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거리기 시작했네요

 

파르사스왕의 탄생일에는 매년

초국의 인간을 초대하는
외교의 날로 지정되어 있다

번거롭겠지만 잘 부탁한다

각오하고 왔어요

 

아, 그렇지

 

손을 내밀어 주세요

 

이건 마법구예요

돌을 비틀면 한 번에 한해

당신을 중심으로 한 구획 정도는
전이 마법을 사용할 수 없게 돼요

 

지난 전투에서
고전했기 때문인 건가

 

전이와 비행은 성가시니까요

너도 전이하지 못하게 되는 건가?

그렇게 돼요

마녀급의 힘이 있어도
저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거든요

 

생신 축하드려요

 

왜 그러세요?
어디 이상했어요?

아니, 너다운걸

 

고마워

별말씀을요

 

Unnamed Memory

 

모습, 형태

마음의 몸짓도

전혀 다른 두 개의 생명

이해했구나

통했구나

하나, 둘을 세고서 시간을 뛰어넘자

 

몇백, 몇천 번 다시 만난 그 너머

설령 내가 사라진다 해도

사랑하겠어요

이 마음만이 "영원함"이라고

작별의 틈새에서 네가 웃어주고 있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보답받지 못할 고귀한 나날을

이름 없는 추억을

함께 살아가네

 

 

 

~ 영원한 반쪽 ~

 

양 폐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오렐리아·카나우·
나이샤·포르시아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간드너에서 왕의 대리로
축하를 드리기 위해 찾아 뵈었습니다

친절한 인사
감사하지

왕께도 인사를 잘 전해주었으면 하는군

물론이죠!

여어, 두 사람

 

트라비스

 

네놈

이봐, 장소는 가리도록 하자구

나는 이 녀석의 후견인이야

 

너는 내 여자의
대역이 되어줘야겠어

대역?

성가신 여자가 오렐리아를
죽이러 올 가능성이 있어

내가 여자를 죽이러 간 사이에
그 녀석의 부하가 오면 큰일이니까

일단 너를 내 여자라는 걸로 해 둘게

 

그렇게 마음대로…

참고로 성가신 여자라는 건
어떤 사람이에요?

나와 똑같지

성격이 비뚤어진 건가요?

아니야

나와 똑같이 "작위"를 가진 녀석이라는 소리야

아, 최상위 마족!

 

그렇게 돼서 너한테
거부권은 없어

잠깐, 잠깐, 잠깐만요!

수락해 준다면 파르사스와 투르다르

두 나라 모두 네 피가
흐르는 동안에는 불가침―

그렇게 해도 된다

 

나한테 있어서는 나라
하나나 둘이야 다를 건 없으니까

 

당신에게 있어서 오렐리아는 뭔가요?

뭐?

별로

조금 마음에 든 것뿐이다

아이라서 죽게 만들기에는 아까워

 

할 거야, 안 할 거야?
어느 쪽이야?

하, 할게요!

 

피어나라

 

내 거라는 증표다

마족이라면 금방 알아볼 거다

우와…

 

대기실 쪽도 확인하겠습니다!

부탁한다

나 참, 그 녀석은
어느새 빠져나간 거야?

 

티나샤 님

 

거짓말!

 

미아…

미아는 아니지?

 

어쩌지?

 

제가 가지고 있을게요

감사합니다!

 

착하지, 착하지

응?

 

우왓!

펴, 편지!
편지를!

이건…

아, 아니에요!

 

티나샤, 찾고 있었다

 

"이 아이는 왕의 아이입니다
부디 잘 부탁합니다"?

뭐?

나는 아니다

마, 맞아요!

폐하께선 그런 실수는
안 한다니까요!

당신들, 저를 바보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어떻게 생각해 봐도
계산이 맞지 않잖아요

 

그렇구나

티나샤 님께서 해주를
해 주신 건 2개월 전이니까

태어날 수가 없다…

에 또
그럼 그 말은…

버려진 아이인가

짐작이 가는 사람은 없나요?

없다

필적도 처음 보는 필적인 데다
발신인의 이름도 없으니까

뭐, 파르사스에서 한동안
상태를 보도록 하지

어머니의 마음이 바뀌어서
데리러 올지도 모르니까

그렇네요

 

죄, 죄송합니다

용무가 떠올라서 오늘은 돌아갈게요

갑자기 왜 그러지?
화가 난 건가?

 

네?

아까 라잘이 시시한 소리를
지껄이지 않았나

 

아…

응, 화났어
그러니까 돌아갈게요

잠깐 기다려

싫어요
그럼 다음에 올게요

 

뭔가 마음에 걸리는데

 

라나크

 

싫어!

 

꿈…?

 

왜 그러지?

 

꿈을…

찔리는 꿈을 꿨어

 

너, 그 여자의 과거를 본 건가

 

꿰매줄게

 

그걸 보는 건 좋지 않아

 

오렐리아

왜?

