280 하지만 그것보다 백배는 더 끔찍한 일은 1408 01:41:17,200 --> 01:41:19,600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는 거더라고요 1409 01:41:20,720 --> 01:41:24,240 내가 없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것만큼 겁나는 건 없으니까요 1410 01:41:26,080 --> 01:41:30,480 혹시라도 아이들한테 책임감을 지우게 될까 봐 겁이 났어요 1411 01:41:32,760 --> 01:41:34,720 아이들은 그런 걸 짊어지면 안 되잖아요 1412 01:41:36,400 --> 01:41:37,920 아이들은 아이들답게 살아가야죠 1413 01:41:41,480 --> 01:41:42,640 또 하나 겁났던 건 1414 01:41:43,760 --> 01:41:46,160 남편이 나를 불쌍히 여기게 되는 상황이었어요 1415 01:41:48,520 --> 01:41:51,120 그런 이유로 내 곁에 남는 건 싫으니까요 1416 01:41:51,200 --> 01:41:52,760 - 울이라고? - 그래 1417 01:41:53,320 --> 01:41:55,960 - 핫팬츠에 울은 좀 깨지 - 후끈후끈한 옷이잖아 1418 01:41:56,040 --> 01:41:57,360 정말로 겁이 났어요 1419 01:41:58,520 --> 01:42:01,680 나 없이 남편이 그 모든 일을 처리할 수나 있을까 싶었고 1420 01:42:02,720 --> 01:42:06,240 아이들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 막막했죠 1421 01:42:07,040 --> 01:42:10,040 모든 걸 한꺼번에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일이잖아요 1422 01:42:12,480 --> 01:42:14,680 아이들이 외로움을 느낄까 봐 너무 겁났어요 1423 01:42:17,600 --> 01:42:19,280 그저 모든 게 겁이 났죠 1424 01:42:20,120 --> 01:42:20,960 왔어? 1425 01:42:24,120 --> 01:42:27,480 하지만 아이들이 좋은 환경 속에 있다는 걸 이제는 알아요 1426 01:42:29,480 --> 01:42:31,200 저한테는 그거면 충분해요 1427 01:42:36,040 --> 01:42:39,760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나가서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좀 사 올까? 1428 01:42:39,840 --> 01:42:42,400 아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1429 01:42:42,920 --> 01:42:45,840 목숨보다 더 큰 사랑을 주고 있다는 걸 알아요 1430 01:42:45,920 --> 01:42:47,520 - 이따 봐 - 안나, 얼른 가자 1431 01:42:54,880 --> 01:42:57,320 남겨진 모든 사람들이 잘 돌봐줄 거라는 걸 알죠 1432 01:42:58,760 --> 01:42:59,600 이리 와 1433 01:43:01,640 --> 01:43:03,000 당신이 같이 있다는 것도 알아 1434 01:43:05,520 --> 01:43:06,360 온전히 1435 01:43:08,040 --> 01:43:09,040 아이들을 위해서 1436 01:43:09,120 --> 01:43:09,960 사랑해 1437 01:43:13,760 --> 01:43:15,760 당신이 그렇게 말할 때마다 내 사랑은 두 배로 커져 1438 01:43:26,840 --> 01:43:28,960 나는 이제 곧 함께할 수 없게 될 거야 1439 01:43:31,080 --> 01:43:32,400 그 정신없는 일상을 1440 01:43:33,600 --> 01:43:35,080 같이 누릴 수 없게 되겠지 1441 01:43:38,160 --> 01:43:42,200 우리 가족을 떠나야 하는 슬픔은 말로 표현할 수조차 없어 1442 01:43:47,880 --> 01:43:49,560 하지만 이제 겁이 나지는 않아 1443 01:43:53,880 --> 01:43:54,920 모두들 잘 해낼 테니까 1444 01:44:16,000 --> 01:44:17,200 자, 이제 가볼까 1445 01:44:17,720 --> 01:44:18,960 - 갈 시간이야 - 알아! 1446 01:44:20,000 --> 01:44:21,560 - 봉은 잘 챙겼어? - 응 1447 01:44:22,960 --> 01:44:24,720 - 핫팬츠도 안 빼먹었고? - 그래! 1448 01:44:25,600 --> 01:44:26,720 잔소리 좀 그만해 1449 01:44:44,320 --> 01:44:45,160 위로 1450 01:44:47,200 --> 01:44:48,160 아래로 1451 01:44:51,040 --> 01:44:51,880 위로 1452 01:44:53,720 --> 01:44:54,920 - 안녕하세요, 할머니 - 아래로 1453 01:44:55,000 --> 01:44:56,440 - 안녕, 아가 - 안녕하세요, 아릴드 1454 01:44:57,880 --> 01:45:00,160 아빠, 아릴드 할아버지한테 초능력이 있는 거 같아! 1455 01:45:01,840 --> 01:45:02,920 그렇구나, 타자 1456 01:45:04,560 --> 01:45:06,280 초능력이 있는 거면 눈을 깜빡거려 주세요 1457 01:45:07,640 --> 01:45:09,840 이거 봐! 진짜로 초능력이 있다니까 1458 01:45:09,920 --> 01:45:14,080 알았으니까 아릴드 할아버지 그만 괴롭히고 이리 와, 어서 타 1459 01:45:16,480 --> 01:45:19,040 안전벨트 매야지, 이제 이거 받아 1460 01:45:20,600 --> 01:45:21,480 뭐 하는 거야? 1461 01:45:21,560 --> 01:45:24,520 - 누나가 고르고르 깔고 앉았잖아 - 그렇다고 때리냐? 1462 01:45:24,600 --> 01:45:26,520 아빠, 누나가 나한테 심술부려 1463 01:45:26,600 --> 01:45:27,880 심술부린 거 아니거든? 1464 01:45:28,520 --> 01:45:30,720 고르고르를 깔고 앉았으면 심술부린 거 맞지 1465 01:45:33,320 --> 01:45:34,520 자, 받아라 1466 01:45:36,800 --> 01:45:37,800 준비됐니? 1467 01:45:37,880 --> 01:45:39,720 총 9시간 45분이야 1468 01:45:40,240 --> 01:45:41,400 다들 할 수 있지? 1469 01:45:41,480 --> 01:45:43,480 그럼요, 고마워요, 엄마 문제없어요 1470 01:45:44,440 --> 01:45:47,280 우리는 9시간 동안 차 타고 가는 거 좋아하거든요 1471 01:45:48,160 --> 01:45:49,080 끄떡없어요 1472 01:45:50,000 --> 01:45:51,560 9시간쯤이야 껌이죠 1473 01:45:55,120 --> 01:45:55,960 괜찮을 거야 1474 01:48:33,440 --> 01:48:36,440 자막: 김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