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던마치 5 04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어쩌다가?

 

여벌 옷…
있을까요?

바, 받아왔어요!

 

감사합니다

 

저기

죄송해요!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아도 돼

 

평소와 같은 모습의
두 사람 사이라면

시르 씨, 침대를 사용해 주세요

저는 바닥이어도…

상관없슘다…!?

 

바지는…!
어쩌신 거예요!?

커서 입을 수가 없었어요

헐렁거려서

빠졌거든요

 

sub by 별명따위

신과 소녀(세이즈)

그러니까, 그…

저는 바닥에서 잘 테니까
시르 씨가 침대를…

안 돼요
같이 자요

무리예요

어째서요?

 

무리니까예요…

 

절대 안 되겠어요?

 

주신님께 혼나요

그치만 저만 침대에서 자면

죄책감 때문에 죽을지도…

 

순 거짓말이잖아요

 

앉지 않으실래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시, 시르 씨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시르 씨
어째서

어째서 데이트를 하자고
하신 거예요?

 

좋아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아니

증명하고 싶었어요

 

확인하고 싶었어요

이 마음이

사랑인지

아니면…

 

안 돼!

 

이런 건 용납될 수 없어요

흘러가는 대로 간다면
저도, 시르 씨도 상처 받을 거예요

 

거부하지 말아줘

 

받아들여줘!

 

시르 씨

 

안 돼!
아니야…!

이런 건…
내가 아니야!

 

보지 마세요!
보지 마…!

부탁이니까!

 

환멸하셨나요?

아뇨

 

그건 그렇고
연인이 있었으면 하지 않으세요?

갑자기 무슨 말이에요!?

 

시르 씨, 아무것도 하지 않으신다고…

춥거든요
그러니까…

그, 그치만…

류하고는 서로 안았으면서

 

류 씨한테 들으셨어요?

아뇨

하지만 지금의 벨 씨의
반응을 보고 알았어요

 

류는 제 소중한 사람인데

엉큼한 짓을 하신 거죠?

하, 하지 않았어요!

절대 안 했어요!

정말로?

정말이에요

그럼 저한테도
하지 않으시는 거죠?

아, 안 해요

어째서?

어째서냐니…

 

시르 씨는…
시르 씨니까

할 수 없어요

 

바보

벨 씨 이 바보

바보, 바보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아선…

류와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선 안 돼요

 

뭐가 말이에요?

 

아직 어린 벨 씨는 몰라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왜 이렇게나 필사적인 건지

손 안에서 쏟아지지 않도록

정신없이 노력하고, 바라고

아, 그렇구나

그래서 나는 당신을…

 

시르 씨?

 

그 데이트는 어떻게 됐어?

계속 돌아오지 않길래 걱정했어

벨프야말로 그 차림은?

 

여신제가 개최되는 동안
모두 여기에서 일하게 됐거든

 

내 일은 제쳐두고서

응, 실은

 

【프레이야 파밀리아】에게 쫓겼는데
아침에 일어났더니 없어졌다는 건가

그래서 혹시 술집에
돌아오지 않았을까 싶었거든

어젯밤에는 여기에서 묵었는데
아침까지 그런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어

그래?

너, 그 여자를 찾아서
어쩔 생각이야?

어쩌겠냐니…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 여자가 네게 연심을
품고 있는 건 틀림없어

그러니까 더더욱 하는 말이다

찾아서 어쩔 거야?

아무것도 모르는 척을 하면서
평소와 같은 관계로 돌아갈 생각이야?

 

답도 내지 않는
태도는 가혹한 짓이다?

 

나도 알겠다

아직도 둔감한 척
둘러댈 셈이라면

나는 너를 경멸할 거다

 

겸허한 건 상관없어

자신감이 없어서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마음도 이해해

 

하지만 연심을 전해온 상대한테서
도망치려고 하지 마

 

나는 네가 뚝심 있는
녀석으로 남아줬으면 해

내 고집이지만

 

고마워
제대로 얘기를 나눠볼게

그걸 위해서도
시르 씨를 찾아야겠어

 

미안했다
괜한 소리를 해서

아냐

나야말로 미안해

 

찾을 거라면 이쪽에서 【프레이야 파밀리아】와
접촉하는 수밖에 없겠지

나도 도와주곤 싶지만

저 드워프한테서는
도망칠 수가 없겠더라

 

【프레이야 파밀리아】의 감시가
거의 사라졌어

 

스승님(마스터)을 만나서 시르 씨에 대해
확인하고 싶은데

 

바람이 울고 있다

 

【프레이야 파밀리아】의
제1급 모험가

회그니·라그날 씨죠?

무슨 볼일이지?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여

광란의 연회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면

즉각 떠나라

 

저기, 혹시

신들께서 말씀하시는
중2병이라는 건가요?

가증스러운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마라!

이몸께선 병 같은 것에는
걸리지 않았다!

죄, 죄송해요!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줘…

초면은 진짜 무리!

부끄러워!
죽고 싶어!

