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멋진 밤이었네요.

그렇소,

어릴 적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오.

 

뭐, 가끔씩이라면 나쁘지 않네.

 

카티 덕분이야,

이 공방 얘기를 꺼내줘서.

그러게,

이번만큼은 감사할게, 카티...

아니, 벌써 잠들었잖아!

 

자, 우리도 자죠.

내일도 바빠질 거예요.

 

미셸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지.

난 당신의 대체품이 아니란 걸.

얼른 가자, 수.

 

잠깐, 페이, 기다려!

 

겹쳐지는 그림자

찰나에 피어난 우의

인과의 하늘의 저편에

바치는 검의 꽃을

과오를 넘어 어디로 가나

공허에 안긴 채

마음 속 깊은 곳에 둥지를 튼

마물들이 눈을 뜨네

 

악에겐 복수의 칼날을――

선에겐 구원의 죽음을――

더럽혀진 나의 손은

어느 쪽을 벨 것인가

맞서 싸워라

용맹하게 맞서 싸워라

목숨 따윈 내줘버려라

달려드는 승리(시작)를 향해

공격의 한 수를

 

이른 시간부터 대련,

황송하기 이를 데 없구려, 올리버.

상관없어.

모처럼 이렇게
안성맞춤인 공간도 있으니까.

그나저나 확인하고 싶은데,

그 후 그걸 재현할 수 있었어?

 

아니,

한 번도 해내지 못했다오.

운으로 될 기술이 아닌데.

뭐, 지금은 주문 연습에 집중하자.

그전에...

 

검을 맞대지 않겠소?

아주 살짝.

안 돼, 아직 일러.

먼저 마법을 서로 쏘는 상황의
대응을 배워야겠어.

 

주문의 기술이
검 기술과 한데 섞여 녹아든다,

널 그 단계까지 이끄는 게
내 일이니까.

그게 다 되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오?

설마.

다만 거기서부터는 명실공히

너와 나는 대등한
마법사 간의 관계란 거야.

그렇게 되면...

그것참 끓어오르는구려!

그렇다면...!

 

가이, 왜 그래?

그렇게 큰소리 낼 것까진.

이 애가 깜짝 놀라잖아.

그건 내가 할 말이야!

갑자기 트롤이 있으면
심장 멎는다고!

카티, 설마 혼자서 바깥에?

아, 응, 진짜 바로 요 앞까지만.

슬슬 이 애가 올 때쯤 됐다 싶어서.

 

이 트롤, 혼자서 여기까지 온 거야?

설마!

내가 데려와줬어.

오랜만인걸,
미스터 혼, 미즈 히비야.

밀리건 선배...

뭐, 그렇게 경계하지 말아줘.

그냥 조금 도와준 것뿐이야.

1학년끼리만 이 애를 나르는 건
한 고생할 테니까.

네, 감사합니다!

 

벌써 아침인가.

 

어라?

 

내 안경, 어디지?

 

고마워.

 

왜 그래, 피트?

손, 손이...!

 

이거 참 또 기괴한...

 

귀엽지?

미즈 히비야에게 잘려나간 왼손을
유사생명체로 만들어봤어.

밀리건즈 핸드,

줄려서 밀리핸 쨩이라고 불러줘.

 

결론적으로

선배는 무슨 속셈으로

이 공방을 카티에게 넘기신 거죠?

별거 아냐,

그녀의 장래성을 기대한
선행 투자야.

대성하는 날이 오면
그 성과 덕 좀 보고 싶은

심플한 속마음이야.

 

그리고,

저 트롤을 자기가 돌보고 싶다는

알토 군의 희망도
여기라면 이뤄지지.

일석이조 아냐?

이 아이를 거둬들이는 건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

 

엄연히 학교 측 허가는 받았어!

나, 카티 옆, 좋아.

훌륭하군요!

그리고 상당히 진정된 모습이라.

 

마르코라고 불러줘.

이봐, 마르코,

우릴 알아보겠어?

알아봐.

올리버,
카티, 너에 대해 내게 자주 말해.

야, 야!

그건 말하면 안 돼!

 

가이, 피트, 나나오, 셸라,

다들 카티의 친구.

그러니까 나의 친구.

틀린가?

 

틀리지 않아.

우리는 친구야.

 

잘 부탁해, 마르코.

 

너희들에게 말해두지.

이곳이 그 공방에서
가장 가까운 출입구야.

 

그렇단 건 처음부터
여길 지났으면 금방이었던 거야?

