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쿠마베어 펀치 04

이건 안 되겠어

 

다녀왔어~

 

뭐 만들고 있어, 셰리?

 

쿠션이야

유나 언니한테
선물해 주고 싶어서

그런데 잘 만들어지지 않아서

잘 만들었잖아!
유나 언니도 기뻐할 거야

 

슬슬 소등 시간이야

아, 벌써?

 

아직 더 할 거라면

 

그럼 먼저 잘게

 

둘 다 잘 자

 

만난 것으로부터 시작됐어

세상이 물들어가

자, 지금

 

곰 곰 곰 베어
펀치!
sub by 별명따위

 

외톨이였던 그날을

외롭지 않다면서 거짓말을 쳤었어

무언가를 얻는다는 기쁨보다도

잃는 게 더 무서워

계속, 계속

홀로 틀어박혀 있기만 했지만

살며시, 살며시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어

너와 만나 모든 것이 시작돼

세상이 반짝여 보이고 있어

좀 더 미래를 보고 싶어

언젠가 떠올리게 될 날까지

함께 그려보자

지금이라는 기억을

 

sub by 별명따위

 

안즈 씨네가!

크리모니아에 온대!

 

유나 언니, 쭉 기대하고 있었으니까

이걸로 드디어 원하는 때에
맛있는 바다 요리를 먹을 수 있겠어!

잘됐네, 유나 언니

 

이제 남은 하나라면…

 

그렇게 됐으니까

그 사람들한테 고아원 일을
도와달라고 해보려고

하지만 유나 씨의 가게에서
일하려고 오시는 분들이시죠?

억지로 일을 도와달라고
하지 않으셔도 지금은…

얘가!
어서 돌려줘!

 

저 두 사람도 매일
올 수 있는 건 아니잖아?

거기다 이만큼 애들이 많으면

리즈 씨와 둘이서 가사를
하는 것만 해도 여간 고생이 아닐 테니까

도와줄 사람이 있으면
많이 편해질 거라 생각해

거기다 원장 선생님네가
쓰러지기라도 했다간

슬퍼하는 건 애들이야

 

그러네요
감사합니다

 

유나 언니

 

셰리?

저기…

아직 얘기 중이야?

이제 괜찮아
무슨 일이야?

 

저기, 이거 괜찮다면
받아줬으면 해서

 

아, 쿠션?

응, 만들어 봤어!

 

이 자수도?

 

귀여운 곰이네

 

정말?

응, 고마워!
소중히 할게

 

여기가 크리모니아구나~

 

커다란 도시네

한동안은 다니다가
길을 잃을 것 같아

 

저기, 이거 봐!
곰 가게야!

 

혹시 유나쨩이
운영하는 가게일까?

빵집 같네

먹고 싶어~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먼저 유나 씨를
만나러 가야죠

 

셰리는 자수를
좋아하는 건지

곧잘 다른 애들한테도
자수를 넣어주곤 해요

그래서 저렇게나
능숙했던 거구나

유나 씨~

 

오오, 왔구나!

 

이분이 이 고아원의
원장 선생님이야

보우라고 합니다

안즈예요!
잘 부탁드려요!

- 신세 지겠습니다

 

유나쨩은 우리의
오너가 되는 거지?

"유나 씨"라고 부르는 편이 좋을까?

격식 차릴 것 없이
원하는 대로 불러도 돼

 

그럼 (쿠마)쨩―!

그렇게는 부르지 말고

뭐~? 그치만 귀엽잖아~

오너 권한으로 금지합니다

그럼 곰 님…

 

으으, 알겠어…

그럼 유나쨩이라고 부를게

저는 그대로
유나 씨라고 부를게요!

유나 씨, 잘 부탁드려요

응, 모두 잘 부탁해

 

응, 고마워!
소중히 할게

 

잘됐는걸, 셰리

 

어, 언제부터 듣고 있었어!?

계속

 

열심히 만든 보람이 있었네!

 

응!

 

고아원 일까지
돕게 해버려서 미안해

아냐, 신경 쓰지 마

 

실은 고아원 말고도
아이들이 있는데

이 가게에서 일하고 있어

이 곰, 아까 올 때
본 적 있는 빵집이야

일단 우리 가게이긴 해…

역시 유나쨩의 가게였구나!

마침 잘됐네!

오늘은 여기에서
저녁밥을 먹고 가자

 

- 유나 언니!
- 어서 오세요!

일하느라 정말 수고가 많아

와, 모두 곰이야!

귀여워~

저녁밥을 먹고 싶은데
뭐 남아 있어?

응! 카린 언니한테
물어보고 올게!

나도 도와줄래~!

 

맛있었어~

이대로 자고 싶어

아!

잊고 있었다…

뭘?

나도 참

크리모니아에 도착하면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뭐?

잘 곳이라면 준비해 뒀어

 

유, 유나 씨
여기예요?

잘못 온 거 아니에요?

