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 (@harne_ / https://blog.naver.com/harne_)

 

여보세요

 

[돈글리즈]

[고마워]

아직 인간은 죽는다는
당연한 사실조차

생각해본 적 없던 그 시절

 

야, 애초에 공항을
자전거 타고 들어갈 수 있어?

그건 모르지만
가봐야지 어쩌겠어!

산장 철도는 폐선됐고!

젠장, 이래서 시골짝은!

 

- 로마, 괜찮아?
- 보인다!

 

익숙한 동네 바로 바깥에는
세계로 이어지는 문이 있었다

 

그 시절 우리는
그런 것도 몰랐던 것이다

 

굿바이, 돈글리즈!

 

세상에
카모가와, 똥 범벅이야

 

또...

로마, 너 또 도중에 튀면
용돈 안 준다 했지?

그래도 좋냐? ...

 

토토: 역 왔어   ​
토토: 매미 시끄럽네

토토: 매미 시끄럽네
토토: 역으로 올래? ​

 

내일 다 같이
불꽃놀이 간다대?

이상하네, 다 같이

 

유카타 입고 간다고
시끄럽던데

라이터는?

 

이거 가져가라

니한테 주마

 

로마 군, 아버지한테
요전 토마토 잘 먹었다 해라

 

불꽃놀이 어쩔 거야?

토토: 역으로 올래?   ​
로마: 들렀다 갈까   ​

토토: 역으로 올래?   ​
로마: 들렀다 갈까   ​
로마: 역시 우리 집에 와

 

토토, 어서 와

그래, 다녀왔어

돈글리즈 재회!

호쿠토
너 몇 시에 올 거야?

아빠가 학원 예약하게
예정 말해

안다고요!
금방 올게요

 

뭐야?

 

그 머리!

하라주쿠에서 잘랐지

- 뭐가 좋은지 모르겠어
- 이 촌뜨기

 

오랜만이네, 이 냄새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도쿄 고등학교는 어때?
예쁜 여자 잔뜩 있어?

응, 일단은

토토가 두고 가서 한동안
나 혼자 여길 지켰다고

그래서 같이 도쿄 가자니까
싫다고 한 건 로마잖아

 

그렇긴 한데...

 

애초에 토토는
의대 갈 거잖아

그런 명문고를
내가 갈 수 있을 리 없잖아

딱히 같은 고등학교일
필요는 없지

뭐야, 발사하는 것만 이렇게?

재고 잔뜩 있는 걸 노렸어

작년엔 중학교 마지막인데도
좀 맥빠졌으니까

봐, 황금 폭렬 50발!

이거, 올해도 각자 내야 돼?

 

매년 학교 애들은 다 같이

이웃 마을 불꽃놀이에 갔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번도
초대받은 적이 없다

좋아, 라스트 한 방!

나이아가라 황금 폭포 점화!

 

작아!

커다란 불꽃이라면
스미다강 영상 정도면 충분했다

이거 공중 촬영인가?
굉장한데?

드론으로 찍었나?

연례 행사인
둘만의 작은 불꽃놀이

하지만 이 여름은
평년과 달랐다

 

여기는 드롭

로마, 마침내 내려어., 오버

정말?

아, 오버

 

고등학교 첫 여름방학

 

우리 돈글리즈에는

또 한 명

 

정말이라니까!

가자!

드롭이 있었다

 

어서!

 

이거, 진짜로 사자고?

내 말이 맞지?
최대한 버티면 가격 내린다고

[ 8월 20일부로 폐점합니다 ]

전 재산을 쏟아부으면
되겠어...

잠깐

 

어이, 로마
진짜 저 초딩 믿어도 돼?

뜯기는 거 아냐?

사쿠마 시즈쿠
동갑이야

드롭이랬나? 시즈쿠라서?
(※ 물방울)

맞아

사쿠마라서가 아니라?
(※ 캔디 사쿠마식 드롭스)

로마, 좀 진정하자

토토 앞머리보다는
진정했다고 생각하는데?

닥쳐, 촌뜨기

저런 어엿한 드론 사봤자

어차피 촬영할 건
황금 폭렬 20발 정도잖아?

50발

어차피 내일 불꽃놀이를
공중 촬영 할 것도 아니잖아

토토도 그거면 된다며?

우리 돈글리즈는
작은 불꽃으로 충분하다고

 

그 돈글리즈란 거...

로마, 이 엄청 오래가는
배터리도 덤으로 준대!

정말?

걱정 마, 알아서 살게

 

불꽃놀이 ※고등학교 앞 집합
멤버: 1학년 2반과 타키중 출신

 

시꺼 ㅋㅋㅋ     ​
역시 흥분됨 ㅋㅋ  ​
누구 노리는지 까보자

우라야스 티볼리 유카타 보고 싶었는데

 

우라야스 티볼리 유카타 보고 싶었는데

로마?

[이제 없잖아 ㅋㅋ]

로마

시금치 물어보고 있잖아

 

나가노 사는 삼촌이
새 품종명을 고민 중이래

로마의 아이디어가
필요한가 봐

봐, 이렇게 이파리가 커

굉장하지?
세계 최대가 될지도 모른대

왜 내가?

그야 네가 제일 애 같...

..은 게 아니라
중2병..이 아니라

 

시금치 이름은
젊은 남자애가 좋아할 만한

멋들어진 게 많아

요전에는 '카이저'였나?

로마의 센스로
삼촌을 도와주렴

 

뭐가 좋을까?

커다란 시금치니까
'킹뽀빠이'라든가?

킹뽀빠이 오히타시

 

세계...

로마, 아빠한테 들었어
아일랜드래

해외?

티볼리찡 번호, 걸어봐

해외에? 지금?
게다가 이게 가출?

잘 못 읽겠네
내 글씬데

354...

뭐 하는 거야?

너 아직 폰 없잖아

- 그게 아니라...
- 난 바로 학원 가야 돼

354 212...

얘기하려면 지금 해

잠깐, 그보다
진짜 해외로 이사 갔어?

통화료는 걱정 마
난 커서 돈 벌 남자야

뭐야, 그 대사
해보고 싶잖아

 

안 받네

 

시차 있지?

걱정 마, 그쪽은 이제
아침 6시 지났어

엄청 몹쓸 짓이잖아!

뭐야, 연락처만 알면 된다더니?

혼자서 맞서려고 하니까
겁먹는 거지!

