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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영감"

 

외할머니

 

외할머니

 

외할머니!

 

일어나

 

일어나라니까

 

외할머니

 

시시

 

뭐 하자는 거야?

 

지금 나랑 장난해?

 

내가 매일 전화하고

 

메시지도 보냈는데

 

연락 한 통이 없잖아

 

대체 뭘 어쩌자는 거야?

 

시시

 

미안, 방금 말이 좀 심했지?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래

 

"젠런"

 

말해

 

아무래도 네가 와야겠어

 

완전히 굳었어

 

싼메이, 머리 시원하게 잘 깎았네

 

네 아빠 따라서 밀었다

 

말투가 왜 저래?

 

내가 네 아비다

 

뜨거운 물이랑

 

수건 가져와

 

우리 외할머니 건드리지 마

 

- 저리 가
- 무슨 짓이야?

 

외할머니 건드리지 말라고!

 

건드리지 마

 

이거 놔!

 

우리 외할머니야

 

- 발표할 글의 제목은
- 건드리지 마

 

- 이거 놔
- '사랑하는 우리 집'입니다

 

샤오우, 동생 좀 데리고 있어

 

문 열어!

 

편한 신발 신고 좋은 길로

 

무사히 저승까지 가세요

 

- 오전 10시, 칭톈 장례식장이야
- 천국으로…

 

류 사장님도 온다니까

 

미리 가서 주차 자리 맡아 놔

 

당신 엄마도 참

 

왜 하필 지금 돌아가신 거야?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발인은 내일로 미루면 안 돼?

 

엄마랑 하루만 더 있고 싶어

 

오늘 베이징 가는 비행기표
취소라도 하라고?

 

그럼 난 안 갈게

 

당신이 왜 안 가?

 

경고하는데

 

이건 우리 아들의
인생이 걸린 일이야

 

우리가 며칠 더 있는다고

 

돌아가신 분이 살아나셔?

 

오늘은 어머님 곁에 있으면 되잖아

 

잠깐만요

 

어머님은 늘 금반지를
끼고 계셨어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죽은 사람 물건을 훔치다니

 

하늘이 무섭지도 않아요?

 

- 뭐라고요?
- 내가 훔쳤다는 거예요?

 

- 말조심해요
- 내가 왜 훔쳐요?

 

우리는 아무것도 안 훔쳤다고요

 

그걸 어떻게 믿어요?

 

봐요, 아무것도 없죠?

 

그 작은 반지를
어디에 숨겼을지 어떻게 알아요?

 

뒤져 봐요

 

뒤져 보라고요

 

- 어서요
- 양아치가 따로 없네

 

- 거기 서요
- 괜한 사람 잡네

 

훔치는 걸 본 것도 아니잖아

 

그건 모르지

 

싼메이는 감옥에서 막 출소했어

 

너희 입이 가벼워진 것 같다

 

내가 무겁게 해 줘?

 

싼메이

 

화장터에서 차 보냈는데
지금 발인해?

 

이번 일은 안 할 거야

 

돈 아직 못 받았어

 

빌어먹을

 

엄마

 

좋은 곳으로 가세요!

 

일어나세요

 

네 외할머니는 저 상자에 계셔

 

엄마

 

화장터에 가서

 

태우면 재가 될 거야

 

그리고 무덤에 묻히시겠지

 

자꾸 헛소리하면
입을 찢어버릴 거야

 

외할머니는 돌아가셨어
다시는 못 봐

 

헛소리 그만하라니까

 

운전 조심히 해요

 

- 뛰지 마
- 조심해

 

"천국으로"

 

싼메이, 또 한 분 보내는 거야?

 

너도 언젠가 내 손으로 보내겠지

 

받아

 

- 좋은 담배네, 다음엔 새 걸로 줘
- 싼메이

 

차 좀 다른 데 세워

 

너도 덕 좀 쌓아야지

 

젠장

 

우리 집 앞에 내 차 세우는데
웬 시비야?

 

장례 치르는 차를

 

웨딩 숍 앞에 세워 두면

 

손님이 찾아오겠어?

 

샤오팡, 이리 와

 

죽은 사람 물건 만지지 말고
가서 손 씻어

 

그래

 

네 엄마 말대로
뜨거운 물에 손 씻어

 

그러다 손 못 쓰게 될라

 

당신도 들어가서 입 헹궈

 

얼른 차 저쪽으로 옮겨

 

그렇게는 못 하지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느냐?

 

어르신, 복숭아 드세요

 

사는 꼬락서니하고는

 

일 년 동안 그런대로 해 왔으니

 

약속은 지키마

 

가게는 이제 네 거다

 

능력 있는 놈은 쳐다도 안 보고

 

능력 없는 놈은 할 수 없는 게
우리 일이야

 

여기 있는 업무 일지는

 

네 할아버지 때부터 시작해서

 

나랑 네 둘째 형이 직접 쓴 거다

 

너도 이어서 작성해

 

한 사람을 보낼 때마다

 

정리해서 적으면 돼

 

내가 주기적으로 검사할 거다

 

네, 아버지

 

알겠어요

 

네 할아버지랑 둘째 형한테
절 올려야지

 

누나

 

뭘 그렇게까지 해요?

 

아버지가 시키시는 대로 해

 

할아버지, 손자 절 받으세요

 

둘째 형은 됐어요

 

전 만난 적도 없잖아요

 

내려놔

 

제가 대신 할게요

 

할아버지, 절 받으세요

 

둘째 형님, 절 받으세요

 

다 했습니다

 

명의 변경하게 신분증 가져와

 

빌어먹을

 

명의 변경은 내일 해요

 

여기 어떻게 가요?

 

사진 보여 드릴게요

 

이쪽으로 가면 돼

 

이 길로 쭉 가

 

알겠지?

 

- 저기에 있어
- 감사합니다

 

문 열어

 

문 열라고

 

나와서 문 열어

 

휴대폰 벨 소리 다 들었어

 

당장 문 열어!

 

여긴 왜 왔어?

 

문은 왜 닫았어?

 

내가 메시지 보냈잖아

 

우리는 헤어졌어

 

당장 안 열면

 

가게 문 박살 낼 줄 알아

 

아버지가 가게 주신대

 

나가

 

가게를 받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

 

유아용품 가맹점 열고 싶다며?

 

내가 열어 줄게

 

벌써 두 달이나 못 했어

 

- 더는 못 참겠다고
- 꺼져

 

들어가서 씻어

 

라오류

 

싼메이 왔구나?

 

침대 시트 막 바꿨는데

 

또 엉망이 됐네

 

이 새끼…

 

내가…

 

그만해!

 

여보

 

이놈이 먼저 날 건드렸어

 

이거 놔

 

그만하라고

 

나 애 가졌어!

 

임신했다고

 

이 사람 아이야

 

제기랄

 

너 때문에 저놈이랑 싸우다가
내가 감옥까지 갔는데

 

망할 계집애 같으니

 

든든한 남편이랑 결혼해서

 

애 낳고 오순도순
살고 싶은 게 잘못이야?

 

나도 너랑 결혼할 수 있어

 

- 결혼은 맨손으로 해?
- 못 믿겠어?

 

당신은 철이 안 들었어

 

좋은 아빠가 될 사람이 아니야

 

싼메이

 

여기 돈 있어

 

이거 받아

 

우리가 주는 보상금이라고 생각해

 

당신이 마지막으로
우리 외할머니를 만졌지

 

외할머니 어디로 보냈어?

 

이게 미쳤나?