잘못 온 거 아냐

여기가 안즈 씨의
가게가 될 거야

커다랗다…

가게로 운영하는 건
1층뿐이야

2층은 다 같이
상담해서 사용해 줘

혹시 살아도 된다는 거야?

응, 침대도 준비해 뒀어

앗싸~
역시 유나쨩!

그럼 나는 돌아갈 테니까
내일은 늦잠 자지 말고

- 네~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감사해요, 유나 씨!

 

애당초 내가 와 달라고
부탁했던 일이니까

다시금 앞으로 잘 부탁해!
안즈 씨

잘 부탁드려요!

 

이 사람은 티루미나 씨
가게 경리 담당이야

피나와 슈리의 엄마야

딸들에게서 무척 맛있는
요리를 만든다고 들었어

아, 아뇨
저도 아직 멀었는걸요…

 

바로 미안하지만 개점을
하기에 앞서 정할 걸 정해둘까?

네!

 

이걸로 전부 다 된 건가요?

그러네
이걸로…

아직 남았어!

아, 밀레느 씨

너희들, 중요한 걸
미처 정하지 못한 거 아냐?

왜 여기에…

좋은 소식이 있어서

모두에게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어서

좋은 소식?

화 나라(和の国)에서 밀리라에
배가 도착했다나 봐

정말?
그럼 쌀도?

- 그럼
- 앗싸~

이걸로 쌀을 이용한
요리도 내어드릴 수 있겠네요~

그런데 아까 말했던
미처 정하지 못한 거라는 건?

그건 있지
가게의 제복이야

 

좋은걸
완전히 잊고 있었어

 

그렇지?
그래서 만들어 왔어!

 

곰?

안즈 씨 가게니까
꼭 곰일 필요는 없잖아!

그치, 안즈 씨?

귀엽긴 하지만 아무래도
어린애들하고 같은 제복은…

괜찮아~

이건 안즈 사이즈야

 

언제 재셨어요!?

 

이 사람, 무서워

 

그보다 그런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의견도 물어봐야지!

 

나한테 이렇게나 귀여운 옷은
어울리지 않아

- 나도 좀…

나는 입고 싶어!

정말로?
곰 정말 좋지?

네, 귀여워요!

- 잠깐, 안즈쨩?
- 채용 안 할 거지?

그러니까…

나한테 도움을
바라고 있는 거야?

 

제복이라

입어도 부끄럽지 않으면서
곰 요소가 들어간 것…

아!

 

그럼 앞치마에 곰 자수를
넣어보는 건 어때?

 

우와!

응, 귀여워!

이거라면 곰 제복보다는
부끄럽지 않지?

이거 괜찮은 것 같아

귀여우니까 찬성!

나도 이게 좋아

모처럼 만들긴 했는데
모두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누가 만든 거야?

고아원에 있는
셰리라는 아이야

헤에

그 아이, 그런 특기를
가지고 있었구나

필요한 재료를 어딘가에서
조달해 와야겠네

그런 거라면 괜찮은 가게를
소개해 줄게

내가 말을 해둘게

 

고마워
한번 가볼게

 

아, 부족해졌어

먹이 좀 가지러 갔다 올게

나도 곧 끝나니까
같이 가자

그럼 그 김에 쓰레기도
버리고 올까?

그러네

 

아, 여기 있다!

셰리

유나 언니

 

『곰 씨, 소녀를 인도하다』

곰 씨 쉼터의 제복을
만들어 주신 재봉 가게래

여러모로 재료가
갖춰져 있는 모양이야

근데 정말 나여도 되는 거야?

물론이지

모두 셰리의 자수가
마음에 들어서 부탁한 거야

 

셰리는 자수를
놓는 걸 좋아하지?

그럼 즐거운 기분으로
만들면 될 거야

 

알겠어

 

여기네

 

- 어서 오렴
- 기다리고 있었어

 

유나예요
이쪽은 셰리

밀레느 씨한테
소개를 받고 찾아왔어요

나는 나르야

이 사람은 남편인 테모카

잘 부탁해

얘기는 전해 들었어

자수가 새겨진
앞치마를 만들고 싶댔지?


이런 식인데요

 

와, 귀여운 곰이야

네가 만든 거니?

정말 잘 만들었구나!

그렇지는…

앞치마는 미리
준비해 뒀단다

자수에 필요한 건
자유롭게 사용해도 된단다

 

이런 걸 만들 수 있구나

의복 제작에도
관심이 있니?

 

 

그럼 앞치마도 직접
만들어 보겠니?

간단하니까 가르쳐 줄게

저기…

 

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부탁드립니다

 

셰리, 오늘은 재봉 가게에 갔었지?

다양한 옷이 있어서
정말 굉장했어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정말 친절하신데

앞치마를 만드는 법을
배우게 됐어

- 그래?
- 응!

배울 게 많지만
열심히 해야겠어!

즐거워 보여서 좋겠다~

응, 즐거워 보여

뭐?

 

힘들지도 모르지만
열심히 해!