네 15세 마지막 무쌍을 보여줘!

여기서 똑바로 지켜봐 주마

믿고 나아가면
원하는 게 손에 들어올 거야!

 

밭일 도와야지

난 내년 여름까지 15세야

하지만 중학교 마지막이잖아

오늘 진로 희망 냈어

타키고 간다고 했어
농업과도 있고

자전거 타고 다닐 수 있고

 

그러니까, 세계...

세계니까...

그래

그 가지가 전 세계
어디에나 닿는다는

물푸레나무 거목

세계수

 

위그드라실

 

잘 먹었습니다!

 

위그드라실 오히타시...

 

(※ Romanholiday 계정 삭제)

 

- 소리 엄청나네
- 꽤 늦네

조종법은 대충 알겠어

근데 이거
폰에 녹화가 안 남아

무슨 에러인가?
망가졌나?

SD카드 있잖아

응, 그쪽엔 기록될 거야

왜 그런 불량품에
전 재산을 부은 건데?

충분히 쓸 만해
앱 문제 아냐?

토토도 드론 좋다면서?

작년 얘기지
쓰레기 담지 마

보물이야

토토는 내려보고 싶지 않아?

 

불꽃?

세계

 

만약 내일 세계가 끝난다면

그 순간 뭘 후회할 거야?

 

이 넓은 세계 어딘가에 있는

내 보물을 못 찾고 끝나는 것

그걸 제일 후회할 것 같아

 

그러니까 줄곧 세계를
통째로 내려다 봤으면 했어

과감히 높이 날면

분명 이제까지 보이지 않던
경치가 보일 거야

위만 보면서
손을 뻗었던 보물도

정신 차려보면 발밑에
내려다 보이는 거야

그거 최고 아냐?

 

그렇게 손에 넣은 보물은

오늘 내가 여기에
살아있었단 걸 증명해줘

난 그렇게 믿어

 

그러니까...

 

뭐라는 거야, 얘?

글쎄

 

다만, 내려다 본단 건
왠지 괜찮겠다 싶었어

그렇지? 끌리지?

내 경우엔 그런 끌림이랑은
좀 다르지만

 

하지만...

정말로 내려다 볼 수
있었으면 해

- 사복 입고 갈게
- 거름 도토리(돈글리)는 안 와도 된다?
- 부른 적 없거든 ㅋㅋ

 

젠장

 

내려다 보자

 

언젠가 보자고 해봤자

그 언젠가가
올지 안 올지도 모르니까

해주자
오늘, 지금 당장!

 

뭘 하자고?

그 자식들이
찍소리 못 하게 해줄 거야

찍소리?

- 하자, 로마
- 나?

- 찍소리라니?
- 물론 우리도 협력하고

나도?

 

친구잖아
같이 날자

야, 너넨 결국 누구 노려?

못생긴 애들밖에 없잖아

미치겠네, 나 오늘
여친 생기면 어떡하지?

멍청아, 넌 평생 동정이다

 

무슨 짓이야?

 

방금 그건... 카모가와?

엄청 좋은 냄새 났는데
미친 거 아냐?

 

얘네 진짜 쭉정이거든?

미친 거 아냐?

 

바보냐!

미쳤어 미쳤어!
무지 긴장했어!

 

쟤네, 우리를 완전히
여자인 줄 알아

닥쳐!

화장품 우리 누나한테
들키면 죽어!

다시는 안 해, 멍청아!

 

뭐냐고, 대체

네 쓸데없는 여장 스킬

 

어디서 익혔대?
화장 같은 건

병원에서
옆자리 누나가

미용사 같은 걸 지망했거든

병원?

응, 나한테도
이것저것 알려줬거든

 

그림 그리는 것처럼
꽤 재밌어

드롭, 병원에 있었어?

응, 이 금발도
병원에 있는 걸 받아왔어

병원? 미용원?

 

굉장했지?
걔네 얼굴

 

로마 녀석한테 졌어!

 

그만해

옆구리 아파

냄새 좋다~

들러붙지 마!

그만해!

 

그만하라니까!

 

그만!
진짜 그만해!

 

- 찍
- 찍소리냐

 

시작했다!

 

- 아차, 서두르자!
- 드론 챙겨!

 

해 저물겠다

 

간다

 

바람!

바람이 있으면 관두자

- 아니, 라이터로 불 붙이기야?
- 카운트다운

- 좀 들어!
- 라이터밖에 없는걸

 

잠깐만...

 

멍청아!

첫 발 간다!

 

이쪽이라니까

 

착화!

 

어라?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이상하네

 

뭐 하는 거야?

 

어디 가는 거야!

 

뭐야, 이거
어디서 산 거야?

안도 씨 가게!

몇 년 전 불꽃이야?
그냥 악성 재고잖아

 

붙었어!

시끄러워!
그만 됐어!

중지, 돌아와!

붙었다... 붙었다!

 

붙으면 어떡해!

무리 무리 무리 ...

세워줘 세워줘... 저거!

 

저렇게 날아가는구나

어쩔 거야, 이거!

 

잠깐 잠깐 잠깐 ...

 

엄청 예쁘다

 

- 위험해 위험해 ...
- 내 드론이...

전 재산이!

 

끝났구나

끝났어

밤에 드론을 날린다는
어리석은 판단...

그래?

 

끝났어...
누나가 죽일 거야

누구야
공중 촬영 하자고 한 거

- 로마
- 말하지 마, 알아

 

젠장, 또 쏘였어
이래서 시골은...

숲 따위 다 불타버려

 

- 뭐지?
- 경찰?

- 도망쳐!
- 왜?

드론 날린 죄로
잡히면 어쩌려고?

잠깐, 이거 소방차 아냐?

 

야, 무슨 냄새 안 나?

 

불?

 

긴급 차량이 지나갑니다
횡단을 멈추세요

 

[산불 예방]

 

[강풍으로 불이 번졌으나]
[우천 덕분에 새벽엔 진화]

 

[강풍으로 불이 번졌으나]
[우천 덕분에 새벽엔 진화]

  비가 와서 다행이다  ​

[강풍으로 불이 번졌으나]
[우천 덕분에 새벽엔 진화]

      응      ​

 

굉장하다, 집 근처에
불붙는 건 처음 봤어

봐, 여기 우리 밭이잖아

이거 봤어?

산불 범인이 우리래

뭐? 왜?

[속보] 산불 범인은 돈글리들

거름 돈글리가 불 질렀다고?
 
