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Please] Spice and Wolf (2024) - 01 (720p) [9A043079] Metrics {time:ms;} Spec {MSFT:1.0;} <-- Open play menu, choose Captions and Subtitles, On if available --> <-- Open tools menu, Security, Show local captions when present -->

있지, 오늘 밤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거야?

 

글쎄, 소금 맛 나는 큰 연못을
보러 간 이야기는 어때?

그건 들었다구?

 

그럼 잘난 척하는 녀석의
엉덩이를 물어뜯은 이야기는?

 

그것도 들었어
유치한 이야기 말고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는 없어?

 

그렇다면 머나먼 마을에서 시작하는

 

조금 먼 옛날 이야기는 어때?

 

여기서 훨씬 더
남쪽에 있는 땅에

 

마을의 풍작을 지키는
늑대가 살았다는 이야기야

 

늑대?

 

늑대는 그 마을의 청년과 약속했단다

 

마을의 보리농사를
풍요롭게 해주겠다고

 

늑대는 그 약속을 계속 지켰지

 

계속, 계속, 기나긴 세월을

 

어느새 그 마을에서는

 

잘 익은 보리 이삭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늑대가 달린다’라고 말하게 됐지

 

바람에 보리 이삭이 쓰러지는 것을
‘늑대에게 밟혔다’라고 했고

 

흉작일 때는
‘늑대에게 먹혔다’라고 했어

 

마을 사람들은 늑대를
소중하게 여겼구나?

 

뭐, 그렇지

 

그 뒤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야?

 

아니

 

얼마만큼의 세월이 흘렀을까

 

더이상 늑대와의 약속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없어졌지

 

친근함과 경외심으로
전승되던 늑대 이야기는

 

어느새 낡아빠진
옛날 이야기로 변했지

 

보리는 사람이 뿌리고
가꾸고 수확하는 것일 뿐

 

늑대가 은혜를 베푼다고
믿는자들은 더 이상 없게 되었지

 

저기, 그럼 그 늑대는
어떻게 됐어?

 

바로 그때

 

그 마을에는…

 

기나긴 여행의 도중

 

너를 만나 변해가는 경치

 

혼자가 아니란걸 떠올릴 때마다

 

잃어버린단 두려움을 깨닫게됐지

 

오늘도 웃을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준 이 길을

 

자 봐, 마치 구름과 같이

 

정처를 알 수 없는 여정이라도

 

그저 나아가자

 

왜일까 네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믿으며 어디라도

 

마음의 소리에 몸을 맡긴다면

 

바람이 부는 곳을 따라 발을 내딛고

 

손을 잡고 걸어나가고 싶어

 

저 하늘에 기도하며 눈물을 훔쳤네

 

sub by sydeny

 

오늘도 밤까지
날씨는 괜찮을 것 같아

 

비는 곤란하잖아?
너도

 

제1화
추수 감사제와 비좁은 마부석

 

행상인?

 

한나절쯤 동쪽으로 가면
산속에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그 마을에 소금을 팔러 갔다
오는 길입니다

 

그럼 짐은?

 

모피입니다

 

그렇군

 

- 이건?
- 마을에서 받아온 보리입니다

 

추위에 강하고 벌레가
잘 먹지 않는 품종이기에

 

무슨 일 있었습니까?

 

평소에는 이런 곳에
기사님은 안 계시잖습니까?

 

사실은 이 근방의 마을에서

조만간 이교도 축제가
열린다는 소리가 들리거든

 

이교도?

 

이 세상을 창조하신

 

위대하신 유일신 님을
섬기지 않는 자들을 말하는거다

 

북쪽 지역은 그렇다 쳐도
이 근처에도 남아 있을 줄이야

 

너는 혹시 아는 거 없나?

 

글쎄요?

 

이교도의 마을인가...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오오, 당신은 분명…

 

그러니까…

 

행상인 크래프트 로렌스입니다

 

올해도 풍년인가 보네요

 

물론이지, 이걸 봐!

 

야레이를 만나러 왔습니다만

 

어디 있나요?

