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

5월 2일
1946년

 

더 탱크 (The Tank, 2023)

 

오클랜드,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캘리포니아
1978년

 

뭐예요?

이스턴 워터 드래곤이야

1.2m까지 자라

만져도 돼
이름은 줄리엣이야

얘가 아주머니
문 적 있어요?

 

이건 로미오한테
해줬어야 했는데

짜증 나게 하는
남친한테 말이야

 

제발, 엄마
이제 가면 안 돼?

 

얘야, 7살은 반핵 행진에
가기엔 너무 어려

미안

네가 강아지들
풀어줬니?

저기요, 아주머니
밀웜 있어요?

- 저희 드래곤 주려고요
- 로키랑 미스터 티예요

말린 거랑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 중에
뭘 가장 좋아하니?

여기 둘 다 있단다

그런 게 아냐

숲을 없애는
사람들에 관한 거야

그 사람들이
뭘 하는지 몰라?

- 얘야, 누가 그런 소릴 했니?
- 조디가 그랬어

지구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는지 알아?

응, 아니

44억

- 레이닝 캣츠 앤 독스입니다
- 엄청 많아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네, 있어요
오늘은 5시까지예요, 네

 

엄마, 봐봐
얘 오줌 쌌어

오, 얘야

조디, 마르티네즈 아주머니
좀 도와줄래?

그러고 나서
새 모이 좀 주고

얘야

강아지들을
케이지에서 꺼내지 마렴, 응?

 

도와줘, 줄스

 

뭐 하는 거야?

 

애들 중 누가
케이지를 열었어

버티 녀석이
또 탈출했는데 팔이 안 닿네

저 뒤에 있어

내 덕인 줄 알아

- 바로 뒤에 있어
- 응, 보여, 잠깐만

 

잡았다

 

이리 와라

 

그냥 쥐새끼일 뿐이야

- 귀엽기도 해
- 저리 좀 치워

언젠가 너도 비단뱀을
만나게 될 거야, 버티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어

애 어디 갔어?

정말이지 베이비시터를
또 둬야겠어

 

우리가
그럴 여유가 어딨어?

은행에서 온
우편물 봤어?

또 잔고부족이야?

내가 가볼게
방법이 있을 거야

엄마, 레지가
동생을 잡아먹었나 봐

당신 차례야
강아진 내가 했어

- 쥐는 내가 했잖아
- 당신이 하긴!

 

레지, 이 못된 녀석

 

도마뱀의 팔 다리는
어딨어?

레지의 몸속에
있을 거야

 

- 역겨워
- 얜 도마뱀이 아냐

 

양서류야

옛날에 살던
몇몇 포악한 공룡들처럼

얘 왜 그런 거야?

배가 고프거나
영역 본능이거나

아님 물이 바뀌어서
얘넨 민감하거든

피부로 숨 쉬어, 봐봐

 

너무 끈적거려

 

얘를 물에서 꺼내면

도롱뇽으로 변해서
땅에서 사냥할 거야

뭘 사냥하는데?

글쎄, 움직이는 건 뭐든

 

자...

 

이놈의 필터가
또 고장이네

 

어서 아빠한테
고쳐보라고 하자

같이 갈래?

그래

 

고마워요

 

죄송하지만 끝났어요

벤 아담스 씨를
찾고 있어요

전데요, 무슨 일이시죠?

아모스 틸버리라고 해요

사장님 어머님에 대해
말씀드리려고요

 

벤의 어머닌
몇 달 전에 돌아가셨어요

압니다, 죄송합니다

제 파트너가
어머님 변호사였죠

불쌍한 친구가
뇌졸중에 걸리기 전에요

제가 그 친구 옛 서류들을
훑어보고 있었는데

지금이 불편하시면
나중에 다시 오도록 하죠

 

아니에요

 

죄송해요
이쪽은 제 아내 줄스예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들어가서 앉아서
얘기하실래요?

