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의매생활 03

[6월 11일(목요일)]

 

아!

소문의 오빠다!

 

미안

마아야가 새로운 집에
놀러 오고 싶다고 하길래

아사무라 군의 전화번호를 몰라서
집에 걸긴 했는데

아… 그때 샤워하고 있었을지도

그리고 마아야한테 아사무라 군하고
남매라는 걸 말한 것 말인데

딱히 나는―

테니스에서 아사무라 군이
내 근처까지 왔을 때

마아야가 봤다던 것 같아

 

아까 우선을 빌려줬던 것도

 

미안, 내가 너무 가벼운 생각으로
말을 걸었었나 봐

 

그래서 말이야

 

전화번호 교환할 수 있을까?

 

어라?

 

좋은 아침~

좋은 아침

아직 안 자는 거야?

왠지 잠이 안 와서~

그래도 있지

타이치 씨가 오늘은
늦게 나가신다고 하셔서

4명이서 먹을 수 있겠구나 싶어서!

 

도와줄게

 

고마워

 

사키하고 아침밥을 먹는 것도 오랜만이네

sub by 별명따위

 

아, 행복하다~

 

제3화 「반사와 정」
너무 호들갑이시잖아요~

제3화 「반사와 정」
 

제3화 「반사와 정」
맛있어

응?

 

정말이다
맛있어!

 

이거 계란말이?

육수 계란말이

육수 계란말이…

육수를 넣어서 만드는 거야

 

간장소스를 사용한다거나?

음… 우리는 다시마 육수

사키도 만들 수 있어

다음에 만들어 주는 게 어때?

내가 만들면 이렇게
푹신한 식감이 나지 않아

 

아, 나
계란 프라이 좋아해

 

그래?

 

뭐, 내키거든 만들어 줄게

 

유타 군도 고마워

아뇨, 이 정도쯤이야

아, 이번 주 빨래는
두 사람 것도 한꺼번에 빨아도 괜찮죠?

아, 그건…

저기 있지

만약 유타 군이 싫지만 않다면
빨래는 모두 내가 할게

 

아니, 그건 좀 죄송하죠

 

옷감이 좀 민감한 거라

네트 사용법 알고 있어?

네트?

 

옷감이 상하지 않도록
전용 네트가 있거든

 

상한다…
에?

여러모로 복잡하니까
직접 빨겠습니다

아, 응

타이치 씨의 속옷은
내가 빨게

유타 군 것도 같이 빨아줄까?

 

잠깐만

 

같이 가자

 

미안해

뭐?

가능성 중 하나로, 아사무라 군이
여성용 속옷을 착용하고 있다는 것도

없진 않았을 텐데

뭐?

 

나, 틀에 박힌
성 역할을 부정해 왔는데

빨래를 할 수 없을 거라고 단정 짓고…

아야세 씨?

립스틱이나 파운데이션을
사용하는 걸 본 적은 없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미는
타입이라는 가능성도…

잠깐만
냉정해지자, 아야세 씨

 

냉정해졌어요

 

여장을 즐겨 한다고 해서

실제로도 그러고 다닌다는
보장은 없겠지?

 

여장은 안 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미지도 않아

하지만 아사무라 군
눈썹 모양도 깔끔한데

뭐?

다듬고 있는 거지?
미용실 같은 데 다니면서

이발소야

뭐?

그럼 그 눈썹은
나면서부터 그런 거야?

 

그런데…

 

왠지 분해

 

성별은 애당초 둘로 나눈다고
나눠지는 게 아니잖아?

아… 뭐, 그렇네

 

그런데 그 순간에만

나는 머릿속 한 구석에도
떠오르지 않았어

 

나는 전혀 신경 안 써

 

응, 고마워

그래도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없어

그래서 사과하고 싶었어

 

반사라는 게 있지?

반사?
반짝반짝?

그거 말고

조건 반사 같은 거

 

아…

 

"갑작스레 말해버렸다",

"이렇게 해 버리고 말았다"에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

그런 반사적인 행동을
할 수 있으니까

이득을 보는 일도
분명 있을 거야

 

하지만 편견은 차별을 낳아

 

그래서 다시 보는 거잖아?

