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던전 관리인 08

던전에는 그 던전 고유의
규칙이나 구조가 있다

 

예를 들면, 이 던전은
은은하게 공간이 빛나고 있다

 

불빛이 필요 없을 정도로 밝고

"빛이 비추고 있다"―

그렇다기보다
"빛이 머물고 있다"

그런 느낌이다

 

그밖에도

시야를 막는 어떤 특별한 것이
있는 게 아닌 직선 통로도

신기하게도 멀리까지
내다볼 수가 없다

 

중간부터 안개에
가로막힌 듯한…

마치 그런 것처럼 안 보여

 

모든 것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라는 복잡한 생각은 안 하지만

신기한 공간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고용되기 전까지는

 

던전 관리인
sub by 별명따위

덜컹덜컹 SE를 내며 무너지는 상식 Wall

 

악이라거나

정의라거나

의논은 아무래도 좋으니까

그것보다도 아무튼 Do it now!

 

녹슬어 버렸을

마음을 울려보면

수줍어질 정도로

하모니가 함께 울려퍼져

 

마이크로라고 해도 혁명이야

느끼고 있잖아?

여기서부터 전부 바뀔 거라는

운명적인 예감

가속해가는 Heartbeat

좀 더 강하게 어택을 해 봐

 

늘 깜짝 놀라는 샛길도 나쁘지 않은걸

즐기지 않으면 아깝다는 건 인생의 기본

진심의 볼륨을 살짝 올리고서

웃어 보면

이거 보라구?

 

던전 관리인
sub by 별명따위

『디자인 변경과 고용』

 

디자인 변경?

 

5층의 맵을 다시
만들려고 하는데요

 

안트무르그 던전에서는
비정기적으로 층 하나만

맵이 갑자기 새롭게
변경되는 일이 있다

 

그래서 「오래된 층이
갱신되는 것이다」

그런 인식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는…

 

저층은 특히 단조로운
맵이 되기 십상이라서

디자인 변경은 일종의
축제 같은 거예요

순서대로 하지 않으면
불평, 불만이 모여들게 되거든요

그렇구나

그래서 있죠

클레이 씨, 기왕 이렇게 됐으니까
맵을 만들어 보지 않으실래요?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데

 

네!

그렇게 해 주시는 편이 이쪽에서도
새롭게 깨닫는 게 있을 것 같으니까요

그렇구나
알겠어

 

그럼 뭘 하면 돼?

 

그렇네요

우선 현재 배치도를…

 

지금은 맵이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아, 이 지형은 알고 있어

이걸 참고로 비슷한 맵을
구상한다는 거야?

그렇게 되겠네요

그리고 무언가 도입하고 싶은
요망이 있다면 그것도 생각한다!

그런 식이면 돼요

 

요망…

 

탐색할 경우 그 너머가 보이지 않는
골목길은 조심한다

 

문은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어

 

갈림길은 반대에서
협공해 올 것을 경계한다

 

그밖에도 통로나 문에 설치된…

그러고 보니 이 던전은

보물상자에는 갖가지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데

통로나 문에는 함정이 없네

어째서…

그렇네요…
그…

그렇구나!
몬스터가 걸리기 때문이구나

 

네…

 

몬스터도 순회하고 있으니까
함정이 있다면 당연히 걸려

고용된 모두에게 함정 회피 지식과
기술을 익히게 만드는 건

확실히 무리야

바닥…
벽도 안 되겠어

하지만…

 

문 형식의 함정이라면
만지지만 않으면 되지 않아?

연락사항 등으로 여는 일이 있으니까요

무엇보다도…

함정이 있다는 걸 전하면
재미있겠다면서 여는 분이 일정 수 계시거든요

반대로…

 

어린애냐

 

뭐, 됐어
논점이 어긋났네

탐색자가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는 건

던전다운 위협적인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어

그러니까 골목길, 갈림길,
문이 있는 공간을 적당하게 배치해서

끝…

끝?
정말로?

 

던전이라는 건 그런 거였나?
너무 단순한데

 

무언가 부족한 요소가…
무언가…

 

적!

그래, 몬스터야!

맵을 변경하는 걸로는 부족해

통로도, 함정도

몬스터의 위협과
합쳐져야 던전이지

그렇다면…

 

어떤가요?
할 수 있으시겠어요?

그렇네
맵 이전에

먼저 배치되는 몬스터의
상세적인 내용부터 생각하는 게 좋겠어

 

몬스터가 잘하고, 못하는 걸 고려해서
지형에 맞춰 배치하고 있지?