나는 잠깐 저택을 비울게

만약 자리를 비운 사이에
모르는 녀석이 나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그 여자를
마음에 들어하고 있다고 해 둬

그 여자라니…
투르다르의 여왕 폐하?

그래

너는 절대 저택에서 나오지 마

아, 응

 

그래서?

이번 인형은 어떤 여자일까?

인간치고는 강한 마법사인 모양입니다

단지

「파이드라[상위마족]」
12명의 동족을 사역하고 있습니다

 

버러지한테 사역당하다니
쓰레기나 다름없잖아

수치스럽게

 

덤으로 그 녀석들도 없애줄까?

뭐, 그 전에

내가 너를 없애버릴 거지만

트라비스!
와 준 거야?

이제 나를 쫓아다니는 건
그만둬, 파이드라

 

너한테 어울려 주는 건
이걸로 끝이다

 

도망칠 곳은 봉쇄했어

나와, 파이드라

 

무슨 생각이지?
타비티

파이드라는 어디 갔지?

그녀는 인간계로 갔다

네 상대는 나다

칫, 그 말은

뭐, 자신이 어떻게든 하겠지

 

파이드라라고 하면

음침

교만

자학

우와…

옛날부터 트라비스 님한테
집착하고 있었는데

굳이 인간계에 나타나서
주변의 인간을 죽인 적도 있대

티나샤 님하고 똑같네

집착이 너무 심해

저는 연적을 죽이진 않아요!

 

아…

 

본인이 왔나 봐

 

네가 그 소문의 날벌레구나?

내 손에 죽는다니
자랑스레 여기렴

 

트라비스 이 바보

 

여기는?
옛 성도?

그러네요

찾았다

살금살금 성가시게 굴기는

 

이츠, 센, 사이하, 리리아,
쿠나이, 에이르, 실파

 

모두가 바깥으로 힘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 주세요

 

각오는 다 된 걸까?

네, 죽일 각오가 되었어요

언제든 와 주세요

헛소리를

 

트라비스가 사라졌다?

금방 돌아온다는 소리를
해 놓고 지금껏 돌아오지 않아서…

 

티나샤 님이라면 아시리라 생각해서
투르다르에도 실례를 했습니다만

역시 어디에도 계시지 않았습니다

티나샤도 행방불명이 된 건가?

낮까지는 집무실에
계셨다고 합니다

실내에 탄 흔적이 있어서
마법을 사용한 걸지도 모릅니다

 

그 남자한테 휘말린 건가

 

미안하다
투르다르에 다녀오겠다

성채를 시찰하는 건
새로 날을 잡도록 하지

- 네!

아, 저도 가겠습니다!

저도 일단 마법사입니다
데려가 주세요!

하지만

 

마법사라면 자기 몸은
자신이 지켜라

아, 네!

 

왜 그러세요?

 

왜 여기에?

 

오스카

 

어머, 왜 그래?

딱히요
잠이 조금 오는 것뿐이에요

오스카한테 펼친 방어 결계에
무언가가…

그럼 잠들렴!

하지만 지금은!

 

불유쾌한걸

미적지근한 그 육체가
그분의 지배하에 놓이기 전에

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묻어주겠어!

 

오스카를 믿겠어!

 

나를 쫓아온 건가

폐하, 닿아서는 안 됩니다!

일단 전이하겠습니다

 

저 아이의 과거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장기를 걷어낼 방법을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시간을 벌지

 

《머나먼 곳에서 온 자여
나의 눈동자에》

 

폐하!

 

시미라…라는 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어, 지난번에 세자르에서
가지고 온 금주다

확실히 인간의 부의 감정을 핵으로 해서

다른 위계에서 힘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저 아기에게는
폐하에게 보내는 자객으로

정형되지 않은 시미라의
잔재를 봉인한거 같습니다

구성을 가지지 못한 사기
부의 감정

그래서 마법적인 경계에도
걸리지 않았던 거겠죠

몸에 잔재를 고착시키기 위한
자국이 그려져 있는거 같으니까

그걸 무너뜨리면!

떼어낼 수 있다는 건가

 

폐하!

 

그 녀석이 오지 않아

그 말은 보나마나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겠지

서둘러야겠군

 

꽤 애먹게 만드는걸

나 참, 무른 몸이야

 

저를 죽일 권리를 가진 건
단 한 사람뿐이에요

너, 어째서…

 

이걸로 끝이다

 

똑같다

원한도

체관도, 비탄도 모두
똑같이 이어져 있다

그렇군

사람의 부의 감정인가

 

슬픔이 걷어질 일은 없어

하나가 되면 똑같아질 테니까

 

헛소리를 속삭이는군!

너희와 나는 다르다!

 

착한 아이군
조금만 참아라

 

다친 곳을 보여주세요!

 

먼저 이 아이를 치료해 줘

오스카!