여자 둘 데리고 신나라 파이어
 
신고했음.

여자 둘 데리고 신나라 파이어
 
신고했음.
 
쓸데없이 화력 센 라이터를
안도 상점에서 샀다는 정보 입수

신고했음.
 
쓸데없이 화력 센 라이터를
안도 상점에서 샀다는 정보 입수
 
둘이라면 토토도?

뭐야?
뭐야, 이거?

 

[증거품 발견]
어이 어이 어이 어이...

웃기지 말라고

불꽃 그냥 밭에 뒀었나?
누가 가져간 거야?

난들 아냐?
어차피 걔네 짓이겠지!

우리 다 같이 범인 취급이야!

하지만 범인 아냐
불은 안 붙었고

아... 붙었나?
하지만 껐어

이렇게 되면 상관없어!
누가 그걸 증명해주는데?

우리 본인이 그렇다는데

그게 아니라! 이렇게 되면
우리가 뭐라든 상관없다고!

젠장, 그래서 난 싫다고...

어쩌지...
경찰에 설명하러 갈까?

잠깐, 경찰은 안 돼
만약 아빠한테 들키면...

 

그럼... 우린 아무것도 못 해?

 

야, 드론 찾으러 가자

그럴 때가 아니잖아

네가 걔넬 신경 쓰고 하니까
이렇게 귀찮게 보복당한 거잖아

 

배 아파...

그치만 로마의 전 재산이라고

전 재산을 날렸는데
영상을 한 번도 제대로 못 봤다고?

드롭, 말하지 마...

드론...?

 

그치만 그건...

뭐? 드론이 뭐?

아! 그렇구나, 드론!

- 그게 뭐?
- 안 돼

드론에 찍혔을 거 아냐?
우리 알리바이!

- 안 된다니까!
- 그렇구나

- 잠깐, 그것만은 안 돼!
- 왜?

본체의 SD카드를 회수하면 돼
제대로 찍혔으면 좋겠는데...

잠깐, 너 진심이야?

그치만 이대로
범인이 되는 건 싫잖아

하지만 그건...

우리가 뭘 했는지
남들한테 보여준단 거지?

그래, 보여주면 알겠지

그러면...
난 누나 치마를 입었다고

입술을 새빨갛게 칠하고
가슴에 풍선 채우고

- 뭐...
- 나도야

하지만 범인이
되는 것보단 낫겠지

어느 쪽이지...
어느 쪽이 수치지?

매번 우리가 울기만 할 줄
알았다면 큰 착각이야

반드시 결백하단 증거를
입수해주겠어!

[목적지: 나의 기체]
[출발지: 현재 지점]

 

제대로 바람을 탔구나...

배터리 정말
엄청 오래가는구나

 

역은 없나...

있을 리 없잖아
산 속이라고

- 걸어갈래?
- 바보

걸어가면 하루 안에 가겠냐

차는? 누나 차

기각, 누나한테 걸리면
그날로 유죄 확정이라고!

개울을 따라 현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느낌이니까

갈 수 있는 데까진 자전거로?

그래도 금방 찾는단
보장은 없고

일단 하룻밤 걸린단
각오는 해야 할지도

하룻밤이라...

토토, 내일은
페르세우스자리 유성군이야

해냈구나

기뻐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

 

토토는 이런 상황에
기뻐하지 말라고 화냈었다

하지만 나는

 

내일 토토네에서 잘게

그래?

다음 날 수영장 같은 데
가느라 늦게 올지도...

잠깐, 밥 ...

나는

평소와 다른
여름방학의 낌새에

어쩐지 살짝

 

두근거리기도 했다

 

이 터널 너머
가본 적 있어?

없어

그럼 처음 가는 모험이네

자전거 없어?

난 이걸로 갈 거야
여행 짝꿍이야

내 마지막 모험을
지켜봐 줘야지

- 마지막?
- 미안, 늦었지?

 

- 뭐야 그게, 누나 거?
- 어쩌라고

내 건 도쿄에 놔뒀다고

 

뭐 됐어

아무튼 가볼까?

 

터널 너머로

 

[전면 통행 금지]

전면 통행 금지?

 

이런 데까지 불이 번졌었나?

 

뭐 해?

이리로 올라갈 수 있어, 가자

아니... 이 개울 옆
현 도로로 가야 하잖아

하지만 못 가니까
갈 수 있는 데로 가봐야지

잠깐!

로마?

 

맘대로 길 바꾸지 마!

 

이게 우리 탓이 된 거야?

 

이런 화재 현장 근처를
다니면 위험하잖아

쟨 정말 위치 아는 거야?

갑자기 루트를
벗어나는 게 어디 있어?

그치만 통행 금지잖아

일단 돌아간단
선택지도 있잖아

너도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지 마

머리 좀 써

 

뭐야?

 

멧돼지? 사슴?

곰이라거나?

 

겨...

찾았나요?

경찰이다-!

 

뭐야 뭐야?

도망쳐!
들키면 체포당해!

- 왜?
- 무죄라고!

 

- 방울 소리가 시끄러워!
- 곰을 쫓는 거야

버려!

 

곰 만나면 어쩌려고?

 

뭐야?

 

받아라, 카운터 어설트!

 

멍청아!

 

눈이... 눈이!

굉장해...
굉장해 굉장해!

뭐야, 그 필살기?

산길엔 언제나
곰 대항 무기

그 이름 하여
카운터 어설트!

그거 내 왁스!

왜 왁스를?
산 속이라고!

왁스 굉장해!

 

토토가 방울을 버려서...

방울이 무슨 소용이야
그 거리에서 조우했는데

야, 애초에 하지도 않은 걸
증명하는 건 불가능하지 않아?

무죄는 무죄야

상관없어, 드론을 찾아봐야
헛수고일지도 몰라

아 좀!

 

여기 어디야?

[위치 정보를 얻을 수 없습니다.]

 

이거 길 맞아?

아니야... 절대 아니야

괜찮다니까

북쪽을 향하면서
개울 옆 길을 찾으면 돼

- 그 개울이 어디 있는데?
- 분명 이 앞에 있을 거야

이 앞이 어딘데?
앞으로 몇 분을 가야 나와?

시끄럽긴

그런 걸 어떻게 알아?

모르면서 자꾸 걸어가지 마!

이 이상 길을 잃으면 어쩌려고?

