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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 뿐인, 단 하나 뿐인

 

단 한명의, 단 한명의

 

나는 여기에

 

잔해들에 파묻혀 숨도 쉬지 못해

 

쏟아지는 비는 잠드는 것처럼

깜깜해

 

이 세상을 살아갈 거라면

어떤 꽃을 장식하면 되는 거야?

믿고 싶은 주제에

믿지 못한 채

 

무력하고

무의미한

자신이

그럼에도

마음으로

울고 말아

이쪽으로

오려무나, 라며

목소리가 들려와

무한하며

무모한

내일이

그럼에도

어디선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단 한가지, 오직 하나 뿐인

단 한명의, 오직 한명 뿐인

 

나는 여기에

 

subtitle by kairan

 

뭘 그리 화내는 거야?

 

어이!

 

어이, 마법사!

 

실험을 방해해버린 거야
미안하게 됐지만

인간같은 건 너한테는
어느 놈을 골라잡으나 다 똑같은

하잘 것 없는 존재 아니었어~?

 

쓱쓱 둘러 보다~

쓱쓱 적당히
잡아오면 되잖아~

 

안 그래?

 

너무하잖아!

아직 말도 안 끝났는데

 

어이, 너!

 

이자벨...

 

여기는...

 

이자벨?

또 뭐 놀림받고 온 거야?

 

그 사람의 목소리다

 

하느님한테 받은 모습인데

머리색이 당근 색인 것도

눈동자가 잡초 색인 것도

전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나는 네가 어떤 모습이든
좋아한다고?

기운을 내!

그 뭐냐...

 

율리스?

 

고마워, 율리스!

 

이자벨!

이자벨, 무슨 일이야?!

 

아이가 마차에 치였어!

이거 끔찍한데...!

그놈들이
이자벨을 쫓아가던 걸 봤어!

우..우리 탓이 아니라고!

이녀석이 제멋대로 길로...!

 

기다려

기다려줘!

 

이자벨은
언제 일어나는 거야?

벌써 한참이나
목소리를 못 들었어

이자벨

이자벨?

이자벨!

 

율리스

이미 이자벨은 가버렸단다

 

아직 자고 있을 뿐이야

 

집으로 돌아가자꾸나

 

싫어...!

안 되지, 아버지!

난 여기서 기다릴 거라고!

 

이자벨이 일어났을 때

혼자서는 쓸쓸할 테니까

언제든

언제까지라도

 

괜찮아

나는 일어났잖아?

 

치세...

 

엘리어스!

 

아아~

꽤 재료비 많이 들었거든, 걔?

시체를 사들이는 데에도

배양조 관리도 공짜가 아닌데...

 

카르타필루스…

 

그 이름으로...

나를 부르지 마라

 

인간의 살집을 얻었을 뿐인...

 

괴물새끼 주제에―

 

엘리어스!

 

괴물이

타인을 괴물이라
불러대는 거냐

 

웃기지도 않는군

 

탄환에는 육체 재생을 막는
마술을 심어뒀다만

 

치세…

살아 있…

문제는 없어 보이는군

 

약간...

아니

꽤 아프긴 하지만요

뭐, 그럭저럭

 

놀랐..어

저도 살짝 놀랐어요

 

치세...

이 모습은 무섭지?

돌아갈 테니 놓으렴

 

그러..네요

 

집 현관은 못 지날 거 같으니
불편할 테니까

돌아가는 편이
좋을 거 같네요

 

그렇...

그렇겠네

 

문을 망가뜨리기라도 했다간

실키에게 혼나버릴 것 같아

 

만일 혼나더라도,
같이 사과해드리겠지만요

 

그것 참 든든한걸

 

 

별난 아이도 다 있군

선생님!!

 

앨리스

 

선생님...!

 

이 멍청아!!

 

혼자서 확인도 안 하고
막 나가지 좀 마라!

쪽지만 발견했을 때는

그냥 확 내쳐버릴까 했잖냐!

죄송해요...

 

자기 힘을 과신하지 마라

 

조금은 생각을 해라

그래도!

그래도...

그랬다간 선생님이...!

 

넌 내 제자고

수호자다

 

수호자가
주인의 곁을 떠나지 마라

 

네!

너무한데~

 

뇌는 말야...

복잡하니까
고치는 게 번거롭다구?

네놈...

 

나는 그저

괜찮은 소재로써
저기 있는 개가 갖고 싶을 뿐인데

 

마술사는 마법사의 영역에는
발을 들이지 않는다

암묵적인 약속이었을 텐데

 

어째서 네놈은
요정에게 손을 대는 거냐?

 

그치만...

재밌어 보이잖아!