물론이죠

 

지저분해서 죄송해요

저흰 위에
아파트에 사는데

벤이 위층에서
부엌을 수리하고 있어서요

 

UC 데이비스
훌륭한 과정이라 들었어요

네, 수의대 졸업반이에요

엄청 힘들긴 하지만

가게 한 켠에 병원을
오픈했으면 하거든요

 

아까 저희 어머님
서류 얘길 하셨는데

네, 저는 사장님
어머님은 몰랐고요

어머님 서류도
전부 이상 없어 보였죠

헌데 우연히 옛날 권리증
하나를 발견했어요

잘못 정리된
상자들을 비우다가요

오리건 해안가에
부동산이 하나 있더군요

어머닌 부동산은
전혀 없었어요

분명 거기엔 없어요

1935년부터 아버님 이름으로
되어 있더군요

아버님이 대공황 말에

오리건 해안가에
땅을 사셨더군요

 

호빗스 베이라는
자그마한 곳이죠

 

금시초문이군요

 

권리증

 

어떻게 이런 걸 그렇게 오랫동안
모르고 살았던 거죠?

 

그땐 저희 회사가
생기기 전이라서요

어머님이 소유하셨던
기록은 없습니다만

아마도
물려받으신 걸 겁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로
잊혀졌던 거 같군요

 

좀 이상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보통

자기 소유의 부동산은
안 까먹잖아요

 

몇몇 가족들은
비밀이 있는 법이죠

사랑하던 사람이 죽으면
별의별 걸 다 발견하게 되죠

제 평생 어머닌

이런 건 한 번도
얘기 안 하셨어요

 

- 제가 이것들 갖고 있어도 돼요?
- 물론이죠

 

와주셔서 감사해요

 

저기, 캐물으려는 건
아닙니다만

발견한 게
하나 더 있어요

 

아버님 일은
알고 계세요?

 

아버지랑 누나는

제가 태어나기 직전에
차 사고로 죽었는데 왜요?

이것에 따르면

그분들은 호빗스 베이에서
수영하다 사라졌어요

아버지와 딸 강한 폭풍으로 실종
익사한 듯

어머닌 그 얘긴
한 번도 안 했어요

하기 싫었나 보죠

차 사고가 아녔다면
왜 차 사고라 하신 거죠?

벤이 어렸을 때

어머닌 정신병원에서
살다시피 하셨죠

별로 곁에
있어주지 못하셨죠

죄송해요

 

그냥 아셔야 할 거
같아서요

 

법적으로 부동산은
사장님 맘대로 하실 수 있어요

도와드릴만한
지역 중개인을 알아요

 

어떻게 할 거야?

 

얼마나 멀죠?

꽤나 멀어요

오리건 해안을 따라
반쯤 올라가면 돼요

플로렌스 북쪽이죠

 

사무실에 연락해서
길을 알려드리라 하죠

 

정말 여기 맞아?

물론

 

위험
들어가지 마시오!

 

아직 멀었어?

거의 다 왔단다

 

정말 안전한 거야?

곧 알게 되겠지

 

꽉 잡아

 

이제 어떡해?

 

나가 볼게

 

여기 길이
있는 거 같은데

 

아치

 

아치! 이리 와!

 

궁전이네

내 꿈은 다 이뤄진 거네

 

전기가
들어올 거 같아?

 

그럼

 

아님 따뜻한 목욕도
못 하잖아

 

자, 물러서

이건 아빠가 해야 돼

 

환영합니다

 

환기 좀 하고 불 좀 켜면
괜찮을 거 같네

 

얘, 서두르지 마

 

이 안엔 뭐가 있지?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어?

 

그럼

 

어서, 아치야, 같이 가자

 

조심하렴

나무 바닥이
썩었을지 몰라

알았어

 

이것 좀 도와줄래?