북쪽은 서쪽에서도
동쪽에서도 향할 수 있어

길을 만들어서라도
가지 않으면 끝나버려

토토는 깔린 선로 위밖에
걸어본 적 없어?

 

선로를 걸으면 안 되지

 

잠깐

 

흙 냄새가 달라졌어

 

- 이쪽인가?
- 흙 냄새로 알아?

 

- 빙고!
- 굉장해, 폭포야!

왠지 미끄럼틀 같지만

 

로마, 굉장하다

괜히 매일 흙투성이가 됐겠어?

 

뭘 쉬어?

밥 먹자
아까 벌써 점심 지났어

피크닉인 줄 알아?
안 그래도 시간 잡아먹었는데

시간 잡아먹어도
배는 안 부르지

오히려 고파지지 않나?
차가워라!

 

점심...

젠장

 

이게 다야?

 

오니기리가... 오니기리가!

이 고로케
튀겨야 했나?

그나저나 바보야?
왜 좀 멀쩡한 거 안 챙겼어?

토토네서 잔다고 하면서
괜히 먹을 걸 챙겨도 이상하고

치킨 카레 캔이랑 참치 캔,
게살 크림 고로케

다 합치면 치킨 참치 게살 크림
고로케 카레야. 진수성찬!

안 열리는 통조림은
그냥 금속이라고!

여기에 토토의 오니기리가
있으면 완벽했는데

오니기리를 떨어트리니까...

오니기리는...

 

떨어트렸어...

 

일단 먹을래?

 

숲 속 폭포는 예쁘구나

실물은 처음 봤어

 

폭포 본 적 없어?

있어, 잔뜩

 

내가 보던 폭포는 훨씬 넓고
나무는 하나도 없고

더 거대한 벽 같은 바위에
물의 커튼이 쳐져있어

부왁- 하고!

그랜드 캐니언이냐

그랜드 캐니언은 사막 아냐?

캐니언은 계곡이잖아
폭포 정돈 있겠지

아, 계곡이구나
미국의

아이슬란드야

- 그랜드 캐니언은 미국이잖아
- 그래

아니, 아이슬란드 얘길 했어

- 누가?
- 내가

왜?

아이슬란드에서
폭포를 잔뜩 봤으니까

 

뭐?

 

보물찾기?

응. 정확히는 전화박스 찾기

 

전에 아이슬란드에
살 때 들었어

지구를 둘로 가를 듯한
깊은 계곡에 흐르는 황금 폭포

 

그 폭포 기슭에

환상의 빨간 전화박스가
떡하니 서있다는 소문

드롭, 아이슬란드 살았어?

- 굉장하다!
- 굉장해?

어쩌다 할아버지가
있었을 뿐이야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디에나 있잖아

 

아무튼 난 찾았어

그 전화박스에 들어가서

폭포가 황금빛으로 빛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면

 

- 전화가 알려준대
- 뭘?

 

나한테 필요한 보물이
무엇인지를

 

응...?

보물이 뭔지도 모른단 거야?

보물찾기인데?

보물찾기 이전의 문제잖아

애초에 뭐야, 그 판타지?

너넨 자기 보물이 뭔지 알아?

 

보물상자에 든
금은보화 같은 게 아니라

손에 넣기가 아무리 어려워도
갖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것

자기 인생을 해피엔딩으로
만들어줄 둘도 없는 것

 

지금은 일단 드론 아냐?

황금이니 환상이니 하는 것보다
먼저 찾을 게 있잖아

 

야, 아이슬란드는
아일랜드랑 가까워?

 

가까워. 왜?

 

어라, 아빠한테 안 돌려줬어?

응. 그 후로
엄청 혼날 줄 알았더니

관심 있으면 가져가도 된대

 

그 후라니?

 

- 중학교 때

 

중학교 때
과외 수업으로 외출하는데

나 혼자 폰이 없었거든

 

다들 잔뜩 사진
찍는다고 신났었는데

그래서 아빠가 옛날에 쓰던
카메라를 몰래 챙겨갔어

 

좋다, 그 카메라

 

낡은 카메라지만
난 맘에 들어

 

우..우라야스
카메라 좋아해?

티볼리라고 해
다들 그렇게 불러

티..티볼리

봐도 돼?

 

CCD 센서가 부러웠거든

CMOS랑은 좀 다른 색을
낼 수 있다고

 

C...

 

미안, 찍어버렸네

안 지워도 돼

 

색 잘 나왔어?

응, 푸르고...

 

한가운데 이건...

무당벌레

- 날았어?
- 응

사진은 어렵지만 재밌지?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어줘

처음 이 셔터를 누른 순간의
내 마음 같은 것도 같이

아무도 몰랐을

이 세상 구석에서 일어난
아주 작은 이야기를

여기에 새길 수가 있어

내가 온몸으로 느낀 이 세상이
확실히 여기에 있었단 걸

누구의 눈에나 보이는 형태로
증명해준다고!

 

그건 굉장한 일 같지 않아?

 

미안, 내가 이상한 소릴 했지?

하나도, 그런 게
뭐 대단하다고...

아니, 대단하긴 한데
그게 아니라...

이쪽에 있는 동안
그 카메라를 손에 넣을 거야

보여줘서 고마워!

별거 아냐!

 

뭐야, 로마 좋아해?
티볼리 짱

아니, 좋아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

- 거짓말이지?
- 거짓말이구나

아니라니까!

그냥 처음 사진 얘기를 듣고
뭔가 좋다 싶었을 뿐이지...

- 처음?
- 좋다 싶었어?

 

그만 됐어

미안하다니까

토토도 결국 타카미네 선배한테
고백 안 한 주제에

입 다물어!

 

안 한 거 아냐
못 한 거지

뭇치가 와서?

신발장에 러브레터라니
미타라이 군도 로맨티스트네요

 

변함없이 잘한다, 토토

그렇지?

난 후회하고 있어

그러니까 로마는
간단히 포기하지 마

보물이 뭔지 물어본다면
우라야스 티볼리 원픽 아냐?

 

아닐 것 같아

 

왜?

내가 갖고 싶은 건
그게 아니라

좀 더 뭔가...

 

- 부족해
- 뭐가?

뭔가가

 

뭐라는 거야

 

야, 하나 물어봐도 돼?

뭐?

 

지금 산 위를 향하는 거지?

그래

왜 아까부터 내내 내려가?

길은 올라가면
언젠가 내리막이 돼

끝까지 안 올랐는데도?