 

아야세 씨는 자신의 행동을
다시 보고서 반성했어

그럼 그 이상은
고민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나는 말이야

아야세 씨가 다시 보고도
수정하지 못하는 사람이란 생각은 안 들어

 

아야세 씨?

 

아사무라 군은 나를…

 

[지나치게 이해해 주고 있어요]
 

 

돌아왔었구나

 

왜?

아니, 딱히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

아… 나, 오늘은 알바 있어

 

「역시 봤었지?」
 

그래서,

말려두고 있던 속옷에
시선이 빼앗겼는데

갑자기 말을 걸어서
순간적으로 도망치고 말았다고

훔치려고 들어가려던
순간이라고 보인 줄 알았어?

뭐… 그러려나

 

여동생 건데?

그건… 분명 그렇긴 한데

 

미안, 방금 말은 공평하지 못했어

뭐?

자, 코코아

 

싫어해?

그럼 내가 다시 가져갈 건데

아, 아니

싫어하지 않아

 

뭐, 이걸로 쌤쌤이 아닐까?

 

속옷에 시선을 빼앗긴 것도
일종의 반사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해

 

아사무라 군이 반사적인 행동을
반성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건 기쁘네

 

그건 그렇고

내 속옷은 시선을
빼앗길 정도로 매력적이었던 거야?

그런 말까지는 하지 않았어

그럼 매력이 없다는 거구나
헤에…

 

혹시 나 놀리고 있는 거야?

글쎄, 어떨까?

 

내 속옷을 가지고 가고 싶어질 만한
기분이 없진 않았다는 거구나

그런 욕망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겠지

그렇다고 해서 뭘
하는 건 아니겠지만

 

흐응, 욕망은 있긴 하구나

 

욕망이 있는 것하고
욕망대로 행동하는 건 달라

 

그렇네, 미안
이 얘기는 여기까지 하자

나는 식사하고 목욕은
다 해 뒀어

 

아, 응

 

잘 자

 

잘 자…

 

[6월 12일(금요일)]
 

 

굉장하네

 

저기, 오빠야

 

아니, 그거!
학교에선…!

사키한테 무슨 일 있었어?

뭐?

왠지 아침부터 계속
저런 느낌이란 말이지

 

「기운이 없어 보이는데 무슨 일 있었어?」

 

간다!

 

「아무 일도」
 

 

아버지, 결국 전철이 끊겼대

 

고액 알바
좀처럼 보이질 않아서

 

금방 찾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으니까

그치만 이대로는 일방적으로
아야세 씨한테 요리를 대접받게 되기만 하니까

뭔가 더 도와주는 편이 좋겠다면
말해줬으면 좋겠어

 

 

아사무라 군

 

「내 몸은」
 

 

「살 만해 보여?」
 

 

[아사무라 아야세]
 

 

6월 7일, 일요일

 

안심했다―

그게 내 본심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서로 얼굴을 봤을 때 알고 있었다

 

두루 신경을 써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나중에 들어오는 날 위해서
구태여 목욕물을 다시 받아주는 사람

 

설마 스이세이일 줄은 몰랐어

 

6월 8일, 월요일

아사무라 군이
학교에서 말을 걸어줬다

 

상상 이상으로 아사무라 군은
스스럼없는 사람이었다

 

내 소문을 믿고 있었던 건
좀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도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지는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화를 내고

화가 나 있다는 걸
인정해 주고서

거기에서 귀찮아하지 않고

타협해 주려 했던 사람은 처음일지도

 

6월 9일, 화요일

 

메모, 아사무라 군은
계란 프라이에는 간장

 

오늘부터 밥을 한다

아사무라 군이 고액 알바를
찾아주고 있으니까

이 정도는 내가 담당해야 하겠지

 

알바처를 찾지 못했다면서
미안하단 듯이 말했지만

나도 그렇게 쉽게
찾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

 

능숙하게 타인에게 의지할 것…이라

 

그렇게 할 수 있었다면…

 

[6월 10일(수요일)]
 

 

6월 10일, 수요일

 

「소리에 집중하고 있어서」
 
 

「소리에 집중하고 있어서」
 
부끄러워…

「……경솔해서 미안」
 
 

「……경솔해서 미안」
 
설마 들려주게 되다니

 
 
설마 들려주게 되다니

 

「…영어회화?」
노력하고 있는 모습은
꼴사나워서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뭐, 뭐든 상관없잖아」
노력하고 있는 모습은
꼴사나워서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노력하고 있는 모습은
꼴사나워서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마아야가 새로운 집에 놀러 왔다

 

셋이서 놀면서, 잔뜩 웃고…

이렇게 웃은 건 얼마 만일까?