미궁은 변덕스러워.

항상 지날 수 있다는 법은 없지.

자력으로 이 깊이까지
들어올 수 있는 건

그 공방을 넘겨주기 위한
최저 조건이었어.

뭐, 너희들은 합격이야.

그럼 난 이만 실례하지.

 

고마웠어요, 밀리건 선배!

 

아직 더 탐색을 계속하겠다면,

아무쪼록 방심하지 말도록 해.

 

자, 얘들아!

돌아가는 길도 알게 됐으니,

탐색 이틀째 시작이야!

 

그나저나 트롤을 데리고
미궁을 걷게 될 줄이야.

호위도 되어줘서 마침 좋지만,

소문이 날 것 같네, 또.

틀림없겠구려.

 

기다리세요.

이 너머로 나아가면

바로 미궁 2층으로 들어가게 돼요.

2층이라면 역시 여기랑 달라?

네, 완전히요.

환경이 좀 더 넓고 복잡해져서

마법 생물의 생태계가
단숨에 확장돼요.

통칭 번성하는 숲.

미궁 안에 숲이?

학교 건물 지하잖아, 여기?

지하라기보다도

이계라고 받아들이는 게
적절할 거예요.

여기선 일단 물러나서...

안 돌려보낼 거야.

 

미즈 콘월리스?

당신들도 들어와있었나요?

널 기다리고 있었어, 미셸라.

메달을 낚아채기 위해서 말이야.

 

워, 워!

괜찮아, 마르코!

잠깐!

최강 결정전에
사역마는 안 쓰기로 했을 텐데?

멋대로 그쪽이 온 거잖아!

애당초 난 그런 거
참가하지도 않았고!

 

진정해, 수.

아, 알고 있어!

즉, 너는 여기서 한판 붙고 싶단 거군.

응,

2 대 2로 어때?

나와 페이랑 그쪽도 2인조로.

태그전인가요?

룰 상으론 문제는 없습니다만...

재밌을 것 같구려!

아니, 잠깐.

셸라,

저 두 사람은 오래 알고 지냈어?

네.

주종에 가까운 관계죠.

연계도 높은 레벨로 해낼 거예요.

상대가 특기로 삼는 부분인가.

하지만,

해보고 싶지 않나요?

저 두 사람이 보내온 세월에

우리의 반 년을 부딪혀보는 것.

 

그렇긴 해.

그럼 너와 나나오가 팀을 맺어.

미즈 콘월리스는
너와 싸우고 싶은 모양이고,

나나오도 흥미진진해.

 

그럼 바로...

3 대 3은 어떨까?

 

그 편이 더 재밌을 것 같지 않아?

 

나도 껴주지.

분수를 알게 해줄 좋은 기회다.

미스터 올브라이트?

역시 당신도 최강 결정전에.

누구신지?

나도 아는 건 그 가문명뿐인데.

올브라이트는

무투파 마법사를 배출하는 걸로
알려진 유명한 일족이야.

말하자면
1학년 최강의 선두 후보.

강함에 대한 집착도
그에 걸맞겠죠.

3 대 3?

네가 우리와 팀이란 거야?

마음에 안 드냐?

난투가 좋다면
난 그래도 전혀 상관없다만.

그쪽은 어때?

미즈 맥팔렌에 사무라이 여자,

그리고 거기 그 잔챙이를 더하면

너희도 세 명이잖아.

지금, 누굴 잔챙이라고 부른 거죠?

잔챙이의 이름 따윈 기억 안 해.

네 옆에 서 있는 그 잔챙이,
라고 말할 수밖에 없겠는데.

당신, 무슨 그런 실례되는...!

괜찮아, 셸라.

3 대 3의 집단전, 받아들이지.

주문을 포함한
종합전이어도 상관없겠지?

잠깐, 우린 수락하겠다고는...!

아니, 수.

 

이 녀석이 노리는 건 사무라이겠지.

그렇다면 오히려 더 잘 됐어.

이쪽이 미셸라 님을
쓰러트릴 가능성이 더 높아져.

 

따라와라.

전장으로 안내해 주지.

 

설마 2층에서 붙을 셈인가요?

이쪽엔 일행도 있다고요!

그럼 돌려보내.

 

싫어!

나, 저 녀석이 묵사발이 나는 모습
볼 때까지 안 돌아갈 거야!

이하 동문이야.

돌아갈 생각 없어!

하지만...

괜찮아, 전부, 내가 지켜.

