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세이프!

학급이랑 이름 얘기해

하지만...

학급이랑 이름

2학년...

아리마?

저 녀석이!

선생님, 아직 시간 안 됐어요
보세요

8시 29분이잖아요

시계가 빠른가?
기다려

생활의 흐트러짐은
마음의 흐트러짐이다!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어!

저런 데 붙잡히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

시끄러워

그것도 수료식 날 말이야!

넌 항상
날 어쩔 줄 모르게 만들어

"고1 - 3학기"

아리마 하야토입니다

반장 옆에 앉아
츠카사, 잘 부탁해

잘생겼는데 좀 무섭다

난 시노하라야
필요한 게 있으면...

낯을 가리나?

"고2 - 1학기"

공 가져다 놓고 와

츠카사, 잠깐만

네

시노하라 말고

죄송합니다

웃을 거 없어

남자랑 이름이 똑같다니
웃기잖아

츠카사는 좋은 이름이야

너랑 잘 어울려

넌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내 마음을 흔들어

빨리 가지 않으면 늦어

뛰어다니지 말라니까

빨리 가자
늦었어

"고2 - 2학기"

힘내!

"고2 - 3학기"

생각해보면
난 항상 널 보고 있었어

2학년이 벌써 끝나다니

3학년 때도
같은 반이면 좋겠다

봄방학에
다 같이 놀러 갈래?

그거 좋다

어디 갈까?

후지큐 놀이공원은 어때?

재밌겠다

뭐야?

샤프심이 필요해서

줄게
대신 돌려줘야 해

저번에는 안 돌려줬잖아

알았어
다음에 몸으로 갚을게

징그러워!

쟤 왜 저래?

너희들 개그맨 같아

샤프심이나 돌려주면 좋겠어

관심받는 거 좋아하잖아

아니거든

아리마는 확실히
츠카사를 좋아해

항상 츠카사만 놀리잖아
몸을 이렇게 기대지를 않나

우리한테는 절대
그렇게 안 하거든

고백 한번 해봐

무슨 소리야?

그러다가 다른 사람한테
뺏길 거야?

절대 짝사랑이 아니니까 괜찮아
우리가 보장할게

해봐

괜찮아

뭐?

그게, 그러니까...

나는 1학년 때부터
너를 좋아했어

미안

미안해

난 널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 없어

넌 뭐랄까...

정말 좋은 친구라고 생각해

응, 알았어

역시 그렇지? 앞으로도
친구로 잘 지내보자

그럼 안녕

갈게

친구로 생각하는 거면...

헷갈리게 하지 말든지!

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
(My Heart Beats Because of You)
(胸が鳴るのは君のせい, 2021)

"학급 공고"

3학년 A반이다
우리 또 같은 반이야

잘됐다

"아리마 하야토"

같은 반...

나도 같은 반이네

잘 지내보자

쟤 잘생겼다고 인기 많잖아
같은 반이라니!

"아리마가 츠카사 고백을
거절했대요"

이게 뭐야?

누가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아리마한테 들었어

아리마한테?

소문을 내다니
나쁜 놈이지

아닐 거야
아리마는 그럴 애가 아니야!

아리마 왔다

왜 그래?

이거 쓴 놈 누구야?

나쁜 자식!

그만해!

좀 말려봐

아리마, 그만 하라니까

진정해

"정학 처분
3-A 아리마 하야토"

"위 학생은 교내에서
폭력을 행사했으므로"

"5일간의
정학 처분을 내립니다"

아리마

아리마
아리마 하야토!

소란 피우지 마

나...

나...

나 아직 너를 좋아해

어제 날 위해
싸워줘서 고마웠어

나 아직 포기 안 했어

차였어도
계속 노력할 거야

그럼
할 말 끝났으니까 갈게

아야

갈게

츠카사

올해도 잘 지내보자

응!

됐어!

안녕

안녕

안녕
왜 멍하니 있어?

아리마 선배

이거 받아주세요

응, 고마워

봤어?
러브레터 아니야?

아리마, 3학년 되니까
인기가 더 많아졌네

넌 안 되겠다

너무해

곧 수업 시작하니까
나중에 보자

난 역시 하세베가 좋아

미안

지난번 일은 미안해

사실 수료식 때
너희 얘기를 엿들었어

나...

널 계속 좋아했어

그래서...