 

됐어, 내가 했어

 

벤, 빨리 이리 와봐

 

뭔데?

 

괜찮아?

 

이것 좀 봐

 

믿을 수가 없군

 

내가 잘될 거라 했지?

 

사랑해

 

뭐야?

 

역겨워 보여

 

물탱크야

 

이런 오래된 곳들은 다들
빗물을 받아 썼거나

근처에 지하샘이 있다면
시추공을 이용했을 거야

 

들어갈 건 아니지?

 

그냥 물탱크일 뿐이야

 

얘, 이리 와, 이리 와

 

벤? 벤!

 

뭐가 보여?

 

별로

 

이게 뭐야?

흙 속에서
오래된 랜턴을 발견했어

 

들어가 봐도 돼?

 

얘, 넌 여기
가까이 오지 마, 응?

약속하지?

 

- 약속해
- 착하지

 

가서 엄마 도와줘

 

여보! 가방 어디다 둘까?

베개랑 담요도 있어

 

이 위로, 여긴 당신 부모님이
쓰시던 방 같아

 

이것들은 뭐야?

 

할머니 거 같아

 

이거 할머니야?

예쁘셨네

응, 예쁘셨어

사진 속 소녀가
네 고모 로지가 될 뻔했지

 

걸린 거 같아

안 열려

- 그래?
- 응

 

누가 못으로
단단히 박아놨네

누가 침입할 거라
생각했나 보네

 

슈거랑 멕멕이
자기 방은 어디냐고 물어

아래층에서
아주 특별한 방을 봤는데

같이 가서 확인해볼까?

 

좋아, 어서

타렴

 

아래층으로! 이랴!

 

도와줘

 

물건들을 다
그냥 두고 간 거 같아

그래

 

갖고 있어

 

내가 찾은 것 좀 봐봐

 

이게 여기일까?

 

모르겠어

 

그럴지도

 

이것 좀 봐봐

 

지역 뉴스 기사를
오려낸 것들이야

 

이것들이 무슨 뜻이야?

 

몰라, 몇 십 개
더 있는데 다 비슷해

 

여기 1900년대 초에 좌초된
선박 보험금 청구서가 있어

몇몇 선원들이 육지로
올라왔다가 사라졌다네

 

이것 좀 봐

 

당신 어머니 방에서
발견했어

 

당신 아버지랑 누나에
대한 보고서야

틸버리 씨 말이 맞았어

이것들에 따르면
분명 여기서 익사한 거야

하지만 시신은
결코 못 찾았대

 

범죄가 의심됨

사람들이 어머니를 의심한 거야?
임신한 어머니 실종 사건으로 취조 받음

 

그건 말이 안 돼

 

어머닌 내성적이고

분명 좀 제정신이
아녔지만

 

당신 얼굴 좀 봐

 

우리 엄마가
사이코였다고 생각해?

 

- 집안 내력일지 몰라
- 시끄러

 

무슨 소리야?

- 아무것도 아냐
- 이건 내가 치울게

그냥 바람이야
알았지?

 

어서, 코 자야지

 

이리 와

 

- 잘 자, 아빠
- 잘 자, 천사님

푹 자렴

 

가자

 

자, 어서 자자

 

이건 누구야?

그건 엄마야

 

이건 아빠고

이건 할머니야

 

보고 싶어

 

알아, 얘야
엄마 아빠도 그래

그래도 할머닌
지금 더 좋은 데 계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읽어줄 수 있어?

몇 분만

 

이번 주엔 누가 젤 좋니?

오소리
걘 정말 심술궂어

 

아니, 잠깐
두꺼비가 좋아, 젤 웃겨

그래?

 

여름의 폭풍우가
눈물을 흘렸던 것처럼

쥐는 단아한
갈색 앞발을 내밀고는

두꺼비의 목덜미를
꽉 붙잡았습니다

 

쟤 잠들었어

 

뭘 보는 거야?

