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영감"
외할머니
외할머니
외할머니!
일어나
일어나라니까
외할머니
시시
뭐 하자는 거야?
지금 나랑 장난해?
내가 매일 전화하고
메시지도 보냈는데
연락 한 통이 없잖아
대체 뭘 어쩌자는 거야?
시시
미안, 방금 말이 좀 심했지?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래
"젠런"
말해
아무래도 네가 와야겠어
완전히 굳었어
싼메이, 머리 시원하게 잘 깎았네
네 아빠 따라서 밀었다
말투가 왜 저래?
내가 네 아비다
뜨거운 물이랑
수건 가져와
우리 외할머니 건드리지 마
- 저리 가
- 무슨 짓이야?
외할머니 건드리지 말라고!
건드리지 마
이거 놔!
우리 외할머니야
- 발표할 글의 제목은
- 건드리지 마
- 이거 놔
- '사랑하는 우리 집'입니다
샤오우, 동생 좀 데리고 있어
문 열어!
편한 신발 신고 좋은 길로
무사히 저승까지 가세요
- 오전 10시, 칭톈 장례식장이야
- 천국으로…
류 사장님도 온다니까
미리 가서 주차 자리 맡아 놔
당신 엄마도 참
왜 하필 지금 돌아가신 거야?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발인은 내일로 미루면 안 돼?
엄마랑 하루만 더 있고 싶어
오늘 베이징 가는 비행기표
취소라도 하라고?
그럼 난 안 갈게
당신이 왜 안 가?
경고하는데
이건 우리 아들의
인생이 걸린 일이야
우리가 며칠 더 있는다고
돌아가신 분이 살아나셔?
오늘은 어머님 곁에 있으면 되잖아
잠깐만요
어머님은 늘 금반지를
끼고 계셨어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죽은 사람 물건을 훔치다니
하늘이 무섭지도 않아요?
- 뭐라고요?
- 내가 훔쳤다는 거예요?
- 말조심해요
- 내가 왜 훔쳐요?
우리는 아무것도 안 훔쳤다고요
그걸 어떻게 믿어요?
봐요, 아무것도 없죠?
그 작은 반지를
어디에 숨겼을지 어떻게 알아요?
뒤져 봐요
뒤져 보라고요
- 어서요
- 양아치가 따로 없네
- 거기 서요
- 괜한 사람 잡네
훔치는 걸 본 것도 아니잖아
그건 모르지
싼메이는 감옥에서 막 출소했어
너희 입이 가벼워진 것 같다
내가 무겁게 해 줘?
싼메이
화장터에서 차 보냈는데
지금 발인해?
이번 일은 안 할 거야
돈 아직 못 받았어
빌어먹을
엄마
좋은 곳으로 가세요!
일어나세요
네 외할머니는 저 상자에 계셔
엄마
화장터에 가서
태우면 재가 될 거야
그리고 무덤에 묻히시겠지
자꾸 헛소리하면
입을 찢어버릴 거야
외할머니는 돌아가셨어
다시는 못 봐
헛소리 그만하라니까
운전 조심히 해요
- 뛰지 마
- 조심해
"천국으로"
싼메이, 또 한 분 보내는 거야?
너도 언젠가 내 손으로 보내겠지
받아
- 좋은 담배네, 다음엔 새 걸로 줘
- 싼메이
차 좀 다른 데 세워
너도 덕 좀 쌓아야지
젠장
우리 집 앞에 내 차 세우는데
웬 시비야?
장례 치르는 차를
웨딩 숍 앞에 세워 두면
손님이 찾아오겠어?
샤오팡, 이리 와
죽은 사람 물건 만지지 말고
가서 손 씻어
그래
네 엄마 말대로
뜨거운 물에 손 씻어
그러다 손 못 쓰게 될라
당신도 들어가서 입 헹궈
얼른 차 저쪽으로 옮겨
그렇게는 못 하지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느냐?
어르신, 복숭아 드세요
사는 꼬락서니하고는
일 년 동안 그런대로 해 왔으니
약속은 지키마
가게는 이제 네 거다
능력 있는 놈은 쳐다도 안 보고
능력 없는 놈은 할 수 없는 게
우리 일이야
여기 있는 업무 일지는
네 할아버지 때부터 시작해서
나랑 네 둘째 형이 직접 쓴 거다
너도 이어서 작성해
한 사람을 보낼 때마다
정리해서 적으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