괜찮아
화 안 났으니까

내 마음도 알아줬으면...

여자들은
매달리는 남자 싫어해

츠카사, 인기 많네

이번 기회에
야스다로 갈아타버려

너랑 상관없잖아

아냐
나랑 상관있어

내 사촌이 저번 학교에서
아리마 여자친구였거든

뭐?

아직 미련이 있는지

나한테 아리마를
지켜보라고 하더라

솔직히 귀찮아

전 여친이 있었구나, 아리마

주목!

이번에
오리엔테이션 캠프가 있는데

학급 실행위원으로
추천할 사람 있습니까?

너 이런 거 잘하잖아

이런 거라니?

저요
미카미를 추천합니다

그렇지?
착실하잖아

저기, 전...

- 잘 부탁해
- 잘 부탁해

하지만...

억지로 몰고 가지 마
다른 사람 없어?

누구든 좋아

저요
제가 할게요

그럼 부탁할게, 시노하라

결정됐다, 박수!

봐, 잘하잖아

어쩌다 보니
하게 된 거야

바보

조용히 해

"키타미대학 부속고등학교"

식당은 저쪽입니다
저쪽으로 가세요

쟤 귀엽다

엄청 귀여워

거기
멈추지 말고 이동해

너희 학교도 캠프 왔구나

나뭇잎 붙었어, 하야토

그대로네

잘 먹겠습니다!

카레 넣을게
어딨지?

배고파

아직이야?

거의 다 됐어

아까도 그랬잖아

하야토

이거 먹어

너무 많이 만들었거든

다 같이 드세요

그래도 돼요?

진짜요?

여기요

맛있겠다
잘 먹겠습니다

또 보자

맛있어
장난 아니야!

많이 기다렸지?

무거워

왜 너 혼자 치우고 있어?

잠깐만

카레, 그럭저럭 맛있었어

먹었어?

당근이 너무 크더라

다 젖었잖아

괜찮아
금방 마를 거야

잡아줄 테니까
얼른 해

자세가 이상한데...

괜찮아

마지막이야

고마워
덕분에 끝냈어

넌 여전하네

실행 위원은
심부름꾼이 아니라고 얘기해

괜찮아

보면 볼수록
너무 물렀다니까

잠깐만

있잖아

왜 고백 거절했는지
얘기해줄 수 있어?

그걸 여기서?

우린 전혀
그런 분위기 아니었잖아

같이 있어도
친구끼리 노는 것 같달까?

난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거네

난 왜 이 모양일까?

아냐
너도 장점이 엄청 많아

어떤 거?

우선 마음이 넓어서
다른 사람을 잘 돌봐줘

걱정 없는 듯이 웃지만
사실은 겁쟁이고

싸우자는 거야?

그리고...

날 믿어준다는 거

하야토

무슨 일이야?

안녕

안녕

하야토
지금 시간 괜찮아?

츠카사 여기 있어

혼자 시켜서 미안해

괜찮아, 금방 했어

무슨 일이야?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

미안

잠깐만
츠카사 아직 밥 못 먹었어

뭐, 진짜?

남은 거 있어

미안해, 같이 먹자

고마워

나머지도 이따 부탁해

친한가 봐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돼?

지금 자유시간이야

아픈 덴?

괜찮아
새 학교도 익숙해졌어

그랬구나

다행이네

드디어 만났네

나...

너를 만나려고
다시 돌아왔어

고생했어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마

아까 주차장에서 만난 애가
내 사촌이야

그렇구나

이름은 하세베 마유고
세이유리오카 여고 3학년이야

물어본 적 없어

너는 뭐든지
얼굴에 드러나는구나

표정이랑 행동으로
다 알 수 있어

뭐가?

연애 초보인 게
다 티난다고

"2호실 3-A
츠카사, 야요이, 미도리, 치카, 에리코"

만화책
네가 다 가져왔어?

안 무거웠어?

30분 후에 불 끌게

하나도 안 졸리는데

지금 남자 방에
놀러 갈까?

좋아, 재밌겠다!

아냐, 걸릴 거야

괜찮아, 고등학교 생활에
추억을 남겨야지

난 실행 위원이잖아

잘생긴 아리마 방에
놀러 가자

좋아, 가자!

안 갈 거야?

난 실행 위원인데...

놀랐잖아

들어갈게

왔네

문제가 없도록
감시 차원이지

너까지 뭐 하는 거야?

