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봐봐, 보여?

이쪽은 오늘 기분 좋은 날씨야.

아, 좋은데!

바다가 참 고요해.

 

도쿄는 벌써 '장마!' 하는 느낌이야.

 

있잖아, 미츠미 쨩.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거든.

 

괜찮아?

저, 정말?

 

눈부셔서 눈부셔서

나는 눈을 돌리고 말게 돼

어울리는 말 한 마디조차

벙긋하지도 못하는 나야

 

스킵과 로퍼

 

이렇게 좁은 세상에서

톡톡 튀는 웃음 소리가

무척 아름답게 울려퍼져서

위안이 돼줬어

 

찰나를 반복하는

여유조차 없는 미래라면

망설이면서라도 괜찮아

모든 걸 함께 나누며 가자

 

눈부셔서 눈부셔서

나는 눈을 돌리고 말게 돼

어울리는 말 한 마디조차

벙긋하지도 못하는 나야

경쾌하게 경쾌하게

춤추는 뒷모습에 반해 그저 바라봤어

풋풋한 이 온도의 정체가

사랑이라면

 

풋풋한 이 온도의 정체가

사랑이라면

 

후미가... 사랑.

 

왠지 쓸쓸한 듯한...

 

하지만, 그렇구나,

벌써 우리 그럴 나이대구나.

반은 다르지만,

같이 테니스부 하거든.

재밌는 사람이야.

 

후, 후미, 뭐 물어봐도 돼?

 

사랑은 그...

무슨...

어떤 느낌이야?

나 같은 경우엔,

참 즐거운 사람이구나,
좋구나, 하고 생각하는 사이

왠지 모르게 눈길이 가게 되더라고.

그리고 좀 있으면

만난다고 생각하니
학교 가는 것도 즐거워지더라고.

친구 만나러 온 척하며
반까지 놀러 가거나...

 

미츠미 쨩한테 이런 얘기 하니까
기분 이상해!

그런데 있지,
여차 얘기하려고 하면 긴장돼서,

무슨 얘길 하는 게 정답일까
너무 생각하기도 하고,

도망치고 싶어지기도 하고,

즐겁긴 한데 난리도 아니야.

 

만나도 싶은데 도망치고 싶다,

얘기하고 싶은데 말문이 막힌다,

참으로 복잡한...

언젠가 나도 사랑을 한다고 하면

그게 사랑이라고 인식할 수 있을까?

교실에 가면
마코 쨩이랑 유즈 쨩에게 물어보자.

그러고 보니 말이야,

오늘 나눠주는 거 아냐?

딱 2주일 앞이니.

진짜야?

진짜네.

이런, 아직 한참 뒤라고 생각했...

맞아!

그럴 때가 아니야!

오늘은 드디어 그거 발표하는 날이잖아!

1학기 기말고사 출제 범위

아마 중학교 때랑 똑같을 건데

시험 기간 중 부활동은 쉽니다.

교무실도 출입 금지야.

질문하고 싶을 때는
밖에서 불러주세요.

1학년 전반, 기분 좋게
매듭지을 수 있게 열심히 하세요.

그럼 출석 부릅니다.

드디어 이날이...

아사노 양.
드디어 이날이...

네.

이와쿠라 양.

네.

중간고사에선 조금 순위를 올려 9등,

주변 애들도 우수하니까

순위에 연연해서 무리하는 건
좋지 않단 건 알았지만,

T대를 노리기로 한 이상 여유 있게
한자리 등수를 킵하고 싶은 마음.

시마 군... 은
감기로 쉰다고 연락받았어요.

 

죠우가사키 양.

네.

스다 군.

네.

소가 군
시마 군,

네.
시마 군,

네.
쉬는구나.

타카토 군.
쉬는구나.

네.

 

얼마 전에 막 시험 쳤잖아.

중간 범위도 들어가니까,

페이지 수로 치면 굉장하네.

입학하고 벌써 전반이 끝나다니
너무 무서워.

어쩌지, 어디서부터 어떡해야....

 

미츠미는 엄청 준비했습니다,
하는 표정이네.

 

누가 뭐래도 T대 법학부 들어가서
관료 지망하려고 하니

이 정도쯤이야, 뭐.

열받지만 참 대단해.

가르쳐 줘, 미츠미 선생님.

시마 군은 이런 시기에 감기라니
불쌍하게도.

그러게.

연락해 볼까?

시험 범위 한시라도 빨리
알고 싶을지도 모르고.