 

- 외할머니 어디로 보냈냐고
- 그만해

 

- 우리 외할머니 어디 있어?
- 화장터로 보냈다

 

동심 파괴하지 마

 

난 어렸을 때부터
화장터에 드나들었어

 

외할머니 돌려줘

 

나 지금 기분 최악이니까
얼른 애 보내

 

- 외할머니 돌려달라고!
- 보호자가 곧 올 거야

 

- 이거 놔
- 우리 만화 볼까?

 

- 아니면 아이스크림 먹을까?
- 실례합니다

 

죄송하게 됐네요

 

아이 혼자 돌아다니게 두면
어떡합니까?

 

- 죄송해요
- 샤오원, 가자

 

싫어

 

- 얼른 가자
- 안 가

 

- 안 갈 거야
- 어디 가?

 

- 샤오원
- 난 안 돌아갈 거야

 

얼른 집에 가자

 

안 간다니까

 

말썽 그만 부리고 얼른 따라와

 

- 샤오원!
- 싫어!

 

- 샤오원
- 여기 있을 거야

 

- 집에 가자
- 안 갈 거야

 

- 안 가
- 가자니까

 

네 외할머니는 안에 있으니까
들어가서 찾아봐

 

외할머니

 

외할머니는 무슨

 

이거 놔

 

놓으라고

 

이거 놔

 

- 그만해!
- 맞고 싶어?

 

- 그만해
- 그만하라니까!

 

- 얼른 집에 가자
- 이거 놔

 

- 너 개띠야?
- 외할머니 돌려줘!

 

내려 줘

 

내려 달라고

 

가게 명의 넘겨받았지?

 

나한테 팔아

 

우리 같이 웨딩 숍 하자

 

너도 계속 사장 할 수 있어

 

지분 15% 줄게

 

성가시게 좀 굴지 마

 

아무리 가업이라도
업종 전환 좀 해

 

계속 장례 일을 하면

 

풍수에 안 좋아

 

네 아버지는 자식을 잃었고

 

네 누나는 반평생을
과부로 지내고 있잖아

 

그리고 너도 문제야

 

서른이 훌쩍 넘었어

 

지금 여자를 만나도

 

- 결혼을 할까 말까 한 상황이야
- 이 새끼가…

 

- 정신 나갔어?
- 아니…

 

- 저리 꺼져
- 같이 일하자니까

 

사람을 장례식장으로 보내느니

 

결혼식장으로 보내는 게 낫지

 

- 며칠 뒤에 다시 올게요
- 네, 기다릴게요

 

조심히 가세요

 

- 감사합니다
- 웨딩드레스 빼 둘게요

 

- 살펴 가세요
- 샤오팡, 수박 먹자

 

내리는 비를 어떻게 막겠어

 

너희도 다른 일 알아봐

 

난 더는 이렇게 못 살아

 

다른 인생을 살 거야

 

싼메이, 마음 답답한 거 알아

 

말해 봐, 우리한테 말하면
좀 풀릴 거야

 

내 마음이 왜 답답한데?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린 게 대수야?

 

여자 친구가 바람난 게 대수야?

 

바람난 상대가 너보다 돈도 많고

 

잘나가는 게 대수야?

 

죽은 사람한테 붙어서
돈 번다는 얘기를 듣는 게 대수야?

 

감옥에 갔다 와서

 

열등감이 생긴 게 대수야?

 

마음이 풀릴 거라더니
속을 뒤집고 있네

 

지금 당장 간판 뗄 거야

 

근본적인 문제는 네 마음이야

 

왕년에 실수 안 한 사람 있나?

 

난 소매치기였고

 

바이쉐는 잡상인이었어

 

그런 게 창피하면
우린 어떻게 살아?

 

그럼 나가서 죽으면 되겠네

 

죽는다고 문제가 해결돼?

 

네 삶이 왜 힘든 줄 알아?

 

너도 너를 무시하니까

 

- 그러니 남들도 널 무시하지
- 뭐라고?

 

비켜

 

저리 가라고

 

안 꺼져?

 

우리 외할머니 내놔

 

이거 놔

 

- 얼른 나와
- 놓으라고

 

- 당장 나오라니까
- 손 놔

 

얼른 집에 가야지

 

너랑 이럴 시간 없어

 

날 깨물어?

 

샤오원

 

외삼촌이랑 베이징에 놀러 갈까?

 

난 아무 데도 안 갈 거야

 

외할머니를 찾아야 해

 

네 외할머니는…

 

어떻게 됐어?

 

이러다가 비행기 놓치겠어

 

나도 아는데

 

- 애가 안 나오는 걸 어떡해?
- 내 말 잘 들어

 

아들 앞길 망치면
당신 가만 안 둘 거야

 

- 빨리 나와
- 알았으니까 소리 지르지 마

 

기사님, 트렁크 좀 열어 주세요

 

사장님, 이렇게 합시다

 

3일만 애를 봐 주세요

 

- 절대 안 됩니다
- 부탁 좀 드려요

 

절대 안 될 건 또 뭐야?

 

내가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여긴 보육원이 아니라 장례업체야

 

동심만 파괴하는 게 아니라
동정심도 없네

 

대체 언제 나올 거야?

 

지금 나가

 

- 사정이 급하잖아
- 부탁합니다

 

샤오원, 얌전히 지내야 해

 

- 빨리 오라고
- 걱정하지 마세요

 

조심히 가세요

 

제정신이냐?

 

돈이랑 원수졌어?

 

내쫓지 않을 테니까 이제 나와

 

어서

 

저 꼬맹이를
네가 감당할 수 있겠어?

 

얼른 나와

 

감기 걸리기 전에
따뜻한 물로 씻어야지

 

고작 3일 보는 건데
감당 못 할 게 뭐 있어?

 

미치겠네

 

외할머니 돌려줘

 

먹어

 

마늘 없어?

 

뭐라고?

 

외할머니가 그랬어

 

국수는 마늘이랑 먹어야
제맛이라고

 

며칠 굶었어?

 

아빠랑 엄마가 밥 안 차려줘?

 

난 아빠랑 엄마 없어

 

여긴 어떻게 찾아왔어?

 

사진을 찍었거든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니까

 

어떻게 가는지 알려 줬어

 

외할머니가 그랬어

 

길은 다 발아래 있다고

 

우리 게임 할까?

 

- 술래잡기 어때?
- 안 해

 

그럼 외할머니랑 뭐 하고 놀았어?

 

마작했어

 

시작하자

 

얼마짜리로 칠래?

 

네 외할머니 반지를
훔친 게 너였구나

 

훔친 게 아니라
외할머니가 준 거야

 

외삼촌한테는 비밀이야

 

집어넣어

 

애가 무슨 도박을 해?

 

"부자가 되리라"

 

쓰탸오

 

나 낼 수 있어

 

둥펑

 

마작 한 판 하다가 날 새겠네

 

이겼다

 

같은 무늬에 1부터 9까지 다 있어

 

마지막에 5가 들어왔지

 

한 판 더 하자

 

외할머니가 그랬어

 

땄을 때 그만하라고

 

자자

 

대체 뭘 먹었길래
오줌 냄새가 이리 심해?

 

오줌은 화장실에서 싸야지

 

화장실 몰라?

 

외할머니한테 그건 안 배웠어?

 

야밤에 애한테 소리 지르지 마

 

나 원래 자다가 오줌 안 싸

 

여기 화장실은 무섭단 말이야

 

화장실이 뭐가 무서워?

 

괜찮아

 

이건 종이로 만든 거야

 

네 손에 든 호랑이처럼 가짜라고

 

얘는 이름이 있어

 

더우자오야

 

외할머니가 만들어 준 거지

 

얘네도 이름 있어

 

남자는…

 

남자는 오이고 여자는 가지야

 

무서워할 거 없어, 다 인형이야

 

얼른 자자

 

졸리다

 

누워서 자자

 

자야지

 

난 어디서 자라고?