나의 칠흑의 가면(페르소나)이 벗겨진다!

 

저기…

시르 씨가 어디로
가셨는지 모르세요?

 

성스러운 공주님의 행방은
우리도 쫓는 중이다

수많은 권속들은
그대라는 감옥에서 해방시켜

복음이라는 이름의 발자취를
추구하고 있다

저기…

【프레이야 파밀리아】 여러분도
제 감시는 그만두시고

시르 씨의 행방을
찾고 있다는 건가요?

 

회그니 씨는 만에 하나의
사태를 대비해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건가?

아름다운 유구의 기억

바래지 않는 추억은 쌓았나?

 

석별의 때는 인정받을 수 없지

따라서, 이별은 끝마쳤는가?

그렇게 묻고 있는 것이다

추억… 이별?
무슨 말씀이세요?

여신이 아니라 소녀가
너를 유혹했다

어떠한 선택을 한다 하여도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 변천을 맞이하지 못하고…

무슨 말씀이세요?

시르 씨한테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운명이라니…

다다… 다가오지 마!
시선이 무서워!

아, 더 이상 안 되겠다
도망칠래

아, 잠깐만!

 

석별? 헤어짐?
대체 무슨 말이야?

시르 씨한테 무슨 일이…

 

부탁이다!
헤르메스!

부탁이니까 힘을 빌려다오!

벨 군이!

나의 벨 군의 모습이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단 말이다!

알겠어!

알겠으니까 손 좀 놔!

이미 아스피한테 하늘에서
찾게 하고 있어!

 

벨 군…
벨 군…!

죄송해요, 헤르메스 님

 

상관없어

나도 두 사람이
신경 쓰였었으니까

 

아니, 올바르게는 시르쨩이

 

밤새 찾아도 보이지 않고

진짜 어딜 간 거냥!
시르하고 소년은!

 

시르하고 벨…
어디에도 없어

어딜 가도 돌아오지 않았어

어이!

아냐가 모험가 군의
냄새를 맡았어

북동의 공업 지구로 향하고 있대

잘했다냥, 아냐!

그런데 시르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냐

백발 소년하고 같이
있지 않은 걸지도

아무튼 가보자냥!

류, 자
어서 가자냥

내가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신의 앞에서

내가 아니더라도…

아, 정말!

정신 좀 차려!

 

기뻐요!
또 만나게 되다니!

당신이 찾아주셔서!

 

저기, 이거

 

죄송해요
서둘러 나오느라

 

기다리고 있었어요!
쭉!

이 기회를 놓친다면
제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아요

부탁드려요!

이게 마지막이니까요!

 

거부하지 마세요

 

부탁이야

 

【다인 슬레이브】

 

회그니 씨…?

뭘 하는 거지?

흰 토끼는 여신의 공물

계집이 범해도 될 리가 없다

회그니 씨, 저는…

더 이상 들을 필요는 없다!

네놈을 처리하겠다

 

어째서죠?
이유를!

모든 것은 여신을 위해서

 

물러나라, 토끼
나의 검에 베이고 싶나?

손목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그 목이 떨어져 나갈 거다!

회그니 씨가 노리는 건
내가 아니야

그렇다면 방패가 된다면!

 

가소롭기는

하지만 무의미하다

 

류 씨

이건 대체…

【프레이야 파밀리아】가 어째서?

 

꺼져라

지금부터 그 여자를 죽일 것이다

뭐?
웃기지 마!

엄청 강한 모험가가
어른스럽지 못하다냥!

뭘 하고 있는 거냐
회그니

 

그 여자는 이미 죄인이다

네가 느긋하게 처리할 생각이라면
처분해 버리겠다

 

모험가 군
시르를 데리고 도망쳐

1분밖에 못 버텨

 

어서 가!

 

방해하지 마라
동포!

 

네놈도 그분의 눈에 들은 존재

실로 성가시기 짝이 없구나!

무슨 말을 하는 거냐!

 

피할 수 있어

 

나의 애검
《빅팀·어비스》

다른 이름으로는
『전위 살해』

 

냐?

 

클로에?

루노아

류…!

 

아직도 거스르려는 건가?

전차의 반쪽(바나·아르피)

 

먀는 그런 이름이 아니다냥!

술집의 아냐다냥!

 

시르는…

가족은 먀가 지킬 거야

뭘 하는 거냐
굼벵이

 

오, 오라버니?
어째서?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지 마라
물은 건 나다!

죄, 죄송해요!

먀네는 시르를
죽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 웃기지 않은
말투는 집어치워!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해야 성에 차는 거냐?

지긋지긋하게 화 나게 만들고!

죄송해요
저는…

지금 당장 꺼져라
눈에 거슬린다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오라버니!

저는 어떻게 돼도 상관없으니까
시르만큼은!

닥쳐!

 

가르쳐 주세요!

어째서 【프레이야 파밀리아】가
당신을 노리는 거예요?