 

이상하네

 

어이

설마...

지금 어느 쪽으로 가고 있어?

그럴 줄 알았어!
방향 알고 가던 거 아냐?

그치만 여름인데도
해가 일찍 저물잖아

야, 웃기지 마

북쪽은 어디지?

- 폰으로 몰라?
- 그런 앱 안 깔았어

애초에 현 도로를
달릴 예정이었는데...

- 받아봐
- 내내 망 안 잡히거든?

토토 폰은?

두고 왔어

진짜?

그렇구나...

이미 어두운데
오늘은 이쯤 하자

그래, 배고파라...

 

토토?

밤이라면 북극성을
찾으면 되지

이런 숲 속에서
느긋이 조난당할까 보냐?

 

토토?

 

토토!

 

폭포!

 

폭포!

 

- 폭포?!

토토, 절대 손 놓지 마!

절대 놓지 마!

로마, 이거!

토토, 손 뻗어!

 

- 어서...
- 매달려...!

 

 

이 앞은...

혹시...

 

그렇게 걸었는데...

주위만 빙글 돌았단 거야?

- 켜졌다!
- 안 젖었어?

살짝. 이 가방 방수거든

준비 철저하네

방수 장비는
아이슬란드에선 상식이야

그래?
으, 확실히 춥네

모닥불 피울까?
라이터는?

 

토토가...

 

뭐야, 그건
참고서?

 

젠장, 역시 오는 게 아니었어

토토, 어디 가?

 

난들 알아? ...

토토, 진정해
이미 어두워졌고...

뭐야?

길도 모르면서
척척 나아가더니

꼬락서니가 이게 뭐야!

난 그냥...

갈 수 있는 길이 있으면
가려고 했을 뿐이야

길은 무슨, 숲이잖아!

숲이든 뭐든...

길을 만들어서라도
나아가야 해!

- 안 그러면 끝장이잖아!
- 잠깐...

원하는 것도 못 찾고
끝이 찾아온다고!

어차피 이미 끝장이야!

네가 초장부터
루트를 벗어난 탓에!

싫으면 오질 말지!

처음부터 드론 찾는 것도
투정이나 부리고

그래, 싫었어
드론은 물론이고 불꽃도

돈글리즈 좋아하네
16세나 돼서 칠칠치 못하게!

로마는 15세잖아?

올해 16세 될 거잖아

- 나도 아직 15세야
- 알 바냐?

- 고등학생씩 돼서 뭐냐고!
- 잠깐만...

난 고등학생 아니거든?

그러셔? ...

잠깐 있어봐...

잠깐!

토토, 무슨 뜻이야?

싫었어?

뭐가, 이 자식...

돈글리즈

 

칠칠치 못하다고 생각했어?

 

고등학생씩이나 돼서
칠칠치 못하다고...

 

아니, 로마 얘기가...

됐어, 잠깐 화장실!

로마!

 

칠칠치 못하다...

그렇게 생각했다

 

토토 말은 지당했다

고등학생씩이나 돼서...

 

괜찮아

 

로마는 멀리 안 갈 거니까

늘 그래

같이 도쿄 가자고
한 적도 있었는데...

이 동네가 좋아서?

 

글쎄, 어떨까

 

난 이런 데서 대체
뭘 하는 걸까

 

내일 시험이 있어

시험?

 

근처 학원에서 오후부터

뭐야, 들은 적 없어

말 안 했거든

왜? 이제 안 가면 늦잖아

 

나, 사실은
가기 싫었는지도 몰라

어딜? 시험?

시험도, 도쿄도

 

난 이래 봬도
이 주변에선 우등생이라고?

로마한테 여러 번 들었어

도저히 그렇게는 안 보이는
헤어스타일이지만

의사가 되고 싶지?
굉장하네

머리 갖고
남 말 할 처지야?

어릴 때부터
매섭게 공부하면서

믿었었어

아버지가 마련한 길을
그대로 나아가면

나는 내가 원하는 걸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연기 나

하지만 도쿄에 나가보니
깨달았어

 

넓은 바다에 나가면

지금의 나 같은 건
물벼룩 이하더라고

나한테 부족한 게 뭘지
그저 발버둥 칠 수밖에 없었어

난 이제 이런 데서
놀 때가 아닌데...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는데...

 

그렇다고 이런 산 속까지
그걸 가져올 건 없는데

바보구나

 

지금까지도 전부 희생하면서
노력해온 거잖아

 

로마가 그랬어
자랑스러운 친구라고

부러워
그렇게 말해준다니

그래서 배신할 수가 없어...

로마한텐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

 

나...

 

의사가 되고 싶은 걸까?

정말로...

 

토토, 드롭, 들려?

오버!

 

어이!

 

안 되나

 

로마 찾으러 갔다 올게

 

근처에 있지?

어두워서 시간 좀 걸리겠지만

토토는 여기 있어

 

드롭...

 

너 의외로
배려심 넘치는구나

 

설마! 그 표정
로마한테도 보여줘야지!

 

방금 한 말 취소!
멈춰!

 

별! 별똥별!

 

- 어서!
- 재촉하지 마, 미끄러져

 

미안, 괜히 화풀이해서

 

- 16세나 돼서 칠칠맞긴
- 닥쳐, 떨어트린다

 

굉장하다

 

이렇게 내리는구나

우주가 전부 쏟아져 내려

 

백만 개의 별이다!

백만?

이 지구가 있는 우리은하만 해도
2천억 개나 별이 있어

게다가 그 은하계 자체도
우주에 1천억 개

알겠어?

그러니까, 백만보다
훨씬 많단 거야?

백만 수준이 아니라

별 개수는 그야말로
천문학적 숫자란 거지

그럼 우린 지금
그걸 보고 있는 거야?

 

천문학적 숫자의
우주 한가득인 별!

육안으로 보이는 건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고작 수천 개

우리가 지금 보는 건

우주의 수천억 분의
1보다 훨씬 작은

티끌 속 무수한 별에 불과해

 

미안, 토토

 

이제 졸업해야겠지?
돈글리즈

 

도토리(돈구리) 키 재기란 말 있잖아

잘 생각해보면
비참한 이름이지?

그래?
난 그저 부러웠어

그렇게 서로 부를 수 있는
특별한 친구가 있단 거잖아?

- 누가 생각한 거야?
- 나

 

새삼스럽지만
도토리 아니거든?