 

몬스터가…

잘하고, 못하는 걸…

고려하지도 않았다는 반응!

 

지금까지 어떻게 했었어?

그게…

최소한의 본인의 요망을 물어보고…

그 외에는…

 

제비뽑기로!

제비뽑기?

이, 일단 이유가 있는데요…!

 

초기에는 종족이나 특성을 생각한
배치를 진지하게 고려했었다나 봐요

하지만 몬스터의 수가 늘어나면서
배치가 겹치는 일이 늘어서

그래서, 그…

제비뽑기를 채용하게 되었다고…

그렇구나
알겠어

그럼 몬스터의 배치는
제비뽑기로 정한다는 거구나

그대로 가도 괜찮은 거냐?

아뇨!

이번에는 5층의 디자인 변경을
클레이 씨한테 맡긴 거니까요

어떤 결정이든 의향을 존중하고서
지시에 따르고 싶다고 생각해요

 

알겠어
모두의 상세한 정보를 줘

제비뽑기로 하죠!

 

몬스터의 배치는 제비뽑기로 정한다

분명 요망을 모으는 것보다
평등하고 손도 많이 안 가

 

그리고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는
던전다움도 만들어져

 

심오하네

깊게 생각하는 것 같다만
귀찮아진 것뿐이다

공간의 수나 넓이에는
제한이 있어?

아, 현재 5층 담당 몬스터는

전문 에어리어가 필요하신 분은 안 계시니
자유롭게 해 주셔도 돼요

- 보물상자는?
- 응?

아, 기왕 신입이 맡은 일인데
분발해서 15개를 준비하지!

괜찮나요?

최근 꼬맹이들이 대장간 일에
의욕을 붙태우고 있어서

내가 시험적으로 만든 것도 있고
남아돌고 있어서

그렇구나

 

이거면 어떨까?

 

주택 구획 정리냐

왜 이렇게 된 거냐

그게, 탐색자로서 싫다고 생각하는
요소를 담아본 건데

그런 생각은 나쁘지 않은데

[보물상자] [작업원 통로]
보물상자를 배치하는 공간의
벽이 너무 얇아

이러면 꼬맹이들의
벽 통과를 사용할 수가 없다

그렇구나
간과하고 있었어

뒤쪽에 통로가 필요했었지

아래에서 기어가지 못할 건 없다만
시키고 싶지는 않군

 

그 팔다리로 기는 건가

 

음!
뭐, 이 정도겠지

꽤나 평범해졌군

응, 잘 생각해 보니까
이 던전에서는

직선 통로에서도 시야가 안 좋아

 

그건…

 

연출이에요

 

연출?

이 던전 특유의
고집한 장치예요

고집한 장치

저희는 가뜩이나 계층별
특색이 없는 던전이니까요

그런 자잘한 연출로
노력하지 않으면

평범한 동굴이 돼버려요

 

평범한 동굴…?

 

이렇게 됐으니까

"이러면 좀 더 던전다워진다" 같은

깨달은 부분이 있으시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아, 응…

 

던전다움…

 

던전의 보스가 보스답지 않아!

 

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맵도 문제가 없어 보이니까
바로 적용해 봐요

클레이 씨, 따라와 주세요

보여주는 거냐?

네, 적당할 즈음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응?

그러냐
그럼 나는 안 간다

 

알겠어요

 

뭘 보여주는 거야?

이 던전의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

초기 구역이에요

초기 구역?

 

초기?
던전의?

이건 문이야?

그렇네요

성질적으로는 봉인에 가까운 거예요

제가 아니면 열리지 않아요

 

해제

 

확실히

던전과도, 거주구와도 달라

 

지금껏 본 적이 없어

 

이곳도 봉인이야?

봉인이라고 할 것까진 아니지만

마력의 파장을 맞추지 않으면
열리지 않도록 되어 있어요

마력의 파장

파장이라는 게 있는 건가

 

여기는…

 

어머, 너

인간족인 것치고는 괜찮은걸

 

어때?
나와 이어져 보지 않을래?

어느새에…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어

 

치사해

나도 그릇이 필요해

 

그 층에서 가장 강한 힘을 자랑한다
흔히 말하는 문지기
한 파티가 들어가면 그 공간은 잠겨서
상대를 쓰러뜨리거나 귀환 스크롤을 사용하지 않는 한
탈출할 수가 없다
플로어 가디언은 대부분 같은 개체가 나타나므로
몇 번씩 도전해 작전을 짜는 탐색자가 많다
 
플로어 가디언

던전 관리인

 

위험해
저항을…!