 

그래봤자 아직 2주나 남았는데.

나 같으면 몸 안 좋을 때
보고 싶지 않아.

...일단 무리 말고 푹 쉬어. 몸조리 잘해.

...일단 무리 말고 푹 쉬어. 몸조리 잘해.
좋은 아침

좋은 아침
잤어

답장도 빠르고, 괜찮은가 봐.

다행이다.

일어났더니 완전 지각이라 그냥 됐어~
하게 된 것뿐이니까 괜찮아 고마워

 

근데 선생님께서
감기라고 연락이 왔다고...

연락하고 다시 잔 거 아냐?

그거 땡땡이잖아!

땡땡이지.

 

학교 싫거나 한 건 아니지?

아냐, 아냐.

소우스케는 중학교 때도
그런 식이었어.

남이랑 한 약속을
빼먹거나 하진 않는데,

딱히 민폐가 안 되는 일은

아무 말 않고
갑자기 빼먹는단 인상이었지.

 

아, 그러고 보니
입학식 때도 아무렇지 않게 지각했었지.

고작 해야 입학식이잖아.

 

그것보다 있잖아!

무카이 군, 같은 중학교였지?

중학교 때 여자 세 명 중 한 명은
시마 군에게 고백했단 게 정말이야?

그것도 매번 다 차버렸다던가?

중학생이면서 밤마다 놀았다던가!

그런가 싶더니만,
다른 학교 독자 모델 애랑 사귀어서

다른 애들은 상대도 안 했다는
얘기도 들었고.

어느 게 진짜야?

몰라, 몰라!

본인에게 못 물을 거는
나한테도 묻지 마!

 

무카이 군은 은근 성실하단 말이지.

인기 많네.

 

시마 군은 의외로...

불량?

 

아니, 그러지 말자.

이런 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기로 했잖아.

 

시, 시마 군?

 

하이, 미츠미 쨩!

 

어떻게 된 거야, 대체?

곧 있으면 7월인데?

안 더워?

바이크로 바람을 느끼니까 괜찮아.

마침 잘 됐네.

이거, 선생님한테 전해줘.

 

자퇴서

그런... 어째서...!
자퇴서

뭔가 고민이라도 있었어?

아니, 그냥 왠지?

상관없잖아, 딱히?

 

잘 있어!

 

시마 군!

 

지독한 꿈이었어.

 

사토 양.

네.

 

시마 군.

어라?

오늘은 연락 없네.

누구 얘기들은 거 없어?

 

괜찮은 걸까, 오늘도라니.

늦잠만으로 이틀이나?

혹시 정말 몸이 아프다거나?

뭔가 트러블이 생긴 걸지도.

 

그런 거 말 안 할 것 같아.

 

정말로 안 오게 되면 어쩌지...

 

좋은 아침.

좋은 아침은 무슨!

벌써 한낮이야, 시마.

저기압으로 머리가 아프더라고.

이해해.

나도 졸려.

그래도 이틀 연속은 좀 아니지.

그래서 오늘은 왔잖아.

 

좋은 아침, 미츠미 쨩!

 

네, 그럼 끝낼게요.

 

차렷.

 

인사.

 

같이 시험공부 할래?

할래!

-어디 갈까?
-패밀리 레스토랑 갈래?

아, 학급 대표, 잠깐 기다려.

 

내일 나눠줄 프린트,

스테이플러로 찝어줄래?

 

네.

 

네.

 

굳이 오늘이어야 했나.

 

저기, 미츠미 쨩, 뭐 화난 거 있어?

 

화난... 건... 아니지만...

지만?

 

시마 군,

정말 졸린 것만으로 학교 쉰 거야?

 

응.

장마철엔 나른해서.

시험 기간 중엔
수업 때 중요한 얘기하는데?

아, 그렇지.

뭐, 난 진급만 할 수 있으면 되니까.

 

그런 일이었어?

상관없잖아, 딱히?

 

조, 좋지 않아!

왜 그래, 갑자기?

자, 자기 일인데
대충 넘기는 건 좋지 않고,

밤놀이한다느니 하는
얘기 듣는 것도 싫잖아!

 

누군가가 그랬어?

 

그건 어제 우연히...

아무튼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1학년이라도 기말시험 중요하고...

그건 미츠미 쨩에게 있어서, 잖아?

 

미안!

 

자, 끝났다, 끝났어!

나, 교무실에 가져갈게.