 

야레이라면 저쪽 밭에 있어

 

감사합니다

 

서두르지 않으면
야레이를 못 만날지도 모른다구?

 

네?

 

저쪽은 젊은 놈들이 많아서
손끝이 야무지지 못해

 

아마 올해는 저 밭의 누군가가
‘호로’가 될 거야

 

호로?

 

늑대가 있다!

 

저기 늑대가 누웠다

 

마지막 한 다발이다!

 

많이 베지 않도록 하라구?

 

욕심쟁이 손에서는
호로가 달아난다!

 

마지막에 늑대를 잡는건
누구냐, 누구야?!

 

응?

 

야레이다, 야레이다, 야레이다!

 

- 호로가 나타났다!
- 야레이?

 

호로가 나타났다

 

잡아라

 

호로를 잡았다

 

꽉 잡아!

 

절대로 놓치지 마!

 

가둬버려!

 

로렌스, 또 보자고

 

또 보자니, 너...

 

가둬!

 

일주일은 못 나오잖냐

 

- 이쪽이야
- 하나 더 줘

 

더 높게

 

올해 보리도
잘 익은 거 같네요

 

네, 이게 모두
엘렌도트 백작님 덕분이죠

 

새로 오신 영주님이시죠?

 

이제 오래된 신에게
기도하는 시대는 아니로군요

 

늑대는 기분이 상하면
흉년이 들게 하지만

 

백작님이 알려주신 농법에는
그런 게 없으니까요

 

오오!

 

이 지방에서 이렇게 많은
트레니 은화를 보다니

 

놀랐습니다

 

그야말로 백작님 덕분이지요

 

가격 협상인은
실력 발휘를 잘하고 있나요?

 

야레이라면 훌륭하게
자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장사에 대해서라면 당신에게 배웠다며
입에 닳도록 말하면서 말이죠

 

본인이 노력한 결과입니다

 

야레이도 로렌스 씨와의
재회를 기대했었건만

 

아쉽게 됐네요

 

오늘 밤은
주무시고 가지 않으시겠나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구입한 물건의
결제 기한이 임박해서요

 

다음에 찾아뵐 때라도
괜찮으시다면

 

외지인이 혼자 있어봤자...

 

신선한 야채다
맛있지?

 

그만 잘까?

 

이봐!

 

일어나!

 

저기 너!

 

남의 짐마차에서
뭐 하는 거야?

 

이봐! 어?

 

귀?

 

달빛 한번 좋구나
술 같은 건 없는가?

 

그딴 건 없어!
그보다 애초에 넌

허면....

 

먹을 건?

 

오, 육포인가?

 

아까워라

 

너, 악마가 들린거냐?

 

내게 검을 들이대다니
예의를 모르는구나

 

뭐라고?

 

그렇군

 

그대는 마을의 인간이 아니었구나

 

미안하네, 깜빡했어

 

마을을 떠나고 싶어서
이 마차에 올라탔다만

 

이미 탈출 성공인가 보구나

 

내 이름은 호로

 

오랜만에 이런 형태를 취했는데

 

응, 꽤 잘됐구나

 

호로?

 

 

호로, 좋은 이름이지?

 

우연이네!

 

나도 그런 이름으로
불리는 존재를 아는데

 

호오, 나는 나 외에
호로라 불리는 녀석을 모르는데?

 

그 녀석은 어디의 누구인고?

 

이 근방의 '풍작의 신'의 이름이다

 

너는 신인가?

 

나는 신이라 불리며 오랜 세월
이 땅에 매여 있긴 했지만

 

신 어쩌고 할 만큼
위대하지는 않아

 

나는 호로 외에
그 누구도 아니야

 

태어나 평생 집 안에 갇혀 살았던
이상한 여자애라고

 

생각하고 있는게지?

 

내가 태어난 곳은
여기가 아니야

 

훨씬 더 북쪽에 있는 대지야

 

북쪽?

 

응, 여름은 짧고 겨울이 긴
은빛 세계야

 

내 고향은 ‘요이츠’

 

‘요이츠의 현랑 호로’가
내 이름이야

 

그대는 가본 적 있어?