 

아래층에서 발견했는데

 

당신 어머니 일기장이야

 

그래, 엄마 필체네

나 어렸을 때

엄만 병원에서
내게 편지를 보내곤 했어

- 재혼 안 하셨어?
- 응, 아무도 안 만났어

엄만 아빠와 로지가 죽은 게
운명이라 말하곤 했어

주어진 상황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댔어

 

당신은 아주
잘하고 있는 거 같아

 

참 이상해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그분들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게 되다니

부모님이 내게
어떤 존재였는지와

그분들이 했던
결정들도 그렇고

내 자식에 대한
태도도 바뀌어

당신은 절대
부모님처럼 안 할 거야

 

여긴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우린 정말 돈이 필요해

 

게다가 겁나 소름 끼쳐

 

- 정말 그래
- 그래, 맞아

 

여긴 부모님께
아주 특별했을 텐데

왜 내겐 안 알려준 걸까?

 

절대 안 물어볼 거
같았는데

한번 알아보지 뭐

 

1946년 4월 27일

우린 이사 들어왔고

나 자신의
새 모습을 되찾았다

과거의 어두운
슬픔 따윈 없다

 

여기서 로지와 함께
새 삶이 시작되었고

우리 아이는 내 안에서
건강히 자라고 있다

 

알렉은 우리가 여기서
편안해질 거라 확신하고

사람을 불러서
물탱크를 만들게 시켰다

이번 주에

그들은 30m 넘게 파서
깊은 샘을 찾았는데

그 물은 지금껏
내가 먹어본 것보다

더 달콤하고
영양분이 풍부했다

 

호빗스 베이

오늘 소포가 하나 왔다

누가 보낸진
전혀 알 수 없었다

 

거기엔 우리가
있는 만에 대한

신문 기사들이 있었다

알렉은 그것들을
버리라고 했다

우리가 여깄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우릴 불안하게
만들려는 거라 했다

 

알렉은 폭풍우 땜에
또 밤을 새웠다

폭풍우가 사라지자

로지와 난 해변을 따라
일찍 산책을 나갔다

그이는 여느 때와 달리

아침 수영을
하고 있지 않았다

돌아왔을 땐 어디에서도
그이를 찾을 수 없었다

 

그이는 3일째
나타나지 않았다

지역 경찰에 알렸지만

그들은 남편이
곧 돌아올 거라고만 했다

로지는 아빠를
몹시 보고 싶어 한다

난 그이가
무사한지 걱정된다

 

1946년 5월 5일

그게 마지막이야
나머진 없어

 

로지는 5월 10일 밤에
실종됐어

그 5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왜 그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지 않아?

이건 정말
짜증 나게 해

계속 엄마 얘기잖아

엄만 절대
내게 사실을 말 안 했어

절대, 절대 내가 알고
싶은 건 말 안 했어

이제 그건
받아들여야겠지

 

엄마가 왜 그랬고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지만

이제 엄만 돌아가셨으니
절대 알 수 없겠지

전혀 궁금하지 않아?

그래봐야 뭐가 다른데?

이미 지난 일인데

 

엄마

 

얘야

 

뭔가 들어오려고 해

 

여기 있어, 알았지?

 

벤, 일어나

 

뭐야?

 

몰라, 내려가 봐야지

 

가서 자

 

이런!

 

그러지 마!

심장마비 걸리겠어

테라스 문이 잘 안 닫혀

- 맙소사
- 뭐 하는 거야?

아무것도 아냐

무슨 소릴
들은 거 같아서

가서 자자

 

그러지 마, 당신 정말...

 

간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

 

재미없어

 

일어났구나

단잠 자는 거 같아서
안 깨웠어

 

냉장고가 돌아가
배고파?

아니, 내가 늦잠을 잤다니

 

이것들은 다 뭐야?