 

알았어요.

하지만 아무쪼록 조심해 주세요.

 

가시죠.

응.

 

친구가 참 많네,

저쪽은.

 

페이, 시끄러.

 

여기가 2층,

확실히 지하가 아닌 것 같아.

 

여기면 되겠지.

 

어이, 너희들,

불살의 주문은
당연히 반감시켜도 상관없겠지?

 

물론 그럴 생각이야.

상관없어요.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제안이 있어.

 

잊지 마.

이건 원래는 우리의 싸움이야.

이쪽의 등 뒤를 쏘거나 하면
그냥 안 넘어갈 거야!

난 사무라이와
싸우고 싶은 것뿐이다.

의미 없는 짓은 하지 않아.

그렇다고 해도
도와주지도 않을 거다만.

그만 짖어대고 얼른 서라.

개시다.

 

베지 말고 꿰뚫지 말라
세이쿠르스!

 

눈부신 귀광
플래쉬 위스프!

 

뭐?

 

잠자코 듣고만 있는 취미는 없어.

내가 상대해 주지,
미스터 올브라이트!

어딜 지껄여, 잔챙이가!

 

잠깐,

사무라이가 올브라이트를
상대하는 거 아니었어?

미안,

혼이 자기가 먼저 나설 줄은
생각 못 했어.

너 말이야...

뭐, 상관없어.

그럼 일단 사무라이를 붙들어 놔.

알았어.

 

우리 둘, 제대로 팀 맺고
싸워본 적은 없었죠?

드디어 셸라 님의 검을
볼 수 있겠구려.

실망시키진 않겠어요!

 

얼마 만이죠,
당신과 검을 맞대는 게?

너 같은 거랑은
말도 하고 싶지 않아!

무척 미움받고 있나 보군요.

이유를 물어봐도?

 

말한다도 해봤자,
네가 이해할 것 같아?

 

좋은 찌르기군요.

그럼 이쪽도 갑니다!

 

아름다워.

동문이기에 가능한 것이겠구려.

두 사람 다 어릴 적부터
리제트 류를 주입받았으니까.

참고로
시작 전에 사과해두겠는데,

이쪽은 즐거운 싸움은 아닐 거야.

음, 그게 무슨...?

순식간에 터트려라
프라르고.

 

그렇군!

술래잡기로구려!

 

화염이여 일어나라
플람마!

 

빙설이여 몰아쳐라
프리구스!

 

라노프 류 마법검,

고스트 그라운드!

 

가로막아 저지하라
클리페우스!

 

윈드밀!

 

전광이여 질주하라
토니투르스.

 

역시 별 볼일 없군.

발 디딤의 교란 후
뛰어올라 기습,

그런 길거리 재주로
날 무너뜨리겠다고?

그런 소린 날 쓰러트린 뒤에
해줬으면 하는군,

미스터 올브라이트.

 

왔다!

칼날이 엇갈리는 순간에
궤도에 간섭,

상대의 참격만을
아주 약간 비틀고,

이쪽의 검은 적을 벤다!

 

라노프 류 인카운터,

잡다한 기술과 주문으로
주의를 흩트린 뒤에

정면에서의 카운터로 베어낸다,

그게 네 승리 수순이란 거군.

노림을 꿰뚫어보고,

같은 종류의 간섭으로 막혔어.

시시한 싸움 방식이군,

똑같은 잔챙이여도
롯시가 훨씬 볼만한 데가 있었어.

네 검은 그저
교과서의 연장선상에 지나지 않아!

 

눈부신 귀광
플래쉬 위스프!

 

시시해!

뻔히 보인다!

 

보기보다 더 무거웠지?

라노프 류, 헤비 페더.

체내의 중심 제어의 응용이야.

교과서에 뺨을 후벼파였군!

감상은 어떻지,
미스터 올브라이트!

 

배짱 좋군, 망할 잔챙이가!

 

여기서부터가 진짜야.

올리버가 한방 먹였어!

해치워버려, 그딴 녀석!

 

왜 그래, 카티?

아까 올리버가 섬광을 썼잖아?

그걸로 순간 천장이 보였어.

혹시 여기는...?

 

젠장, 뭐 저런 녀석이 다 있어.

시간 벌기조차 쉽지가 않아.

 

뭐 하고 있는 거야, 페이?

미안, 생각보다 빡세.

진짜, 근성 없기는.

 

어떡할 거야?

못 이겨, 이대로는.