난 감시하려고 온 거야

실행 위원으로서?

그래
실행 위원으로서

게임 하자

이런 걸 가지고 왔어?

무거웠겠다

3!

하나, 둘, 셋

해안에서
용궁의 심부름꾼을 만났다

상금 2천만 엔 획득!

있잖아, 일요일에
다 같이 바다에 가자

좋아

떠드는 거 누구야?

생활의 흐트러짐은
마음의 흐트러짐이다

걸리면 모두 학교로
돌려보낼 거야

빨리 숨어!

불 꺼야지

얼른 숨어

생활의 흐트러짐은
마음의 흐트러짐이라고 했지

이리 들어와

빨리 자

이 방은
전원 다 있나?

네

간 것 같아

큰일 날 뻔했어

아까 걔, 누군지 알아?

타구치 아니야?
타노구치였나?

이름도 모르는 남자랑

한 이불에
들어가려고 했다니

너도...

뭐?

키타미대 부속고는
이쪽입니다

집합

3-A반은 이쪽이에요

나?

츠카사 맞지?

부탁이 있대

일요일에 나도
바다에 같이 가고 싶어

네가 초대한 걸로 하면
안 될까?

하지만...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런 부탁해서 미안하지만...

날 도와줬으면 좋겠어

야스한테 들었는데

네가 하야토랑
제일 친한 친구라면서?

싫으면 거절해도 돼

나...

하야토랑 다시 사귀고 싶어

부탁이야

도와주지 않을래?

"바다에 마유도 온대!"

"기대된다!"

"너도 갈 거야?"

"당연하지!"

바다다!

기분도 좋고
날씨도 좋구나

내가 가는 곳은 항상 맑아

역시 야스가 최고야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네

저 두 명은
왜 초대한 거야?

그냥 어쩌다 보니...

또 그런다

하야토, 저쪽으로 가보자

마유, 뛰지 마

괜찮아

넘어지겠어

빨리 와!

뭐야?
너 보라는 거야?

얘들아
음료수 사러 가자

그래

도전을 좋아하나 봐?

저럴 거 알면서도
데려오다니

너야말로

사촌이라면서
왜 그렇게까지 도와줘?

하도 부탁을 하니까

마유는 아리마랑 헤어진 거
계속 후회하고 있어

아리마가 전학 간다고
말했던 날에

'떨어져서 괴로워할 바에야
헤어지자'라고 했대

바보같이

싸워서 헤어진 게 아니구나

그 후로 아프기도 했고
부모님이 이혼도 하셔서

많이 힘들어했어

좋은 사촌이네
감동했어

나야말로 감동이야

아리마를 그렇게
일편단심으로 좋아하다니

진작에 차였는걸

그래도 아직 좋아하잖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니까

모처럼 바다에 왔으니까
실컷 즐기자

여기, 패스!

나이스 캐치

빨리!

츠카사!

타카오카, 어디 있어?

다 왔어, 그대로 가

아니, 왼쪽이야

잘한다

준비하고, 내리쳐!

보냈어

왔다, 고마워

이제 여기 근처
식당에 가려고

우리는
좀 더 있다 갈게

알겠어
쟤한테 지면 안 돼

엄마

무슨 일이야?
엄마는?

없어

없어?

괜찮아

엄마한테 가자

목말 태워줄게

어디야? 저쪽?

이리로 갈까?

누나!

네 누나야?

누나, 같이 가자
이리 와

엄마 어디 있어?

구멍 났나 보네

왜 그래, 마유
괜찮아?

피곤해서 그래?

좀 쉬면 괜찮을 거야

아이스크림 사 올 테니까
다 같이 먹자

츠카사!

놓고 갔어
지갑이 여기 있잖아

고마워

나도 같이 갈게

단둘이 보내도 돼?

상관없어

왜냐하면...

하야토는 반드시
나한테 돌아올 거니까

자신감이 대단하네

마유, 귀엽던데?

엄청 여성스러운 느낌이어서

나까지 멍하게 보게 되더라

너희가 있어서 다행이야

무슨 뜻이야?

어떤 걸로 하시겠어요?

컵 아이스크림
4개 주세요

우리 왔어

마유, 왜 그래?

괜찮아?
저쪽에 쉼터로 갈래?

누워야 하지 않아?

