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 지켜라!
왕태자 전하의 탈출은 아직이냐?
어린 왕자들의 발로는 그리 간단히는...
아무튼 여길 사수하자.
신호의 종이 울릴 때까지!
이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
가르크하인 국 황제,
아르노르트 하인.
가자!
응!
이 인생은 있는 힘껏 살았어...
하지만...
다음에야말로,
다음에야말로...
리셰 일름가르드 베르투나!
왕태자의 약혼자로서 당치도 않을 만큼
오늘 지금부로 나는
네 녀석과의 약혼을 파기한다!
네, 알겠습니다.
아니, 잠깐, 약혼 파기라고?
이제부터 자신이 어떻게 되는지
아니요, 전혀.
실례하겠사옵니다.
뭐?
이, 이봐, 리셰!
어디 가는 거냐!
얘길 좀 들어!
역시 돌아왔구나.
역시 돌아왔구나.
일주일이나 생각했단 말이다!
들으라고, 이봐!
야, 돌아와!
이 뒤의 처우라면 알고 있어.
이 뒤의 처우라면 알고 있어.
그야...
다시 시작하는 인생도
루프 7번째인 악역 영애는,
지금도 뚜렷하게 떠올릴 수 있다,
첫 번째 인생에서의 일은.
리셰 일름가르트 베르투나!
왕태자의 약혼자로서 당치도 않을 만큼
오늘 지금부로 나는
네 녀석과의 약혼을 파기한다!
야, 약혼 파기?
그런... 어째서?
또한 너를 국외 추방시키겠다.
디트리히 전하,
지금부터 네 죄상을 낱낱이 읽어주마.
죄상?
우리 공작가는
외동딸인 네가 그걸 배신할 줄이야.
부끄러운 줄 알거라, 리셰.
누명입니다!
부디 들어주세요!
아버님, 어머님!
약혼을 파기당하고,
입은 옷 외엔 아무것도 없이
정처없이 떠돌았다.
앞으로 어떡해야...
땅바닥이나 바라보고 있으면
그런 때였다,
행상 일행을 만난 건.
왠지 사연이 있는 모양이군.
옆나라까지 가는 마차다만
괜찮겠어, 회장?
미인 상대로는
이 사람들, 상인?
그치, 그래서 걱정이란 말이지.
바보야, 내 사람 보는 눈을
달빛만으로 이만큼이나
비슈크루하 산이로군.
왕족, 아니면 공작가의 영애쯤 되려나.
그런 귀한집 아가씨께서 이런 한밤...
저기!
이 반지, 매입해주시지 않겠어요?
우리는 단순히 물건을
자신들의 마음이 끓어오르고
같은 열의로
파는 쪽도 사는 쪽도
그 매매로 이익을 낳는다.
그것이 우리들,
그 표정, 재밌겠다고 생각한 거지?
그, 그건...
앞으로의 인생,
모처럼이야,
앞으로 상인을 목표로 해보는 건 어때?
제가 말인가요?
생각해본 적도 없었습니다만.
갑갑한 왕태자비의 운명에서
당신은 어디에든 갈 수 있어,
자유롭고 마음 편하게 말이지.
자유롭고... 마음 편하게...
당신에게는 보는 눈이 있어.
거기다,
이렇게 마음씨 좋은 대상을 우연히 만나는
음습한 계집년.
신경 쓰일 텐데?
얘길 좀 들어!
네 죄상을 낱낱이 고하는 대본을
야, 돌아와!
얘길 좀 들어!
이걸로 7회차인걸.
전 적국에서 자유롭고 마음 편한
신부 생활을 만끽한다
음습한 계집년.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왕가에 충성을 맹세한 몸.
가족에게도 외면당하고,
재밌나, 아가씨?
타고 갈 테냐?
홀라당 속아넘어가버리잖아.
이 사람들, 상인?
얕보지 말라니까.
훌륭한 광택이 드러나는 실크,
사고 팔고 하는 게 아니야.
뜨거워질 만한 물건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에게 팔지.
그 물건을 사랑하고
아리아 상회의 신조다.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지?
정식으로 해방되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