그건 내가...!

괜찮아, 괜찮아!

선생님께 마침 질문 있으니까!

그럼 수고했어!

미...!

 

추적추적 초롱초롱

 

그건 당신에게 있어서 그렇겠죠!

 

그건 미츠미 쨩에게 있어서, 잖아?

 

담아두고 있었던 거야!

 

완전히 선넘는 짓을 해버렸어!

그래,

시마 군은 한발 물러서서 듣는 입장에
서있는 일이 많다고 해야 하나.

아역 시절 이야기도 그렇고,

자기한테 파고들려는 거 싫겠지.

하지만 잠깐!

애당초...

 

그건 당신에게 있어서 그렇겠죠!

입학식
그건 당신에게 있어서 그렇겠죠!

...에 빗대어서...

6월 말
그건 미츠미 쨩에게 있어서, 잖아?

2개월 이상 경과!
...라고 말했단 법은 없지 않아?

내가 그때 일을
너무 신경 쓰고 있는 것뿐이고,

우연의 일치일지도!

그러고 보니 말투도...

그건 미츠미 쨩에게 있어서, 잖아?

가치관 서로 인정해 나가자?

 

응,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화난 건 아니었을지도!

맞아,

나쁜 쪽으로 너무 생각했었어.

내일 되면 알 수 있는 일이고,

아무튼 지금은 시험공부에 집중하자.

집중, 집중.

 

담아두고 있었던 걸까, 나.

뭐야, 상담?

이 시간에?

그보다, 소우스케,
너 언제 돌아갈 거야?

아니, 좀 들어줄래, 크리스 군?

나 지금 공부하고 있거든.

그쪽도 기말 다 되지 않았어?

같이 학급 대표하는 여자애가 있잖아...

 

너, 학급 대표 같은 걸 하고 있냐?

 

그냥 됐어, 집에 갈래.

미안, 미안.

그 애가?

엄청 성실한 애거든.

내가 적당히 학교 쉬고 하는 게
너무 뜻밖이었나 봐.

반장 타입
좋지 않아, 하고 꽤나 주의 주길래,

슬쩍 까칠하게 받아쳐버렸어.

절묘하게 비꼬는 듯한 말투로.

아마도 상처받았을 거야.

우와,

너 그거 하지 마라, 진짜로.

미소 짓는 뒷면에는
빡쳐있을 거 같아 무섭다고.

근데 소우스케 치고는 별일인데?

 

그런 류의 얘기 흘려넘기는 거
엄청 잘하잖아.

 

왜일까.

여자 중에선
제일 사이좋게 지내주고 있고,

그 애한테 듣고 싶지 않았단
느낌은 있었으려나.

어머!

그런 건 본인에게 전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니, 됐어.

그렇다기 보다,

생각한 걸 서로 대화하는 뭐 그런 거?

딱히 의미 없다고 생각하거든.

괜찮을 때는 내버려 둬도 괜찮고,

안 될 때는 뭘 해도 안 되잖아.

냉정하네.

 

하지만...

네, 집에 갑니다.

응.

네가 그렇게 인간관계에 대해
말 꺼낸 것만으로도

사건이라고 생각해, 난.

 

하나도 집중 못 했어...

뭐,

뭐, 일단 교실에 가서

시마 군이 있으면
좋은 아침이라고 말하자.

밝은 미소로.

아무 신경 안 쓴다는 느낌으로.

 

좋은 아침...!

충혈된 눈

충혈된 눈
습기로 풀어헤쳐진 머리

습기로 풀어헤쳐진 머리
너무 갑작스러워서 짓지 못한 미소

너무 갑작스러워서 짓지 못한 미소
쥐어짜낸 저음 보이스

 

좋은 아침.

 

엄청 화났네.

 

오늘 갑자기 춥네.

 

응!

 

어제랑 10도 이상 차이 난대.

장마철 추위란 거네.

응.

 

날씨 얘기로 끝났어.

 

안녕!

좋은 아침.

 

좋은 아침.

좋은 아침, 시마 군.

좋은 아침.

역시 왠지 모르게 서먹서먹하지?

 

그럼 이거 애들한테 나눠주렴.

네.

비 내리면 의욕이 안 생기지?

어디 무슨 대왕님이냐?

싸우기라도 했어?

 

무슨 소리야?

그냥?

 

있잖아,

내가 아니라 친구 얘긴데...

 

응.

너무 알기 쉬워.