그냥 쓰레기들이야

오래된 도구랑
비료 더미랑

레이아
못 들어오게 해야 돼

질산암모늄이 많아

2차 대전 때
폭탄을 만들던 거지

심지어 오래된
도화선도 아직 있어

오래된 연료를 찾았는데
더 필요할 거 같으니

내일 주유소에
다시 가볼게

 

뭐야? 왜 그래?

 

여기 뭔가 이상한 거
같지 않아?

 

어디든 첫날 밤은
늘 이상한 법이지

하지만 아마도 그건
내가 깨어났을 때

멕멕이 한쪽 눈만 뜨고

기분 나쁘게
쳐다보고 있어서겠지

내 코엔 유니콘을
갖다 대고

그래서 그럴걸?

 

그냥 사람 불러서
고치는 게 어때?

단순히 밸브가
잠긴 걸 수 있어

 

여기도 별로
나쁘지 않은데

진짜 괜찮겠어?

그렇게 어렵진 않겠지?

 

행운을 빌어줘

 

오두막 아래
길게 통로가 난 거 같은데

 

괴물이나
사이코가 있으면

못 나오게 해, 알았지?

물론이지, 자기야

 

망할 것들

 

뭐가 보여?

 

뒤쪽 언덕에서
파이프가 들어오고 있어

 

아래 건 펌프로
연결된 걸 거야

잠깐, 한번 열어 볼게

 

이런

 

된다!

 

물이 나와!

 

제길

 

잘 돼가?

 

- 다쳤어?
- 그냥 긁힌 거야

 

탱크 벽 뒤에서
동굴 같은 터널을 발견했어

진짜 깊어 보이던데
거기서 물이 나오나 봐

 

좋아, 펌프가
아직도 작동하네

 

순수한 샘물이야

병에 넣어서 팔면
대박 칠지 몰라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자고

 

발견한 게 또 있어

 

이건 어디서 발견했어?

탱크 안 진흙 속에 있었어

 

뭔 거 같아?

물고기는 아냐

무슨 양서류
유생인 거 같아

다 안 자란 거

 

- 이건 아가미야
- 그래?

 

뒤에 난 뼈돌기가

나중에 땅에
올라오면 다리로 변해

엄청 끈적거려, 봐봐

 

그렇네

 

맙소사

 

이건 뭐야?

 

단단해

눈이 있어야 하는 덴데

 

지중 생물인가 봐

눈이 필요 없도록
진화했나 봐

아포다 양서류처럼

- 아포다가 무슨 뜻이야?
- 라틴어로 '눈먼 것들'

당신 라틴어 할 때
엄청 섹시한 거 알아?

사실 나도 알아

 

이게 여기서
뭐 하고 있던 거지?

몰라

물에 이끌렸나 보지

- 꽤나 놀라워
- 꽤나 이상한 거지

- 이걸 어떻게 하지?
- 보존해야겠어

누군간 분명
이걸 연구하고 싶을 거야

아이스박스 어딨어?

저기

 

당신 이걸 발견했으니
이번엔 반드시 상을 타야 돼

이게 뭔진 몰라도

그건 내 행운의
레드 제플린 셔츠니까

유명해지면 하나 사줄게

 

저기요?

 

아빠?

 

거기 누구 있어요?

 

아빠?

 

엄마!

 

왜 그래? 다쳤니?

 

탱크 안에 뭐가 있어

 

이게 왜 열려있어?
애 떨어질 뻔했잖아

 

어젯밤 내 방에서도
저런 소리가 났어

네 방에서라니?

얘야, 이런 야생엔
많은 동물들이 있어

내가 들여다보지
말랬잖아

아마도 그냥
수도관 소릴 거야

계세요? 누구 없어요?

 

정말 죄송해요
현관문이 열려있어서

전 메리얼 팅기예요

틸버리 씨가

부동산 매매 땜에
가보라 해서요

전화는 못 했네요

 

지금 좀 괜찮을까요?