괜찮아

많이 아파, 마유?

아리마

쉼터로 데려갈 테니까
짐을 맡아줘

마유네 집에 전화해둘게

응, 부탁할게

괜찮아?

그냥 빈혈이야

약 가져왔어

잠깐 여기서 쉬어

미안

신경 쓰지 마

내가 물 사 올게

미안해

모처럼 재밌게 놀고 있었는데

그런 거 신경 쓰지 마

정말 친절하다니까

그렇지도 않아

야스랑 츠카사 덕분에

하야토랑 다시
사귈 것 같아

아빠 일 때문에
해외에 갔었어

근데 거기 있는 동안에도
계속 일본 생각만 하고

하야토 생각이 계속 나서
돌아와 버렸어

이번에는 더 잘해볼 거야

앞으로도...

도와줄 거지?

내가 마유를
집까지 바래다줄게

마유 아버지가
역에 도착하면 전화하래

알았어

미안해, 츠카사

아니야, 푹 쉬어
애들한테는 말해둘게

울고 싶으면 울어

뭐라는 거야

난 아무렇지도 않아
이쪽에서는 보이지도 않고

고맙다고 해야 하나?

난 신사다운 편이거든

짝사랑인 거 아니까

열심히 친구로
지내려고 하는데

역시 어렵네

아프고 힘든
짝사랑 같은 거

그만두는 게 낫지 않아?

그러면 아마 더 힘들걸

짝사랑은
그만둘 수 있어도

좋아하는 마음은
없어지지 않아

난 짝사랑 같은 거
안 해봐서 몰라

넌 가끔
사람을 약 올리더라

여기까지 데려다줘서 고마워
미안해

아니야

약 먹어야겠다

안 먹어도 돼

사실은 안 아프잖아

거짓말 아니야
나 정말로...

꾀병이었던 거 다 알아

옛날부터 많이 봤으니까

그럼

왜 데려다줬어?

제대로 얘기하고 싶었으니까

얘기?

듣고 싶지 않아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건

너와 함께 했을 때야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안 될까?

마유

우리
다시 시작할 거잖아

미안해

그날
널 다치게 한 거

전학 와서도
계속 후회했어

속죄하라면
지금부터 뭐든지 할게

하지만...

그 이상의 감정은
내게 없어

그러니까...

그때처럼
다시 사귀는 건

기대하지 마

어차피
혼자일 거 같아서 왔어

여전히 오지랖이 넓구나

너희 아빠 여자친구
또 바뀌었어?

이제 익숙해

안녕

안녕

잠깐만
갑자기 왜 이래?

쌀쌀맞네

그럼 뭘 기대했어?

데이트한 사이잖아

그거 데이트 아니야

너무하네, 츠카사

하세베

안녕
어제는 고생했어

츠카사한테
너무 치근덕대지 마

츠카사가 싫어하잖아

츠카사랑 있으면
재밌단 말이야

여자랑 놀고 싶으면
다른 사람 찾아봐

네가 왜 그런 말을 해?

친구는 서로를
보호해 줘야 하니까

내가 츠카사한테 진심이라면
말리지 않을 거야?

넌 이미 츠카사 마음을
거절했잖아

그래놓고
이렇게 간섭해도 되는 거야?

비겁해

이 함수를 계산할 때는

합성 함수의 미분법을
이용합니다

dx분의 d, x의 n분의 m 제곱은

dx분의 d 괄호 x의
n분의 1제곱은 m 괄호...

서둘러, 영화 시작하겠다

츠카사, 어제는 미안했어

마유는 괜찮았어?

응

그렇구나, 다행이네

어제 못 먹은
아이스크림 먹으러 갈래?

야스랑 츠카사 덕분에

하야토랑 다시
사귈 것 같아

미안
오늘은 약속이 있어

그렇구나

네가 책임감이 강해서
그렇겠지만

나한테는 책임감 가지지 마

무슨 소리야?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갈게

이거
어제 고마웠어

신경 안 써도 되는데

이걸로
빚은 다 갚은 거야

사실대로 말해

츠카사

하야토랑 친구라는 말은
거짓말이지?

캠프 때부터
하야토만 보고 있었잖아

바보 같아

짝사랑인 주제에

난 하야토의 여자친구였어

좀 친할 뿐인 너랑은 달라

나와 하야토 사이에는
특별한 추억들이 있다고!