반 친구랑 피차 나쁜 뜻 없는 발언으로
미묘하게 껄끄러워진 모양이거든.

 

나쁜 뜻은 없지만
상대가 싫어할 말을 했어?

 

싫어할 말... 이라기 보다,

애당초 시마 군이
엄청 대충 학교 쉬니까.

나른해서.

 

맞아,

걱정해서 한 말인데!

아니, 상대를 위한 거라 생각하고
주의준 것뿐인 것 같아.

아, 그래?

그렇다면 일부러 다시 들쑤셔서
사과할 필요 없지 않을까?

하고 싶은 말을 한 거면
자신감을 가져야지.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말...?

혼란스러워하네, 혼란스러워해.

학급 대표끼리라는
어드밴티지가 있으니까

그 정도는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그건 그런가?

 

무슨 얘기 하고 있어?

아무것도 아냐!

 

간식 먹을래.

마코 쨩 좋은 거 갖고 있네.

매점의 고로케?

 

걱정한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 것도 사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이었냐고 하면,

딱 와닿지 않는 건 어째설까.

 

애당초 난

제일 먼저 무슨 생각을 했더라?

 

시, 시마 군!

 

잠깐, 얘기 좀 해도 돼?

 

있잖아,

어제 일 얘기지?

 

내 말투가 심하게 들렸다면 미안해.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오늘은 집에 볼일 부탁받아서,
이제 가도 될까?

알았어.

저기, 그럼 한 가지만.

 

어제,

시험기간인데 어쩌니 하고
끈질기게 뭐라 해서 미안해.

 

그럴싸한 얘길 했지만,

사실은...

 

시마 군이 안 오면 따분하니까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뿐이야.

 

그, 그것뿐이니까!

내일 봐!

 

우리 집은...

요즘 꽤나 방임주의라...

 

저녁밥 따로따로 먹는 일도 곧잘 있고,

아역 시절에 사이좋았던 친구 집에도
곧잘 묵고 있어.

중3 때는 학원 때문에
그냥 밤에 늦게 들어갔고,

그래서 나 아마도

미츠미 쨩이 걱정할 만큼
문란하진 않을 거야.

땡땡이 기질은 있지만.

 

그랬구나.

 

그러니까 그...

 

내가 싫었던 건 미츠미 쨩이
끈질겨서 뭐 그런 게 아니라,

내가 밤놀이한다든가 하는 얘길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받아들인 걸까 하고.

아니야!

그건 우연히...!

응, 대강은 이해해.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다 듣는 건
익숙하지만,

미츠미 쨩은 있잖아,

그런 거 믿지 말아 줘.

아니 그냥 듣지 말아 줘.

 

알았어, 안 들을게!

응.

 

그렇구나, 그쪽이구나.

미안해, 눈치가 없어서.

 

뭐가 웃겼어?

 

아니, 미안, 그야...

 

이렇게 거창한 화해는,

초등학생 이후 처음이라!

 

정말?

아니, 그냥...

이런, 웃음보 터졌네.

 

뭐야?

괜찮잖아, 가끔은!

 

응,

괜찮네, 가끔은.

 

뭘까, 아까부터 이...

참을 수 없는 기분...

이 자리를 쏜살같이 벗어나고 싶은 느낌!

무슨 얘길 하는 게 정답일까
너무 생각하기도 하고,

도망치고 싶어지기도 하고...

 

아니, 근데 그렇네.

나, 여자애랑 이렇게
제대로 친구가 된 거

처음인 것 같아.

 

어라?

좀 푹푹 찌지 않나?

 

오늘 최고 기온은 20도라고 했는데.

 

여보세요, 미츠미 쨩?

그런 우정도 있는 거 맞지?

 

뭐야, 뭐야?

무슨 얘기야?

 

곧 있으면 본격적인 여름이에요!

 

다정한 바람과 저녁놀

오늘도 왠지 모르게 좋은 날이었어

꽉꽉 채운 예정 바꿔서

한 정거장 걸어가자

 

걸려넘어진 횟수만큼

일어나는 게 능숙해졌어

속내를 나눈 다이얼로그

따스함이 가슴에 스며들어가

콧노래와 멀리 도는 길

이 세상은 아직 미지의 길

한결같이 발끝까지

보폭은 서로 다 다르지만

해지는 풍경에 손을 흔들고

새로운 아침이 돼

지키고 싶은 나날

스킵으로 건너뛰고

내일 또 만나