뭐? 아냐?

 

Don't Glee

 

영어?
익숙지 않은 단언데

글리...

 

환희의 노래, Glee구나!

엄청 신난 거, 엄청 들뜬 거!

- 그래
- 뭐?

영어였어?
아직 초등학생이었는데?

잘도 그렇게
어려운 이름을 떠올렸네

 

- 하지만 틀렸어
- 뭐가?

Don't Glee는 뭔가 이상해

그래, Glee는 명사거든

명사에 Don't는 이상하잖아

 

우린 늘 교실 구석에서
어두운 얼굴로

애들이랑 떠들지도 못하고
초롱초롱한 미소는 안 어울려서

웃지 마라, 떠들지 마라,
기뻐하지 마라!

그런 게 우리한테
잘 어울리겠다 싶어서

하지만 잘못됐어

그래, 초등학교 3학년 꼬맹이가
겉멋으로 지은 잘못투성이 이름

아니, 잘못된 건 그게 아냐

둘이 모이면
매일 즐거워 보여

초롱초롱해 보여

내가 만나기 전의 너희는
어땠는지 알 도리가 없지만

그래도 소중한 친구랑
함께 살아왔잖아

그건 제일로 행복한 일이야

 

- 뭐야, 그 부끄러운 소리
- 너 사실 인기 많지?

 

글쎄

여기서 고등학교 다녔으면
너희한테 자랑했을지도?

- 보기 싫다
- 시끄러워, 중졸 주제에

 

돈글리즈 데굴데굴 퐁당이야

- 연못에 빠졌구나, 이를 어쩌나
- 잠깐만

돈글리즈는 둘째치고
퐁당이야는 뭐야?

도토리알 아냐?

도토리가 물에 빠지는 소리야
이쪽이 맞는 가사야

퐁당! 하고 우리처럼

 

내가 일본 학교에서 배운
몇 안 되는 지식 중 하나야

뭐야, 우리가 틀렸어?

죄다 틀렸어

거짓말이지...?

 

덜떨어지고 잘못투성이고

의외로 우리한테
딱 맞는 이름이었을지도?

돈글리즈

도토리 데굴데굴 퐁당이야...

아, 노래랑 영어 하니까
토토 기억나?

영어 수업 때
매번 불렀던 거

 

Twinkle, twinkle little star

- 뭐더라?
- 못 외웠어?

How I wonder what you are

Up above the world so high

Like a diamond in the sky

Twinkle, twinkle little star

How I wonder what you are

 

별이 반짝반짝
아름답다는 노래 아냐?

그뿐만이 아니야

'올려다 보렴'

'설령 태양이 사라져도'
'거기에 빛은 있단다'

어둠에 멈춰선 여행자에게
희망을 주는 노래 같아

하지만 'How I wonder
what you are'라며?

어둠에서 아득한 미지의 존재를
올려다 볼 수밖에 없단 건

오히려 희망이랑 정반대 아냐?

기왕이편 헤피엔딩이 좋지

영어 어려워

일단 별이 아름다우면 됐잖아

 

로마는 금방
그렇게 포기하지

인스타 관뒀지?

 

갑자기 왜 그랬나 했더니

오늘 얘기하다 보니
어쩐지 알겠어

해보자, 인스타

내 열성 팔로워는
로마랑 누나밖에 없거든

 

하지만...

나, 말없이 나왔으니까
내 인스타에 댓글 남겨주라

누나가 볼 것 같거든

 

혹시 토토
폰 일부러 두고 왔어?

 

- 처음이야?
- 뭐가?

내빼고 도망치고 한 거

그러게

지금쯤 집에선 대소동이겠지

아, 아무것도 아냐
흘려 들어

 

어차피 안 터져

아, 그렇구나

 

별반 좋은 사진도 없고

아까 별 찍은 건?

 

그런 건...

 

별의 비!

흔들린 거야
노이즈투성이고

그래서 좋은 거지

 

아까 그 샤워 같던
별 하늘이 또렷이 떠올라

 

티끌 속의 별들조차
이렇게 아름다운데

우리가 본 적 없는 우주는
분명 훨씬 굉장할걸?

 

어? 전파 닿는데?

 

이거 좋네

 

안 돼, 이건
내가 찍은 게 아냐

 

우라야스야

 

내 사진은 이렇게 아름다운
푸름에 물들지 않았어

티볼리 짱은
빨간 걸 찍은 거 아냐?

- 빨간 거?
- 응

푸른 세계에서 빛나는
빨간 별똥별

 

새빨개, 예뻐!

 

당연히 실패작인 줄 알았었다

 

토토?

불 꺼질 것 같아서

한 번쯤 도망쳐도
다시 한 번 싸울 수 있겠지?

 

응, 살아있으니까

 

나한텐 아무래도
아무것도 안 보였던 모양이다

별들 너머의 우주도

푸른 세계 속에서
작은 빨강이 발하는

한 줄기 반짝임도

아무것도...

 

잘 잤어?

 

잘 잤어?

꽤 쌀쌀해졌지?
손 차가워졌어

 

- 수건
- 고마워

 

저기, 드롭은...
찾았어?

뭘?

황금 폭포의 전화박스

 

- 추워라
- 잘 잤어?

 

머리 좀 봐

 

차가워라!
잠 깨네

 

찾았어

그래서 왔지

일본에 돌아와도 이제 와서
고등학교에 다닐 수도 없고

외톨이가 돼서

정작 보물을 구할 거란
보장도 없었지만

하지만 눈이 뜨였어

마지막에 뭔가를 하지 않으면

이 세상에 아무 발자취도
남길 수 없단 걸

아무리 손쓸 수 없다 해도

해피엔딩을 포기할
필요는 없잖아

 

만약 내일 세상이 끝난다 해도
후회만큼은 하기 싫었어

 

마지막 모험

 

드롭은 그때 확실히
그렇게 말했었다

 

마지막 모험을
지켜봐 줘야 한다고

 

그럼 기부하려고
일부러 기른 거야?

응, 모처럼 또 자랐으니까

토토한테 빌려준 금발은
진짜 머리카락이 아니었지만

 

드론은 71번 길 앞이지?

그럼 왼쪽?

 

앱 받아져서 다행이다
이런 식이면 금방 찾겠어

응...

 

미안

 

- 그쪽?
- 이쪽

 

저렇게 망가진 데서 찾아?