알고 있어

계속 짝사랑만 해도 좋아

나는 그냥
아리마 곁에 있는 동안

마음을 다해
좋아하고 싶을 뿐이야

거절 당하고 나서
계속 괴로웠고

괜히 고백했나
생각도 했지만

몇 번이나 포기하려고 해도
안 되더라

아리마를 좋아하는 건
단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나의 일부야

그게 뭐야

정말 바보 같아

나...

어제...

하야토한테 차였어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고

분명히 얘기하더라

왜 그랬어, 아리마?

시노하라
시노하라 츠카사

시노하라 안 왔어?

연락 없었는데

딱 맞게 왔다!

이미 늦었어
아웃이야

그럴 리가...

이따 교무실로 와

"삶의 혼란은 마음의 혼란"
　 - 풍기 담당 나카무라

"삶의 혼란은 마음의 혼란"
　 - 풍기 담당 나카무라

가보겠습니다

"삶의 혼란은 마음의 혼란"
　 - 풍기 담당 나카무라

힘든 하루를 보냈나 보네

잠깐만

머리에 나뭇잎이 붙었어

뭐? 정말이야?

지름길로 가려고
정원을 지나왔거든

바보 같기는

거기 아니야
움직이지 마, 내가 해줄게

그 정도면 됐어

아직 남았어

그만 하라니까

아리마는 좋겠다

그렇게 일편단심으로
사랑받으니까

뭐라고 해야 할까

널 좋아해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강아지 같아서
재밌다고 생각했어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강아지가 아니라
여자였던 거야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글쎄, 나도 모르겠어

얼마 전에

너와 마유의 과거를
츠카사가 묻더라

어디까지 말해야 할까?

똑똑히 들어

츠카사는 남의 과거를
캐묻고 다니는 애가 아니야

멋있기도 하지

비겁한 행동인 거
외면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깨달았네

그건 고맙게 생각하지

내일 보자

어디 갈래?

찍었어?

야스, 왜 멍하니 있어?

최근에 좀 이상해졌어

뭐랄까

예를 들면 말이지

어떤 사람의 얼굴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거나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건

왜 그럴까?

왜 그러냐니?

당연히 사랑하니까 그렇지

사랑?

뭐야?
로맨스 드라마라도 봤어?

그랬나 봐

뭐야, 유치해!

한 번 더 찍자

또?

그런 걸까?

아프고 힘든 이런 기분

알고 싶지 않았는데

르네상스랑 인상파구나

조금만 더...

됐다

츠카사?

아야

츠카사, 괜찮아?
다쳤어?

엉덩이를 부딪쳤어

아리마?

미안해

널 부르는 게 아니었는데

너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내가 균형을 잃어서 그래

아리마

나 그렇게 약하지 않아

어릴 때부터 튼튼하고

작은 상처도
저절로 금방 낫거든

저절로 낫는다니
과장 아니야?

아니야
나 정말 괜찮아

이 일로 네가
미안해 하는 거 싫어

너는 정말...

마이너스 1부터
2(3t-1)(t+1)를 적분하세요

나 그렇게 약하지 않아

왜 그래, 야스

재밌잖아

이제 다른 얘기 하자

슬슬 가야겠다

잠깐만

오늘 부모님 안 오시는데
같이 잘래?

됐어

왜?

신경 쓰이는 애가 생겨서

또 장난이지?

걔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지켜주고 싶어져

무슨 일이야, 하세베!

맞을 일까지는 아니었는데

네가 기분 상하게 했겠지

인기가 많으면 힘들어

하세베는 한 사람이랑
사귈 마음은 없어?

난 옛날부터
가정사가 복잡했어

이런 성격이라
전혀 보살핌도 받지 못하고

애정에 굶주리며 자랐지

그래서 한 명이랑
진지하게 만나는 게 무서워

그랬구나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어

힘들었겠다

장난이야

그런 거였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우리 부모님은
너무 사이가 좋아

단순히 내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뿐이야

깜빡 속았잖아

난 옛날부터
잔재주가 많아서

뭐든지 하기만 하면
중간은 간단 말이지

더는 네 말 안 들을래

이런 연애만 하고 있지만

만약 내가 진심을 다한다면

상대도 나만 바라봐 줄까?