 

키메라의 내용물로
요정을 쓴다면

정말로 편리한 걸
만들 수 있을 거 같은걸!

 

하지만

요정의 저주는 귀찮으니까 말야

거기 있는 마술사한테
목걸이 채워놨던 거였는데

 

괴물 자식

 

심부름도 못 하는
개라면 나도 필요 없어♪

 

그거...

그거는...

 

이자벨...?

 

저건 당신의 이자벨이 아니야

 

당신은

이전에도 본 적이 있어

울타르에서 마슈를 속이고
미나를 죽인 녀석

 

울타르~?

아아!

고양이 실험인가!

한번 더 해 보면

이번에는 나름 결과가
잘 나올 것도 같은데

어떨까~

 

치세

 

안 넘겨줘

 

이 아이는...

 

절대로!

안 넘겨줘!

 

건방진 애새끼구나

 

치세...?

 

뭐든?

 

그래

마법이란 건 말이지

사실,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거든

돌멩이를
금으로 바꾸는 것

물고기가
공중을 헤엄치게 하는 것

작물을 썩지 않고,
그대로 존재하게 두는 것도

 

그의 말이

머릿속에서 미끄러져나간다

 

그래도 말이지

그건 해서는 안 되는 짓이란다

 

당신한테는

안 넘겨줘

 

꼬맹이 주제에
아는 것도 많구나?

대모벌

거미의 천적이지

 

그래도

그렇게 작아서는...

 

반대로 먹혀버릴걸~?

 

치세!

그만두렴!

 

네 몸이―

 

마법사!

 

약간 '먹힌' 것 뿐이다

 

치세...!

 

치세!

치세!!

 

그런 짓은 안 돼

우리는 세계의 룰을
뒤틀어서는 안 되는 거야!

 

말과 모자[호스·앤드·해톡]!

 

요정의 주문인가...

한 방 먹여주시네?

 

왜 저게 갖고 싶었던 거였더라...

키메라를 만드는 데에―

애초에 나는 왜 키메라를?

필요성은?

 

뭐, 아무렴 어때~

 

네 실로 찾아주렴?

 

흠, 흠

이 부근이라면
그 자식도 쫓아오지는 않겠지

 

덕분에 살았어, 파란 불

그림자 가시나무였냐!

하여튼, 성가신 일을
끌고 오고 말야~

싫어하는 것도 아니잖아

뭐, 그렇징~

머리에 올라타지 마라!

 

그는 윌·오·위습

묘지나 숲에 살며
사람을 현혹하는

파란 도깨비불의 요정이지

통성명으로는
부르지 말라고!

매너 위반이거든!?

그래, 그래

 

전신의 피가
엄청난 속도로 돌고 있어...

 

치세, 진정하렴

괜찮으니까

 

엘리어스...!

엘리어스, 죄송해요...!

죄송해요!

그렇게 당부하셨는데!

죄송해요...!

다음부터는 조심하고

그거면 돼

 

치세!

 

몸의 피가 넘쳐나서

펑크나버릴 거 같아...

 

네가 밤에게 사랑받는 아이[슬레이·베가]인가

연약하구나

불쌍하게도

내 석탄을 들고 있거라

조금은 편해지겠지

 

따뜻하다...

 

너는 이제야 눈이 좀 떠지더냐
잠꾸러기 개!

 

개가 아니야!

난...!

 

웬 미친 소리 마라, 멍청한 개야!

너는 인간도 아니고,
평범한 개새끼도 아니여!

아직도 잠꼬대하는 거냐!

 

대체 언제까지
강아지 기분으로

죽어버린 녀석한테
어리광부리는 게야!

 

빽빽 울어대지 말고

얼른 역할을 완수할
모습으로 돌아가거라

묘지기 개[처치·그림]!

 

너는~

묘를 어지럽히는 놈 궁둥이를
지옥의 문까지 쫓아몰아가는

블랙 독이지 않으냐!

 

그런가

그랬었구나

 

지금이라면 알 수 있어

제아무리 기다리더라도

내 여동생은 이제

돌아오지 않아

 

치세

 

나를 네 곁으로
데려가주지 않겠어?

모든 것을
네게 내어줄 테니까

 

참 빙-신 같은 개구나, 너어는~!

아무리 슬레이 베가라지만!

굳이 우리들 쪽에서
인간에게 매듭을 요구하다니!!

 

《매듭》...?

 

사역마가 되겠다는 신청이지

그 중에서도
모든 것을 공유하겠다는

무엇보다도 강한 약속

감각, 감정

시간까지도, 말이지

 

시간?

네가 죽으면, 그도 죽는 거야

 

그런 건!

 

괜찮아

나도 너에 대해
'보았으니' 알고 있어

 

이자벨은

기다리지 않아도 괜찮겠어?