 

- 여보세요?
- 싼메이

 

아버지랑 명의를 변경하러 왔어

 

등기부 등본 들고 와

 

중요 정보가 다 지워져서

 

명의를 변경할 수가 없어요

 

다시 발급하려면 얼마나 걸려요?

 

분실 증명서부터 받아야 하니까

 

적어도 한 달은 걸릴 거예요

 

너무 빡빡한 거 아니에요?

 

아버지가 아들한테 주는 건데
뭐 이리 복잡해요?

 

한 달도 못 기다리냐?

 

또 허튼 생각 하고 있지?

 

- 화내지 마세요
- 그런 거 아니에요

 

여보세요, 병원은 왜 또 갔어?

 

내가 똑똑히 말했지

 

장례 일은 이제 안 할 거라고

 

청개구리처럼 굴지 마

 

- 청개구리는 네놈이지
- 아버지

 

뭐 하는 거예요?
아프잖아요

 

장사하라고 명의 넘겨주는 거다

 

문 닫으면 가만 안 둘 줄 알아

 

젠장

 

싼메이

 

내가 지켜볼 거다

 

외할머니는?

 

약속했잖아

 

자고 일어나면
외할머니한테 데려다준다고

 

거짓말쟁이

 

저희는…

 

- 내가 먼저 왔어요
- 그게…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딸애 숨이 끊어지기 전부터
앞에서 기다리더니

 

사망 선고하자마자

 

개처럼 몰려드네요

 

당신들은 애도 없어요?

 

그러다 벌받아요

 

어린애야?

 

일 년 넘게 아팠대

 

심부전으로 죽은 것 같아

 

- 여보세요
- 아버지 화 많이 나셨어

 

똑똑히 들어

 

가게 넘겨받고 싶으면 제대로 일해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

 

우리 외할머니는?

 

그만 좀 귀찮게 굴어라

 

내 말대로 하면

 

외할머니한테 데려다줄게

 

알겠지?

 

적당히 좀 해요

 

아버님

 

나와서 잠깐 얘기 좀 하시죠

 

아까 복도에서 화내시는 거 봤어요

 

어떤 심정이실지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아이 장례는

 

누군가 나서서 치러야 하잖아요

 

아버님이라도
마음 단단히 먹으셔야죠

 

얘는 제 딸입니다

 

제가 가난해서

 

애 엄마는 유아용품점
차려준 남자랑 도망갔어요

 

그래서 딸을 데리고 일하러 나왔죠

 

절 믿으시면

 

따님 장례를 맡겨 주세요

 

돈 벌려는 게 아니라

 

우리 딸을 위해
덕을 쌓으려는 겁니다

 

내일 아침에 바로
화장해야 해서 급해

 

그럼 부탁할게

 

- 잠깐만
- 왜?

 

아버지한테 계약서 찍어 보내려고

 

일단 화 좀 가라앉혀야지

 

"칭톈 장례식장"

 

가자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

 

알겠지?

 

네 외할머니는 저 상자에 계셔

 

화장터에 가서

 

태우면 재가 될 거야

 

하늘에서는 건강하게 지내세요

 

다 같이 세 번 절을 올리세요

 

한 번

 

두 번

 

일어나세요

 

우리 외할머니는?

 

외할머니가 여기 있었다고

 

- 저 아이는 뭡니까?
- 가족 아니세요?

 

우리 외할머니도 태웠어?

 

- 어서 나가
- 외할머니 돌려줘

 

돌려달라고

 

우리 외할머니 데려와

 

당장 데려와

 

우리 외할머니 어디 있어?

 

외할머니를 돌려줘

 

외할머니!

 

그럼요

 

걱정하지 마세요

 

말씀하신 대로 하겠습니다

 

너희 둘 이따가…

 

벌금 내고 가

 

아이를 데려와서

 

남의 장례식을 망쳐?

 

나도 모르는 애예요

 

친구 딸이거든요

 

친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네 아버지한테 죄송하지도 않냐고

 

네 누나한테…

 

네 누나는 잘 지내?

 

누나 얘기 꺼내지 마요

 

이혼한 마당에 뭘 물어요?

 

네 생각 해서 그러는 거지

 

벌금 안 내면

 

앞으로 장례식장에
못 들어올 줄 알아

 

왜 그래?

 

내 인생 망치라고
하늘에서 보냈어?

 

너 아니어도
꼬일 대로 꼬인 인생이야

 

그래, 차라리 찔러서 죽여라

 

나도 어차피 살기 싫으니까
찌르라고

 

외할머니가 상자에
들어 있는 줄 알았어

 

외할머니

 

또 그 소리네

 

내려와

 

보여?

 

저기 있는 굴뚝 보이지?

 

네 외할머니는 불에 타서
연기가 됐어

 

하늘로 날아가서 사라졌다고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어

 

무슨 말인지 알겠어?

 

외할머니

 

외할머니

 

외할머니는 사라진 게 아니라

 

다른 세상에 가신 거야

 

외할머니는 불에 타서 연기가 됐어

 

연기가 됐다고

 

사라진 건 아니야

 

하늘로 가신 거지

 

그렇지?

 

맞지?

 

맞아

 

하늘로 날아가서

 

별이 되신 거야

 

별이 되셨어

 

싼메이

 

말한 물건 준비했어

 

요구한 대로 제작한 거야

 

봐, 다 직접 깎았어

 

좋네, 고마워

 

간다

 

저 여자애도 연기가 되는 거야?

 

맞아

 

외할머니처럼

 

하늘의 별이 될 거야

 

샤오원, 또 어디 갔니?

 

샤오원, 연근갈비조림 해 놨어

 

일찍 들어오렴

 

조심히 와

 

밖에서 놀 때 물 많이 마셔야 해

 

그늘에 서 있어

 

여자애가 너무 까맣게 타면

 

안 예뻐

 

외할머니가 수박 사 왔으니까
얼른 와서 먹으렴

 

샤오원, 오늘 네 생일이니까

 

밖에서 너무 오래 놀지 마

 

얼른 집에 오렴

 

마늘 사 오라니까
왜 여태 안 오니?

 

빌어먹을

 

뭐 하는 거야?

 

진짜 답이 없는 애네

 

무슨 일인데 그래?

 

뭐야?

 

내가 말했지

 

얘는 내 인생을 망치려고
온 거라니까

 

내가 네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야 직성이 풀리지?

 

유골함에 그림이라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거야?

 

말해

 

여보세요

 

어제 주문한 유골함
하나 더 만들려면 얼마나 걸려?

 

내일 아침?

 

내일까지 못 기다려
오늘 아침 9시에 화장이야

 

엄마가 우리 딸 보러 왔어

 

엄마 왔어

 

엄마가 미안해

 

널 지켜주지 못했어

 

정말 미안하다

 

안 지워져

 

세제

 

소독약

 

휘발유에 알코올까지

 

다 해 봤는데 안 돼

 

두 분이랑 상의해서

 

다른 거로 바꾸자

 

상의 같은 소리 하네

 

저분들이 원하는 건
맞춤 유골함이야

 

재떨이가 아니라고

 

그럼 어떡해?

 

젠장

 

눈 크게 뜨고 똑바로 봐

 

너 때문에 내가 어떻게 망하는지

 

아버님

 

딸 가진 사람으로서

 

어머님이 우시는 걸 보니

 

저도…

 

제 마음도 너무 아픕니다

 

우리 딸이…

 

먼저 떠난 또래를 위해
애도를 표했어요

 

직접 보시죠

 

진심이 느껴지네요

 

우리 딸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거든요

 

사장님 딸은요?

