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무슨 일이냐?
이건…

 

오랜만의 바깥이로군

 

드디어 나왔다

 

하늘에 떠 있던
붉은 오로라

거기에 있던 모든 마력이 지금
이 남자의 몸에 깃들어 있어

 

이런, 이몸을
환영해 주러 온 건가?

이거야, 이거야
인간치고는 눈치가 있구나

뭐, 뭐야?
네놈은?

이름을 대라는 건가?

 

좋지
나는 관대하다

자신이 누군지 말도 않고
상대를 묻는 무례한 상대가 하여도 용서하지

 

나는 에인츠베르흐
고결한 마족이다

 

안 되겠어

이 녀석은 정상이 아니야!

 

예를 들면, 꽃의 향기에

이끌린 꿀벌은 기뻐할까?

정말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게 되면

너무 좋아해도 조금은 괴롭겠지

갑작스런 비에 젖은 꽃잎이

쏟아진 물방울이

다음에 찾아오는 아침 해를 비추며 빛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 봤어

울퉁불퉁, 구멍에 휘어진 길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고 싶어

"분명, 분명"을 되새겨 가며

진흙 냄새가 진동하는 내 여행길은

마법이라는 말로는 부족하겠지만

단 1초의 번뜩임은 분명 식지 않는 마법

 

식지 않는 마법

 

매직 메이커
 

매직 메이커
- 이세계 마법을 만드는 법 -

 

제11화 『마술과 마법』
 

 

마족…?

설마 마족을 모른다는 건가?

무지한 인간이구나

아니, 혹시 전해지지 않은 건가?

 

역시 인간은 어리석구나

천 년 사이에 잊혀진 건가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 이상 얘기할 필요는 없겠군

나는 오랫동안
갇혀 있었다

해방되어 상쾌하다

 

지금이라면 상냥하게 죽여주겠다

 

도망쳐!

 

살려줘!
살려줘…!

 

역시 마족은 있었어

쭉 보고 싶었어

천 년 전에 사라진 종족

하지만…
하지만!

 

두 사람 다 도망쳐!

 

하지만 모두가!

저 것에는
당해낼 수 없어

 

모두 마력이 보이지 않는데
쓰러뜨릴 수 있을 리가 없어

저건 마법을 사용하고 있어

 

나는 착각을 하고 있었어

 

혁야에 나타난
대량의 레이스

그건 저 괴물이 나타나는
전조에 지나지 않았던 거야

 

진짜는 지금부터였던 거야

시온, 저 녀석은 뭐야?
마법을 사용하는 거 아니야?

모르겠어

모르겠지만 저 녀석의 주위를
마력으로 가득 차 있어

 

저 녀석은 나의 수십 배

아니, 수백 배 이상의
마력을 가지고 있어

진짜냐

 

너희들은 피난해

나는 저 녀석을 막는다!

 

글라스트 씨, 무모해!
죽을 거야!

그럴지도 모르지만

손가락만 빨면서
지켜만 보고 있을 수도 없잖아!

 

즐겁구나!
아주 즐겁구나!

버러지를 죽이는 쾌감은 오랜만이구나!

 

싫어!
죽고 싶진…!

 

맞아, 저 녀석이 이 이상
가면 어떻게 되지?

모두 죽을 거야!

엄마도, 누나도
모두…!

 

저도 할게요!

 

시온

 

저 말고 저 녀석의 마력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아, 젠장!
시온한테 의지하는 수밖에 없나!

어이, 아가씨들

너희들은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피난 유도해 줘

하지만 데브하고 휴이가…

다른 녀석들은
혼란에 빠져 있어

냉정한 녀석이 말을
걸어주지 않으면 위험해!

 

알겠다
유도하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할 수밖에 없겠네

시온, 조심해

무리하면 안 돼

 

자, 가자
시온

네!

 

어떻게 하지?
돌격할까?

아뇨, 제가 저 녀석의
상대를 할게요

글라스트 씨는 돌아 들어가서
뒤에서 기습을 해 주세요

어이, 어이
나더러 몰래 접근하라고?

거기다 시온한테는
미끼 역할을 맡기고?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게 가장 승률이 높아요

마력이 보이는 저만이
저 녀석의 공격을 피할 수 있으니까요

 

알겠어
그 방법 말곤 없나

부탁한다, 시온
죽지 마라

네가 죽으면 네 가족을
볼 면목이 없으니까

괜찮아요
저도 죽을 생각은 없으니까요!

 

이기자

네, 반드시!

 

좀 더, 좀 더다!

 

좀 더 죽이게 해다오

아쿠아!

 

오야?

 

네 녀석, 마력을 가진 자인가

 

호오?

그 핏빛 같은 붉은 머리와 눈은

루그레의 계보인가?

하지만 다른 인간들은
가지지 못한 자였던거 같다만?

이건 어떻게 된 거지?

어째서 그밖에 더 없는 거지?

 

대답해라
꼬맹이

 

루그레?
가지지 못한 자?

이 녀석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모른다는 건가?

 

아니, 기다려 봐라

천 년 후의 일이고

그리고 그때 녀석들은?

그렇다면

 

그런가
그렇게 된 건가

가소롭군!

배신자들이 교활한 짓을 벌였군

 

재미있는데

하지만 아무래도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모양이구나

 

어리석구나, 어리석어
너무나도 어리석다!

역시 인간은 우매!

그때 그렇게 겪어놓고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구나

 

농락당하는 가여운 아이여

네녀석은 이곳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죽거라

 

죽을 수는 없어

이런 곳에서!

 

흠, 마술은 사용할 수 있는거 같군
서투르지만

이건 마법이야

마술 같은 게 아니야

어느 쪽이든 좋아다

네녀석은 죽을 테니까!

 

아쿠아 불릿!