 

티나샤!

 

너, 무슨 일이 있었지?

네?

아, 아무것도요?

뻔히 보이는 거짓말은 치지 마라

그 남자는 어디 있지?

 

트라비스는
돌아오지 않은 건가요?

설마 진 건가?

질 리가 없잖아

말이라고 막 지어내지 마

트라비스!

어디 갔었던 거야?
걱정했어!

걱정하지 않아도 나는 여유로워

 

여유롭다면 이쪽을 도와줬으면 했는데요

"이쪽"?

아…

에 또, 뭐…
여러 일이 있어서요

나중에 천천히 듣도록 하지

 

그렇게 됐으니까
이번 일은 이걸로 끝이 맞는 거죠?

그래, 약속은 지키지

그건 그렇고 꽤나
지독하게 당했군

 

굉장하네요

뭐, 파이드라의 상대를
하게 만든 보상이다

 

자, 돌아가자
오렐리아

 

나를 속인 거야?

이 여자가 아니라 그 계집이?

 

티나샤?

 

너, 반동이...

 

나가세요!

당신이 있을 곳은
어디에도 없어요!

위험한데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누군가에게 씌인 건가?

파이드라는 기껏 해 봐야 잔재다

몸을 빼앗을 수 있을 리가 없어

 

하지만 최상위가 갑자기 사라져서
위계의 균형이 무너졌어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반동이 작용하고 있어

반동?

최상위를 죽인 저 녀석을
대신 그 자리에 앉히려고

이상할 정도의 힘이
쏟아지고 있는 거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저 녀석의
마력 내성이 아무리 높아도 폭주하게 돼

 

어라?

 

젠장!

 

티나샤!

 

어떻게 막을 순 없는 거야?

저렇게 돼버려서야
뭘 어떻게 해도 무리겠군

 

제정신이냐?

아카시아가 상성으로 이긴다고 해도
과신은 죽음을 초래할 거다

그렇다고 그냥 둘 수 있겠나?
내 여자다

 

할 얘기가 있다
티나샤

싫어
사라지세요!

 

내가 싫다면 내려오면 된다

상대해 주겠다

그럼 죽으세요!

 

당장 내려와!

 

싫어

 

제정신 차려
티나샤!

시끄러워!

 

사라져 버려!

 

시,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보고 싶지도 않아!

슬픈 일은 아무것도 없는데

싫어, 싫어, 싫어!

왜 싫다는 거지?

내가 인간이기 때문인가?

싫어…

거짓말쟁이 놈
정말 싫어…!

 

가지고 싶어서, 가지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어

 

그치만 손에 넣을 수 없는데…
두고 갈 거면서…!

두고 가지 않는다

네 거다

 

싫어…

나의 바람은…

사랑해줘

 

계속 그런 게 불안했던 거냐

 

제대로 사랑하고 있다

 

안심해라

 

나 참, 멋대로 봉인을 풀지 마

저택에서 나오고
어쩔 수이 없는 녀석이네

그럼 한 마디 하겠는데

만약 앞으로도 나와
함께 살아가 주겠다면

나쁜 일은 그만둬

그러면 그 터무니없는
죄의 반쪽은 짊어져 줄게

 

바보야?
불행해질 거다

 

애당초 너는 왜 그렇게
자진해서 골치 아픈 일들을 받아주는 거지?

그건…

은혜가 있거든요

저한테 마법의 잠을 사용하도록
말해준 건 그 사람이었으니까요

 

진짜론 그런 건 생각도 못 해 봤어요

당신을 만나러 가겠다니

사는 시대도 달랐고,
확증도 없었어요

하지만 트라비스가

발만 동동 구르지 말고
쫓아가라고 해 줬어요

 

하지만 이걸로 더 이상
빚은 없어요

걱정을 끼쳐서 죄송해요

 

그렇군

 

또 금방 얼굴을 보러 오지

 

저, 당신을 좋아해요

싫어한다는 건 거짓말이에요

알고 있다

 

씨앗은 알게 모르게 뿌려진다

 

모든 건 꿈결처럼
어렴풋하게,

그리고 천천히 진행되어가

 

그렇게 피어나는 꽃의 화려함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사람은 늦었다는 걸 때닫게 돼

 

그게 최후의 변혁의 시작이다

 

혼자 견디는 너

가슴을 두드리는 파편

녹여주는 열

 

한 번 넘쳐 흐르다

기울어진 기라의 천칭을 보며 웃네

언어도, 마법조차도 변천하며

사랑스러운 그 얼굴도 흐려지듯 사라져서

그래도 이 세계 다시 차오르면서

여기에 있어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올려다 본 (아아, 별의 바다)

그 눈동자에 (아아, 원시부터 끝까지 쭉)

비추고 싶어

만약 눈부신 달빛을 붙잡았다면 웃어줘

파멸이라 해도

아름다울 거야

 

~ 과거의 긍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