 

제 딸은

 

저기 있습니다

 

우리는 늘 일하느라 바빴어요

 

아이가 아프고 나서야

 

가장 중요한 게 뭔지 깨달았죠

 

아이 곁을 지켜주세요

 

받으세요

 

아닙니다

 

- 이건 아니죠, 장례 비용은…
- 따님에게 주는 겁니다

 

"천국으로"

 

이거 다 네 거야

 

인생을 망치려고 오기는

 

딱 봐도 복덩이잖아

 

외할머니 찾겠다고
소란만 안 피우면

 

그렇게 밉상은 아니지

 

땅에 떨어진 건 먹지 마

 

식탁에 많잖아

 

이거 뭐야?

 

먹으면 안 돼

 

- 뱉어
- 어서 뱉어

 

뱉으라니까

 

입 벌려 봐

 

빨리

 

어디 갔어?

 

삼켰어?

 

외할머니가 그랬어

 

쌀 한 톨도 버리지 말라고

 

어떻게 이걸 모르고 먹어요?

 

부모님이 너무 무책임하네요

 

꺼낼 수 있나요?

 

일단 약을 써 봐야죠

 

그리고 부추나 바나나를 먹이고

 

대변으로 나왔는지 확인하세요

 

너희 찾았어?

 

아니

 

들어가

 

나왔다

 

샤오원, 잘했어

 

드디어 나왔어

 

나왔다

 

여보세요, 왔어요?

 

아니에요

 

내가 데려갈게요

 

외삼촌 오셨네

 

짐 챙기자

 

알겠어요

 

몇 달 치 월급을 써서
베이징에 보낸 건데

 

1등은 못 할망정

 

꼴찌를 해?

 

창피하지도 않니?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

 

당신이 남의 자식한테

 

정신 팔려서 그런 거라고

 

그동안 실례했습니다

 

이건 병원 영수증이니까
확인해 보시고

 

- 돈 보내 주세요
- 돈 한 푼 물려받은 것도 없는데

 

나보고 남의 자식까지 키우라고?

 

키우고 싶으면

 

당신 고향인 쓰촨에 데려다줘

 

나 혼자 벌어서
이 집안을 먹여 살리고 있는데

 

쟤까지 키우라는 게 말이 돼?

 

웃기는 소리지

 

당신은 집에서 놀고

 

나 혼자 돈 버느라 아등바등하잖아

 

왜 또 왔어요?

 

저기요

 

애한테 좀 잘해 주세요

 

잘해 주고 싶으면

 

그쪽이 데려가서 키워요

 

우리 집 더러워지니까 어서 나가요

 

뭐라고요?

 

- 또 무슨 짓을 하려고요?
-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정말 깡패가 따로 없네

 

- 다시 얘기해 봐
- 신고할 거예요

 

- 한 대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 비켜

 

진짜 저질이네, 신고할 거야

 

- 잠깐만요
- 당장 나가

 

수준 낮은 것들

 

이왕 도와준 김에

 

며칠만 더 샤오원을
부탁하면 안 될까요?

 

다 보셨잖아요

 

아내를 설득할 시간이 필요해요

 

저기요

 

우리가 진짜
보육원 직원인 줄 아세요?

 

우리는 장례업자예요

 

돈은 계속 드릴게요

 

샤오원

 

여기 있을래?

 

아니면 저분들이랑 갈래?

 

또 무슨 바람이 들어서 그래?

 

3일 동안
정신없이 보낸 거로 부족해?

 

그래, 키우는 건 그렇다고 쳐

 

돈은 왜 안 받아?

 

전에 그랬잖아

 

네 인생을 망치려고 온 애 같다고

 

네가 손오공이야, 뭐야?
툭하면 사람이 바뀌네

 

네 말이 맞아

 

난 손오공이야

 

못된 것들이
사람 괴롭히는 꼴은 못 보지

 

여긴 어쩐 일이세요?

 

망할 놈

 

왜 이러세요? 뭐 잘못 드셨어요?

 

네 매형한테 들었어

 

장례식장에 애를 데려가서
난리를 피웠다며

 

말도 똑바로 못 하면서
고자질은 잘하네

 

그게 네가 할 소리냐?

 

- 아버지
- 남들 앞에서 혼나야 정신 차리지

 

그래요, 여기 때리세요

 

여기 때리시라고요

 

- 이놈이…
- 싼메이 때리지 마세요

 

얘가 그 아이냐?

 

어서 집으로 돌려보내

 

애를 장례식장에 데려가는 게
말이 되냐?

 

제가 저만했을 때는

 

고인한테 수의 입히는 걸
가르치셨잖아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아직 너한테
명의 넘겨준 거 아니야

 

가게 받기 싫어?

 

그만해

 

다 쓰러져가는 가게 갖고
1년 넘게 으름장을 놓으셨지

 

아버지는 애초에
주실 마음이 없는 거야

 

조용히 해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제가 저 가게 살게요

 

네가 무슨 돈으로 사?

 

얼만지 얘기해 보세요

 

30만 위안요?

 

- 50만 위안요?
- 싼메이

 

- 아니면 100만 위안요?
- 너 제정신이야?

 

30일 줄 테니

 

30만 위안 가져와라

 

아니면 바로 쫓겨날 줄 알아

 

어르신

 

어르신

 

애도 키워야 하고

 

가게도 사야 하고

 

오늘 밤 자기는 글렀네

 

"우리 결혼해요"

 

휴대폰 번호 알려 줘

 

귀찮으니까 저리 가

 

알려 달라니까

 

17386037884

 

진짜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꼴이네

 

네가 장례식장에 가서
난리만 안 피웠어도

 

내가 손바닥에 깔릴 일은
없었을 거야

 

내가 손바닥에 깔려도

 

네 외할머니는 돌아오지 않아

 

턱에 구멍 뚫렸어?

 

흘린 건 먹지 마

 

떨어지고 3초 안 지났으면
먹어도 돼

 

외할머니가 그랬어

 

오늘부터 규칙을 정하자

 

첫째

 

앞으로 밥은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어

 

둘째

 

땅바닥에 떨어진 건 주워 먹지 마

 

먹어도 안 죽어

 

외할머니가 그랬어

 

셋째

 

앞으로 내 앞에서
네 외할머니 얘기 꺼내지 마

 

오늘부터 외할머니 잊어버려

 

넷째

 

사람은 무는 거 아니야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어디 가?

 

오줌 싸러 간다

 

다섯째

 

앞으로 말 공손하게 해

 

갈게요

 

조심히 가요

 

한 달에 30만 위안이라니

 

그냥 전에 말한 대로
각자 갈 길 가자

 

내가 벌인 일이니까
내가 알아서 해

 

알아서 하기는 개뿔

 

왜 어르신 앞에서 고집부려?

 

샤오원을 돌려보내라는 거잖아

 

일단 어르신 말대로 하면

 

화가 좀 누그러지시겠지

 

그때 가서 잘못했다고 빌면
끝날 일이잖아

 

아버지 말대로 할 수는 없지

 

내가 보란 듯이 키워낼 거야

 

샤오원

 

샤오원

 

"샤오원"

 

여보세요

 

싼메이

 

공원으로 나 찾아와

 

이쪽은 류 할아버지야

 

외할머니 댄스 파트너셔

 

이쪽은 싼메이예요

 

우리 외할머니를
별로 만든 사람이죠

 

둘이 얘기 나누세요

 

장례식을 치르고 싶네

 

누구 장례식요?