 

물론이죠

전 벤이고

이쪽은
줄스와 레이아예요

잘 찾아오셨네요

하이킹한 정돈데요 뭘

차가 빠질 거 같아
위에 두고 걸어내려왔죠

언덕에서 널 봤단다

여사님이랑 얘기 좀 하게
위층에 가 놀고 있어

 

몇 년 전
저희 아버지가

매수자랑
여기 왔던 게 기억나요

하지만 어머님 변호사는

어머님이 절대 안 파신다고
단호히 말했죠

정말로 멋진 곳이죠

 

- 아름다운 해변이죠
- 해변만 그런 게 아니에요

부지가 그보다 훨씬
더 넓은 거 아세요?

몇몇 프라이빗
코브도 있죠

저 멀리
언덕들까지도 말이죠

 

저흰 지난주에야
이곳을 알게 됐거든요

사람의 손이 안 닿은
이 정도 크기의 땅은 없죠

제 기억으론

그 오두막은
원래 1800년대 초에

고래잡이 어부들의
쉼터로 지어졌을 거예요

벤 부모님 전에
누가 주인이었는지 아세요?

몰라요

아마 버려졌을 거예요

그분이 사셨을 때
항의가 많았죠

특히 원주민들이 그랬는데
저주받은 곳이라 생각했죠

아버님 일은 유감이에요

 

저주받았다 하셨는데
무슨 뜻이죠?

죄송해요
겁주려던 건 아녔어요

1700년에 발생한
캐스캐디아 대지진 말이에요

캐나다에서
캘리포니아까지 강타했죠

이 해안은
완전히 엉망이 됐고

저 멀리 일본까지
쓰나미를 보냈죠

사이슬로 부족민들은
땅이 나쁘다고 말하면서

전부 버리고 갔죠

그들은 땅이
저주받았다고 했고

 

땅이 깊게 열리면
사람들은 사라질 거라 말했죠

말도 안 되는
옛날 얘기지만 어디나 있죠

 

외람되게
이런 소리 해서 죄송하지만

오기 전에
전화 통화 좀 했는데

 

사려는 분이 있어요

그분들이 후한 제안을 했고
빨리 거래하고 싶대요

사장님만 좋으시면요

거참 빠르군요

 

빨리 매매되게
좀 올려드릴 수도 있어요

 

- 엄청나네요
- 진짜예요?

어머님이 생각하셨던 것보단
훨씬 많을 거예요

- 좀 더 원하시면 얘기해볼 수 있어요
- 아니에요

좋아요, 좋아요

사려는 분이 오셨는데
빨리 계약하고 싶다 하시니

만나보실 시간이 되시면

 

제 번호는 거기 있어요

생각해보시고
천천히 연락 주세요

 

미안해요

 

고마워요

 

차 있는 데까지
태워드릴까요?

감사해요, 근데 말이죠

걸어가는 게 즐겁겠군요

 

뭐야?

 

벤, 안 자?

 

자는 중이야

 

무슨 소릴 들은 거 같아

 

저거

 

무슨 일이야?
당신 괜찮아?

 

창가에서
방금 뭔가를 봤어

 

뭔데?

 

저기

 

정말? 아무것도 없어

있어, 진짜 있었어

커다란 이빨과 발톱을
갖고 있었어

바로 거깄었어

빛을 보고 온
너구리였을 거야

절대 너구리가 아녔다고

자, 진정해

레이아
놀라게 하지 마

밖엔 아무것도
없어, 응?

우리 그냥 가자

 

그냥 여길 떠나자고

 

내일 메리얼 씨에게
전화해서

매수자를 만날게

다음 날이나 그다음 날 팔면
다시 올 일 없어

알았지?

 

제발

 

제발

 

제길

 

뭐 해?