쟤가 선도하게 뒀다간
또 조난당하겠어

 

만약 내일 세상이 끝난다면...

그건 다시 말해...

만약 지금 인생이 끝난다면

 

후회하지 않도록 어떻게든
이루고 싶은 뭔가가 있단 거겠지

돌아가자

드롭 몸이 걱정돼

드론은 나중에
우리 둘이 찾으면 돼

얘기 들었어?

쟨 아무튼
포기하기 싫은 거라고!

그런데 돌아가잔 소릴
어떻게 해?

 

뭘 들은 걸까

전화박스에서

 

드롭은 뭘 그렇게
필사적으로 찾는 걸까

글쎄

아마 우린 모르겠지

우리 미래는 아무것도
닫혀있지 않으니까

71번 길
이 앞이야! 가자!

- 이거?
- 맨 처음 찾은 사람이 승리!

진 2명이 콜라 사는 거다!

 

치사해!

안 돼, 기다려!

 

뭐야, 저거
너무 팔팔하잖아!

역시 아직 15세니까
낫겠지?

아직 15세니까

약간의 컨디션 난조는
티가 안 나는 거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상이 있어도
직전까지 눈치를 못 채!

팔팔한 15세라서
이렇게 된 거야!

 

모르겠어?

 

나도!

 

하나도 모르겠어!

 

우리가 향했던
71번 길 앞은

 

마치 세상의 끝으로
꽉 닫힌 것 같았다

 

해피엔딩 따윈 포기하라고
세계가 말하는 것만 같았다

 

미안

 

미안

 

뭐, 전 재산 날렸어도
신경 안 쓰지?

밭일 도와서 또 벌어

미안...

 

무모한 짓 시켜서 미안...

끌어들여서 미안

이런 경험을 시키려고
다가간 게 아닌데...

아무것도 모르는
생판 남으로 있었으면

아무것도 신경 안 쓰고
헤어졌을 텐데...

미안...

 

- 미안...
- 돌아가자

- 로마?
- 뭐야, 이제 와서

뭐가 미안해?

미안...

미안, 로마
미안...

사과하지 마

왜 드롭이 사과해?
영문을 모르겠어!

 

생판 남인 것도 싫고
이제 와서 새삼스럽고

토토가 약한 소릴 하면
격려해주는 것도 드롭밖에 없고

날 터널 너머로 데려가서

다양한 경치를
보여준 것도 드롭이고!

드롭이랑 만나서
여기까지 온 걸

무엇 하나 후회 안 해!

그렇게 사과하면 마치 우리가
불행한 만남을 한 것 같잖아!

우린 이미 셋이 함께인데

절대 후회하기 싫단 녀석이
맨 먼저 후회하지 마

잔뜩 같이 달려와 놓고

이제 와서 우릴
뿌리치는 짓 하지 마!

드롭의 보물찾기를
끝까지 지켜볼 수 있는 건

나랑 토토뿐이라고!

그냥 휘말리기만 하고
끝날 줄 알아?

나랑 토토가 드롭 15세
마지막 무쌍을 지켜봐 주겠어!

그러니까 이제 와서
포기하지 마!

 

돌아가자

 

같이... 돌아가자!

 

맘에 안 들었다

모든 게

드롭에게 전해 들은
부조리한 운명도

가는 길마다 멈칫하는
우리의 여정도

 

게다가 무엇보다

셋이서 함께한
이제까지의 시간을

드롭만큼은
부정하지 않게 하고 싶었다

 

돌아가는 길은
내내 완만한 외길이었다

 

만약 그때
길을 잃지 않았다면

우리는 얼마나 빨리
간단히 목적을 달성했을까

 

이틀이나 걸려서
겨우 가져온 드론에는

우리의 결백을 증명할
영상 따윈

요만큼도 안 찍혀있었다

 

하지만

봐봐

 

여기에 불꽃이 있단 건

저 점들 같은 게 우리 동네?

아마도

이래? 이렇게 작아?

 

야, 그거 알아?

뭘?

그 주변 산엔
곰 같은 거 안 산다고

인터넷에 나와있었어

 

곰 사진 찍었으면 좋았을걸

 

맘처럼 안 되는구나

 

크게 멀리 돌아가면서

확실히 우리는 곰을 봤다

이 사실은 분명, 그 길을 걸은
우리밖에 모를 거다

뭐 됐지

건배!

젠장, 다음엔
드롭이 쏘게 해주겠어

- 두고 봐
- 오케이, 또 붙어보자!

 

다만, 여기서 주의가 필요한 게

산불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

나올 리 없잖아       ​
어떻게 아냐 ㅋ       ​
그보다 수학도 있잖아    ​
그런 게 있었나?       ​
의견 작문 진지하게 한 사람 손

어떻게 아냐 ㅋ       ​
그보다 수학도 있잖아    ​
그런 게 있었나?       ​
의견 작문 진지하게 한 사람 손
들판 태우면 감자 구워지지?  ​

그보다 수학도 있잖아    ​
그런 게 있었나?       ​
의견 작문 진지하게 한 사람 손
들판 태우면 감자 구워지지?  ​
미친, 방귀 나올 듯      ​

 

로마: 이제 다들 까먹었을까

로마: 이제 다들 까먹었을까
토토: 이쪽에선 아무도 몰라

로마: 이제 다들 까먹었을까
토토: 이쪽에선 아무도 몰라
토토: 산불 뉴스 같은 건  ​

 

이쪽은 로마
들리나? 오버

 

드롭, 들려?

적당한 장소 알려주면
사진 갖다주러 갈게. 오버

 

힘내. 오버

​       토토 아빠도 몰라?
​       어느 병원인지도?
그런 건 안 알려줘       ​
만약 나한테 알려준다면    ​
걔한테 무슨 일이 생긴 후야   ​
​           무슨 일?
눈 오는데 기지 텐트 멀쩡했어? ​
​   글쎄, 안 가본 지 오래돼서

 

그런 건 안 알려줘     ​
만약 나한테 알려준다면  ​
걔한테 무슨 일이 생긴 후야​

TIVOLI_Urayasu 님이 메시지를 보낼
권한을 요청합니다.

 

TIVOLI_Urayasu 님이
요청합니다.

 

TIVOLI_Urayasu 님의 메시지
요청을 수락하시겠습니까?

 

푸른색 일색으로 물든 세계에선 ​
오히려 작은 빨강이 주역이 된다.
이것 또한 그런 영감을 준 한 장.
고마워.            ​

 

[토토]

새빨개, 예뻐!