 

내 장례식이지

 

어르신

 

샤오원은 아직
뭘 몰라서 그런다고 쳐도

 

나이도 많이 드신 분이
말이 되는 소리를 하셔야죠

 

노망나셨어요?

 

가자

 

싼메이, 얘기 좀 더 해 봐

 

붙잡지 마

 

난 세상에 미련도 없고

 

내 장례식이 어떨지
보고 싶을 뿐이네

 

돈 주면 되잖나

 

얼마나 주실 건데요?

 

장례식 치르는 데
돈이 얼마나 드나?

 

어떻게 치르냐에 따라 다르죠

 

옛날에 가난한 사람이 죽으면

 

돗자리에 둘둘 말아서 보냈지만

 

황제가 죽으면

 

온 백성이 통곡하며
장례를 치렀으니

 

국고의 반을 썼을지도 모르죠

 

나도 황제처럼 장례식을 치러 주게

 

정신 차리세요

 

30만 위안 주겠네

 

그렇게 할 수 있으면

 

바로 계약금을 주지

 

할 수 있죠

 

하자

 

해 드릴게요

 

건배

 

건배

 

해결했다

 

자기가 저지른 일은
자기가 해결한다고

 

샤오원이 사고 쳐서

 

큰돈이 필요하게 됐지만

 

그 돈을 메꿀 만한 일을 가져왔네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거 아니야?

 

그렇게 큰돈을 들여서

 

황당한 장례식을 치를 사람이
어디 있어?

 

세상에는 별별 사람이
다 있는 거야

 

의상이랑 시나리오는

 

바이쉐가 극단에 가서 해결해

 

젠런, 엑스트라 부르는 건

 

- 네가 맡아
- 한번 보세요

 

사극 찍을 기회예요

 

돈도 드려요

 

우리의 가장 큰 원칙은

 

아낄 수 있는 건 아끼는 거야

 

마시자

 

- 없다
- 10

 

- 없다, 15
- 10

 

어르신, 하루에 100위안 드려요

 

수고비 드리니까 한번 보세요

 

샤오원, 네 마음은
내가 가장 잘 알아

 

나도 어렸을 때 불행했거든

 

건배하자

 

마시자

 

하루에 얼마 줘요?

 

하늘은 눈물을 흘리고

 

대지는 슬피 우는구나

 

산과 강은 흔들리고

 

해와 달은 어둡구나

 

폐하께서 승하하셨다

 

연주 시작

 

우는 게 영 시원찮네

 

크게 우세요

 

마음이 찢어지는 듯이 우세요

 

눈물 안 흘리면 돈도 없어요

 

더 크게 우세요

 

너도 울어야지

 

폐하

 

폐하

 

아버지

 

정말 못 말리겠네요

 

류씨 집안 망신은
혼자 다 시키시는군요

 

- 모싼메이가 누구야?
- 어디 있어?

 

저 사람이에요

 

- 봤죠?
- 어서 튀어

 

- 잡아라
- 뛰어

 

- 도망가
- 여기 있어

 

이쪽이야

 

가까이 오지 마

 

내 돈 토해 내

 

- 이리 와
- 이거 놔

 

놓으라고

 

이거 놔

 

"화이안루 파출소"

 

뭐 하는 거야?

 

외할머니한테 배웠어

 

염증과 통증이 완화된대

 

그만해

 

여기 서명하세요

 

이제 가 보세요

 

싼메이, 잠깐만

 

내가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하지?

 

배가 불러서
쓸데없는 짓을 벌였다고 말이야

 

재작년에

 

집 철거 보상금을 받았네

 

그때 이후로

 

집안이 조용한 날이 없었지

 

그래서

 

돈 쓸 핑계를 찾으신 거예요?

 

그날 샤오원이 찾아와서

 

자기 외할머니가 남긴 돈을
찾아 달라고 하더군

 

자네가 곤경에 처했다면서

 

손바닥에 깔리지 않도록
구해 줘야 한다고 했네

 

샤오원이 그러더군

 

앞으로 자네랑 함께 살 거라고

 

진심으로 자네들을 돕고 싶었어

 

샤오원의 외할머니는
힘들게 살았네

 

남기고 간 돈도 얼마 없지

 

이보게

 

샤오원한테 잘해줘

 

샤오원의 외할머니 대신
내가 감사 인사를 하지

 

아버지, 그만하세요

 

이러다 다 부수겠어요

 

오늘 내 손으로 다 때려 부수고

 

불을 질러 버릴 거야

 

저놈 손에 가게가 망하느니
그게 나아

 

산 사람 장례를 치러?

 

우리 업계에 그런 선례는
한 번도 없었다

 

누군가는 선례를 만들어야죠

 

제가 했으니 이제 선례가 생겼네요

 

영감님

 

제가 일 받아온 거예요

 

때릴 거면 절 때리세요

 

얘 좀 봐라

 

이번 달 말까지 짐 다 빼

 

어르신

 

화 푸세요, 앞으로 안 그럴게요

 

안 그러긴 뭘 안 그래?

 

내가 뭐 잘못했어?

 

아버지는 어차피 내가 뭘 해도
탐탁지 않아 하셔

 

어렸을 때 만화가 보고 싶어서

 

장례식장에 안 따라간다고 했다가

 

아버지한테 맞았어

 

우리 집안을 욕하는 놈이랑

 

싸우고 있을 때

 

아버지는 뭘 하셨는지 알아?

 

위에서 지켜만 보셨어

 

그러더니 그냥 가 버리시더라

 

싼메이

 

아버지, 하나만 여쭐게요

 

아버지가 둘째 형을
좋아하시는 거 알아요

 

친자식이니까요

 

차라리 절 때려죽이세요

 

저승에 가서
저 대신 형을 살려 보낼게요

 

싼메이

 

"영업 허가증"

 

왜 울어?

 

내가 또 말썽 피운 거지?

 

이것 봐

 

네 창을 말끔하게 고쳤어

 

오늘 일은 네 잘못이 아니야

 

내가 못나서 그래

 

그만 울고 얼른 자

 

잠이 들면

 

하늘에 떠 있는 별이

 

네 꿈으로 떨어질 거야

 

그럼 외할머니랑 얘기할 수 있어

 

정말?

 

한번 해 봐

 

시계도 망가졌는데

 

고쳐 줄 수 있어?

 

당연하지

 

펜 좀 빌려줄래?

 

손 이리 내

 

됐다

 

당분간 이거 차고 있어

 

어서 자

 

아들, 수준 낮은 사람이랑
놀면 안 돼

 

우리 당시를 외워 보자

 

'등관작루'

 

당나라 왕지환

 

'태양은 서산 쪽으로 가라앉고'

 

'황하는 바다를 향해
세차게 흐른다'

 

- 더 크게
- '저 멀리 풍경을 보기 위해'

 

'누각을 한 층 더 오른다'

 

샤오원

 

와서 밥 먹어

 

애가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됐죠

 

학비도 제가 내는 게 맞고요

 

보세요

 

제 여동생 겁니다

 

이건 우리 엄마 거예요

 

샤오원도 참 안됐어요

 

다 제 여동생 잘못이죠

 

여태 샤오원 친아빠가
누군지도 모르니까요

 

여동생도 죽었고

 

엄마도 돌아가셨으니

 

제가 샤오원을 키우는 게 맞는데

 

어떻게 사는지 보셨잖아요

 

전 이 집에서 찍소리도 못 해요

 

그만하세요

 

다 큰 어른이 왜 이렇게 울어요?

 

그래서 대체 어쩌자는 겁니까?

 

당신이 애를 입양하세요

 

입양법 제9조 규정에 따르면

 

미혼 남성이
여자아이를 입양하려면

 

입양자와 피입양자의 나이 차이가

 

만 40세 이상 되어야 합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미혼이라서
입양 조건에 안 맞는다고요

 

싼메이, 무슨 일이야?