 

요이츠? 아니

 

들어본 적도 없어

 

그 밖에 또…

 

인간의 모습은 싫지는 않지만
어째 이리도 추운지

 

어이!

 

네가 진짜 현랑 호로라면
증거를 보여줘

 

이 귀와 꼬리로는 부족한가?

 

그대는 내게 늑대 모습까지
보여달라는 거냐?

 

그래

 

그건 싫다

 

왜지?

 

그러는 당신은 왜?

 

네가 사람이라면
교회에 널 넘기려고 그런다

 

악마 들린 사람은
재앙의 씨앗이니까

 

교회는 싫다!

 

그럼 마을로 돌아가서
촌장님께…

 

그것도...

 

싫다

 

하지만 네가 정말 풍작의 신 호로라면
그런 생각을 접을 수도 있어

 

정말이냐?

 

그래

 

정말로 현랑 호로라면

 

나한테 행운을 가져다줄 테니까

 

정말로 보고 싶은 거지?

 

 

어떻게 해서든?

 

어떻게 해서든

 

어떤 화신이든 대가 없이는
모습을 바꾸진 못해

 

내 경우는 생피나

 

약간의 보리가 필요해

 

보리로 해

 

야, 괜찮아?

 

오, 로렌스 씨

 

정말 죄송합니다만
오늘밤 여기서 묵을 수 있을까요?

 

그건 괜찮습니다만

 

다시 오신 연유라도?

 

야레이?

 

또 만났구나, 로렌스

 

침대는 저쪽입니다

 

짐은 여기 두세요

 

감사합니다

 

그럼 집보기
잘 부탁드립니다

 

오, 꽤나 진수성찬인데?

 

호로에게 바치는 제물이야

 

늑대한테만 주기엔 아까워서 말이지

 

여기 가져왔어, 먹을래?

 

그런걸 외지인이 먹기도 그런데

 

애초에 넌 곡물창고에
일주일 동안 갇혀 있어야 하잖아?

 

마지막 보리를 벤 너에게 깃든
호로가 도망치지 않도록

 

미신이야

 

보리밭에 사는
늑대 따위는 없어

 

마을 사람들이 만든
축제를 위한 구실에 불과해

 

이건 내가 쏘는거야

 

마셔, 오랜 친구여!

 

뛰어난 행상인
로렌스와의 재회를 기리며!

 

오랜 친구여

 

파슬로에 마을의 미래를 위해!

 

촌장님이 은화를 보여주셨어

 

가격 협상가로서
잘하고 있는 거 같더라

 

전부 너한테 배운 거잖아

 

그랬었나?

 

그렇고말고

 

그게 몇 년 전이지?

 

내가 이 마을의 보리를 산 게

 

어디 보자

 

엘렌도트 백작님이
영주가 되기 전이었지

 

이전 영주는
세금 징수만 신경 썼어

 

세금이 붙어 비싼 농작물을
사려는 상인 같은 건 아무도 없었지

 

너는 그런 마을에
보리를 사러 와줬지

 

초보 행상인을 받아주는 마을이
달리 없었던 것 뿐이야

 

그 이후, 나도 마을도
성장했다고 생각해

 

믿어져?

 

지금은 대도시의 상회가
우리 마을까지 거래를 하러 와

 

난 그런 놈들을 상대로
가격 협상을 하고 있다고

 

당연히 믿지

 

나는 다시

 

너와 보리 가격을
협상하고 싶어, 그때처럼

 

그렇구나

 

나도 마찬가지야, 야레이

 

내년에도 그 후에도

 

이 마을엔 풍년이 들 거야

 

그래, 호로의 기분이
변치 않길 바라

 

늑대는 상관없어

 

그딴 건 없다니까

뭐?

 

낡은 신 따위 필요 없어

 

지금은 교회에
맞서는 시대가 아니야

 

호로 따위는 이제 필요 없어!

 

호로 따위는 이제 필요 없어, 인가...

 

내가 어쨌다고?

 

그렇게 놀랄 필요는 없잖아?

 

너…

 

역시 이 형태는 춥구나

 

역시 마을에 있던거냐?