 

어때!

 

호오
재미있는 마술을 사용하는군

 

도망치다니
섭섭하지 않느냐

 

블로우!

 

이건 어떻지?

 

어떻게 하지?

아쿠아?

아니, 시간이 없어!

 

이대로라면 죽어

 

모든 게 끝날 거야!

 

모두 죽을 거야!

 

죽는다고?

 

죽을거 같아?

 

모두를 지킬 거야!

 

부탁이야
치료해 줘!

 

지독한 화상이야

환자를 이쪽으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모르겠어

갑자기 위험한 녀석이 나타나서
일대를 불바다로 만들었어

 

그건 마법?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시온

 

정문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했어
바로 피난하는 거야!

 

여러분, 이쪽이에요!
저를 따라와 주세요!

 

좋아, 다음 구획으로

대장님!

 

다행이다
살아 있었구나~

데브, 휴이!

 

너희들야말로 용케 살아남아 주었구나!

지, 지옥에서 천국이 되었네

 

그래서 시온은?

도망치는 데에 필사적이어서
잘 보진 못했지만

 

그건 괴물이었어

아무리 시온이라고 해도
그런 녀석한테는…

 

그런가

 

데브, 휴이

마을 사람들의 피난은 맡기겠다

 

대장님
설마…

 

브리짓!

 

나는 시온을 도와주러 간다

 

아, 안 돼

라피나까지 죽을 거야!

아… 아니, 그게 아니야!

시온이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응, 알고 있어

 

반드시 살아서 돌아올게

시온도, 나도!

 

라피나…

응, 기다릴게!

 

죽어라

 

폴!

 

뭣이?

 

겆방지긴

하게 둘거 같아?

 

아쿠아 볼트!

 

그럴 수가…

 

물을 상대로 불을 사용하면
끌 수 있다는 생각이 떠오른다는 건 이해해

하지만 전기는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녀석은 알고 있었어

절연성이 있는 대기 마력에 닿으면
전류가 사라진다는 걸!

 

꽤나 재미있는 마술을 사용하는군

하지만 모든 마술은
반드시 반 속성이 존재한다

네녀석이 발사하는 물과
아까 그 번개도 말이지

 

네녀석은 아마도 그걸
네 힘만으로 찾은 거겠지만

그 정도는 초보 중의 초보

우리에게 있어서는 말이지

불과 번개는 그 도구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거 같다만

 

미숙하구나

 

이 정도는 간단하다

원소의 이치를
이해한다면 말이지

 

하지만 네녀석은
이해하지 못하겠지

 

제법 재미있는 볼거리였지만
여기까지다

 

끝이다

 

글라스트 씨!

 

그럼 다음에야말로―

 

응?

아빠!

 

뭐라고?

 

인간의 무기로
내가 죽을 거라 생각한 건가?

 

아빠!

 

누나, 미안

나태병을 고쳐줄 순 없었지만

죽는 한이 있어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녀석만큼은 죽여야 해!

 

대단한 아이로군

이 상황에서도 나를 쓰러뜨리기 위해
사고를 회전시키고 있다

공포를 눌러 죽이고서
싸우겠다는 눈을 하고 있다

역시 루그레의 계보―

역시 루그레의 계보라는 건가

 

그 기개, 그 정신

그 힘
나쁘지 않구나

마음에 들었다
애송이!

네녀석을 나의
권속으로 삼아주마

긴 수명과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는 권속 말이다

 

그 대신 인간으로서의 자아를 잃고서
이몸의 괴뢰가 될 거다

뭘, 금세 잊게 될 거다
전부 말이지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금방 끝난다

고통도 없이 말이지!

설마 이 녀석
뱀파이어였던 건가!

 

이, 이거 놔…!

 

안 되겠어
이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이, 이건…!

 

그 날벌레가!

네녀석!
요정의 축복을 받았던 건가!

 

배신자들이!

또 방해를 하는 거냐…!

 

피가!
더럽혀진 피가 체내에 들어온다!

 

죽어…!

 

시온!
괜찮아?

라, 라피나

네, 네 이놈!

 

손을 들어줘…

어, 그래

 

이렇게 말인가?

 

네 이놈…!
루그레!

시온!

 

아직…
아직 너무 빨라!

 

조금만 더 하면 되는데…
안 되는 건가…!

 

이젠 할 수밖에…!

 

받아라!

 

지금이다!
시온!

 

이게 우리들의 마법이다!

 

그런 게 통할거 같냐!

무지했던 건…
너였구나

 

무, 무슨 일이…!

히익, 뜨거워!
뜨거워!

무너진다!
나의 몸이…!

 

확실히 너는 강자야

그래서 마법을
연구하는 것도,

깊이 알려고도 안 했던 거야

 

마지막으로 가르쳐 줄게

화염 마법에 마력을 부딪히면
큰일이 벌어지게 돼

네 이놈…

네 이놈!

네 이놈석―!

 

쓰러뜨린… 건가?

 

마력이 이젠 없어

이젠 무리야

죽겠어
나는 죽을 거야

어이, 괜찮아?

이젠 안 되겠어

시, 시온?

 

어이, 시온!

 

끝났어

 

아무래도 우리의 인생은
아직 이어지나 봐

 

그것만 알면 됐어

 

또 누나를…

 

아…

 

귀를 기울여 봐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beat에

 

네모낳게 찍힌 우주

저 멀리에서 불어온 바람

고독은 항상 차갑지만

가끔씩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 줘

모포 속에서 움직일 수 없었던

밤에도 의미가 있었어

 

귀를 기울여 봐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beat에

깨지 않는 꿈을 손으로 그려가며

새벽녘을 노래하면서

안드로메다의 건너편까지

닿아라, melody

속임수도, 장치도 필요 없는 마법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