 

야식 가져왔어

 

마시자

 

나 샤오원을 입양할 생각이야

 

잘됐네

 

그런데 민정국에서

 

결혼 안 하면

 

입양할 수 없대

 

오늘 향수 뿌렸어?

 

티 났어?

 

- 그래서 말인데 우리 둘이…
- 들어가서 씻어

 

언제 왔어?

 

다 봤으니까 솔직하게 얘기하자

 

우리 혼인신고 했어

 

샤오원, 이제 우리는 가족이야

 

이거 들어

 

사진 찍자

 

하나, 둘, 셋

 

받으신 서류 다시 확인해 보세요

 

여기랑 여기에 서명하세요

 

- 안 갈 거야
- 샤오원, 착하지

 

- 유치원은 재미있는 곳이야
- 싫어

 

- 재미없어, 이거 놔
- 손 놔

 

- 먼저 놔
- 알겠어

 

보내지 말자

 

나도 유치원 안 다녔어

 

그래, 가지 말자

 

집에 가서 마작이나 하자

 

가자

 

안 갈 거라니까!

 

이거 놔, 가기 싫어

 

봐요, 안이 다 망가졌잖아요

 

이건 못 고쳐요

 

새로 사는 게 나아요

 

이 집은 바람도 전혀 안 새고

 

채광도 아주 좋아요

 

여기 있는 침대랑 책상도

 

다 쓰실 수 있어요

 

아이가 하원하면

 

데려와서 같이 둘러보세요

 

분명 좋아할 거예요

 

전화드릴게요

 

조금만 더 기다리자
금방 오실 거야

 

최신형이야

 

어서 손에 차 봐

 

안에 외할머니 목소리 있어?

 

외할머니 목소리는
원래 쓰던 시계에 있어

 

그 시계는 못 고쳐?

 

다시는 외할머니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거야?

 

누가 그래?

 

내가 누구야?

 

손오공

 

잘 아네

 

내가 술법을 부리면

 

외할머니 목소리가
다시 돌아올 거야

 

그림 계속 그려

 

"업무 일지"

 

여긴 왜 왔어?

 

라오류가 떠났어

 

떠났으면 가서 찾아

 

화물트럭에 치였는데

 

차도 사람도 전부 뭉개졌어

 

음주 운전에 역주행이라

 

100% 우리 과실이야

 

배상하느라 가게도 팔아서

 

난 이제 한 푼도 없어

 

그 사람 가족들은
마지막 모습도 못 봐

 

왜냐하면…

 

뭉개져서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거든

 

장례식장에서 형체를 맞추려면
너무 비싸

 

당신 전문 분야잖아

 

내 분야가 뭔데?

 

- 싼메이
- 비켜

 

좀 도와줘

 

내 이름 부르지 마

 

난 내 이름이 가장 싫으니까

 

나 지금 바빠

 

너랑 얘기할 시간 없으니까
얼른 가

 

잠깐만

 

당신 누군지 알아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싼메이 휴대폰에 있는 사람이잖아

 

싼메이는 당신 사진만 보면 울어

 

괜한 소리 하지 말고 가자

 

여태 안 가고 뭐 해?

 

내가 잘못한 거 알아

 

우리가 당신한테 상처를 줬어

 

너희가 나한테 상처를 줘?

 

난 너 잊은 지 오래야

 

 

내가 라오류 몫까지 사과할게

 

미안해

 

일어나, 배 속에 있는
아이한테 안 좋아

 

한 번만 도와줘

 

문제는 내가 못 한다는 거야

 

아버지만 할 수 있어

 

근데 아버지랑 지금
사이가 안 좋단 말이야

 

내가 찾아갈게

 

난 영감님 안 무서워

 

영감님

 

싼메이가 할 말이 있대요

 

혼내지는 말아 주세요

 

내가 왜 네 말대로 해야 하냐?

 

그냥 하세요

 

날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네 말대로 하마

 

할아버지

 

더 크게

 

할아버지!

 

그래, 손녀가 찾아왔네

 

먼저 추고 있어

 

가요

 

싸우지 말아요

 

얘기하세요

 

가짜 술은 안 마신다

 

진짜예요

 

2천 위안 주고 산 거라고요

 

네 누나한테는 비밀이다

 

아버지도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네요

 

말해 봐라

 

난 왜 찾아왔어?

 

"천국으로"

 

네가 해라

 

못 하겠어요

 

전 못 해요

 

할 수 있어

 

어렸을 때 가르쳐 줬잖아

 

도구 가져와

 

거기

 

젠런, 넌 그림 꺼내라

 

뼈부터 맞춰

 

일단 근육을 펴고

 

그다음에 뼈를 맞춰라

 

발끝부터 머리까지 맞추고
다시 돌아가며 확인해

 

사지부터 시작해서 몸통을 맞춰라

 

몸통을 맞춰라

 

오장육부도

 

-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얼굴이랑 두개골은

 

- 23조각이고
- 23조각

 

- 눈썹과 눈, 코와 입은
- 눈썹과 눈, 코와 입은

 

- 가운데 있어야 한다
- 가운데 있어야 한다

 

봉합해라

 

다 됐어요

 

우리 아들이네

 

- 아버지
- 어르신

 

- 아버지
- 어르신

 

아버지한테 술을 드려?

 

저세상 가시라고 재촉하는 거야?

 

나도 많이 참았어

 

네가 변변치 못하게 사는 걸

 

다 아버지 탓으로 돌렸지

 

이기적인 녀석

 

아버지

 

정신이 드세요?

 

놀랐잖아요

 

난 괜찮다

 

지병이 도진 것뿐이야

 

여보세요

 

알겠습니다

 

무슨 일이냐?

 

샤오원이 유치원에서
일이 좀 있었나 봐요

 

얼른 안 가고 뭐 해?

 

난 안 죽는다

 

그럼 얼른 다녀올게요

 

이제야 싼메이가

 

마음 붙일 사람이 생겼구나

 

고맙습니다

 

"참관 수업에 오신
학부모님을 환영합니다"

 

잘했어요, 다음 순서는

 

샤오원과 샤오팡이 준비한

 

- 합동 공연입니다
- 얼른 나가

 

-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 잘하렴

 

우리 아들이에요

 

무릎을 꿇으시오

 

효자가 그릇을 깨면
극락세계로 가실 겁니다

 

엄마

 

좋은 곳으로 가세요

 

이 녀석

 

당장 일어나

 

그런 일이 있었어요

 

아이에게 나타나는 문제는

 

아이 교육에 대한
부모님의 관심도와 관련 있어요

 

학부모 참관 수업은
겨우 한 달에 한 번 있어요

 

- 아무리 바빠도 참석하셔야 해요
- 네

 

어제 샤오원이
미술 시간에 그린 그림이에요

 

한번 보시죠

 

화환이랑 유골함이에요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죠

 

그래서 샤오원한테

 

부모님 직업을 물었더니

 

별을 심는 분이라고 하더군요

 

별을…

 

저도 여러분 직업이 뭔지 알아요

 

앞으로는 아이 교육에
신경 좀 써 주세요

 

아이 때리시면 안 돼요

 

죄송합니다, 무례를 범했습니다

 

며칠 뒤면 네 둘째 형 기일이다

 

지전을 태워주고 싶어

 

아버지

 

정말 둘째 형이 저보다 잘났어요?