 

어디에 숨어 있었지?

 

나는 말이지, 정확히 말하자면
보리 속에 있었어

 

수확기에는 마지막 남은
보리 속에 있어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해

 

하지만 예외도 있지

 

마지막 남은 보리보다
더 많은 보리가 근처에 있으면

 

나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그 안으로 이동할 수 있어

 

그러니까 뭐냐

 

그대는 나의 은인이라면

 

은인이구나

 

내가 무서운거야?

 

나는...

 

스스로가 모습을 드러내라고
강요한 주제에

 

그런 주제에 나는
너를 보며 겁에 질려 버렸지

 

그래서 네가 사라진 줄 알았어

 

내 앞에서

 

내 진짜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항상 두려움에 떨었지

 

그렇지 않은 자는
손에 꼽을 정도야

 

이 마을에도 한 명
그런 별난 녀석이 있었지

 

난 그 녀석과 약속했던거다

 

이 마을의 보리를
잘 여물게 해주겠다고

 

그래서 나는
그 약속을 지켜왔지

허나…

 

풍작을 계속하게 되면
토지에 무리를 시키게 돼

 

때로는 수확이 나쁘지 않으면 안 돼

 

하지만, 마을의 녀석들은
날더러 변덕이 심하다고 말하지

 

그게 심해지기 시작한건
요 몇년 사이야

 

내년에도 그 후에도

 

이 마을은 내가 없어도
풍년을 이어갈 거야

 

이제 아무도
날 필요로 하지 않아

 

만약 내가 네 말을 믿는다고 치고

 

의심도 참 많구먼

 

만약 마을을 떠난다면

 

어디 갈 곳은 있어?

 

북쪽

 

북쪽으로 돌아가고 싶어

 

이제 됐어

 

겨우인가?!

 

어둡고 좁아서
옷 갈아입기도 힘들었다

 

야!

 

이거 어떠냐?
잘 어울리는가?

 

잠깐, 그건 내 거야

 

그런 거 같더군

 

10년 동안
공들여 만든 옷인데

 

확실히 재단도 원단도 좋아
이 나한테 잘 어울려

 

그대는 실력 좋은 장사꾼 같구나

 

그건 내 옷이다!

 

하지만 그대는 다정한 수컷이잖아?

 

설마 벗으라고 하진 않겠지?

 

나는 그대와 여행하고 싶은데

 

안 되는가?

 

괜찮겠지

 

이것도 어딘가의 인연이겠지

 

그럼 잘 부탁해, 음…

 

로렌스

 

크래프트 로렌스다

 

응, 로렌스!

 

앞으로 영원토록 그 이름은

 

내가 미담으로 전해주도록 하지

 

편한 장사를
하고 있는 건 아니니까

 

밥값은 스스로 벌어

 

나라고 공짜밥을 얻어먹고
두 다리 쭉 뻗고 잘 만큼 뻔뻔하진 않아

 

나는 현랑 호로
자긍심 높은 늑대이니라

 

그런데…

응?

 

둘이 앉기에는 여긴 조금 좁지않아?

 

너 말이다...

 

잠깐, 야!

 

너무 가까이 오지 마

 

수컷이니 내가 만져주면 좋지?

 

아니야

 

혹시 부끄러워 하는 거냐?

 

걸어나가자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함께 써내려나가자

 

둘만의 안단테

 

장난스레 빠른 걸음으로 당황시키면

 

네가 웃으면서 튀기 시작한 스타카토

 

비행운조차 유혹하듯이

 

눈부신 하늘로 이끌어주네

 

아무것도 아닌 매일하루를

 

가볍게 간지럽히는 멜로디

 

언제라도 듣고 싶어지잖아

 

Step by step 다른 보폭이라도 좋아

 

세상의 어디라도 따라갈테니까

 

It's my way 제멋대로여도 즐겨보자

 

빨리 저 무지개를 너와 보고싶으니까

 

두 사람의 꿈은 계속 이어질 테니까

 

다음 화 장난꾸러기 늑대와
웃을 수 없는 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