상상이 안 돼

네 연애는 네 자유지만

다치지 않게 조심해
아파하는 거 싫단 말이야

자, 다 됐다

괜찮아

이 정도는

미도리

올해 축제 어떻게 할 거야?

사실은
타카오카랑 가기로 약속했어

뭐야?
타카오카랑 사귀는 거야?

아직 비밀이야

고등학교 마지막 방학이니까
다 같이 즐기려고

너는?
아리마도 올 거야

여태 말도 안 했으면서

이제 곧 축제구나

"여름 축제
연례 불꽃놀이"

츠카사 왔어

이쪽이야

귀엽다

사람이 많아서 헤맸어

타카오카 님이 도착하셨다!

벌써 그렇게 샀어?

붐비기 전에 쇼핑했지

유카타네

너무 차려입었나?
색깔도 한참 골랐는데

아냐, 뭔가 신선해서
놀랐을 뿐이야

잘 어울리는데?

고마워

미안해, 먼저 가

왜 그래?
애들이랑 같이 안 갔어?

응

사랑이 잘 풀리는 빙수야
거기 두 사람, 어때?

축제에는 역시 빙수지

전 블루하와이요

블루하와이 한 잔이요

저는 멜론으로 주세요

내가 살게
여기서 기다려

고마워

사나이라면
더 강하게 나가야지

네?

쟤 마음을
녹여보란 말이야

블루하와이랑 멜론 있어

뭐야?

멜론 먹어볼래?

어때?

멜론 맛이야

당연하지

다들 걱정하고 있을 텐데

어차피 다시 마주칠 거야

그런가?

발 괜찮아?

참지 마

아리마는 걱정이 많구나

그런가?

난 튼튼하다고 했잖아

너...

마유 귀 뒤에 상처
본 적 있어?

상처?

그거, 나 때문이야

고1 끝날 무렵에
내가 전학을 가게 돼서

마유한테 그걸 얘기했었어

그럼 우리 헤어지는 거야?

괜찮아, 학교는 떠나지만
전철이 있잖아

무리야
나 자신 없어

그냥 지금 헤어지자

점점 멀어지는 것보다
지금 헤어지는 게 나아

마유는
내가 떠날까 봐 불안해서

내 마음을
시험해보고 싶었던 거야

하지만...

그때는 그런 생각을 못 했어

알았어

네가 그러고 싶다면
그렇게 하자

내가 그걸 받아들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어

마유?

마유, 마유!

마유는 충격으로
빈혈을 일으켜서

화단 울타리 위로
넘어져 다쳤어

잠깐만
너 때문이 아니잖아

마유는 사고로 쓰러진...

내 탓도 있어

난 마유만큼
진지하지 않았던 것 같아

사랑에 관해서는
어린애였던 거지

그 상처가 남아있는 이상

난 마유를
평생 잊지 못할 거야

난 누군가와
사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누구와도...

화장실에 다녀올게

말하기 힘들었을 텐데
고마워

츠카사!

역시 난 안 되는구나

나는 틀렸어

드디어 찾았네

혼자 있었어?

아니
아리마랑 같이 있었는데

놓쳐버렸네

같이 찾아줄까?

예쁘다

무슨 일 있었어?

아니야

왜 당황하는 거야?

사귀는 사람들은
다 저런 스킨십 해

별로 특별하지도 않아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는 거잖아
특별한 거라고 생각해...

그렇게 좋은 게 아니라고

너는 인기가 많으니까
이해 못 하겠지

정말로 누군가를 좋아하면...

어때?
생각보다 별거 아니지?

어떻게 나한테 이래?

최악이야

"얘들아, 미안해!"

"발이 너무 아파서
먼저 돌아갈게"

츠카사

츠카사!

집에 있지?

발 괜찮아?

갑자기 가버려서
말을 끝까지 못 했어

듣고 있다면
여기서 말해도 될까?

나, 너를 좋아해

많이 늦어서 미안해

넌 정말 좋은 애라고
항상 생각하면서도

마음 맞는 친구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었어

마유 일이 있고 나서

난 누군가를 좋아할 자격이
없는 놈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역시 네가 좋아

키스해버렸는데...

말하기 싫어
어떡하지?

역시...

너무 늦었구나

아니야

아리마...

츠카사

아키히로는 그대로
눈을 감고

속절없는 세상을
벗어나려고 했다

왜냐하면
지금의 아키히로에게

청년의 모습은
태양 같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