 

매년 설날이면 차례를 지내고 나서

 

너보고 네 둘째 형한테
절을 올리라고 시켰다

 

그래서 네가 둘째를 미워하는 거야

 

둘째 얘기는
한 번도 먼저 꺼내질 않았지

 

- 아버지
- 냄새만 맡는 거야

 

그때가…

 

1988년 여름이었지

 

난 둘째를 데리고

 

창장에 시체를 건지러 갔다

 

열 살 정도 된 아이가

 

강에 빠졌거든

 

애 엄마는 강가에서
실성한 사람처럼 울고 있었다

 

우리가 세 번을 들어갔는데

 

아이 시신을 찾지 못했어

 

물에서 나와 보니

 

네 둘째 형이 안 보이더구나

 

몰래 강에 들어간 거지

 

그리고 그 아이를 찾아서

 

물 위로 올려 보냈어

 

하지만 둘째는 나오지 못했다

 

죽은 사람을 위해

 

우리 집안은 산 사람을 잃은 게지

 

인생은 말이다

 

한 권의 책이야

 

누구나 마지막 페이지가 있지

 

어떤 책은

 

마침표로 끝나지만

 

어떤 책은

 

줄임표로 끝나기도 해

 

인생에서

 

죽음보다

 

더 큰 일은 없다

 

명예나 재산은

 

다 부질없는 것이지

 

우리 일을 하는 사람은

 

성인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짐 안 뺄 거야

 

진짜 손오공에 빙의했구나

 

매일 마음이 바뀌네

 

감사합니다

 

- 고마워요
- 고맙습니다

 

여보세요

 

쥐안마오

 

나야, 싼메이

 

그게 말이지

 

내 휴대폰에 있는 데이터를
복구하고 싶은데

 

"학습 일지"

 

전자 상거래나
시계, 휴대폰 쪽에서

 

일하는 사람 알아?

 

뭐?

 

업종 바꿨다고?

 

해가 졌다

 

이 늙은이의 마지막 날이다

 

다들 도왔는가?

 

효자는 밤새 관을 지켰는가?

 

왜 내 목소리만 들리는가?

 

다들 맞장구쳤는가?

 

형님, 저예요

 

싼메이요

 

못 고친다고?

 

글씨가 기어가는 지렁이 같네

 

"보스 테크놀로지"

 

우리 직원들이 못 살리면

 

가망이 없는 거예요

 

여러분, 부탁드립니다

 

고생하십니다

 

"데이터 복구 중"

 

살렸습니다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하나, 둘, 하나

 

- 생일 축하합니다
- 축하합니다

 

- 생일 축하합니다
- 생일 축하합니다

 

- 사랑하는 샤오원의
- 사랑하는 샤오원의

 

- 생일 축하합니다
- 생일 축하합니다

 

이것 봐

 

이건 달라진 더우자오야
어떤 게 달라졌을까?

 

귀가 생겼어

 

눈도 생겼고

 

꼬리도 달라졌네

 

한번 눌러 봐

 

연근갈비조림 해 놨어

 

샤오원, 또 어디 갔니?

 

일찍 들어오렴

 

조심히 와

 

밖에서 놀 때 물 많이 마셔야 해

 

그늘에 서 있어

 

여자애가 너무 까맣게 타면

 

안 예뻐

 

외할머니가 수박 사 왔으니까
얼른 와서 먹으렴

 

우리 샤오원은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말도 가장 잘 듣지

 

얼른 외할머니랑 집에 가자

 

네가 가장 좋아하는
훙탕츠바 사 줄게

 

샤오원, 오늘 네 생일이니까

 

밖에서 너무 오래 놀지 마

 

외할머니가 새 옷 사 왔어

 

맞는지 봐야 하니까
얼른 집에 와서 입어 보렴

 

샤오원, 문 꼭 잠가야 해

 

누가 와도 열어 주면 안 된다

 

우리 아가
외할머니 기다리고 있지?

 

곧 집에 갈 거야

 

외할머니는 머리 잘 묶어

 

내일 최고로 예쁘게 묶어 줄게

 

우리 아기가
세상에서 가장 예쁠 거야

 

- 한 입만 더 먹어
-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

 

샤오원, 잠깐만

 

- 이리 오렴
- 물통 챙겨야지

 

- 안녕하세요
- 안녕

 

잊지 말고 물 자주 마셔

 

안녕하세요

 

여긴 왜 왔어요?

 

여긴 제 여동생 하이페이예요

 

샤오원 친엄마죠

 

이쪽으로 와요

 

샤오원 친엄마는 죽었다면서요?

 

나한테 보여 준
사망 확인서는 가짜였어요?

 

사망 확인서는 진짜예요

 

상황이 좀 복잡한데

 

제 동생은…

 

네가 직접 말해

 

나도 모르겠다

 

우리 오빠는
당신을 속이지 않았어요

 

어디 있다가 나타난 겁니까?

 

당신이 친엄마란 말을
어떻게 믿어요?

 

누구 마음대로 파양하라는 거예요?

 

샤오원은

 

2015년 7월 6일
오전 9시에 태어났어요

 

그때 난 27시간 동안 진통했는데

 

애가 나오지 않아서

 

결국 제왕절개를 했죠

 

샤오원 왼쪽 발목에
마름모꼴 모반이 있어요

 

그래도 못 믿겠으면
유전자 검사해요

 

난 그런 거 안 해요

 

샤오원

 

너 엄마 만난 적 있어?

 

난 엄마도 아빠도 없어

 

난 돌에서 나왔어

 

싼메이 씨

 

요 며칠

 

매일 밖에서 지켜봤어요

 

잠을 못 자는 것 같던데

 

- 저는 더 잠을 못 자요
- 왜 이제 와서 난리예요?

 

샤오원 외할머니가 죽었을 때
당신은 어디 있었어요?

 

샤오원이 매일 여기저기서
말썽 피울 때는요?

 

자기 외숙모한테 쫓겨났을 때
당신은 뭐 하고 있었는데요?

 

이제야 겨우 안정됐는데

 

애를 데려가겠다고요?

 

당신이 뭔데요?

 

맞아요, 다 내가 잘못했어요

 

정신이 나갔네

 

난 10대 때 집을 나왔어요

 

친구를 따라 사회에 뛰어들었는데

 

자리를 잡기도 전에 애가 들어섰죠

 

내가 임신한 걸 알고
남자 친구는 도망갔어요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외국에 갔는데

 

잘못된 길로 빠져서
감옥에 들어갔어요

 

나랑 연락이 안 되니까
엄마가 사망 신고를 한 거고요

 

하지만 감옥에 있을 때도

 

매일 샤오원을 생각했어요

 

내가 자격 없는
엄마라는 거 알아요

 

하지만

 

그래도 내 아이잖아요

 

 

샤오원 엄마잖아요

 

내 배로 낳은 자식이라고요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내 친구인 젠런과 바이쉐도 있어요

 

내가 대신 결정할 수 없다고요

 

싼메이 씨

 

부탁이에요

 

이렇게 부탁드릴게요

 

샤오원을 돌려주세요

 

제발요

 

이렇게 하죠

 

3일만 시간을 줘요

 

"운구차 임대"

 

요리가 또 있어?

 

해가 서쪽에서 떴나 보네

 

인터넷 보고 따라 한 거야

 

아쉬운 대로 그냥 먹어

 

왜 기분이 안 좋아?

 

아닌데?

 

아니야

 

내 기분이 왜 안 좋아

 

턱에 구멍 뚫렸어?

 

네 외할머니 말씀이 맞아

 

쌀 한 톨도 버리지 말아야지

 

내일 학부모 참관 수업이 있어서

 

부모님이랑 같이 가야 하는데

 

누가 갈래?