 

아!

이런 곳에 있었네~

 

카르타필루스!

 

그 이름을...

부르지 말라고 했을 텐데?

 

너무하네~

쓰기 익숙해진 팔이
사라지면 불편한데

 

네 팔은

안 돌려줄 거다?

 

괴물의 재료로
전락해버린 팔 따윈

내 쪽에서 사양하겠다

 

아!

개 모습이 됐네?

노리기 쉽겠다!

 

부탁해, 치세!

네가 죽으면, 그도 죽는 거야

 

저녀석한테 붙잡히기보다!

여기에 남기보다!

나는, 너의―!

 

괜찮아

이제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은 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나를 따라서 말을 읊어

 

지금, 여기서 맺으리

은의 현

 

지금, 여기서 이으리

핏줄기의 뿌리

 

더는 떨어지지 않도록

호랑가시나무를

 

더는 풀리지 않도록
송악덩굴을

 

-일곱 그루 주목에 일곱번 묶으라

 

-끝자락의 뱀이

-꼬리를 토해낼 날까지

 

치세

나에게 새로운 이름을 줘

나를 너의 곁으로 데려가줘

 

어서 와

 

루츠[ רוּת ]

 

어라라~

인간의 꿈에서 깨어나버렸나

 

잘 자렴

이자벨

 

나와 저 아이의 시간이
끝나는 때까지만

기다려줘

 

뭐야~

저 아이 것이 돼버린 건가

 

매듭을 풀어내는 건
귀찮을 거 같네~

귀찮다면 물러나지 그러냐

 

응!

그럴게~

 

뭐야, 그 표정은?

오래간 살다 보면

체념도 빨라지는 법이라구?

 

네놈은 무슨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거냐

 

고통 없이 살기 위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끝을 맞이할 날까지

썩어가는 채로 있기는 싫잖아

 

아프고

괴로워

 

어라?

그래도 왜 난 이런 몸이...

 

그렇다면 자신을 위해
타인은 괴로워 해도 된다는 거냐?

그런데?

다 그런 법이잖아?

생물이란 건 말야♪

 

그렇게 생각한다면

넌 인간도, 짐승도 아니다

사람의 모습을 띈
괴물에 불과하다고

카르타필루스

 

내 이름은 요셉이야...

꼬맹이 씨

 

또 보자―

 

천재지변같은 놈이로군

정체를 알고 있는만큼

재해 쪽이 차라리 나아

 

카르타필루스...

오랜 옛적에

신의 아들에게 죽지 못할
저주를 받았다고 하는 사내

목적도 명확하지 않고

그저 한결같이

자신의 흥미만으로
행동하는 괴물이다

그리고

괴물 눈에 찍힌 결과가
그 꼴인가

 

또 어쩌다 그런 거야?

거절했다간
목이 날아갈 뻔한 상황이었으니

하는 수 없었다

그렇군

 

어이, 네놈

그녀석과
만난 적이 있는 거냐?

'그거'랑?

없거든, 그런 거

그런가

 

돌아갈 거라면 조심하라고

네놈에게
걱정받을 이유는 없다

 

돌아가자

 

네!

 

그럼 어디

나는 이 녀석을
'저쪽'까지 바래다줘야겠지

 

일 한번 열심히 하시는군

살아 있는 놈은
늪으로 안내하는 게 내 일이지만

죽은 놈은 저쪽 문까지
안내한다는 것도 내 일이지

 

이녀석은
만들어진 존재지만

만들어진 놈에게는
만들어진 놈의 영혼이란 게 깃들지

 

그럼 잘 있어라~

 

그럼, 우리도 돌아갈까

설명 등등은 내일 하자꾸나

지쳤지?

네...

 

잔소리도
돌아간 뒤를 기대하고

네...

 

루츠

 

같이 돌아가자, 루츠

 

그래

네가 돌아갈 곳이

앞으로는 내가 돌아갈 곳이다

 

가지에 맺힌

과실이 여물기 전에

떨어져버리지 않도록

 

괴로울 정도로

또다시 흐드러지게 피어나네

아침으로 이어가듯이

몇번을 되풀이 하며

되풀이 하며

다시 태어난대도

언제든 새로운

하늘을 보여주겠어

누구도

다른 그 누구도

적지 않은

이야기를

새하얀

순백색으로 빛나는

지도에 그려나가자

 

새로운 친구

잠시간 찾아온 평온한 휴식

소녀는 마음에
그늘을 끌어안은 채

아름다운 장미원으로
발을 디딘다

 

나에 대해서 떠벌렸다간
잡아먹어버릴 거다?

 

subtitle by kai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