 

[고마워]

로마, 미안

들려?

 

괜찮아, 로마?

 

로마!

 

로마!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
마음속 어딘가에서 생각했었다

 

그날, 우리의 여름은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아서

 

알지 못했었다

설마

이렇게 허무하게
사람이 죽을 거라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알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우리는

아무것도

 

[돈글리즈]

 

[고마워]

드롭... 언제 온 거지?

글쎄

 

왜 걔가 끝나는 거냐고...

약속대로 붙어보지도 않고

 

글쎄

 

함께 있지라도 않으면
발버둥 하나 못 치는구나

 

어떻게든 잃지 않고 싶은 게
누군가의 목숨이면

아무것도 못 하는구나, 우리

 

토토, 그거 마셔!

- 왜...
- 잔말 말고 어서!

 

뭐야, 갑자기...

봐봐!

 

별?

 

뭐야, 이게
물벼룩?

 

아이슬란드...

보물지도야

 

아니...

너무 대강이잖아
보물지도

 

[왔다 NY!]

 

[새 명물 『위그드라실 그린 카레』]
[작명한 건 고등학생]

 

- 로마, 괜찮아?
- 보인다!

 

높다

 

지금 뉴욕이래

 

우라야스

 

진짜 유학 갔구나

아일랜드에서
뉴욕이라니 굉장해

세계지도 끝에서 끝이잖아

 

영 아니올시다 싶네

벌써 밤이야
일단 캠프로 돌아갈까?

잠깐

 

뭔가가 들려...
땅울림?

 

이걸까?
황금 폭포

이거일지도

너무 커

 

너무 크네

이렇게 커서야
사진에 안 담겨

 

진짜냐...?

 

서둘러 서둘러 서둘러!

나도 알아!

 

끊기겠다!

네 네, 금방 받을게요!

 

뭐 하는 거야?

- 어서!
- 안 열려...

 

네 네 네!

 

여보세요? 여보세요?

헬로?

Hello?
I am japanese.

여보세요?

 

끊겼어...

 

- 거짓말이지...?
- 깜짝이야

이런 전화가 울리는 건
영화에서밖에 못 봤어

누가...

그보다, 여기에도
전화번호 같은 게 있나?

 

- 이건!

 

나의 보물
15세 마지막 무쌍을 지켜봐 줄 친구

 

네 15세 마지막 무쌍을 보여줘!

여기서 똑바로 지켜봐 주마

믿고 나아가면
원하는 게 손에 들어올 거야!

 

토토...

354는 아일랜드가 아니라

아이슬란드 번호인가 봐

난 바로 학원 가야 돼

354 212...

 

안 받네

 

엄청 몹쓸 짓이잖아!

뭐야, 연락처만 알면 된다더니?

 

여보세요?

 

혹시 나...

잘못 건 거야...?

 

믿기지가 않아...

이런 일이 있어?

 

이런 데까지 전해졌던 거야

들었던 거야, 그때
이 전화박스에서

 

토토의 메모가
엉망이었던 탓에...

 

그런데...

 

그러면...

 

만약 우리 전화가
걔한테 닿았었다면

 

방금 전화는 누가...?

 

글쎄

 

과감히 높이 날면

분명 지금껏 보이지 않던
경치가 보일 것이다

 

위만 보면서
손을 뻗고 있던 보물도

알고 보면 발밑에
내려다 보이는 것이다

 

뭐야

 

바로 코앞이잖아

 

泣きたくなるほど なるほどに
울고 싶어지면 싶어질수록

僕らはちょっと強くなれる
우리는 조금 강해지지

消えたくなるほど なるほどに
사라지고 싶어지면 싶어질수록

世界はそっと色づいていく
세상은 살짝 물들어가지

 

破り捨てたら
찢어버리니

宙に舞い落ちた
허공에 흩날린

世界地図の欠片
세계 지도의 조각

背伸びをしたら
까치발을 들면

手が届きそうな
손이 닿을 듯한

意気地なしの夜空
패기 없는 밤하늘

踊る花火に打たれて
춤추는 불꽃을 맞으며

疲れ果て
지친 끝에

泣き寝入りするけど
울다 잠들지만

翌朝
다음 날 아침

腫らした瞼見て
퉁퉁 부은 눈을 보고

笑えた
웃었지

泣きたく なるほど なるほどに
울고 싶어지면 싶어질수록

僕らはちょっと強くなれる
우리는 살짝 강해지지

消えたく なるほど なるほどに
사라지고 싶어지면 싶어질수록

世界はそっと色づいていく
세상은 살짝 물들어가지

Oh 今すぐにでも
Oh 지금 당장이라도

Let’s rock the world

 

Rock the world

掠れた魔法は
금이 간 마법은

どこに隠してたっけな?
어디에 숨겨뒀더라?

二度と戻らな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瞬く晴れ間も
잠깐만 맑게 개여도

届きそうなカメラ
닿을 것만 같은 카메라

瘡蓋の夜を
딱지 진 밤을

剥がしたら
벗겨내니

新しい光を見た気がした
새로운 빛을 본 것 같았어

旅に出よう
여행을 떠나자

途方もないやつを
어쩔 수 없는 것을


지금

駆けたくなるほど なるほどに
달리고 싶어지면 싶어질수록

呼吸はそっと刻まれていく
호흡은 살짝 새겨져가지

逃げたくなるほど なるほどに
도망치고 싶어지면 싶어질수록

世界はそっと近づいていく
세상은 살짝 다가오지

Oh 今すぐにでも
Oh 지금 당장이라도

Let’s rock

間違ったまま 透き通ったまま
잘못된 채로, 투명해진 채로

ひび割れた
금이 간

ゴミ捨て場
쓰레기장

みたいな頭の中で
같은 머릿속에서

壊れそうな 君の色で
부서질 듯한 너의 빛깔로

世界を汚せばいいよ
세상을 더럽히도록 해

 

Oh yeah

 

泣きたくなるほど なるほどに
울고 싶어지면 싶어질수록

僕らはちょっと強くなれる
우리는 조금 강해지지

消えたくなるほど なるほどに
사라지고 싶어지면 싶어질수록

世界はそっと近づいてく
세상은 살짝 다가오지

Oh

今すぐにでも
지금 당장이라도

Let’s Rock The world

 

하느 (@harne_ / https://blog.naver.com/harne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