당신 주유소
간 줄 알았는데

안에 들어가 놀고 있으렴

 

아치 봤어?
걔 해변에서 올라왔는데

뒤에 어디 있나 보지
가서 찾아볼게

- 알았어
- 이것 좀 봐

 

침입자를 찾았어

그냥 너구리였어

 

어떻게든 집 아래 들어갔다
익사한 게 분명해

그래서 그런 소리가
났었을 거야

불쌍한 녀석이네

 

이것도 발견했어

 

그 안에
엉켜있는 것 좀 봐봐

 

경찰에 신고해야 할까봐

 

경찰이
저 아래를 봐야 해

주유소에 가볼게

 

오소리는
몸을 일으켜 서고는

두 앞발로 몽둥이를
단단히 움켜주고는

동료들을 둘러보고는
외쳤습니다

지금이다, 나를 따르라

그리곤 문을
활짝 열어젖혔습니다

 

그들은 모두
4명에 불과했지만

공포에 질린
족제비들에게

그 저택은 괴물 같은
짐승들로 가득 차 있었죠

 

안 돼! 더 읽어줘!

내일 또 읽자꾸나

 

아직 이른데
꼭 그래야 돼?

 

그래야 한단다, 얘야

 

여보세요?
누구 듣고 있어요?

 

여보세요? 누구 없어요?

 

여보세요?

 

레이아!

 

어서

 

어서

 

레이아!

 

레이아!

 

줄스?

 

줄스!

 

어디 있어?

 

줄스!

 

여기 위야!

 

- 괜찮아?
- 탱크 뚜껑이 열렸어

무언가 오두막으로
들어왔어

우린 여길 떠나야 돼

 

- 왜 그래?
- 메리얼, 부동산 중개인 말이야

죽었어
뭔가 그 여잘 공격했어

보안관에게 무전 쳤는데
사람 보낸대

문 잠그고 기다리래

레이아 옷 입혀야겠어

 

당신 아버지랑 누나한테
벌어진 일을 알아냈어

해변에서 익사한 게 아냐

여기 오두막에서
돌아가셨어

 

여기 뭔가 있어

그래서 아무도 안 살고

어머니도 당신한테
얘기 안 한 거야

 

어머닌 당신이
모르길 바랐고

절대 안 오길
바란 거야

 

어머닌
경찰에 거짓말했고

익사했다고
다 꾸며낸 거야

 

어머니의
나머지 일기장이야

 

내가 이 지옥 같은 곳에서
벗어나도록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거고

내 불쌍한 가족들도
찾게 될 거라 믿는다

엄마!

 

엄만 사람들 생각처럼
미친 게 아녔어

맞아
어머닌 사실을 말하면

사람들이 당신을
뺏어갈 거라 생각했어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쓴 게...

 

이걸 보게 되는 사람은
누구든 날 용서해 주시오

그리고 이거

 

도망쳐!

 

- 어디 가는 거야?
- 그냥 드라이브하러

엄마랑 여기서 기다리렴

보안관이야
내가 나가볼게

여보, 잠깐만!

 

 

안 돼!

 

제길

 

총소리를 들었어
무슨 일이야?

 

그가 죽었어

 

죽었어, 그게 죽였어

 

당신이 본 그거

 

잠깐, 뭘 봤단 거야?

 

무슨 파충류 같았어

 

눈이 하나도 없었어

- 제길
- 이봐

 

이봐, 벤

 

벤?

 

이봐, 심호흡 좀 해, 응?

심호흡을 해, 제발

 

대체 그게 뭐야?

 

나도 몰라

 

몰라, 우리 가야 돼

 

- 안 돼
- 가야 돼

 

- 안 돼!
- 가야 한다고

뭔진 몰라도
그게 아직 밖에 있어

 

탱크 뒤 어딘가에
분명 은신처가 있어

 

우리 냈던 소리들이랑
펌프 땜에

그건 우리가
여깄는 걸 알아

긁은 것도
그게 한 거야

 

그게
들어오려는 거였어

우리가 소리를 내서
탱크로 유인하면 어떨까?