응원하고 있을게

 

열심히 할게

 

미안, 늦잠 잤어…

셰리는 자고 있어

 

꼬꼬는 우리가―

- 돌볼 테니까!

 

왜?

앞치마 만드는 거 힘들지?

 

그러니까 그걸 열심히 해 줘

재봉은 도와줄 수가 없으니까

 

그럼 셰리 몫까지 하고 올게!

 

미안해
고마워…

 

물건은 이 정도면 되겠지?

준비도 순조로우니까
곧 개점할 수 있겠네요

 

셰리, 열심히 하는 모양이네

그러네요
완성되는 게 기대돼요!

 

- 우리도 열심히 해야겠다~
- 네!

 

다 됐다!

마지막까지 정말
열심히 했구나

테모카 씨하고 나르 씨가
잘 가르쳐 주신 덕분이에요

감사합니다!

셰리쨩

혹시 괜찮다면 견습생으로…

 

유나 언니

오, 셰리

 

저기…

 

다 됐어요

 

와, 귀여워!

소중히 잘 사용할게

개점하면 답례로
대접해 줄 테니까 와 줘!

만드는 건 안즈지만

나도 생선 정도는
뜰 줄 안다구!

 

- 진짜…!
- 정말일까?

응? 왜 그래?

 

저기…

 

나, 고아원 애들을
도와주러 가볼게

 

셰리?

 

안녕~
셰리 있어?

어머, 유나쨩

방에서 쉬고 있을 거야

최근 매일 밤마다
늦게까지 열심히 했으니까

그렇구나

고마워

 

셰리, 있어?

유나 언니?

들어가도 괜찮을까?

 

괜찮아

 

제대로 고맙단 말을
못 했으니까 전하러 왔어

 

왜 그래?

아, 아니…
기뻐해 줘서 다행이야

셰리

 

혹시 무슨 일 있었니?

 

테모카 씨가 견습생으로
가게에서 일해보지 않겠냐고 하셨어

뭐? 잘된 일이잖아

 

하지만…

거절해야 해

 

왜?

그치만!

다 같이 꼬꼬를
돌보기로 했는걸!

 

나만 꼬꼬를 돌보는 걸
관두고서

재봉 가게에서 일하고 싶다는 건
너무 치사해…

 

주변 애들이 그렇게 말했어?

아니, 아니야!

그치만 모두에게
폐를 끼치고 말았어

 

재봉은 정말 즐거웠어

테모카 씨네가 제안해 주신 것도
너무 기뻤어!

하지만…
그럴 수 없어

 

그럼 일단 모두와
상담해 보는 게 어때?

 

그 아이들은 상담한 것 가지고
화낼 애들이 아니라고 생각해

 

말해볼게

 

저기…

 

나, 재봉 가게에서 일하면 안 될까?

 

꼬꼬를 돌보는 일은
하지 못하게 될 거라 생각해!

하지만 꼭 재봉 공부를
해보고 싶어서!

 

안… 될까?

 

- 괜찮다고 생각해
- 해 봐, 셰리

뭐?

앞치마를 만드는 동안
굉장히 즐거워 보였으니까

엄청 몰두하길래
조금은 걱정되기도 했어

그만큼 좋아한다는 거잖아?

그럼 다 정해진 거네!

그, 그치만 폐를 끼치게 되는데…

혼자서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 치사한 게…

딱히 치사한 건 아니지

나도 꼬꼬는 돌보지 않고
빵집에서 일하고 있어

나도!

모두 스스로 고른 일을
하고 있어

꼬꼬를 돌보는 일은
좋아하니까!

즐겁지!

 

셰리, 네 인생이란다
스스로 후회가 없게끔 해보렴

 

모두, 고마워…!

 

나, 재봉 가게에서 일하고 싶어!

 

열심히 해!

 

- 응원하고 있을게!
- 응원하고 있어!

 

곰 씨 식당
오늘 오픈입니다~

실례합니다

 

난 이거 먹고 싶어

생선구이, 삼색 주먹밥,
해산물 덮밥 부탁할게

네~

어서 오세요!

 

생선구이 정식입니다~

 

맛있어~!

 

맛있네

 

저기, 여기가 좀 어려워서요

여기 말이구나?
여긴 말이지

 

그럼, 길드에라도 가보실까?

 

달리다, 달리다 넘어져도 분명

달리면, 달리면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고서 올곧이 계속 달려가고 싶어

네 곁에서 쭉

이어져 있어

그래서 할 수 있는 거야

언젠가 너와 나눴던 꿈

어릴 적에는 순수하게 믿고 있었어

맞바람을 맞아가며 점점 어른이 된다는 걸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단정 짓고서

부수고 싶어서 발버둥 치고

그런 일을 반복하고 있어

[나 자신에게 질 것 같은 때에도

짓눌려 버릴 것만 같은 때에도

너와 달려가는 미래의 페이지를 그려볼게]

 

차회
『곰 씨, 미스릴을 찾아서』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