나도

 

어머

 

클레이 씨는 소중한 종업원이에요

손을 대면 안 돼요

어머, 귀여운 애가 있길래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건가 싶었어

 

소란스럽게 만들어서 죄송해요

초면이라 들떴나 봐요

어, 응

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했어

 

몬스터야?

아뇨, 정령이에요

정령?

 

네, 물의 정령이에요

 

정령족의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족"이 아니에요
그 존재라고 해야 할지…

그 존재…?

이 공간은 정령이 사는 세계와
경계에 위치해 있어요

정령이 형태를 가질 수 있는 곳이에요

그렇구나

뭐든지 다 있다는 건가

정말 뭐든지 다 있네

던전…
던전이니까

 

어머, 이해하지 못했다는 얼굴

전혀 모르고 있어

제가 직접 계층을 생성하는 건
손이 많이 가니까요

초기 형태 만들기는
본직 정령에게 부탁하는데요

본직 정령?

그게 뭐야!?

그 후에 던전 내부의 빛을
빛의 정령에게

 

시야 방해를 어둠의 정령에게

방해

 

그런 식이겠네요

그렇구…나?

 

그래서 이쪽이 본직인
흙의 정령이에요

안녕

아, 안녕하세요…

본 적이 있어!

 

덥수룩 수염은 죽었어?

덥수룩 수염?

혹시 랑가드 씨를 말하는 거야?

건강한데

 

여기, 78?

65 지점에 구분을 짓기 위해
모퉁이를 만들고 싶으니까 85까지…

여기하고 저쪽을

그리고 이 모퉁이를 이어서

꼼꼼하네

그치?

끼워줘~

나도~

어디에?

 

다 됐다
어때?

네, 완벽해요!

 

그럼 다음 부탁드려요

 

밝다, 밝다!

보이지 않아, 보이지 않아

놀고 있는 걸로밖에 안 보여

그리고 내장은 평소대로?

네, 평소처럼 랑가드 씨한테 맡길 거예요

그럼 연결은 맡긴다

 

감사합니다

 

이상이에요
오래 기다리셨죠?

응, 수고했어
나는 아무것도 안 했지만

 

클레이 씨가 계셔주셔서
모두 조용했어요

평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랑가드 씨가 싸우거나

랑가드 씨…

또 보자

 

또 만나

 

또 만나자…

 

제어

 

던전 에어리어
기본 설정

축소도 참조

 

정보 추가

 

이걸 이렇게 해서…

 

선택 정보 삭제

 

끝났어요

나머지는 랑가드 씨의 일이네요

 

지금 그걸로 바뀐 거야?

전혀 실감이 들지 않는데

그렇네요

아무래도 손으로 묻고,
파는 건 어려우니까요

손이라기보다…

마법으로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정령…
정령술이었나?

뭐, 마법 같은 건가

 

그래, 끝났냐?

네, 나머지는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

뭘 하는 거야?

 

방해하지 않는다면
보러 와도 된다

 

던전이라기보다도 동굴 같네

 

이걸 말이지!

 

한 번에…!

굉장하네
마법이야?

 

이게 내 상상을
재현해 주는 거다

정령 님은 힘은 굉장하지만
센스가 없어서

고대 유적처럼 전부
깔끔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래서는 던전답지 않지!

 

그렇구나
싸움으로 번질 만하겠어

 

이걸 전부 한다

힘들겠네

 

그러고 보니 지금 탐색자는
5층에 안 와?

아, 네

저층에서는 옆에 새로운 층을 만들어서
전환하기도 하지만

5층에 오는 탐색자는
인원이 적어서

이전 층의 플로어 가디언의 공간을
전투 중 취급으로 하고서

문을 닫아두는 거예요

 

플로어 가디언과의 전투 중에는
남이 손을 댈 수 없도록 문이 닫힌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런 이유가 있었구나

여기는 랑가드 씨한테 맡기고
다음으로 갈까요?

 

이건…

슬라임이야?

슬라임의 원본이 된다고 해야 할지…

원본?

 

슬라임

무기든, 갑옷이든
뭐든 녹여버린다

더욱이 마법 공격 말고는
타격을 받지 않는

매우 위험한 몬스터다

하지만 안트무르그 던전의 슬라임은
일반 슬라임보다도 훨씬 약하고

공격을 해오는 일도 없다

 

귀중한 마법 전력을
소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탐색자가
상대하지 않지만

 

이걸 어떻게 하는 거야?