 

페이, 날 이기게 해줄래?

 

다가가지 마라, 스테이시.

 

부모를 잃고
헤매다 들어온 들개겠지.

지금 여기서 편하게 해주마.

잠시만요, 아버님!

이 아이는 제가,

마침 종자를 가지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좀 더
걸맞는 집안의 아이를!

아니오, 아버님,

저는...

 

저는 이 아이가 좋습니다.

 

뭘 묻고 그래, 수?

 

넌 내 주인이잖아,
그때부터 줄곧.

 

망설이지 마, 그냥 명령해.

이 파수견이
적의 숨통을 물어뜯어주지!

 

만월이여 떠올라라
루나 플레이나!

 

설마...!

 

셸라 님, 저건?

웨어울프,

늑대인간이에요.

가자, 페이!

 

전광이여 질주하라
토니투르스!

 

베는 감촉은 있었소이다만.

불살의 주문이 반감되어도

지금의 일격이라면

전투불능의 대미지를 줬을 거예요.

저게 인간의 몸이었다면.

지금의 저 사람은 늑대인간,

내구력이 차원이 다른 거예요.

 

떨어져버려!

 

전광이여 질주하라
토니투르스.

 

어때, 미셸라?

어떻게 손도 못 쓰겠지?

여기서 널 넘어설 거야.

그러면 분명 백부님도
날 인정해 주실 거야.

 

난 네 예비가 아니야!

 

친구들을 구하러 안 갈 건가?

상관없다,

그걸 내게서
도망칠 구실로 삼아도!

없는 이유를
구실로 삼을 순 없지!

뭐라고?

늑대인간의 등장은 예상외였지만,

그래도 그 둘에게
도움 따윈 필요 없어!

내가 네게
등을 보일 이유도 없어!

 

말만 번드르르한 잔챙이가!

 

훌륭해요, 미즈 콘월리스.

비꼬는 게 아니에요.

온갖 수단을 써서
승리를 노리는 자세,

진심으로 감복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충고하죠.

지금 당장
미스터 윌록의 변신을 푸세요.

무슨 소릴!

킴벌리에 재적할 수 있다는 건

그는 순혈 늑대인간이 아닌

인간의 피가 들어간
반 늑대인간이죠?

반 늑대인간은

몇 가지 장애가 있다는 게
알려져 있어요.

그 대표적인 게...

 

변신 시의 격통.

 

지금 이 순간도

그는 견디기 어려운
아픔을 느끼고 있을 터.

 

고작해야 1학년끼리의 싸움에서

파트너에게 그 정도까지
고통을 강요해서 어쩌잔 건가요!

 

얘, 페이,

 

왜 아버님은
날 칭찬해 주시지 않는 걸까?

역시 친자식이 아니면
안 되는 걸까?

 

그렇다면

나도 언젠가 친아버님을,

그 사람을 되찾아야겠어.

 

그래야겠네.

 

뭘 안다는 거야?

네가,

 

처음부터 전부 가지고 있는 녀석이,

우리의 뭘 안다는 거야!

 

화염이여 일어나라
플람마!

 

배려하는 방식이 잘못되었소,
셸라 님.

 

보고도 모르시겠는가?

저 자들은

이 싸움에 자신의 존재를 걸
마음가짐이 되어있소.

아픔도 괴로움도

처음부터 충분히 알고 있던 것.

상대가 그럴 각오라면

이쪽도 전력을 쏟아내지 않으면
예의에 어긋나오.

그렇지 아니한가?

 

아뇨, 당신 말이 맞아요, 나나오.

주제넘은 참견을 사죄드리죠,
미즈 콘월리스.

그의 변신을 풀라고는
더는 말 안 하겠어요.

 

대신 약속하죠.

그 고통은
절대 오래 끌지 않겠어요!

 

얕보지 마!

 

제10화
마스터 앤드 나이트
(주종)

 

그 시절의 나는

그 무엇도 아닌 "나"였기에

대가 없는 사랑과 따스함에
보호받고 있었어

 

찰나에 지나가버리는 시간은 무정하게도

사랑스러운 당신을 데리고 가버렸어

자그마한 손에 다 끌어안을 수 없는

후회를 남기고

똑… 똑… 고독하게

그저 움직일 뿐인 고동

분노는 어느샌가

괴물처럼 마음을 탐식하고

무언가로 바뀌고 말았어

사랑받고 있던

그날의 "나"는 이제 없어

 

다음 시간
듀티
(책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