 

연락처 교환도 했다

 

아사무라 군, 아이콘이
풍경 사진이라는 것도 아사무라 군답네

 

6월 11일, 목요일

 

안 한다고 했다

 

욕망을 품는 것과,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나도 그 말엔 전적으로 동감한다

 

아사무라 군의 의견을
듣다 보면

매번 하나하나가 내가
공감할 수 있는 것뿐이라고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나…
편한 거겠지

 

아사무라 군은 위험해

 

나를 지나치게 이해해 주고 있어

 

아야세 씨, 그거

 

내가 가장 싫어하는 타입의 사람이야

 

외모가 좋다는 것만을
무기로 삼아 벌고 있다고

듣고 싶지 않은 거 아니었어?

 

남자나 여자 같은 건
상관없는 방법으로

다시 보게 만들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

 

하지만…

아사무라 군이라면 그것도
이해해 주고서…

나니까 이해해 줄 거라는
것하고는 상관없어

 

이건―!

 

아야세 씨 얘기야

 

죄송합니다…

 

[아사무라 아야세]
 

아빠는 예전에는
상냥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회사에서 실패한 후로
사람을 불신하게 빠지게 됐어

 

엄마는 남들보다 2배는
열심히 일을 하면서

나를 키워줬어

 

하지만 그게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라

 

엄마를

"결국 물 장사나 하는 주제에"라거나

"여자라는 걸 무기로
손님을 받고 있다"라면서 욕하고

 

아무리 자기가 괴로운 일을
당했다고 해서

엄마한테 화를 내도
되는 건 아닌데

 

그 말대로야

뭐?

아, 뭐…
우리 집도 비슷한 거여서

 

아버지는 어머니가 바람을 펴서
한때 여성 공포증 비슷하게 됐었거든

아빠가?

 

혹시 너도?

 

우리, 닮았네

 

못난 점도 포함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

 

그런 점도 포함해서
우리는 잘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오빠와 여동생으로서

 

아… 그 있잖아!

부르는 것도 "오빠"라고
불러도 돼

 

고마워

 

아야세 씨?

 

앞으로도 잘 부탁해

아사무라 군

 

[6월 13일(토요일)]
 

 

6월 13일, 토요일

밤에는 아사무라 군과
둘이서 저녁을 먹었다

 

엄마하고 아빠를 디너에
보내는 데에 성공했으니까

 

말을 꺼낸 건 아사무라 군이었는데

그는 정말로 자잘하게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를 「오빠」라고 부를 순 없다

 

한 번이라도 부르게 된다면

나는 그에게 끝도 없이
어리광을 부리고 말겠지

그것만큼은 절대 안 돼

 

「육수 달걀말이에 토스트는 좀 이상하지만」
미안, 아사무라 군

「육수 달걀말이에 토스트는 좀 이상하지만」
 

「이상하지 않아, 아야세 씨」
 

「기뻐」
 
 

「기뻐」
하지만 「아사무라 군」이라고
부를 때마다

「좋겠다. 안 그래, 유우타~?」
하지만 「아사무라 군」이라고
부를 때마다

「아빠한테도 좀 나눠주지 않을래~?」
하지만 「아사무라 군」이라고
부를 때마다

마음 어딘가에서 「오빠」라고
부르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가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쏟아져 나온다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기분이라

나도 이 감정에 뭐라고
이름을 붙여야 할지 알 수 없어

 

깨닫고 보니 아사무라 군을
의식하고 있어

왠지 갑갑해

 

최근에는 이불을 뒤집어 써도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아

 

"자립해 살아가려는 주제에"라면서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진다

 

이건 뭘까?

 

정말로

 

제4화 「경과 대책」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