완성된 5층의 통로에
배치해 두기 위해서

다루기 쉬운 크기로
자르는 거예요

 

확실히 던전에서 조우하는 슬라임은
대체로 저 사이즈였는데

뭐랄까

너무 막 늘리네

 

그러고 보니 슬라임은
쓰러뜨려도 보석이 나온 적이 없어

 

계약을 하고서 보석으로
소생을 하는 몬스터가 있는 한편

계약하지 않은 몬스터는
소생하지 않는다는 건가

 

뭐, 슬라임 상대로는
계약은 할 수 없겠지만

 

슬라임은 선대가 만든 초기 몬스터예요

베어서 분리할 때에
가죽이 찢어져서

수복 마법을 걸은 도구로
절단하고 있어요

저 긴 손도끼 같은 거?

 

찢어지면 어떻게 돼?

마력이 새어나와서 썩어버려요

마법 공격을 맞으면
표피가 무너져서 죽는다는 건가

 

너무 약한 거 아니야?

몬스터이긴 하지만

탐색자를 습격하는
역할이 아니에요

호전적으로 설정하지도 않았으니까요

 

응?

마력을 사용해서 순 마법과는 반대의…

그렇네요

마법이라는 건 마력을 사용해
물질을 의사적으로…

 

아… 그러니까

슬라임은 마력을 사용해서
물건을 분해하는 청소 몬스터예요!

 

청소용?

던전에서?
뭘…

 

아, 보석이 되지 않은 몬스터나
탐색자의 시체인가

 

저층에서 자주 보이는 건

시체나 전투 흔적을
청소하고 있던 건가

그렇게 되겠네요

 

"뭐든 녹인다"가 아니라

"청소를 위해 녹인다"였던 건가

그렇구나
현명한데

 

알겠어, 그래서…
저 작은 슬라임은 뭐야?

 

내장 마력을 많이 사용해서
마력으로 분해하는 게 어려워진 개체네요

안에 든 게 마력밖에 없어서
줄면 작아지거든요

 

일단 되돌려서
다시 베어내요

 

계속 자르다 보면 원본이
점점 작아지는 거 아니야?

네, 그래서 정기적으로
마정석을 먹여서

마력을 보충시키고 있어요

그렇구나

 

편리하네

아니, 편리한 건가?

 

혹시 분리시킨 슬라임에게도
개성이 있어?

네?

개성은… 없네요

 

부여된 명령을 소화할 뿐이니까요

그걸 지성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그렇구나

 

한 명당 한 장이에요

 

상자 안을 엿보는 건 안 돼요

 

5번은 어디?
5번

아, 계단 앞인가

이거, 몇 번이라고 쓰여 있어?

10번이네

또 옆이네!

 

전에 연습했던 합체
해 보지 않을래?

- 오, 좋은데~

해 보자~

 

장소 교환은 안 돼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제비뽑기가 성황이네

 

설마 4층의 플로어 가디언에
먼저 온 사람이 있을 줄이야

플레임 히어로인가?

 

라이엇일지도 몰라

아, 그 신입 파티인…

 

그건 그렇고 긴 전투네

고전하고 있는 건가?

 

여기에서 고전해서야
아직도 멀었는걸

 

새하얀 설계도

너와 선을 그려나가

작은 프레임 한 가득 퍼져가는

아직 보지 못한 푸르름

 

혼자서 그렸던 설계도

항상 완성이 보이지 않아

구깃구깃 이상의 흔적

창문 옆에 쌓아가고 있어

거리감은 금방 고장이 나 버리고

마음은 방향치에

그런 서투른 미로의

골의 반대에서 만난 것

너와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세계에서

「어디로 갈까」라면서

자, 느긋하게 가 보자

마음에 그리는 대로

그리다 말았던 아웃라인을

볼품없고 아름다운

우리만의 미래를

잃고서 넘어지면서

너와 어렵게 만난 기적에

이 비뚤어짐도 조금은

사랑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상도와는 먼 모양에

낙서 같은 선에

「진짜 못 그리네!」라며 서로 웃는 너와

그려나가는 두 사람의 푸르름

 

우리는 「빙랑의 어금니」

안트무르그 최고의 탐색자 파티다

먼저 바로 나―

어디 보자

다음 화, 던전 관리인
제9화

『국왕과 던전 마스터』

어이, 래터
아직 말하던 도중이었잖아!

이번 주부터 예고 시간이
짧아졌단 말이지

뭐, 뭐라고!?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