벨 씨가 프레이야 님의
눈에 들어서

그분의 총애가 당신에게
향한다는 걸 알면서도

저는 당신을 빼앗으려 했어요

 

어떻게 된 것이느냐, 헤르메스!

그녀는 대체 뭐냐?

 

저건 정말로 여신인 것이느냐?

 

제게 주어진 기회는 단 한 번뿐

충동이 이끄는 대로

신의(神意)에는 등을 지는 결단

변명을 할 순 없어요

 

그들은 저를 결코
용서하지 않겠죠

 

하지만 제 결의는
변함없어요!

벨 씨

 

가엾게 여기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거라도 좋아요

동정이어도 좋아요!

저를 받아주신다면 제발…

 

벨 씨, 대체 뭘…

아까 만났을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당신은 누구세요?

 

무슨 말씀이세요?
벨 씨

저는 저예요

시르·플로버예요

아까만 해도 계속
지켜주셨잖아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이해할 틈도 없었고

누구도 죽지 않았으면 해서

설령 당신이 누구라 해도

그 머리 장식에 새겨진 건 기사

제 거예요

 

정령은 진짜 시르 씨가
갖고 있어요

당신은 아마도 시르 씨에 대한 거라면
뭐든 알고 있겠지만

하지만 완벽하지 않아

그래서 물어본 거예요

당신은 누구죠?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니

답이 안 나올 정도로 어리석군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다면
상냥히 안아준 후에

내 품 안에서 죽여줬을 텐데

 

내기는 제 패배입니다

가세요

시르 님은 남쪽 정원에 있습니다

 

당신은 어쩌실 거죠?

이대로라면 회그니 씨나
다른 분들이…

이 지경에 와서까지
가짜를 걱정하다니

대체 얼마나 저를
비참하게 만들려는 거죠?

정말로 지독한 위선자

 

가세요, 어서

 

네 소원은 뭐니?

 

저는 당신이 되고 싶어요

저를 그만두고서

아름답고 따스한
당신이 되고 싶어요

 

이름은?

시르

그럼

네 이름을 주렴

대신 내 이름을
하나 줄게

 

오늘부터 너는 신들의 소녀

이름은―

 

독단에 촌극

결국 네놈은 뭘 하고 싶은 거냐?

대답해라
회른!

 

뭐가 여신의 종자라는 거냐

 

책략이 너무나도 잘
돌아가고 있다

네놈, 오탈을 비롯한
다른 녀석들도 휘말리게 해놨군?

 

변명은 없습니다

신의(神意)를 거스르고서
나는 벨·크라넬을 죽이려 했다

네놈, 처음부터 우리 손에
죽을 생각이었지?

추잡한 자기만족을
그분께 들이밀다니

 

자기만족인가요

당신들은 모르겠죠

그분과 의식을 겹쳐
하나가 될 수 있는 내가 아니라면

알 수 있을 리가 없어!

그래, 나는 위태롭다고 생각했어

그 남자가 있는 것으로
여신은 변해버리고 말아

이대로는 유일무이한 여왕이 더렵혀지고,
타락하고 말아!

그래서 해치워야만 했어!

그분이 바라지 않더라도!

영원히 원망받는다 해도!

그분을 위해서 나는
그 남자를!

죄를 범해야만 했어!

여신은 영원히
여신으로 존재해야만 해!

평범한 계집으로
전락해도 될 리가 없어!

 

네놈은 평범한 『광신자』다

 

찾아주셨네요, 벨 씨

 

시르 씨를 똑 닮은
사람이 가르쳐 줬거든요

정말

그런 때에는
"여기 있을 것 같았어"라고 하는 거예요

 

어째서 이런 일을?

어제 말씀드렸을 거예요

좋아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이 마음이 사랑인지 아닌지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밖에 더 많이 있더라도

그렇더라도 저를 찾아주신다면

조금은 으스대도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아무것도 안 한 채
시간이 지나가 버리는 건 싫어서

최대한 마음을 전하고서…

그런데 이대로 멈춰 있기를
바라는 저를 깨닫고서

저도 제가 뭘 원하는지
알 수가 없게 됐어요

 

분명 이 괴로움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제 모든 것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는 걸

마침내 알게 됐거든요

 

좋아해요, 벨 씨

당신을 좋아해요

쭉 함께 있고 싶어요

저를 선택해 줬으면 해요

 

괴로워요

안아줬으면 좋겠어요!

더는 내일을 불안하게
여기는 건 싫어

이런 건 알고 싶지 않았는데…

그래도 이 마음이 가리키는 것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해 버리고 말아요!

 

당신이 좋아요

 

몰랐어

 

누군가가 좋아한다는 마음을
거부한다는 것이

이렇게나 괴로운 일이었을 줄은…

 

죄송해요

 

오탈, 준비해
그 아이를 빼앗으러 간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소녀(시르)의 시간은 이제 끝

시르는 이제 죽었어

 

처음부터 이랬으면 좋았을걸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아

벨, 너는 내 것으로 삼겠어

 

다음 화
침략(프레이야·파밀리아)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