 

- 내가 갈래
- 내가 갈래

 

한 명만 갈 수 있어

 

내가 갈게

 

"화자자 유치원"

 

- 힘내라
- 파이팅

 

- 달려라
- 힘내라

 

- 엄마, 고생하셨어요
- 아빠, 고생하셨어요

 

나도 다 알아

 

계속 나한테 거짓말했지

 

이제 다시는
외할머니 볼 수 없잖아

 

그래도

 

난 무섭지 않아

 

왜냐하면

 

난 아빠가 있거든

 

네 아빠 이름이 뭐야?

 

모싼메이

 

집 주소는?

 

옌장시 위화취
화이안루 73번지 천국으로

 

네 아빠 전화번호는?

 

야밤에 뭐 하는 거야?

 

나 너무 졸려

 

나중에…

 

날 잊는 거 아니지?

 

거울 보여 줄게

 

"천국으로"

 

이건 샤오원이
평소에 쓰는 것들이에요

 

옷이랑 좋아하는 간식도 있어요

 

- 네
- 이건 책가방이에요

 

샤오원은 물을 잘 안 마셔서
챙겨줘야 해요

 

이 인형은 더우자오예요

 

애 외할머니가 만들어 준 거예요

 

샤오원이 가장 아끼는 거죠

 

그리고 샤오원은 잠잘 때
어른 팔을 만지는데

 

여기 빠는 걸 좋아해요

 

평소에 음식을 대충 씹어서 삼켜요

 

땅에 떨어진 건
먹지 말라고 주의를 줘야 해요

 

그리고 경고하는데

 

샤오원한테 잘해요

 

감옥은 나도 익숙한 곳이라
다시 들어가도 상관없으니까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받아요

 

- 못 받아요
- 받아요

 

받을 수 없어요

 

- 당신이 아니라
- 안 돼요

 

- 샤오원한테 주는 거예요
- 싼메이

 

여기는 어디야?

 

당신은 누구야?

 

딸, 엄마야

 

내가 네 엄마야

 

- 엄마랑 집에 가자
- 난 엄마 없어

 

- 엄마가 왜 없어?
- 샤오원

 

샤오원, 내 말 잘 들어

 

이분은 정말 네 엄마야

 

널 데리고 집에 갈 거야

 

난 안 가

 

- 샤오원
- 이거 놔

 

- 손 놓으라니까
- 이 사람이랑 같이 안 가

 

- 말 들어야지
- 난 엄마 없다고

 

우리 좀 보내 주세요

 

가게 해 주세요

 

이 사람이랑 안 갈 거야, 이거 놔

 

- 출발하세요
- 안 갈 거라니까

 

싼메이

 

이리 와

 

싼메이!

 

- 난 안 갈 거야
- 착하지

 

- 엄마랑 집에 가자
- 싼메이

 

제기랄

 

싼메이

 

- 그만 불러, 샤오원
- 싼메이

 

- 싼메이
- 이리 와

 

그만 두드려

 

아빠

 

아빠

 

"천국으로"

 

"아빠"

 

늘 자기 멋대로지

 

샤오원 의견은 물어봤어?

 

우리 둘 의견은 물어봤어?

 

우리는 샤오원의 부모야

 

내 호적에 올라와 있다고

 

참 이기적이다

 

너무 이기적이야

 

자기밖에 모르는 놈

 

각자 갈 길 가자고 했지?

 

그래, 오늘부터 그러자

 

짐 챙겨

 

의리도 없는 놈

 

그러니 어르신이
미덥지 않아 하시고

 

여자 친구가 바람나지

 

넌 사람도 아니야

 

개자식

 

싼메이

 

아버지가 떠나셨어

 

얘들아

 

언젠가 올 날이니

 

미리 너희에게 편지를 남긴다

 

슬퍼할 것 없다

 

사람은 언젠가 죽기 마련이야

 

싼메이, 내 장례는 네게 맡기마

 

상복 입고 장례식 치를 필요 없어

 

그런 건 평생 봐 왔다

 

세상에 맨몸으로 왔으니

 

맨몸으로 떠나고 싶다

 

쓸데없는 돈 쓰지 마

 

명심해라

 

내가 지켜볼 거야

 

난 맞춤 장례식을 치르고 싶다

 

품위 있어 보이고
돈도 아낄 수 있지

 

유골함 살 돈으로

 

가족끼리 밥이나 한 끼 먹어라

 

화장이 끝나면

 

난 이 통에 넣으면 된다

 

그리고 날 어떻게 보낼지는

 

네가 결정해라

 

아비가 너한테 주는
숙제라고 생각해

 

만약 정답을 찾지 못하면

 

나는 이 통에서

 

나가지 않을 거다

 

누나, 이제 어떡하지?

 

뭘 어떡해?

 

아버지 뼛가루는 어떻게 해?

 

엄마 옆에 묻어야지

 

안 돼, 아버지가 유언장에
똑똑히 남기셨잖아

 

남들과 다른 장례를 치러 달라고

 

뭘 어떻게 다르게 치러?

 

땅에 묻지 않으면

 

하늘로 올려 보내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싼메이

 

거기 서

 

- 저놈 막아
- 얼른 쫓아가 봐

 

- 출발하자
- 얼른

 

- 차 타고 쫓아가자
- 알겠어

 

"칭톈 장례식장"

 

빨리 쫓아가

 

싼메이, 큰일을 치렀으면서
말도 안 하고

 

난 네 친구도 아니냐?

 

지금 너한테 왔잖아

 

- 서둘러
- 가자

 

싼메이, 차 세워

 

세우라니까

 

싼메이

 

- 어서 내려
- 가자

 

우리 누나 막아

 

싼메이

 

거기 서

 

- 누님
- 이리 와!

 

- 더 가시면 안 돼요
- 이리 오라니까

 

- 들어 봐
- 싼메이

 

가지 마세요

 

- 됐다
- 서둘러

 

가지 마

 

가면 위험해

 

아버지

 

이 정도면 꽤 품위 있죠?

 

샤오원이 사라졌대

 

저는 꿈이 있습니다

 

제 꿈은…

 

샤오원 여기 있어요?

 

샤오원 말이에요

 

"천국으로"

 

싼메이!

 

너 어디 갔었어?

 

어디 갔었냐고?

 

야밤에 어딜 돌아다녀?

 

나쁜 사람이 잡아가면 어쩌려고?

 

길 잃어버리면 어쩌려고?

 

우리 아빠 이름은 모싼메이야

 

우리 집 주소는 옌장시 위화취
화이안루 73번지

 

천국으로야

 

난 길 안 잃어버려

 

아빠가 약속할게

 

앞으로 다시는
널 혼자 두지 않을 거야

 

연주 시작

 

이웃 여러분
가족 및 친구 여러분

 

힘차게 박수 쳐 주세요

 

열정적으로 환호해 주세요

 

결혼 축하한다

 

평생 함께하고

 

다음 생에도 함께하길

 

세쌍둥이 낳아라

 

- 웨딩 사탕 드세요
- 신랑이랑 신부 놀려 주자

 

이쪽으로 가세요

 

이쪽입니다

 

뽀뽀해

 

- 뽀뽀해
- 뽀뽀해

 

- 뽀뽀해라
- 뽀뽀해

 

- 뽀뽀해라
- 뽀뽀해라

 

- 한 번 더
- 뽀뽀해

 

- 뽀뽀해
- 뽀뽀해라

 

샤오원한테 줘요

 

우리 일 할 수 있겠어요?

 

"하늘에 있는 모든 별은
우리를 사랑했던 사람들이다"

 

똑같은 거 찾았다

 

알았어, 너 줄게

 

싼메이

 

웃어?

 

시작

 

자막: 변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