어떻게든
거기 묻어버리는 거야

어떻게?
뚜껑으론 그걸 막을 수 없어

헛간에 남은 연료가 있어

비료랑 섞으면
폭발력이 강해져

내가 도화선을
달 수 있어

 

거기 다시
들어가면 안 돼

선택의 여지가 없어!

여깄으면 우릴 죽일 테니
그게 유일한 방법이야

 

레이아랑 위층에 가서
문 잠그고 있어

무슨 일이 있어도
열지 마

아냐
같이 차 있는 데로 가

안 돼

여보, 쟤 데리곤 안 돼

준비되면 데리러 올게

 

시간이 많지 않아

 

꼭 돌아와야 돼
알았지?

꼭 돌아와

 

비료

 

얘, 여기 가만있어
알았지?

 

괜찮아

 

아치

 

벤!

 

얘, 엄만 가서
아빠를 도와줘야 해

넌 여기 꼼짝 말고
가만있어, 알았지?

 

- 엄마!
- 얘야, 괜찮아

그냥 조용히 있어, 응?

 

엄마!

 

엄마!

 

아빠!

 

- 레이아!
- 아빠!

 

가루형 표백제

 

레이아!

 

레이아!

 

레이아!

 

일어나!

 

어떻게 된 거야?

 

레이아는 어딨어?

 

그게 탱크 속으로
끌고 갔어

 

도화선이
너무 일찍 터졌어

 

당신은 그거 못 죽여

 

죽일 필욘 없어

가까이 오지
못하게만 하면 돼

 

뭘 하는 거야?

 

양서류라면
피부로 숨 쉴 거야

 

이렇게 하면
산처럼 뜨거울 거야

 

내가 안 돌아오면
어떻게든 도망가

내가 당신을 찾을게

당신 없인
아무 데도 안 가

 

힘내, 줄스
넌 할 수 있어

 

레이아?

 

내 말 들리니?

 

레이아

 

레이아?

 

내 말 들려?

 

엄마한테 소리쳐봐

 

레이아!

 

엄마!

 

빨리 와, 엄마!

가고 있어
조금만 기다려

 

- 레이아!
- 엄마!

레이아?

 

레이아?

 

엄마!

 

얘야, 어서
여기서 나가야 돼

 

어서

 

그것들이 돌아오고 있어

 

자, 구멍으로 올라가

 

- 난 싫어
- 가야 돼

아치랑 아빠가
우릴 기다리고 있어

- 난 못 해
- 시간이 별로 없어

난 못 해

해야 돼
엄마를 위해 용기를 내

알았지? 어서 가

 

빨리 와, 엄마, 무서워

 

어서 가자

 

얘야, 괜찮아
올라가, 알았지?

어서 가

 

조금만 참아

널 차로 데려간 담에

아빠를 찾으러 갈 거야

 

빨리 와, 아치!

 

어서 타, 어서

 

아치, 뒤에 타

 

어서 타, 뒤에 타

 

열쇠가 어딨지?

 

자, 잘 들어

 

엄만 아빠한테 돌아가서
열쇠를 찾아야 돼

 

아치랑 아무 소리
내지 말고 있어야 돼

그럴 수 있지?

100까지 세고 있어
그전에 꼭 돌아올게

 

여보, 일어나

 

차 있는 데로 데려갈 거야
열쇠는 어딨어?

 

어서 가자

 

일어나, 하나

 

 

 

99

100

 

어서, 아치! 나와!

 

아치!

 

엄마!

괜찮니?

 

아치, 빨리 와!

 

엄마!

 

내 차에서 꺼져!

 

아빠 괜찮은 거야?

 

 

괜찮아질 거야

 

6월 22일

6월 22일
1993년

 

호빗스 베이 개발 계획
측량도

 

그래
그 통로를 비울 거야

전부 다 비워야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